요즘 전남도 기획조정실을 두고 말들이 많다. 언제 무엇부터 틀어지기 시작했는지 하는 일마다 사사건건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특히 최근 전남도의회의 내년도 예산안 보이콧 사태가 불거지면서 그동안 불만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다. 그 포문은 박인환 전남도의회 의장이 열었다. 박 의장은 지난 16일 열린 제 245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이제서야 집행부의 예산안을 받아봤다”며 “자세한 설명을 듣고 의원들과 적합한지를 논의한 뒤 예산안을 상정할 예정이다”며 직권으로 예산안 상정을 거부했다. 당시 의회는 술렁였지만 ‘대부분 잘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도의원은 “다른 실·국도 아니고 명색이 ‘기획조정실’이라는 곳에서 일처리를 이런 식으로 하냐”며 “전남도는 ‘기획실’만 있지 ‘조정실’은 없다”고 비판했다. 사실상 기능이 마비된 전남도의 정무라인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송영철 전남도 기획조정실장의 정치력 부재를 그대로 지적한 것이었다. 하지만 전남도 기획조정실은 예산안 보이콧 사태이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송 실장은 의장실로 찾아가 사과만 했을 뿐, 오히려 행정부지사실이 더 민감하게 대처했다는 후문도 있다. 이 때문에 도의회 주변에서는 ‘행정부지사실’을 ‘조정·정무·행정부지사실’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웃음도 잠시, 신윤식 전남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다음날 기자들과 만나 “계속해서 집행부가 성의없는 태도로 일관한다면 정말 곤란한 상황까지 치닫을 수 있다”며 벼렀다. ‘몽니가 지나치다’고 할 수 있는 발언이겠지만, 의회 내부에서는 큰 지지를 받았다. 다른 의원들도 예산거부 파문과 관련해 내년 예산안 처리가 예전처럼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당장 의회 운영위원회가 움직였다. 도의회 예산결산위원회의 전남도에 대한 예산심의를 당초 2일간에서 5일간 늘리고 ‘사안마다 자세히 물고 늘어지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급기야 도의회 의장단은 19일 이번 사태의 관련 공무원에 대한 책임을 물어 박준영 전남도지사에게 인사조치까지 요구키로 했다. 특히 의장단과 상임위원회 위원장단은 집행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예산안 본회의 상정 등의 의사일정을 잡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다. 다른 때 같았으면 ‘전남도의회가 예산을 빌미로 집행부를 길들이고 있다’고 지적이 나왔올 법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분명 이번 의회와 집행부간의 갈등은 감정대립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누군가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는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게다가 이번 사태의 승자와 패자는 이미 드러나 있다. 그러나 지역민들은 패자쪽이 질 때 지더라도 한번 쯤은 조정력을 발휘하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