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금융업 경력으로 무보수 봉사
“미소금융 기본은 생계형 자활 돕는 일
힘들다는 이웃 많은데 지원한계에 죄송”
미소금융 광주 서구지점을 맡고 있는 김재철 지점장은 “절박한 심정으로 미소금융을 찾는 이들에게 ‘희망의 창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광주 첫 미소금융 김 재 철 광주 서구지점장] “미소금융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볼 생각입니다. 아직은 극소수만이 미소금융의 대출을 지원받고 있지만 앞으로는 많은 서민들이 미소금융을 발판으로 사업에 성공해 얼굴 가득 미소를 지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광주·전남지역 첫 미소금융인 광주 서구지점 김재철(57) 지점장의 진심어린 각오이자 바람이다.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저신용자들에게 저금리로 사업자금을 대출해주는 미소금융이 지난해 12월31일 옛 양2동 동사무소에 문을 열었다. 출범한 지 이제 겨우 40일 남짓 된 미소금융 광주 서구지점은 현재 3명의 수혜자가 나왔다. 김 지점장은 “출범 한달을 조금 넘겼을 뿐인 시점에 미소금융의 성패를 따지기는 너무 이르다”며 섣부른 판단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 지점장을 통해 미소금융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 본다.
-미소금융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 ▶담보없이 저신용자에게 저금리로 사업자금을 대출해주는 곳이다. 대신 대출자격은 엄격하다.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인 경우에만 신청자격이 주어진다. 현 보유재산이 8천500만원(광역시 1억3천500만원) 이상이면 지원받을 수 없고 연체가 있어도 안된다. 대출상품은 프랜차이즈 창업자금, 창업 임차자금, 시설개선자금, 운영자금, 무등록사업자 대출 등이 있다. -재원은 어디에서 나오나? ▶미소금융재단의 법적 이름은 휴면예금관리재단이다. 휴면예금은 그동안 금융회사들의 수익으로 처리돼 왔었다. 이 예금을 재단에서 관리하던 중 보다 의미있게 사용하자는 취지에서 미소금융 재원으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휴면예금은 1년에 700억원 정도가 발생한다. 10년이면 7천억원이 모아진다. 여기에 6대 재벌기업들이 1년동안 1조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기대치가 높았던 만큼 실망도 큰 듯 하다. ▶무담보 무보증으로 대출해 준다는 점 때문에 기대심리가 컸던 게 사실이다. 처음 문을 열고 2∼3주 동안은 생활을 영위하거나 고금리 대출을 받았다가 저금리로 바꾸고자 하는 서민들로 인해 발 딛을 틈이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미소금융은 기본적으로 식당을 하거나 가게를 마련해 자활하려는 사람들에게 자금을 빌려주는 곳이다. 또 신용등급에 따라 자격이 안되는 사람들이 제법 나오다보니 ‘조건이 까다롭다’는 말이 계속 나오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이용할 수 있나. ▶자활의지가 있는 저소득 금융소외계층이면 가능하다. 다만 무작정 찾아와 사업을 시작하려고 하니 자금을 지원해 달라면 하면 대상에서 탈락될 수 밖에 없다.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본인자금도 일부 투자돼야 하고, 사업을 할 만한 능력도 갖춰야 한다. 하고자 하는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사업능력은 있는지, 하고자 하는 사업이 성공할 수 있겠는지에 대한 컨설팅을 거치고, 대상자로 선정되면 창업교육도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시작후 대상 선정까지 다소의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현재까지 미소금융 이용 실적은. ▶12월30일 개점한 후 2월3일 현재 상담을 통해 신청서를 낸 사람은 480여명이다. 이 중 신용등급 7등급 이하, 금융권 연체나 세금 체납이 없는 등 1차 자격을 갖춘 이들은 16.6%인 80명이었다. 1차 자격에서 탈락한 자 중에는 신용등급이 맞지 않거나 재산대비 채무가 50%가 넘는 이들이 많았다. 또 지난해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정부가 지역 신용보증재단 등을 통해 자영업자들에 대한 특별보증을 많이 해줬는데, 이들 역시 ‘이중지원’ 때문에 대상에서 제외됐다. 1차 합격자들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사업안을 보며 컨설팅을 한 결과 최근 3명의 수혜자가 나왔다. 현재 진행중인 건도 다수 있어 이달 중순께는 10여명이 추가로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안타까운 사연들도 있을 것 같은데. ▶업무를 하다보니 어려운 분들이 생각보다 너무 많은 것 같다. 상담하면서 우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사연을 다 들어줄 수는 없다. 자격이 안되거나 생활자금이 필요한 분들에게는 미소금융 이외에 서민금융지원제도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주고 있다. 사업은 돈으로도 자격을 갖춰야 하지만 능력도 뒤따라야 한다. 어떤일이 있어도 꼭 성공해야 겠다는 이들은 사업안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세워온다. 이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자금지원 이외에 창업후에도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끊임없는 관심을 갖도록 할 것이다. -미소금융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미소금융을 시작하기 1년전인 2008년 12월 31일 퇴직하기까지 38년간 농협에서 근무해 왔다. 지점장이나 지부장, 지역본부 부본부장까지 역임하다 거의 대다수가 그러하듯 정년퇴임을 2년정도 앞두고 명예퇴직을 했다. 이후 미소금융중앙재단에서 지역 대표를 공모한다는 소식을 듣고 준비하다 운좋게 맡을 수 있게 됐다. 08년 12월 31일 퇴임해 정확하게 1년만인 09년 12월 31일 미소금융 광주지점을 오픈했다. 인연이 있는 듯 하다. -보수가 있나. ▶모두들 궁금해하는 부분인 듯 하다. 결론부터 말해 아직까지 보수를 받은 적이 없다. 다만 서구지점에서 상담 등 대출지원에 관한 모든 일을 하고 있는 3명의 자원봉사자들에게는 실비를 지급하고 있다. 돈을 벌기위해 미소금융을 맡은 건 아니다. 현업이 끝났지만 지역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에 시작한 일이다. 자원봉사자 2명도 농협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분들이다. 모두 나와 같은 생각으로 이곳에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미소금융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인만큼 대출과 창업 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돌봐야 한다. 미소금융내 자원봉사자들도 이들의 자활을 누구보다 희망한다. 단순히 생활자금이 필요해서가 아닌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이 많이 찾아와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바란다. (문의, 062-352-1551)
미소금융 광주 서구지점 자원봉사자들이 지점을 찾은 서민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하고 있다.
<미소금융 수혜자 3人>
# 광주 북구 용두동 아파트 단지내 마트에서 소규모 정육코너를 임대 운영중인 박모(37)씨. 설 명절을 앞두고 늘어나는 수요를 대처하기 위해 고민을 하던 중 미소금융의 문을 두드렸다. 광주 서구지점은 박씨의 사업계획을 검토한 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500만원을 대출해 줬다. 거액은 아니지만 자금난으로 성수기 원재료 확보 어려움을 겪던 박씨에겐 ‘가뭄의 단비’와도 같았다. 박씨는 “미소금융 덕분에 이번 설에는 매출도 늘리고 기쁜 마음에 미소지으며 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광주 북구 임동에 사는 양모(30)씨. 노부모를 모시고 사는 양씨는 수년간 호떡 장사 등 노점상 경험을 바탕으로 미소금융을 통해 300여만원을 대출받았다. 양씨는 이 자금을 기반으로 냉동탑차를 구입, 과일과 생선장사를 할 수 있게 됐다. # 재래시장 주변에서 붕어빵 장사를 하는 박모(47)씨. 미소금융 광주 서구지점에서 250만원을 대출받아 1t 탑차를 개조해 상무지구 등 사람들이 많은 곳을 이동하면서 호두과자 장사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