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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파일] 서울이 부럽기만한 광주시민 -조옥현 사회부장 개통된지 1년이 약간 넘은 ‘빛고을로’를 달리다 보면 마치 서울에 가 있는 느낌을 받곤 한다. 서울과 경기도를 잇는 도로가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서울외곽순환도로나 올림픽대로, 내부순환도시고속도로를 달리는 것 같은 착각이 일 정도로 이정표 크기나 연결로가 잘 돼 있다. 수도권의 도시고속도로는 왕복 4∼10차로로 넓기도 하거니와 고속도로 통행카드가 통용되고, 이것도 불편하다는 여론에 요금소에서 승용차에 부착된 카드칩에 전파를 쏘아 요금을 정산하는 ‘하이패스카드’까지 등장해 대도시의 동맥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같이 이정표가 눈에 띄게 크고, 연결로가 잘 이뤄진 제2순환도로(도시고속도로)가 내년 4월이면 광주에도 개통된다. 제2순환도로의 마지막 남은 구간 서창나들목∼산월나들목(6.5㎞)이 뚫리고, 1구간(문흥 분기점∼소태 나들목)이 이설확장되기 때문이다. 그때가 되면 광주도 수도권같은 체계적인 도시고속도로망을 확보하게 돼 주민들의 생활과 지역경제 발전에 디딤돌이 될 것이다. 하지만 구간별로 건설사업자가 다른 광주의 제2순환도로는 요금징수체계가 복잡해 운전자들에게 불편을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현재 요금소가 2곳이나 된 상황에서, 역시 민자로 개통되는 4구간도 요금소가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총 연장 37.7km에 달하는 제2순환도로가 완전 개통됐을 때 3곳의 톨게이트 때문에 운전자들에게 짜증을 줄수 있다는 우려를 개통전에 없애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하이패스까지는 당장 어렵더라도 고속도로 통행카드나 ‘빛고을카드’로 이름지어진 교통카드로 결제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2개의 구간이 통행료를 받고 있는 제2순환도로를 달리다 보면 오직 현금만을 고수하는 현재의 통행료 징수체계는 어쩐지 디지털시대에 아날로그 방식만을 고수하는 느낌이어서 운전자들에게 짜증을 줄 수밖에 없다. 물론 징수회사가 다르고 시스템도 다르지만, 시민들의 불편과 통행 물류의 신속보다 더 중요할 수는 없다. 아울러 교통카드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을 경청해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 현재 광주는 지하철이 있으면서도 서울과는 달리 1시간무료 환승시스템이 버스와 지하철로 연계돼 있지 않고 있다. 또 군내버스와 시내버스, 군내버스와 지하철도 무료환승이 되지 않는다. 물론 신용카드도 받질 않는다. 오로지 시내버스와 시내버스 환승만 되고 있다. 광주와 전남이 한뿌리라면서 얽혀있는 이해득실 때문에 광주시민들이 시내버스처럼 이용하는 전남도내 인근 군내버스와도 통용되지 않는다.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지하철과 시내버스, 시외버스를 카드한장으로, 그것도 후불제인 신용카드까지 활용하는 서울시민들보다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40만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김해시에서 지난 2001년 처음으로 시작된 전자화폐 교통카드는 지방자치제도가 생긴이래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1시간내 무료환승시스템은 이후 전국으로 확산돼 있다. 나아가 부산시민들은 올부터 일부 구청에 한해 시범실시되기는 하지만, 주민등본 발급 등 각종 민원을 처리할때 카드판독기에 교통카드를 갖다 대기만 하면 해당 수수료가 카드에 보충돼 있는 금액에서 자동 결제된다고 한다. 광주시도 이같은 불편을 줄이기 위해 용역을 맡겼다고 한다. 올 하반기부터 도입되는 시내버스 준공영제와 내년 순환도로 완전개통에 맞춰 용역을 주문했겠지만, 버스회사와 통행료 징수회사에 끌려가는 모습이 아닌, 시민들에게 진정한 편리를 주는 교통행정이 이뤄져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편익’과 ‘경제활성화’이기 때문이다. oken@namdonews.co
칼럼
남도일보
2006.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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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 영산강에도 연어가 돌아올 수 있을까?- 정구선 광주환경시설공단 이사장 섬진강에 연어가 돌아왔다. 강진의 탐진강에도 연어가 돌아왔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영산강에는 연어가 없다. 영산강은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마치 악성 대장암에 걸려 점차 투병을 포기하려는 사람처럼 하구언이 막힌 영산강은 점차 회생의 가능성을 포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에서 동해안으로 흐르는 남대천을 비롯한 대부분의 강에는 연어가 돌아오는 일은 자주 보도됐다. 그리고 이제 남해안으로 흐르는 강들에서도 점차 연어가 돌아오고 있다. 남해안으로 흐르는 강 중에 비교적 깨끗하게 보존되고 있는 섬진강에서 먼저 연어가 돌아오고 있으며 강진의 탐진강에도 연어가 발견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한때 개발독재가 한창이던 시절에는 환경문제가 한낱 배부른 사람들의 구호로 치부되기도 했지만, 세상은 급변해 오늘날엔 가장 보편화된 상식이 되고 있다. 더불어 강물의 오염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이 시작되었고, 그 상징적인 환경운동으로 섬진강과 강진의 탐진강에 연어의 치어를 방류하는 행사가 계속되어 왔다. 그 결과 드디어 작년 말에는 돌아오는 연어의 사진이 매스컴을 타기 시작했다. 연어가 돌아온다는 것은 죽어가던 강물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까지는 죽어가던 강들이 이제는 점차 생명의 강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누구도 감히 영산강에 연어가 돌아오게 하자는 이야기는 꺼내지 않는다. 광주와 전남의 젖줄인 양산강은 무등산에서 발원한 광주천과 무등산 북쪽 원효골과 담양의 가막골에서 발원하고 있는 극락강, 장성에서 발원한 황룡강이 인구 140만의 큰 오염원인 광주도심을 지나면서 오염은 점차 심화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시 화순쪽에서 흘러오는 물과 나주에서 만나고 함평을 거쳐 목포 앞바다로 흐르며 들판을 적시는 동안 흐름이 완만해지면서 농사와 축산폐수로 오염이 더해지면서 하류로 내려갈수록 점차 수질이 악화된다. 그리고 드디어 하구언에 이르면 마치 대장암에 걸린 환자처럼 변한다. 그래서 회생할 의지는 약화되고 마침내 희망을 포기하기 직전에 이른다. 지난해 말쯤이다. 광주와 서울의 일간지들에 큼직한 연어의 사진이 실렸다. 섬진강에 돌아온 연어의 사진이었다. 즉시 그 신문사에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섬진강에 돌아온 연어의 사진을 촬영한 사진작가는 누구이며 그 사진을 구하고 싶다했더니 친절하게 수중사진작가 신승구 회장의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 우선. 섬진강에 돌아온 연어의 사진을 보고 참으로 반가웠다고 말하고 우리 광주광역시환경시설공단에서 필요한 그 사진을 구할 수 없겠느냐고 했더니 반갑게도 모든 것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쾌히 허락했다. 그것을 대형사진으로 제작하여 우리 환경시설공단의 현관에 붙일 생각이다. 기왕의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그린 한국화도 좋지만, 섬진강에 돌아온 연어의 사진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렇게 써 두려고 한다. ‘영산강에도 연어가 돌아오는 것이 우리의 꿈입니다.’라고. 광주시의 온갖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이 주 임무인 우리 직원들이 날마다 현관을 출입하며 이 사진을 보고 아무도 믿지 못할 불가능할 것 같은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기를 바랄 것이다. 그리고 광주천과 앞으로 광주의 중심천이 될 극락강이 만나는 지점에 있는 우리 공단이 강과 숲과 연못과 자연정화를 위한 습지와 잔디구장 등 시민들과 특히 어린이들이 견학하며 배우고 즐거운 한때를 보낼 수 있는 잘 조화를 이룬 생태공원으로 거듭나게 하고 싶다. 그리하여 하천으로 방류되는 물길에서 텃새로 정착하고 있는 철새들이 더 많이 자리를 잡도록 만들어줄 생각이다. 그리 멀지 않은 시간이 지나면 영산강 하구언은 터지고 장어도 돌아오고 함께 연어도 돌아올 날이 있을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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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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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교] 도박과 노대통령 한국인의 최고 취미는 고스톱이다. 예전 사무실 인근의 식당에서는 저녁은 물론 점심시간에도 고스톱을 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었다. 도심과 외곽의 다방에서도 한쪽 으슥한 곳에서는 대부분 화투판이 성행했었다. 명절 때나 가족 행사시에도 세사람만 모이면 자연스레 고스톱 판이 열렸다. 요즘은 오프라인의 고스톱에서 온라인의 고스톱으로 형태가 바뀌었다. 근래 들어서는 경마, 경륜, 카지노 등 다양한 사행산업이 등장하면서 많은 국민들이 빠져들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집게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5년도 한해 동안 카지노, 경마 등 속칭 도박산업의 매출이 14조1천459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전체 레저시장의 절반이 넘는 수치다. 한국인이 이처럼 도박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여준상씨가 집필한 ‘한국형 마켓팅 불변의 법칙’이라는 책에서는 이를 한국인의 ‘본전의식’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역사적으로 외부의 침략이 많았던 국가적 특성으로 인해 한국인에게는 피해의식이 항상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보상심리로 나타나며 도박에서 손해를 볼 경우 다른 나라 국민 보다 본전에 대한 애착심이 훨씬 크다고 설명하고 있다. 국내에서 공식으로 허가를 받아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도박시설이 강원랜드다. 지난 한해 동안 강원랜드를 이용하다 자살한 사람이 무려 17명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이처럼 도박은 경제적 피폐를 가져올 수 있고 심지어 사람의 목숨도 빼앗는다. 즉, 피해와 본전의식이 너무 심하면 자신은 물론 가족에게도 상처를 줄 수 있는 것이다. 요즘 노대통령이 유시민 의원을 야당은 물론 여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복지부장관으로 임명해 물의를 빚고 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무시하고 본전을 기어이 챙기겠다는 오기로 비추어져 도박에 빠진 사람의 행태와 비슷한 느낌이다. 대통령은 자신이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면 안된다는 피해의식을 버려야 할 것같다. 이승범 논설위원 tiger@namdonew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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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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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을 바라보며] 남류(南流)를 꿈꾸며 지난 연말 중국 해남도에서 회사 행사를 치르고 귀국길에 들렀던 마카오는 한참 한류(韓流) 열풍에 빠져 있었다.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TV드라마나 영화 가요 등에 힘입어 뭐든지 ‘한국’이나 ‘코리아’가 앞에 붙으면 잘나간다는 것이었다. 겨우 한군데에 불과했던 한국 식당이 최근엔 대여섯군데로 늘어났다고 했다. 지난해 중국대륙과 동남아를 휩쓸었던 한류는 그 인기가 절정을 구가하는 중이다. 연예를 벗어나 출판분야에까지 그 여파가 미치고 있다. 베트남에선 한국을 대표하는 고전의학 명저인 허준의 동의보감 베트남어 번역 출판작업이 추진될 정도다. 지난해 이곳에서 방영돼 폭발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허준’과 ‘대장금’의 영향이라고 한다. 문화의 힘은 실로 엄청나다. 베트남에서 근무하다 돌아온 상사원들이 전하는 한류의 기세는 상상을 초월한다. 어느날 무슨 혁명기념일을 맞아 리셉션이 있었는데 당 고급간부들이 대부분 보이지 않아 외교가가 발칵 뒤집힌 적이 있었다. 정변이나 쿠데타가 있지 않고서는 이럴 수가 없다는 게 외국인들의 판단이었다는 것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날 저녁은 한국 드라마의 최종회 방영일이었다고 한다. 그 외에도 ‘한류의 힘’을 실감케 해주는 사례는 허다하다. 이젠 다른 나라들이 한류 패권주의에 화를 내기도 하고 일본선 혐한류(嫌韓流)가 발생하는 등 안티 한류의 흐름도 만만치 않다. 그래도 문화 생태계의 상층부를 차지하려는 노력은 차세대 국가 경쟁력의 에너지원이 된다는 걸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 강남엔 한가지 흥미로운 현상이 있다고 한다. 이 지역 이름을 딴 식당들이 꽤 재미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무안 뻘낙지집’ ‘영산강 장어집’ 등으로 이름붙인 음식점들에 손님들이 조금 과장하면 문전성시(門前成市)를 이룬다는 소문이다. 물론 이름뿐이 아니라 음식맛도 명불허전이고 실제 이 지역 사람이 주인이라 고객을 끌겠지만 그래도 간판이 주는 힘을 무시할 수 없더라는 게 다녀온 사람들의 전언이다. 그렇다면 ‘한국’을 가게 이름앞에 달아 인기를 얻고 있는 마카오의 식당들과 ‘호남’을 앞세워 영업전략을 구사중인 강남의 식당들은 본질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 지역이 그 동안 말로는 맛의 고향(味鄕)이니 멋의 고향(藝鄕)이니 목소리를 높여왔으나 실제로 이런 것들을 하나의 문화 코드로 집대성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시장이 한류에 몸을 떨 때 국내 최대시장인 수도권이 남도 문화의 흐름 곧 남류(南流)를 의식하게 해본 적이 있었던가를 지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현재 많은 외지 사람들이 남도의 멋과 멋에 찬사를 보내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다른 어느 때보다도 이 지역으로 유입되거나 앞으로 유입될 외지인이 많은 시점이기에 더더욱 남류의 정립은 시급하다. 어떻게 하면 교묘하게 남도의 문화를 타 지역에 스며들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남도를 찾게 만들어야 하는 것인지 종합적이고도 체계적인 청사진이 나와야만 한다. 또 다른 지역의 문화와 섞이고 버무려져 화학적 변화를 거듭한 끝에 보다 체질이 강화된 남도문화가 생성돼야만 한다. 그래야 안티 남류가 애당초부터 발생하질 않게 된다. 근본적으로 지역의 역량이 부족한 까닭에 한류처럼 자연발생적인 과정과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남도문화를 한국내 또 하나의 한류처럼 생성 발전시키려면 조직과 자금면에서 그래도 입장이 다소 앞선 지방자치단체들이 나서줘야만 한다. 새해 들어 꾸는 꿈치곤 다소 황당할지 모르나 언제 한류가 이렇게 될 줄을 상상이나 했겠는가를 생각해보라. 부산사람들이 앞다투어 영암식당 보성찻집 등을 찾아다니고 서울사람들이 광주에서 디자인한 옷을 명품으로 치는 그런 날이 오기를 바란다면 지금 가만히 앉아있을 수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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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혁
2006.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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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논단] ‘正通人和’의 한 해를 기대하며 -양형일 국회의원 2006년도를 맞이하며 경제의 발전과 민생의 안정을 위해 선결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 무엇이며, 정치인으로서 스스로에게 화두를 던져본다. 정치적인 측면에서는 깨끗한 정치가 이루어져 이제 돈 정치는 사라지고 있다. 수출의 호조로 무역교역량도 5000억불, 1인당 국민소득 1만7000불, 위성 DMB로 세계를 놀라게 했으며 한류를 통해 우리 문화가 아시아에서 우뚝 섰다. 작년 말부터 제기되어온 북의 위조지폐 제작설 때문에 6자회담 성사의 불투명성과 북미관계의 위기설 등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에 이어 지난해 가동된 개성공단 등을 기반으로 남북관계는 계속 진전될 것이다. 최근 김대중 前 대통령의 "철도를 이용해 평양에 가고 싶다“는 말씀으로 철도의 조기 완공을 촉발시키고 있다는 점도 남북관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우리의 기업은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재무구조는 미국, 일본 등 부채비율 140%대보다 훨씬 적은 100% 이하이다. 투명성도 선진국 수준에 근접했다. 경쟁력이 향상되고 있다는 국제적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조건이 갖추어져 있음에도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점은 걱정거리이다. 특히 가계가 취약하다. 또한 신용불량자가 300만, 이는 경제활동인구의 약 13%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가계부채가 갈수록 늘어 550조원으로 1가구당 3000만원까지 되었다. 얼마전 광주를 비롯한 호남지역의 폭설로 인해 가슴 아파하던 농민들의 눈물과 대구 서문시장의 화재로 인해 삶의 터전을 상실한 상인들의 아우성이 사회적 양극화의 단면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우리가 절대로 놓지 않아야 할 것이 바로 希望이다. 선진제국에서 200여년을 통해 이룬 민주주주의 이행과정을 40년이 안되는 기간에 이룬 열정과 외환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던 경험이 우리에게 있다. 이제 사회적 양극화 해소를 위한 새로운 도전으로 그 저력을 집중하여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도 신년사를 통해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아직 어렵습니다. 새해에는 서민 여러분의 형편이 한결 나아질 수 있도록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라고 했다. 이는 서민경제의 어려움과 사회적 양극화에 대한 언급이다. 결국 참여정부의 후반기 가장 중요한 과제가 “사회적 양극화와 중층적 갈등 구조의 해소”임을 강조한 것이다. 사회적 양극화를 극복하고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한 각계의 노력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자칫 국회만이 그 노력에 동참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지난 12월 30일 헌정사상 최초로 제1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2006년도 예산을 통과시켰다. 그 자리에 참석한 국회의원으로서 참으로 안타까웠다. 한나라당에선 봄까지 사학법 철회투쟁을 하겠노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어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특히 올해에는 정치일정이 매우 복잡하다. 열린우리당의 2월 전당대회, 한나라당의 7월 전당대회, 대권주자들의 경쟁과 합종연횡, 5.31 제4차 동시지방선거, 지방선거를 전후로 거론될 것으로 보이는 개헌론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정치일정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양극화의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정치권 노력이 여야 없이 진행돼야 한다. 작년 초여름, 인사동에서 광주의 저명한 서예가의 서예전이 있었다. 그 곳에서 본 글귀가 있다. “正通人和, 정치가 잘돼야 국민이 합쳐진다” 정치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글귀이며, 정치인에게는 그 책임이 무한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글귀이다. ‘正通人和’를 화두로 삼아 국민에게 희망이 되는 정치를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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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6.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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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책 읽는 즐거움과 독서의 생활화-조영추 광주시립도서관장 우리는 점점 종이문화에서 인터넷 세상 속의 전자문화에 익숙하며 살고 있다. 전자문화는 과거 종이 매체가 제공하던 지식과 정보 등을 오히려 더 저렴하게 무한대로 제공한다. 그러나 그러한 전자문화 속에서 종이문화가 제공하던 깊이와 질, 사고력과 상상력을 따라갈 수는 없는 일이다. 오히려 세상이 디지털화 될 수록 종이문화가 제공하는 사고력과 상상력의 깊이는 배가 될 것이다. 필자는 아직도 어릴 적 읽었던 책이 생각난다. 45년이 넘었지만 엊그제 본 것처럼 기억이 나는 것은 백지처럼 투명한 마음에 그려놓았기 때문인 것 같다. 광주시립도서관에서는 ‘저자와의 만남’, ‘책으로 펴는 유쾌한 세상’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있는데 어린이들의 베스트셀러로 이주홍의 ‘아름다운 고향’이 선정돼 다시 한 번 기억하게 되어 기쁘기도 했다. 우리는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책으로 되돌아볼 여유도 없이 앞만 보고 가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 모든 것이 일등이 최고이며, 이등과 꼴찌는 보이지 않는 현실이다보니 바로 보이지 않는 것이면 뒤로 미뤄 둔다. 토익이나 토플은 바로 보이는 세상이며, 세익스피어의 4대 희극이나 니이체, 쇼펜하우어의 수상록은 보이지 않는다. 초등학교부터 학원에서 생활하고 중학교부터는 대학입시를 걱정하는 우리아이들을 보면 기계적인 생활이 너무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 어린시절의 교육은 마음을 살찌울 수 있는 독서와 인성교육이 앞서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프랑스 교육과정을 보면 학년에 따라 시를 몇 편씩 외워야 과정을 올리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그렇기 위해서는 초등학교나 중학교 정규교과에 독서지도를 편성하여 어릴 적부터 책을 읽는 습관을 길러 사고력을 향상 시키고 폭 넓은 가치관을 형성시켜 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독서와 관련하여 다산 정약용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에 책을 많이 읽으라 강조를 했다. 책을 읽는 것은 저자의 체험을 간접적 체험을 자기의 경험처럼 변화 시킬 수 있는 커다란 매력이 있다. 또한, 서화담의 독서유감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배워서 의문이 없게 되면 내 마음 시원하니(學徒不 疑志快闊), 평생의 허랑함을 면케 할 수 있네(免敎墟作百年人)” 란 구절에서 배움(독서)에 대한 애착과 궁구 그리고 사물의 이치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읽을 수 있다. 좋은 책 한권은 훌륭한 스승과 같다는 말과 같이 책 속에는 한 인간의 인생역정과 오랜 기간 연구를 통해 축적된 결과물이 함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식 추구가 욕심으로 변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독서인구 현실은 어떤가? 최근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월 평균 1.6권의 책을 읽고 심지어 한 달 동안 한 권의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43.6%에 이른다고 한다. 또한 청소년들의 독서 실태는 더욱 심각하다. 53.5%의 청소년이 여가를 PC통신, 인터넷 게임을 하는데 보내고 독서를 한다는 답은 고작 10.5%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교육당국은 독서활동을 강화하기 위하여 2007년부터 고교1학년부터 독서결과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하겠다고 하고, 2008년 입시부터 독서의 영향력이 큰 논술시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이용자들을 보게 되는데 시민, 학생, 어린이가 근래에 와서 더욱 많아짐을 느낀다. 유아에서부터 어린이들이 엄마와 함께 많은 책들을 읽기에 대단히 희망적이고 이들을 보면 즐거움이 느껴진다. 그러나 많은 이용자를 보면서도 또한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이 일부시민에 국한되어 있는 것 같아 아쉬움도 적지않다. 아이들은 어른을 보고 배우게 마련이다. 적어도 독서에 관해서 만큼은 거창한 제도나 규범에 의존하기 보다는 일상생활에서 우러나오는 자연스런 둑서 생활화가 되도록 책을 평생의 연인이자 동반자로 삼는 독서습관을 우리 스스로 길러야 할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06.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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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교] 주가 1400 지난 1956년 3월 3일 대한민국의 주식시장을 여는 역사적인 일이 발생했다. 당시의 열악한 경제 여건에서도 국가 경제를 움직이는 주축 기업인 (주)조흥은행, (주)저축은행(구 제일은행), (주)한국상업은행, (주)흥업은행(구 한일은행), 경성방직(주), 경성전기(주) 등 내로라 하는 12개사가 주식을 상장한 것이다. 상장 업무을 맡은 증권거래소는 출범 당시에는 금융단·보험단·증권단이 공동출자하여 회원제 단체로 발족했다. 이후 국내 경제 규모의 성장과 외국주식 거래, 전자선물 시장 개장 등 많은 변화를 겪은 후 2005년 1월 한국증권선물거래소법에 따라 한국증권거래소와 코스닥·한국선물거래소·코스닥위원회가 합병된 한국증권선물거래소로 출범했다. 50년의 우리 주식 시장 역사상 올 들어 코스피지수(옛 종합주가지수)가 최초로 1400선을 돌파했다. 주가가 1000포인트를 최초로 돌파한 시점은 지난 1989년 3월 31일이다. 이후 상승과 하락 등의 순환속에서 정체기를 맞으면서 1000포인트 근방을 맴돌았다. 경제국치라는 IMF가 불어닥친 지난 1997년 12월 12일에는 350.68포인트라는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는 아픔을 맞보기도 했다. 매년 연초가 되면 주가가 상승하는 ‘연초효과’가 가미되기도 했지만 올들어 1400선을 돌파한 것은 분명 획기적인 일이다. 지난해 2월 28일 1000선을 돌파한지 1년도 안됐으며 불과 한달만에 100포인트 이상 뛰어 넘은 수치를 보면 우리 주식시장은 상승세임이 분명하다. 당연히 상당수 사람들이 간접투자라는 펀드를 통해 주식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경계해야 한다. 과거 증시의 활황장세가 끝나면서 재산의 큰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사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환율과 유가의 악재도 분명 존재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논설실
칼럼
남도일보
2006.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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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대순의 세상보기] 젊은 무등산 젊은 다도해 새해 아침에 무등산은 젊음에 넘친다. 온 산이 젊은이들로 가득하다. 해가 아직 멀리 있을 때 더욱 이해에는 해가 구름에 가린다는 예보임에도 아랑 곳 없이 젊은이들은 정상을 향하여 어둠을 밀고 해를 맞으려 올라간다. 해가 구름에 가리면 구름을 뚫을 기세이다. 입석대, 서석대, 그리고 규봉이 젊음으로 파도처럼 출렁인다. 내가 즐겨 다니는 장불재, 중머리재, 새인봉은 산도 아니다. 물소리도 소나무도 산새도 아직 잠들고 있는 산에 든 사람들로 새벽 여섯 시에 주차장은 이미 발 들여 놓을 곳이 없다. 젊음은 그 수가 많을수록 아름답다. 평소 무등산에 사람이 너무 많다는 느낌은 사실은 그 가운데 젊음이 보이지 않는다는 느낌이었던 모양이다. 새해라 나도 평소보다 서둘러 들어섰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내려오는 사람들로 길은 비좁았다. 바람처럼 내려오는 젊은이들을 위하여 나는 수시로 길을 비껴야했다. 길을 비껴주면서 마음이 이렇게 기쁠 수가 없다. 나는 사람의 목소리가 이렇게 아름답다는 생각을 최근에 해본 적이 없다. 개중에는 유치원도 채 다니지 않을 아이들도 있고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산새보다 더 예쁘게 지껄이는 소리를 들으면서 오랜만에 나는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무등산에 아직 눈이 많이 쌓여 있다. 사람의 발이 닫지 않은 곳은 아직 발목을 가린다. 그래서 산길은 미끄럽고 조심스럽다. 조심스럽게 앞 사람의 뒤를 따라가다가 자기의 길을 놓쳐버렸다. 나는 평소에 토끼등에서 가파른 길을 택하여 봉화대를 거쳐 중머리재로 향한다. 거기가 인적도 드물고 오르고 내림에 변화도 있고 더구나 너덜겅이 있어 잠깐 쉬면서 전망을 즐길 수 있다. 토끼등에서 한 1000 보를 가면 오른 쪽으로 들어서야 그 길인데 새해라 상기됐던지 무심코 앞 사람을 따라가다가 들어 설 길을 지나버렸다. 어쩐지 힘들다 싶어 앞에 가는 사람들에게 물은 즉 이미 동화사 옛터가 멀지 않다는 것이다. 무등산에서 가장 가파른 길을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옛날에 한번 가본 적이 있기 때문에 그 길이 얼마나 난코스인가를 알고 있다. 얼마를 더 가야 동화사 절터에 이른가를 물으니 한 반 쯤 왔기 때문에 앞으로 한 시간은 더 가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한 시간은 다만 가파른 오르막 길 뿐이다. 나는 평탄하지 않을 금년 운수를 예감했다. 그러나 새날 아니냐. 기회로 알고 극복하기로 마음먹고 그들을 따라가자니 심장 고동이 심상치 않다. 쓰러질듯 중봉에 올라가니 더는 갈 수 없다. 숨을 고르자 시야가 넓어졌다. 마음속으로 멀리 다도해가 보였다. 다도해도 지금 가파른 숨을 쉬고 있다. 21세기는 다도해의 시대라는 말도 있다. 이미 32개의 연륙교와 연도교를 완성한 다도해는 현재 다른 14개의 다리를 건설 중이다. 지난해 말 완도와 신지도 1100미터의 신지대교가 개통되었다. 압해도와 목포 또 무안간의 연육교도 공사 중이고 보길도와 노화도 간의 연도교도 건설 중이다. 길이 2000미터의 도초와 장자도 연도교 등 8곳의 다리가 설계중이다. 다도해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말을 상기하였다. 나라가 살고 있는 것이다. 언젠지 모르게 ‘호남 푸대접’이라는 말이 뜸해졌다. 국토 균형 발전이라는 말은 요즘 알게 다른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2015년까지 호남고속철의 제1단계로 서울과 광주가 연결 개통된다는 보도가 있는 날 일행이 산에 가는 날이었다. 자연히 화제가 호남 고속철이었다. 앞으로 10년인데 그때까지 우리가 살 것인가 하고 누군가가 말했다. 욕심이다. 그 욕심으로 지금 나는 무등산에서 서있다. 비록 정상이 아니어도 무등산은 아름답다. 더구나 마음속으로 다도해를 그려보는 새해가 감격스럽다. 나라의 또 하나의 이름인 무등산, 다도해가 아니냐. 무등산이 젊어야 나라가 젊고 다도해가 젊어야 나라가 젊다고 생각하면서 다시없이 행복한 새해를 만났다.
칼럼
남도일보
2006.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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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교] 황박사 증후군 황우석 교수 사태 전개과정에서 나타난 비이성적 지지 현상을 일컫는 사회과학적 용어로 ‘황박사 증후군’(Dr. Hwang syndrome)이란 말을 사용하자는 제안이 생물학연구정보센터 소리마당에서 나와 눈길을 끈다고 한다. 일부 네티즌은 “사회 일정 집단이 그들이 지지하고 선호하는 유명인사의 비리에 대해서 밝혀지는 진실을 외면하거나 심지어 진실 규명 자체를 저지하려는 ‘비이성적 심리행태’를 ‘황박사 증후군’으로 부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지목한 ‘비이성적 심리행태’의 대표로는 저 유명한 ‘스톡홀름 증후군’이 꼽힌다. 이 신드롬의 유래는 이렇다. 1973년 스톡홀롬의 한 은행에 강도가 들었다. 이 강도들은 은행 손님 네명을 인질로 삼아 131시간 동안 경찰과 대치했다. 잡혀있던 인질들은 처음에는 극도의 불안과 두려움에 사로잡혔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강도들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한 여자 인질은 인질범 중의 한명에게 애정을 느껴 그 사건 이후에 자신의 약혼자와 파혼까지 했다고 한다. 황 교수가 궁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을 변호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낸 알쏭달쏭한 말들 때문이기도 했지만 국민들은 상당기간 ‘비이성적 심리행태’를 보였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일반인들에게는 조금은 먹혀들어갔을 지 모르지만 과학자 사회에는 통하지 않았다고 한다.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앞뒤가 안맞는 조어들이 황 박사의 입을 통해 다량 생산됐기 때문이다. ‘돌이킬 수 없는 인위적 실수’나 ‘(줄기세포가)1개면 어떻고, 3개면 어떻겠냐. 1년 뒤에 논문이 나오면 또 어떻겠냐’라는 말은 황 교수가 정말 과학자인지 의심하게 만들 정도로 과학자들에게 충격을 주었다고 한다. 이제 해도 바뀌고 했으니 국민 모두가 스톡홀름 신드롬같은 집단 마법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만 할 것이다. 이를 도와줄 사람들도 역시 과학자들이다. 병술년 한해에는 우리 사회가 그 어느 때보다도 건전하고 진취적인 기운을 보여줄 때다. 최웅일 주필 chwi@namdonews.com
칼럼
남도일보
2006.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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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파일]‘5·31 지방선거’ 감상법 -기세민 정치부장 올해는 누가 뭐래도 ‘정치의 해’다. 5·31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신년 정국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지방선거는 2004년 총선 이후 2년만에 치러지는 전국 단위의 선거이자 2007년 대선의 전초전으로써의 의미를 갖는다.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정국이 요동칠 게 자명하다. 현재의 정당별 지지도로 볼 때 이번 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단 1석도 건지지 못하는 완패의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럴 경우 필연적으로 임기 4년차에 접어드는 노무현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이 가시화할 것이다. 여당 내에서는 대통령과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노 대통령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비장의 정치적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남북 정상회담도 카드 중 하나다. 올해 정치권에서 자주 듣게 될 말은 개헌과 정계개편이다. 새해 벽두부터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고건 전 총리는 지난 2일 한 방송에 출연해 “2008년에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임기를 같이 시작하니까 이번 기회에 임기를 맞추기 위한 개헌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신년 인터뷰에서 5년 단임제의 문제점을 언급하면서 “5년 단임제는 세계에 유례가 없는 것”이라며 개헌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시점이 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해찬 총리도 “지방선거가 끝나면 개헌논의가 활발해질 것”이라며 “헌법 개정은 통일 등 국가발전 방향을 잘 반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렇듯 새해 벽두부터 개헌 관련 언급들이 줄을 이으면서 개헌 논의의 조기 공론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욱이 권력구조 개편 개헌논의는 향후 대권 지형 및 정치권 재편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을 수 밖에 없어 그 폭발력은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그러나 실제로 개헌이 성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각 정파와 거론되는 대선주자들의 이해관계가 일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강력히 반대하는 세력이 있는 한 국회의원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확보하고 국민투표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도 개헌 논의가 제기되고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개헌 논의를 지렛대로 삼아 정치권에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을 할 명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정계재편의 동력은 충분히 넘쳐난다. 그동안 명분이 없고 분출구가 마땅치 않았을 뿐이다. 그 조짐은 열린우리당의 2월 전당대회에서 나타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2·18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의 실질적 ‘대주주’격인 정동영·김근태 두 전 장관은 이미 피할 수 없는 한판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이 와중에서 노 대통령의 친위세력과 비판세력이 결별하거나 호남권 의원 일부가 이탈해 민주당과 결합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또 유력한 대선후보로 꼽히는 김·정 전 장관 지지세력과 고건 전 총리 등 제3의 후보를 모색하는 그룹의 이탈이 나타날 수 있다. 굳이 분석하자니 복잡하지 현실에서는 이런 시나리오가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 이 같은 여당의 분화 시나리오는 5·31 지방선거 직후일 가능성이 높다. 올해 지방선거는 이처럼 대단한 폭발력과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으로 국한해봐도 이번 지방선거는 흥미롭다. 지방선거전 사상 처음으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양당 구도로 치러질 공산이 크다. 지역구 국회의원 정당별 분포나 자치단체장의 소속 정당, 최근의 정당 지지율 추이 등을 고려하면 두 정당간 양보할 수 없는 혈투가 불가피하다. 탁월한 정치의식을 갖고 있는 지역민의 선택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ksm@namdonews.co
칼럼
남도일보
2006.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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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나눔과 베풂의 문화-오경교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 사무국장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프랑스어에서 파생된 말로 ‘고귀한 신분에 따른 도덕적 의무’를 말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기원은 초기 로마시대에 왕과 귀족사회가 공공성을 바탕으로 사회에 보여준 높은 윤리적인 솔선수범에서 비롯된다. 현대에 이르러서도 서구사회를 중심으로 록펠러 재단과 카네기 재단처럼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명맥을 이어가며 인류가 겪는 기아문제를 극복하고 교육과 문화의 발전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가진 자’가 보여주는 ‘베풂의 미학’은 사회 곳곳에서 지속되어 왔다. 가령 세계 최고의 부호로 손꼽히는 빌 게이츠. 그는 최고 상류층에서 부를 향유하고 있지만 기업의 사회환원에 관한한 철저한 원칙을 갖고 사회의 그늘진 곳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며 이윤의 일정부분을 사회에 기부하는 것을 기업윤리로 고수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미덕을 보여준 이가 있으니 바로 경주의 최부자집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최부자집이 땅을 사면 박수를 친다’라는 패러디가 있을 정도이다. 최부자집은 조선 후기 영남 최고의 부호였지만, 서민의 혈세로 부를 축적하고 온갖 부패에 연루되었던 당시 양반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최부자집은 대대로 “흉년에는 땅을 사지 말며 사방 백리 안에 굶어죽은 사람이 없도록 하라”라는 가훈을 세우고 실제로 삼남에 흉년이 들었을 때 곳간을 헐어 굶주린 사람의 배를 채웠다는 일화가 있고 우리는 이를 보면서 아직도 가슴 한켠이 훈훈해짐을 느끼게 된다. ‘나눔의 미덕’은 비단 ‘가진 자’의 전유물만은 아니다. 실례로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향약과 계를 조직해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서로 힘을 합쳐 그 난관을 극복해온 사례가 있다. 현재도 태풍이나 폭설로 인한 갑작스런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전국민이 힘을 모아 재해복구작업에 물질적·육체적으로 원조를 아끼지 않고 사회 각계각층에서 재해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또한 어린이들은 코묻은 용돈을 모아 어려운 사람을 위해 쓰기를 바란다며 고사리 같은 손으로 돼지저금통을 내미는 것을 볼 때, 그리고 위안부 할머니가 자신을 돌봐준 봉사원에게 좋은 일에 써달라며 병을 팔아 어렵게 모은 몇 만원을 쥐어 주었던 사례를 볼 때, 우리 민족의 미덕은 아직도 그 명맥을 잇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조그맣지만 자신이 가진 것을 조심스럽게 나누는 사람들이 있을 때 우리 사회에 희망의 등불을 밝힐 수 있을 것이다. 기부라는 것은 고귀한 도덕적 의무를 갖고 있거나 경제적 여건이 되는 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하는 소년·소녀 가장들, 자식들로부터 적절한 캐어를 받지 못하는 독거노인,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재해민들, 불편한 신체로 인해 사회로부터 소외되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조그만 관심을 가지고 사랑을 주는 것이 기부의 첫걸음일 것이다. 또한 기부자와 수혜자간의 중개역할을 하는 단체에 조금의 돈을 기부하는 것. 이 모든 것이 기부인 것이다. 이런 면에서 적십자 후원회원에 가입하는 것도 기부의 한 방법이기도 할 것이다. 기업 또한 사회의 그늘진 부분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기업의 존재가치는 사회를 바탕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기억하고 그 속에서 축적한 부를 사회공동체와 나눌 수 있는 ‘베풂의 미학’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병술년.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주간이다. 개인과 기업 그리고 국가가 즐겁게 기부하는 문화에 동참하고 올 한해는 ‘나눔으로써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기대해 본다
칼럼
남도일보
2006.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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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교]개 이야기 희망찬 개 해가 밝았다. 개는 인간의 역사와 함께 늘 인간의 주위에서 존재해 왔던 동물이다. 때로는 구박과 멸시와 버림을 받고, 지신의 몸을 희생하기도 한다. 인간이 개를 버려도 개는 사람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그래서 개는 우리의 문화에서 인간의 주위를 구성하는 풍경(風景)처럼 존재한다. 우리 조상들은 옛날이야기나 속담, 신앙, 미술 등에서 개의 이러한 행태들을 잘 묘사하고 있다. 개는 인간과 함께 오랜 생활을 해 오는 동안 인간과 거의 동일시하여 왔다. 이 때문에 ‘개는 사흘만 기르면 주인을 알아본다’라는 속담이나, 자기 자식을 가리켜 ‘우리 강아지’라고 부르는 애칭이 생겨났는지도 모른다. 아주 오랜 시기를 같이 살아온 개는 동과 서를 막론하고 인간에게 헌신하는 충복(忠僕)의 상징이다. 특히 설화에 나타나는 의견(義犬)은 충성과 의리를 갖춘, 우호적이고 희생적인 행동을 한다. 의견 설화와 의견 동상, 의견 무덤, 의견 비 등의 다양한 이야깃거리는 전국에서 전승된다. 광주 양림동의 ‘충견 비’도 그 중 하나이다. 그런가 하면 서당개, 맹견, 똥개, 천덕꾸러기 개는 비천함의 상징으로 우리 속담이나 욕에 많이 나타난다. 또 동물 가운데 개만큼 우리 속담에 자주 등장하는 경우도 드물 것이다. 개살구, 개맨드라미 등 명칭 앞에 ‘개’가 붙으면 비천하고 격이 낮은 사물이 된다. 이처럼 속담이나 접두어 ‘개’의 쓰임은 도덕적이지 못한 것, 혹은 더러운 것, 비천한 것 등 좋지 않는 개념으로 통용되고 있다. 병술년을 시작하는 첫 달, 첫 주 월요일이다. 대부분의 직장들은 오늘 새 출발과 새로운 각오를 다짐하는 2006년 시무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할 터이다. 올 한해는 우리 모두가 속담이나 접두어로 비유되는, 그러한 비천함을 보이지 않는 시간들로 가득 채워졌으면 좋겠다. 김선기 논설위원 kimsg@namdonews.com
칼럼
남도일보
2006.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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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을 바라보며] 거꾸로 가는 지방자치 -최웅일 2006년은 지방자치 역사상 매우 의미있는 한해로 꼽힌다. 부활 10년의 공과(功過)를 토대로 선진 지방자치에 진입할 수 있는 비전과 정책과제 등이 나와줘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막중한 과업을 이끌어야 할 민선 4기 단체장 및 지방의원들이 다섯달 뒤엔 선출된다. 말 그대로 성숙기에 접어든 지방자치의 명운이 올 한해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11년째를 맞는 우리의 지방자치는 지금 썩 유리한 입장에 놓여있질 못하다. 미래를 논하기는 커녕 퇴행성 족쇄에 꽉 묶여 오히려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려야 할 판이다. 가장 결정적인 걸림돌은 지난해 여의도에서 만들어졌다. 지난해 6월말 국회는 기초자치단체 의회 의원도 정당 공천을 받을 수 있게 법을 개정해버렸다. 그것도 그 흔한 공청회 한번도 거치지 않고 밀실 야합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선거를 불과 다섯달 앞둔 지금 그에 따른 부작용은 최악을 향해 치닫고 있다. 기초의원 후보들이 해당 지역구 의원들에게 줄서기 및 금품공세를 펴고 있는 현상들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돈다발에 특산품 선물공세 그리고 눈도장찍기 등 별의별 혼탁양상들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이달말 설연휴땐 또 지역구 의원들의 집골목이 얼마나 악취로 진동할지 걱정이 앞선다. 민주주의의 풀뿌리를 정치부패의 온상으로 만들어버린 국회야말로 개방형 의원을 영입해야 할 최우선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지방자치와 관련해 이들 국회의원들이 정작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일들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물론 지방자치가 지난 10년간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다. 지역별로 특성있는 개발이 이뤄진 곳도 꽤 많다. 행정서비스도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개선됐다. 주민참여의 기회도 확대됐고 지역별로 개성있는 문화들도 형성됐다. 그러나 부정적인 측면이나 시행착오는 더 많았다. 무엇보다 선심성이나 선거운동용 사업계획들이 판을 치는 바람에 예산이 비효율적으로 집행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해마다 그 액수와 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선거법 위반이나 뇌물수수 등으로 기소되는 지자체장이나 지방의원도 계속 증가추세다. 지방행정의 안정성이 저해됐음은 물론이다. 이런 판국에 국회의원들이 고작 해놓은 것이라곤 자신들의 지역 장악력을 강화시키려는 법 개악행위 뿐이다. 지방자치를 만개시켜 한국 정치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보겠다는 숭고한 사명감들은 눈씻고 찾아볼래야 찾을 길이 없다. 중앙정치와 지방정치가 이렇게 어긋나고 있는 걸 보자니 지난 연말 교수신문이 선정한 지난해 사자성어(四字成語) ‘상화하택(上火下澤)’이 실감난다. 불은 위로 타오르려 하고 못물은 아래로 고여들어 서로 등지는 형국이 딱 지금의 정치판이다. 이런 악법 아래 이번 지방선거가 치러진다면 지방자치의 앞날은 보나마나다. 기초단체 선거가 중앙정치의 축소판이나 대리전이 될게 뻔하니 어디서 생활자치 골목자치의 흔적을 찾을 수 있겠는가. 그래도 국회의원들은 나 몰라라 할게 틀림없다. 호주머니를 불리고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는데 욕 먹어가며 애써 만든 법을 고치려 들리가 없는 것이다. 아직 다섯달이나 남았으니 맘만 먹으면 재빨리 개정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이처럼 올해가 지방선거의 해이지만 이 선거보다 더 중요한 건 정치인들의 대오각성이다. 해마다 되풀이해 주문해도 백년하청(百年河淸)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정치다. 지방자치에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올 한해에 무엇보다 국회의원들의 환골탈태가 요구되는 것도 다 그 때문이다. 입에 발린 다른 여러 소리할 것없이 지방자치를 원래 취지대로 살려나가는 것이 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최우선과제다. 지방자치가 거꾸로 가는 것만큼은 결단코 막아야 한다.
칼럼
최혁
2006.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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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남도일보를 사랑해주시는 애독자 여러분. 병술년 새해를 맞아 더더욱 건승하시길 빕니다. 올해도 신년 첫 아침은 우리 모두에게 흐르는 세월과 인생에 대해 깊은 성찰의 기회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돌이켜 보건대 이곳 광주·전남의 지역민은 물론 우리 국민 모두 그 동안 앞만 바라보고 숨가쁘게 달려온 듯 합니다. 그저 가난과 굶주림에서 벗어나 보겠다는 일념으로 허리띠 졸라매며 산업사회를 일궈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우는 첫번째 도약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성장 일변도의 정책은 필연적으로 우리 사회에 많은 그늘을 만들어 냈습니다.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에 대한 목마름이 생겨났고 이는 곧 민주화를 향한 열망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이 지역은 여기에 앞장서서 많은 희생을 치렀고 그 결과 민주와 인권이라는 제2의 도약에 큰 족적을 남기게 됐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밀어닥친 과학과 기술의 세기를 맞아 우리 민족은 타고난 소질과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글로벌 시대에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한껏 고양시켜 주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한반도를 진원지로 한 제3의 도약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전세계를 강타한 황우석 쇼크는 아직도 우리 사회가 실적 지상주의, 성과 우선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국가적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추진돼야 할 사업이 수단과 과정에서의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대가는 너무나 엄청났습니다. 윤리성에 대한 변변한 검증절차도 없이 나라 전체가 거짓놀음에 쉽게 동참해버린 사실은 우리 사회의 취약성을 그대로 노출시켜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일은 우리 민족의 자정능력을 전세계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봅니다. 이제 국가적 추진사업과 과학적 성과에 대한 검증 시스템만 잘 완비한다면 선진 한국으로의 진입은 오히려 한걸음 더 다가섰다고 자부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와 같은 자기반성과 내실구축을 이뤄냄으로써 지금이야말로 제4의 도약을 꿈꿀 때라고 믿습니다. 대한민국을 세계사의 주역으로 발돋움시켜줄 제4의 도약은 우리의 몫입니다. 결코 후손에게 미룰 과제가 아닌 것입니다. 비록 다소의 혼선이 있었지만 지금까지의 첨단 과학기술을 토대로 문화와 예술 관광 등 굴뚝없는 산업을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제4의 도약 아니겠습니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제4의 도약 한 가운데 이 지역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문화중심도시로 우뚝 서게 될 광주, J프로젝트 등이 가시화되면서 관광의 메카로 변모될 전남 등이 이제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열어갈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만 가지고는 안됩니다. 이를 뒷받침해줄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또 첨단과학산업의 기반이 탄탄해야 문화 관광산업도 탄력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역사적 과업은 결국 사람의 능력에 따라 좌우됩니다. 다시 말해 제4의 도약은 이에 대한 확신과 능력을 지닌 리더십이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올해는 지방선거가 있는 해입니다. 지역의 리더십을 올바로 선택해야 하는 숙명의 해가 바로 올해인 것입니다. 과연 누가 지역을 제대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힘차게 제4의 도약을 향해 비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더 이상 이 지역이 소외와 한숨의 땅이 되지 않도록 모두 힘을 합칩시다. 미래는 우리의 것입니다. 새해에도 더욱 건강하시고 복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칼럼
남도일보
2005.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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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대순의 세상보기]스님과 크리스마스 그리고 종소리 송년의 모임에 시간을 잘못 알고 미리 나갔다가 기다리는 시간에 음악 감상실에 들렸다. 평소 같으면 비어 있어야할 방이 오늘은 손님들이 있다. 그 가운데 두 사람의 스님이 앉아 있었다. 음악은 크리스마스 캐럴이었다. 나킹 콜이라 짐작되는 저음의 감미로운 노래가 방 가득히 넘치고 있다. 큰 눈이라 창 밖으로 눈이 아직 거리와 지붕에 가득하다. 음악실에 들리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면서 스님들의 얼굴에서 나는 태풍의 눈을 보았다. 자리에 앉으면서 나는 또 다른 풍경을 연상하였다. 명동 입구던가 자선냄비에 가사를 걸친 스님이 헌금을 하고 합장하는 모습이다. 나는 그 스님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는 분명히 ‘나무 관세음보살’이었지만은 실제로 나는 소리는 메리 크리스마스였으리라. 아름다운 풍경이다. 광주 금남로 광장에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아름답게 서 있다. 부처님 오시는 날에는 무수히 등이 밝혀있던 자리다. 같은 광장에 때로 예수님이 오시고 때로 부처님이 오시는 것이 신기하게도 평화롭고 조화롭다. 요 며칠 동안 우리 텔레비전이 황우석 충격으로 홍역을 앓고 있을때 세계의 텔레비전들은 특집을 통하여 1년 전 인도양 쓰나미를 회상하고 있다. 그 열기 때문에 크리스마스가 묻히고 있다는 느낌이다. 가령 일본 NHK는 인도양의 쓰나미를 취재하면서 일본의 쓰나미 문화를 방영하고 있다. 지난해 이래 쓰나미가 일본 말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들에게 쓰나미는 일상적이다. 곤충이나 동물들이 지진을 감지하듯 그들은 쓰나미를 감지한다고 한다. 그들은 오랜 경험을 통하여 쓰나미를 피할 대책도 잘 알고 있다. 이제 그것을 세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강구하고 있다. 지난해 2만명의 희생을 낸 한 태국의 해안 관광지에 다시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그들은 쓰나미 사전 예보 시설을 신뢰하고 모인다고 들린다. 그 시설 가운데 중요한 것은 나무위에 매단 종이다. 유사시에 종을 울린다는 것이다. 종소리를 듣고 모인 사람들을 가까운 고지로 유도할 길도 안내되어 있다. 그러나 종소리는 나를 또 다른 공간으로 안내하고 있다. 그 공간은 크리스마스 캐럴 속의 종소리도 아니고 쓰나미 피신을 위한 종소리도 아니다. 최근에 일본에서 보내온 ‘종소리’란 이름의 한 한국어 시집이다. 지난 달 도쿄 한국 문화원 강당에서 박용철 일본어 시집 출판 기념회가 열렸다. ‘떠나가는 배’를 원어로 낭송한 일이 나의 역할이었다. 기념회가 끝나고 문화원 주최의 리셉션이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교포 한 사람이 나에게 인사를 청했다. 그의 명함에 의하면 ‘조선대학 조선문학 교수 김학렬’이었다. 지난 여름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문학인 대회에 참석한 길에 서울에도 간 적이 있다고 말하였다. 복잡한 자리라 더 접촉하지 못했지만은 친절하고 금도가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지난주에 그가 보내 온 ‘종소리 시인집’이라는 제목의 책을 받았다. 돌아 와서 그 날 기념회에서 만난 몇 사람에게 최근에 낸 나의 시집을 보내면서 그도 포함시켰더니 아마 그 답으로 보낸 것으로 짐작된다. 1년 전에 도쿄에서 출판한 9인 시집으로 그 소박함이 60년전 해방 직후 서울 출판의 시집을 연상시켰다. 내용은 더 소박하였다. 한결같이 부모 또는 자기의 고향인 제주도나 경상도의 옛날 어머니 이야기 , 고향의 풍경 그리고 통일에 대한 염원 그리고 일본에 대한 원망이 들어 있었다. 나는 세밑의 한 음악실의 공간이 큰 광장이 되고 짧은 시간이 크고 오랜 역사처럼 느껴졌다. 그것은 스님들과 같이 크리스마스 캐럴을 듣고 있는 희한한 경험 때문이기도 하고 그 캐럴속의 종소리가 망명하듯 처절하게 살면서 울리는 세계적인 큰 종소리로 들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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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5.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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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교]송구영신 또 한해가 저물고 있다. 이제 올해도 사흘 밖에 남지 않았다. 송구영신(送舊迎新),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자는 세시(歲時) 인사말이다. 이 말 속엔 지난 한해가 무사했음을 감사하고 다가올 새해가 더욱 보람차리라는 기대를 담고 있다. 본래 이 말은 송고영신(送故迎新)에서 나온 말로, 관가에서 구관을 보내고 신관을 맞이했던 데서 유래했다. 일본에선 ‘한해의 노고를 잊는다’는 망년(忘年)의 뜻으로 1400여년 전부터 섣달 그믐께 친지들끼리 어울려 술과 춤으로 흥청대는 세시민속이 있었으며, 이것이 일정시대 우리나라에 들어와 망년회가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나이를 잊는다’는 뜻으로 ‘나이는 어리지만 그 사람의 재주나 인품을 보고 사귀는 것’을 ‘망년지교(忘年之交)’라 했는데, 망년지교는 사라지고 망년회만 남은 것이다. 한해가 저물기 전에 사는 일에 바빠 미처 챙기지 못한 고마운 분들을 찾아 지난 일을 반성하고 각오를 다지는 뜻은 계승해야 할 좋은 관습이지만, 술로 몸을 망치는 망년회가 되어선 안될 것이다. 다행히 술자리에 들어갈 돈으로 불우이웃을 돕고 한해를 차분히 되돌아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니 반갑기 그지없다. 우리나라의 연말 풍습은 수세(守歲)라 하여 섣달 그믐날이면 온 집안에 불을 켜 놓고 조상신의 하강을 경건하게 기다리는 성스러운 밤이었다. 부엌신인 조상신은 1년 내내 그 집안 사람들의 선악을 낱낱이 지켜보았다가 섣달 스무나흗날 승천하여 옥황상제에게 고하고 이날 밤에 하강하는 것으로 믿었다. 따라서 연말 1주일은 일년 동안의 처신에 대한 심판을 기다렸던 만큼 경건함을 지켰으며, 흥청거림은 꿈에도 생각지 못 할 일이었다. 한해를 보내면서 지난 날의 과오는 두 번 다시 번복하지 말고, 잘된 일은 더욱 계승하는 자세로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자. 김선기 논설위원 kims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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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5.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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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파일] 사회 통합 위해 극한 갈등 막아야 올 한해는 유달리 사건이 많았다. 황우석 쇼크, 국회공전을 불러온 사학법 개정안 통과,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6·25의 통일전쟁론 등 숱한 이슈를 양산시킨 한해였다. 덧붙여 사안별로 찬반의 양론속에서 구성원간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 강정구 교수의 처리를 놓고 검찰총장이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로 진전됐듯이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극렬했다. 사학법 개정 또한 단순하게 사학을 소유한 재단측과 정부·집권여당과의 대립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보수로 대변되는 기득권층과 진보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는 학부모단체와 전교조와의 갈등으로 결론지을 수 있다. 황교수의 논문조작과 관련한 국민들의 반응도 이념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황교수에 대해 상당수는 논문이 허위로 밝혀진 만큼 용서할 수 없으며 과학계의 도덕성과 윤리 제고 차원에서 영원히 학계에서 방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어떤 사안에서도 국익이 모든 것에 우선하는 최고의 선인만큼 잘못은 시정하돼 나라를 위해 황교수를 재기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사회는 자신들의 의사와 견해를 마음껏 드러내고 같은 사고를 지닌 사람들과 함께 여론을 확대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돼있다. 문제는 이과정이 지나치다 보면 오히려 국론분열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자신들의 주장이 상대방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상대방까지 인정하지 않으려는 풍토가 조성되고 있는 것은 정말 우려스럽다. 적절한 갈등은 창조를 있게할 수 있다. 하지만 도가 지나친 갈등은 반목과 대립에서 비롯된 사회의 혼돈과 피폐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배제돼야 한다. 일제로부터 해방된 후 좌우익의 이념논쟁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렀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문명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당연히 사회 구성원 또한 다양성을 지닐 수 밖에 없다. 다양성이 인정되는 만큼 주장이 다르다고 상호간에 한쪽을 일방적으로 강요해서는 안된다. 다양화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수준의 범위내 논쟁이다. 주장이 갈등으로, 다시 반목으로 번지는 것은 최소한의 기준을 정하지 않고 반대한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을 흠집내기 때문이다. 필자는 여기에서 100년전의 학자가 주장했던 카테고리론을 상기하고 싶다. 막스 베버(1864∼1920)는 1904년 발표한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통해 역사적 유물론을 비판하고 자본주의를 옹호했다. 베버는 경제의 중요성은 인정했지만 마르크스의 시각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즉, 그는 물질적인 하부구조가 관념(정신)적인 상부구조에 일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마르크스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학문적으로 사회과학은 자연과학과 달리 직접적인 실험을 통해 논쟁의 진위를 입증해주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될 경우 자칫 사회 구성원간의 갈등으로 인한 반목을 부추기게 된다. 이 때 베버는 ‘카테고리(category)=범주’를 만들어 학문적인 논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소한 학문적 논쟁이 사회 갈등으로까지 비화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에서 출발한 것이다. 사회 통합을 전제하고 학문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논리다. 이같은 베버의 주장은 100년이 흘렀지만 다시 되새길 필요가 있다. 현 사회는 사안별로 구성원 전체가 갈등을 일으키는 이념의 혼돈기다. 빈부, 노소, 지역, 보수와 진보의 이념 갈등이 극에 달해 있다. 새해에는 더이상 구성원간의 갈등이 심화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 사회는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는 범주내의 적절한 갈등이 필요할 때다.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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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5.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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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 황우석교수 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아-김영철 전남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최근 미국에 사는 친구로 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황우석 교수의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이 조작이라는 미즈메디병원 노성일 이사장의 충격적인 폭로가 있고 며칠이 지나서였다. 중학교에 다니는 자신의 딸이 최근 문제되고 있는 황우석 교수의 논문 조작과 관련한 사실을 현지 언론 기사를 통해 알게 되자 학교 가기가 싫다며, 복제 개 스너피도 거짓이 아니냐고 물어와 몹시 당황했었다면서 딸에게 어떻게 말해줘야 좋을 지 난감하다는 것이었다. 금년도 인류가 이룩한 가장 훌륭한 과학성과로 꼽히는 스너피를 발명한 연구자가 다름 아닌 한국인이라는 사실로 모국에 대한 자긍심이 한층 고취되었고 그동안 주변 친구들에게 은근히 대한민국의 높은 과학수준을 자랑해오던 터에, 그 같이 밝혀진 논문조작 파문으로 민망하게 되었다는 게 친구의 설명이었다. 최근의 황우석교수와 관련한 일련의 사건들이 국내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해외 동포, 특히 청소년들에게 초미의 관심사로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음을 짐작케 한다. 비록 연구과정상의 윤리적인 문제와 사소한 실수가 있었다 하라도 사이언스 논문 자체의 진실성에 대한 황교수의 주장만은 진실임을 믿고 싶었던 국민 대다수의 바램은 지난 주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중간 진상발표와 함께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한때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다 1년이 채 못돼 국가적 재앙으로 전락해버린 황우석교수의 논문조작 사건은 한국의 생명과학계와 대한민국의 국제 신뢰도에 큰 상처를 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의 사태가 반드시 우리사회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끼친 것 만은 아니다. 사회 전 분야 걸쳐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모순이 축약되어 표출된 이번 사건은 향후 대응여하에 따라서는 IMF 이후 10년이 다 지나도록 아직 선진국 진입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에게는 타산지석의 교훈과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이번 사건으로 성과 지상주의에 매몰돼 국가적인 차세대 동력으로 추진하는 사업에 수단과 과정에서의 정당성과 윤리성에 대한 변변한 검증 걸차도 없이 사회 전체가 거짓 놀음에 너무도 쉽게 동참해버린 우리 사회의 치부가 전 세계에 드라마틱하게 드러나게 됐다. 추락한 한국 과학계와 국가의 신뢰도를 회복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대한민국이 자긍심을 갖고 세계에 자랑해온 과학성과를 짧은 기간 내에 우리 사회의 내부 구성원들의 치밀한 문제제기로 스스로의 치부를 세계에 숨김없이 들어내고 공론화해 바로잡은 우리 사회의 높은 자정 능력을 과시한 점은 적지 않은 소득으로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국가적 추진사업과 과학적 성과에 대한 검증시스템의 도입 및 체제 정비를 앞당기고 그 수준을 몇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된 것은 선진한국으로 진입을 위하여 이번 사건이 가져다준 또 하나의 긍정적인 측면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황우석 교수 사건으로 우리사회가 얻은 가장 값진 교훈은 세계적인 과학자가 평생을 바쳐 이룩한 성과와 명성도 한순간의 과욕과 한 번의 거짓으로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여섯 살 유치원생부터 팔순의 노인에 이르기 까지 전 국민이 한 달 이상동안 가슴졸이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생생하게 체험했다는 사실이다. 미래의 우리의 후손들이 이번의 황우석교수 사건이 희대의 헤프닝으로 끝나버린 논문조작사건으로서가 아닌 우리사회가 선진 윤리의식과 정화시스템을 갖추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된 사건으로 기억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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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5.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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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교]신분 우리는 가끔 타인으로부터 ‘너는 누구냐?’에 대한 질문을 받곤한다. 이를 바꿔 말하면 ‘당신은 무엇을 하는 사람이냐?’는 ‘신분’에 대한 물음이다. 이때 대개의 사람들은 자신의 직장과 직위가 적힌 명함을 건넨다. 명함은 곧 신분증 대용으로 쓰여져 자연스럽게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릴 수 있는 증거물이 된다. 이같은 신분에 대한 증거 제시의 유래는 중세사회로 거슬러 오른다. 1860년에 발간된 야코프 부르크하르트의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를 보면 15세기는 개인의식이 탄생하고 민족감정이 처음으로 잉태된 때이다. 또 현대적 의미의 통계학이 태동했으며 경찰이 최초로 모습을 드러낸 시기이기도 하다. 경찰의 등장은 곧 개인 신상 정보를 관리하는 체계가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걸 의미한다. 당시 중세 서유럽 문화의 중심지였던 이탈리아 페라라의 공작들은 주민 관리를 위해 첩자와 정보원을 고용했다. 다른 곳도 사정은 비슷하다. 스위스 바젤과 같은 도시를 방문하는 여행객은 성문 앞에서 확인증을 받고, 도시를 떠날때면 그 확인증을 다시 반납해야 했다. 이는 500년 전 신분증의 기원을 말해준다. 14~15세기에 그려진 초상화를 보면 각종 휘장과 문장(紋章), 표식이 인물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휘장과 문장은 가문을 상징하는 표식이자 해당 인물의 고매한 인품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니까 넓은 의미에서 ‘신분증’이었던 셈이다. 세밑 서점가에는 오스트리아 출신 역사학자 발렌틴 그뢰브너가 쓴 ‘너는 누구냐?’가 심심찮게 팔리고 있다. 중세 사람들의 신분 증명에 대한 표식들을 다룬 책이라고 한다. 을유년이 서서히 저물고 있다. 이 시기에 ‘너는 누구냐?’라는 의문의 물음이 아닌, ‘나는 누구였는가?’의 자문으로 한 해를 정리하는 것도 좋겠다. 김선기 논설위원 kimsg@namdonews.com
칼럼
남도일보
2005.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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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지역민의 화합(和合)을 위한 나눔-황일봉·광주시 남구청장 혹한의 추위에도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소식이 있다. 바로 자신이 가진 소중한 것을 이웃과 나누는 이야기인데, 최근 남구에는 송암동에서 농사를 짓는 분이 본인이 직접 수확한 쌀을 경로당과 불우가정 20여곳에 전달해 훈훈한 화제가 된 바 있다. 나눔은 우리 사회를 끈끈하게 묶는 화합(和合)의 힘이 있다. 화합은 사전적 의미로 ‘화목하게 어울린다’라는 뜻인데, 한자를 보면 ‘쌀밥(禾)을 먹되(口), 사람(人)들과 하나(一)가 되어 먹는(口)다’라고 해석해도 좋겠다. 마치 이웃과 모여 앉아 들밥을 먹는 정겨운 풍경처럼 말이다. 비단 음식만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마음은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만든다. 우리 구는 차가운 날씨로 인해 어려움이 많은 독거노인을 비롯한 저소득층을 돕기 위해‘효사랑 겨울나기 나눔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연말연시 이웃돕기캠페인과 연계한 이 운동에는 많은 기업과 종교기관, 그리고 지역주민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지원을 받지 못하는 이웃들을 도와달라며 사랑의 쌀을 대거 지원하고, 독거노인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사랑의 연탄과 이불을 기증해 준 기업, 십시일반 모은 쌀을 이웃돕기에 내놓는 아파트 주민과 종교기관의 참여에 이르기까지 남구에는 각계에서 이웃을 돕는 크고 작은 나눔의 실천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우리 구 공무원들의 이웃사랑의 열기도 뜨겁다. 구청 직원들이 주축이 된 직장밴드가 조손가정을 돕기 위해 자선공연을 갖고, 직원들이 자선바자회를 열어 얻은 기금을 모아 성금으로 기탁하고, 사진작가로 활동 중인 직원은 자신의 전시회 수익을 내놓고, 청원경찰들이 성금을 모아 이웃돕기에 내놓는 등 이웃사랑의 열기를 높이고 있다. 남구에는 부모 잃은 소년소녀가장을 비롯한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돌봐줄 가족 없이 사회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이웃 등 7천200여명의 복지대상자가 살고 있다. 특히 정부의 지원이 아니면 생활하기 힘든 65세 이상 어르신은 1천241명이 계시는데, 이 가운데 과반수 이상은 자녀가 없거나 가족의 부양기피 등으로 홀로 생활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 구는 구청 내 사회복지사무소를 통해 위기상황에 처한 주민을 조기에 찾을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시범적으로 운영 중인 노인요양보장제도 등 선진복지시스템을 통해 위기가정과 요보호 어르신을 돌보고 있다. 하지만 법적요건을 갖추지 못해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주민의 경우 어떤 지원도 받을 수 없어, 사회복지 담당공무원들이 기업이나 후원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느라 발을 동동 구리는 모습을 보면서 법적 한계는 늘 아쉽고 안타깝게 생각될 따름이다. 서민 경제의 어려움으로 인해 사회구조는 갈수록 양극화되고 있다. 그래서 효사랑 겨울나기 나눔운동을 비롯한 연말연시를 맞아 추진하는 각종 이웃돕기캠페인은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차상위계층을 비롯한 저소득층과 사회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이웃 모두에게 큰 희망으로 자리잡게 된다. 나눔의 실천은 사회구성원간의 일치의 기쁨을 느끼게 한다. 지역민의 화합(和合)을 위한 사랑의 행렬에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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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5.12.26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