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지역구 254석 중 민주당 161석, 국민의힘 90석으로 민주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정권 심판론’이 압도하며 모든 이슈를 덮은 결과다. 후보자의 이력도, 정책도, 심지어 네거티브마저도 정권 심판 메시지에 가려져 힘도 써보질 못했다. 반면 현 정부 5대 실정을 지칭하는 ‘이채양명주’가 선거의 핫 이슈였다. 이태원 참사, 채상병 순직 사건 은폐, 양평고속도로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 소위 ‘이채양명주’ 5대 실정에 대한 비판은 거리
봄의 절기 청명이 지나면서 대지에 푸르름이 빠르게 번져나가고 있다. 자연은 그야말로 만물 생동의 시간이다. 우리 사회 또한 눈앞에 닥친 총선을 앞두고 봄바람에 휘날리는 꽃잎만큼이나 달콤한 공약들이 난무하고 있지만, 현실을 살아가는 국민의 삶은 녹록하지가 않다.통계에 의하면 올 1, 2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지난해 대비 40.5%가 증가했는데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알려졌다. 소상공인의 상황도 마찬가지이다. 같은 기간 노란 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 역시 지난해보다 23.5%가 늘었다고 한다. 한계 상황에 내몰린 중소
얼마 전 학교를 떠났다. 난장으로 나왔다. 생소하다. 그래서일까, 적어도 내게 올해는 꽃소식이 더디다.‘4월은 가장 잔인한 달’, 늘 이맘때면 불려 나오는 글귀다.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그 말에 대한 느낌은 서로 다를지라도 혹자에게는 4월은 정말로 견디기 힘든 나날이리라. 흐드러지게 핀 꽃들, 자기가 가장 예쁘다고 뽐내는 듯한 자태, 그 향기 등등으로 말미암아 어떤 이의 심사는 더욱 가라앉는다. 만물은 뜀박질하듯 약동하는데도 어떤 이는 그 정반대의 상황에 부닥쳤으리라. 대자연의 흐름과 인간의 처지가 엇갈리니, 유독 4월은 잔인하게
다시 국민에게 정치적 선택의 기회가 주어졌다. 지금 국민 대부분은 대한민국이 경제는 물론 국격까지 추락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분노하고 있다. 이렇게 나라가 정상궤도를 벗어나고 있다면 정치행위자로서 우리는 지난 선거에서 무엇을 했는지 진지하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우선 우리는 민주주의를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인가? 민주주의는 완벽하지 못한 정치 체제다. 또한 선거제도는 언제나 좋은 결과를 보장하는 장치가 아니다. 불량제품을 속아서 산 것처럼 뽑고 보니 씁쓸한 기분일 때도 있다. 민주국가의 선거제도는 다수결에 의해 한 표라도 많이 얻는 사람
22년 2개월 방영이라는 기록을 세운 TV드라마 ‘전원일기’는 지금도 여러 채널을 통해 재방영 중이다. 종영 후 20년이 지났지만, 인기는 여전하다. 시대를 가로지르며 지어진 1088회의 이야기 속에는 한 사회의 진실이 묻어 있기 마련이다. 특히 주인공 양촌리 김 회장이라는 인물은 대표적 아버지상이란 수식어로 담아내기 어려운 복합적인 진실을 담고 있다.1980년 ‘전원일기’ 1회의 제목은 ‘박수칠 때 떠나라’이다. 누가, 어디에서 떠난다는 말일까. 양촌리 씨름대회에서 김 회장과 둘째 아들 용식이 맞붙는다. 용식은 일부러 져주지만,
빛가람 혁신도시로 이전한 지 7년 만에 광화문 인근 커피숍에 왔다. 오랜만에 여유를 가지고 서울을 관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봤다. 눈앞에 광화문 광장이 펼쳐져 있었다. 남도의 바다를 지킨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는 한국의 상징, 광화문. 예전의 16차선 도로는 사람들이 북적이는 소통 공간으로 거듭나 있었다. 추레해진 건물과 한국 전쟁도 버틴 한옥으로 즐비했던 청진동 해장국 골목은 하늘을 가리는 마천루들이 넓게 병풍을 치고 있었다. 광화문을 호위하던 대로변 빌딩은 최신식으로 탈바꿈 중이었다. 옛 조선의 수도 한양의 궁궐 주변은 낙후한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당장 눈앞의 현실이다. 기후 위기가 환경뿐 아니라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경제의 미래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기후 위기 문제가 전 지구적인 협력 과제이자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이슈로 다루어지는 이유이다.기후 위기는 다가올 미래 세대의 지속 가능성에도 영향을 끼친다. 오죽하면 ‘당신은 노화로 죽을 것이지만 미래 세대는 기후 위기로 죽을 것’이란 말이 나왔을까.올 1월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 온도는 1.5도가
개와 인간이 함께 하였다는 기원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신석기 부족의 쓰레기장에서 스스로 가축이 되었다는 스캐빈저 가설, 인간이 의도적으로 개를 만들었다는 피노키오 가설, 인간들이 의도적으로 혹은 우연히 아기 늑대를 기르며 가축화하였다는 사냥과 농사 가설 등등 여러 가지 설이 있을 만큼 인간과 개는 오랜 역사를 함께 하였다.개는 인간에게 최초의 가축이며, 농경 생활을 시작하기 훨씬 전 인간과 함께 생활해 왔다. 오랜 역사 속에서 개와 인간의 관계는 다른 동물에 비해 친근하면서도 인간에게 어느 동물보다 충성스러운 모습으로 그려지곤
민주당의 ‘심장’ ‘텃밭’이라 불리는 광주·전라지역의 공천심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결과는 현역의원과 도전자 간의 일대일 대결이다. 결과발표가 되자 경선도 못 해보고 컷오프된 예비후보들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선거구에서는 그동안 공표된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와 다른 공천심사 결과가 나왔다며 재심도 신청하고 기자회견도 해보지만, 공관위는 끄떡도 없다. 19일까지 전략공천 발표를 제외하고 대략 84개 지역구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중 재심청구 인용은 단 1건에 불과했다. 그렇다 보니 있으나 마나 한 재심청구라는
북극성은 하늘의 별자리를 파악하는데 기준점이 되는 별이다. 나침반이 없었던 고대에는 해상무역에 종사하는 상인을 비롯하여 수많은 인류가 북극성을 기준으로 방향을 잡고 길을 나아갔다. 그리하여 논어에는 “정치를 덕으로 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북극성이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데 뭇별들이 그에게로 향하는 것과 같다”라는 공자의 어록이 남아있다. 백성을 덕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데 의미를 둔 말이지만 이를 북극성에 비유한 것은 당시에도 북극성은 그만한 상징적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정부는 연초에 국정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따른 굵직한 국정과제들을
학창 시절이나 지금이나 서울에 가면 유난히 배고픔을 빨리 느낀다. 사람은 성난 파도처럼 밀려오지요, 도로는 수많은 자동차가 달리는 컨베이어벨트처럼 보이지요, 고층 건물이 즐비해서 멋진 산은커녕 하늘도 보기 힘들지요, 이처럼 처리할 정보가 산더미로 밀려오니 뇌는 몸속 에너지를 모두 끌어와 용을 쓰는 탓이리라.이제는 굳이 서울이 아니라도 대도시의 도심이나 고층아파트 주변을 걷다 보면 무언가에 짓눌리고, 시야는 경마 장구인 차안대(遮眼帶)를 쓴 양 좁아지는지라 그 도시의 미관과 자연환경이 잘 보이지 않는다. 예전 같으면 아파트가 들어서기
2023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클로디아 골딘 하버드대 교수는 수상 연설 중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언급하였다. 이같이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는 세계적 관심거리가 될 만큼 심각하다. 저출산이란 합계출산율이 인구대체수준(2.1명)을 밑돌게 되는 현상으로 정의된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2022년 기준 0.78명으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며,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우리는 인구감소를 걱정하면서도 정작 위기의식은 결여되어 있으며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대응을
작년 12월, 2024년 본예산안을 둘러싼 가장 큰 이슈는 청년일경험드림 사업의 예산 삭감이었다. 청년일경험드림사업은 5개월간 생활임금을 받으며 원하는 기업 혹은 공익단체에서 인턴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력서에 취업 노력을 증빙할 수 있고, 구직 기간 동안 생활에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청년에게 유의미한 사업이다.그러나 갑작스레 광주시는 91억이던 예산을 43억 원으로 반토막 내 시의회에 제출했다. 광주시의회와 광주시의 협상을 통해 최종 77억 원이 확정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보여준 광주시의 입장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대외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거대한 변화와 도전의 시기를 맞고 있다. 최근 중동 등에서 고조되고 있는 지정학적 긴장이 세계 경제 전반에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등장하면서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더더구나 2022년 2월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끝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전쟁의 확대는 에너지 가격의 급등을 초래하여 세계 경제의 인플레이션 안정화에 악영향을 미친다. 전쟁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불확실성 요인 외에도 긴축정책으로 인한 고금리, 중국의 저성장 고착화, 국가 간
“우리 집 강아지는 복슬강아지 학교 갔다 돌아오면 멍멍멍 어머니가 빨래 가면 멍멍멍 졸랑졸랑 따라가며 멍멍멍” ♬♬ 동요 가사이다. 이 동요를 듣다 보면 강아지와 인간이 얼마나 친근한가를 느낄 수 있다. 어렸을 때 학교 갔다 돌아오는 날 엄마가 집에 안 계시면 왠지 쓸쓸한 마음이 생겼다. 그럴 때 어김없이 반겨주는 제리가 있어 외롭지 않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제리는 우리 집 강아지였다. 항상 나와 함께 뛰어놀고 나를 졸졸 따라다니는 어릴 적 나의 친구였다. 그 친구는 나의 어린 시절의 절친이자 추억이다. 나처럼 주위에는 반려동물인
세밑 어수선한 정국 속에 지역 정치권은 여론조사에 요동쳤다. 다가오는 4월 치러지는 22대 국회의원 선거의 흐름을 진단하는 지역 주요 언론사들이 의뢰한 여론조사 3개가 동시에 진행되다 보니 더욱 관심을 끌었다. 총선이 100여 일 밖에 안 남은 시점이다 보니 후보들은 모든 역량을 투여하며 사활을 걸고 대응했다. 반면, 정치적 수준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 광주·전남지역임에도 여론조사에 대한 지역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까지 하다. 다수 여론조사에 피로도가 쌓인 것도 있지만, 여론조사에 대한 공감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오늘날 대중들은 여러 측면에서 각종 빅데이터에 설득당하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금융기관은 물론, 정부의 여러 기관에서도 빅데이터의 분석을 근거로 정책 결정의 정당성을 홍보한다. 우리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는 빅데이터의 활용 중 하나는 내비게이션이다. 실시간 교통상황을 수집하여 이에 기반한 최적의 이동 경로를 안내해주기에 이를 이용하는 자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한편에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개인의 소비성향이 백화점이나 판매장들의 데이터로 활용되어 다시금 소비를 유혹하는 광고에 끊임없이 시달리기도 한
출판 기념회를 알리는 메시지는 반갑지 않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인물까지 더러 내 통신 주권을 건드린다. 선거철이 임박했다는 뜻이렷다.우선 격려를 보낸다. 그대여, 휠체어 사용자처럼 휠체어를 탄 채 버스나 지하철을 타봤는가? 휠체어 사용자와 함께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이동해봤는가?시내버스는 일부가 저상버스여서 휠체어 사용자가 이동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오래 전에 광주시내 버스 중 저상버스를 타고 가다가 휠체어 사용자가 버스에 오르는 광경을 목격했다. 운전자가 운전석에서 내려 휠체어 사용자가 버스에 안전하게 오르도록 도와줬고,
겨울이 찾아왔지만 방랑의 길을 떠나는 ‘겨울 나그네’처럼 마음이 스산하다. 기상청 예보에 의하면 올겨울은 예년의 기온을 유지하겠지만 한파가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한다. 금년 1월 말경 아열대 기후대인 대만에서 북극발 한파로 146명이 사망했으며, 그 며칠 뒤인 2월 5일에는 미국 북동부지역이 체감온도 영하 78도의 추위를 기록하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이 예보가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그런데 얼마 전 우리 정부는 지난 몇 년 동안 예고하고 준비해왔던 1회용 종이컵 등의 규제를 철회했다. 1회용품 규제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이산화
장기 집권 중인 방글라데시의 셰이크 하시나(Sheikh Hasina) 총리는 내년 1월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정당에 허수아비 후보(Dummy Candidate)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주요 야당이 권위주의적 통치를 반대하며 선거 불참을 선언하자 내려진 꼼수이다. ‘반대 없는 승리를 막자’라는 게 하시나 총리가 밝힌 이유이다. 민주적 선택이라는 착시효과를 위해 허수아비 후보를 동원하는 방글라데시와 다르게, 인도에서는 허수아비 후보가 금전적 이익을 목적으로 동원된다. 허수아비 후보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선거지원금을 진짜 후보의 선거 비용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