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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교] 늦둥이 늦둥이는 늘그막에 낳은 자식을 말한다. 흔히 ‘늦동이’로 쓰기도 하나 잘못된 표기다. 요즘 고령층 산모가 늘어 난다고 하는데 늦둥이를 보고자 하는 것이다. 비록 ‘할머니 같은 엄마’가 돼더라도 자녀를 키우겠다는 것이어서 상당한 결단이 아닐 수 없다. ‘나이 많은 엄마’는 지난 1982년 이후 출산기피 현상으로 감소세가 이어지다가 1990년대부터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산모의 나이가 높아지는 것은 결혼연령이 해마다 조금씩 상승하는 까닭도 있으나 일부 계층의 늦둥이 낳기 유행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40대 산모 가운데 둘째나 세째아이를 갖는 예가 늘었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늦둥이를 두는 가정이 늘어가는 것은 단순히 경제적 여유가 생겼다는 이유만으로는 해석이 안된다. 또 하늘이 주는 생명은 키워야 한다는 종교적 이유에서만도 아닐 것이다. 외롭고 무료한 노년에 정을 주고 사는 재미를 찾으려는 본심의 발로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 때문인지 한국 나이로 올해 55세인 열린우리당 김성곤(여수갑)국회의원이 늦둥이 아들을 봤다고 해서 화제다. 김 의원은 이미 중 2년와 초등 6·1학년의 딸 셋을 두고 있어 이번에 얻은 아들은 네번째 자녀가 됐다. 마침 열린우리당 광주도당 회의에 참석했다가 부인 입원 소식을 듣고 단숨에 여수로 달려간 김 의원은 네번째에 기다리던 아들까지 얻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김 의원측은 아들 선호 때문에 네째를 가진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어쨌든 김 의원이 결코 적지 않은 나이에 아들을 얻자 그의 건강 비결도 얘깃거리가 되고 있다. 김 의원의 측근에 따르면 그는 평소 술·담배를 멀리하고 매일 새벽 5시면 일어나 단전호흡으로 몸을 단련해 건강을 지킨다고 한다. 바쁠 때에는 사무실에서도 요가를 할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늦둥이의 변으로 “자식을 많이 나아 잘 키우는 것도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의 출산 기피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작금의 세태에 귀담아 들을 말이 아닐 수 없다. /논설실
칼럼
남도일보
2006.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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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에너지 절약, 시설투자 시급하다-박근호 지사장 교토의정서 발효로 에너지절약 문제가 화두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심상찮은 국제 유가의 움직임이 다시 한번 우리를 긴장시키고 있다. 3월 현재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의 가격은 배럴당 60달러 이상을 오르내리고 있으며 더욱 심각한 것은 우리의 주요 수입유종인 중동산 두바이유의 가격이 금년 50달러 이상을 넘나드는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국제유가의 상승세는 중국 에너지 수요증가 및 이란핵문제, 나이지리아 정유시설 테러 사태 등이 산유량 감축이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에 따른 분석된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계속되고 있는 고유가 경향은 한 두가지 원인에 좌우되는 것이라기 보다는 수요-공급의 구조적인 것으로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러한 고유가 시대의 도래와 발등의 불이 된 기후변화협약은 이제 우리의 에너지 소비 형태를 보다 근본적으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즉 과거와 같이 잠시 ‘참고 넘어가는 식’이 아닌 에너지절약 시설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고효율기기 보급, 신재생에너지 이용확대와 같이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에너지사용량의 55% 이상을 소비하는 산업부문의 에너지절약 시설투자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에너지관리공단에서는 지난 80년 이후 지금까지 산업체 및 건물에 대한 에너지관리진단을 꾸준히 실시해왔는데, 진단결과 산업체의 경우 평균 10%정도의 에너지절약요인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정부에서는 산업체의 에너지절약 시설투자를 돕기 위해 에너지이용합리화자금을 꾸준히 지원해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원예산을 지난해보다 59억원이 증가된 6천549억원으로 대폭 늘리고, 연리 3~5%대의 낮은 대출 이자율에 최소 4년부터 최대 15년에 걸쳐 상환하는 좋은 조건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자금신청은 공단 홈페이지 (www.kemco.or.kr)를 통해 접수하고 실시간으로 처리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민원 편의를 돕고 있다. 이 밖에도 에너지절약 효과가 높은 고효율전동기와 고효율인버터, 고효율조명기기 및 고효율 펌프 등에 대해 무상으로 장려금을 지급하는 한편, VA(자발적협약), ESCO(에너지절약전문기업), ESP(에너지절약기술정보협력사업) 등 다양한 지원제도를 추진해 산업체의 에너지절약을 돕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지원제도를 활용해 에너지절약 설비투자에 나선다면 산업부문에서 10%의 에너지절약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생활 속에서의 효과적인 에너지절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고효율기기의 사용이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제도, 에너지절약마크제도, 고효율기자재인증제도 등의 효율관리제도가 시행돼 고효율기기의 생산과 보급을 유도하고 있다. 따라서 가전제품이나 승용차 등 에너지사용기기를 구입할 때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이나 에너지절약마크 등을 반드시 확인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아울러, 이러한 에너지이용 효율화와 함께 화석에너지를 대체할 신재생에너지원의 개발과 보급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광주 ·전남 지역은 섬과 환경(일사량) 등 풍부한 입지여건을 갖추고 있어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유리하다. 지속되는 고유가와 갈수록 치열해지는 자원확보전쟁, 그리고 교토의정서 발효 등은 에너지에 대한 지금까지의 안일한 태도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다. 국제유가 50달러 시대, 이제 오르내리는 유가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시기는 지났다. 에너지절약을 위한 집중적인 투자로 날로 급변하는 국제 에너지환경에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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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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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태련 한국수자원공사 평림댐수도건설단 “물 쓰듯 돈 쓰다” vs "돈 쓰듯 물 쓰다“ 3월 22일은 세계적으로 심각한 물 부족 상황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유엔에서 지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올해로 14번째를 맞는 세계 물의 날을 계기로 우리나라 물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한 번 짚어보고자 한다. 우리말 관용표현 중 ‘물 쓰듯 돈 쓰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과거 우리나라가 산 많고 물 맑던 시절부터 쓰인 말로, 마실 수 있는 맑은 물이 풍족했던 우리나라에서 물을 펑펑 쓰듯, 돈을 쓰는 경우 빗대어 사용하던 말이다. 그러나 과연 지금도 물을 ‘물 쓰듯’ 쓸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283mm로 세계 평균의 1.3배이지만, 높은 인구밀도로 인해 1인당 강수량은 세계 평균의 12%에 불과하여 UN에서는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또한 연강수량의 2/3가 여름철에 집중되어 홍수 피해를 내며, 하천이 짧은 산악지형의 특성으로 74%를 그냥 바다로 흘려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빈번한 이상기후로 물로 인한 재해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어, 이에 대비하기 위한 중장기적 물 관리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지형적, 기후적 특성 하에서는 물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인 댐을 건설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비가 많이 오는 여름에는 댐에 물을 잔뜩 담아, 농사철이나 비가 적은 계절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고 또한 홍수와 가뭄으로 인한 피해도 방지할 수 있다. 이처럼 댐 건설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대규모 다목적 댐의 건설로 인한 환경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높다. 그러나 최근 전남 농촌진흥원에서 주암댐을 대상으로 실시한 바에 의하면, 댐 건설로 인한 일조시간 감소는 매우 작고 습도는 오히려 소폭 감소해 환경적인 영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댐을 건설하여 홍수 때 모아 둔 물을 갈수기에 일정하게 흘려보내면 하천 생태계가 보호되고 수질은 더 좋아질 수도 있다고 한다. 현재 정부와 수자원공사는 효율적 수자원 관리를 위하여 댐을 건설하되, 현 소양강댐의 1/30 정도인 1억톤 내외의 중·소규모 댐을 친환경공법으로 시공해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댐 건설시 지역정비사업을 확대 시행하며, 댐 효용증진사업으로 중·소규모 댐 지역주민을 위한 사업을 실시하여 지역주민의 소득증대와 복지증진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장성군 삼계면 수옥리에서는 평림댐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평림댐은 전남서부지역의 상습적인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용수전용댐으로 2007년 완공되면 장성군, 담양군, 영광군, 함평군의 4개 군에 깨끗한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지역개발의 촉진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생태통로 설치, 친환경적 사면 녹화, 상류 오염 방지를 위한 갈대습지 조성 등 환경 친화적 공법을 적극 도입해 환경과 조화를 꾀하고 있다. 총저수량 847만 톤으로 주암댐의 1/50 정도에 불과한 작은 규모지만 생태공원, 체육시설, 산책로, 전망대 등의 편의시설을 빠짐없이 갖추어 주민의 쉼터 역할까지 함으로써 우리 지역사회와 함께 살아 숨 쉬는 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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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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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새만금사업의 교훈 정구선 이사장 새만금 사업은 애초 시작치 말았어야 할 개발이었다. 그동안 찬반으로 팽팽히 맞선 가운데 법정으로까지 비화되었던 새만금사업이 4년 7개월이나 끌어오다가 대법원의 판결로 종지부를 찍었다. 대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대법원의 판결은 ‘새만금사업의 경제성이 없다는 주장을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없고, 정부의 환경 영향평가는 당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적법하게 이루어졌다’는 게 요지이다. 대법원의 판결에 왈가왈부할 순 없지만, 자연환경이 가지는 특수성을 우선적으로 배려해야 한다는 취지로 ‘잠재적 환경가치를 현실잣대로 평가할 수 없다’는 반대 입장의 견해가 소수의견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결과는 관계없이 새만금의 환경적 가치를 저버렸다고 생각하는 환경단체를 비롯한 미래가치를 소중히 생각하는 시민들과 지역 어민들의 반대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한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될지 의문이다. 새만금사업은 식량안보가 큰 관심사였던 시절에 전북 군산과 부안을 잇는 33km의 방조제를 막아 여의도 면적의 140배에 이르는 농지를 만들고, 담수호 1억 2천만평을 얻어 수자원 등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으로 지난 1991년에 시작되어 2004년까지 무려 1조 7천억원이 넘는 정부예산으로 약 85%정도의 공정을 보였던 사업이다. 그러던 중 1996년부터 경기도 시화호의 수질오염이 사회문제화 되면서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약 2년여 동안 학계와 시민단체, 정부관계기관까지 합동으로 다각적인 조사연구와 논의과정을 거쳐서 친환경적인 보전대책을 마련하고 사업을 시행하기로 정부가 방침을 세웠던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갈등과 국론분열이 일어났다. 1991년대에 시행했던 정부의 환경영향평가가 대법원의 판결 논지처럼 적법하게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하더라도, 점차 세월이 지나면서 개발 지상주의에 대한 회의와 환경보전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대법원의 판결에 마냥 즐거워할 수만 없게 되었다. 정부는 그동안 빚어졌던 갈등을 치유해야하고 국론을 통합해야 하며 친환경적 공사로 반대여론을 만족시켜야 할 더 큰 과제를 짊어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은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미·소로 대표되는 이념갈등의 대리전 성격을 띤 큰 전쟁을 치러 동족끼리 서로 죽고 죽이는 험난한 세월이 있었으며, 아직까지도 남북으로 갈린 냉전체제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그 어느 나라도 감히 이루어내지 못한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과 세계가 부러워할 만한 민주화를 이루어 냈기 때문이다. 이제는 동북아시아의 중심국으로 또 선진국으로 부상하려는 염원이 꿈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 만큼 국민들의 안목도 달라지고 있으며, 가치관 또한 크게 변하고 있다. 따라서 미래지향적 가치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정책을 결정하고 수행하는 일이야 말로 중요한 판단기준이 돼야 할 것이다. 때문에 이번 대법원의 판결에는 그만큼 아쉬움도 크다. 최근의 추세대로라면 농지를 만들고 공단을 만드는 것 보다는 갯벌을 보존하고 철새도래지를 보호하며 세계적인 자연자원으로 가꾸는 일이야 말로 새로운 경제적 가치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새만금사업의 경제성이 없다는 주장을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없다’, ‘정부의 환경 영향평가는 당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적법하게 이뤄졌다’는 대법원의 판단에 마냥 박수를 보낼 수가 없는 것이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홍보하던 시절, 당시 주민들의 생각과 오늘날 주민들의 생각이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는 것을 전제할 때, 아쉬움이 더욱 깊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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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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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교]150세 수명 인류학자들은 신석기 시대의 평균 수명을 10세 전후, 2천년전 예수가 탄생했을 당시는 대략 20세 전후로 추정하고 있다. 평균 수명이 10세가 늘어나는 데 수천년이 걸렸다는 것이다. 1900년대가 시작되면서 선진국들의 평균 수명은 40세 전후가 됐다. 20세에서 40세로 증가하는 데 1900년이 소요된 것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장수국가들의 평균 수명은 80세를 넘어섰다. 100년만에 40세가 늘어난 것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조선시대에는 20세 중반, 1945년 해방 당시는 35세, 지금은 70세를 훌쩍 넘기고 있다. 옛날 사람들이 살아있다면 절대 믿지 않았을 수치다. 의학자들은 평균수명의 증가 경향을 볼 때 현재 30대는 100세 전후까지 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현재 40-60세 사람도 90세 이상은 충분히 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영국의 옥스퍼드대학에서 개최된 ‘수명 연장과 향상에 관한 국제회의’에 참석한 과학자들이 150살 사는 시대가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특히 조만간 현재 인간 수명의 상한선으로 여겨지는 120세 이상에서 사람들이 일상적인 활동이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시간대학 밀러 교수는 유전자적으로 인간과 유사한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단순하게 칼로리 소비만 제한해도 수명이 무려 40%나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이를 인간에 적용하면 선진 국가들의 평균 수명이 현재의 약 80세에서 112세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점도 있다. 신생아 수는 줄어드는 데 노령화가 가속화되면 연금 위기, 노후된 인력, 의료보험 비용 등과 국가는 전쟁을 해야 한다. 또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노인 봉양을 회피하다 자칫 신판 고려장이 등장할 지도 모른다. 어찌됐든 수명연장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제는 늙어서도 자신을 스스로 책임질 만큼 건강하게 살다 가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 될 것같다. 이승범 논설위원 tiger@
칼럼
남도일보
2006.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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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을 바라보며]이발사와 혁신 담당자 4세기 중반 동·서로 분열되기 직전의 로마제국은 율리아누스라는 젊고 개혁적인 황제를 맞게 된다. 붕괴조짐을 보이던 제국에 일종의 구원투수가 등장한 셈이다. 그러나 그의 치세가 단기간에 그쳐 큰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어쨌든 이 황제가 처음 개혁에 손댄 곳이 황궁이다. 요즘 우리나라로 치면 청와대부터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인데 그 발단이 된 일화가 재미있다. 시오노 나나미는 이를 그의 ‘로마인 이야기’ 14편에서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황제가 된지 얼마되지 않아 율리아누스는 머리를 다듬고 싶어서 황궁 이발사를 불러오라고 명령했다. 그리고 자기 방에서 기다리는데 그의 앞에 느닷없이 화려한 복색을 차려입은 한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뭔가 명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나 싶어 율리아누스는 필요한 사람은 이발사 뿐이라고 재차 지시했다. 그러자 그들 중에서도 가장 멋지게 치장하고 선두에 서있던 남자가 앞으로 나와 자기가 이발사라고 대답했다. 어리둥절해진 황제로선 그러면 도대체 저 사람들은 뭐냐고 물었다. 그 이발사는 당연하다는 듯이 이렇게 답했다. 자기한테 딸린 조수들이라고. 기겁을 한 황제가 사태를 파악해보니 이 조수들은 어이가 없을만큼 직무가 세분화돼있었다. 이발사뿐만 아니라 요리사에 의상담당들도 마찬가지였다. 하는 일이 무엇인지 확실치도 않은 환관들의 1년 경비는 일선에서 피를 흘리는 병사들의 연봉보다 많았다. 율리아누스는 이 모든 군살들을 가차없이 잘라냈다. 황궁업무의 모든 분야는 필수인원만 남기고 최소한의 조직으로 재편성됐음은 물론이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전국 88개 군(郡)지역 인구는 2001년말 559만여명에서 2005년말 498만여명으로 61만여명이 줄었다고 한다. 그런데 같은 기간 이들 군단위 공무원은 4만8천79명에서 5만2천776명으로 불어났다. 인구가 12.2%나 감소했는데 공무원은 거꾸로 9.7%가 증가한 것이다. 광주시만 해도 2003년 이후 3년간 570명이 늘어났다. 전남도도 그보다는 못하지만 다소라도 늘어나는 추세다. 국민을 위해 꼭 수행해야할 일이라면 인력 충원은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나 이해못할 일이 더 많으니 그게 문제다. 예를 들면 시가 56명의 한시 정원을 조례로 정했는데 그 가운데 혁신분권 담당관실에 14명, 전국체전 추진기획단에 14명, 공동혁신도시 건설지원단에 9명 하는 식이다. 이중 전국체전이나 공동혁신도시는 그래도 납득이 되는데 혁신분권은 도대체 뭘 한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정부가 지시한 것이라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들려오는 말로는 기존의 기획실 업무와 크게 차별화되지도 않는다고 한다. 다른 지역 얘기지만 관료사회 내부에서도 혁신담당 공무원이 왜 필요한지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시오노 나나미가 지적한대로 관료기구란 그냥 내버려두기만 해도 비대해지는 속성을 지녔다. 관료란 자기보전을 최우선으로 삼기 때문이다. 관료사회에선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켜 자기보전을 실현하는 게 아니라 주변에 동류(그녀는 이를 기생충이라고 바꿔 말했다)를 늘리는 방법으로 실현한다는 것이다. 공무원은 한번 늘어나면 좀체 줄이기 어려운 ‘영구채권’같은 존재라고 설파한 국내 모 교수와 거의 비슷한 인식이다. 참여정부는 분명 ‘작은 정부’를 지향한다고 했다. 그게 지금 거꾸로 가고 있다. 그리고 그 여파는 결코 당대로 끝나지 않는다. 그만큼 줄여 없애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방정부에 가해지는 인건비 부담도 크다. 재정이 압박받으면 그만큼 사업예산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에 관한 한 아무 책임감이나 개념없는 중앙정부를 믿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 보다는 이번 선거에서 로마황궁의 이발사 조수들같은 존재들을 없애버릴 단체장을 뽑아쓰는 게 더 낫지 않나 싶다.
칼럼
최혁
2006.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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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산골 군수의 문화시각 -김철수 세계적인 문호 세익스피어는 영국의 자존심이자 자랑이었고 국가와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자국 국민들의 절대적인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작가였다. 21세기를 문화의 시대라고 말한다. 한 편의 영화나 한 사람의 예술가가 창출하는 경제가치와 국가 인지도는 다른 어떤 것으로도 상회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것을 우리는 실감하며 살고 있다. 얼마 전,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비디오아트의 선구자이며 대가인 백남준씨가 이 세상을 떠났다. 한국인의 예술적 천재성을 전 세계에 유감없이 떨친 그의 죽음 앞에 조문객으로 참석했던 세계적인 예술가들은 자신들의 넥타이를 잘라 예술가의 가슴에 덮어주며 마지막 작별을 고하는 퍼포먼스로 지구촌 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모은 바 있다. 예술가 한 사람이 미치는 영향이나 파급 효과가 얼마나 큰 지를 다시 한 번 확인 할 수 있었다. 이 시대에 기인으로 알려진 소설가 이외수씨가 있다. 경남 함양 출생으로 춘천교육대학에 입학 했다가 중퇴한 그는 1975년 ‘세대’지에 중편 ‘훈장’으로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문단에 데뷔하여 지금까지 30여년 동안 47권의 저서를 출간한 바 있으며 대표작으로는 ‘괴물’,‘사부님 싸부님’, ‘칼’, ‘외뿔’등이 있다. 사람들은 작가 이외수씨를 ‘기인’으로 또는 ‘괴팍한 천재 작가’로 부르는데 익숙해져 있다. 외모 또한 댕기머리에 자주 감지도 않으며 칫솔질도 하지 않고 마치 금이빨처럼 노란 이에 빨간 고춧가루가 낀 걸 자랑이라도 하듯 내보이며 천진난만하게 웃는 그의 모습은 신비롭기까지 한 것이다. 그런데 그가 40여년 동안 살아오던 춘천의 생활을 접고 음력 설날을 보낸 뒤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다목1리 속칭 감성마을로 이사를 했다. 화천군수가 적잖은 예산을 들여 작가 이외수씨에게 새로운 창작실을 멋들어지게 지어주었기 때문이다. 깊은 산골 외딴 곳에 예술인이 살 수 있도록 집을 지어주고 작가 이외수를 브랜드화 하여 이 곳 일대를 문학촌으로 탈바꿈 시키겠다는 욕심을 낸 것이다. 예술가를 존경하고 대접 해주는 지방 자치단체와 군수에게 작가 이외수씨는 이렇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일생일대의 명작을 이곳에서 쓰고 싶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늘 창백해 보이던 그의 얼굴에는 붉은색 생기가 감돌았고 오는 5월중에 이외수 문학관은 문을 열 계획으로 단장 중에 있다. 거기에 비하면 우리 고장 광주·전남은 오랜 옛날부터 문화예술에 대한 인프라가 어느 지역보다 잘 구축되어 있다. 비록 경제적으로는 낙후되고 뒤떨어졌어도 걸출한 문화 예술인들이 끊이지 않고 배출되어 각기 향토를 지키며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굽히지 않아 문화예술인들의 긍지나 활발한 창작활동에 있어서는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거기에 따른 행정관청이나 기업의 협조나 후원이 기대치 이하에 머물러 효과를 극대화 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는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무관심과 냉대가 갈수록 심화되어 창작의욕을 상실하게까지 만들고 있다. 눈에 보이는 전시효과에 길들어져 있는 행정기관의 구태의연한 자세도 그렇고 특히 자치단체장들의 문화인프라에 대한 의식이나 시각도 실망스러울 정도이다. 강원도 산골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이 아름다운 지방단체장의 문화에 대한 인식과 시대를 앞서가는 일련의 작업들이 문화예술의 본고장이라고 자부하는 이 고장 남도 땅에서도 하나 둘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칼럼
남도일보
2006.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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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도심 개발과 경기활성화를 위해 절실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함에도 별다른 해법이나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최근 광주교도소 이전 문제를 의결,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승인만 남겨놓은 상태라고 한다. 이르면 2007년 말 착공, 북구 삼각동 일원에 신축될 광주교도소는 기결수 2천명과 미결수 1천300명을 수용하게 된다. 벌써 교도소 이전 예정부지 인근인 삼각도 월산·상월산 마을 주민들과 일곡지구 아파트 주민들은 집단 반발하고 있다. 필자는 주민들의 반발을 소 지역 이기주의나 님비 현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과연 현재의 예정부지가 광주의 미래상에 비취 타당한 것인지는 심각히 고려해 봐야할 것이다. 교도소와 같은 국가시설의 입지는 신중하고 미래지향적으로 고려해야 될 사항이다. 교도소와 주거지 사이에 아무리 많은 녹지 완충지역을 둔다 하더라도 교도소는 그 자체로 친 주거적 시설은 아니다. 필자는 이 문제를 31사단의 이전문제와 병합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광주광역시 지도를 놓고 보면 광주 동구권과 북구권을 이어주는 두암택지에 연접해-문흥지구-일곡지구-첨단단지로 연결되는 커다란 주거벨트가 형성되어 있다. 그런데 그 중심에 31사단과 새광주교도소 이전부지가 일명 ‘알박기’ 하듯이 박혀 있는 것이다. 도심의 맥이 끊겨 소통을 못하고 벨트가 차단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광주권 방어를 위한 군사시설인 31사단은 최초엔 한참 광주외곽이었으나 도심팽창으로 이젠 도시 복판에 자리 잡은 모양이 돼버렸다. 이 때문에 군은 군대로 보안관리, 작전, 훈련에 어려움에 직면해 있으며 광주시는 광주시대로 도시계획과 물류 측면에서 많은 장애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국방기능적 측면에서 볼 때도 현 31사단의 위치는 유사시 광주시민의 안전 확보에 부적합 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고, 생산·고용 등 사회적 기회비용 측면에서 볼 때도 현 31사단은 광주권 지역개발의 장애요소로 지적 돼 온지 오래다. 해당 기초단체인 북구의 입장에서 보면 토지의 효율적 이용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앞서 말한 광주 중추 주거벨트가 중도 차단됨에 따른 직·간접 손해가 막심하다. 그런데 31사단 이전사업을 고려하지 않은 채 광주교도소만 현 31사단 부지 인근으로 이전한다면 광주시는 머지않은 미래에 반드시 교도소 재이전 문제에 봉착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31사단은 광주권 방어를 위해 장성군 또는 담양군 등 지금보다 훨씬 북쪽으로 이전하는 것에 이견이 없다고 볼 때, 새 광주교도소도 최소한 광주시와 이들 인접 시·군의 경계선까지 후퇴 배치되는게 바람직할 것이다. 교도소와 법원 검찰청간의 지나친 이격(離隔)문제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외곽 순환도로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광주교도소 이전부지를 31사단 이전 문제와 함께 고려할 것을 다시 한번 주장하며 이 문제에 대한 광주시민들의 공개토론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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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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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골에서]아파트 값이 오르는 이유 서울 강남 고급 아파트의 평당 가격이 5천만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도 자신의 직장생활에서 번 돈을 전부 저축해도 32평 한 채 마련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강남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형적으로는 강남이면 안된다는 일류의식, 학군이 좋은 곳으로 몰리는 과도한 교육열 등이 요인이다. 하지만 좀더 깊이 들여다 보면 강남 집값을 상승시키는 실질적 이유가 있다. 먼저 강남의 아파트 구입만이 유일하고 안전한 재테크라는 사고방식이다. 필자의 분석을 뒷받침해 주는 통계가 얼마전 나오기도 했다. 대한상의가 대도시 가구를 대상으로 자산 보유 실태를 조사해보니 금융자산은 고작 10%에 불과하고 나머지 90%는 부동산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가운데도 집값이 차지하는 비율이 83%라고 한다. 대다수 도시민이 집에 거의 전재산을 쏟아부었다는 이야기다. 즉, 우리 국민의 재테크의 선호 수단이 집(아파트)임을 확인시켜 준 것이라 볼 수 있다. 여기에 강남의 선호도가 특히 높다는 것이다. 실제 필자가 만나본 대다수 사람들은 재산 유무를 떠나 강남의 아파트만이 가장 안전한 재테크라는 믿음을 지니고 있었다. 강남 집값의 상승을 부추기는 또 하나의 요인은 과도한 호가다. 강남에 집을 소유한 사람들은 한채가 되든 두채 이상이 되든 자신의 기대 가치를 미리 반영해 집을 매물로 내놓는다는 점이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레 가격 상승이 이루워진다. 수요와 공급에 의한 가격 결정이 아니라 공급 가격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인 만큼 정부에서 내놓는 부동산 대책도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 세금 등 인위적인 제재조치를 취해도 이를 감안한 가격으로 판매하니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도 있다. 이제 광주의 경우를 보자. 최근 신규 분양 아파트는 평당 800만원대를 육박하고 있다. 입주하는 시점에서는 프리미엄이 붙어 평당 1천만원 가량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의 근거로 얼마전 평당 500만원에 분양했던 아파트들이 600만원을 넝어서는 등 지역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인기가 있는 곳이면 평당 100~200만원 정도는 쉽게 오르고 있다. 즉, 100%에 육박하는 높은 주택보급률에도 불구하고 광주에서도 아파트 가격 급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역시 집을 재테크의 가장 요긴한 수단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이지역 시민단체 한곳이 ‘광주·전남지역 주거빈곤층 및 양극화 실태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무주택 세대의 비율이 무려 광주 37.1%, 전남 29.5%라는 것이다. 주택보급률은 100%이나 두 채 이상의 집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집이 재테크(나쁘게 말하면 투기)의 대상이 되면 실질적인 수요와 상관없이 높은 가격이 형성될 수 밖에 없다. 자금에 여유가 있는 두 채 이상의 소유자는 본인들이 원하는 가격에 맞추어 매물로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참으로 우려되는 일이다. 아파트를 포함한 부동산이 실질적 가치 보다 높게 평가돼 있다면 거품이 빠질 경우 경제 전체 에 혼란을 줄 수 있다. 지난 국민의 정부에서 벤처기업들이 내재된 가치 보다 높게 평가됐다가 거품이 빠지면서 실물경제에 까지 큰 타격을 주었던 것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경제가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실물 부동산의 정확한 가치에 맞는 가격이 형성돼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집을 재테크의 수단으로 삼지 말고 주거 공간으로 단순화하는 의식 개혁이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이런 의식 확산만이 우리 자손들에게 또 다시 집을 마련하는데 인생을 다바치는 우를 범하지 않게 하는 첩경이 될 것이다. 이승범 논설위원 ti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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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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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학습부진아 만들지 말자-정기연 공부를 잘못 하는 학생은 두 가지 부류가 있다. 하나는 저능아로서 지능(IQ)이 낮아 못 따라가는 학생인 학습지진아가 있고, 또 하나는 지능은 정상인데 수업결손으로 못 따라 가는 학생인 학습부진아가 있다. 여기에서 학습지진아는 특수반을 편성해 별도 지도를 하고 있지만. 학습부진아는 담당교사가 책임지고 구제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자녀들 중 공부를 못한다고 하는 학생이 있다면 저능아가 아닌 이상 수업결손만 없다면 정상적으로 따라 갈 수 있는 것이다. 학생의 수업시간 결손과, 가정환경적 요인과, 지도교사가 출발점 고르기를 않고 우수아 중심으로 학습지도를 하고 있어 학습부진아가 생기게 된다. 따라서 교사가 학습부진아 중심으로 출발점 고르기를 하고 수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컴퓨터 학습현장을 보면 교사가 학생들의 모니터를 확인하도록 교실 뒤 벽면이 거울로 장치되어 있다. 못 따라가는 학생들을 즉시 발견하고 같이 따라가도록 반복지도를 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현명한 교사는 예습과 복습의 학습방법안내와 확인으로 출발점 행동 고르기를 하고 있다. 전체 학생들이 똑같은 수준으로 출발한다면 대부분 학생들이 완전학습 수준인 90점 이상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 해결에 있어 우열의 차는 생긴다. 교사는 학생이 필요한 만큼 충분히 시간을 주어야 할 것이다. 쉽게 가르치고 쉽게 배우는 학습시간은 학습부진아가 생기지 않는다. 교사가 어렵게 가르치고 학생이 어렵고 이해가 안가는 수업으로 부진아가 생기게 되고 이러한 수업결손이 누적되면 공부를 하는 학생이 아니라 구경하고 있는 학생으로 남고 만다. 요즘 학교 교실은 학급당 학생수가 적기 때문에 교사가 조금만 노력하면 개별지도가 가능하고 학습부진요인을 속히 판단해서 구제 할 수 있다. 해마다 학년초가 되면 기초 학력검사를 하고 성적 70%이하의 학습부진아를 선정하고 구제 계획을 세우고 지도하도록 교육청 시책으로 한바 있다. 학습부진아가 구제되지 않는 이유는 많다. 그렇다고 없다고 보고하는 학교도 있겠지만 있는 학습부진아를 정직하게 있다고 보고한 학교장을 문책한다면 허위보고를 하란 말로 귀결된다. 따라서 학습부진아는 학교장 책임 하에 철저히 구제해야 하고 담임교사는 쉽게 가르치고 쉽게 배우는 학습의 원리를 적용해 밀도높은 수업으로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학습부진아 구제도 중요 하지만 만들지 말아야 하는 것이 전문직인 교사들의 책임이며 자존심이다. 참사랑으로 제자를 가르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교사들은 시간과 보수에 얽매인 시간 강사가 아닌 사부(師父)로서 주어진 본분에 보다 충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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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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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대순의 세상보기]꽃피는 어느 고목의 어설픈 봄 60년대 말 학생 운동의 하나로 고려대 학생들이 주관하는 ‘고대의 밤’이라는 행사가 있었다. 주로 지방 출신 학생들이 출신지에서 겨울 방학에 개최하는 젊은이들의 축제로 그 대학 교수들이 동원되었다. 동원된 교수들 가운데 생각나는 사람들은 김상엽, 김준엽, 조동필, 김성식, 여석기 교수 등 그들은 당시 스타 교수들이었는데 그때만 하더라도 그분들의 강연은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대학 당국에서는 대학 선전의 효과가 있었고 학생들은 다니는 대학의 위상을 과시하는 행사였다. 그 교수들 안내를 내가 할 때라 한 번은 김성식 교수를 영접하게 되어 인사를 드리면서 ‘선생님, 옛날과 조금도 다름이 없으십니다’ 하였더니 옆에 여석기 선생이 ‘말할 줄 모르구먼, 선생님 더욱 젊어지십니다 라고 해야지’ 라고 때워주었다. 그 뒤로 나는 스승이나 선배 할 것 없이 연상의 어른을 만나면 으레 그 말을 애용한다.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이 보다 더 즐거울 수가 없다. 요즘은 나보다 더 젊은 사람에게까지 서슴없이 이 말을 앞세운다. 더 젊은 그들도 또 이 말을 좋아한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나는 어느새 가는 곳마다 제일 나이가 많은 사람이 되어 버렸다. 집안에서도 그렇고 문단에서도 그렇고 학회에서도 그렇다. 그래서 처신이 더욱 어렵게 되어 출입하기가 조심스러운데 그래도 꼭 참가하고 싶은 모임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저저 지난주에는 제자 교수의 정년 기념 논문 헌정식에 참가하고 저 지난 주에는 한 잡지 창간 10주년 기념행사에 나가게 되고 지난주에는 지방 영문학회 봄 학술 발표회에 나가게 되었다. 그 때마다 꼭 원로의 말이라는 명목의 덕담을 하게 된다. 그래서 며칠을 미리 준비해야 하고 그러면서 나는 스스로 고목에 핀 어설픈 꽃을 연상하다. 그러나 고목 가운데 낙낙장송이 있다. 낙낙장송은 백두산 미송처럼 하늘을 찌르게 높이 솟은 나무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5백년이고 6백년이고 오랜 연륜을 가진 것은 미송과 같지만 낙낙장송은 곱게 자란 나무가 아니라 구부러지고 비틀어지고 때로 상하를, 때로 좌우를 달리하면서 긴 세월의 갖은 풍상을 이기고 살아남은 소나무를 말한다. 나무의 이상을 우리는 동량이라고 하여 큰 대궐의 기둥이나 대들보로 쓰이는 나무를 말하다. 그러나 낙낙장송은 그와 같은 동량이 될 수 없는 나무로 다만 외진 곳에 서서 쓸모없이 사람의 눈을 피하여 그렇게 긴 세월을 살아남은 나무인 것이다. 낙낙장송은 동양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긴 세월을 산다는 장수가 미덕을 가진 점도 그렇고 세상의 가진 풍파와 학대 속에서 무명하게 사는 것이 그렇고 살면서 굳이 예쁘거나 멋을 부리거나 하지 않으면서 궁극적으로는 고고한 풍격을 갖게 되는 것도 그렇고, 경쟁적으로 살기 보다는 자연의 순리로 사는 것도 그렇고, 어떤 사람보다도 그 아래서 사람들이 그들의 한계를 인식하는 지혜를 얻는 것도 그렇고, 그늘로 하여 사람들에게 다시없는 평화와 안정감을 주는 것도 그렇고, 요즘 장례의 한 방법으로 수림장이 말하듯 영원한 생명력으로 사람들의 목숨을 이어주는 것도 그렇다. 그리고 무엇보다 낙낙장송은 위대한 부동의 침묵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낙낙장송이 사람으로 비유되기는 어렵다. 사람은 그렇게 천상천하에 유아독존할 수 가 없다. 가령 부처님이나 예수님을 연상할 수도 있지만 그러나 그들은 낙낙장송의 침묵을 해석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낙낙장송의 욕심은 허황한 꿈에 불과하다. 그러니 고목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고목으로 돌아가 고목에서 꽃을 피울거나. 그러나 고목에 꽃이 피면 나무는 죽는다. 고목에 핀 꽃은 백조의 노래인 것이다. 그래도 봄이 오는데 나의 고목에 꽃을 피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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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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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교]고르비 고르비는 옛 소련 대통령 고르바쵸프 (Mikhail Sergeyevich Gorbachov)의 애칭이다. 그는 1989년말부터 1990년에 걸쳐 냉전에 종지부를 찍은 장본인이다. 유럽의 정치구도를 변화시켰고 동구권의 잇단 붕괴를 묵묵히 받아들였다. 동유럽 각국에 민주정부가 들어섬에 따라 소련군도 단계적으로 철수시켰다. 1990년 여름에는 동·서독의 통일을 수락했다. 그리고 그 해에 국제 정치상의 지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그의 ‘글라스노스트(개방)’ 정책은 소련사회 전반에 해빙 무드를 조성했다. 이로써 스탈린주의 독재체제와는 영원한 결별을 선언했다. ‘페레스트로이카(개혁)’ 정책은 소련 최초의 민주화 시도였다. 고르비와 소련의 운명을 결정지은 것은 소수민족의 독립운동과 그 대안으로서의 연방조약안이었다. 그러나 획기적인 연방조약안도 소수민족 독립운동을 잠재우기에는 미흡했다. 옐친의 비협조로 결국 그는 사임하게 된다. 현재 러시아인들은 소련 해체를 가져온 ‘페레스트로이카’에 대해서는 점차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그 주역인 고르비는 여전히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그에게 무슨 사정이 생겼는지 오는 6월 광주에서 열릴 ‘2006 노벨평화상 수상자 광주정상회의’가 다소 연기될 것이라고 한다. 그가 다른 일정으로 인해 참가가 어렵다고 연락해오자 주최측은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그의 참여를 유도하려는 것 같다. 고르비는 지난 3월 2일 75세의 생일을 맞았다. 러시아에선 5년과 10년째 생일을 ‘유빌레이’라고 부르며 보통 때보다 훨씬 성대한 축하파티를 한다. 이 생일파티에 그는 조지 부시 전 미국대통령이나 마가릿 대처 전 영국총리를 초청했으나 그들은 오지 못했다. 그러자 고르비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들은 이제 어디든지 여행을 가기에는 쉽지 않은 나이가 됐다” 이번 광주행이 나이때문에 곤란을 겪지 않기를 바란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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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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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문화수도 건설과 기업의 역할 -정희전 일전에 광주시립미술관에 가서 남도미술 100년전을 관람했다. 작품들도 좋고, 직원들도 참 친절한데다 미술관 앞에 펼쳐진 무등산의 설경이 압권이었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이었던 것은 미술관내 특별전시실인 ‘하정웅 콜렉션’이었다. 하 선생은 전남 영암에 연고를 둔 재일동포 사업가로 현 미술관 소장 작품의 70%이상을 기증했다고 한다. 작품들도 세계 유명작가, 재일동포, 남도출신 등 다양했다. 이를 통해 남도미술과 현대미술조류 등에 대해 이해를 넓힐 수 있었다. 한 기업인의 문화예술애호심이 이렇게 지역문화예술계에 크게 기여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기업의 문화예술지원활동이 오래전부터 있어 왔는데, 이를 로마시대 문화예술 애호 재상이었던 ‘마에케나스’의 이름을 따 메세나운동이라고 한다. 과거 유럽의 대금융업자였던 메디치가(家)가 미켈란젤로 등 르네상스 예술가를 후원한 것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도 1990년대 중반부터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중심으로 메세나운동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 운동은 사회사업과 같은 일방적인 후원 또는 봉사활동은 아니다. 기업입장에서 메세나운동은 사회공헌활동 성격이 강하긴 하나, 홍보사업이기도 하며 기부금만큼 세금감면을 받는 절세전략이 되기도 한다. 일본의 유명한 위스키회사인 산토리사는 유명 음악회 정기개최를 통해 예술을 사랑하는 격조 높은 기업으로 변모했고, 제품이미지 개선과 함께 회사종업원들의 회사에 대한 자긍심이 고취되는 부수효과도 거뒀다. 우리나라도 삼성이 ‘리움’미술관을 통해 미술계, LG가 ‘LG아트홀’을 통해 전시공연, 포스코는 ‘사옥 음악회’를 통해 음악계를 각각 지원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문화중심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광주에서는 정부예산에 의한 아시아문화전당 건립외에 어떤 메세나 운동이 있는지 궁금하다. 광주에 그럴만한 여력이 있는 기업이 있나 하는 의문도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이 환율절상,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기업경영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메세나운동을 운운하는 것은 사치라는 느낌도 든다. 그러나 메세나운동에 있어서는 돈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인 안목과 문화예술지수가 더 큰 요소이다. 삼성, LG, 포스코 등과 같은 대규모 활동은 어렵더라도 젊은 작가나 단체를 후원하고, 뮤지컬 등 공연유치를 지원하는 일들은 가능하지 않을까. 특히 지역건설사가 골프장이나 아파트 외에 작으나마 아름다운 문예시설 건축에 관심을 갖고, 음식료회사 등이 음악회나 미술전시회에 눈길을 돌린다면 이는 중기적으로 회사홍보 뿐 아니라 지역의 문화산업을 발전시키고 이는 궁극적으로 기업의 이익으로 돌아올 것이다. 일전에 방문했던 광주시립미술관에서는 2005년중 미술관이 구입한 신진 유망작가 작품들을 별도 전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관련예산은 대부분 시로부터 나왔을텐데, 광주시의 재정자립도가 60%선으로 광역시중 꼴찌임을 감안할 때 매우 적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같은 사업들이 확대되려면 기업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비단 돈 문제 면에서 뿐만 아니라 문화수도 건설은 당국, 시민, 기업이 모두 참여해 공동의 관심을 넓혀가야 가능하지 않을까. 문화도시건설은 기업도시와는 달리 벌판위에 인위적인 계획만으론 불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문화예술계의 적극적인 마케팅 노력도 긴요하다. 기업의 메세나운동이 절실히 요청돼도 영리기업에게 이를 강요할 수는 없다. 따라서 문화계나 지자체는 기업의 메세나 활동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야 한다. 표창, 세금감면, 간접광고, 시설이용 우대제도 등 그 방안은 기업별 특성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이는 최대한 존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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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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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한·미 FTA협상 국민적 합의 선행돼야-이탁우 전남도의회 농림수산위원장 한·미자유무역협정 개시 선언된 이후 많은 농민단체와 농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전남도의회는 농도로서 전남농업에 미칠 엄청난 파장을 우려하면서 FTA협상 대책 결의문을 채택하고 농업생산의 감소로 인한 농촌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국회와 정부차원의 법적ㆍ제도적 장치 마련과 함께 협상 재검토 등을 촉구한 바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개최한 한·미 FTA 심포지엄에서 농업생산의 감소는 1조 1552억원에서 2조 2천83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품목별로는 축산물이 3천380억원에서 9천31억원으로 가장 크고, 다음으로 채소류와 과일이 1천200억원에서 2천554억원, 미곡 1천70억원에서 2천114억, 인삼 화훼 1천792억원 순이었다. 특히 한·미 FTA에서 쌀이 개방 예외품목으로 인정되더라도 대체소비와 대체 생산에 따른 피해가 2천100억원 이상 발생된다고 한다. 이 뿐만 아니라 농산물의 생산 감소는 물론이고 농업부문의 고용인원이 7만~14만명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농촌경제의 침체와 농업포기가 가속화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인 것이다. 이처럼 심각한 농업의 위기를 정부당국은 타 분야의 수출증대와 세계 경제흐름의 대세를 내세우며 오히려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당초 2008년부터 발효키로 추진하고 있는 본 협상을 금년 5~6차례 협상을 통하여 신속히 타결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 농업과 농업인의 희망을 다시한번 꺾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국익을 위하고 개혁과 개방이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유일한 길이라면 국민적 합의를 이루지 못한 일방적 협상에서 벗어나 이해 관계자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는 등 국내여건을 고려하여 비장한 각오로 추진돼야 야 할 것이다. 먼저, 한·미 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하여 예상되는 농업부문의 감소액을 분야별로 정확히 산정하고 이에 상응되는 특단의 정부 지원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2008년부터 발효를 서두르고 있는 한·미 FTA 협상을 최대한 늦춰야 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상에서 민감한 품목에 대해서는 예외품목을 두고 일시적인 개방이 아니라 연차적이고 점진적인 개방이 돼야 할 것이다. 가장 민감한 쌀을 예외 품목으로 하여 경쟁력을 키우고 그 피해를 줄여야 한다. 이런면에서 우리 정부도 협상능력을 제고하고 떳떳한 자세로 협상에 응함으로써 앞으로 굴욕적이고 일방적인 협상이라는 불신을 과감히 박차고 나와야 할 것이다. 전국에서 물 끓듯 일어나는 농민들의 분노와 반미감정으로 비약돼가는 현실을 직시 한다면 조급한 협상과 발효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농업인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어 농업·농촌이 희망을 갖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협상이 되기를 모두는 기대하고 있다. 농업인의 한숨소리가 잠재워 지는 그 날이 진정 우리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날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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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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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이웃들과 조화로운 삶-오경교 사무국장 ‘Be The Reds’ 2002년 월드컵 한국 응원구호이다. 빨강색 셔츠를 입고 광장에 나가 한국을 응원하던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최근 5주간의 평가전을 마치고 고된 훈련과 경기 속에서 국민들에게 남다른 기대를 안겨줬다. 또 한 번 ‘대한민국’을 외치며 광장에 모여 꿈을 실현할 수 있겠다는 국민적 자부심을 갖게 되었으니 말이다. 축구경기를 관람하면서 승패에 따른 감동과 희열을 느낄 뿐 아니라 인생의 축소판을 보게 된다. 선수가 가진 능력과 자기노력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골의 결정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슈터’와 함께 호흡하며 훌륭하게 수비, 어시스트를 할 때 제대로 된 골이 터지게 마련이다. 우리네 인생처럼 말이다. 이번 평가전 앙골라와의 경기에서 결정적인 슈팅으로 ‘성장통’을 보기 좋게 극복했던 FC서울소속 박주영. 평가전 동안 기대이하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이동국의 패스로 박주영의 천재성은 더욱 빛이 났다. 그라운드에서는 소위 잘 나가는 선수들만으로는 좋은 경기를 이끌어 내기 어렵다. 다소 미진하더라도 나머지 선수들과 더불어 움직이고, 선수들 개개인이 가진 고유의 탤런트를 존중하고 협력할 때야만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인생도 혼자가 아니다. 존재가 가진 다양성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룰 때 더욱 아름다워지는 법이다. 지구상에 60억의 인구가 살고 있고, 저마다 60억 개의 세계를 존중할 수 있게 되면서 삶의 지혜가 보이게 된다.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 인생이라는 필드에서 1군으로 활약하고 있지는 않지만 분명 그들에게는 그들만의 값진 보석을 가지고 있다. 다만 물질적 환경으로 인해 보석을 아름답게 세공할 여유가 부족했을 뿐이다. 세계라는 한 울타리 안에서 우리는 그늘진 곳을 볼 수 있는 넉넉한 마음과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하겠다. 수십 년 동안 적십자 봉사원으로 몸담고 있는 어떤 분은 봉사를 장기간 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힘든 상황에 있는 이웃들이 웃음을 되찾는 모습을 보면서, 봉사는 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내가 마땅히 해야 할 몫이라는 것을 느꼈다”라고 말한다. 얼마 전 적십자회비 집중모금 기간 중 광주 · 전남지역이 목표액의 50.5%로 전국에서 최하위라는 오명을 안고 끝났다. 웰빙 바람이 불고 있지만 ‘마음의 웰빙’은 시대 분위기에 편승하고 있지 못한 것 같다. 유기농 재배된 야채가 인기를 얻고 있고, 포름알데히드라는 환경호르몬이 적게 나온다는 친환경 벽지의 매출량도 증가 추세다. 모두들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먹는 것, 입는 것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우리의 마음에 적절한 투자를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 보게 된다. 신체의 quality에 관심을 갖지만, 마음의 quality는 어떤가?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기본적인 돌봄을 받지 못하는 어르신들, 아이들, 장애인들이 있다. 그리고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로 아픔을 겪게 될 불특정 다수가 있다. 세상이 더욱 밝고 따뜻해지기 위해서는 소외된 이웃들의 존재를 존중하고 그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한 사회 구성원으로써 그들과 조화롭게 살아가야 할 것이다. 인생이라는 그라운드는 결코 1군들만의 무대가 아니다. 주연과 조연이 함께 할 때, 아름다운 협주가 이루어 질 수 있다. 2006년 봄이 멀지 않았다. 약동하는 봄기운 속에 우리의 마음도 웰빙하며 살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웃들과 나누면서 지역사회 주민들과 함께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 수 있기를…. 이제 15일부터 적십자회비 2차 모금을 시작한다. 시 · 도 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시급한 때이다.
칼럼
남도일보
2006.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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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교]황사 우리나라의 황사(黃砂)는 중국이나 몽골 등에 있는 사막과 황토 지대에서 발생하는 누런 먼지로 3~5월인 봄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한번 황사가 발생하면 동아시아 상공은 약 1백만t의 먼지로 뒤덮인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엔 15t짜리 덤프트럭 4천~5천대 분량인 6만~7만5천t정도가 쌓인다. 대표적인 황사현상은 희뿌옇거나 누런 먼지가 공중을 가득 메워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흐릿해진다. 하늘이 황갈색으로 변한다는 점에서 안개와는 다르다. 황사는 호흡기, 눈, 알레르기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미세 입자들이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각종 산화물을 생성하는 까닭에 흡연자들의 만성기관지염을 악화시키고, 노인과 영아의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 최근에는 중국의 산업화에 따라 납·카드뮴 같은 중금속과 발암물질 등 유해 오염물질까지 포함돼 폐해가 늘고 있다. 반면에 황사 속에 섞여 있는 석회 등 알카리성 성분이 산성비를 중화함으로써 토양과 호수의 산성화를 방지하는 이점도 있다. 지난 1954년 이후 1년에 보통 3~6일 정도 관측되던 날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01년에는 서울에서 황사 관측이 시작된 이후 가장 많은 25일의 발생일수를 기록했다. 또 겨울철 황사는 1961년에 처음 나타나 1991년까지 4회가 관측되었고, 한동안 없다가 10년 만인 2001년에 다시 보였다. 지난 주말 우리나라에 올들어 처음으로 봄의 불청객인 황사가 나타났다. 뿌연 하늘이 성추행과 골프사건으로 얼룩진 정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 한켠이 어둡다. 어찌됐든 황사가 나타났으니 야외할동을 즐기는 사람들로서는 안타까운 일이다. 황사가 심해지면 젊은 사람들도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강한 바람을 동반하는 황사의 특성상 노약자에게는 더욱 좋지 않다. 등산이나 골프 등 야외운동은 당분간 자제하고 요가나 배드민턴 등 실내 운동을 권해본다. 이승범 논설위원 tiger@
칼럼
남도일보
2006.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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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을 바라보며]인터넷 유머 한토막. 삼겹살은 대한민국 대표 음식중 하나다. 이걸 먹는 것으로 우리 국민들의 급한 성격에 등급을 먹이면 이렇다. 3등급은 삼겹살의 빨간 핏기만 없어지면 바로 먹는 사람, 대충 만져봐서 뜨거우면 먹는 사람은 2등급, 그리고 삼겹살에 김만 나면 먹는 사람이 1등급이라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이 양반은 비가 와도 뛰어서는 안된다고 했다는데 그 양반정신은 지금 오간 데가 없다. 언제부터인가 한국인이 지나가면 ‘빨리빨리’가 유행어로 남을 정도다. 황우석 교수 사태에 대한 외신보도 중엔 ‘빨리빨리’라는 한국적 특성이 이같은 비극을 낳았다는 분석도 있다. 삼풍백화점 참사, 성수대교 붕괴 등의 부작용과 그 원인이 같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빨리빨리’는 6·25 폐허 속에서 우리 경제를 건설해낸 힘의 원천이다. 이런 급한 성격 덕분에 집에서 쓰는 인터넷 속도가 세계 최고수준으로 빠르다. 국내 가정에서 쓰는 인터넷 속도가 외국에선 거의 회사나 전문 업체들이 쓰는 속도라고 한다. 이처럼 디지털로 대표되는 현대사회에서는 ‘속도’가 무척 중요시된다. 더 많은 금전적 수입과 사회적 지위를 얻기 위해 사람들은 말 그대로 ‘눈 터지는’경쟁을 서슴지 않아 왔다. 그러나 매사에는 반작용이 있는 법이다. 요즈음 유럽에서는 빠름의 철학에 매몰되지 않고 느림과 여유를 즐기려는 움직임이 점차적으로 늘어난다고 한다. 이름하여 ‘다운시프트(Downshift)족’의 등장이다. 다운시프트란 자동차를 저속기어로 변환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속도를 중시하는 삶에 엔진 브레이크를 거는 것이다. 이걸 베트남 출신 팃낫한 스님은 “멈추는 기술을 배워라”고 했던가? 그는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해 멈추는 기술을 배워야 하며 그럴 경우 우리는 더욱 고요히 가라앉고 마음도 더욱 맑아진다고 노래했다. 어쨌든 이젠 ‘느림의 미학’이 서서히 주문되는 분위기다. 모 전선회사는 ‘가끔은 조금 느린 세상이 필요할 지도 모릅니다’라는 광고 시리즈를 내보내 관심을 집중시켰다. 빠른 세상의 행복은 우리가 만들어 드릴테니 삶의 여유를 즐기시라는 메시지가 어필한 것이다. 느림의 미학을 즐기기 위해 걷기운동에 나선 이들도 많아졌다. 필자가 아는 모교수는 일찌감치 차를 팔아치우고 어지간한 거리는 그냥 걷는다고 한다. 느림 속에서 자기 존재의 실체를 엿보고자 하는 욕구가 점점 강해지는 추세인 것이다. 그래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유명한 체코의 소설가인 밀란 쿤데라는 그의 작품을 통해 ‘느림의 미학’을 노래했는지도 모른다. 그는 “어찌하여 느림의 즐거움은 사라지고 본성적 기쁨을 과학기술의 속도감과 바꾸게 된 것인가”라고 명제를 던졌다. 그리고 고요한 한가로움과 빈둥거림은 구분되어야 한다며 느림의 미학을 즐긴 옛날 한량들의 여유를 치켜세웠다. 이에 착안했을까. 장흥군이 ‘느린 세상(Slow World)’을 조성하겠다고 나섰다. 바쁜 도시생활을 잊고 여유로운 무공해 전원생활을 만끽할 수있는 독특한 체험공간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 말로는 “전국에 많은 휴식공간이 있지만 장흥만큼 가족들이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은 드물 것”이라며 “이름에 걸맞은 여유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해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장흥(長興)이라는 지명에서도 긴 호흡이 느껴지니 제법 앞뒤가 맞는 듯도 싶다. 잠시 세상을 잊고 ‘느린 세상’에서 ‘느림의 미학’에 취해보면 어떨까. 입으로 아바(ABBA)의 ‘안단테 안단테’라도 흥얼거리면 각박한 세상은 저만치 가 있을 터인데….
칼럼
최혁
2006.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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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논단]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돛을 올리며- 국회의원 김성곤(열린우리당, 여수갑) 지난 3월초 제258회 임시국회 마지막 날에 드디어 국회에 2012여수세계박람회유치특위의 구성 결의안이 가결됐다. 지난해 5월에 본의원이 대표발의 한 이래 장장 9개월간 묶여 있던 결의안이 이번에 통과된 것이다. 대표발의한 의원으로서 일면 송구스러운 면이 없다 아니할 수 없다. 사실 이 결의안은 지난해 정기국회에서는 통과됐어야 할 결의안이었다. 그러나 그 당시 한나라당은 사학법 개정을 빌미로 장외투쟁으로 일관했고 그 많던 의안들이 해를 넘겨 2006년으로 넘어오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해에 구성됐더라면 여수와 평창을 묶어 하나의 특위(가칭 국제행사유치특위)가 될 뻔했으나, 2006년도로 넘어오면서 기 구성되었던 특위가 기한을 다해 해체됨에 따라 여수와 평창이 독립된 특위로 구성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이에는 여수시·전남도 유치위원회를 비롯한 민간단체의 힘과 주승용의원을 비롯한 전남도 출신 국회의원의 노력 또한 컸다 할 것이다. 지금도 2012여수세계박람회의 유치 전망에 대하여 물어오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그런데 한가지 분명한 것은 BIE총회에서 유치지역 선정투표가 끝날때까지 최종 유치지역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국가는 아직까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거론되고 있는 유치후보군에 속한 국가 중에 한국은 유치 경쟁력이 있는 나라라고 보는 것이 중론이다. 결론을 말하면 섣부른 비관도 지나친 낙관도 금물이라는 것이다. 오로지 목표를 위해 한발 한발 전진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는 것이다. 혹자는 정부의 유치의지가 빈약하다고도 비난한다. 그러나 참여정부는 국토의 균형발전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삼고 있다. 여수세계박람회는 그러한 참여정부의 정책과제에 가장 부합하는 국제행사라고 본다. 어떻게 소홀하게 생각할 수 있겠는가? 이미 지난해 11월 대통령은 “2012여수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명확히 언급한 바 있다. 연이어 해양수산부장관도 박람회 부지조성 협약식에서 단호하게 유치전망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진 바 있다. 또한 국회에서 특위구성결의안이 통과된 그 이튿날 국무총리는 여수를 방문, 재차 정부차원의 지원을 언급한 바 있다. 항만철도부지가 박람회장으로 조성되고 공항에서 박람회장까지 뚫리는 국도로 인해 2002년 실사단 방문시 보다는 한결 더 발전된 여건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여수는 부족한 것이 많다. 한 두가지 여건이 나아졌다고 해서 박람회 유치에 필요 충분조건이 다 채워진 것은 아니라는 것은 모두가 공감을 하는 이야기다. 때문에 지역의 요구사항이 전혀 무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중앙정부는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이제 바야흐로 본격화될 박람회 유치에 대한 우리의 전략을 다시 한번 꼼꼼히 체크해서 두 번 실패하는 우를 범하지 말도록 하자. 최적의 주제가 선정하고 홍보할 준비는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가? 내년 상반기까지 실사단에게 우리의 유치의사를 각인시켜 줄 개발소재를 더 늘릴 수는 없는가? 유치활동을 전개할 우리의 인적네트워크는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가?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우리의 외교전략은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범시민적·범국민적 호응은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가? 이처럼 챙겨야 할 사안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앞으로 국회특위는 이러한 문제들을 심도있게 다루어 나갈 예정이지만, 마지막 테마인 범시민적·범국민적 호응을 이끌어 내는 문제는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여수시민을 비롯한 전남도민, 경남도민들, 나아가 온 국민의 성원이 요망된다 할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06.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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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골에서] 열린우리당 침체 이유있다 5월의 지방선거를 앞둔 열린우리당의 모습이 보기에 민망하다. 이번 선거에서는 광역과 기초의 단체장과 의원이 선출된다. 이 지역은 오랜만에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양당 구도를 형성해 두 당의 대결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방 선거의 가장 상징적인 자리는 광주시장과 전남지사다. 당연히 무게가 있고 능력이 검증된 후보들이 나서야 할 자리다. 이들은 소속당의 바람을 일으켜야 할 책무도 지니고 있다. 붐을 일으키는데 전제 조건은 유권자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경선 구도를 만드는 것이다. 민주당의 경우 나름대로 인지도와 지역기반을 지닌 인물들이 예비후보로 경쟁하면서 지역민의 관심을 모았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광주에 김재균 현 북구청장, 전남에 송하성 경기대 교수만이 단기필마로 입지를 밝히고 후보로 나선 상황이다. 당연히 당내 경쟁이 없다 보니 분위기도 뜨지 않고 있다. 그나마도 열세인 지지도가 이벤트 마저 없으니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것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중앙당에서 이들 후보가 여론조사 결과 상대당 후보에 비해 경쟁력이 뒤진다는 이유를 들어 전략공천을 하려고 하나 대상자들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거론되는 인물들은 주로 현역 국회의원, 또는 참여정부에서 관료를 지냈거나 현직에 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어느 누구하나 당명을 받들어 후보로 나서겠다는 사람이 아직까지는 없다. 장수들은 많으나 이들 모두 전장에 나가라고 해도 안나가겠다는 식이다. 이들은 나름대로 외형적 이유를 들어 출마를 고사하고 있으나 속내는 싸움에 나가 이길수 있다는 확신을 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이처럼 후보 물망에 오른 사람들이 출마를 기피하자 중앙당의 권위는 사라지고 거의 구걸 형태로 제발 나가달라고 매달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에 대해 당내에서도 불만이 많을 수 밖에 없다. 현정부와 여당의 그늘에서 그만큼 영화를 누렸으면 조직을 위해 희생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비난이다. 여기에 명색히 여당이면서도 조직 장악력이 이처럼 없어서 일사분란하게 선거를 치룰 수 있느냐는 회의적인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이런 와중이라 출마를 미리 선언한 후보들도 마음이 편치 않다. 열악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선거에 나가겠다는 사람에게 예선 마저 치루지 못하게 하는 전략공천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니 불쾌할 수 밖에 없다. 전투가 벌어져 모든 장수가 싸움에 나가기를 꺼리는 상황에서 본인이 나가겠다고 자원 했는데도, 역량이 부족하니 전투에 참가하는 것은 고사하고 지원마저 하지 말라는 식이다. 즉, 나름대로 만반의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당내 경선 마저 배제한다는 것이니 당에 대한 충성심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당연히 신명나고 의욕적인 선거운동을 기대하기가 힘들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필자가 현재 출마를 선언한 사람들 편을 드는 것은 아니다. 다만 확실하게 지적하고 싶은 것은 전쟁을 치룬다면서 싸움판에 나설 장수의 선발 방법마저 마련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열린우리당의 행태다. 싸움에 나가겠다는 장수를 무조건 무시하는 것은 문제다. 또 싸움에 나가라고 하는데도 안나간다는 장수는 더 문제다. 제일 큰 문제는 이같은 상황을 어떤 형태로든 조속히 정리하지 못하는 집행부의 능력 부재다. 한마디로 조직 장악력과 인재풀이 없는 것이다. 또 의욕과 희생정신, 단합 모든 것이 결여돼 있다.어떻게 여당이 됐는지가 궁금할 정도다. 열린우리당이 침체되고 있는 것은 참여정부의 실정도 있지만 이같은 이유가 작용하고 있다. 이지역이 불모지나 마찬가지인 한나라당도 일찍부터 예비 후보가 나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은 좋은 대조를 이룬다. 이승범 논설위원
칼럼
남도일보
2006.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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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무엇인가?-길래환(이웃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대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신뢰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신뢰의 기본 전제는 정직이다. 정직이 전제되지 않은 인간관계와 사회가 과연 건강할 수 있을까? 우리 사회는 어떤 면으로 볼 때 정직이 병든 사회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지난 시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우리 삶이 그런 의구심을 한껏 충동질 하고 있다. 정직함을 파헤치기 위해 과거사 정리 작업이 시작되었고, 얼마나 정직한 후손인가를 가려보자고 큰소리치다가 불현듯이 자신의 자리에서 낙마해 버린 정치인도 있었다. 그 이유는 정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직을 상실해 버린 원인은 무엇일까? 정직하면 손해 본다는 의식이 팽배해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실 우리 사회에는 정직하면 손해를 볼 수 있는 여건이 요소요소에 도사리고 있다. 적당한 타협과 부정이 오히려 세상을 편하고 쉽게 살면서 출세와 성공을 누릴 수 있는 길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권력자들이 더 정직을 상실하고, 부자들이 더 많은 정직을 상실해 버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다음으로 정직의 상실의 원인은 공사(公私)의 구별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버지가 부자면 아들도 자연스럽게 부자가 된다. 아버지가 권력자면 아들도 자연적으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부와 권력이 세습되는 원리가 통용되는 사회다. 그러다보니 부자와 권력자 주변에는 일가친척들 까지도 부와 권력을 누리고 살아가게 된다. 소위 말하는 ‘빽’을 믿고 성공과 출세의 가도를 달리는 셈이다. 그들이 서로서로 물려주고 물려받는 것이 얼마나 비정상적이고 비도덕적인줄 알만한 사람은 안다. 권력자들의 주변에는 사돈의 팔촌까지도 출세하게 된다고 비아냥거리는 소리는 비단 스쳐 지나는 말만은 아닐 것이다. 어찌 보면 오늘날 우리 사회의 신음소리는 정직의 상실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아닌가 싶다. 필리핀에 막사이사이 전대통령은 정직하기로 아주 유명한 분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공산주의자들이 그 당시에도 굉장히 날 뛰었다고 한다. 공산주의자가 크게 날뛰는 이유는 정부가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래서 막사이사이 대통령은 첫째도 둘째도 정직이었다. 한 번은 그의 먼 친척 되는 사람이 정부에서 행하는 어떤 건설에 입찰을 해서 낙찰을 보았다. 나중에 그 일을 막사이사이 대통령이 알게 되자 취소시켰다. 그래서 밑에 있는 부하 직원과 먼 친척 되는 사람이 “이것은 합법적으로 했습니다. 대통령이란 빽을 넣은 것도 아니고 공개 입찰해서 당당하게 딴 것이었습니다”고 항의를 하였다. 그러나 막사이사이 대통령은 막무가내로 허락하지 않았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자네와 내가 아무리 정직해도 국민들은 이것을 정직하게 볼 수 없는 법이네. 우리가 정직한 것만으로 전부가 아니라 국민들이 우리를 정직하게 보는 자리까지가 우리 책임이네!” 그러므로 안 된다는 것 이었다 도덕이냐 비도덕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 기본이 흔들리고 있음이 문제이고, 앞에서는 정직을 말하면서도 뒤에서는 거짓말을 일삼으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성공하고 출세할 수 있는 현실이 문제이다. 거짓말을 해서라도 성공출세를 해야 하겠다는 이기심을 버리지 않는다면 내일의 희망은 없다. 정직과 신뢰가 사라지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는 절박한 심정을 모두가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칼럼
남도일보
2006.03.09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