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집권 중인 방글라데시의 셰이크 하시나(Sheikh Hasina) 총리는 내년 1월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정당에 허수아비 후보(Dummy Candidate)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주요 야당이 권위주의적 통치를 반대하며 선거 불참을 선언하자 내려진 꼼수이다. ‘반대 없는 승리를 막자’라는 게 하시나 총리가 밝힌 이유이다. 민주적 선택이라는 착시효과를 위해 허수아비 후보를 동원하는 방글라데시와 다르게, 인도에서는 허수아비 후보가 금전적 이익을 목적으로 동원된다. 허수아비 후보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선거지원금을 진짜 후보의 선거 비용으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혁신도시 정책 구상이 발표된 지 20년, 국토부에 추진단이 설치되고 입지 선정이 완료된 지 18년, 빛가람 혁신도시의 첫 이전 기관인 우정사업정보센터가 이전한 지 10년이 지났다. 20년이면 강산이 두 번 변할 시간이다. 필자는 토지 조성 당시부터 혁신도시와 함께했다. 2011년 노조 사무국장을 시작으로 위원장 9년, 광전노협 의장 3년, 전국혁신도시노조협의회를 만들어 의장을 2년간 했다. 혁신도시에 많은 기억과 추억이 있다. 애정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혁신도시 정책이 추진된 지 20년이 되는 현 시점에 빛
일촉즉발 세계의 화약고 중동.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 가나안’이 다시 요동치고 있다. 모세가 이집트에서 처참하게 노예 생활을 하던 유대인을 이끌고 갔다는 가나안이 지금의 팔레스타인 지역이다. “내가 말하였거니와 내가 너희를 애굽(이집트)의 고난 중에서 인도하여 내어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의 땅으로 올라가게 하리라” 구약성경에서 하나님이 히브리 민족에게 주기로 한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이 가나안이다.젖과 꿀이 흐른다던 약속의 가나안 땅. 지금 이곳엔 피와 분노, 증오만이 절절히 흐르고 있다. 어쩌다가 이 지역은
여자와 남자가 만나 결혼하고, 가족을 이루는 과정에서 남자와 여자라는 생물학적 성은 하나의 이분법적 사고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하지만 결혼, 가족이라는 형태가 흐려져 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젠더 감성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젠더 감성의 혐오적 제도 중 일부다처제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등 다양한 국가에서 행해졌다. 중국의 일부다처제 시작은 갑골문자가 만들어진 은왕조로부터 시작하였다. 특히 춘추시기에 성행했던 ‘잉첩혼’이 바로 일부다처제로 해석할 수 있다. ‘잉’은 시집가는 신부를 따라가는 친여동생이나 조카딸로 첩(
‘충성스러운 반대(loyal opposition)’라는 말은 1826년 영국 의회에서 열린 토론에서 존 홉하우스(John Hobhouse)에 의해 만들어졌다. 신하들이 왕에게 충성하면서도 왕의 정부는 반대한다고 자신의 의견을 완강히 주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정치적인 관습이다. 현대 영국 정계는 크게 보수당과 노동당으로 양분되어 있는데 여당은 ‘Her Majesty’s Government’ , 제1야당을 ‘Her Majesty’s most loyal opposition’이라 한다. ‘폐하의 가장 충성스러운 반대파’가 야당이다.
며칠 전 지인과 식사 약속이 있어서 동네의 한 식당을 찾았다. 그런데 식당 문에는 ‘영업중지’라는 안내문만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하는 수 없이 다른 식당을 찾았는데 그 식당 또한 업종을 변경하려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두 곳 모두 동네에서는 제법 규모가 있는 크고 깨끗한 식당이었는데 개업한 지 몇 년 되지 않아 영업난으로 폐업을 한 듯했다. 우리 지역의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들이 줄줄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정말로 지역경제가 침체해가는 모습을 체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지역경제는 경제 환경에 따라 성장세를 타기도
시월의 끝자락이 가깝다. 밖으로 나오라고 하늘과 온산이 부추긴다. 물에 비친 단풍의 그림자가 주위의 경관과 어우러져 보기에 좋다. 혼령으로나마 오셔서 단풍을 함께 즐겨 감상할 님은 저 먼 곳에라도 계시는가?아침 신문에서 지난 22일 오후 한·미 공군과 일본 항공자위대가 한·미·일 첫 공중훈련을 하는 사진을 봤다. 혹자는 어쩔지 모르겠으나, 내게는 일본에 대한 무섬증이 밀물로 온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은 그 전쟁터 대부분이 청나라도 일본도 러시아도 아닌 우리나라 삼천리 강토였다. 일본은 자기네 땅을 병참기지로 만들고 두 전쟁에서 이겼
20세기를 민주주의 시대로 이끈 대사건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1894년 9월 프랑스 육군본부 정보국은 포병대위 알프레드 드레퓌스를 간첩죄로 체포·기소하였다. 그러자 보수언론들은 연일 그를 혐오스런 유태인 반역자로 매도하였다. 그는 이런 혐의를 결코 시인하지 않았지만 군사법원은 그해 12월 군적 박탈과 함께 종신형을 선고했다. 그뒤 아무도 이 판결의 정당성을 의심하지 않았고 세인의 관심권 밖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새로 정보부장에 취임한 피카르 중령에 의해서 전환의 계기를 맞게 된다. 그는 범인은 따로 있으며 무고한 장교를 반역자로 몰
지난 10월 6일, 13회 세계인권도시포럼에서 ‘청년의 다차원적 불평등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 청년섹션의 현장 회의가 개최되었다. 이 회의에서는 한국 청년과 청년정책을 둘러싼 불평등과 빈곤에 관한 5개의 발제와 발표가 이루어졌다. 저녁 7시가 넘도록 이어진 긴 회의에도 불구하고 많은 참석자가 자리를 지키는 모습은 사뭇 진지했다.내가만드는복지국가 기현주 공동대표의 발표문에 따르면, 한국인의 불평등에 대한 찬성 비율은 64.8%로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실제 2010년 이후부터 소득재분배와 평등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개회식이 지난 23일 개최됐다. 이번 개회식에서 항저우는 첨단 디지털 기술에 대회의 명운을 건 느낌이다. 성화는 인간과 디지털로 구현한 가상 주자가 함께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성화 봉송에는 1억 명 이상의 사람이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불꽃놀이도 이색적이었다. 중국은 불꽃놀이에 진심인 나라다. 그런 불꽃놀이에 항저우는 화약 냄새를 버렸다. 대신 증강 현실과 3차원 애니메이션으로 불꽃놀이의 화려함을 재창조했다. 항저우는 개막식에서 친환경 디지털, 스마트라는 대회 모토와 도시의 정체성을 잘 살린 느낌이다.현재
올해 여름은 기상관측 이래 가장 뜨거웠던 3개월의 폭염을 세계인이 경험하였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무더위는 역대 최고의 기록을 경신한 가운데 가을로 접어든 지금까지 폭염은 계속되고 있다. 9월의 중반을 넘어선 현재 시점에도 지구촌 곳곳은 여전한 불볕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엔 기후변화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지구 기온 상승과 기후변화의 주된 요인으로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를 문제 삼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온난화(warming) 시대가 끝나고 이제 지구가 들끓는(boiling) 시대가 시작되었다”라고 경
마이클 샌델(Michael J. Sandel)은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트롤리 딜레마를 이야기했다. 선로에서 5명 인부가 일하고 있는데 기차가 달려오고 있다. 그런데 비상 선로도 없고 하나밖에 없는 선로에서 기차를 세울 수 없는 상황이다. 이때 이 기차를 막을 방법은 다리 위에 서 있는 덩치가 큰 구경꾼을 당신이 밀쳐서 기차를 세우는 것이다. 또 다른 상황으로 선로가 둘인 경우이다. 한 선로에서는 인부 한 명인 작업을 하고 있고, 다른 선로에서는 5명의 인부가 작업하고 있는 경우에 당신이 기관사라면 어떻게 하겠는가가 바로 트롤리 딜
생식(生殖)은 낳고 불리는 일이다. 인간도 생물이기에 생식 활동에서 예외일 리 없다. 건강하지 않은 생태계에서 인구 재생산 활동이 활발할까.세계보건기구(WHO)는 1946년 7월 그 헌장에서 천명하길, ‘건강이란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안녕한 상태’(Health is a state of complete physical, mental and social well-being and not merely the absence of disease or infirmity.)이다. 요컨대, 사회적으
“시스템 공천이라더니 멋대로냐” 4년 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인 2020년 4·15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공천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그보다 4년 전인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선거 민주당 공천과정에서의 이탈은 제3당 출현에 힘을 실었다. ‘친박, 진박’ 논란, ‘계파 공천’ ‘옥쇄 파동’ 등 현재 국민의힘인 보수정당에서도 공천과정은 늘 시끄러웠다. 선거때마다 시스템 공천이니 공천 혁신이니 말하지만, ‘공천 파동’은 일상이다.내년 4월 제22대 국회의원이 선출된다. 본격적인 총선 경쟁이 시작되면서 정치권의 고질병인 ‘공천 파동’을
더위가 수그러든다는 처서(處暑)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날씨는 여전히 폭염과 국지성 소나기를 반복하면서 일상을 힘들게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기후보다 국민을 더욱 지치게 하는 건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여야 대치 정국과 희망이 보이지 않는 경제 전망들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중소기업체와 자영업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지 생존과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전통왕조 시기, 일반적인 병법에 따르자면 물과 연못은 앞쪽과 왼쪽에 두고 진을 치는 것이 정석이었다. 그렇지만 때로는 등 뒤쪽에 물을 두고 진을 치는 배수진
얼마 전 2주간 시간을 내어 우리 한민족의 족적을 찾아 중앙아시아 4개국 탐사를 다녀왔다. 우리 민족의 원향을 확인하고 그로부터 자존을 찾으려는 역사학자와 일반시민들의 진지함과 함께한 의미 있는 역사탐방길이었다.탐사 중 일행과 함께 논의했던 ‘전라도 천년사’ 발간문제가 이제 호남을 넘어 전국의 화두가 되고 있다. 경과를 간단히 설명하면 전라도라는 지명이 정명되고 1,000년이 되던 해인 2018년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그리고 전라북도 3개 광역지자체가 ‘전라도 천년사’를 편찬하기로 합의하였다. 집필 목적은 전라도 역사의 훌륭한 점
청년정치라는 태풍이 한바탕 지나가고 이제 많은 부유물이 가라앉았다. 돌이켜보면 청년정치는 대선과 지방선거 전후로 2년 넘게 한국사회의 주요 이슈였다. 양대 선거를 기점으로 모든 정당이 청년정치인 양성을 말하고, 청년 유권자를 겨냥한 공약과 정책을 발표했다. 자연스럽게 각 정당의 대표 청년정치인도 나타났다. 국민의힘에는 이준석과 장예찬, 민주당에는 박지현과 김남국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국민의힘이 이준석을 당 대표로 선출한 것은 지금 생각해도 파격이었다. 특히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이었기에 그 파장은 컸다. 이준석의 반페미니즘(여
올해 들어 급물살을 타던 공공기관 2차 이전에 제동이 걸렸다. 이로 인해 지역 소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빛가람 혁신도시는 한전 효과로 인해 에너지 클러스터가 조성돼 있다. 한국에너지공대도 개교해 새로운 가치 창출 가능성도 열었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 지방 소멸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새로운 클러스터 조성이 필요한 시점이다.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Security Park’ 사업이다. 나주에 보안 클러스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사업은 기재부에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정도에 머물고 있어 아직까지는 구체성이
지난 5월 16일 여수세계박람회장 관리 주체가 여수광양항만공사로 이관되었다. 여수세계박람회장 사후 활용과 관련해 그간의 지지부진하였던 논의를 잠재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여수광양항만공사는 여수세계박람회장에 자율주행차가 다니는 세계적인 명소(landmark)로 건설하겠다는 청사진과 비전을 제시하였다. 또한, 시민들과 함께 지역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시민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사후 활용을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에 착수할 예정이다.그동안 여수세계박람회장의 사후 활용이 여러 논의만 있었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사군자(四君子)인 매난국죽(梅蘭菊竹)은 매화, 난초, 국화, 그리고 대나무이다. 매화는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으로 겨울에서 초봄으로 가는 즈음에 꽃을 피운다. 외유내강의 의미가 있는 난초는 묵묵히 피어나 그윽한 향기를 풍기는 식물이다. 국화는 가을의 풍성함을 말해주듯 소복하게 꽃송이를 담아내고, 대나무는 사계절 내내 그 푸르름을 드러내며, 그 마디 마디에 절개를 보여준다. 보통 매난국죽은 문인들이 절개와 굳은 의지를 표현할 때 그리는 대표적 그림 소재이다.이러한 식물, 동물을 그려 자신의 열정과 굳은 의지로 나라를 위한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