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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파일] 정치인과 책, 그리고 출판기념회-김선기 문화체육부장 요즘들어 신간 서적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그 종류도 무명의 시골 작가에서부터 베스트 셀러 작가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내용 또한 천차만별이다. 한 권의 책을 출판하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이 뒤따름은 두 말할 나위없다. 이 때문에 작가들 사이에서는 책 출간의 고통을 ‘여자들의 출산’에 곧잘 비유하곤 한다. 책 한 권 묶어내기가 그 만큼 힘들다는 뜻이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 출판된 책이기에 저자로선 더 없는 보람이고, 주위 사람들의 축하를 받을만 하다. 그래서 책을 선물중 ’최고’로 쳐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자가 지인에게 자신의 책을 정성스럽게 건네는 것에는 존경심과 감사의 마음이 담겨있다. 또 홍보의 필요성을 느끼는 저자들은 신문사 문학담당 기자 이름까지 파악하는 수고를 더해 신간 보도용으로 우송도 한다. 요즘들어선 부쩍 그러한 책들이 많다. 일주일이면 문화부에 배달되는 책은 졸잡아 30~40여 권에 이른다. 한정된 지면에 매주 쏟아지는 이 많은 양을 모두 소화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때문에 기자 나름대로 엄정한 선정 기준을 갖고 우송된 책들을 요모조모 뜯어 볼 수밖에 없다. 과연 이 책이 독자들에게 유익한 것인지, 또 문학성과 작가의 진솔성이 얼마나 담겨 있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은 문학기자의 기본이다. 그래서 문학기자들 사이에서 ‘기사 쓰는 일 보다 책을 골라내는 일이 더 어렵다’는 푸념섞인 말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들어 우송되어온 서적들을 한 권씩 뜯어보면 이맛살이 저절로 찌푸려진다. 일부의 책들은 내용은 차치하고라도 맞춤법 틀리는 건 다반사이고, 심지어 목차부터 오·탈자가 눈에 들어와 책에 대한 신뢰성을 크게 훼손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대개 이러한 책들의 저자는 정치 입문에 뜻을 둔 사람들이다. 물론 민주주의 국가에서 언론·출판에 대한 자유가 보장됐기에 뭐라고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책을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 활용하려 했다면, 최소한 책의 형태라도 갖춰서 세상에 내놓았어야 옳다. 거개의 책들은 시시콜콜한 신변잡기 나열이나 정치권의 거물급 인사와 함께 포즈를 취한 사진 등으로 도배를 해 놓은, 그야말로 천박하기 이를 데 없다. 어설픈 소재로 주절주절 써 놓은 글들은 오히려 비웃음거리의 단초를 제공해주고 있을 뿐이다. 모국어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정치권에 들어가서 국사를 논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니 답답하다. 이것이 한국정치의 현실이란 점을 잘 알면서도 말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는 ‘출판기념회=선거 출정식’이란 등식이 새로운 패러다임처럼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경험한 일이다. 며칠 전 모 지역 자치단체장에 뜻을 둔 인사로부터 한 권의 책을 건네 받았다. 저자의 이름 앞엔 ‘정치학 박사 000’라는 이름이 고딕체로 명기돼 있었고 서너장의 화보엔 거물급 정치인과 포즈한 사진들이 즐비하게 배열돼 있었다. ‘내가 이런 사람이니, 좀 알아 달라’는 의도일 게다. 300여 쪽이 넘는 이 책은 수필 형식을 띤 산문과 논문, 기고문, 제언 등 다양한 글들이 수록됐다. 이 책을 들고 한동안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의 성격 규정이 선뜻 서지 않아서다. 물론 문인이나 전문 저술가가 아니기 때문에 문맥이라든지, 문장 구성에 있어서 다소 서툴고 부족 할 수도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이해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저자는 학문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박사학위까지 받은 인물이다. 자신을 알리고자 발간했던 책이 ‘이 사람, 이 정도 밖에 않되나?’라는 생각을 들게 해 도리어 역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다.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행여 자신이 출간한 책이 이같은 상황은 아닌지, 한번 곱씹어 볼 일이다. kim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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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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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교]고로쇠 고로쇠나무는 단풍나무과의 활엽수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리산, 백운산, 조계산 등 주로 남부지방에서 자생한다. 다래나무, 자작나무, 물푸레나무 등도 고로쇠나무에 속한다. 고로쇠 약수가 등장한 것은 대략 삼국시대로 보여진다. 신라군에 쫓기던 백제 병사들이 백운산에서 우연찮게 고로쇠나무를 벳다가 나오는 수액을 마시고 원기를 회복해 적군을 물리쳤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또 통일신라말기 도선국사가 백운산에서 도를 닦던 중 무릎이 아파 나무를 잡고 일어섰는데 부러진 나무 가지에서 물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그 물을 마시니 무릎이 펴졌다는 전설도 있다 . 그때부터 뼈에 좋은 물이라는 뜻의 골리수(骨利樹)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이같은 유래로 보아 고로쇠 약수가 예전부터 몸에, 특히 뼈에 좋은 물로 통한 것 같다. 실제 한방에서는 풍당(楓糖)이라 해서 위장병, 폐병, 신경통, 관절염, 비뇨기계통 질환에 효과가 있으며 잎과 뿌리는 지혈제, 관절통 치료에 쓰인다. 고로쇠수액은 칼슘과 마그네슘, 철분, 비타민C 등의 무기물이 풍부하고 당분인 자당도 물보다 40배정도 함유하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완벽한 나무 필터에서 얻어지는 천연 이온수인 것이다. 고로쇠 물은 처음에는 밋밋하나 뒤끝이 달콤하고 냄새가 없다. 연한 정종 빛을 띠고 있으며 아무리 마셔도 배탈이 나지 않고 질리지도 않는다. 고로쇠 물을 마시는 철이 왔다. 우수에서 곡우 사이 채취하는 고로쇠 물은 최고의 약수다. 이지역의 구례나 광양 등지에는 물 맛을 보기 위한 사람들이 밀려들고 있다고 한다. 따듯한 온돌방에서 명태포나. 오징어, 멸치 등에 고추장을 찍어 먹는 고로쇠 물 맛은 일품이다. 동료나 친지 등과 삼삼오오 어울려 인간사 정담을 나누는 기쁨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짬을 내 봄꽃이 피고 있는 남녘으로 가서 고로쇠 물을 마시는 것도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승범 논설위원 ti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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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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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 한국 여성인권의 현주소-김영철 교수 최근 최연희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의 여기자 추행사건은 우리 사회가 안고있는 뿌리깊은 여성차별의식과 왜곡된 성문화가 만들어낸 사건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는 세계 IT(정보통신)기술 선도국가로서 선진복지국가 진입을 서두르고 있는 처지이지만 여성 인권이라는 측면에서는 매우 부끄러운 여러가지 기록을 보유하고있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률, 세계제일의 이혼증가율, 세계최고의 낙태시술률, 그리고 세계 최대 영아수출율 등과 같은 기록들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이면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준다. 이러한 지표들은 언뜻 보기에는 여성인권과 별 상관없어 보이는 사회현상인 것 같기도 하지만 실제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리나라의 낮은 출산률과 급격한 이혼증가율은 급속한 산업화와 여성의 사회진출과 참여 등의 변화로 인한 세태를 반영하기도 하지만, 기실 그 이면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우리 사회나 가정에서의 열악한 여성 지위 문제와 관련성이 높다. 여성의 사회진출은 갈수록 활발해지고 직장에서의 성취의식도 날로 높아가고 있으나 많은 직장여성들은 결혼이나 출산시 유무형의 불이득이나 실직을 감수해야 하는 불안감으로 결혼이나 출산을 늦추고 있다고 한 여론조사는 밝혔다. 최근 정부는 갈수록 낮아지는 출산률을 끌어 올리기 위한 대책으로 세자녀 이상을 둔 가정에 대한 각종 지원책을 발표한 바있으나 그 실효성은 의문이다. 그 보다는 여성들이 직장에서 차별받지 않고 오히려 소수자로서 보호받고 권익을 제도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법적 제도적 대책을 마련해주는 것이 한달에 얼마간의 육아비를 지원하는 것보다 오히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출산률 장려대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한편으로 해가 갈수록 증가하는 이혼률증가의 경우는 급속한 가정의 해체라는 보다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가임여성들의 결혼과 출산기피 현상을 우리사회의 열악한 여성지위와 인권에 대한 여성들의 소극적인 대응으로 본다면 세계제일의 이혼증가율은 보다 적극적인 저항으로 보여진다. 우리와 유사한 경제발전과 사회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여느 국가에서 보다도 유독 높은 젊은 부부들의 이혼률은 한국여성들의 사회적 경제적인 책임과 역할의 변화속도를 전통적인 가부장적 가족제도의 역할에 익숙한 한국남성들의 의식변화가 쫓아가지 못하는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가정에서의 부당한 지위나 역할에 대하여 더 이상 여성들이 전통적인 인내의 미덕을 발휘하며 사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 남성들이 가정에서의 아내의 지위와 역할을 동등하게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가족중심의 생활스타일로 보다 적극적으로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 최근 교도소 여성제소자의 자살미수사건이나 연일 신문지면을 장식하고 있는 어린이 성폭행 사건 뿐 만 아니라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있는 한국남성들의 동남아 섹스관광, 그리고 세계 최고의 성향락 산업 번창은 분명 우리나라 남성들의 부끄러운 자화상인 동시에 우리사회가 얼마나 여성 인권문제에 둔감한 지를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우리나라 남성들의 무의식속에 깊게 뿌리잡은 남성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여성을 상품으로 취급하는 성문화 또한 우리사회의 열악한 여성인권 상황과의 상관관계는 없는지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이제 더 이상 이러한 문제들을 일회용 이벤트성 문제제기로 끝내지 말고 정부가 나서서 보다 종합적으로 사회적 약자인 여성에 대한 차별방지 및 인권보호 대책을 세워야 한다. 물론 국민들의 의식변화를 위한 학교교육과 시민운동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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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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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치나 정치인들에게서 어떤 ‘품격‘에 대한 기대를 포기한 지는 이미 오래다. 그러나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과 관련해 최근 빚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를 보노라면 이건 해도 너무한다 싶다. 그냥 세비만 축내고 있어도 먹는 욕이 충분할 터인데 가만히 있지 못하고 매(?)까지 버는 그들이 미련스러워 보이기조차 한다. 비록 생래적으로 고급 정치와는 담을 쌌건만 한시도 삼류 코미디를 연출해내지 않고는 좀쑤셔하는 그들을 도대체 언제까지 국민들이 참고 구경해줘야 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최 의원의 여기자 성추행 사건은 결코 있어서는 안될 일이긴 했으나 발생 초창기엔 그런대로 예전의 다른 추문들처럼 그냥 수습돼겄거니 했었다. 대단히 잘못된 정치인의 일탈이지만 이에 대해 이뤄질 수 있는 수순이래야 개인의 절절한 반성과 소속 정당의 정치적 문책, 그리고 사후의 법적 도의적 해결 등으로 압축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를 틈타 어떻게든 한번 떠보려는 정치인들의 동물적 감각이 꼭 한편의 저질영화를 찍어 대고야 말았다. "아름다운 꽃을 보면 누구나 그 향기에 취하고 싶고 좀더 가까이 다가가 만져보고 싶은 것이 자연의 순리이자 세상의 섭리"라며 마치 무슨 철학자처럼 떠들고 나온 열린우리당 한광원 의원이 먼저 메가폰을 잡았다. 같은 당 정청래 의원은 판토마임까지 곁들였다. 최 의원의 성추행 장면을 손짓으로 묘사해 ‘제 2의 성추행‘이라는 논란을 불러 일으킨 것이다. 여당이 이렇게까지 도와주니 당사자격인 한나라당도 이에 질세라 저질영화의 콘티를 이어갔다. 분위기 쇄신을 위해 해병대에 입소하자느니 말자느니 떠들어 대더니 급기야는 국회에서 폭탄주잔을 박살내는 장면까지 찍었다. 이 모든 게 폭탄주 때문에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이런 치졸한 행태들이 그냥 빈축만 사고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인터넷 강국에선 이런게 곧바로 반격과 재반격을 낳는 이상한 논전(論戰)으로 발전한다. 전국의 네티즌들이 이 황당하도고 수치스러운 소재를 놓고 네가 옳으니 내가 옳으니 하며 말과 글로 치고 받는다. 21세기 대한민국이 도대체 왜 이런 일로 지력(知力)을 소모해야 되는지 어이가 없다. 사회적 건강성도 없고 시대적 전환을 아프게 짚어내는 비장미(悲壯美)도 도무지 보이질 않는데 말이다. 서기 4세기 로마의 두 지성인은 기독교의 제국 진출을 놓고 뜨거운 논전을 벌인다. 수도 로마의 장관인 심마쿠스와 밀라노 주교 암브로시우스가 원로원 회의장의 승리 여신상 철거에 대해 당시 테오도시우스 황제에게 편지를 보내는 형식인데 요즘으로 치면 인터넷 논전이라 할만하다. 여기에는 여신상 철거를 둘러싸고 이제 막 사라져가는 문명을 붙잡기 위한 심마쿠스의 처절한 심정과 해박한 논리가 장엄하게 흐른다. 여기에 맞서 암브로시우스는 떠오르는 새로운 문명을 정착시키기 위해 명쾌하고도 힘찬 논법을 구사한다. 이런 식의 논쟁은 유교의 이론적 해석에 의견을 달리했던 우리 선조들에게도 종종 있어왔다. 그 어느 것이나 시대의 흐름을 예견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고뇌가 풍부했었음은 역사가 증명한다. 그런데 우리 시대가 기껏 정치인들의 삼류 코미디를 평가하는 일에 목청을 높이고 자판을 두들겨야 하는 것일까. 물론 그 대부분의 책임은 자질이 지극히 불량한 이 땅의 정치인들에게 있지만 말이다. 어찌 보면 지금 그들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인내를 시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어차피 우리야 삼류지만 이런 우리에게 놀아나는 국민 역시 삼류아니겠느냐…’라는 심산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선거가 필요한 것이다. 지방선거도 마찬가지다. 그네들이 공천한 인물들이 찍어봐야 역시 저질 영화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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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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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논단] 새로운 지방자치의 10년을 위해-임 택 (광주시 동구의회 의원) 감사원이 지방자치 시행 10년 만에 전국 250개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첫 종합감사에서 자치단체의 선심·과시·낭비성 사업 추진과 예산 운영·토착비리 횡행 등 부실한 면모가 곳곳에서 드러났다고 한다. 이 감사 결과를 토대로 감사원은 기초단체장 18명에게 주의 조처를 내렸고 공무원 26명에 대해 검찰 수사를 요청하거나 고발하고 249명에 대해서는 징계를 요구했다. 감사원의 감사 발표를 본 시민들의 반응은 ‘지자체는 비리백화점’, ‘감사원 결과는 빙산의 일각이다’, ‘유야무야 넘기지 말고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공무원이나 단체장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한다’는 등 대부분 우려와 질타의 목소리였다. 이런 감사 결과와 국민들의 시선에 대해 억울해 하는 자치단체도 있을 것이다. 또한 살림살이도 잘하고 풀뿌리 민주주의의 가치를 잘 실현해 가고 있는 자치단체도 있음을 우리는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지방자치의 발전을 가로막는 자치단체의 각종 비리와 편법·부당 행위를 막는 방법은 없을 것인가? 감사원은 지자체의 썩은 행정의 원인을 “ 견제와 균형의 원칙이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압축했다. 전적으로 동감하는 원인 분석이다.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 이는 제도적 측면과 주민들의 정치적 견제를 통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제도적 측면은 그동안 꾸준히 논의되어 왔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제도적 보완의 핵심은 가히 소공화국이라 할만한 ‘힘 센’ 지자체에 비해 힘 약한 감시의 기능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감사기능 강화의 열쇠는 감사기능의 독립성 확보가 관건이라 생각한다. 의회 동의를 전제로 한 개방형 감사관 임용정책 도입, 시민참여 감사위원회 설치, 의회 내 전문적 감사기구 설치 등을 검토해야 한다. 또한 공무원 내부의 감시 기능이 제도로 작동 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보완이 필요하다. 공무원 노조의 활동은 내부 감시기능의 중요한 축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문제는 내부고발자의 보호를 강화하는 법률의 개정이 이루어져야 하고 고발자를 배신자로 각인시키는 공직자들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자치단체가 선심성 행정을 하고 전시성 행사를 하는 것은 단체장이 차기 선거를 의식하기 때문이다. 단체장이 꼼꼼한 살림살이나 미래를 준비하는 행정보다 주민들이 우선 좋아하는 ‘곶감 행정’을 하는 것은 모두 표를 의식한 것이다. 이 것은 주민들이 막아주어야 한다. 바로 정치적인 견제를 보다 확실하게 하자는 것이다. 예산을 적재적소에 제대로 쓰는지 지역사회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투자하는지를 지켜보고 감시하고 평가해야 한다. 이는 평상시에는 의회가 하고 시민단체가 하지만 4년에 한번 주민들에게 주어지는 심판의 권한을 이성적이고 냉정하게 사용함으로서 썩은 곳은 도려내 새살이 돋게 해야 한다. 올해는 새로운 지방자치 10년의 역사를 시작하는 해이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뿌리를 한결 튼튼하게 하고 꽃을 활짝 피우기 위해 지난 10년의 공과를 제대로 평가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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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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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골에서]광주상의 회장의 조건-이승범 논설위원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선거에 경제계는 물론 지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으로 변수가 있겠지만 현재 서너명 정도가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후보군의 능력과 배경으로 보아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우세가 쉽지 않아 소위 빅매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또 외형적인 것외에 소속 회사나 개인의 이해관계와 관련된 출마의 속내가 나름대로의 근거속에서 회자되는 것도 이번 선거의 재미를 더하게 하고 있다. 광주상의 회장은 회원을 대표하는 상의 의원이 선출하게 된다. 상의 의원은 회원들의 직접 투표에 의해 결정된다. 선거까지는 앞으로 10여일 남았다. 대의원 형태의 상의 의원이 투표하는 간접 선거인 만큼 로비도 치열하고 후보자들은 자기 사람을 의원으로 심기 위해 물밑 작업도 한창이라고 한다. 당연히 갈등도 생기고 있으며 상대방을 향한 인신공격성 멘트도 나오고 있다. 이때문에 일부에서는 합의에 의한 추대도 거론된다. 덕망과 신망을 갖춘 능력있는 후보가 추대된다면 좋겠지만 현상황은 그렇게 될 것같지는 않다. 그러나 추대가 아니라고해서 그리 나빠 보이지는 않는다. 경선을 통해 선출하는 것은 구성원의 관심을 모을 수 있으며 진정한 축제의 장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그만큼 광주상의 회장 자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외부에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실제 광주상의 회장은 지역 경제계에서는 대단히 중요한 자리다. 전경련을 중심으로 경제 4단체가 한국 경제계를 움직인다면 우리 지역에서는 광주상의가 실질적으로 경제인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당연히 지역 경제 현안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수립 등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렇다면 광주상의 회장의 전제 조건은 무엇인가. 공정한 잣대로 업무를 처리하는 도덕성과 회원들의 융화속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리더십은 기본이다. 이에 못지 않게 필요한 것이 경험을 바탕으로 한 배짱과 희생정신이다. 이지역처럼 열악한 곳의 경제 단체의 수장이라면 욕을 먹더라도 관이나 노동계에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배짱이 있어야 한다. 또 정책이나 사업이 결정됐으면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추진력도 필수다. 덧붙여 자신의 관계 회사가 불이익을 당할지언정 회원들과 지역 경제계를 위해 대승적으로 상의의 사업을 추진하는 희생정신도 요구된다. 이같은 잣대를 내밀어 회장의 자격을 공통분모화하면 오랜 경영 경험을 갖추고 도덕성과 배짱을 지닌 기업의 오너(소유자)로 압축할 수 있다. 필자의 이같은 기준에 비평을 가할 수도 있다. 전문경영인이 능력이 있어도 안되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렇지는 않다. 참신하고 축적된 경영의 노하우를 지니고 있어 상의 활동에 오히려 신선한 바람이 불 수도 있다. 그러나 사업상 복잡한 이해관계에 얽힌 회원들을 아우르기 위해서는 오너체제가 훨씬 원활하다 보여진다. 전문경영인은 소속된 회사의 내부 사정에 의해 얼마든지 자리가 바뀔 수 있다. 자칫 회장이 중도에 바뀌는 경우까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단체의 안정성이 약해질 우려가 있다. 실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경제단체인 전경련의 회장을 오너로 추대하고 비오너인 경우 외부의 입김에 의해 임기를 채우지 못했던 사례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여기에 오너 기업인이 태반인 단체의 성격상 전문경영인의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필자가 전문경영인을 비하하거나 무조건 배척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전문경영인은 일반 직장인이 최고의 꿈으로 삼을 정도로 존경 받는 위치다. 당연히 전문경영인을 요구하는 곳도 많다. 다만 광주상의 회장 자리의 특성상 오너가 전문경영인에 비해 좀 더 적합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tiger@namdonew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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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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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사무총장이 한 보수신문 기자들과의 저녁 술자리에서 여기자를 뒤에서 껴안고 앞가슴을 만진 성희롱으로 사무총장직을 사임하고 의원직 사퇴의 압력까지 받고 있다. 짐작컨대 그 자리의 분위기가 화기애애했을 것이다. 보수당 지도부와 보수 신문의 주요 기자들과의 술자라니 화제가 무엇이고 누가 주적이었는가는 알만하다. 그런 공감 속에서 실수가 있었던 모양이다. 술값을 내는 바로 당사자니 분위기를 리드했을 것이고 그러는 가운데 그 언동이 아슬아슬 하고 신났을 것이다. 그는 취한 김에 여기자인지 여종업원인지 구분이 가지않아 그런 실수를 했다고 변명했다가 그 변명으로 오히려 더욱 늪에 빠지고 있다. 여종업원은 성희롱을 당해도 좋다는 말인가 하는 비난으로 여성 의원들이 앞장서고 시민단체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지금 같아서는 탈출구가 없어 보인다. 더구나 그는 성희롱을 반대하는 한 단체의 책임자라니 그 이중성이 지적되면서 그의 입장은 더욱 난감하다. 일수가 사나워도 더할 수 없는 그날 그는 오구삼살 방에 간 것이다. 70년대 중엽 어느 가을 주말에 화엄사에서 대학교수 세미나가 있었고 돌아오는 길에 남원에서 한 잔 하게 되었다. 술이 돌아가고 그야말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경솔한 사람들이 실수를 하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내가 있었는데 나는 한 여교수의 노래가 끝난 후 “그렇잖아도 예쁜 것이 노래도 잘 한다” 라고 말했다가 혼 줄이 났다. 성희롱이었던 것이다. 그때만 해도 아직 권위주의 시대라 남자들의 가부장적인 잔재가 남아 있어 나는 행운하게 그 자리를 모면했다. 그 뒤로 나는 애용했던 그 말버릇을 완전히 죽여 버렸다. 그 무렵 영문과 과 사무실로 미국 공보원 여자 원장이 인사를 왔다. 젊고 예쁜 여자였다. 나는 예쁘다고 말하고 등을 두들겼다. 그 여자는 매우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모욕을 받은 표정이었다. 나는 그것이 나의 일종의 칭찬으로 생각하고 한 짓이지만 그 여자는 모욕으로 느낀 것이다. 지금에야 나는 그 여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있다. 한국인 상호간에도 삼가야 할 손짓인데 하물며 미국인 여자가 한국인 남자에게 그 모욕을 당했다 싶으면 얼마나 불쾌했겠나. 사실 상 그 뒤 미국 공보원 행사 때 그는 나에게 알게 불친절했다. 그런 까닭으로 그가 원장으로 재직 때 나는 불편한 거길 출입하지 않았다. 성희롱을 나는 음주운전과 같은 것으로 생각한다. 음주운전은 일종의 버릇이다. 한번 버릇이 들면 좀체 버리지 못한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음주운전은 사실상 재수가 특별히 없는 날이 아니면 별로 지장이 없다. 재수가 없다는 것은 단속에 걸린다는 것이다. 성희롱도 일종의 남자들의 버릇이다. 흥겨운 자리에서 남자들은 여자들의 관용을 기대한다. 그리고 그 관용하는 여자들을 남자들은 더 친근하게 여긴다. 아직도 남자 중심의 사고방식과 잔재가 남아 있고 그것이 술을 마시면 자제하기 어렵게 된다. 마치 음주운전의 버릇처럼 그렇다. 말하자면 아직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에 신호 위반으로 경찰의 단속에 걸렸다. 젊은 단속 경찰은 내가 수염을 기른 노인임을 확인하고 난감해 하다가 다시는 위반하지 말라고 다짐하고 봐주었다. 나는 그에게 할아버지가 있느냐고 물었다. 다행히 그는 계신다고 말했다. ‘당신 할아버지에게 훌륭한 효자 손자를 두었다는 칭찬을 전해 달라’ 고 말하고 나는 그 자리를 빠져나온 적이 있다. 그리고 이만하면 그런 세상이 더 좋은 세상이라고 나는 생각하였다. 세상이 너무 각박하다. 그 각박한 세상은 여자들의 기세와 저 출산과 정비례한다. 여자들의 강한 기세가 남자들에게도 즐거운 것이 되어야 한다. 남자들은 이 각박한 세상에 어디서 카타르시스를 찾아야하나. 그 카타르시스의 사생아들이 탄생되고 있다. 사화학자들의 급한 연구관제다.
칼럼
남도일보
2006.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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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파일]전남을 두쪽으로 가르지 말라-오치남 제2사회부장 선거철은 선거철이다. 때아닌 ‘전남 동부권 소외론’이니, ’균형발전론’ 등이 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3개월 앞으로 다가온 ‘5·31지방선거’. 유력주자와 예비후보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차분한 가운데 유력 후보들의 대결이 치열하다. ‘총성없는 전쟁’이다. 모두가 오로지 당선이란 고지 점령만을 노리고 있다. 광주·전남지역 기초단체장이나 광역 및 기초의원선거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번 선거의 하이라이트는 광역자치단체장이다. 각 당이 사활을 걸고 있다. 당선시키지 못하면 그 만큼 지역에서 입지가 좁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광주·전남 시·도지사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당의 존립마저 위협받게 될 게 뻔하다. 현재 광주시장 후보는 유동적이다. 그러나 전남도지사 후보는 열린우리당을 제외하면 거의 윤곽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도지사 유력후보가 ‘전남 동부권 소외론’을 거론하고 있다. 전남도청 이전과 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 건설 등으로 서부권에 비해 동부권이 상대적으로 홀대받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후보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동부권은 전남 발전의 최대 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견을 달 사람이 없을 정도로 부동의 사실이다. 경제 규모는 차치하더라도 방증할 만한 근거가 너무 많다. 우선 여수·순천·광양·구례·고흥·보성 등 동부권 6개 시·군의 2004년말 기준 인구는 88만6천737명이다. 전남도 22개 시·군 전체 인구 199만4천11명의 44%에 이른다. 9명 이하 사업체는 5만4천720곳으로 43%를 차지하고 있다. 사업체 종사자도 22만202명으로 46%를 점유하고 있다. 자동차등록도 25만7천257대로 45%에 달하는 등 인구 및 산업 전 분야 규모가 전남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국세징수 현황을 보면 목포·나주·해남세무서가 3천81억9천800만원인데 비해 순천세무서 단 한 곳이 3천18억8천600만원에 이르고 있다. 여수국가산업단지가 소재한 여수세무서는 무려 4조2천372억1천만원에 이를 만큼 ‘규모의 경제’에서 동부권이 서부권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동부권 소외론’을 내세우는 것은 아무래도 설득력이 약하다. ‘동부권 소외론’을 부르짖는 후보의 선거 전략임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사실 신도청의 무안 이전으로 동부권 주민들이 느끼는 ‘심리적 소외감’이 적지 않다는 것도 충분히 인정한다. 그러나 백보를 양보해 그것이 선거전략이라 해도 소지역주의를 자극해서는 절대 안된다. 5·31전남도지사 선거는 여전히 척박한 전남의 미래를 책임질 개척자를 뽑는 것이다. 전남도민들은 네거티브한 전략을 구사하는 후보보다는 포지티브한 전략을 들고 나온 후보를 원한다. 특정지역 소외론을 외치는 후보는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엘리트다. 인품과 능력, 리더십, 포용력 등을 고루 갖춘 이 지역 인재다. 그리고 동부권이 낳은 차세대 지도자란 평가도 받고 있다. 이런 출중한 인물이 전남도민을 편가르식으로 나누는 선거전략을 세워서는 안된다. 전라도는 반세기 넘게 지역감정의 희생양이 됐다. 표를 너무 의식해 정치권이 만든 구시대 악습이 낳은 결과다. 이후 동서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렀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정치권의 구태(舊態)가 이번 도지사 선거에서 다시 살아나서는 절대 안된다. 전남도지사를 동부권·서부권·중남부권·광주인근권 출신이란 잣대로 선출한다면 전남의 미래는 없다. 1965년이후 줄곧 400만시대를 누리다 39년만인 2004년 200만시대가 무너진 전남을 이끌 장·단기 비전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ocn@namdonews.com
칼럼
남도일보
2006.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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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교]메세나 메세나(Mecenat)란 문화 예술 스포츠 과학 등에 대한 기업들의 지원활동을 총칭하는 불어(佛語) 용어다. 문예보호 운동에 전력을 기울인 고대 로마제국의 정치가 가이우스 클리니우스 마에케나스(Gaius Clinius Maecenas: B.C.70∼8)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아우구스투스(Augustus) 황제의 친구이자 상담역이었던 그는 당대의 유명한 시인 호라즈(Horaz), 버질(Vergil), 프로페르즈(Properz) 등 세 사람을 예술 애호차원에서 대가없이 후원했다고 한다. 외교관이자 대지주였던 그는 물질적, 재정적 지원을 여유롭게 할 수 있었다. 최근 이 지역의 기업인들이 작가들과 손을 잡고 잇따라 갤러리를 개관하고 있다. 명색이 문화수도라면서도 변변한 전시공간이 별로 없어 서울과 다른 지방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던 지역 미술인들에겐 더할 나위없는 낭보다. 평소 서예가들을 지원해왔던 철강회사 대표는 무려 180평 규모의 갤러리를 쾌척했다. 이 지역 출신도 아니면서 전라도 문화사랑을 몸으로 실천한 기업가도 있다. 대구출신의 보청기회사 사장은 60평규모의 문화갤러리를 열었다. 가난하지만 자신감으로 무장한 젊은 작가들을 위해 무료로 전시공간을 개방한 건설회사 대표도 있다. 이들이 거창하게 메세나를 외친 적은 없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들은 마에케나스가 걸었던 길을 따르고 있다. 메세나의 참된 정의는 좋은 일을 하고 만족하는 것 외에는 어떠한 구체적 반대급부에 대한 기대도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 측에서는 이윤의 사회적 환원이라는 기업 윤리를 실천하는 것 외에 회사의 문화적 이미지까지 높일 수 있어 홍보전략의 수단으로 유리하긴 할 것이다. 그래도 그들과 그들을 뒤따르는 기업인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지역문화의 앞날은 밝다./논설실
칼럼
남도일보
2006.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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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깨지고 있는 철밥통과 변화하는 공직사회-최정주 전라남도소방본부장 최근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안정된 직장인 공무원에 대한 선호현상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번 들어가면 정년이 보장되는 직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니 공무원 모집시험에는 수십 대 일이 넘는 경쟁률이 예사이며 심지어 수백 대 일인 곳도 있는 것을 보면 안정된 직장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러한 높은 선호도에도 불구하고 IMF 외환 위기 이후 공무원들은 소위 복지부동, 무소신, 부정부패 등으로 인해 국민들로부터 ‘철밥통’이라는 지탄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에 공직사회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공직사회도 내부 혁신 프로그램을 통해 조직구성원들의 마인드를 바꾸고 있으며 우수한 직원에 대한 차별화된 성과급 지급과 직급 및 연공서열을 파괴하는 인사혁신을 통해 조직에 대한 자극과 활력을 주는 등 꾸준한 내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각급 공공기관에서는 행정서비스헌장을 제정하고 국민을 위한 봉사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서비스 중에서 119가 담당하는 소방업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라는 귀중한 가치를 추구하고 있으며 특히 도서 및 농어촌 지역이 많고 고령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전남의 경우 도민들이 직접 느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여 왔다. 지난 해 전라남도 소방본부에서는 소방공무원이 “제 밥값을 했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공공기관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한 인건비 등 투입과 산출을 비교한 소방 활동의 경제적 손실예방 성과를 분석해 보았다. 즉, 각종 재난발생시 장비를 갖춘 소방공무원이 출동하지 않았을 경우를 가상하여 피해자가 입었을 손실액을 한국감정원 등 공공기관의 객관화된 기준과 산업재해, 교통사고에 의한 사망자 발생시 지급되는 평균 보험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것이다. 그 결과 소방 활동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소방에 대한 투자비용 보다 약 28배나 높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올 한 해도 재대로 밥값을 하기위해 소방혜택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소방서 미설치 지역인 군 지역에 ‘슬림(slim)형 구조·구급대’를 전국 최초로 설치 운영하고 도서지역 화재 진압 및 응급환자 이송을 위해 동력 소방펌프 보급과 ‘119나르미선’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노인인구의 증가에 따른 노인전용 구급대 운영과 노약자를 위한 무선페이징 사업을 시행하는 등 점진적인 변화를 통해 ‘살고 싶은 안전한 전남’이라는 소방비전을 실현해 나갈 것이다. 현상유지(status-quo)는 퇴보를 의미한다. 뜨거운 물에 갑작스레 빠진 개구리는 펄쩍 뛰어 나왔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서서히 뜨거워지는 냄비 안에 갇힌 개구리는 변화를 주저하다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 혁신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그 유명한 개구리 증후군이다. 이제 공직사회도 혁신을 통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지 오래다. 즉 ‘철밥통’을 방치하면 공무원들의 무사안일을 부추기고 이는 곧바로 행정규제로 이어져 공조직의 비대화와 공공부문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그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고객인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자장면은 맛으로 만족을 시킬 수 있지만 고객을 감동주지 못 한다. 감동은 서비스로 한다’. 한 자장면 배달부의 말처럼 지금은 불친절 뿐 만 아니라 고객을 감동시키지 못하는 것도 부정부패의 하나의 사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요즘의 변화된 공직 분위기다. 대통령도 “더 이상 철밥통 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 것이며, 민간기업 수준으로 행정의 효율성이 높아 질 것”이라고 말했듯 이제 공공부문의 비능률적인 부분을 과감히 없애고 국민이 체감하는 감동 서비스 시대를 열어야 하겠다.
칼럼
남도일보
2006.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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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 지역 대학 경쟁력이 기업 유치의 관건-강영태 회장 쌀쌀한 바람속에서 춘풍을 느낄수 있는 걸 보면 길고도 추웠던 동장군도 계절의 변화에는 어쩔수 없는가 보다. 이제 만물이 기지개를 펴는 새로운 봄이다. 지난 겨울 폭설 피해로 우리 광주,전남지역민들은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버렸다. 탐스러운 함박눈에서 낭만을 찾기에는 우리 지역경제가 너무도 꽁꽁 얼어붙어 있는 것 같다. 아무리 매서운 겨울 한파도 계절이 바뀌면 따스한 봄바람으로 바뀌거늘 지역경제 활성화는 먼나라 이야기로만 느껴진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노력하지만 지방의 벽을 쉽게 넘지 못하는 것 같다. 최근들어 지역발전의 가장 큰 화두는 유수한 기업유치이고, 이를 위해 모든 지자체는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광주지역은 기아자동차, 삼성전자 등의 국내 메이저 기업의 유치와 유지에 큰 성과를 거두었고, 김대중 컨벤션센터도 건립하여 광주를 비즈니스센터로 구축하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전남도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의 지정과 혁신도시 선정으로 국내외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다. 그동안 광주전남지역은 광주시와 전남도의 노력으로 국내외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토대는 마련되었으나, 아직까지 다른 지역에 비해 사회간접자본, 생활편의시설 등이 열악한 수준이다. 이러한 광주전남지역의 총체적인 사회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외국투자기업들은 대부분 인천송도경제자유구역 등의 수도권 투자를 희망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기업 및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에서도 수도권의 많은 직장인들은 우리 지역으로 완전 이주를 꺼리고 있다. 그런데 외국기업 및 국내 기업의 임직원들이 우리지역으로의 완전 이주를 망설이는 이유중에 하나가 바로 자녀교육문제이다. 다른지역이나 외국에서 봤을 때 우리 지역에 명문대학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외 유수기업들의 임직원들이 우리지역으로 완전 이주를 할 수 있게 하려면 무엇보다 우리지역에 명문대학을 육성해야 된다. 현실적으로 서울 소재 대학과 지방대학간의 벽이 존재하고 그 벽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수도권에 살고 있는 기업들의 임직원들이 명문대학들이 즐비해 있는 수도권을 버리고 지방으로 완전이주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수도권에 살고 있는 기업들의 임직원들이 자신의 자녀를 진학시키고 싶은 명문대학을 우리지역에 육성해야 된다. 그 방안으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현재 대학원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광주과학기술원에 학부과정을 신설하여 포항공대나, 카이스트 수준으로 육성하여 전국 각지에 있는 우수한 인재들이 선호하는 대학으로 만들어야 된다. 또한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에 유수한 외국대학의 분교를 유치하여 외국기업들이 광양만권에 이주했을 경우 자녀교육문제로 인한 고민을 덜어주어야 한다. 이제 지역 대학의 경쟁력은 대학만의 고유영역을 넘어 국내외 기업유치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 광주전남지역을 국내외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지역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선 광주과학기술원의 학부 설치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에 외국대학 분교 설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임을 명심하고, 지역민의 결집된 힘을 모아야 될 시점이다.
칼럼
남도일보
2006.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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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교] 유머 감각 ▲최근 ‘이런 남자 제발 만나지 마라’라는 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책은 남자를 짝퉁, 불량, 명품의 세 부류로 나누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예를 들어 매일 퇴근 때마다 차로 데리러 오는 남자에 대해 사업 성공률 1%. 지금은 공주 대접을 받아 기쁘지만 결혼하면 시녀처럼 죽도록 일해야 할지 모른다고 경고한다. 또 연애할 때 비싼 곳만 찾아 다니는 남자는 낭비벽이 있으며 부인이 아무리 알뜰하게 살아도 남편이 카드로 사고친 것을 수습하느라 평생을 보낼 것이다고 예언하고 있다. 유머가 없는 과묵한 남자에 대한 지적도 있다. 대부분이 좋게 생각하는 그저 조용히 말을 잘 들어주는 남자에 대해서도 경계하라고 조언한다. 시도 때도 없이 말이 없다면 관대하거나 과묵한 것이 아니라 무식하다는 것이다. 남자의 속성은 잘난 척하기를 좋아한다고 밝히고 있다. ▲여성이 애인을 고를 때 남성의 유머감각을 중요시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얼마전 캐나다 모 대학에서 다수의 여성을 상대로 한 실험에서 여성들은 재미있는 방식으로 자신을 소개한 남자에게 더 관심을 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남자가 유머감각이 있을 경우 단점도 기꺼이 눈감아 주는 것으로 연구됐다. 조사 결과 여성들은 유머있는 남성들이 정직함이나 지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서도 파트너로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반대의 실험에서는 남자들은 유머감각이 있는 여자를 호감 대상으로 고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요즘 사회는 예전과 달리 여성에 의해 남성이 선택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또 적극적인 여성이 많아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위축된 남성의 숫자도 늘고 있다. 남성의 탈권위 시대에 살아남는 방법은 앞서 예시한 것처럼 유머감각을 늘리는 길 밖에 없다. 과거와 달리 이성의 선택권을 여성에게 넘겨주는 시대에 살아간다면 이왕이면 선택이라도 잘 받아야 하기에 유머감각은 남성의 필수가 될 것같다. 이승범 논설위원 tiger@namdonews.com
칼럼
남도일보
2006.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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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광주형 랜드마크’ 필요하다 -박지택 회장 광주를 아시아 문화의 메카로 만들기 위하여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이것은 21세기 문화전략경영의 시대를 살고있는 우리에게 최대의 화두가 아닐 수 없다. 그 말에 의미는 단순히 상업적 측면을 말하거나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문화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가치 실현을 바탕으로 시작되어야 하며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도 문화기반 조성을 위해 각종 문화정책과 문화행정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광주를 아시아 문화 메카로 육성함을 계기로 광주문화중심도시 기획단이 구성되고,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기본구상, 한국문화관광 정책연구원에 의뢰 최종안이 확정, 국제 현상공모를 통한 당선작 발표 등 불과 8개월 여만에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그 동안 형식적이고 요식 절차나 다름없는 설명회, 보고회 등 의견 개진은 차단된 상태였다. 이러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구축사업은 21세기 문화대국을 열어가고자 하는 통치자의 의지를 담아 내는 것이다. 이는 문화대국의 백년대계를 바라보는 참여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규모의 국책사업인데도 어쩌다 지역 예술인들과 시민들로 부터 멀어져 가야 하는지 안타까운 마음이다. 필자는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 이는 직·간접적으로 광주시의 미래가치를 담보로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미술인들과 문화계의 관심이 지대하며, 대규모의 문화시설임에도 불구하고 대중성 높은 문화 콘텐츠가 부재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생산적인 문화담론과 관광수입을 창출할 수익성 모델이 없다는 게 지역 주민들의 큰 불만이다. 일찌기 노먼길레스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대표는 랜드마크는 도시이미지 개선 등을 통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거대한 가치를 창출한다고 말 한 바 있다. 그 만큼 한 도시를 전세계적에 각인 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랜드마크를 짓는 일이다. 한 도시의 경쟁력이 한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현실을 감한 한다면 도시는 이제 국가보다 더 중요한 경쟁력 비교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게 현실이 아닌가 싶다. 연간 4억 달러의 입장 수입과 3천여 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내는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연간 600만명의 관광수입을 올리는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 그리고 3천500여명의 고용창출과 연간 100만명의 관광객 1천790억원의 연간 평균 파생 매출을 올리는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의 경제적 효과는 대단하다. 또 관람객의 70%는 문화시설을 이용하지 않고 건물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 하는 파리 퐁피두센터의 부가가치, 복합예술 공간으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굳힌, 그래서 매일 10만명이 넘는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일본 도쿄의 모리 미술관 등 더 이상 열거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더욱 광주에 아시아 문화중심도시에 걸맞는 랜드마크를 만들자는 것이다. 경쟁력을 상실한 도시가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인해 새 생명을 불어넣은 현실을 알고 있는가. 아시아 문화중심도시란 거창한 명분에 걸맞는 세계적인 수준의 미술관으로 인해 빌바오시를 능가하는 경제적인 효과와 도시 브랜드 가치 상승을 우리는 강력히 바란다. 정부는 침묵하는 ‘다수’를 생각해야 한다. 또 정부와 문화단체를 책임지고 있는 이들은 더 이상 이념 논쟁과 의지를 억압하지 말아야 한다. 몇몇 문화인들이 창조적인 일에는 만족하지 못하고 서푼짜리 명예를 얻기 위해 그들이 속한 문화환경을 계속 더럽힌다면 우리의 예술수준은 계속해서 지구촌 변두리에 남고 말 것이다. 더 이상 우리들로 하여금 정부의 문화적 안목이 어떤 수준인지 평가하게 하지 말라. “나는 고뇌하는 모습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진실이기에” 미국의 여류시인 에밀레 디킨슨이 말이 다시금 기억에 새롭다.
칼럼
남도일보
2006.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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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논단] 행정체제 개편, 이제는 결단 내려야 -양형일 국회의원 열린우리당·광주 동구 여야의 합의로 시작됐던 국회 지방행정체제 개편 특별위원회의 활동이 2월 말이면 종료된다. 지방행정체계의 문제점에 공유하고 개편의 당위성으로 출발했으나 정치 정세에 밀려 국회 차원의 공식적인 논의가 중단되는 것이다. 특위 활동의 결과로 ‘지방행정체계 개편 기본법’을 제정해 그 동력을 창출하고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특위 활동을 통해 얻은 것도 많다. 수면 아래 잠복하고 있던 지방행정 개편의 논의를 국회 차원의 공식적 논의로 끌어올린 점이다. 공청회와 지방자치단체의 의견 청취를 각각 3차례 진행했다. 그 자료가 고스란히 국회의 속기록으로 보존되는 것만도 큰 진전이다. 얼마 전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을 했다. 현재 정치분야에서 이슈로 거론되는 여러 가지 과제가 있지만 지방행정체계 개편의 필요성과 정부의 대책을 중점적으로 질의했다. 대정부 질문 내용은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많은 논의와 연구를 통한 결과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이제 선택과 결단의 문제이다. 2월 10일과 11일 국민 2천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광역자치단체인 도를 폐지하고 인근 시·군을 적정 규모로 통합하는 안에 대해 65.5%가 찬성하는 결과가 나왔다. 한나라당 주도로 국회 지방행정체제 개편 특별위원회가 활동하고 있으며, 한나라당 박근혜대표도 작년 9월 노무현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지역구도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행정구역 개편을 제안한 바 있다. 행자부가 지난 2000년 한국행정연구원, 국토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한 결과에 의하면 광역단체인 도를 폐지하고 시군을 통합할 경우, 소요 비용은 5천639억원이 든 반면, 69조7천억원의 생산유발, 134만명의 고용유발, 33조8천950억원의 소득유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제는 광역자치단체인 도를 폐지하고 생활권과 경제권, 그리고 개발권을 토대로 시·군을 통합해 새로운 지방행정체제를 갖출 필요가 크다. 오는 5월 31일 지방선거 이후로 지방행정체제 개편 논의를 미룰 경우 새로 선출된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정치적 이해로 인해 개편이 사실상 어렵게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여야가 2010년 실시를 목표로 4월까지 지방행정체제 개편안을 만들고, 그 안을 5월 31일 지방선거시 국민투표를 병행 실시해야 한다. 21세기 마지막 개혁 과제인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위한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을 요망한다. 이에 대해 오영교 행정자치부 장관은 “현재의 행정구역은 시기의 문제이지 개편의 필요가 있으며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만큼 개편의 시기가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결국 중복적이며 비효율적인 행정체제에 대한 정부 인식과 의지를 확인한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향후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입법적 측면으로는 자발적인 시·군간의 통합땐 정부차원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 기능중심의 포괄적 이양, 재원이양, 지방재정조정제도 등을 법제화하겠다. 대국민 공론화 측면으로는 행정체제 개편에 대해 동의하는 여야의 많은 국회의원들과 협심하여 대국민 공청회, TV토론, 지방순회 토론회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범정부적 차원에서 접근되고 지원될 때 성공적 추진이 담보될 수 있는만큼 정부차원의 행정체제개편 추진기구의 설치를 강력히 촉구할 계획이다. 조선 태종 때 확립된 8도가 지금도 그 골격을 유지하고 있다. 골동품이 돼버린 지방행정체제를 그대로 유지하자는 것은 역사적 퇴행에 동의하는 것이다. 국민의 눈으로 보면 간단하다. 지방행정체계 개편은 이제 결단의 시점이다. 좌고우면할 과제가 아니다. 뒤로 미룰 일도 아니다.
칼럼
남도일보
2006.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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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이번 지방선거는 정책 선거로 -김병삼·북구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계장 오는 5월31일에 실시되는 제4회 전국 동시지방선거는 총 6개 투표용지를 이용해 시·도지사, 구·시군의 장, 지역구와 비례대표 시·도의원, 자치구·시·군의원, 비례대표 자치구·시·군의원을 뽑게 된다. 선거 후보자 수나 선거를 치르는 과정의 복잡성 등을 감안해 볼 때 국회의원 선거나 대통령 선거에 비해 그 규모면에서 훨씬 크고 범위도 넓다. 요즘 언론 매체를 통해 시민단체들이 이번 선거에서는 낙천·낙선운동을 전개하지 않고 정책선거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정책선거운동은 무엇이고, 확산되고 있는 이유와 또 공명선거 실현을 위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정책선거 운동이란 매니페스토(manifesto) 운동이라고도 하는데 정당이나 후보자가 선거공약을 제시할 때 ‘목표’‘우선순위’‘기간’‘공정’‘예산’ 등의 사항을 수치 등으로 명기, 검증과 평가를 쉽게 하자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1997년 총선 때 노동당의 블레어 후보가, 일본에서는 2003년 지방선거 때 마쓰자와 후보가 시작해 현재 확산 중에 있는 제도이다. 그러면 정책선거운동이 확산이 되는 이유는. 예전에는 추상적이고 주관적이며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한 공약을 제시한 후보가 당선되면 선거공약으로 내건 사업의 추진이 곤란한 경우가 발생하고 결국은 그 선거공약이 허공의 메아리가 되어 무산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따라서 선거공약이 사후에 제대로 실현되고 검증할 수 있으려면 예산이 뒷받침, 실천이 가능하고 객관적으로 수치로 계량화돼 당선 후 그 공약이 실천되고 제대로 실현되었는지 여부를 검증·평가를 쉽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정책선거운동이 필요하고 확산되는 이유 중에 하나이다. 또한 후보자가 실천이 가능한 공약을 제시해야 누가 국민들의 대표가 되어 국민들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제대로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실례로 2003년 4월 일본 지방선거에서 정책선거운동인 매니페스토운동이 선풍을 일으켰으며, ‘매니페스토’ 37가지를 공표한 후보가 당선된 사례가 있었다. 공명선거 실현을 위해 정책선거운동이 필요한 이유는 무얼까. 예전에는 실현 가능한 정책을 제시하거나 현안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거나 국민들에게 환심 사기에 급급한 공약을 남발한 나머지 당선 후 그 공약이 제대로 실천되지도 못한 예가 많았다. 또한 신뢰를 주지 못해 자신을 알리는데 부족함을 인식하고 후보자들이 저마다 금품제공에 의한 매수, 사조직 동원, 비방 흑색선전의 불법선거운동을 일삼아 당선되려고 한 예가 빈번했다. 결국 실현 가능한 선거공약의 부재가 불법을 부채질한 셈이다. 선거가 깨끗하고 공정하게 치러지려면 후보자는 선거공약을 내세울 때 신중히 검토해 실천이 가능하고, 사후에 공복으로서 자질이 있는지를 평가·검증받을 수 있는 공약을 내세워 선거운동에 임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정책선거운동은 공명선거가 실현되기 위한 필수조건이므로 지속적으로 전개되어야 할 선거문화이다. 유권자들은 누가 이 지역의 발전을 위한 현실성 있고 실천 가능한 선거공약을 내세우는가, 어느 후보가 깨끗한 선거운동을 전개하여 공명선거 실현에 앞장서는가를 꼼꼼히 따져 적임자를 선출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가 민주주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지방자치가 더욱 성숙될 수 있는 장(場)이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칼럼
남도일보
2006.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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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골에서] 민주당, 축배 아직은 빠르다 요즘 민주당은 잘 나간다. 본보를 포함해 지방 언론의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여당인 열린우리당에 비해 당지지도가 20% 가까이 앞서있다. 광주시와 전남도의 광역단체장 예비후보간 경쟁에서도 상대당의 경쟁 후보군을 앞도적으로 앞서고 있다. 기초단체장이나 광역·기초의원에서도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앞으로 변수만 없다면 무난한 압승이 예상된다. 게다가 현재의 후보군외에 여당이나 무소속의 자치단체장들 상당수도 민주당으로 옮겨오기 위해 의사를 타진하고 있어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외형상 분위기는 축제를 준비하는 시간만 기다리는 것같다. 최소한 광주와 전남에서만은 과거의 영화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게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같은 낙관적 분위기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가 생긴다. 최근 민주당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살펴보자. 먼저 한대표에 대한 법원의 유죄 선고는 악재지만 민주당의 주장대로 탄압으로 그대로 받아들여 보자. 워크숍을 개최하면서 예비 후보자들에게 참가비와 특별당비를 강요해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던 것도 토달지 말고 이해해 보자. 당이 돈이 없다보니 행사 경비를 참가자에게 부담케했다는 해명을 도덕적인 비난에도 오죽 했으면 그랬을까 하고 넘어가 보자. 하지만 지난 80년대의 정치를 보는듯한 착각에 빠지게하는 최근의 잇따른 상황들만은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 먼저 워크숍에서 있었던 당원간의 폭행사건. 정당 내에는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있기 마련이다. 당연히 의견의 충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정책이나 노선이 달라도 대화와 토의를 통해 최종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것은 민주정당으로서 기본이다. 당명부터 민주를 사용하면서도 폭력이 난무한다는 것은 정당이 아니라 폭력 조직 수준이다. 여기에 공천과 관련된 내부 갈등은 정말 눈뜨고 볼 수 없다. 민주당은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후보의 공천 원칙으로 여론조사 90%와 공직특위의 심사 결과 10%를 적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국회의원이 지역운영위원장인 경우 여론조사 비율을 달리 적용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을 두었다. 이에 대해 지구당이나 시·도당에 영향력이 별반 없는 후보들은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집행부나 현역 국회의원의 입김에 의해 결과가 정해지는데에 대한 반발이다. 어찌됐든 당분간 민주당내 내분은 획기적인 변화가 없는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권파와 비당권파간, 또는 공천을 둘러싼 이해당사자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민주당이 아주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권자에게는 갈등 당사자간 어느쪽이 옳은가에 관심이 없다. 모처럼 지지율이 상승하니 제 몫 챙기기 싸움을 한다는 시각뿐이다. 표를 줄 사람은 생각도 않고 있는데 이미 밥상을 받아논 것처럼 스스로 도취돼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당내의 주장들은 이해 당사자간에는 양보할 수 없는 중요한 사안들일 수 있다. 하지만 외부에서 지켜보는 유권자의 눈에는 ‘그밥에 그나물’이다. 민심을 잡기 위해 가장 우선해야 하는것은 당내 불협화음부터 없애는 일이다. 조직이 뭉쳐 일사분란하게 정책을 만들어내고 추진한다면 지지는 당연하다. 민심은 쉽게 변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구태의연한 정치로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해 나락까지 떨어졌던 지난 국회의원 선거를 생각해 봐야 한다. 여당에 실망한 반사이익성 지지라는 현재의 표심을 정확히 읽는 지혜를 갖추어야 한다. 민심은 사나운 것이다. 현재의 지지율은 반석위의 것이 아니다. 하시라도 바뀔수 있는 지지율을 놓고 축배를 예상하기에는 너무 성급하다. 이승범 논설위원 tiger@namdonews.com
칼럼
남도일보
2006.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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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인류에 대한 자연의 경고를 자각하자-염동익 (사)한국환경장애연구협회 광주시회장 날이 갈수록 세계 도처에서 홍수, 태풍, 지진, 해일 같은 자연재해가 빈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필리핀 산사태 참사가 발생해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최고 3천여명까지 추산되는 실종자는 대부분이 사망했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지만 먼나라에서 시시각각으로 들려오는 참상은 상상의 범주를 넘어서고, 생존자들이 겪은 감당할 수 없는 충격은 남의 일처럼 들리지 않는다. 이번 필리핀 산사태는 또 하나의 환경재앙으로 이번 산사태 발생지역은 열대우림의 무차별적 남벌과 개발로 작은 충격에도 쉽게 산사태에 노출될 위험에 직면해 있었으며 억겁의 세월동안 빚어놓은 아름다운 자연을 하나 둘 침범하며 파괴해왔던 인간이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 잘 알려진 바대로, 자연앞에 백일하에 드러난 인간의 나약한 실상은 이번 산사태가 유일한 것은 아니며, 최근에는 동남아시아 일대를 강타한 쓰나미 현상이 발생했으며 미국에 발생한 허리케인 피해, 일본 고베를 비극으로 몰아넣은 지진과 같이 21세기의 크고 작은 자연현상의 충격은 아직 생존자의 뇌리를 떠나지 않고 있다. 이번 필리핀 산사태의 피해는 집중호우로 인한 천재지변에 연유한 것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연의 보복이라고 말한다. 즉 자연공간을 함부로 침범한 인간에 대한 자연의 보복이라는 주장이다. 어떤이는 자연재해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과학기술을 대책으로 생각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된다. 자연재해를 과학적으로 사전에 파악했다면 인명피해는 최소화할 수는 있었겠으나 재산피해는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며 이를 계기로 인공시설물을 강화한다면 더욱 큰 재앙을 후손에게 떠 넘길 따름이다. 이번 재앙은 자연의 흐름을 방해한 인간의 오만에 대한 자연의 경고로 보는 것이 마땅하다. 이에 동의한다면 우리는 과학기술이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광주시에서 역점시책으로 추진중인 공공기관 이전부지 공원화 사업, 도심철도 폐선부지 푸른길 공원화 조성사업, 증심사 집단시설지구 자연환경복원사업 등은 이런 취지에 부합된다고 생각되지만 관계당국의 의지만으로 효과적인 추진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관계전문가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 지속가능성이 담보되는 생태도시 조성기반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되며 자연생태계의 도움없이 한시도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은 손님의 자세로 자연앞에 겸손하고 자연의 배려하에 자신의 삶을 영위해야 건강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자연을 정복하겠다는 오만으로 생태계를 배타적으로 교란해 온 이제까지의 태도를 반성하고 지구의 환경을 보존해 후손에게 넘겨주자는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06.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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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대순의 세상보기]“차라리 내 아내를 빌려 달라고 하소” 서울 잠실에 112층 고도 555m의 고층 빌딩 건축을 두고 공군과 롯데 월드 간에 마찰이 생겼다는 보도를 보고 나는 이상하게 한국전쟁 중 내가 근무하던 고향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 생각이 났다. 그날 사용할 수업자료를 위해 급하게 십리 길 집에 다녀와야 했기 때문에 자전거 좀 빌려달라고 어렵게 말씀드렸더니 그는 제목과 같이 그렇게 말하고 거절하였다. 그러나 나는 몰래 그 자전거를 타고 집에 다녀왔다. 그리고 방과 후에 주막으로 교장 선생님을 모시고 사과하였다. 이 야박한 말은 일정시대 흔히 주변에 있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가난은 한국전쟁을 만나면서 더욱 심해졌다. 편지 배달부도 그 땐 자전거가 없었다. 그 커다란 가죽 가방을 메고 땀을 흘리며 며칠에 한 번 마을에 들어선 배달부 아저씨의 모습이 아직 나의 마음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우리 마을은 30호가 사는 작은 마을로 자전거는 이장 집에 꼭 한 대가 있었다. 그 것은 개인 소유이었지만 공용이나 다름 없었다. 면사무소나 주재소 가는 길에 이용하였고 이웃 마을 간 연락할 일로 썼지, 가령 계모임 등 개인의 용도로는 사용을 삼갔다. 너무 있는 체 한다는 남의 입살이 무섭기 때문이다. 며칠 전 평론가 유종호 교수가 한 신문에 기고한 칼럼 속에서 일정 때 자기 집은 아사이 신문을 구독하고 있었다고 말 한 것을 읽었다. 평소에 내가 존경한 평론가로 나는 그의 글을 대개는 빠짐없이 읽고 내가 낸 책도 대개는 보내고 있다. 그의 아사이신문 이야기는 주목할만한 이야기였지만, 그랬던가 생각했을 뿐 더러 있을 법한 일로 처음에는 무심코 지나갔지만 웬일로 그 일이 머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그는 나와 같은 세대로 일정시대 같은 처지에서 성장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짐작컨대 그는 청주라는 도시에서 살았고 나는 광주 인근의 벽촌이라 생활 정도가 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는 유종호 교수가 과거사 문제에 대하여 몇 차례 쓴 칼럼을 읽었다. 그리고 친일의 문제에 대하여 그가 매우 온건하다고 할까 보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그는 친일의 문제를 생활의 문제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읽었다. 친일은 살기위한 불가피한 생활양식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일정 때 과거사의 문제를 일본의 식민지 찬탈에 그 주요한 원인을 보아야지 한국인의 친일행위에 그 원인을 두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너무 과거에 집착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지금 그 일 말고도 할 일 많다는 것이다. 지난 호 타임지 커버스토리에 ‘Gold Rush’ 라는 제목으로 토리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렉 안현수 선수와 미국 오노 선수의 사진이 실려 있다. 기사 내용은 특파원의 이름으로 토리노에 대한 역사적 소개와 알프스 산록의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경기장의 예술적 화려함에 대하여 소개되어 있고 각 종목 우승 후보가 소개 되면서 안현수와 오노가 상세하게 소개되고 있다. 특히 오노의 2002년 솔트 레이트시티 동계올림픽의 이야기가 무용담으로 소개되면서 오노가 일본계임을 한국인이 가장 싫어한 중요한 원인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나는 위의 자전거의 가난을 일본의 탓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 대한 미국인의 친근감은 남다르다. 나의 영문 시집 가운데 ‘미국의 일본 정원’이라는 제목의 시가 있다. 그 시에서 나는 미국과 일본의 야합이라는 뜻으로 ‘툭이’라고 썼는데 미국인 친구는 나의 진실을 이해하지 못했다. 보도에 의하면 최신 비밀 무기인 F22를 일본에만 판매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우리가 과거사 문제에 집착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우리는 일본의 속내를 잘 알고 있고 그 속내가 최근 우경화로 들어나고 있다는 것이지 일제 말 친일파에 대한 오늘의 보복이라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칼럼
남도일보
2006.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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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교] 헬리콥터 부모 다음주부터 신학기다. 대학가에서는 신입생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도 한창이다. 예전에 찾기 힘들었던 이색적인 현상 한가지가 눈에 띈다. 오리엔테이션에 학생뿐만 아니라 부모도 함께 참석한다는 점이다. 여기 뿐만 아니다. 학부모들의 모습은 대학내에서도 낯설지 않을 정도로 보인다. 학부모의 만학열풍이 일어서가 아니다. 성인이 된 자녀의 일을 대신해 주는 부모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휴·복학을 위해 학부모들이 서류를 제출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지도교수와의 면담도 학부모의 몫이다. 한때 유행했던 ‘마마보이’나 ‘파파걸’의 부모들이 학교에까지 진출한 것이다. ‘헬리콥터 부모’라는 용어가 있다. 지난해 외신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이 용어는 자녀들의 주위를 헬기처럼 맴돌며 시시콜콜 그들의 문제에 개입하는 부모를 말한다. 이들은 자녀의 진로와 일상생활에 참견하는 것은 물론 ‘내 자녀를 위해 학교가 무슨 일을 해주는가’에 대해서도 사사건건 학교측에 간섭한다. 미국에서 생겨난 헬리콥터 부모가 우리나라에도 상당수가 있다니 걱정이다. 헬리콥터 부모 밑에서는 ‘캥거루 족’이 자연스런 현상이다. 취직할 나이인데도 생활에 대한 의욕을 잃은 채 빈둥빈둥 노는가 하면, 설령 취직을 했다 해도 독립적으로 살지 못하고 부모에게 손 벌리며 사는 캥거루 족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어려운 시기를 보냈던 베이비붐 세대인 지금의 부모들은 자녀 수가 적은 탓에 일종의 ‘보상심리’로 자식들을 과잉 보호하는 경향이 짙다. 자녀를 훌륭하게 키우겠다는 의욕이 지나친 나머지, 성장한 자녀들을 ‘어린애’같이 취급해 스스로의 독립심을 해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과보호는 진정한 자녀 사랑이 아니다. 험한 경쟁 사회에서 생존의 능력을 배양시켜주는 것이 부모의 할 도리다. 결코 사회로부터 환영 받지 못하는 캥거루족을 만드는 부모인지 우리 스스로가 한번 생각해 볼때다. 이승범 논설위원
칼럼
남도일보
2006.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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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파일] 화인코리아, 국익, 그리고 국가경쟁력 월드컵과 올림픽을 훌륭히 치러낸 한국인들은 자부심이 대단하다. 아시안 게임은 이미 수도(首都)가 아닌 도시에서도 치른바 있고, 우리 광주에서도 언젠가는 치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선진국이냐 아니냐의 잣대가 되고 있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도 이미 가입했고, 1인당 GNP도 1만불이 넘어 2만불을 희망하며 부풀어 있다. 이같은 외형적 성장에 국민들의 프라이드도 대단해 이제 세계 어느 곳에 나가도 ‘코리언’이라고 밝히는 것을 꺼려하지 않는다. 이같은 흐름속에 간혹 어처구니가 없는 사건이나 사고를 뉴스에서 접하면 ‘후진국병’이라고 치부하며, 외형만큼 성장하지 못한 국민들의 의식수준을 탓해왔다. IMF가 찾아 왔을때에도 그랬고,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가 무너졌을때도 그랬다. 지난해 전 세계 지구인들을 상대로 희대의 사기극이었다는 악평을 받은바 있는 ‘황우석 사태’때도 국민들은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황우석 사태와 IMF사태는 그것을 기화로 더욱 발전할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자는데 모든 국민이 동감하고 있는 분위기다. 마치 읍참마속(泣斬馬謖)과도 같은 심정으로 그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고, 발전의 밑거름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전국에서 2∼3번째로 큰 규모로 가금류를 가공수출하는 나주의 화인코리아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도 큰 의미를 주고 있다. 지역내 500여 농가들이 키운 닭과 오리를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높이 살만한 공이다. 특히 부도이후 화의개시로 이어지기까지 300여 임직원들의 노력은 피눈물 그 자체였기에, 그 누가 뭐라해도 어려움을 헤쳐 나간 성공적인 모델이라는 칭송을 받을만한 쾌거다. 그러나 회사경영에 있어서 여전히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모습을 들여다 본 순간 ‘한국사람인데 그러면 그렇지…’라는 허탈한 생각을 넘어 분노까지 차오른다. 지난해 뉴캐슬병이 전남지역에서 발병했을때 화인코리아는 일본과의 계약조건에 근거, 발병지역에서 50㎞ 밖에서 오리를 수출하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 회사는 권역권 밖에서 자란 오리외에도 끼워넣기식으로 마릿수를 늘린것이 본지 조사결과 확인됐다. 끼워넣기한 오리가 반경 50㎞내에서 자란 것인지 여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이 결과내용과, 설령 자랐다고 해도 전염병에 감염됐는지 여부는 둘째문제다. 출하한 농가에 끊어준 전표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통관할때 발행한 전표의 마릿수가 현격히 차이가 난 것이 문제다. 취재팀은 ‘때가 어느때인데, 그것도 일본에 수출하는 회사가 차마 그런 일이 했으려나’라는 의문속에 직접 오리를 출하한 농가를 방문한 결과 예상했던 대로였다. 설사 감염됐다고 해도 끓이면 인체에 큰 해가 없다는 사실. 당장 통상마찰도 우려되는 사안인데다, 지역내 농가의 쇼크를 감안해 남도일보는 지상에 보도하는 문제를 놓고 보름이상 고민했다. 하지만 황우석 사건이나 IMF때처럼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겪어야할 과정이라고 판단, 하루라도 먼저 지적하고 하루라도 먼저 개선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보도에 이르게 됐다. 당장 수입국 일본으로부터 클레임이 들어오고, 오리수출이 막히는 한이 있더라도 한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대목이었다. 어렵게 어렵게 화의개시까지 이뤄낸 화인코리아가 이번 일을 계기로 후진국성 경영에서 완전 벗어나, 세계 어느 회사와 겨루어도 밀리지 않는, 한국의 대표적인 농산물 수출업체로 거듭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조옥현 사회부장 oken@namdonews.co
칼럼
남도일보
2006.02.22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