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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파일]‘공직자의 봄’ 언제오나…-오치남/제2사회부장 ocn@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이 와도 봄같지 않더라). 다소 상투적인 고사성어로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5·31지방선거를 앞둔 우리 지역 공직사회에 빗대도 될 것 같아 씁쓸하다. 모든 공직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부 공무원들의 선거 개입 작태를 보면 ‘공직자의 봄’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 아니 스스로 ‘봄날’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든다. 지방선거가 코앞에 닥치면서 전남 일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특정 정당에 가입하는 등 불법 선거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목포·여수·순천 등 시단위 공무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전남도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목포시 공무원 28명이 민주당에 입당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가운데 2명이 형사입건됐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 5일 여수시 공무원(일용직 포함) 23명도 지난해 민주당에 입당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날 5급 간부 2명을 포함한 29명의 순천시 공무원도 민주당에 입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원명부 대조 결과 지난 9일 현재 민주당에 입당한 공무원은 모두 80명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공무원 대다수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발뺌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을 곧이 곧대로 믿을 사람이 과연 몇명이나 될까. 지방 공무원이 특정 정당에 입당했다 적발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하는데도 말이다. 이들의 입당 진위는 검찰 조사 결과 밝혀질 것이다. 그리고 법에 따라 상응한 대가를 치러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문제는 이번에 적발된 것보다 더 광범위하게 공무원들의 선거 개입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노골적으로 특정 후보 지지를 부탁하는 등 곳곳에서 불법 선거 운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지난 5일 전체 직원들에게 지방선거 분위기에 편승말라는 특명을 내렸다. 박 지사는 이날 가진 4월 중 정례조회를 통해 “선거 분위기에 흔들리지 말고 주어진 직무와 소임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박광태 광주시장도 지난 2월 “공직자들은 선거와 정치에 관심을 갖지 말고 어떠한 경우에도 흔들림없이 업무에만 매진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선거에서 엄정 중립을 지켜야 할 공무원들이 정당법과 지방공무원법을 위반하면서 특정 후보 지방자치단체장 만들기에 나선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갈수록 도(度)를 넘어서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주범 가운데 하나란 비난까지 받아 지방공무원들의 선거 개입이 커다란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지방공무원들이 선거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것은 ‘과잉충성’을 통해 자신들이 모실 단체장 당선에 앞장설 경우 사후 보상을 받기 때문이다. ‘과잉 충성=승진 보장’이란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충성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 피해는 너무 크다. 당선 후 취임하면 자연스레 ‘기초자치단체장 공화국’을 만든다. 공직사회는 ‘조직 논리’가 아닌 ‘단체장 입김’에 따라 움직인다. 오죽했으면 ‘민선 기초단체장 무용론’까지 나왔을까. 이젠 무한 경쟁에서 뒤쳐진 기초자치단체는 살아 남을 수 없다. 충성심보다 탁월한 업무 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공직자들이 가장 큰 자산임을 단체장 모두가 깨달아야 한다. 이번 선거부터라도 지방공무원들의 의식 전환이 절실하다. 선거에서 엄정 중립 의무를 지키면서 자신의 일에만 매달리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단체장도 선거판에 기웃거린 직원에 대해선 인사상 불이익 등 엄벌에 처해 ‘정치 공무원’을 뿌리뽑길 바란다. ‘지방공무원의 봄’은 공직사회 스스로가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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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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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 WBC 대회가 남긴 교훈 -김영철 교수 얼마 전 끝난 WBC(World Baseball Classic) 대회에서 한국과 일본의 야구 국가대표팀은 양국국민들에게 자긍심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안겨주는 세 번의 명승부 전을 펼친 바 있다. 이번 제1회 WBC 대회는 미국이 야구 종주국으로의 위상을 과시하려던 당초 희망과는 달리 세계에 아시아 야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각인시켜 준 무대가 되었다. 반면, 한일 양국에게는 세계대회 우승과 4강이라는 화려한 성과 못지않게 값진 교훈을 안겨주었다. 스포츠경기에서 뿐 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승부의 세계에서는 사기나 자신감은 실력과 더불어 승리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는다. 대개의 경우 비즈니스나 스포츠 세계에서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은 지도자들은 팀에 활기와 사기를 불어넣는데 탁월한 능력의 소지자들이다. 하지만 이번의 WBC 대회에서는 상대팀을 비하하면서 얻는 사기진작과 교만에 가까운 자신감이 패인의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는 교훈을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특히 한일 양국의 세 경기에서는 시합 전 상대팀과 국민의 감정을 자극한 언행을 한 팀이 underdog(열세 예상팀)으로 평가되던 상대팀에 결정적인 동기부여를 제공하며 패배를 자초하고 말았다. 아시아 지역예선 한일전 이전에 불거진 이치로 선수의 한국팀 비하 발언은 한국팀을 분발시키는 자극제가 되어 일본에 쓰라린 패배를 안겨주는 결정적인 원인 제공을 하였다. 1차전에 이어 미국 본선 2차전을 앞두고도 일본팀과 여론은 1차전의 패배를 심정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치욕 운운하며 2차전에서 본 때를 보여주겠다는 태도로 일관하였다. 반면 한국팀의 분위기는 2차전에서 마저 이겨 1차전의 승리가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고자 결의에 차 있었고 경기에서 결국 이를 입증하였다. 이 때까지는 한국팀의 완전한 KO승으로 귀결되는 듯 하였으나 미국의 예상치 못한 패배로 일본은 기사회생의 기회를 다시 얻을 수 있었고 상황은 달라졌다. 4강전 이전까지 underdog으로 평가받던 한국이 이제는 유일한 무패 팀으로 다른 팀들의 경계대상 1호로 떠오르고 급기야 일본은 underdog가 되어 한국팀을 맞이하여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참담한 상황에서 배수의 진을 치는 각오로 한국과의 3차전을 맞이하였다. 거기에 2차전 한국의 승리이후 투수마운드에 우리의 태극기를 꼽는 축하 뒤풀이를 지켜본 일본선수들의 심정이 어떠했으리라는 것은 짐작하고 남음이 있다. 참담함 그 자체였을 것이다. 일본선수들의 3차전에 임하는 결의는 한국팀이 1차전에 임하면서 보여준 것 이상이었을 것이다. 결국 한국과 일본은 상대팀으로 부터 국민적 감정을 자극하는 언행을 주고 받으며 전의와 결의를 다져 결국 승리를 이끌어 내는 동력을 찾아냈고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양팀이 국가적 경쟁심리나 실력에 못지않는 스포맨십과 매너 또한 세계에 보여주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일본팀의 경우 더욱 그렇다. 스포츠 경기에서 승자가 패자에게 격려와 위로를 보이는 것은 참다운 스포츠맨십이며 아름다운 모습이다. UN 상임이사국 진출을 바라는 일본이나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국제적인 위상이 점점 커가고 있는 한국이 스포츠에서도 문화 선진국민으로서 면모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제 2회 WBC 대회에서는 양국 대표팀이 상대팀을 서로를 존중하고 칭찬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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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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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공천’의 백미(白眉)는 지난 1990년 김대중 평민당 총재가 영광·함평 보궐선거에서 보여줬다. DJ는 당시 경북 출신인 영남대 이수인 교수를 공천해 당선을 이끌어냈다. 3당 합당으로 지역감정이 팽배했을 무렵이어서 대단한 결단이란 평가가 대세였다. 어쨌든 이 전략공천은 DJ의 끈질긴 동진책의 첫 신호탄이었다. 그리고 이는 향후 두자리의 지지율을 영남에서 끌어내는데 한 몫을 해냈다. 최근에도 정치권에선 이 공천의 작품성(?)을 인정할 정도다. 한마디로 정치에 ‘감동’을 삽입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지역 일각에선 DJ의 횡포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밖에선 호남에 대한 DJ의 영향력을 들먹이며 ‘결과를 내다 본 대권전략’으로 폄하하기도 했었다. 이 지역 지방선거에선 지난 1995년 동구청장의 경우가 꽤 돋보이는 공천이었다. 당시 상황으로 보면 민주당 공천은 말 그대로 ‘따놓은 당상’이었다. 공천장은 그대로 임명장이나 마찬가지던 시절이었다. 당연히 엄청난 특별당비에 정치헌금이 공천의 전제 조건이다시피 했다. 1기 단체장을 하려는 정치인 출신이나 재력가들이 줄을 섰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동구 지구당위원장이던 신기하 의원은 경험있는 행정 공무원을 ‘전략공천’했다. 박종철 전청장이 주인공이었다. 느닷없이 공천티켓을 받아든 박 전청장이 신의원에게 헌금액수를 물었을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신의원은 선거나 잘 치르고 행정이나 잘 보살펴달라며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신의원은 오히려 선거비용을 걱정해주었다는 것이다. 이른바 ‘전략공천’이란 당의 지지세가 매우 약한 지역이나 당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지역에 한해 경선 과정을 생략하고 당내 공천심사위에서 일방적으로 추천하는 것을 이른다.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바로 그 전략공천에 대한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번 민주당이 광주시내 일부 구청장 후보들을 행정관료 출신 엘리트들로 전략공천한 것을 두고 내홍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왜 공정한 경선을 하지 않았느냐는 반발이다. 상향식 공천이야말로 민주적인 후보선출의 정점이라는 논리다. 이러한 주장에 일정한 명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당내 경선의 효과에 대해 이론도 적지 않다. 특히 정치 일선에 있는 국회의원들이 체험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 많은 지적들을 한다. 들어가는 돈도 돈이지만 인기영합과 대중추수의 과도기적 현상이 문제로 등장했던 경험이 결코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내 경선실험은 참여대상의 제한으로 인해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 일부 의원들은 사석에서 경선때문에 지방선거에서 실패했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경선이 지역 토호들의 무대로 왜곡됐다고 못마땅해 하는 경우들도 있다. 그러나 어쩔 수없이 명분에 밀려 경선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하는 의원들도 있다. 그 결과 이 지역은 벼라별 웃기지도 않는 단체장들을 수없이 참고 지켜봐야만 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정치인 출신들이 들어앉은 지자체들은 확률적으로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스무곳의 기초단체장 가운데 무려 아홉곳을 행정관료로 뽑았던 경남지역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결국 전략공천의 가장 큰 문제는 정치판의 신뢰부족이다. 전략적으로 공천권을 행사한 리더의 진정성을 믿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곧 리더십의 위기로 연결된다. 우리네 정치무대에서 ‘3김 정치’가 퇴장한 후 이같은 현상은 더욱 극심하다. 3김이 꼭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평소부터 당을 공정하게 이끌어온 리더라면 그가 전략공천을 하든 하향식 공천을 하든 별 잡음이 생길 리가 없다. 이 대목을 당 지도부가 반성했다면 이번 민주당의 전략공천은 그리 탓할 게 못된다. 그래도 지자체의 지휘관은 능력있는 행정가들의 몫이어야 된다는 신념으로 지역 인재를 발굴한 민주당이 그래서 뒤늦게 철들었다는 말도 듣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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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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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종착역이야~.” 오늘 ‘신문의 날’ 50주년을 맞아 기념 공모한 포스터 대상작 카피문구다. 좀 더 설명을 붙이자면 지하철을 탄 한 학생이 신문을 펼쳐 열심히 읽고 있는 데 역무원이 하차 할 시기임을 넌지시 알려주고 있다. 이 짤막한 촌철(寸鐵)의 문구는 흥미로운 시사점을 던져준다. 여기에는 활자매체로서 우리 신문이 추구해야 할 활로가 어디에 있는지를 암시해 주기에 충분하다. 주지하다시피 우리가 호흡하는 동시대를 일러 지식정보화 시대, 다매체-다문화시대, 글로벌-인터넷시대 등으로 호명한다. 이러한 호명의 행간에는 세상의 흐름을 이해하고 분석, 예측할 수 있는 판단력과 통찰력을 주는 정보습득 없이는 건전한 사회생활을 담보할 수 없고 성공하기 힘들다는 뜻이 내재돼 있다. 인터넷 온라인이 요동치는 것과는 무관하게, 저널리즘과 관련된 많은 학자들이 한결같이 “종이책과 종이신문은 인류의 운명과 함께 할 것”이라 말하고 있다. 신문만큼 세상의 흐름을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판단력과 통찰력을 주는 미디어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 신문 산업의 매출액이 최근 연간 대비 20% 증가한 것은 이를 반증하는 좋은 사례다. 혹자는 활자 및 출판인쇄 산업이 사양산업으로서 인터넷에 밀리는 형국이라 딴죽을 걸기도 한다. 하지만 마셜 맥루한이 “미디어는 메시지”라고 설파한 이후, 산업사회에서 고도 지식정보화 사회에 이른 오늘에 이르기까지 신문은 여전히 ‘미디어의 꽃’으로 꿋꿋이 군림하고 있다. 활자매체와 영상매체의 속성은 많이 다르다. 동적 속성을 갖는 영상매체는 속보성과 생동감, 짜릿한 감각적 터치를 무기로 시청자를 수동적이고 기계적 인간으로 무기력하게 만들어 이성과 사고를 획일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비해 정적 속성을 갖는 활자매체는 독자의 능동적인 참여를 요구하며 이성적인 판단과 심층적인 분석을 기저로 상상력의 장으로 인도한다. 특히 기고 등을 통해 글을 쓰는 입장에서 신문은 자신의 내면적 언어를 생산적인 사회적 언어로 확장할 수 있는 소통과 성찰의 창구가 되기도 한다. 한편 인터넷을 매개로 한 글쓰기는 형식보다는 내용 지향의 전달성, 흐름과 사유보다는 직관과 감각적 이미지, 사변의 여유가 담긴 장문에 비해 단문성 댓글 취향을 보인다. 인터넷 시대의 글쓰기는 작문이 쉬워지고 정형을 탈피해 양식이 다양화한 점은 고무적이지만, 재미와 경박한 표현이 주류가 되다보니 사고가 단편적, 일률적이고 활자에서 느끼는 잔잔한 감동을 찾아보기 힘들다. 과연 시대 흐름을 선도하는 영상-방송매체에 비해 활자매체인 신문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가, 게다가 확산일로에 있는 인터넷 뉴스 포털에 비해 차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가. 아마도 포스터 속의 광고카피가 지향하는 것은 우리네 삶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알찬 정보를 제공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있을 것이다. 하지만 ‘종이신문은 종언을 고하지 않을 것’이라는 야무진 낙관은 전자신문의 장점을 접목하려는 노력이 선행될 때 유효하다. 종이신문이 가진 지적 수월성과 분석능력, 수미일관된 논리 전개는 인터넷 시대의 글쓰기에도 여전히 통용된다. 최근 대학입시 교과목으로 일대 붐이 일고 있는 논술교육, 여기에 초점을 맞춘 신문활용교육(NIE)은 종이신문의 장점을 주목한 결과다. 많은 인터넷 뉴스포털사가 인터넷-모바일 흐름에 편승해 동영상 뉴스를 탑재, ‘원 소스- 멀티 유스’를 지향하며 뉴스의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러므로 신문도 기사 호환(공동 포털)에 보조를 맞춰야 할 시점이다. 신문이 시대가 요구하는 최적의 체제에 꼭 맞는 의장을 입힌다면 대다수 독자들은 종착역인지 모른 채 여전히 ‘신문 삼매경’에 빠질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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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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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대순의 세상보기] 세계를 우는 무등산 산새의 울음 4월 3일자 금주 타임지 커버스토리는 지구 온난화 특집이다. 북극곰이 얼음 조각 가장 자리에 서서 겁을 먹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북극 얼음 벌판이 녹고 있기 때문에 먹이 사냥을 위해 물 속에 든 곰이 적당한 시간에 올라설 얼음 조각이 없어 익사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모양이다. 잡지를 넘겨보면 에티오피아 사막에서 수없이 소 떼가 방황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 지구 온난화로 사막이 늘어나고 소 떼들이 물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 장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의 모습이다. 81년 미국 오하이오 데니슨 대학에 가 있을 때 아직 여독도 가시지 않은 나를 초청자인 스톤버나 교수가 한 모임에 안내하였다. 그 자리는 교수나 학생 그리고 지역 인사들로 구성된 자유로운 시 창작 교실이었다. 처음엔 돌아가는 대로 지켜보다가 주변의 권고도 있고 호기심도 생겨서 참여하게 되면서 나는 ‘미국에서 노자를 읽다’라는 제목의 시 한편을 써서 발표하게 되었다. 그 시는 미국에서 만난 미국 문화에 대한 나의 인상을 적은 것이다. 한 강의실에서 노자가 토론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미국과 노자가 아무 모순 없이 공존하고 있는 현장이 나에게는 무척 역설적으로 생각되었다. 나의 그 시 안에 ‘대륙의 자살’이라는 말이 들어 있다. 너무 크고 너무 강하고 너무 빠르고 너무 많고 너무 편리하고 한 미국 문화가 처음에는 너무 두렵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로 정신이 들면서 화가 났다. 어렸을 적부터 동양, 그러니까 한국에서 내가 배운 것은 조용하고 중용을 지키고 나서지 않고 욕심 내지 않고 작은 것에 만족하고 자기 성찰을 하면서 사는 것이 도리라고 배웠다. 그런 사고방식이 미국에서 휴지조각이 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창작 교실에 참여한 한 시인이 ‘대륙의 자살’ 가운데 그 대륙은 어디를 가리키는 것이냐고 물었다. 나는 그것이 미국이라고 말했다. 지난 연말 나는 새 시집을 내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드렸다. 그 가운데 서울대학 영문학 교수인 김성곤이 들어 있다. 그는 미국에서 공부한 성공적인 학자의 하나로 자기가 전남대학 영문학과에서 공부한 것을 늘 자랑스럽게 말하는 사람이다. 내가 보낸 시집에 대한 답에서 그는 ‘형이상학적 분노’라는 말로 자기의 독후감을 표현하였다. 무엇에 대한 분노인지 구체적 대상이 없는 나의 시가 합리적이고 현실인식이 분명한 그에게는 답답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의 비평을 긍정적으로 수용하였다. 시가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것은 T. S. 엘리어트의 소위 ‘객관적 상관물론’에서도 배운 바가 있다. 그러나 나의 시 ‘아직도 분노의…’의 분노는 보편적이고 추상적인 느낌을 줄 것이다. 그러나 그 보편적이고 추상적인 것은 지극히 정직한 것이다. 내가 ‘푸른 하늘에 대하여 분노한다’고 썼을 때 내가 ‘아프리카의 검은 색에 대하여 분노한다’라고 썼을 때 내가 ‘웃는 어린이의 얼굴을 분노한다’라고 썼을 때 나는 독자가 나의 역설적 표현을 이해했으면 한다. 나의 역설은 물론 형이상학적이면서 동시에 형이하학적이기도 하다. 역설로 표현한 나의 분노 속에 끝이 없는 형이상학적이면서 형이하학적 욕심인 아메리카의 바벨의 탑이 들어있다. 하루가 멀게 무등산에 오르면서 나는 많은 생각을 한다. 그리고 사라져 버린 산새의 울음을 그리워하며 말라버린 산골 물을 그리워한다. 암이라 말하면서 손 쓸 길이 없이 절망적인 소나무 숲의 죽음을 분노하는 나의 마음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구체적이다. 누가 무등산 산새의 울음을 죽이고 있는가. 그 물음에 논리적 정답이 없지 않겠지만 나는 그것이 빠르고 크고 힘세고 많고 편한 것을 좇는 대륙적 바벨탑의 욕심 탓이라고 믿고 있다. 그것들이 북극곰을, 사막의 소 떼를, 캘리포니아 산불을, 세계를, 아름다운 무등산 산새 울음을 죽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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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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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파일] 주차단속 외면하려면 출마 접어라 -조옥현 사회부장 운전자들이 가장 짜증날 때는 언제일까. 방향지시등도 켜지 않고 내차 앞으로 새치기 할 때, 좁은 골목길에서 일방로를 거꾸로 진행하는 차를 만났을 때, 우회전 하려는데 직진차량이 내 차로를 막고 있을 때 일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은 운전자들이 조금만 양보하는 미덕을 발휘한다면 짜증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30분 운전에 이 같은 상황을 2∼3번 접하다 보면 성인군자도 욕 나오기 십상이다. 운전에 있어서 ‘공공의 적’ 1호는 길가에 버젓이 세워져 있는 불법주차 현상이다. 이보다 더 짜증나는 것은 하루 종일 불법주차현상이 발생하는데도, 단속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더욱 심하다. 불법주차는 도시와 농어촌을 가리지 않고, 대로와 골목길을 따지지 않고 벌어지고 있다. 차로 1개만 잡아먹는 현상은 그나마 다행으로 꼽힐 정도다. CC-TV를 설치했다느니, 카파라치제도를 도입했다느니, 하는 말들은 한낱 말장난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심하게 표현하면 CC-TV설치 업자들에게 특혜를 주기위한 쇼가 아니었나라는 생각마저 든다. “나보고 어쩌라고”, “전국적인 현상인데 답이 없지 않느냐”, “운전자들의 운전매너가 문제 아니겠느냐”라는 대답은 이제 역겨움까지 느끼게 한다. 정말로 답이 없는가. 답이 없다고 생각하는 지자체장과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자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뜻을 접어야 한다. 대안제시도 못하는 후보자의 출마는 ‘사욕’에 눈먼 정치 모리배일뿐이다. 90년대 중·후반, 당시 지자체장들은 고용확대와 교통문화 정착 차원에서 주차단속요원을 배치했다. 처음에는 실랑이도 많았고, 봉변을 당하는 사례도 있었지만, 그 제도는 빠른 속도로 정착돼 갔다. 그러나 IMF가 도래하면서 ‘부피’를 줄인다는 이름아래 그들은 모두 정리해고됐다. ‘골목의 민심 악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정치적 야합이 질서의식과 시민정신을 묵살한 대표적 사례다. 언 발에 오줌누기식의 공공근로요원제 도입보다 주차단속요원제도가 훨씬 의미있고, 보람찬 업무였는데도 말이다. 이제 그 제도 재도입을 검토해봐야 할때가 왔다. 그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나대지나 폐가가 돼버린 개인 땅을 임차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일이다. 지자체에서 놀고 있는 땅 주인에게 노상주차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방안이다. 시설물 설치비용을 저리자금으로 융자해 준다면 내버려진 땅 주인도 생각해 볼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노상주차장에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사용하는 교통카드도 도입, 주차장의 ‘체인화’를 가져오면 훨씬 편리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주차비도 낮아질 것이고,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관련법이 구비되지 않았다면 법률제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건의해, 시민들이 쾌적한 교통환경을 누리도록 배려해야 한다. 그게 위민행정의 표본이다. ‘단속하다 표 떨어지면 어쩌나’라는 생각이 불법과 기초질서파괴를 조장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현대인들은 선거에 관심이 별로 없다.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라면 몰라도 자신이 살고 있는 광역이나 기초단체의 장이 누군지 모른다. 광역의회나 기초의회는 더더욱 모른다. 이들에게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은 그들이 무엇을 가장 불편해 하는지를 알아내고, 그에 따른 적합한 대안마련과, 적절한 시행이다. 무슨 사업을 완공했을 때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원들이나 모두가 다 자기 공이라고 자랑한다. 주민이 가장 불편해 하는 주차문제도 해결할 방안도 갖고 있지 못한 그들이 치적이라고 내놓은 유인물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선거 시즌을 맞아 머리가 땅에 닿도록 큰 절을 올리고, 양손으로 노인들의 손을 부여잡는 모습. 이제 그 역겨움만은 사라졌으면 좋겠다. ok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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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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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 대·중소기업 상생의 길 -강영태 지회장 우리 광주지역이 최근 2~3년 동안 산업생산 수출실적이 크게 증가해 수출실적에서도 대구나 부산 대전을 제치고 그동안 소비도시에서 생산도시로 탈바꿈하고 있어 지역경제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이렇게 광주가 타 대도시를 제치고 산업생산 수출실적에서 앞서게 된데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기업유치와 이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기업들과 근로자의 노력에 기인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특히 광주는 기아자동차의 승용차 생산증가와 삼성전자 백색가전 이전에 따른 생산증가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요즘 연초부터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수출증가율이 둔화되고 수출 손실이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67%가 환율 하락분을 수출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대기업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대기업에서 수출 손실분을 납품단가에 반영시키고 있어 원화 상승은 중기업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하도급거래 실태조사에 의하면 수출 중소기업이 납품단가 인하 압력을 애로요인으로 느끼는 중소기업이 크게 늘고 있음은 한 마디로 대기업의 등살에 중소기업이 짓눌려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환율이 오를때는 대기업에서 이익을 독식하고 환율이 하락하여 손실이 발생되면 중소기업에게 전가하는 것은 상생협력이 아니라 상극 비협력으로 결국 시스템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공멸을 초래하고 지역경제에 큰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는 이 지역 중소기업 대부분이 그동안 대기업 근로자의 임금 인상분과 원자재가격 상승분 환차손 등이 납품단가 인하로 전가되는 고통을 당하고 있으니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이라는 말이 무색할정도다. 물론 대기업도 환율이 하락함으로 인해 발생되는 손실이 발생하고 있어 제조원가를 절감하기 위해서 납품단가를 인하할수 밖에 없다고 생각은 하지만, 중소기업에서 납품하는 부품의 제조원가를 무시하고 대기업의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납품단가를 인하 결정 한다면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는 중소기업에게 적자매출을 강요하는 결과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게 적자매출을 하는 중소기업에게 대기업에서는 최상의 품질을 요구한다는게 이율배반적이지 않는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상호보완적인 관계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적정이윤을 보장해준다면 중소기업은 이를 통해 질좋은 상품 혹은 서비스를 개발해 다시 대기업에게 제공하게 될 것이다. 지난 2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법이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법제정을 계기로 대·중소기업간 동반자적 협력관계가 공고히 구축된다면 우리경제의 가장 큰 문제인 양극화를 해소하고 지역경제 재도약의 전기가 마련될 것이다. 그러나 자유시장경제에서 자율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협력을 법을 통해서 하도록 유도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의 현실을 생각하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가엾이 여겨 도와주라는 것이 아니다. 공정하게 거래하고 중소기업이 기여한 만큼 돌려주라는 것이다. 중소기업간 거래가 공정하게 이루어짐으로써 좋은제품이 생산되고 좋은제품은 세계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아닌 품질경쟁력으로 소비자를 점유할수 있을 것이므로 수출시장에서 우리제품이 제값을 받을수 있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 수혜자가 될것이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일시적으로 줄어들었던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수익률 격차가 심화되어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수준은 계속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임금비중은 지난 1990년 대기업을 100으로 했을때 중소기업 임금이 77%수준이었지만 2004년에는 63%수준에 그쳐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대기업 근로자들의 임금상승이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축소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 협력 중소기업 근로자와 한가족으로서 상생하는 마음을 가져야할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06.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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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을 바라보며] 축제박람회와 ‘재팬 위크‘ 有感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일도 먼저 추켜들면 임자다. 이른바 ‘컬럼부스 달걀’이다. 그래도 막상 당하면 “아차”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이 경우 속좁은 사람은 이솝우화의 여우가 된다. “그래 봤자 저 포도는 시디실 걸…”하면서도 아픈 배를 어루만진다. 그러나 미래지향적인 사람은 다르다. 비록 이번엔 한방 먹었지만 보다 나은 아이디어로 반드시 만회할 것이라며 절치부심한다. 최근에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꽤 쓸만한 기획상품들을 선보였다. 전국의 대표적인 축제들을 한군데로 집결시켜 ‘축제들의 축제’를 만들어낸 부산이 우선 부럽다. 그리고 주한 일본대사관이 해마다 주최하는 ‘재팬 위크(Japan Week)’가 지방 중소도시에선 처음 열렸는데 그곳이 이 지역 영암이 아니라 충남 공주여서 아쉽다. 둘다 문화 관광 측면의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것같아 솔직히 배도 조금 아프다. 부산이 기획한 축제들의 축제는 이름부터가 ‘대한민국 축제박람회’다. 그 첫 대회가 엊그제 4월 1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어디서 많이 듣던 ‘문화가 경쟁력입니다’를 주제로 내걸었다. 문화 경쟁력은 소위 문화중심도시를 추구하는 광주가 목말라하는 에너지원(源)이다. 다소 시기의 눈길로 바라본다면 대한민국에 축제도 많고 박람회도 많다보니 이젠 무슨 축제박람회까지 나오느냐고 트집잡을 수 있겠다. 그러나 요즘이 어떤 세상인가. 뭐든지 인기가 좀 있고 장사가 될만하면 아류들이 앞다투어 생기는 판이다. 그러다보니 그게 그것같아 고만고만하게 취급받기 마련이다. 이럴 땐 오히려 다이제스트(요약본)가 눈에 들어온다. 그저 많은 걸 쉽게 얻으려는 게 지금의 세태이므로. 이에 착안한 축제박람회는 분명 굿아이디어다. 성공여부에 따라선 이제 전국의 축제들이 한자리 끼여달라고 사정할 날이 올른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1회대회에 참석한 이 지역의 축제만도 강진 청자문화제, 무안 백련대축제, 함평 나비축제 등 내로라 하는 대표급들이다. 이런 수준들이 전국서 106개가 모인다.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다. 특히 한국영화의 역사를 새로 쓴 ‘왕의 남자’ 주연 배우 이준기씨의 테이프 커팅도 예정돼있다. 행사장은 벡스코(부산 전시컨벤션센터)의 실내 8천평과 야외 4천평 등 총 1만2천평이 동원된다. 사실 그래서 더욱 “아차”싶다. 규모야 틀리겠지만 광주라고 어디 번듯한 컨벤션세터가 없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러나 현실은 너무 차이가 많다. 한군데선 어설프게 장터나 만들다 치도곤을 치렀는데 다른 데선 이토록 그럴싸한 ‘축제들의 축제’다. 재팬위크도 마찬가지다. 지난 1998년부터 광주 부산 제주 등 광역 단위에서 7차례나 열렸는데 이번엔 중소도시다. 일본 대사관 말로는 무령왕릉이 있고 곳곳에 백제의 흔적이 가득해 공주를 선택했다고 한다. 그러나 일본과의 인연을 따지자면 왕인박사의 영암이 더 크고 소중하다. 어차피 언젠가는 영암으로도 오지 않겠느냐는 식으로 방관만 할 일이 아니었다. 일본에 부는 한류바람을 영암으로 연결시키는 좋은 기회를 놓친 셈이다. 오시마 쇼타로 주한 일본대사가 공주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옛날 백제가 많은 문화를 일본에 전해줬잖아요. 일본 문화를 소개하는 행사라면 그 뿌리인 공주에서 열리는 게 당연하죠” 그러나 문화를 전해준 곳도 그 뿌리도 영암이 훨씬 앞섰다. 결국 영암은 제 몫을 잃은 것이다. 이런 일들은 대부분 정보력이 부족한 탓이다. 정보력은 관심과 노력의 소산이다. 해당 지자체나 기관들이 아무 생각없이 남하는 것이나 바라보고 있었던 결과가 이런게 아닐까. 가만히 있다가는 제몫은 커녕 아무 것도 챙기지 못하는 게 작금의 경쟁시대다. 김대중 컨벤션센터도 이 지역 지자체들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해야만 한다.
칼럼
최혁
2006.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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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서비스업총조사에 적극적인 참여를-전남대 정보통계과 배종성 교수 제10회 서비스업총조사가 통계청 주관으로 각 지방 자치단체를 통해 4월 6일부터 29일까지 실시된다. 서비스업총조사는 도소매업 및 서비스업을 경영하는 전국의 250만여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산업구조 및 경영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5년마다 실시하는 국가 기본통계조사이다. 이번 총조사는 300억여원과 3만명의 동원인력이 투입돼 10개 산업의 조직형태, 종사자수, 매장면적 등 산업특성에 따라 11개에서 19개 항목을 조사하는 국책 사업으로 매년 실시하는 사업체기초통계조사와 병행하여 실시된다. 조사대상 사업체 중에는 정부에 대한 불신이나 기타 개인적 사정 등으로 조사에 비협조적인 응답자가 많다. 또한 조사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응답한 내용들이 과세자료나 타 경쟁업체에 알려지는 것은 아닌가”하는 걱정이다. 하지만 응답한 내용은 비밀이 철저히 보호되며 통계목적으로만 활용되도록 법(통계법 제13조, 제14조)으로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또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안심하고 응답해도 된다. 사업체 마다 차이는 있지만 15분∼30분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며 응답자체가 귀찮거나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인터넷조사(http://scensus.nso.go .kr)를 통해 응답하는 것도 효율적인 방법이다.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목전에서 선진국의 대열에 참여하기 위한 전제 조건의 하나로 정확한 통계 생산이 필수이다. 적당히 만들어진 통계를 이용한 국가의 예산편성, 경제계획, 경제정책 등은 당연히 잘못된 결과의 원인이 되고, 이는 곧 우리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따라서 통계조사에 참여한 모든 주체 즉 참여 요원과 사업체는 ‘정확한 통계야말로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지름길이고 나와 나의 자손의 행복한 삶을 위하는 근본’임을 알 필요가 있다. 그래서 정부도 법(통계법 제12조 2항)으로 모든 사업체는 통계조사 자료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 가정의 살림을 알차고 흑자 가계로 꾸려가기 위해서는 현재와 미래의 예상수입, 지출규모 등 세부적인 특성까지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이끌어 가게 될 서비스산업의 정확한 규모 및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이용해 미래 서비스산업을 예측하는 것은 국가경제발전에 매우 중요하다. 성실한 통계응답은 개인의 사업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국가정책의 초석이 되므로 사업체에서는 성실히 응답해 줘야겠다. 사업체에서 응답한 내용은 금년 말 잠정 결과가 공표되며 내년 3월중에 최종결과가 공표된다고 한다.
칼럼
남도일보
2006.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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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지방대학이 사는 길과 가야할 길-한강희 교수 지천 가득 연둣빛을 두른 봄이 약동하고 있다. 계절을 시샘한 잔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벚꽃이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리자 목련은 이내 분, 분, 분 낙화를 서두른다. 캠퍼스에도 어김없이 봄이 찾아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학업을 시작하는 젊은 기운들을 독려한다. 과연 새롭게 대학 생활을 시작한 젊은 기운들이 소망스럽게 비전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 이러한 자문에 이르면 마음이 착잡해진다. 지방 대학이 살 길은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아니 위기를 기회로 만들 경쟁력은 정녕 없는 것인가. 필자는 교과서적 견해라는 지청구를 감수하면서도 ‘위기 속에는 기회라는 비책이 있다’고 믿는 편이다. 언필칭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 “전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실천하라”는 명제 속에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지혜가 고스란히 내포되어 있다. 공간적 한계인 지방성(locality)이 아닌 지역성(local identity)을 활용할 경우, 지역성의 콘텐츠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만한 상품적 가능성의 기제가 될 수 있으며, 중앙에서 지역까지 중심에서 주변을 아우르는 시스템 작동의 효율 체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각 대학들이 대학 개방 등 무한경쟁시대를 맞이해 전례 없는 기획과 전략을 쏟아내고 있다. 우선 수도권 소재 유수 대학들이 주력하고 있는 ‘기숙 대학’에 대한 붐을 꼽을 수 있다. ‘기숙 대학’이란 대학 신입생의 교과 과정을 섬세하고 튼실하게 운영해서 기초가 강한 인재를 만들겠다는 데 취지가 있다. 교육 선진국에 비견될 만큼 학습량을 대폭 늘리고, 교육환경 퀄리티를 최적화하고, 교수들도 시대에 부합한 실용 지식 전수를 위해 밤을 새울 채비를 하고 있다. 많은 대학들은 글로벌 시대를 겨냥해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 캠퍼스를 조성하는 등 환경 및 시설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편 글로벌 리더십을 경쟁력의 바로미터(barometer)로 삼아 외국대학과의 학생-교수 교류를 필수화하고 있다. 대학은 사업장이 아니라는 인식하에 BK, NURI 등 각종 프로젝트 위주보다는 교육 선진국의 패러다임을 좇아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 학생들의 질적 수월성 제고를 목표로 삼기도 한다. 빈틈없이 학사 관리를 하고 교수의 능력 계발에 전력투구하는 추세다. 지역의 우수대학들도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 동질성을 극대화하고, 산업체 주문형 대학-학과를 개설하고, 구태의연한 학위증 남발보다는 진정한 전문인을 양성하는 커리큘럼을 도입하고 있다. 우리 지역의 경우라면, 남도 특유의 맛과 멋, 문학과 예술, 예체능 명인 및 장인, 산하-도서 등 자연 친연성, 관광과 물류, 환태평양-동북아 전진 기지, 최적 입지 레포츠 등을 떠올려 볼 수 있을 것이다. 지역 대학으로서 주목해야 할 점은 지역 인재를 지역에서 찾으려는 노력이다. 국공립 대학의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현재 고등학교 졸업자보다 많은 대학의 정원 채우기에 안간힘을 쏟기보다는 지역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우수 인재 몇 명을 기르는 일이 훨씬 유용하리라는 믿음과 용기도 필요하다. 우수 인재의 유출을 막아야 지역 정체성 회복 및 민생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 신입생 모집 위주의 단기 처방에만 주력하다보면 교육은 실종되고, 지역 아이덴티티도 실종된다. 한편으로 위기 국면에서도 인프라(infra) 투자를 하는 우량기업의 지혜도 배워야 한다. 참여정부 들어 ‘성장엔진’, ‘로드맵’, ‘클러스터’, ‘혁신과 분권’ 등 현란한 수사가 난무하고 있다. 이 용어들이 번지레한 외화(外華)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역의 백년대계인 ‘교육’에 대한 시각조정이 필요하다. ‘교육’역시 자본과 속도를 무시할 수 없지만, ‘교육’이기에 여전히 ‘크고, 넓고, 긴’ 안목이 요구되는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06.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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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대순의 세상보기] 새삼스럽게 이 봄이 우울한 까닭 한국시인협회는 내가 출입하는 마지막 문단이다. 그러나 지난 주말 서울 출판 기념회관에서 열린 2006년도 시협상 및 정기총회를 마치고 나오면서 나는 거기도 이제 그만 나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시작하기 전부터 무엇인가 뒤숭숭 하더니 들리는 이야기가 신임 회장을 두고 결정적 분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모양이다. 선임된 신임 회장에 대한 거부현상이 정상을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총회가 정상적으로 개최될 수 없을 것이라는 말도 떠돌았다. 반대쪽에서 신임 회장 인준을 거부하기 위하여 정족수를 문제 삼아 회의 진행을 방해할 것이라는 것이다. 사실상 시협 총회는 한번도 정족수인 총 회원 3분의 1이 모인 적이 없었다. 1945년 해방되면서 문단은 조선문학가동맹이 지배하고 있었고 박종화 김동리 조지훈 박목월 등 몇 사람이 청년문학가협회를 조직하여 활동하다가 전쟁을 겪으면서 풍산되었다가 전후 1957년 한국시인협회는 청마 유치환을 초대 회장으로 전쟁 중 대구에서 모인 시인들을 중심으로 발족하였다. 그러나 청마는 당시 경주에서 학교 교장을 하고 있었던 터라 실질적으로 조지훈과 박목월 등이 이를 대리 운영하였다. 59년 청마가 교통사고로 작고하자 지훈이 시협을 맡았지만 61년 군사혁명으로 해체되었다가 65년 당시 정치교수로 군사정부의 주목을 받고 있던 지훈 대신 신석초를 새 회장으로 재출발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지훈이 중심이었다. 지훈이 작고한 뒤 박목월에 이르러 시협은 지금의 모양을 갖추게 되었다. 67년부터 77년까지 10년 동안 회장을 연임하면서 시협은 박목월이 지배하였다. 목월의 장기 회장으로 목월에 불만을 갖는 사람은 자연이 불참하게 되고 77년 목월이 작고한 뒤 회장에 경쟁 현상이 일어나고 정한모가 회장이 되면서부터 비로소 2년 임기가 지켜지게 되었다. 그러나 다행히 경쟁이 표면화 된 적은 없었다. 그것은 회장 선출에 민주적 절차를 밟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장은 회장을 지낸 선배들이 의논하여 선출하고 총회에서 인준받는 형식을 취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목월 이후에도 욕심을 부린 회장이 있었다. 자기중심으로 시협을 운영하고 주변에 친위대를 만들고 회원 수를 파격적으로 늘리고 하면서 회장 이후에도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그 결과로 파벌이 생기게 되고 자기 파벌이 아닌 사람은 경계하게 되고 회장에 자기 사람을 앉히기 위하여 무리수를 두게 되고 하다가 이번 사태에 이른 것이다. 관례에 따라 8사람의 전 회장이 2회에 걸쳐 회동하여 특정한 사람을 두고 격론을 버리다가 투표를 하게 되었는데 한사람이 4표, 다른 한 사람이 1표 그리고 기권 2표의 결과였다고 총회에서 그 경과가 발표되었다. 나는 나의 시 ‘사람가지고 장난하지마라’를 연상하였다. 1965년 시집을 낸 뒤 지훈의 추천으로 나는 한국시인협회에 가입했다. 그리고 빠지지 않고 그 행사에 참가하다가 박목월이 회장이던 72년에는 광주 세미나를 주관하는 등 시협 행사에 협력해 왔다. 광주 세미나를 준비하기 위하여 화장인 목월과 사무국장인 정한모가 광주에 왔을 때 나는 누옥인 나의 집에서 그들에게 점심을 대접한 적이 있었는데 손님을 대접한 형편이 아닌 누옥이라 영문도 모르고 시키는 대로 점심을 준비한 아내는 그 때를 지금도 원망하고 있다. 그러나 시협에 대한 나의 애정은 지훈이나 목월에 대한 나의 애정과 일치한다. 그 시협을 나는 떠나려고 한다. 아직 남아 있는 시협에 대한 나의 환상을 지니고 떠나려 하는 것이다. 그 환상 속에는 지훈과 목월 그리고 정한모, 조병화, 김춘수, 김종길 등의 선배들이 있고 박재삼, 박용래, 성찬경, 박희진 등의 친구들이 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 자신의 시와 순수와 꿈이 거기 있다. 그 시협을 떠난다 생각하니 새삼스럽게 이 봄이 우울하다.
칼럼
남도일보
2006.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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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파일]‘조영택 카드’에 담긴 의미-기세민 정치부장 ‘5·31 지방선거’를 두달여 앞두고 정치권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여야 각 정당은 이번 지방선거를 내년 대선의 전초전으로 인식, 사활을 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모든 정치 일정이 지방선거 이슈에 휘말려들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는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정치생명이 걸려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대권가도의 문이 활짝 열리거나 닫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에게 지방선거는 일종의 도박이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불쾌감을 주면서까지 이해찬 총리의 사퇴를 주도했다. 만약 선거에 패한다면 대선 경쟁구도에 먹구름이 낄 게 분명하다. 어차피 막다른 골목이고 피할 수도 없다. 죽기살기로 지방선거에 올인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다면 여당이 생각하는 지방선거 승패의 기준은 무엇일까.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대전과 전북, 2곳만이 열린우리당 소속이다. 산술적으로 말한다면 2곳에서 승리를 거두면 현상유지가 되고 그 이상이면 선전이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사정이 그리 만만치 않아 보인다. 여당의 절대 강세지역인 전북에서 파열음이 들리고 서해안벨트의 요충지로 삼고 있는 대전에서도 삐걱거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당의 ‘메카’로 불리는 전북에서는 강현욱 지사가 불공정 경선 시비 속에서 경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충청권의 ‘아성’격인 대전에서는 권선택 의원이 공천방식에 불만을 품고 전격 탈당했다. 강 지사는 우리당을 탈당한 뒤 고건 전 총리의 암묵적인 지원속에 무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당의 아성인 전북에서 무소속 도지사가 탄생할 경우 여권이 받을 충격은 그야말로 상상의 범위를 뛰어 넘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북을 기반으로 대망을 키워가고 있는 정 의장은 치유하기 힘들 정도의 ‘내상’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여당은 이처럼 전북에서 조차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딱한 처지가 돼 버렸다. 이러한 관점에서 열린우리당은 자연스럽게 광주·전남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광주는 참여정부의 산파역을 담당했던 곳이다. 투표 성향 역시 진보적이고 전략적이다. 열린우리당의 구미에 딱 들어 맞는다. 지방선거 이후 전개될 ‘고건발(發) 정계개편’의 후폭풍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광주는 양보할 수 없는 지역이다. 광주를 깨야 호남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의장은 고건과 민주당을 정면돌파해 호남·충청권 장악의 길로 바로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래서 꺼내든 회심의 작품이 ‘조영택 카드’다. 조영택 국무조정실장은 광주출신 당 소속의원 7명이 정 의장에게 공식 건의해 성사된 빅카드다. 그렇다고 조 실장이 우리당 광주시장 후보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미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 김재균 광주시당 위원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주에 지역적 기반이 전무한 조 실장이 우리당의 영입 제의를 선뜻 받아들인 것은 사실상 전략공천을 보장받았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광주에서 조 실장의 인지도는 극히 미미하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의 유력 후보에 비해 보잘 것이 없다. 그러나 조 실장은 중앙 관가에서 고건-최인기-강운태의 계보를 잇는 정통 엘리트 내무 관료다. 참신성을 겸비한데다 폭넓은 인맥도 갖고 있다. 비록 지금은 인지도 면에서 열세를 면치 못할 지라도 선거때까지 적지않은 시간이 있다. 흔히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에 비유된다. 또한 선거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과 흡사하다. 사소한 변수 하나에 요동치는 게 선거라는 요물이다. ‘탄핵’ 같은 메가톤급 변수가 생기지 말란 법이 없다. 그 어떤 것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런데 민주당 사람들은 기초·광역할 것 없이 민주당 공천권만 획득하면 마치 당선이라도 된 듯 거들먹거리고 있다. 참으로 딱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선거는 두달 이상 남아 있다. /ksm@
칼럼
남도일보
2006.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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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문화수도에 걸맞는 공연박물관-차영호 회장 문화에 대한 국가적 무관심은 결국 ‘세계 속의 한국’을 못 찾게 만들 수도 있다. 선진국이란 반드시 경제적 부만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정부는 프랑스에 수년전부터 일본 문화센터를 거대한 규모로 세워 많은 지원과 더불어 끊임없이 일본문화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 그 반면 한국 문화원은 초라한 건물이 모든 것을 말해주듯 우리 정부는 문화가 주는 영향력에 대한 무관심 그 이상을 넘어선다. 열악하기 그지없지만 공연기능만 있고 연구 기능은 마비된 현 시점에 빠른 시일 내에 공연예술들의 이론이 확립되고 학술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다른 분야도 물론이지만 연극만 하더라도 하루에 크고 작은 공연들이 수없이 무대에 올라간다. 어느날 연극이 무대에 올라갔다 내려가더라도 몇몇 흥행된 공연을 제외하고는 공연된 흔적 조차 찾기 힘들다. 영화는 필름이 남고, 음악을 앨범이 남는다지만 연극은 공연이 끝나면 관객에게는 마음으로 얻어진 느낌과 팸플릿이 있고 배우에게는 대본과 사진 몇 장이 다일 것이다. 그마저도 자료를 찾기 원할 때는 다리품을 꽤 팔고나서 얻어지면 다행인 것이다. 그러니 새로운 학설의 창의적 탐구는 고사하고 단순한 논문하나 쓰기가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올만 하다. 이제라도 더 늦기 전에 공연예술의 과거 역사적 고찰과 국내외 흩어져 있는 한국 공연예술사적 자료를 발굴, 수립해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얼마 전 한 영화 관계자가 영화 ‘아리랑’ 필름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한 결과 일본의 자료관에서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것이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인 것이다. 뿌리가 없는 것 그것은 과거가 없다면 현재도, 미래도 없다는 말과 한가지인 것이다. 다른 분야는 제쳐두고라도 지금 한국의 연극은 상업적인 연극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자신의 뿌리를 보고 느낄 수 없다는 건 결국 세상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게 만든다. 어떤 원로 교수님은 ‘공연예술가에게 서양 유학은 하나의 필수적 과정이 되는 가운데 민족의 공연예술은 천덕꾸러기가 되고 있다. 엘리자베스 시대의 연극은 그 유명한 세익스피어 때문에 모르면 무식쟁이가 되지만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의 공연예술은 몰라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 라고 말한다. 한국의 공연예술이 민족적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흔적도 없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자료를 수립하고 더 늦기 전에 살아있는 역사적 산 증인들의 이야기를 녹취해 보관해 두어야 한다. 이제 2008년이면 신극이 들어온 지 꼭 100년이 되는 해이다. 그 100년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자료들이 유실되고 있다. 말 그대로 위기이다. 원로 예술가 분들은 차례로 돌아가시고 그 분들이 소유하고 계시던 유품이나 수 많은 자료들은 그냥 쓰레기로 없어지고 있다. 역사적 기록을 잃고 있다는 건 미래를 창조할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요즘에 연극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만들어 놓은 작품에 책임을 지려고 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 원인은 지금 현실에서 작품을 잘 만들어도 잘못 만들어도 특별하게 남는 것이 없는데서 오는 현상인 것이다. 이런식으로는 예술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이제는 문화수도를 지향하는 광주에서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올해 광주시가 발표한 문화예술진흥계획에 의한 공연예술 활성화와 생산적인 공연시장 확대에 큰 몫을 차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재미난 전설로 가득찬 러시아 연극 박물관이 좋은 본보기이다.
칼럼
남도일보
2006.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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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의료의 문제는 공공성 강화부터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04년 하반기부터 국민건강보험의 혜택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은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사실 그동안 매월 꼬박꼬박 보험료를 납부하면서도 중증질환으로 입원이라도 하면 혜택을 받지 못하는 항목이 너무 많아 불만을 터뜨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며 급기야는 보험료 납부거부로 이어지는 사례가 허다하지 않았던가. 치료비 부담을 줄이고자 건강보험료를 납부하였는데 고액의 본인부담 때문에 피부로 느낄 정도의 건강보험 혜택이 없다면 누가 좋아하겠는가. 그래서 새로 도입된 본인부담액 상한제, 건강보험 이용일수 제한 폐지, B형 간염치료제 건강보험 수가 적용, 암 등 중증질환 등록제 등 국민건강보험의 보장범위 확대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그동안 적정 범위를 보장하지 못하고 오히려 하향 평준화가 된 것은 국민건강보험의 취약한 재정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순서를 뒤집어 생각하였다면 오히려 쉽게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즉 의료보험 통합과 동시에 보장범위를 적정 수준으로 확대한 후 더 많은 혜택을 드리기 위해서는 보험료 인상 등 수익자의 부담이 불가피하다고 호소했다면 국민의 동의를 받기 쉬었을 것이다. 이제는 보험재정에 대한 국가 부담을 덜면서 보장범위 또한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됐으리라 믿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건강보험의 보장범위 확대를 위해 정부나 기업, 개인 모두가 합리적인 역할을 해야 할 시점에서 ‘국민연금처럼 국민건강보험도 재정 고갈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있어 국가에 엄청난 부담을 줄 것이다’라는 내용의 한국산업연구원의 보고서가 모 경제신문에 실렸다. 혹시 공적보험의 보장성 강화는 많은 예산을 수반할 수 밖에 없고 비용부담의 주도적인 책임은 정부에 있으니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등 다른 정책을 검토해야 한다는 이익집단의 이기적인 의도에 편승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지워버릴 수가 없었다. 만약 국가 부담을 줄이고 국민건강보험을 보충하기 위해 민간의료보험을 활성화시킨다면 경제력에 따른 의료이용의 양극화 심화, 외국계 생보사의 국내 보험시장 독과점 등 부작용이 심각해질 수 있어 신중하게 검토함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또 민간의료보험은 국민건강보험과 양날의 칼과 같아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을 취약하게 할 것이다. 공적보험의 저급한 보장성에 식상한 국민의 불만을 증폭시켜 공적보험의 무용론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고급 의료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기대심리를 이용한 민간보험사의 공적보험 틈새공략으로 개인의 책임보다 국가와 사회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어야 하는 사회보장의 근간이 흔들릴 개연성 또한 있다. 의료에 관한 문제는 시장원리 또는 경쟁논리보다 사회보장의 원리에 따라 접근함이 바람직하다. 새로운 제도는 턱없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공적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여 공적보험을 든든한 반석 위에 올려놓은 다음에 도입하고, 저소득층에 대한 공공부조의 조건을 완화함으로써 인구의 3%에 머물고 있는 폭을 선진국의 수준인 10% 이상으로 확대함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영암지사장 김진한
칼럼
남도일보
2006.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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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을 바라보며] 참을 수없는 명령의 가벼움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권력의 속성은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 팔에 완장을 두르면 꼭 티를 내야하고 손에 칼을 쥐면 반드시 휘두르고 싶어지는 게 아마도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인 듯 싶다. 무조건 누르면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을 정부나 권력자들이 여전히 버리지 못하는 걸 보면 더욱 그렇다. 국가청렴위원회가 이해찬 전 총리의 골프파문 이후 관가(官家)에 골프금지령을 내리자 관료사회가 시끌시끌하다. 지방자치단체에선 도대체 금지령의 한계가 어디까지냐며 애꿎은 감사실로 문의전화가 쇄도했다고 한다. 어디 물어보기만 했을 것인가. 마치 감사실이 금지령의 주범인양 항의섞인 불만을 퍼붓기도 했을 것이다. 하도 급작스레 떨어진 지시라 감사업무 담당자들도 대답하느라 허둥댔다는 후문이다. 어쨌든 공무원 골프의 직무관련 범위가 어디까지인가 하는 것은 그네들이 알아서 정할 일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의 관심을 끄는 부분은 정부의 발상 그 자체다. 틈만 나면 “전면 금지”를 외쳐대는 정부 권력의 ‘참을 수 없는 명령의 가벼움’을 도대체 언제까지 봐주며 넘어가야 할지 짜증스럽기 이를 데 없기 때문이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는 때가 때였으니만큼 어쩔 수 없었다고 치자. 그러나 민주화를 완성했다고 자부하는 지금의 참여정부는 뭐가 달라도 달라야하는 것 아닐까. 그런데도 무슨 문제만 생기면 습관적으로 ‘전면 금지’를 불러댄다. 대표적인 게 지난번 성매매금지특별법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유서(?)깊은 직업인 매춘을 법으로 금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 그들의 용기에 많은 국민들은 기막혀 했다. 과거사 들추기를 그토록 좋아하면서 이런 일엔 전고(典考)를 살펴보지도 않았던 모양이다. 막가파식 금지령의 대표주자는 아마도 미국의 금주령(禁酒令)일 것이다. 1919년 통과된 전국 금주법은 모든 술의 상업적 제조와 수출입 등 거래를 중지시켰다. 그 당시 무분별한 음주로 인해 많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났던 게 입법의 이유였다. 무분별한 골프 때문에 사건과 사고가 끊이지 않자 금지령을 내린 작금의 우리 경우와 너무 흡사하다. 문제는 그 결과였다. 사회적 안전보다는 범죄를 낳는 밀주, 밀수 등 불법 거래가 활개를 치게 됐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알 카포네같은 갱단의 출현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독점적 이윤이 있는 곳엔 조폭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미국에서는 이 금주법을 ‘고귀한 실험(Noble Experiment)’이라 불렀는데 나중에 이 용어는 ‘허무맹랑한 발상’을 빗대는 뜻으로 변해버렸다고 한다. 6천여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음주습관이 하루 아침에 바뀔 수는 없다. 우선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우리 나라 역사에도 수많은 금주령이 있었으나 제대로 효과를 거둔 적이 없었다. 그런데 술보다 더 오래된 성매매가 입법으로 잡히겠는가. 이것 역시 참여정부의 ‘고귀한 실험’이 되고 말았다. 마찬가지다. 이제 골프는 누가 뭐래도 대중스포츠가 돼버렸다. 골프인구의 저변확대도 예사롭지 않다. 주변에선 골프와 인생을 같이 하겠다는 사람도 눈에 띈다. 특히 골프인구는 최근 몇년 사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1999년 10월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골프대중화 선언’까지 했을 정도다. 공무원들에게만 이를 금지하는 것은 심하게 말하면 위헌의 소지도 있을 수 있다. 이해찬 전 총리의 문제는 어디까지나 ‘부적절한 골프’에서 비롯됐다. 이게 사회문제가 됐다면 엄정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엄벌하면 될 일이다. 술자리가 문제있다고 음주자체를 금지해서 될 일인가. 그런데 이 정부 관계자들은 권력행사를 참아내기가 무척이나 힘들었던 모양이다. 기어코 골프에도 ‘고귀한 실험’을 하고자 ‘참을 수없는 가벼운 명령’을 뱉어내고야 말았다. 문호를 개방해놓고 자율적인 통제를 이끌어낼 능력이 없음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칼럼
최혁
2006.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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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에 대한 제언 -염동익 서울시의 청계천 복원 이후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앞 다투어 하천복원 계획을 발표하거나 실행에 옮기고 있다. 광주시에서도 광주도심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광주천을 2004년 12월부터 2009년까지 모두 6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광주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광주시가 민선 3기 들어 경제 살리기와 문화수도 조성, 더불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고 환경과 경제가 상생하는 생태 중심도시로 발전시켜 나아갈 청사진을 마련한 것은 광주발전을 위한 장기적인 방향에서는 매우 긍정적으로 보인다. 광주천 복원과 관련한 광주시의 계획을 보면 광주천을 상류(용연동~원지교, 7.5km)는 ‘자연속의 하천’으로 중류(원지교~광천2교, 6km)는 ‘문화속의 하천’으로 하류(광천2교~영산강 합류지점, 5.9km)는 ‘생태속의 하천’으로 정화사업의 테마를 설정했다. 우선 시범구간인 양유교~중앙대교(1.3km)는 광주대교를 재가설해 문화중심도시의 상징물인 거대한 원형조형물을 설치하고 개별적인 상징물, 야간조명 등을 설치 중에 있으며 음악분수, 징검다리와 벽천, 친수계단, 정자 등이 설치 중에 있다. 광주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시범구간이 마무리 되어가는 시점에서 필자는 광주천의 생태하천 복원과 관련해 필자는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현재 추진 중인 시범구간을 보면 경관과 친수위주로 시공되어 있으며 교량시설과 야간조명은 단지 화려할 뿐이지 생태복원과는 거리가 있어 향후 시행될 상류나 하류지역은 생태서식처의 보전, 복원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둘째, 생물서식의 다양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도심 구간 하천은 직강하된 인공하도가 대부분으로 습지나 식생 정화시설 등을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양동복개상가에 대한 대안을 생존권 보장 차원에서 마련해 나가야 한다. 상가주민들에 대한 충분한 보상과 사전협의 없이 그 필요성만 강조되면 광주천의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저항에 직면하게 되며 원활한 추진이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넷째, 광주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추진형태의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 행정기관의 주도적인 형태로 진행되고 있으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관계전문가, 환경단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 이제부터라도 체계적인 산·학·연·관의 네트워크 추진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와 같이 광추천의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필요성도 크지만 크고 작은 문제점도 산적해 보인다. 이런 문제점들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면서 광주의 상징인 광주천이 항상 친근하게 다가오고 깨끗한 물이 흐르며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생태하천으로 복원되기를 기원하면서 우리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동참이 요청된다.
칼럼
남도일보
2006.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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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매니페스토’ 운동 정착을 위해 매니페스토 운동은 기존의 추상적이고 실천불가능 혹은 실천하지 않았던 정치행태를 바꿔보자는 운동이다. 이는 실천가능한 공약만을 제시하고 그것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재원 또는 향후 계획) 등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당선된 이후에도 당선자가 평가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유권자 측면에서는 후보자를 선택할 때 좀 더 정책적이고 잘 아는 후보를 뽑자는 취지의 운동이다. ‘매니페스토’란 구체적인 예산과 추진 일정을 갖춘 공약을 말하는 것으로, 지난 97년 영국의 토니 블레어가 매니페스토를 제시해 집권에 성공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또 2003년 4월 일본 지방선거에선 ‘매니페스토(갖춘 공약)운동’이 선풍을 일으켰다. 여기엔 마쓰자와 시게후미(松澤成文) 후보가 참여했다. 그는 가나가와(神奈川)현 지사 선거에서 ‘매니페스토’ 37가지를 공표해 당선됐다. 청년 실업대책을 예로 들면 매니페스토 운동에 참여한 후보는 ‘공기업의 청년 채용을 적극 권장한다’는 추상적 공약 대신 ‘25세 미만 25만명을 고용하겠다’고 공약하고 당선 이후 평가받는다. 이렇게 되면 후보들은 공약을 신중하게 내게 되고 유권자들은 공약 이행 여부를 쉽게 평가할 수 있다. 수치가 들어가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검증, 평가하기가 쉽다. 갖춘 공약이 되려면 목표와 우선순위, 공정, 기간, 예산 등이 포함돼야 한다. 이게 없으면 헛 공약이 된다. 김영래(아주대 교수) 전 한국정치학회장, 이진 지방의제21전국협의회 상임회장, 이민원(광주대 경제학과교수) 등이 주축이 된 ‘5·31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추진본부’가 이달 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발족했다. 주요 정당, 지방선거 후보자들과 ‘매니페스토 운동 참여 협약식’을 추진하고, 이들의 정책이 매니페스토에 부합하는지를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매니페스토 선거추진본부는 이달 말까지 평가지표를 확정해 알리고, 5월 중순까지는 평가단을 구성한 뒤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참여를 독려할 예정이다. 중앙선거관리위도 23일 여야 4당 정책위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형 매니페스토 국민대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정치권에 매니페스토 바람이 일 전망이다. 매니페스토 공약 점검은 지역 현안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는 만큼 현 지방자치단체들의 비리 행위를 부각시키고 차별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에 우리 모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06.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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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친절한 말씨, 생활화 하시죠” 정형택 회장 말은 그 사람의 인품과 지식의 정도를 가늠할 척도가 됨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입니다. 며칠 전 경험했던 일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영광읍내의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허리 굽은 할머니 한 분이 겨우 겨우 짐보따리를 들이밀고 시외버스에 오르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얼른 보아도 80세는 넘어보였습니다. 다행히 공익요원인듯한 젊은 청년이 일어서서 거들어 줬습니다. 할머니는 앞자리에 앉지도 않고 중간쯤 좌석으로 들어가셔서 앉았습니다. 조금 앉았다가 다시 일어서더니 짐은 놔둔 채 버스운전석 가까이 걸어나가셨습니다. 그러시더니 “운전수양반 이 차 목포 가지라우”하고 물으셨습니다. 차의 행선지가 확인되지 않아 불안하였던 모양입니다. 옆좌석의 사람한테 물었어도 되는 일인데 할머니는 왜 거기까지 가서 물으신 것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할머니의 속셈을 누가 알겠습니까. 순간, 할머니는 다시 좌석으로 오시더니 보따리를 챙겨 내려가시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물은 말에 대답도 없는 버스기사에게 다시 한번 물었습니다. “이 차, 목포 가지라우.” 그때서야 버스기사는 할머니께 퉁명스럽게 말을 던졌습니다. “앞에나 읽어보고 타시오.” 그러자마자 할머니는 육두문자를 쓰시더니 큰 소리로 “이 XX놈아, 내가 글을 알면 너한테 물어봐?” 하시면서 그냥 내려가셨습니다. 할머니가 내려가신 뒤의 버스 안은 더욱 썰렁했습니다. 여기서 저기서 사람들이 광주 간다고는 했습니다만 할머니는 굳이 버스기사만을 불러서 물으려 했을까요? 버스를 몰고가는 기사양반이 제일로 확실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야 가다가도 내려버릴 수 있지만 기사는 끝까지 같이 갈 수 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내려가신 할머니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그 할머니가 글을 알았다면 묻지도 않았을 터이고 이런 상황도 없었을 턴데 말입니다. “목포 안 갑니다”하거나 “광주 갑니다”하고 대답해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날마다 이리 저리 행선지를 바꿔가며 운행하는 기사분들이 어찌 지치고 피곤함이 없겠습니까만 조금만이라도 친절을 베풀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할머니도 타기 전에 물었으면 더욱 좋았고 말입니다. “앞에나 읽어보고 타시오”했으니 한글을 모르시는 할머니로서는 쌍시옷이 앞서는 육두문자로 “내가 글을 알면 너한테 물어봐”했겠지요? 누가 누구를 잘못이라고 하기 전에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 좀더 고운 말씨와 상냥한 말씨를 사용했으면 하고 권해보고 싶습니다.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문맹의 어둠 속에서 수많은 세월을 사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할머니의 모습에서 까막눈으로 평생을 살다 가신 어머님의 모습이 오버랩돼 가슴이 더욱 뭉클해졌답니다. 이일 저일 모두 우리들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서로서로 친절하고 상냥한 말씨로 살아가면서 남의 가슴에 서운함을 박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지금은 본격적인 선거철입니다. 정치시즌이면 상대후보를 겨냥해 입에 담지못할, 도저히 지성인으로서 상상도 못할 언어들이 난무합니다. 이러한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어떻게 저런 분들이 나랏일을 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우리 사회는 앞서가는 사람들이 모범을 보여줘야할 것입니다. 그러나 사회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면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높고 낮음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머지않아 그런 세상이 반드시 오겠지요. 제발 우리의 모국어를 아름답게 갈고 닦았으면 합니다. 모두들 그렇게 하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칼럼
남도일보
2006.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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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나비(NAVI)형사 활동을 아시나요?” 최근 경찰서 내에서 강력팀 형사들의 사이이 ‘나비(NaVi)형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xt)란, 중국베이징에 있는 나비의 날개짓이 다음달 미국 뉴욕에서 폭풍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E.Lorentz)가 1961년 기상관측을 하다가 생각해낸 이 원리다. 변화무쌍한 날씨의 예측이 힘든 이유를 지구상 어디에서인가 일어난 조그만 변화로 인해 예측할 수 없는 날씨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화시대에 나비효과는 더욱 강한 힘을 갖는다. 디지털과 매스컴 혁명으로 정보의 흐름이 매우 빨라지면서 지구촌 한 구석의 미세한 변화가 순식간에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그 예로 들고 있다. 이러한 논리를 인용하여 경찰청에서는 특정지역에 대한 집중적인 형사활동을 실시해 주변지역까지 범죄억지 파급효과를 기대한다는 점에서 위와 같이 기상효과를 설명하는 나비효과(Butterfly Effext)와 치안수요자를 기다리지 않고 찾아간다는 의미에서 네비게이션(Navigation)의 줄인 말인 Navi를 사용 나비(NAVI)형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관할경찰서 관내범죄취약지역을 선정, 범죄취약지역을 찾아가는 형사활동을 전개하여 봄철 범죄 분위기를 제압하고, 성폭력, 강·절도, 장물범 집중단속과 피해품 회수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 체감치안확보를 하기 위한 현장중심 나비(NAVI)형사활동을 전개함으로서 민생침해범죄인 ▲연쇄 강도강간, 절도 및 고질적인 4대 폭력사범 ▲금융기간·금은방 등 현금 다액 취급업소 상대 강·절도 등을 집중단속하고 있다. 또한 국민생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100일(2월22일∼6월1일 까지)계획을 수립, 국민의 불안요소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이를 제거하여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본격적으로 나비(NAVI) 형사활동에 돌입했다. 광주서부경찰서 오형만 경위
칼럼
남도일보
2006.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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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대순의 세상보기] 메트로 또는 크로스 섹슈얼 문화 현상 한 때 문학 작품이나 잡지의 주인공이었던 제비족과 꽃뱀은 이제 그 자취를 감췄다. 대신 꽃미남이나 에로 화이트 또는 왕의 남자 같은 게이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어떤 잡지사가 조사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피부가 하얗고 얼굴이 예쁜 남자인 에로 화이트는 귀티가 나고 지적이고 섹슈얼하다는 반응이 돋보였다. 또한 꽃미남은 여리고 예쁜 젊은 남자로 거울을 들고 화장하는 남자, 출근이나 외출할 때 여자들의 관습처럼 시간이 걸리는 남자를 말하고 동작이나 말투가 여성적인 남자를 말한다. 꽃미남이나 에로화이트의 주인은 남자가 아니라 여자이다. 이 섹슈얼 코드의 주인인 여자들이 또 좋아하는 스타일에 가수 비처럼 강한 근육질을 가지면서 얼굴은 여자처럼 예쁜 남자들이 있다. 가수 비를 좋아하는 여자들은 이젠 토속적인 변강쇠에 관심이 없다. 그리고 현대판 변강쇠의 이미지인 가수 나훈아가 먹이가 아니다. 그들은 자기가 섹스의 주인이기를 원한다. 이것은 1970년대 영국의 그램 족(glam, 매혹적인 뜻인 glamorous의 준말 )을 연상시킨다. 그램 족은 70년대 영국의 불황으로 위기를 느낀 몰락하는 부유한 여자들의 사회현상 즉 애기 낳기를 거부하고 미소년 헌팅을 일삼은 허무주의적 퇴폐현상의 주인공인 여자들을 말한다. 그러나 그들의 이 병은 ‘철의 여인’ 대처 수상의 철권정치로 치유되었다. 최근 시대에 예민한 여자들과 코드가 잘 맞는 청소년들의 문화현상으로 메트로(metro) 섹슈얼 코드 또는 크로스(cross) 섹슈얼 코드가 있다. 이 코드에 익숙한 사람들의 공통된 기질은 섹스의 주인이었던 종래의 남자 중심적 섹스관습을 거부한다는 점에 있다. 왕의 남자처럼 이들은 성적 남녀 관계의 고정관념을 거부한다. 때로 게이이기도 하고, 때로 부모의 그늘에 사는 캥거루 족이거나 아니면 실업으로 가진 것이라곤 시간 밖에 없으면서 그를 가지고 즐기는 여자들의 용돈으로 사는 화장하는 젊은이들을 말한다. 메트로는 도시라는 뜻으로 도시에 사는 남자로서 예민한 예술적 감성을 지니고 자신의 외모와 스타일 가꾸기에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반면 크로스 섹스는 교차하는 섹스 또는 섹스의 역류 현상 또는 도치현상을 말한다. 세상 돌아가는 꼴이 가관이다. 이런 섹슈얼 현상을 광고나 언론이나 문학이나 연극 또는 영화가 강조하면서 이런 것들이 마치 현실처럼 착각하게 만들고 있다. 왕의 남자와 가수 비는 이제 현대 한국 사회의 영웅처럼 포장되고 있고 그 포장으로 광고들은 그 브랜드로 큰 소득을 올리고 있다. 광고들의 소득은 실용적인 가치와 연결돼 현실적으로 그 영웅을 모방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래서 서울 테헤란의 거리, 가끔은 광주 충장로나 불로동의 거리에서도 그런 남자들을 만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일반인들이 가령 그 테헤란의 거리나 충장로나 불로동 가기를 꺼리는 사람들도 그런 현상에 길들여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1960년 대 프랑스 이론가들을 중심으로 주장된 권위주의와 위계질서 그리고 가부장 또 이성 중심의 기존 가치에 대한 해체론을 앞세운 포스트모더니즘의 물결은 프랑스를 위시한 서구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여성들의 페미니즘 주장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 영향으로 한국에 있어서도 여자들은 남자 중심의 사고방식과 생활양식 그리고 성적 고정관념에 대한 강력한 도전이 이루어졌고 사실상 오늘 그들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문화현상은 자본주의 부산물이다. 사회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실제 사물의 세계가 아닌 자본주의와 인간의 욕망에 의하여 만들어진 가상의 세계이며 현대인들은 물질이 아닌 가상성의 이미지를 소비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말하자면 거짓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거짓속에 한국의 여자들이 메트로 또는 크로스 섹슈얼의 코드로 잘못되지 않았으면 한다
칼럼
남도일보
2006.03.23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