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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투표참여는 유권자의 권리이자 의무 양황승 홍보계장 우리지역의 살림을 꾸리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지역일꾼을 뽑는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다. 그러나 정작 자신들의 대표를 선출하여야 할 유권자의 시각은 냉정하기만 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유권자의 투표참여와 관련하여 지난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유래없이 48.9%라는 전국 투표율이 말해 주듯이 저조한 투표율을 보였고, 갈수록 낮아지고 있어 이번 선거가 매우 걱정이 되고 있다. 선거일에 여행을 가거나 집에서 쉴 수 있는 휴일정도로 여기고 있는게 현실이다. 물론 피곤한 일상에 쫓기는 사람들에게 달콤한 휴식이 될 수도 있겠지만 피곤한 사람들 그저 쉬라고 만든 공휴일이 아니다. 많은 유권자들은 정치에 냉소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고 정치인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때론 비난하기도 한다. 그러나 과연 자신의 손으로 직접 투표하지 않는다면 그러한 비난을 할 자격이 있는 것일까. 투표에 참여안하는 사람들에게 불이익을 주자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투표율이 낮아지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생각해볼 때 정치인들의 도덕적 해이는 당연한 것처럼 느껴진다. 이제는 유권자가 먼저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기권이라는 소극적인 방법보다는 참여라는 적극적인 방법을 통해 유권자의 무서운 힘을 보여 줘야 한다. 물론 유권자들이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선 후보자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또한 정당의 공천과정과 무소속후보의 난립도 꼽을 수 있다. 비슷비슷한 여건들을 감안하면 유권자들이 마땅한 대상자를 고르지 못한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선거는 현실이다.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더라도 지역을 위해 봉사할 일꾼을 뽑으면 된다. 만에 하나라도 적당한 후보가 없다고 기권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선거는 권리도 되지만 의무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에 기권한다면 그렇지 않아도 미숙한 지방자치를 더욱 취약하게 만들 수 있고 주민 절대 다수의 의사와는 관계없는 사람이 뽑혀 민의를 우습게 알거나 전횡을 일삼을 수 있다. 지방선거는 지역주민의 잔치이자 국민이 주인되는 날이다. 나의 소중한 한표가 지역의 장래를 결정지을 수 있다는 우리 스스로의 자각이 없다면 아무리 참여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다각적인 방법과 언론매체 등을 통해 홍보한다 해도 별다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투표는 참여와 감시의 시작이자 끝이며, 주민의 의무이자 권리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손바닥을 마주처야 소리가 나듯이 정치인의 새로운 각오를 추구하고 올바른 인물을 대표로 뽑기 위해서는 해당 유권자들이 투표를 해야 하며, 투표에 참여한 사람만이 대표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고 지방자치의 잘잘못을 논할 충분한 자격이 있는 것이다. 이번선거에서 올바른 선택과 투표참여로 진정한 대표를 뽑아 그들에게 힘을 주어 지역발전에 등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거가 대립과 갈등을 잠재우고 다양한 의견을 합리적으로 통합하는 제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높은 투표율이 전제돼야 비로소 가능하다. 유권자는 소중한 한 표의 의미를 되새겨 투표에 꼭 참여해 민주 시민의 자부심을 보여줘야 할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06.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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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파일]‘서민의 적’으로 전락하고 만 住公 -김용석 경제부장 대한주택공사 광주전남지역본부가 시행하고 있는 광주 남구 양림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장 입구에 ‘도시개발과 주거복지를 실현하는 국민기업’이라는 내용의 간판이 붙어있다. 그리고 갖은 미사여구로 장식한 현수막도 나부끼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공하면 대다수의 시민들은 서민주거안정을 먼저 떠 올리기도 한다. 그런데 국민기업이라는 주공의 존재이유를 무색하게 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주공은 지난해 8월 보증금을 가압류 당한 광주 광산 신가주공임대아파트 세입자들에 대해 재계약을 거부했다. 그러자 입주민들은 임대보증금에 가압류가 이뤄졌다는 이유로 주공이 재계약을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며 광주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지법은 “임대보증금에 가압류가 이뤄졌어도 임대주택법 및 건설교통부령이 정한 계약갱신 거절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임대차 계약 만료일 이후에도 계속계약 갱신권이 적법하게 그 효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입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주공은 1심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광주고등법원에 항소했다. 광주고법 역시 “가압류당한 세입자라도 임대차 계약을 갱신할 권리가 있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주공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가압류 당한 가구를 그대로 재계약할 경우 압류 채권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으로 향후 소송의 대상이 된다”는 단순한 이유를 들어 대법원에 기어이 상고하고 말았다. 대법원도 주공이 상고한 이 사건에 대해 지난 15일 기각했다. 하필이면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존재한다는 국민기업인 주공이 고법의 이런 판결을 무시하고 굳이 상고를 강행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그것도 주공과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임대료를 가압류한 채권자를 위해 ‘총대’까지 맸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는다. 그동안의 횡포에 대한 면제부를 받기 위한 방편으로 이런 무리수를 뒀을 것으로 짐작될 뿐이다. 게다가 광주고법이 “채권 가압류 결정외에 강제집행절차인 전부·추심명령을 받은 세입자에게도 임차권이 존재한다”는 판결을 내리자 주공은 그때서야 채권 가압류 등의 세입자에게 별도의 각서 작성을 전제로 계약갱신을 허용하는 등 횡포를 부려왔던 터였다. 결국 대법원의 기각에 따라 주공은 할말이 없게 됐다. 그렇다고 피해자에게 사과했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다. 다시 말해 주공은 법원의 판결을 외면하면서 채권 가압류 및 추심·전부명령 등을 받은 세입자들과의 계약갱신을 거부했다. 그리고 2심판결에서 패하자 구차하게 각서까지 요구했다. 임대차 계약서 및 관련 법령에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공은 보증금 가압류를 이유로 임대차 계약갱신 거절, 갱신 조건으로 채권 가압류 해지 요구, 임대보증금 추가 납부를 강요하는 등 일방적으로 세입자들을 거리로 내몰았다. 이를 이행하지 못한 세입자들에게 불법 거주 배상금을 추가로 부담지우기도 했다. 결국 주공의 이런 행위가 불법임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말았다. 법원의 판결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잖은가. 주공은 채권 가압류를 빌미로 세입자에게 크나 큰 피해를 줬다. 그런점에서 민주노동당이 발표한 성명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민노당이 그동안 법원 판결을 수용하기는 커녕 ‘갈 때까지 가보자’식 태도로 세입자의 주거안정을 외면하고 횡포를 부린 주공을 규탄했다. 전국의 가압류 세입자와 함께 불법적인 업무처리를 한 주공에 대해 국민감사청구를 하기로 했다고 한다. 국민기업이라는 양림주거환경개선사업장에 내걸린 주공의 현수막이 가증스럽기만 하다. 양림주거환경개선사업에 반대하며 인도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서민들이 ‘악덕기업 주공’이라고 외치는 이유를 이제는 알 수 있을 것 같다. yskim@
칼럼
남도일보
2006.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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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유권자가 꼭 알아야 할 5·31선거-강호림 홍보계장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 왔다. 5월 31일 치러지는 이번선거는 지방자치가 부활하여 지난 1995년 제1회 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 후 10년간의 풀뿌리 민주주의를 통하여 경험한 것을 새롭게 평가하고 과거 선거에서 나타난 부정과 탈법의 폐해를 반성하여 깨끗한 선거문화를 실천하는 중요한 시간이다. 따라서 이번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종전과 달라진 그리고 후보자 선택 시 간과하지 말아야 할 다음 몇 가지 사항을 기억하고 투표에 임해야 할 것이다. 첫째, 이번 지방선거의 모토(motto)는 매니페스토 (참 공약 선택하기) 운동이다. ‘매니페스토’는 그 동안 우리 선거문화의 병폐인 금품선거와 공약(헛된 약속), 비방, 허위사실, 지역감정 등 네거티브 폭로를 근절하고 후보자들의 실천 가능한 공약(公約) 즉 포지티브 정책을 평가하고 유도하는 선거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운동이다. 둘째, 금권선거를 뿌리를 뽑는 선거가 될 것이다. 그동안 우리정치사가 돈으로 얼룩져왔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지난 10년간 세 차례의 지방선거에서 후보자들은 금품 · 음식물 제공 등 검은돈으로 유권자들의 소중한 한 표를 매수하고, 유권자는 그것이 공짜인양 ‘먹고 보자’는 식으로 돈 몇 푼에, 한 끼 식사에 자신의 소중한 표를 파는 행위가 있었다. 이러한 기부행위나 매수 등의 불법선거운동은 내 고장을 위해 노력하는 참신하고 유능한 주민의 참 일꾼이 아닌 무능한 정치꾼들을 당선시켜 결국 지역주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고향의 미래와 국가발전이 저해되는 결과를 낳는다. 우리선거관리위원회는 이러한 불법·타락선거를 뿌리뽑기위해 주는 자뿐만 아니라 받는 자도 받은 금액의 50배에 해당하는 과태료를 부과시키고 있으며, 이를 신고하는 사람에게는 최고 5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리고 셋째, 이번선거는 한사람이 각각 색깔이 다른 6장의 투표용지를 받고 기표해야 하는 1인6표제로 투표는 두 번에 나눠서 한다. 예컨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사람의 경우 구청장, 구의원, 비례대표 구의원 등 3장의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 후 연두색 투표함에 넣는다. 다음 시장, 시의원, 비례대표 시의원에 대한 투표용지 3장을 새로 받아 기표한 후 흰색 투표함에 넣으면 된다. 이때 주의할 것은 중선거구제로 바뀐 구의원 선거의 경우, 한 선거구에 같은 당 후보가 여러 명 나올 수 있다. 따라서 같은 당의 후보끼리는 기호 뒤에 ‘가’, ‘나’ 등이 붙으며 이때 투표는 반드시 1명에게만 해야 한다. 끝으로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다. 최근 실시한 유권자의식조사 결과 선거에 대한 관심과 투표참여율이 2002년 지방선거보다 낮은 46%로 예상되고 있다. 낮은 투표율이 정치에 대한 실망의 탓도 있겠지만 저마다 투표하지 않음으로써 결국 책임 있고 대표성 있는 후보자가 당선되지 못해 그 피해는 우리에게 되돌아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06.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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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 영산강에도 광주의 꿈을 살리자-정구선 이사장 우리의 가슴에서 허파가 온몸에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여 우리가 건강하듯이 광주의 중심에도 허파처럼 푸르고 건강한 생태공원이 조성된다면 우리 시민들은 생명의 에너지를 마음껏 호흡하며 행복한 삶을 꾸릴 수 있을 것이다.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광주의 미래상이다. 이러한 사실은 광주시 서구 치평동의 20만 평에 이르는 하수처리장이 광주의 지리적 중심으로 떠오르게 되면서 실제로 실현 가능한 꿈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처가와 화장실은 멀리 있을수록 좋다’는 옛 사람들의 생각이 이제는 정반대로 되어가고 있다. 처가는 친가보다 더 가까워진 세상이 되었고, 멀수록 좋다던 화장실은 생활공간의 한 중심으로 들어와 온갖 편리를 다 누리고 살게 되었다. 요즘도 혐오시설을 옮기라는 시민들의 요구가 하루가 멀다하고 계속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기피하던 환경시설들이 생명이 살아 숨쉬는 생태공원으로, 환경교육장으로 변신하고 있다. 또 가까운 주변지역 사람들에게는 각종 혜택을 더해주는 일석이조, 삼조의 새로운 도시의 행복모델로 만들어가고 있다. 우리 광주시는 광산군이 편입되면서 그 발전축이 서쪽으로 이동되었고 이렇게 확장된 지리적 중심에 20만 평이 넘는 환경기초시설들이 들어서게 되었다. 또 그곳에는 광주천과 새로운 중심천으로 떠오른 극락강이 만나고 다시 황룡강을 만나면서 영산강은 대규모의 고수부지를 가지게 되었다. 광주는 이들 천혜의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획기적 기회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른 이 지역은 이러한 대규모 사업을 하기에 여러 가지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일단 대규모 택지지구인 상무지구, 동림2지구, 운남지구, 신창지구, 하남 등에 근접해 있고 무진로와 제2 순환도로가 가로 세로로 교차하여 시민공원으로의 접근성이 용이한데다, 강들의 합류지점에는 철새들의 집단 서식지로 둥지를 트는 등 비교적 양호한 자연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 게다가 부지매입의 추가부담 없이도 여유부지를 활용하여 녹지와 편의시설을 구축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더구나 정부의 전국 4대강에서 배출되는 수질오염물질의 총량관리제도가 시행되면서 광주시는 2010년까지 영산강수질(영본B)을 현재의 BOD 8.2ppm에서 5.6ppm으로 낮추어야 할 커다란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따른 예산이 자그마치 5천400억원이고 광주시는 4천150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한편 한강이나 낙동강, 금강은 상수원으로 수계관리기금이 투자되고 있지만 불행이도 섬진강에 상수원을 두고 있는 광주는 자체의 수계관리기금도 투자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런데다 광주시나 전라남도의 재정자립도는 전국 최하위, 영산강수질보전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이유이다. 여기에 우리 광주시는 영산강의 고수부지를 활용한 영산강수질보전과 생태공원, 환경교육장 등을 포함한 환상적인 구상을 펼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이를 위해 지혜를 모으는 시민참여 모델을 만들고 민·관이 하나로 뭉쳐 미래세대에게 남겨줄 광주다운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명품의 꿈을 꾸었으면 한다.
칼럼
남도일보
2006.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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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통계적 사고는 어렸을 때부터-배종성 교수 통계는 과거를 읽고 미래를 예측하는 중요한 기초자료가 된다. 21세기 지식 정보화시대에는 대량의 정보를 관리하고 분석하는 일이 중요하게 되었다. 날로 복잡 다양해지는 사회에서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정확한 정보의 중심이 바로 통계이다. ‘통계란 무엇이며 통계의 기능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왜 통계적 방법을 알아야 하는가’하는지 알아 보자. 통계란 관심의 대상이 되는 집단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요약하여 이를 토대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예측과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대하여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그 방법을 제시하여 준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모든 직장인의 직종별 월 임금수준을 모두 알고 있다고 하자. 그러나 그 자료는 방대할 뿐만 아니라 자료 자체만으로는 직종별 또는 연령별로 임금 격차가 있는 지를 알기는 힘들다. 이러한 경우 방대한 자료를 직종별 또는 연령별로 정리·요약하여 전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필요하며 이 때 통계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또한 자동차 회사에서 미래의 사업계획을 세우기 위하여 각 회사별, 차종별로 시장점유율을 알고자 한다. 그러나 이를 정확히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관련된 자료를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알고자 하는 것들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여 줄 필요성이 있다. 이렇듯 통계방법과 통계적 사고는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갖춰야 할 중요한 역량중 하나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입시 위주의 교육환경으로 인하여 사회생활에서 논리적 사고와 올바른 의사결정에 필요한 통계적 사고능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런데 통계청에서 오는 6월 11일 제4회 전국중학생통계경진대회를 실시한다고 한다. 이번 대회의 문제가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통계자료를 분석하여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학생들이 경진대회를 통해 통계에 대해 경험해 봄으로써 학생들이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06.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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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을 바라보며] 풀뿌리를 키우는 마음으로 서울에 사는 가정주부 A씨는 고향이 광주다. 출향(出鄕) 이후 정신없이 살았으나 지금은 강남에 자리잡을 정도로 안정을 이뤘다. 어느 정도 여유를 갖게 된 그녀는 요즘 도자기 빚는 재미에 푹 빠져들었다. 동호인 모임과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간다. 그런 그녀가 최근 지방자치의 위력(?)에 놀랐다고 한다. 동호인들과 어울려 도자기와 옹기로 유명한 고향 인근의 K군과 Y군을 탐사하러 내려왔다가 변화된 지방의 모습에 탄복을 했다는 것이다. 그녀가 옛날 강사로 잠깐 근무했던 시골학교 주변은 더 이상 과거의 황량하고 초라한 모습이 아니었다. 특별히 유명한 관광지도 아닌데 옛것과 현대가 조화된 아름다운 마을로 탈바꿈돼 있었다. 길도 가옥들도 깔끔하게 정리된 모습이었다. 외지(外地)에 그리 소문나지도 않은 차(茶)밭은 한 마디로 영화에서나 봄직한 유럽의 목가적 풍경을 자랑하고 있었다. 게다가 안내도우미들은 그렇게 친절할 수가 없었다. 공무원 신분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해박한 실력을 갖춘 것도 놀라웠지만 열과 성을 다해 안내하는 태도는 기존 관료들에게서 볼 수 없는 것들이었다. 주로 강남 사는 아줌마들인 도자기 동호인들은 대한민국에 이런 데가 있었느냐며 연신 탄성을 질러댔다. A씨는 이런 고향의 모습이 자랑스럽기도 했으나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것이야말로 지방자치의 참된 효과가 아니겠느냐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보다 많은 서울사람들을 데려오고 싶다는 그녀의 자신감 뒤에는 지방자치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자라나고 있었다. 지방자치의 조타수와 견제세력을 뽑는 지방선거가 이제 불과 이틀 후로 다가섰다. 정치권에선 각 정당들이 권력다툼의 이해관계 속에서 득표전략을 위한 막바지 각축을 치열하게 벌이는 중이다. 그리고 여야의 승패는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부패한 지방정권을 심판해달라며 지방선거 자체를 정치적 중간선거 국면으로 몰아갔던 열린우리당은 아예 초상집 분위기다. 반면 한나라당이나 이 지역의 민주당은 아연 활기찬 모습들이다. 뚜껑을 열어봐야할 일이지만 대세는 그렇게 가고 있다. 그러나 승패를 떠나 이들 정당들은 결코 이번 지방선거의 주인공들일 수가 없다. 이들에게선 민주주의의 풀뿌리를 키워보겠다는 어떤 의지도 읽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들에겐 풀뿌리 대신 대선(大選)나무를 이번 기회에 보다 높게 세워야한다는 일념뿐이었다. 지방선거의 일차적 주인공은 주민과 후보다. 생활정치를 구현하자고 만든게 지방자치다. 물론 지방자치가 지역개발 지상주의라든지 선심행정, 그리고 지역내 파벌조성과 연고주의 등 숱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15년 세월동안 지방자치는 묵묵히 소걸음을 걸어왔다. 그 결과가 앞서 말한 A씨의 감동도 불러냈다. 그게 지방자치다. 시장과 도지사, 군수와 구청장, 그리고 지방의원은 대통령보다도 국회의원보다도 주민의 실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자리를 창출하고 외국자본을 유치해 지역의 살림살이를 풍요롭게 만들어줄 사람들이다. K군이나 Y군에서 보듯이 지방의 특성을 관광상품화해 주민의 소득을 올리고 지역의 이미지와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이런 후보를 고르는 일에 무슨 심판이 필요하겠는가. 또 이런 후보를 검증해내는데 중앙당의 사죄나 애원에 귀기울일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이제 두 밤만 자고나면 생활정치를 이끌어낼 주역들을 선택해야만 한다. 누가 누군지도 모른 채 기표소에 들어가는 유권자가 아마 태반은 넘을 것 같다. 그래도 원칙만 생각하면 그런대로 무난한 선택은 할 수있을 것이다. 심판은 과거지향적이지만 선택은 미래를 위한 행동이다. 지역의 미래를 그리고 고향을 자랑스럽게 만들 후보를 고르고 또 골라내야 한다.
칼럼
최혁
2006.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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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통계적 사고는 어렸을 때부터-배종성 교수 통계는 과거를 읽고 미래를 예측하는 중요한 기초자료가 된다. 21세기 지식 정보화시대에는 대량의 정보를 관리하고 분석하는 일이 중요하게 되었다. 날로 복잡 다양해지는 사회에서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정확한 정보의 중심이 바로 통계이다. ‘통계란 무엇이며 통계의 기능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왜 통계적 방법을 알아야 하는가’하는지 알아 보자. 통계란 관심의 대상이 되는 집단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요약하여 이를 토대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예측과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대하여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그 방법을 제시하여 준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모든 직장인의 직종별 월 임금수준을 모두 알고 있다고 하자. 그러나 그 자료는 방대할 뿐만 아니라 자료 자체만으로는 직종별 또는 연령별로 임금 격차가 있는 지를 알기는 힘들다. 이러한 경우 방대한 자료를 직종별 또는 연령별로 정리·요약하여 전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필요하며 이 때 통계적인 방법을 사용한다. 또한 자동차 회사에서 미래의 사업계획을 세우기 위하여 각 회사별, 차종별로 시장점유율을 알고자 한다. 그러나 이를 정확히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관련된 자료를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알고자 하는 것들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여 줄 필요성이 있다. 이렇듯 통계방법과 통계적 사고는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갖춰야 할 중요한 역량중 하나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입시 위주의 교육환경으로 인하여 사회생활에서 논리적 사고와 올바른 의사결정에 필요한 통계적 사고능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런데 통계청에서 오는 6월 11일 제4회 전국중학생통계경진대회를 실시한다고 한다. 이번 대회의 문제가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통계자료를 분석하여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학생들이 경진대회를 통해 통계에 대해 경험해 봄으로써 학생들이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06.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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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시론]5·31 지방선거, 이렇게 합시다-한강희 교수 “지금 다른 나라에서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식량부족에 대한 해결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정직하게 의견을 밝혀 주십시오.” 유엔이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위와 같이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각국 당사자들이 설문 내용에 포함된 몇몇 단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모자랄 것 없는 유럽에선 ‘부족’이란 단어를,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에선 ‘식량’이란 단어를, 연일 분쟁이 끊이지 않는 중동지역에서는 ‘해결책’이란 단어를 몰랐다. 그리고 부패의 사슬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는 아시아 제국에서는 ‘정직하게’란 단어를 몰랐다고 한다. 우리 주변 강대국에도 물었다. 그랬더니 팩스 아메리카나로 상징되는 미국에선 ‘다른 나라’가, 우리와 역사와 영토문제로 신경이 곤두선 중국과 일본에서는 짐짓 ‘~대한’을 대한(大韓)으로 오인해 모르는 척 했다. 마침내 한국에도 물었는데, 한국에서는 아예 설문 자체를 보지 못했다. 정치인들이 선거판에 ‘쌈박질’하느라 미처 설문을 읽지 못했던 것이다. 물론 위 이야기는 우리 정치 현실을 패러디한 우스개 입담이다. 하지만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지금 많은 정치인들은 국제정세니, 물가동향이니, 교육과 부동산 문제 등 사회 현안에 대한 질문은 도외시한 채 애면글면 당선에만 혈안이 돼 있는지 모른다. 실지로 지난 지방선거에 비해 이번 선거에서 매터도와 금품수수 등 불법·탈법 선거운동이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그간 선거의 중요성에 대해 갖가지 캐치프레이즈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축제가 아닌 ‘선거는 선거일뿐’이었고,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자조로 막을 내렸다. 이번 선거에서는 미미한 수준이긴 하지만 여느 때와는 달리 ‘매니페스토(참공약 실천하기)’가 제도적 차원에서 작동되고 있다. 어느 정치인이 설파한 ‘경륜과 능력보다도 건강하기만 하면 한번 쯤 정치생명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고언은 디지털 정치시대에는 통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권자들은 후보자에 대한 정견과 비전을 온라인을 통해서도 파악할 수 있고, ‘누가 어떻다 카더라’ 식의 ‘카더라 유비 통신’에 귀 기울이지도 않는다. 유권자가 나름대로 주체적 판단 능력을 갖고 민주주의에 대한 면역 기능이 강화된 상태임에도 유혹의 엔트로피는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후보자의 비전을 보고 마음을 다잡았으면서도 선거 당일 붓두껍이 원상회복하게 되는 이유는 아마도 유권자와 직·간접적으로 연루되어 있는 연(緣)때문 일 것이다. 이번 선거만큼은 가부장적 권위를 털어내고 시대 흐름에 부합한 신감각과 역발상으로 접근해 보자. 민주화의 성지인 광주·전남에서 선거혁명을 이뤄보자. 우리 지역의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의 기준과 잣대로 삼아야 할 것은 실현 가능한 지역현안 정책공약과 업무 수행능력을 가늠하는 일이다. 물론 공복으로서의 청렴성, 지역의 경쟁력을 일신하려는 의지와 끈기, 구체적 비전 제시 등이 기초가 돼야 한다. 월트 리프먼이 ‘소통은 민주주의를 더욱 살찌게 하는 가장 훌륭한 무기’라고 했듯이 ‘진심어린 소통과 대화가 있는 입후보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우선 입후보자의 당과 연을 지우자. 여당이니, 야당이니, 정통당이니, 무소속이니를 모두 지우자. 그리고 학연, 지연도 지우자. 우리네 인지상정상 어렵겠지만 가급적이면 혈연마저 지우자. 무슨무슨당 소속이거나, 무슨무슨 학교 출신이라면 선거운동만은 하더라도 ‘아, 이 후보는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르다’라는 판단에 이르면 투표장에서는 서슴지 말고 붓두껍을 돌리는 이성적 용기를 발휘하자. 한편으로 입후보자의 생물학적 부분인 남녀노소를 지우자. 기존의 남성일변도, 경륜 위주에 비해 여성과 연소자이기에 더 잘 할 수도 있다. 이는 경륜 있는 정치가나 남성을 무시하라는 뜻은 아니고, 성차와 연차를 극복하자는 것이다.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광주·전남에서는 모든 당과 무소속이, 일정량 이상의 여성이, 정치 신인이 당선되는 진기록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희망의 기운이 싹튼다면 광주·전남은 여전히 ‘디지털시대의 민주화 성소’로 거듭날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06.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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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대순의 세상보기]차라는 이름의 요물에 대한 애증 나는 처음 차를 몰고 나간 날 사고를 냈다. 무모하게도 버스를 받았다. 버스 뒤를 따라가다가 갑자기 서는 바람에 버스 뒷부분을 받아버린 것이다.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한다는 형식적 법규 때문에 꼼짝도 못하고 당할 수밖에 없었다. 도청에서 전남여고 방면으로 가는 대인동 5거리를 지날 때 마다 나는 한번도 그 때 일을 상기하지 않은 때가 없다. 마치 순결을 잃은 장소처럼 생생하다.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 늘 넘어지면서 무릎도 깨고 얼굴에 난봉도 나고 하지만 동이 트기가 바쁘게 길로 끌고 나가 그 상처나는 일을 반복한다. 그리고 마침내 어느 날 아침 샤틀 위에 올라앉아 비틀거리며 몇 발을 진행시킨 경험은 지금도 그리 멀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차도 마찬가지다. 차를 처음타기 시작할 때는 동네 이발소에 갈 때도 가지고 나간다. 그리고 틈만나면 나갔다고 얻어맞고 들어오는 돌방구처럼 나의 차는 상처투성이다. 느지막하게 배운 도둑질이 담장을 넘는다고 60이 되어 배운 운전 때문에 체면이 말이 아니다. 집 아이들은 할아버지가 ‘욕보’라고 말한다. 할아버지 차를 탈 때는 으레 욕을 만나기 때문이다. 내 차를 타본 친구들은 아주 나를 그런 사람으로 쳐버릴 정도다. 스스로 안 됐다 싶을만큼 입이 거칠어 진 것이다. 의식하지 않고 육두문자가 튀어 나온다. 아슬아슬 할 때 그 긴장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서는 그 방법으로 카타르시스 할 수밖에 없다. 동승이 제일 잦은 아내는 이제 나의 입버릇에 만성이 되어버린 눈치다. 아예 들은 신청도 안한다. 그렇게 되니 그게 오히려 섭섭하다. 모임에 나갔다가 차 핑계로 술을 삼가는 수가 있다. 그러나 그게 그렇게 꼭 지켜지는 원칙은 아니다. 친구들의 권으로 홀짝홀짝 해버린다. 차를 몰기 시작하고 두 달이나 됐든가 나주 한독고등학교 박 교장을 찾아갔다가 저녁을 먹게 되어 한두 잔 한 것이 도를 넘겼다. 헤어질 때 자기 차로 가서 아침에 와 찾아가라는 것을 무슨 용기로 우기고 나오다가 광주 방면인 줄 알고 가는 데 이상해서 자세히 알고 보니 영산포 방면으로 가고 있었다. 되돌려 버스를 따라오다가 취중에도 아슬아슬하였다. 정말로 죽을 뻔 한 것은 96년 설 날 오후에 일어났다. 오전 중 떠들썩하던 집이 오후에 혼자 남아 무료해서 드라이브나 할 셈치고 나갔다가 큰 사고가 난 것이다. 당시 개발 중이던 일곡동 신시가지가 차 통행도 없고 포장이 잘 되었고 아직 신호등 설치가 안 된 상태라 새 길을 달리는 맛이 있었다. 그러나 그 기분을 내는 사람이 또 있었다. 하나님이 어디 기분 한 번 내보라고 둘을 충돌시킨 것이다. 상대방 르망이 폐차가 될 정도이니 하나님의 장난은 성공적이었다. 주말 호남대학에서 현대영미시학회가 있고 밤에는 영시 낭독회가 계획되어 있었다. 영시를 공부한 사람들이라 개중에는 영어로 시를 써본 사람들도 있다. 나도 그 중 하나인데 좋은 기회로 알고 몇 해 전 중국 서안에서 개최된 아시아시인회의를 위하여 준비했던 영문 소 시집을 복사해 가지고 나갔다. 그러나 불행히도 장소가 상무동으로 옮긴 바람에 참석할 수 가 없었다. 차 때문이다. 밤에 차를 운전하면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95년 미국에서 교통사고를 낸 적이 있다. 아침에 아이들을 학교에 실어다 주는 일이 일과의 하나인데 인적이 드믄 곳에서 신호등을 무시하고 지나쳤다가 숨어서 지켜 본 경찰에 걸린 것이다. red violence 에 65불 벌금을 냈다. 나는 사고 보험을 포함 변상으로 아마 3백만 원은 변상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다. 앞으로 더 많은 사고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나는 이 요물을 멀리 할 생각은 결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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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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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파일]호남 민심과 ‘전략적 선택’ 기세민 편집부국장 겸 정치부장 5·31 지방선거가 이제 중반으로 접어 들었다. 이번 선거에서 호남 민심은 어떤 선택을 할까. 열린우리당일까, 민주당일까. 호남의 선택에 대한 관심은 비단 호남지역에서의 승패 때문만은 아니다. 호남의 향배는 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호남 유권자의 표심에도 영향을 미쳐 전국 판세에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광주에서 지면 전체 선거에서 지는 것”이라며 호남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현재 광주시장과 전남지사 선거에선 민주당이, 전북지사에선 열린우리당이 각각 앞선다. 인구와 정치적 영향력 측면에서 비교 우위를 점하고 있는 광주와 전남이 민주당으로 기울어 있어 전체적으로 우리당이 열세에 처한 형국이다. 호남에서 민주당과 우리당으로 지지가 갈리는 현상이 지속됨으로써 수도권에서도 호남 유권자들이 분열돼 한나라당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한나라당이 수도권을 포함, 전국적으로 압도적 우세를 보이는 지금의 판세도 여기서 비롯인 측면이 크다.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지난 대선 때 노무현 대통령을 85.5%나 밀어줬던 호남 원적 수도권 거주자들이 이번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후보를 더 지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초래된 데는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책임이 크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을 만들면서 민주당을 버렸고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을 주장해 지역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노 대통령의 분신이자 현 정권의 2인자격인 문재인 전 민정수석의 “부산 출신 대통령, 부산 정권” 발언도 호남 민심 이반에 한몫 거들었다. 참패에 직면한 열린우리당이 지금에 와서 ‘집토끼’(전통적 지지층)를 잡는다고 안간힘이다. 정동영 의장이 사흘이 멀다하고 광주에 내려와 민주·개혁세력의 ‘통합·연대론’를 주장하면서 다시한번 광주시민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관심은 남은 선거기간 동안 호남이 우리당 지지로 입장을 바꿀 것이냐이다. 우리당은 호남의 ‘전략적 선택’에 기대를 건다. 당 관계자는 “호남은 어느 당이 정권재창출의 중심 역할을 할지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며 지방선거 이후 반(反) 한나라당 단일 정치세력 출현의 기대감 등이 작용, 여당으로 표가 모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주당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 호남유권자들은 여당이 참패해야 정권재창출을 위한 새 판을 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당은 선거 후 소멸될 정당인데 누가 표를 주겠느냐고 반문한다. 그렇다면 호남 민심은 여당의 의도대로 과연 이번 선거에서 또다시 전략적 투표를 할 것인가. 결론부터 말한다면 그럴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게 지역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최근 잇따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를 인용할 필요도 없이 이번 선거에서 호남 민심은 여당에게 다시한번 기회를 주지 않을 것 같다. ‘노무현도 열린우리당도 다 싫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기 때문이다. 이제 지역민들은 지방선거 뒤에 있을 정치권의 새판짜기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 현재 판세대로 한나라당이 압승하게 되면 지방선거가 끝난 뒤 필연적으로 정치 지형에 큰 변화가 올 것은 자명하다. 지역민들은 그 변화의 그림이 무엇이냐를 더 궁궁해한다. 만약 여당이 참패할 경우 여권내 위기의식은 깊어지고 이에 따라 비(非)한나라당 세력을 하나로 묶어 낼 범여권의 정계개편의 요구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역사의 고비마다 탁월한 전략적 선택으로 한국 정치의 큰 물줄기를 바꿔 놓았던 호남 표심이 이번에는 특정당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면서 지방선거 이후 정 계개편을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결국 호남 민심은 지방선거 이후 정계개편 과정에서 핵심 변수로 부상할 것이라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k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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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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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5월 광주정신, 어려운 이웃에게도” 오경교 사무국장 최근 모당 소속 인사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평택 군 투입과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군대투입’의 차이점에 대해 “평택은 군사시설을 보호목적으로 투입했고, 광주사태는 질서유지 목적으로 투입했다”는 발언을 했다. 시민들은 그의 몽매한 역사의식에 분개하며 인권위원장 자격에 조차 상당한 불신을 표현하고 있다. 광주시민들의 ‘5·18 광주항쟁’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은 남다르다. 1980년 5월 18일 전남 도청 앞에서 광주지역 학생들과 시민들은 무참한 유혈진압에도 불구하고 정의와 평화를 위해 싸웠다. 그 날의 ‘광주의 피’를 대가로 대한민국은 자유와 민주주의의 역사를 새롭게 쓸 수 있었다. 오해와 편견으로 얼룩진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광주에서는 5월 18일 전후로 광주국제평화캠프, 추모콘서트, 망월동 참배, 오월판화전, 시민참여설치전, 5.18km 마라톤 등 다양한 추모행사가 치러지고 있다. 대한적십자사에서도 추모행사의 일환으로 매년 옛 전남 도청 앞에서 ‘주먹밥 나누기’ 행사를 해왔다. 행사에 참여한 솔잎봉사회 부덕님 회장은 “1980년 어린 학생들이 평화와 인권을 부르짖으며 이곳에서 온갖 폭행을 당했다. 마치 전쟁과 같았다. 당시 모든 시민들과 적십자 봉사원은 내 자식이 당하기라도 한 것처럼 보살피고 식사를 준비해 먹였다“며 5·18을 기억하고 이 땅에 두 번 다시 가슴 아픈 역사가 없길 바라는 의미에서 행사를 준비했다고 한다. 시민들은 5월18일 그 곳을 전쟁터로 기억한다. 무장한 채 갑자기 들이닥친 군인들, 그에 맞서 정의와 인권을 위해 투쟁했던 어린 학생들과 시민들, 모든 통신수단은 이미 의도적으로 두절되어 타지역에서는 이런 끔찍한 상황을 알 수 없었다. 수많은 인명피해와 재난피해는 전쟁 뿐 아니라 갑작스런 재난이 발생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정상적 통신수단 부재, 거주지 파괴, 식량난, 생존하기 위해서는 우선 갖은 수단을 동원해 다른 지역에 원조를 요청하고 구호가 올 때까지 사전에 비축된 식량과 기본적인 생필품으로 견뎌낼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누군가 건강상의 응급상황이 발생한다면 전문 의료요원이 도착할 때까지 사전에 훈련된 봉사요원들이 응급처치를 함으로써 부상당한 사람을 돌봐야 한다. 이것이 1905년 대한적십자가 탄생한 가장 대표적인 이유 중의 하나이다. 광주·전남에는 4천여명의 봉사원, 12개의 전문봉사회가 있다. 전문봉사회에는 아마추어무선 봉사회, 보건강사회, 수상인명구조봉사회, 산악안전봉사회 등 전시 또는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필요한 통신조작, 응급처치법을 교육받은 분들이다. 그리고 4천여명의 ‘개미 봉사원들’은 신속하게 재난현장으로 어김없이 달려가 시설을 복구하고, 구호품을 신속하게 전달하도록 훈련된 봉사원들이다. 물론 소방서, 경찰서 등 관공서에서도 재난훈련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재해가 닥쳤을 때는 소수의 힘으로는 상황을 극복하기는 어렵다. 재해가 발생하기 이전에 교육받고 훈련된 그리고 희생과 봉사정신이 있는 봉사원들과 ‘함께’ 난국을 타개해야 한다. 고난이 닥치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어려운 상황이 일어나서야 준비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게 마련이다. 이런 의미에서 적십자에 후원하는 것은 곧 ‘의미있고 가치있는 투자’이다.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와 인재가 발생할 때 언제든 달려가 이웃들과 ‘함께’ 그 고통을 나누기 때문이다. 5월, 피로 지켜낸 ‘광주정신’을 되새기며 평화와 정의를 위해 싸웠던 광주인들의 참모습이 어려운 이웃들에게도 전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칼럼
남도일보
2006.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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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을 바라보며] 급기야 지방선거에 정치테러마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지난 20일 오후 신촌 거리유세 도중 괴한에게 피습당하는 충격적인 일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제1야당 대표를 겨냥한 이번 사건은 수사과정에서 드러날 사건전모에 따라 불과 아흐레 앞으로 다가온 5·31 지방선거의 중대변수로 번질 가능성이 짙어 보인다. 어쨌든 이와 같은 정치테러는 있어서도 안되고 있을 수도 없는 후진국형 정치범죄임이 틀림없다. 노무현 대통령도 이 사건 직후 지적한 바와 같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과정에 테러나 폭력은 어떤 경우나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사실 지방선거 초유의 이번 정치테러는 어느 정도 예고돼있었지 않았나 싶다. 5·31 지방선거가 다른 어느 때와는 달리 지나치게 과열 격화돼왔기 때문이다. 냉정히 따져보면 지방선거란 주민을 대신해 그 고장의 살림을 잘 꾸려갈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뽑는 선거다. 지역의 일자리를 창출토록 하고 외국자본을 유치하게끔 만들며 지방의 특성을 관광상품으로 잘 살려 주민의 소득을 올려나갈 수 있도록 우수한 자질을 갖춘 단체장을 선출하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온상이다. 그 누구도 부인할 수없는 지방선거의 이러한 본질이 이번 선거를 앞두고 크게 왜곡됐으니 그때부터 오늘의 비극은 잉태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은 ‘부패한 지방권력 심판’을 내세웠다. 한나라당도 ‘노무현 정권 심판’으로 맞섰다. 이는 아무리 따져봐도 지방선거에 어울리는 선거코드가 아니다. 그야말로 정략 차원의 구호일 뿐이다. 그럼에도 각 정당들은 이같은 정략으로 유권자들을 세뇌시키기 위해 입에 거품을 물어댔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이 지역 광주에서 도를 넘는 정치적 발언을 쏟아부었다. ‘광주를 놓치면 5·31 지방선거의 패배를 의미한다’, ‘광주시민이 결단을 내려줘야만 한다’, ‘여당의 패배는 곧 역사의 역행이다’, ‘광주를 대표할 정치세력은 여당뿐이다’ 등등 중앙정치의 대리전을 선동하는 말들이 난무했다. 더욱 가관은 이같은 독설(毒舌)이 별로 먹히지 않는듯 싶자 느닷없이 화두를 ‘반성’으로 바꾼 행태다. ‘독선과 오만에 빠진 여당으로 국민께 비친 게 사실’, ‘전국을 둘러본 결과 후보 개인보다 당에 대한 실망이 절대적으로 크다’, ‘최대한 겸손한 자세로 선거를 이끌겠다’ 면서 다시 호남 표심에 호소하기 시작했다. 마치 서슬퍼렇게 으름장을 놓다가 몸을 낮춰 애걸하는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중간중간에 ‘5·18 망언‘이나 ‘부산정권 발언’으로 초를 쳐댔다. 광주를 보다 풍요롭고 조화롭게 발전시킬 인물과 비전은 거의 뒷전이다시피 했다. 그러니 그 어디에서 이 지역에 대한 진정성이나 지방선거의 참된 의미를 반추하는 기미를 찾아볼 것인가. 이런 반(反)지방선거 행태가 야당이라고 다를 리는 없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내놓은 ‘민生열死’는 아주 압권이다. 이번 선거가 끝나면 민주당은 살아나고 열린우리당은 죽는다는 것이다. 그게 지방선거와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인지 참으로 어이가 없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일 잘하는 머슴만 뽑으면 될 선거에 당의 사활을 걸고 협박 반(半) 사정 반(半)이다. 이래서야 투표장에 나가기도 부담스럽다. 민주시민의 권리요 의무인 선거에 당연히 참여해야 할 일이로되 여야가 죽기 아니면 살기로 자신들의 정당을 찍어달라니 골머리가 아파지는 것이다. 그러잖아도 기초의회 의원까지 정당공천을 확대해놓은 판이니 자칫하면 지방자치가 중앙정치에 그대로 예속되기 십상이다. 그것도 모자라 지방선거에 당지도부가 올인을 하고 나섰으니 국민들도 헷갈리는 게 당연하다. 무슨 대통령선거 같기도 하고 총선 같기도 하니 정치테러인들 생기지 않겠는가. 이번 박대표 피습사건의 책임은 엄밀히 따져 여야 정치권 모두에게 있다. 제발 지방선거는 지방선거답게 치를 수 있도록 정치인 모두가 맹성해야할 때다
칼럼
최혁
2006.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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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시론]참을 수 없는 ‘학교 수업’의 가벼움-한강희 교수 “6시 30분~8시 30분: 기상·신문읽기, 8시 30분~4시 : 등교·수업, 4시~5시 30분 : 하교·음악듣기, 5시~10시 : 수학과외·식사·영어과외·복습, 10시~11시 30분 : 책읽기·과제, 11시 30분 : 귀가·세면, 12시 30분 : 수면” 중학교 1학년생인 딸아이의 중간시험을 앞둔 하루 일과표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비슷한 공부 시간표를 꾸려나오고 있단다. 물론 초등학교 시절엔 미술·피아노 등 예능 과목 위주였으나 중학교부터는 아예 대학입시까지 겨냥하는 형국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과외 망국론’, ‘정규 수업론’을 주장하는 처지이지만 딸아이가 원하는 것이어서 뚜렷이 반대할 명분을 찾지 못하고 있다. 되레 딸아이는 대다수 학생이 자기와 비슷한 시간계획을 갖고 있다며 의아해 한다. 아내 역시 ‘안 하려고 하는 애들도 많은데, 하려고 하니 얼마나 다행이냐’고 푸념이지만, 나는 왠지 씁쓸하기만 하다. 아내의 얘기로는 초등학교 3~4학년부터 서너 과목은 필수고, 일부 학생은 전 과목 과외를 한단다. 수업 형태는 정규수업에 대한 예습과 복습으로 진행된다고 덧붙인다. 난이도가 높거나 취약 과목의 경우는 이른 바 ‘독선생’을 모시기도 하며, 방학 때는 상급 학년 과정을 모두 예습하는 것이 관행이라고 한다. 이런 사정이 역기능으로 자리해 학교 수업은 당연스레 학원 수업을 전제로 해 이뤄지는 측면이 많단 다. 학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95점 정도는 돼야 상위권에 랭크된다고 한다. 이번 학기부터 일선 고교의 경우 학습계획서·평가내용·평가기준·평가문항 등 내신 성적 평가 관련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의무적으로 홈페이지에 공개하게 되면 당분간 과외열풍은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이율배반적 교육현실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으로 비롯되는 것이어서 교육당국·학교·학부모를 비롯, 비좁은 나라에서 겪는 왜곡된 경쟁 등 어느 일방을 탓하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수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혹은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새로 도입된 7차 교육과정의 취지가 구현되고 있는지 의문시된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자리에 들기까지 입시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에서 7차 교육과정은 이른 바 ‘옥상옥(屋上屋)’으로 학생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잘 알다시피 새 교육과정의 구현 방향과 목표는 교육 소비자 중심의 능동적 학습 참여로 문제해결 능력을 배양하는 데 있다. 한편으로 역동적이고 개방적인 분위기 조성, 다양한 학습 자원 및 경험 학습으로 통합적·창의적 사고 증진, 교사·학교·학생·학부모·국민의 교육정보 공유 등을 추구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 행간 어디에도 학습량을 늘려 성적과 등수를 제고한다는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 교실 수업이 중심이 되는 학교 교육은 모든 사회활동의 바탕이 되는 공교육의 마지막 보루다. 당연히 학교 밖에서 실시하는 사교육은 교양과 취미, 적성과 능력 계발에 무게가 두어져야 한다. 굳이 방과 후 수업이 필요하다면 이 역시 원격교육을 도입하는 등 학교를 축으로 이뤄져야 한다. 많은 교육이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것은 국가적으로 엄청난 소모적 비용을 요구한다. 오히려 대학 현실은 이와 배치된다. 한 학기 3개월로 환산하면 1년에 6개월, 게다가 학기당 15주 수업은 시험·수련회·축제·체육대회 행사 등을 빼면 겨우 10주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학습량이 함량미달이다. 바꿔 말하자면 초·중·고교 수업구조와 대학의 수업구조가 잘못 바뀌어 있다. 세계 1백위권 내에 우리 대학이 한 개도 포함돼 있지 않은 것은 현장의 목소리와 무관한 반현실적·반시장적·반민주적 교육개혁에서 기인한 바 크다. 과연 현재의 학교 안, 학교 밖의 이중적이고 기형적인 성적·입시 위주의 교육현실-수업구조가 개인의 주체적인 선택과 판단을 독려할 수 있으며, 타인에 대한 이해나 배려를 함양하는 인성교육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을지, 종국적으로 미래와 세계를 향해 도전의 정신을 진작하는 국가경쟁력의 교두보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 인다.
칼럼
남도일보
2006.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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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대순의 세상보기] 5·18에 대한 서정적 해석 서정이란 어떤 사건을 회상하면서 생기는 감정이라고 말한 것은 영국 시인 윌리엄 워즈워드였다. 동료시인 콜리지와의 공동 시집 ‘서정시집’의 유명한 서문에서 그들은 시를 ‘시란 끓어오르는 감정의 범람’이라고 정의하면서 바로 뒤에 뒷날 조용하게 회상하는 감정을 강조하였다. 사실상 워즈워드의 시는 과거에 대한 조용한 회상의 시가 많다. 그의 시에 있어서 과거는 안정된 조용한 현실 속에서 잘 정리된 과거의 고난이며 그 고난의 혼돈이 시로 정리되면서 균형을 이룬다. 그의 말에 의하면 그 결과 그의 시는 평화와 흥분이 조화를 이룬다고 하였다. 한 사건이 문학으로 들어 올 때 나는 그 사건이 비로소 완성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위의 워즈워드의 견해와 다르지 않다. 사건이 발생하는 현실 속에 그 혼란과 흥분 속에서 감정은 일방통행일 수밖에 없다. 훗날 조용하게 회상하면서 흥분과 평화는 조화를 이루며 비로소 사건은 완성되는 것이다. 따라서 나의 생각으로는 하나의 사건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입장인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해석은 아직 그 사건을 해석하는데 미완하다고 본다. 5·18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5·18이 문학에 들어와야 비로소 그 흥분과 평화가 조화롭게 완성된다고 본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83년 5월 미국 망명 시절 미국 버지니아주 한 고등학교에서 거행된 ‘광주의거 3주년 희생자 추도식’에서 낭독한 자필 추모사가 뒤늦게 공개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그는 이 글에서 ‘우리는 조국의 분단의 한(恨), 독재 정치의 한, 군인 정치의 한, 빈부 양극화의 한 등 한(恨)의 국민이다.’, ‘ 광주 의거는 한을 풀고자 일어섰던 것이며 그 한을 안은 채 좌절된 또 하나의 한의 사건이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부쳐 말하기를 ‘광주의 한은 광주 영령 여러분의 소원이었던 민주 회복과 그를 바탕으로 한 통일에의 진전으로만 한 풀이가 가능한 것이라고 믿는다’ 라고 말하였다. 한이란 한국의 원형적 감정으로 우리는 이직 한에 대한 친근감을 가지고 있다. 까닭없이 억울하고 원통한 일을 당하고 하늘을 원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풀리지 않은 절망적 감정을 우리는 한이라고 말해 왔다. 한은 판소리의 주요한 주제가 되는 것으로도 알 수 있듯 가난하고 눌리고 맥없이 사는 이름없는 사람들의 보편적이고 실존적인 감정이었다. 우리의 한은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무서운 힘 때문에 생기는 상황에서 오는 것이란 점에 있어서 그리스 신화와 유사하다. 그러나 그리스 신화의 운명은 강하고 큰 사람 영웅의 추락이 그 내용이고 우리의 한은 언제나 약한 사람에게 강제적으로 안겨주는 것으로 강한 사람들에게는 한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우리의 한과 그리스의 운명이 크게 다른 특징적인 차이는 그리스의 운명을 그들은 저항 없이 수용하는 자세에 그 특징이 있고 우리의 한은 언제나 ‘한풀이’라는 카타르시스의 노력이나 또는 살풀이라든지 액땜과 같은 소망의 거동으로 그 한을 풀고자 했다는 점에 특징이 있다. 그리고 그 한은 꼭 풀린다는 신앙을 가지고 있었다. 한풀이는 억울하고 가난한 사람들의 생존양식이었던 것이다. 이런 해석의 관점에서 보자면 5·18에 대한 DJ의 한 적 해석은 공감이 간다. 그러나 그의 한 론이 더욱 공감이 가는 것은 그가 5·18을 문학적으로 접근했다는 것이다. 한은 결코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개념이 아니다. 한은 보복적이 아닌 문학적이고 서정적인 개념인 것이다. 당시 5·18에 대한 미국의 입장도 애매했고 또 그 집회에 모인 재미 동포의 입장이 다를 수 있는 상황에서 한을 앞세운 그의 서정적 추도사는 많은 공감을 얻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의 추도사는 흥분과 평화를 잘 조화시킨 것으로 문학적이었던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06.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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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논단] 비례대표를 사양한 이태옥씨의 경우 이낙연 원내대표 전남 영광의 이태옥씨(여)에 대해 저는 많이 알지 못합니다. 이태옥씨의 인생역정도, 가족관계도, 나이도 잘 모릅니다. 그나마 제가 조금 아는 것은 이태옥씨의 사회활동입니다. 이태옥씨가 개인적으로 고통을 겪으면서도 사회운동을 맹렬히 하신다는 정도입니다. 저는 이태옥씨를 6년 전에 처음 만났습니다. 당시에 저는 국회의원 활동을 막 시작한 때였습니다. 이태옥씨는 영광에서 ‘여성의 전화’ 대표로서 여성 인권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계셨습니다. 저는 이태옥씨를 자주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6년 동안 모두 합쳐 너댓번 만났을까요. 그런데 저는 이태옥씨를 만날수록 긴장이 덜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이태옥씨의 환한 웃음 덕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태옥씨는 웃는 모습이 매우 밝고 시원시원하거든요. 그런 이태옥씨를 최근에 조금 길게 만났습니다. 그분이 일하시는 사무실에서 약 30분 정도 만났습니다. 그렇게 오래 만난 것은 6년만에 처음이었습니다. 저는 이태옥씨의 힘을 처음으로 발견했습니다. 그동안 저를 긴장하게 했던 것은 바로 그 힘이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습니다. 그 사연을 적어볼까 합니다. 올해부터 군의회에도 비례대표 의원이 처음으로 생깁니다. 5·31 지방선거에서는 군의원 비례대표 후보의 절반을 여성으로 추천해야 합니다. 저는 민주당 안팎의 훌륭한 여성 몇 분을 놓고 4개월 이상을 고민했습니다. 당 간부들과도 여러 차례 논의했습니다. 특히 당내 여성들을 많이 생각했습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저는 원칙으로 돌아가서 생각하고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정당과 민주당 당헌이 비례대표의 절반을 여성에게 할애하도록 규정한 취지를 다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군의회에도 여성의 목소리를 반영함으로써 조금이라도 여성의 고통을 덜어드리고 여성의 권익을 신장시켜 드리자는 것이 그 취지일 것입니다. 그 취지에 부응하려면 아무래도 여성운동의 경험과 식견을 가지신 분이 바람직하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여성당직자 중에 그런 분이 계신다면 그 길이 최선이라고 보았습니다. 저는 그런 방향으로 여러 날을 생각했습니다. 그 중의 몇 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간접적으로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습니다. 다수 군민이 동의할 것인지도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당사자도 저도 자신을 갖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태옥씨를 비례대표로 모시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 생각도 몇 주일을 숙성시켰습니다. 그러다가 믿을만한 사람을 이태옥씨께 보내 우리의 뜻을 전하고 그분의 의사를 여쭈었습니다. 그러나 회답은 뜻밖이었습니다. 이태옥씨는 우리의 제안을 사양했습니다. 아동복지시설을 이제 막 시작했기 때문에 군의원으로 일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정 그렇다면 다른 좋은 분을 추천해 달라는 우리의 요청에 이태옥씨는 사회운동의 동지이자 친구인 홍경희씨 등 두 분의 여성을 천거해 주셨습니다. 홍경희씨에 대해서는 농민회와 장애인협회가 이미 추천한 터에 이태옥씨도 천거한 것입니다. 그런 보고를 받고 저는 이태옥씨를 직접 만나 뵙기로 했습니다. 지난주에 저는 이태옥씨가 이제 막 시작했다는 아동복지시설을 방문해 이태옥씨를 뵈었습니다. 이태옥씨는 부드러웠지만 분명했습니다. 민주당에서 비례대표 군의원 후보를 제안해 준 것은 감사하지만, 불과 2개월 전에 시작한 아동복지시설을 그만 두고 군의회에 진출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정중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홍경희씨라면 소외된 분들을 위해 훌륭하게 일하실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저는 감동했습니다. 공천에 집착하고 비례대표 후보에 욕심을 내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마음(인지상정)이기 때문에, 이태옥씨의 경우는 저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저는 또 다른 눈으로 이태옥씨를 보게 됐습니다. 비로소 저는 이태옥씨를 무서워하기보다 존경하게 됐습니다. 이태옥씨가 시작한 일이 궤도에 오르도록 최선을 다해 돕고 싶어졌습니다. 앞으로도 이태옥씨가 시작하신 일을 관심 있게 주목하기로 혼자 다짐했습니다.
칼럼
남도일보
2006.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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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 선거와 학습효과 김영철 교수 최근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언론사가 벌이는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하는 기사에는 학습효과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즉 최근 불거진 공천관련 돈거래나 당 중진들이 관련된 추문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요지부동인 이유 중 하나가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지성향 유권자들이 지난 선거로부터의 학습효과를 통하여 단단하게 결집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 두 번의 대선과 총선에서 대세론에의 안주와 설마하는 방심이 패배를 좌초했던 쓰라린 경험을 학습의 기회로 삼아 다가올 선거에서는 기필코 반복하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 정당의 지지도가 정당의 정책적인 차별성과 공과(功過)보다는 아직도 감성적인 요소에 의해 좌우되는 후진성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을 떨칠 수 없다. 하지만 학습효과는 현재의 정치상황을 잘 설명해주는 함축적인 단어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사실 박빙의 승부를 펼친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호남표의 결집도 수 십년간 정치적 그리고 경제적으로 소외와 차별을 경험한 호남인들이 일종의 학습효과를 발휘하여 선택과 집중의 지혜를 발휘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학습효과는 현재의 집권여당에게는 악몽의 단어가 될 지도 모른다. 강금실, 진대제라는 두 스타 장관을 영입하고도 수도권에서 좀처럼 지지율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5·31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호남민심의 척도가 되는 광주의 민심을 얻기위하여 안간힘을 쓰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호남 민심이 쉽게 열린우리당 쪽으로 돌아설 것 같지는 않다. 탈호남을 통하여 전국정당으로 성장하고자 했던 집권여당이 좀처럼 돌아서지 않는 전국 민심을 뒤로하고 호남표 결집을 통한 지방선거에서의 승리를 위하여 또 다시 광주의 기적을 구걸하는 전략에 정치의식이 높은 광주·전남의 민심이 얼마나 공감할 지 미지수이다. 바로 지난 3년의 경험으로 배우고 익힌 학습효과가 호남민심을 붙잡고 있을지도 모른다. 대선 캐치프레이즈로 배신의 정치를 청산하겠다던 노무현 대통령은 당선 되자마자 자신을 후보로 선택한 광주의 민심과 당을 뒤로하고 세계정치사에 전무후무한 배신의 정치를 몸소 실천하였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자신이 타도의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세력과 연합하여 정권을 잡은 후에 호랑이를 잡기위하여 호랑이 굴로 들어왔노라고 하였다. 결국 호랑이를 잡았는지 호랑이에게 먹혔는지는 역사가 판단할 일이다. 반면 자신이 대통령이 되기 위하여 이용하였던 정당을 부수고 나와 과연 노무현 대통령은 무엇을 잡고 이뤘는지 궁금하다. 전통적인 개혁세력은 분열되고 무능한 집단으로 매도되고 있으며 지리멸렬해진 것이 현 주소이다. 현재의 여당은 기존의 정통개혁세력을 와해시키고 자신들마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지방선거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진퇴양난이라 할 수 있다. 야당의 지지자들은 학습효과로 견고하게 단결되어 있고 지지기반이었던 호남표는 또 다른 학습효과로 쉽게 여당의 구애를 받아줄 것 같지도 않다. 선거때만 표를 얻기 위하여 반 한나라당 정서를 자극하고 광주정신 5·18정신을 이용하다가 선거가 끝나면 호남을 부담스러워하는 지금까지의 집권층의 행태로는 광주 유권자들의 마음을 다시 잡기 어려울 것이다. 식상한 선심공약과 구애전략을 펼치기 보다는 지난 과오를 겸허하게 반성하고 환골탈태하는 정신으로 광주, 나아가 호남으로 대표되는 개혁세력의 대통합과 재집권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실천하는 길만이 돌아선 민심을 되돌릴 수 있지 않을까.
칼럼
남도일보
2006.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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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을 바라보며]또 다시 ‘백기사’가 필요하다 고유가(高油價)와 환율 하락으로 지역경제에 비상이 걸리자 광주시가 팔을 걷고 나섰다. 지역기업부터 살려놓고 보자는 범(汎)시민운동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기왕이면 지역업체들의 생산제품을 구입해주자는 대(對)시민 호소인 셈이다. 해당 기업들을 돌아가며 도와주는 릴레이성 캠페인이라고 한다. 그 첫 대상이 광주 지역경제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기아車다. 광주 기업의 대표주자라고는 하지만 지난 2003년에 이어 벌써 두번째 ‘사주기 운동‘이다. 지난달 출시된 뒤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뉴 카렌스‘의 ‘백기사(白騎士)‘로 시민들이 나서야할 판이다. 지난달말 자동차 판매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4%나 감소됐다니 기아車로서도 힘겨울 것이다. 같은 자동차 생산도시인 울산은 현대차 구입비율이 68%나 되는데 광주는 겨우 27.3%에 불과하다니 문제라면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기아차를 사주자는 취지에 반대하기란 쉽지 않다. 또 지역경제를 살려야 한다는데 동참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 그러나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다. 거듭되는 기아차 돕기에도 불구하고 기아가 이 지역을 위해 과연 무엇을 했는가 하는 점이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 등은 기업 고유의 역할과 기능이다. 그들이 시민들을 정서적으로 껴안기 위해 시도한 게 무엇인지 묻고 싶은 것이다. 가는 정이 있으면 오는 정도 있어야 하는 게 세상사의 간단한 이치다. 차량구입 비율에서 광주와 대비되고 있는 울산의 경우만 보더라도 그렇다. 울산에선 최근 110만평이나 되는 울산대공원이 개장됐다. 도심공원으로서는 전국 최대 규모다. 용인 에버랜드보다 두배가 넘는다. 또한 103만평 규모인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보다도 크다. 이 공원은 1995년 당시 울산시와 SK그룹 간의 약속에 따라 시작됐다. 울산 시민들의 성원으로 성장한 대기업이 이에 보답하는 의미로 이 공원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돌려준 것이다. 총 공사비 1020억원을 SK가 모두 부담했고 완공과 함께 울산시에 기부했다. 그런데 대공원 착공 얼마후 IMF가 터졌다. SK 내에서 "우리가 죽을 지경이니 사업을 뒤로 미루자"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조규향 당시 SK㈜ 사장 등은 ‘시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고 한다. 고비는 또 있었다. 공사가 진행중이던 지난 2004년 SK가 소버린으로부터 경영권을 위협받게 됐다. 이번엔 울산시민들이 나섰다. ‘SK㈜ 주식 10주씩 사주기 운동‘이 벌어진 것이다. SK가 아무리 대기업이라해도 10년을 한결같이 매년 100억원씩 대기란 버거운 일이다. 공원을 지어준다고 당장 기업이 무슨 이득을 보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SK는 10년 동안 꾸준히 공원을 만들어왔다. ‘주식사주기 운동‘은 SK의 진정성(眞正性)에 대한 시민들의 보답이 아니고 무엇이랴. 한번 만든 공원은 수십 수백년을 간다. 공원이 존재하는 한 울산시민은 SK에 대한 고마움을 잊을 일이 없다. 회사 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모습처럼 아름다운 것은 없다. 만약 이곳을 SK가 다른 기업주들처럼 그저 치부(致富)의 수단으로 삼아 아파트를 짓든가 상가의 용도로 썼더라면 지금과 같은 휴식 및 녹색공간은 남아있지 않았을 것이다. 과연 기아車나 릴레이의 다음 주자로 대기중인 여타 지역기업들이 광주에 남긴 것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혹시 기아와 관련해선 생산라인이 멈추느니 마느니 하면서 지역민들을 긴장시켰던 썩 유쾌하지 못한 기억밖엔 없는 게 아닐까. 그래도 아마 광주시민들은 기아뿐만 아니라 이 지역 기업들의 ‘백기사‘가 되길 마다하지 않을 게 틀림없다. 옳다고 믿는 일과 힘을 합치는 일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기업들이나 종업원들도 이제는 광주를 위해 조금은 멋진 발상과 아름다운 기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칼럼
최혁
2006.05.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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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시론] 지역 축제는 어떻게 성공하는가-한 강 희 교수 꽃의 물결이 연초록 이파리로 변신을 서두르는 좋은 계절이다. 이 싱그러운 계절 5월에 남도는 온통 축제 분위기로 넘쳐나고 있다. 지자체들은 저마다 특산품을 활용한 특화된 축제를 개발해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 살거리를 보기 좋게 진열하고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많은 축제들이 예전에 비해 일정한 수준을 넘어 예의 관광의 필요충분조건을 구비해 나가고 있음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그 중에서도 전남도 차원에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담양의 대나무 축제, 함평의 나비 축제, 보성의 다향제 등은 한국을 대표하는 축제로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 축제가 한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거듭나고 있는 이유는 주 5일제 근무로 인한 삶의 질 향상과 더불어 비롯된 ‘웰빙 선호’ 가치관, 온라인 네트워크의 소통성과 오프라인 교통망의 접근성, 여가산업에 대한 인식의 변화 등 최근의 사회적 흐름 외에도 남도 특유의 문화예술 혼맥, 천혜의 자연경관, 지역 인바운드 제고를 겨냥한 세련된 글로벌 문화상품화 전략 등 여러 가지가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더욱 다행스런 사실은 축제관광이 더 이상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시민의 일상적인 여가 형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시점에서 관광으로서의 축제, 축제로서의 관광상품이 어떠해야 바람직한가를 진단하고 모색의 지표를 설정해보는 것은 매우 유용한 일이다. 최근 축제 현장에서 보고 느낀 바를 중심으로 몇몇 대안적 의견을 제시해 본다. 우선 축제는 주민이 함께 만들고 즐기는 ‘신명의 마당’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 주민에게 위락을 제공하지 못하고 생산성이 동반되지 않는 축제, 이해관계로 얽힌 특정 집단이 주류가 된 축제는 생명력을 보장할 수 없다. 민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시민들은 동계 올림픽을 거부한 바 있다. 이제 실험을 거쳐 정착 단계에 이른 지자체 제도의 장점을 잘 살린다면 ‘축제와 관광’ 부문만큼은 인근 지자체와 연계해서 개발하는 광역행정을 시도할 필요도 있다. 이는 참가 연인원을 늘려 지역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고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우선 남도 예술과 판소리 등 성격이 유사한 축제를 3~4개 지자체가 윤번제로 개최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두 번째는 축제 기간에 한몫 챙기겠다는 상혼을 일체 차단하고, 오히려 저렴한 가격으로 지자체 특화상품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입점 부스에 대한 세금을 줄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여느 축제와는 다르게 성공사례로 기록되는 축제인데도 얌체 상혼이 여전해 방문을 꺼리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축제의 최신 형태인 체험형 축제에 관한 문제다. 이른바 팸(Fam) 투어가 전통문화체험, 농촌체험, 생태체험, 레저체험이란 이름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추세다. 담양 대나무 축제를 실례로 들자면 대나무로 뗏목을 만들어 타고, 대나무로 만든 길을 걸어보고, 대나무를 활용해 온갖 상품과 음식을 만드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체험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지역의 이미지가 형성되고 신상품으로서의 시너지가 동반되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체험형 축제가 참가자의 관심을 끌려면 보다 치밀한 분석과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 지나치게 이색적 취향을 드러내 거부감을 드러낼 우려도 안고 있기 때문에 선진사례에 대한 벤치마킹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광역행정 단위인 도 차원에서도 해당 축제에 대한 관리와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특히 지역간 광역 연계 개발을 유도하고, 지자체 전체 축제상품에 대한 홍보도 강화해야 한다. 내남없이 우리 문화 정체성의 정수가 남도의 문화예술에서 뿌리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차제에 민족문화예술의 아이덴티티 회복을 목표로 대승적 차원에서 수도권 및 인천공항에 ‘남도문화예술센터’를 구축할 것을 제언한다. 단언컨대 수도권의 경우는 ‘남도문화예술 교육메카’의, 인천공항의 경우는 ‘남도문화관광 홍보허브’의 전진기지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칼럼
남도일보
2006.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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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대순의 세상보기] 한 임산부 여학생 생각 톨스토이의 조혼론은 그의 도학적인 인륜 도덕의 믿음과 관계된다. 그의 인생론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조혼은 성의 문란을 예방할 수 있고 따라서 사회의 안정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거기에 건강한 젊은이가 낳은 아이는 건강하고 우량종일 가능성이 많으니 그것은 국력을 위하여서도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오늘 그 조혼론은 시대착오도 이만저만 한 것이 아닌 것이 사실이지만, 그러나 요즘 한국의 저출산이 국가 재앙의 수준이라니 이를 연상하는 것은 크게 어긋나는 생각은 아니다. 아침에 신문을 읽다가 괌을 여행하면서 들은 이야기가 우연히 생각났다. 괌에는 여고생 가운데 어머니가 많다는 것이다. 그 때만 하더라도 우리는 가족계획이 아직 공감을 얻고 있던 때라 그 이야기가 별로 관심이 가지않아 자세히 알아보지 않았으니 실정을 알 수 없으나 듣기로는 아이를 낳으면 그 출산비로 대학까지 공부시켜 준다는 정책 때문이라고 하였다. 대학 학비 뿐 아니라 아기 양육과 교육은 국가가 담당한다니 아이 낳은 일이 가히 국가 유공자 대우에 해당한다. 우리에게 그럴 돈이 어디 있는가. 돈이라면 방법이 없지 않다. 부패지수 세계 48위를 역이용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것은 춘향전의 변사또가 좋은 스승이 된다. 부자를 불러 들여 털면 대개 실패가 없을 것이고 아니면 짐작하고 무조건 매질하면서 ‘너의 죄를 네가 알것다’ 하면 방법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밖에 세금 폭탄이라는 말도 암시적이다. 도를 넘는 헛소리 같지만 독도를 지키는데 애국심만 가지고 될 일이 아니며 유사시에 죽어 줄 머리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람의 머리수를 불리는 방법으로 황우석의 복제술에 기대해 보기도 했지만 그것도 국운이 따르지 않은 모양이다. 내 말이 너무 진실성이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러나 나의 장난이 요즘 돌아가는 세상을 풍자한기엔 아직 멀었다. 젊은 날 나는 임신부를 만나는 일이 어색하였다. 임신이 부끄러운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 편견을 바로 잡은 것은 또 다른 견문 때문이었다. 81년 미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같은 교실에서 임신한 한 여학생과 이웃이 되면서 나의 그 편견은 자연스럽게 소멸되었다. 다른 학생의 아내인 그 여학생의 태도는 너무 자연스러웠고 너무 인간적이었다. 그 사람도 얼굴에 기미가 끼어 있었고 몸놀림이 힘들어 보였지만 임신을 원망하는 눈치가 아니었고 주변의 다른 학생들도 아낌없이 그를 돕고 있었다. 그 여학생이 지금 어떻게 살 것인가 나는 조금도 궁금하지 않다. 미국에는 그런 어머니가 많기 때문이다. 즐거운 경험은 경험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과거에 불과하다. 하나의 경험이 과거가 아니라 의미를 갖는 경험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경험이 고생스러워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익을 추구하고 편리함을 이상으로 생각하는 오늘의 시대에 그 말은 가난을 강조하는 사람만큼이나 시대착오로 취급된다. 오늘 가난은 아무런 답이 되지 않는다. 가난 뿐 아니다. 고생도 마찬가지다. 일부러 고생한 사람은 그 진실을 아무도 이해하지 않는다. 이어령의 새 책 ‘디지로그’를 읽었다. 말에 나타난 뿌리 깊은 한국인의 원형적 사고방식이나 생활양식에 대한 그의 해석에 박수를 보낸다. 오늘 저출산의 문제 등 우리의 국가재앙 수준의 위기는 이기적이고 안일을 좇는 서양사상을 따르면서 생기는 불가피한 재앙이다. 그 것이 비록 가난하고 고생스러웠던 시대의 것이고 아나로그 시대의 낡은 것이라 하더라도 그 소중함을 회복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일정한 희생과 고생은 불가피하다. 오늘 가정 파괴의 위기를 설명하는데 결코 민주주의의 발전이나 여권의 신장이 그 명분이 되지 않는다고 나는 생각한다. 초년고생은 사서라도 한다는 위대한 우리의 속담을 나는 믿는다.
칼럼
남도일보
2006.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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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 FTA의 Win-Win 전략-강영태 지회장 최근들어 한·미 FTA를 둘러싼 이해집단간의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이번 한·미FTA협상과 관련하여 가장 이슈화되고 있는 부분은 스크린쿼터이다. 헐리우드로 대표되는 미국의 영화산업의 한국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미국측은 우리나라의 스크린쿼터를 문제삼아 스크린쿼터의 축소를 요구하고 있고, 우리정부도 미국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스크린쿼터를 축소할 계획이다. 이에 한국영화인들은 연일 일인시위와 함께 대정부투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개방에 따른 이해집단과 정부간의 충돌은 과거 한·칠레FTA에서도 농민과 정부간에 벌어졌고, 그 상처는 아직도 남아 있다. 그런데 세계화시대에 시장규모가 협소하고, 부존자원이 부족하여 수출지향적인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우리상품을 외국에 지속적으로 수출하려면 우리도 외국상품을 수입해야 된다. 즉, 우리시장을 개방해야 된다. 한·칠레FTA협상에서는 우리의 농산물시장을 개방하고 중남미 진출의 거점인 칠레의 가전시장과 자동차시장에 용이하게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였다. 이번 한·미FTA협상에서도 우리의 영화시장을 개방한 대신에 우리는 세계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에 우리의 주력상품인 자동차, 전자제품 등을 지속적으로 수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려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가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한·중·일FTA도 조속히 추진해야 된다. 정부가 21세기 국가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는 동북아 비즈니스 국가건설의 핵심은 광양항과 부산항을 동북아 허브항만으로 육성하여 우리나라를 동북아 물류중심국가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동북아 물류중심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대규모 항만개발 뿐만 아니라 상품과 서비스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과 FTA를 체결해야 된다. 한중일 FTA협상시에도 시장개방으로 인한 이해집단의 시장개방 반대투쟁은 벌어질 것이다. 즉, FTA협상을 둘러싼 이해집단과 정부의 마찰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생길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살고 있고, 참여해야 되는 국제통상환경은 WTO로 대표되는 다자주의와 FTA로 대표되는 지역주의 등에 의해 시장개방이 가속화되고 있다. 즉, 생존을 위해 시장개방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140개국이 넘는 WTO회원국중에서 FTA협정을 체결하지 못한 나라는 대만 정도이다. 모든 나라들이 FTA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국제통상규범내에서 지속적인 무역확대를 위해서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대외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 FTA확대는 절실하다. 문제는 시장개방으로 피해를 입게되는 이해집단을 어떻게 설득하고,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이다. 그런데 정부가 그동안 내놓은 대책들은 근시안적이고 임시방편적인 수준에 머물렀고,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마저 잃었던 점이 문제이다. 따라서 정부가 가장 시급히 해야 될 일은 솔직함 속에 대국민합의를 이끌어 내야 된다. 또한 가장 효과적인 방어는 공격이라는 말처럼 이제 우리기업들도 FTA협정을 통해 확대된 세계시장에 당당히 진출하는 적극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된다. 협상은 이기고 지는데 목적이 있지않다. 훌륭한 협상은 서로간의 갈등을 인정하고, 갈등의 원인을 객관적으로 분석한 후 서로가 양보하여 합의점을 찾아 모두가 Win-Win하는 것이다. 정부와 이해관계자 모두 국익이라는 거시적 측면에서 모두가 승리할 수 있도록 먼저 무엇을 얻을 것인가 보다 무엇을 양보하여 합의를 도출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칼럼
남도일보
2006.05.09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