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 사태 해결이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채권단과 대주주, 채권단과 재무적투자자(FI) 사이에 남은 쟁점 탓이다. 채권단은 협력업체 연쇄 도산 염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금호산업에 대해 신규 자금 2800억 원을 지원하는 선결조건으로 오너 일가에 대해 사재 출연을 요구하고 있다. 채권단은 지난해 말 합의한 대로 오너 일가가 보유한 지분 전부를 담보로 받아야만 신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겠다는 채권단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현재 금호그룹 오너 일가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은 금호석유화학 1162만1326주(45.7%)와 금호산업 258만1630주(5.3%) 등으로 시가 25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형제의 난’까지 겪은 금호그룹의 사재 출연 작업은 그리 녹록치만은 않을 것 같다. 여기에 금호그룹 계열사 매각이 줄줄이 무산돼 회생의 기대마저 깨지고 있다. 금호산업은 지난해 10월 사모투자전문회사 코아에프지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38.74%를 2천704억9천여만 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코아에프지가 잔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지난 1일 주식매매계약이 해제됐다. 이와 함께 아시아나IDT는 미국 트레미시스 에너지(TGY)에 1억3천879만달러에 매각키로 했으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얻지 못해 계약이 취소된 데 이어, 금호생명도 지난해 11월 칸서스자산운용과 매매 계약을 체결했지만 칸서스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난항에 부딪쳤다. 뿐만 아니다. 현재 추진중인 대우건설 매각 역시 금호산업 채권은행과 대우건설 FI들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매각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게다가 자구책 마련을 위해 조기 임단협에 들어간 금호타이어 노사가 협상 초기부터 진통을 겪고 있어 짐을 더욱 무겁게 만들고 있다. 지금의 상황에서 보면 금호그룹 사태의 장기화는 불 보듯하다. 금호사태의 장기화는 곧 90개 협력업체에 파장을 미칠 게 분명하다. 실제로 이들 협력업체들은 금호 워크아웃 이후 수주가 전무한데다 운영자금마저 없어 대부분 고사 위기에 놓여 있다. 지역경제를 생각해서라도 금호 사태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유관 기관은 머리를 맞대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