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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들이 곳곳에서 꽃망울을 터트렸다. 길거리 여성들 옷차림도 한결 가벼워졌다. 나른한 오후 춘곤증도 찾아왔다. 입맛도 떨어지니 봄은 봄이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 광주 황금동 골목길. 하얀 목련과 선홍빛 진달래가 만개한 ‘천지쌈밥’(대표 오명옥) 가게 앞. 길거리에 요란한 음악과 현란한 네온 간판 사이로 하얀 목련과 선홍빛 진달래가 핀 아담한 가게 풍경이 정겹다. #그림1오른쪽# 날씨에 관한 속담 중 ‘봄비가 많이 오면 아낙네 손이 커진다’는 말이 있다. 이 속담은 봄에 비가 많이 오면 밭작물의 생육이 좋아지고, 모심기도 잘돼 풍년이 들어 아낙네들의 씀씀이가 커진다는 뜻이다. 아낙네가 된 심정으로 들녘과 남새밭에서 싱싱하게 자란 봄나물의 향을 만끽하고 싶어 주머니 사정 개의치 않고 무작정 가게 수소문에 나섰다. ‘천지쌈밥’에 다다랐다. 이곳은 주인장이 매주 일요일 화순 유촌리 모우산 일대에서 향긋한 봄나물을 직접 캐와 손님들에게 제공하기로 이름난 곳이다. 가게 메뉴는 단 2가지.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사람은 ‘쌈밥’을 주문하고, 돈 좀 있고 목에 힘 좀 쓰고 싶은 사람은 ‘조기정식’을 시키면 된다. 안주인 오씨는 “2가지 모두 잘한께 걱정하지 말고 맛나게만 잡사 봐. 우리 집 음식은 먹으면 먹을수록 복도 많이 들어온께 배 터지게 묵고 가쇼”라고 말한다. ‘천지쌈밥’ 음식의 특징은 싱싱한 나물과 천연 조미료 사용이다. 김장김치를 담글 때도 화학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나그네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쌈밥’을 주문했다. 쑥국을 비롯해 불미나리 초무침, 머위대, 시래기나물, 고사리, 갓 초무침, 자반 볶음 등 20가지 음식이 나왔다. 또 쌈해 먹을 야채로 쑥갓, 상추, 가랏, 고추 등이 제공되고 집에서 직접 담근 조선된장도 먹음직스럽다. 쌈에 들어가는 돼지고기 또한 영양을 고려했다. 한약재를 먹인 돼지고기에 마늘, 생강, 무 등 갖은 양념을 갈아 넣고 얼마간 재운 뒤에야 비로소 손님 상에 오른다. 겨우내 얼어붙은 식객의 입맛은 자연스레 상큼한 봄나물을 향해 떠났고, 마침내 머위대와 불미나리, 원추리 산나물과 같은 알싸한 야채들 앞에 이르렀다. 쑥의 진한 향기가 담긴 쑥국과 함께 야릇하고 향긋한 봄나물이 무덤덤한 촉각을 곤두세워 식욕을 돋웠다. #그림2중앙# 이들 무침은 그냥 먹어도 되고 상추에 돼지고기를 얹어 쌈으로 먹어도 좋다. 순수 야채여서 부담이 없다. 쌉싸래한 맛이 일품인 머위대 나물. 불미나리 초무침은 고소하고 향이 진해 입과 혀 전체를 혼미하게 만들었다. 또 미나리 뿌리는 잘게 잘게 씹히는 재미까지 더해져 맛과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갓 초무침은 새콤한 맛이 가득해 식욕을 자극하게 만든다. 원추리 산나물에다 초장을 살포시 찍어 입에 쏙 넣으면 부드럽고 탄력이 넘친다. ‘월담초’라 불리기도 한다는 부추도 감칠맛이 난다. 부추는 예전부터 몸에 좋기로 유명하다. ‘많이 먹으면 힘을 억제하지 못해 담을 넘어 다른 곳에서 힘쓴다’는 뒷이야기도 상당히 관심을 끈다. 부추는 또 집을 허물고 가꾸는 채소라 해 ‘파옥초’라 불리기도 한다. #그림3중앙# 오 사장의 가게 자랑이 연신 이어진다. “우리 집 음식 가격이 다른 곳에 비해 싼 이유가 다 있어라. 내가 산에서 나물을 직접 캐 온 것을 사용한께 나물 값이 안 들어가. 특히 머위대나 불미나리, 갓 같은 야채들은 시장에서도 비싸게 거래된께 보통 웬만한 식당에서는 보기 힘든 음식이제.” ‘천지쌈밥’의 쌈밥정식은 1인분에 6천원, 조기정식 1인분은 3만원이다. 가게는 젊은 연인들에서부터 나이 드신 어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객층을 가지고 있다. 유기농 야채만을 즐기는 단골손님도 따로 있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점심이나 저녁 시간 가게는 손님들로 넘쳐난다. 밖에서 번호표를 받고 대기해야 할 정도로 성업 중이다. 4인 이상 오면 홍어나 석화 등도 서비스로 제공된다. 최고의 음식 맛과 저렴한 가격이 ‘천지쌈밥’의 매력이다. (문의=062-226-9084) 사진/신광호 기자 s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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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기자 psyche@
2007.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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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궂은 꽃샘추위도 물러가고 봄기운의 따뜻한 햇살이 주변을 감돈다. 계절이 바뀌면 마음도 변하듯이 새로운 무언가를 찾기에 분주하다. 고층빌딩 숲 사이로 아늑하고 조용한 분위기의 퓨전일식 전문레스토랑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깔끔하고 세련되게 단장된 ‘샤리가메’(대표 박홍범). 색다른 분위기에서 연인과 함께 때로는 가족과 함께 즐겁게 식사 할 수 있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샤리가메’는 도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퓨전일식 체인점이 아니다. 독자 브랜드를 개발해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그림1중앙# 퓨전일식 전문레스토랑 ‘샤리가메’. 주인장 말에 따르면 ‘샤리가메’는 초밥이라는 뜻의 ‘샤리’와 매화를 뜻하는 ‘가메’를 합성해 초밥 알처럼 아름다운 음식을 만드는 가게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레스토랑이란 명칭이 붙어 가게에 들어서기가 선뜻 내키지 않는다면 그런 걱정은 접어둬도 좋을 듯 싶다. 음식의 맛은 으뜸이고 가격은 저렴해 누구나 손쉽게 찾아올 수 있는 맛집이다. 가게 입구 1층에는 기모노를 착용한 게이샤 사진을 비롯해 이곳에서 내놓는 음식들의 사진이 전시돼 있다. 박 대표는 2층으로 오르기 전에 손님들이 미리 음식 사진을 보고 기호에 맞는 메뉴를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센스까지 놓치지 않았다. 자신감을 표현한 독특한 가게의 이름처럼 일식에 서양의 메뉴를 접합시켜 다채로운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는 ‘샤리가메’는 맛과 가격뿐만 아니라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의 인테리어 또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고급 자재를 사용해 실내는 조용하면서도 때로는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감돌아 차분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퓨전일식 전문레스토랑 답게 ‘샤리가메’에서 선보이는 음식은 다양하다. 직장인들과 가족단위 손님들로부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해피 롤 정식’과 ‘레드커리 롤’을 주문했다. 모든 요리는 조동민 주방장의 손을 통해 완성된다. 조 주방장은 음식 명인들이 출연하는 모 방송국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바 있는 일등 주방장 출신이다. 서울 신촌에서 요리의 대가로 알려진 주방장을 섭외하기 주인장이 꽤나 애 먹었다는 후소문도 있다. #그림2오른쪽# 주문한 ‘해피 롤 정식’이 나왔다. ‘샤리가메’는 고객들에게 캘리포니아 롤, 필라델피아 롤, 크런치 롤 등 수많은 롤 음식들을 고객들에게 선뵈고 있다. 이 많은 롤 요리를 모두 주문해 먹으려면 돈도 뒷받침 되어야 하고 식욕도 대단해야 가능할 듯. 롤 음식을 실속 있게 맛 볼 수 있는 메뉴가 있다. 바로 ‘해피 롤 정식’을 주문하기를 권한다. 이 메뉴는 싱싱한 광어회 초밥에 샐러드, 캘리포니아 롤, 필라델피아 롤, 크런치 롤 등이 제공되기 때문에 단돈 5천원에 여러 가지 롤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캘리포니아 롤 요리에는 훈제연어, 크리미 샐러드, 양상추, 날치알, 파마산 치즈 등이 사용되고, 그 위에 화이트 소스가 곁들여진다. 화이트 소스는 마요네즈와 생크림, 우유 등 다양한 재료를 혼합해 독특하고 알싸한 맛을 자아낸다. 깔스럽게 만들어진다. 필라델피아 롤은 크리미 샐러드, 슬라이스 치즈, 훈재연어, 날치알이 사용된다. 날치알 맛도 일품이고 씹는 재미까지 잇다. 화이트 & 치즈 소스는 상큼한 맛을 내도록 맛깔스럽게 만들어졌다. 크런치 쉬림프 롤은 새우 프라이드, 크리미 샐러드, 야마고보, 양상추, 콘 후레이크에 요플레 & 치즈소스가 얹혀 나온다. 요플레 & 치즈소스는 차갑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 위 소스들은 제각기 다른 맛을 내고 있어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미각이 발달한 사람이라면 그 맛에 흠뻑 취해 빠져나오기 힘들 정도로 뛰어난 맛을 자랑하고 있다. 다음에 등장한 요리는 ‘레드커리 롤’. 요리는 오징어, 주꾸미, 새우 프라이드 등의 다양한 해물과 녹두, 양상추 등으로 겉을 장식하고 있고, 양파, 오이, 맛살, 피망, 옥수수콘 등이 사용돼 속을 꽉 메우고 있다. 또 카레와 우유 등을 혼합해 만든 소스는 절묘한 맛을 나타내 사람들을 옴짝달싹 못하게 만든다. 긴요한 정보 한 가지 더 추가. ‘알밥정식’을 주문하면 알밥과 함께 큰 사발에 우동이 함께 제공된다. 또 구수한 맛이 일품인 미소 된장국(일본식 된장국)도 제공돼 일석삼조인 셈. 그리고 식사가 끝나면 원액을 직접 내려 받은 홍차, 원두커피, 녹차 등이 제공된다. 자판기에서 맛보던 커피나 음료의 맛과는 천지차이다. ‘샤리가메’는 최고의 롤 요리와 각종의 안주, 술도 준비돼 있어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즐기도록 만들어진 퓨전일식 전문점이다. (문의=062-223-3116) 사진/신광호 기자 s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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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기자 psyche@
2007.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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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어 따뜻한 국물이 애타게 기다려진다. 더러는 눈발도 날리고 잊혀진 계절이 다시 찾아오는 느낌이 들어 자동차를 타고 무작정 여행을 떠났다. 시청 앞에서 빛고을로를 타고 고속도로로 향하던 중 오른편에 흰색 건물이 눈에 띠어 잠시 발길을 멈췄다. 배도 출출하고 전날 과음한 탓에 속을 달랠 겸 ‘미연가든’(대표 김명숙)에 들어섰다. 뭘로 속을 채울까 고민하던 중 김 대표가 전복 수제비와 복탕을 권하기에 음식을 주문했다. 황룡강을 끼고 달리는 빛고을로는 저녁 야경이 참으로 멋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첨단의 화려한 내온 불빛과 상무지구, 빛고을로 조명이 밤하늘을 빛으로 수놓고 있다. 자동차는 어느새 경사로를 올라 야경이 멋지게 내려다보이는 ‘미연가든’ 앞에 다다랐다. 가게에 들어서니 안주인이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달갑게 객을 맞는다. 차림표를 보고 잠시 머뭇거리자 김 대표가 전복 수제비를 권했다. 그는 이어 전날 과음을 했는지 묻고 속풀이용으로 복탕도 끝내준다고 연신 자랑했다. #그림1중앙# 주문을 하고 음식을 상에 오르기를 간절히 기다렸다. 밑반찬이 등장했다. 마늘쫑, 콩자반, 무, 겉절이, 김치, 고추 등 다양한 음식이 상을 가득 채웠다. 밑반찬으로 오른 음식들은 모두 김 대표의 남편이 직접 남새밭에서 키운 채소들로 만들어졌다. 주문한 전복 수제비가 뽀얀 육수를 드러내며 상에 올랐다. 전복, 새우, 김, 계란, 파, 굴, 해삼 등 다양한 해물들이 한눈에 들어왔고 예쁘게 모양낸 계란도 입맛을 돋웠다. 뭐니 뭐니 해도 수제비는 육수가 생명이라. 김 대표가 주방에서 만들어 낸 해물육수는 기존의 조미료가 가미된 육수와 차원이 달랐다. 그는 “저희 가게는 음식의 맛을 내기 위해 인공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며 “음식 맛의 비결이 여기에 있다”고 침이 마르도록 자랑했다. 맛집으로 정평이 난 가게 주인들은 대게 조리 비법을 공개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이곳 가게 주인장은 남들에게 맛있게 조리하는 비법을 과감하게 일러준다. 먼저 육수의 비법은 황태머리와 대파 뿌리, 보리새우 등에 있다. 주로 멸치를 우려내 육수로 만들어 낸 기존의 비법과는 다르다. 위에서 말한 재료 외 다양한 식재료를 넣어 장시간 팔팔 끓여 육수를 만들어 낸다. 또 여기에 들어가는 밀 또한 순수 우리 밀을 사용해 맛을 더하고 있다. 밀가루가 원재료인 수제비는 역시 반죽이 중요한 관건이다. 1차 가공된 우리밀가루를 잘 반죽한 뒤 물이 너무 뜨겁거나 차지 않을 적당한 온도에 맞춰 부지런히 손 반죽을 한다. 수제비 반죽은 만졌을 때 부드러운 느낌이 손에 전해질 때가 제대로 된 것이다. #그림2중앙# ‘전복 수제비’. 해물 수제비는 많이 들어 봤지만 따로 ‘전복 수제비’라 명명한 까닭이 있을 법하다. 전복은 일명 ‘천리광’이라 하고 껍질에 구멍이 아홉 개가 있는 것을 ‘석결명’이라고 해 눈을 밝히는 약이요, 단백질, 글루타민 산로이신, 알기닌 등이 아미노산이 풍부해 독특한 맛을 낸다. 장복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눈이 막아지며, 정력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일단 진하게 우려낸 육수를 맛봤다.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아 순수 담백한 맛이 그대로 전해져 속이 얼얼하다. 전날 과음한 속이 한꺼번에 달래진다. 쫀득한 수제비와 다양한 해물을 얹어 먹다보니 어느새 한 그릇이 뚝딱 사라져 버렸다. 잠시 후 등장한 복탕. 생긋한 기운이 감도는 미나리와 김치를 잡아 오득오득 씹었다. 복은 아직까지 양식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김 대표는 필요한 양만큼 매일 살아있는 복을 주문한다고 한다. 이집이 생복만 사용한다는 증거는 바로 ‘애’. 말만 잘하면 갓잡아 올린 복에서 빼낸 ‘애’도 맛볼 수 있다. 김 대표는 “냉동 복은 퍽퍽하고 맛이 없어서 생복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은 우리 조상들이 예전부터 생활의 지혜로 활용하기도 했다. 복껍질이 바로 그것. 양조장에서 막걸리를 빚은 후 통에 남았던 찌꺼기를 제거하기 위해 복껍질이 사용됐다. 아무리 지우고 지우려 해도 잘 벗겨지지 않는 때. 우리 조상들은 물과 함께 복껍질 한 조각만 넣어 막걸리 통을 깨끗이 씻어내는 지혜로움을 보여 왔다. 그만큼 복이 해독작용에 강한다는 걸 증명해 준 것이다. #그림3중앙# 시내 유명한 복집의 가격은 1인분에 보통 2만원선이다. 그러나 이곳은 생복만을 고집하면서도 1인분에 1만원이다. 주인장은 돈에는 욕심이 없고 좋은 음식 주변 사람들과 함께하는 맛에 식당을 운영한다. 과거 광주시내 법원 앞 ‘황복식당’으로 이름을 날렸던 가게 주인장도 이곳을 직접 방문해 맛을 보고 감탄했다고 한다. 이름난 복집 대표는 다 알고 있다고 한다. 가게 음식 맛도 일품이지만 값이 너무 저렴해 부담 없이 방문해도 좋은 곳이다. 주변 친구들과 연인, 회식 자리로도 손색이 없다. 또 단체 손님을 위한 노래방 기계도 마련돼 음식 맛도 보고 가무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꽃샘추위의 맹위를 떨쳐버릴 만큼 매력적인 ‘미연가든’으로 초대한다. (문의=062-511-4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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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기자 psyche@
2007.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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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이 찾아왔다고 말하기는 무리지만 연일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겨울이란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길거리 지나치는 사람들의 옷차림도 한결 가벼워졌고, 봄을 맞이하는 봄처녀의 마음처럼 다스함이 느껴진다. 봄맞이 횟감 여행을 떠나보자. 잠시 잊고 지냈던 싱싱한 회를 만나기 위해 광주시 동구 산수동 ‘도리포회센터’(대표 박 훈)로 향했다. 우리가 흔히 가장 일본적이라고 여기고 있는 생선회의 원조는 중국이다. 지금으로부터 2500년 앞에 공자가 쓴 논어의 향당편을 보면 ‘음식은 정갈해야 하며, 회는 가늘어야 한다’라는 내용이 씌어져 있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로 접어들어 유교의 성리학을 정치이념으로 삼으면서 생선회를 즐기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서두는 이쯤에서 접고 곧바로 ‘도리포회센터’로 직행했다. 주인장 박씨가 손님을 맞기 위해 수족관 물을 갈고 실내 청소를 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인사를 나눈 후 메뉴판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활어회 大’를 시켰다. #그림1중앙# 붉은색 돔부터 시작해 해삼, 세꼬시, 산낙지회 등 갖은 해산물이 즐비했다. 이외에도 새우, 굴, 조개국물, 꼬막, 파래전, 청어구이, 계란찜, 콘치즈 등 갖은 요리들이 식탁을 가득 채웠다. “사장님, 이게 정말 5만원짜리 차림상이 맞소?”라고 물으니 “그럼요”라고 답한다. 놀라웠다. 많은 횟집을 다녀봤건만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무한대 횟감이 제공되는 곳은 처음이라서. 횟감살속 미세한 신경까지 보이는 투명함이란 바로 신선도. 통영과 여수, 완도 등 청정바다에서 잡힌 활어들이 싱싱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우선 붉은 돔을 먹어보기로 했다. 생선회는 깻잎과 상추 등에 싸서 먹으면 회의 참맛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미식가들은 생선회와 채소를 따로 먹기도 한다는데…. 그리고 자극성이 강한 마늘과 된장은 혀의 감각을 둔하게 만들기 때문에 생선회 고유의 향과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간장에 고추냉이를 섞어 찍어 먹는 게 가장 방법이라고 한다. 나만의 방식대로 먹어보기로 맘먹고 소스에 살짝 찍어 맛을 봤다. 따뜻한 기운이 있는 혀에 돔이 차악 감겼다. 혀가 받아들인 것인지 대양을 주름잡던 도미가 온기가 그리워 달라붙은 것인지 헤아릴 길이 없다. 두어점 더 집어 맛을 봤다. 녀석들이 감겨들어 정신이 혼미했다. #그림2중앙# 세꼬시, 해삼 등에도 손을 댔다. 고추냉이에 간장을 넣은 뒤 고추장과 된장과 함께 녀석들을 비벼 쌈을 했다. 한입가득 쌈이 들어온 순간 싱싱함이 입안을 감돌았다. 상에 오른 많은 횟감들을 먹어 치우느라 진땀을 흘렸다. 다 먹고 나니 생선지리가 코앞에 버젓이 나타났다. 색깔이 진국임에 입맛부터 돋웠다. 시원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 떠먹을수록 고소한 맛이 우러나는 게 ‘행복에 이르는 작은 기쁨’이었다. 과음한 후 속풀이용으로 최고일 듯. 훈훈한 인상이 더욱 매력적인 박 대표는 “최고의 싱싱한 횟감만을 사용해 손님들 입맛을 돋우는 즐거움에서 이 일에 참맛을 느낀다”고 한다. 싱싱한 생선회 안주에 소주 한 잔에 곁들이면 이보다 더 좋은 세상이 어디있을고. 잔잔하게 출렁이는 남녘바다의 속살을 은근슬쩍 훔쳐 먹는 맛도 세상사는 낙이 아닐까. 주인장의 넉넉한 미소와 펄떡이는 싱싱한 횟감이 만나는 ‘도리포회센터’는 봄철을 맞아 연일 손님들로 만원사례를 이루고 있다. 가게에서 쌈용으로 제공하는 배추와 상추는 안주인의 고향인 나주 다시면에서 재배한 무공해 야채로 믿고 먹을 수 있다. 또 ‘활어회 大’를 주문하면 산낙지회가 기본으로 제공돼 쫀득쫀득한 산낙지의 맛을 음미할 수 있다. (문의=062-225-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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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기자 psyche
2007.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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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이 피기 시작하는 3월. 이 시기에 맞춰 쭈꾸미도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쭈꾸미는 봄철에 맛을 볼 수 있는 어종 가운데 하나다. 쭈꾸미는 통상적으로 3월 초순부터 잡히기 시작해 중순부터 산란을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예년보다 근 한달 가량 잡히는 시기가 빨라졌다. 알이 꽉 찬 쭈꾸미를 만나기 위해 ‘인희네 쭈꾸미랑 낙지랑’(대표 이인숙)을 찾았다. 쭈꾸미는 봄철에 맛 볼 수 있는 어종 가운데 하나이다. 산란시기에 접한 봄철 쭈꾸미는 암컷의 내장에 알이 꽉 차 있어 미식가들에게 영양만점의 입맛을 제공하기도 한다. 쭈꾸미는 콜라겐 단백질과 철분이 풍부해 생체내 근육과 뼈를 건강하게 하고 헤모글로빈 생성을 도와 빈혈을 예방한다. 또한 먹물에는 멜라닌 색소를 함유하고 있어 항산화 기능이 있고, 타우린과 베타닌 등을 포함하고 있어 시력회복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1오른쪽# 쭈꾸미에는 비타민 A와 C, 식이섬유가 부족하기 때문에 당근이나 양파, 깻잎, 피망, 콩나물 같은 채소류와 궁합이 잘 맞다. 국수의 경우 쫄깃한 질감은 비슷하면서도 쭈꾸미가 밀가루에 부족한 아미노산을 보강해 주기 때문에 쭈꾸미 칼국수를 먹는 경우를 가끔 볼 수 있다. ‘인희네 쭈꾸미랑 낙지랑’ 앞 수족관. 빨판을 수족관 유리에 착 달라붙게 하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줄기차게 유영을 즐기고 있는 녀석도 있다. 어느 누가 희생돼 상에 오를까? 쭈꾸미는 그저 편한 휴식에만 전념하고 있다. 문어 막내 동생 정도의 외모를 지닌 쭈꾸미. 얼핏 보기에도 외소하고 예쁜 구석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밋밋한 녀석이다. 하지만 상에 오르면 녀석의 인기는 최고. 살아 있는 것은 싱싱한 회로 먹을 수 있고 고추장으로 양념해 구워먹거나 끓는 물에 데쳐 먹기도 한다. 이곳은 ‘쭈꾸미 철판볶음’과 ‘쭈꾸미 생합 샤브샤브’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오후 7시가 저금 넘은 시간. 식당 안에는 벌써부터 쭈꾸미를 만나기 위해 모여든 손님들로 인해 빈자리가 없다. 특히 저녁시간대에는 자리가 없어 그냥 발길을 돌리는 사람이 꽤 많다고 한다. 가게 메인 메뉴 2가지를 주문을 했다. 먼저 생합국물과 두부조림, 풀치(갈치 새끼), 감자조림, 산쭈꾸미 회가 나왔다. 특이한 점은 산쭈꾸미와 처음 들어보는 풀치가 밑반찬으로 나왔다는 것. 주인장 말에 따르면 살아있는 쭈꾸미 회가 산낙지보다 더 맛있다고 한다. 또 갈치 새끼라는 풀치, 주인장이 이틀에 한번 꼴로 전북 곰소항에 찾아가 신선한 쭈꾸미와 풀치를 가져오기 때문에 이곳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음식이라고 자랑한다. 새빨간 쭈꾸미 철판 볶음. 미나리, 양배추, 당근, 양파, 고추장, 파 등 갖은 양념과 재료가 들어가 군침을 돌게 한다. 철판의 열기에 잔뜩 움츠린 쭈꾸미 녀석과 야채를 입에 넣으면 무엇을 씹는지 모를 정도로 입안이 후끈 달아오른다. 그 열기 속에 숨어있는 달콤함과 향긋함, 쭈꾸미의 쫄깃 고소함은 연신 땀을 흘러내리게 한다. 온몸이 땀에 뒤범벅이어도 손놀림은 여전히 분주하다. 미식가들의 입안에서 맴도는 잊지 못할 맛에 흠뻑 반했기 때문. 쭈꾸미와 야채를 다 먹고 나면 밥을 추가로 시켜 드시길. 양념에 공기밥, 김가루, 콩나물이 들어가 철판위에 비벼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번에는 ‘쭈꾸미 생합 샤브샤브’를 맛볼 차례. 매콤한 맛에 후끈 달아오른 입안을 생합육수로 달랬다. 시원한 생합육수에 살아있는 쭈꾸미를 야채와 함께 풍덩 담근다. 쭈꾸미 샤브샤브는 너무 익히면 질기고, 익히지 않으면 미끈 질척한 감촉 때문에 제대로 맛을 느낄 수 없다. 그래서 쭈꾸미가 약간 보랏빛으로 변할 무렵 꺼내 적당한 크기로 잘라 초장에 찍어 먹어야 제 맛을 음미할 수 있다. #그림2중앙# 먹기 좋게 잘린 쭈꾸미를 데쳐진 야채와 함께 초장에 살짝 발랐다. 그 맛에 세상만사 모든 걱정거리가 저 멀리 훨훨 날아가 버렸다. 참고로 낙지보다 덜 질기고 오징어보다 훨씬 감칠맛이 나는 쭈꾸미는 살짝 데쳐 몸통째 먹어야 제 맛임을 잊지 마시길…. 백운동 로터리 국제호텔에서 남구청 쪽으로 100m 정도 가다보면 오른편에 ‘인희네 쭈꾸미랑 낙지랑’의 간판을 만날 수 있다. (문의=062-675-5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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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기자 psyche@
2007.0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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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다가오는 걸 시샘이라도 하듯 늦겨울 매서운 추위가 마지막 기승을 부리고 있다. 따뜻한 국물을 찾기에는 딱 안성맞춤인 시기. “뭐 없을까?”라는 생각을 안고 상무지구와 인접한 쌍촌동으로 향했다. 체신청 맞은 편 골목길에 접어드니 ‘참게랑 꽃게랑’(대표 조수현) 간판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메기매운탕은 많이 들어 봤어도 참게메기매운탕은 금시초문. 다짜고짜 가게로 들어가 맛을 보기로 했다. 문을 열고 가게에 들어섰다. 가게는 이미 들어선 손님들로 인해 여기저기서 이야기꽃이 만개했다. 참게메기매운탕을 맛보기 위해 퇴근 후 직원들과 함께 사람을 비롯해 가족 동반 팀, 참게와 메기를 나눠먹고 있는 아름다운 연인들의 모습까지. 가게는 참게와 메기의 아름다운 봉사로 한껏 분위기를 달아 올랐다. 이곳 가게에 들어서면 ‘뭐 먹을까’ 고민할 필요가 없다. ‘참게메기매운탕’ 요리 하나만 전문으로 하기 때문. 3월부터 12월까지 참게가 풍성하게 잡힐 때 ‘참게탕’ 요리도 하긴 하지만 지금은 그 시기가 아니다. 날씨가 제법 차갑고 때가 때인지라 ‘참게메기매운탕’을 주문했다. 처음 들어본 요리라서 호기심 반 걱정 반. 출출한 허기는 물론 마음속까지 따뜻하게 덮여주는 시원하고 얼큰한 국물을 간절히 바랬다. 예로부터 메기는 신체가 허약한 사람들에게 기(氣)를 보충해주는 음식으로 상에 올랐고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어 종종 파를 넣고 달여 먹기도 했다. 또 메기의 꼬리는 안면 신경마비가 올 때 환부에 붙여 치료하는데 사용되기도 했다. #그림1중앙# 10여분을 기다린 끝에 보글보글 소리와 함께 등장한 주인공은 바로 참게와 메기. 이름하야 ‘참게메기매운탕’. 신선한 재료는 기본이고 먹음직스런 양념과 얼큰한 육수가 입맛에 딱이다. 메인 요리와 함께 밑반찬으로 묵은 김치, 봄이 씹히는 맛의 세발나물, 미역초무침, 소금에 절인 오징어 젓갈, 참게장, 잘 구운 파래김, 익힌 양념새꼬막, 재래종 갓을 사용한 갓김치 등이 나왔다. 여러 반찬 중 단연 시선을 잡은 것은 바로 참게장. 조 대표의 지극한 정성이 담긴 참게장의 비밀은 잠시 후에 소개하기로 한다. ‘참게메기매운탕’. 주인장은 웃으면서 “이 요리 비법은 제 아내에게도 일러 주지 않는 특급 비밀입니다. 저만 보려고 따로 조그마한 노트에 메모해서 더 좋은 맛을 내기 위해 항상 연구를 하고 있죠”라고 말한다. 기대가 한층 더 부풀어 올랐다. 여기에 꽃미남 사장과 꽃미녀 안주인의 선한 인상이 더해져 빨리 맛을 보고 싶다는 조바심이 이렀다. 살점 풍부한 메기와 여러 조각으로 잘린 참게 녀석을 신체 한 부위를 접시에 담았다. ‘후~후~’ 입김을 불며 뜨거움이 빨리 가시길 바라며 드디어 입에 넣는 순간. 심장이 멎을 듯 한 강한 식욕이 당겼다. 메기의 통통한 살점이 입에서 보드랍게 녹아내렸다. 믿을 수가 없었다. 첫 키스 이후 이렇게 부드럽고 감미로운 맛은 처음. 그 후부터 메기의 살점은 빠른 속도로 입속에 녹아 사라졌다. 깨끗한 섬진강변에서 잡아 올린 참게. 이제 녀석을 맛 볼 차례다. 다리 쪽에 실처럼 가느다란 뽀송뽀송한 털이 있다. 알이 많이 오른 녀석에게 가장 먼저 손이 갔다. ‘와싹 와싹’ 씹히는 맛이 일품이었다. 이제 밑반찬 중 참게장의 비밀을 소개할 차례. #그림2중앙# 꽃게와는 달리 참게는 특유의 깊은 향이 있어 꽃게 간장게장을 담글 때처럼 여러 양념과 술을 넣으면 참게 고유의 맛이 다 사라진다. 섬진강변이 고향인 주인장은 이 점을 착안해 자신만의 스타일에 맞게 참게장을 조리해왔다. 귓뜸을 통해 들은 조리비법. 맛객은 혼자만 알고 있기에 안타까움이 앞서기에 공개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흐르는 물에 참게 녀석을 담그고 배 부분을 칼로 살짝 벌려 씻은 후 게가 잠길 정도로 간장을 붙는다. “게들이 싱싱할 때 간장에 즉사시키기 위해서 간장을 붙는다”는 조 대표의 설명이 떠올랐다. 이런 다음 약 5일 정도가 지나면 게들을 차곡차곡 한곳에 가지런히 정리하고 남은 간장국물에 마늘, 생강, 대파, 고추, 양파, 후추 등을 넣어 바글바글 끓여낸다. 그 다음 가장 중요한 과정이 남았다. 다시 게들을 담는데 이때 잘 말린 태양초 통고추와 생강 등을 얇게 져민 후 통에 담는 게 포인트이다. 그 다음에는 뚜껑을 덮고 일주일 간격으로 약 3번 정도 끓여 넣기를 반복하면 잘 숙성된 참게장이 완성된다. 참게장을 만드는데 근 한달여 시간이 필요하고 여러 손길이 가기 때문에 지극한 정성이 아니고서는 그 맛을 제대로 만들어 낼 수가 없다는 게 주인장의 이야기다. 정성이 담긴 참게장에 찰진 쌀밥을 비빈 후 파래김에 싸서 먹는 맛도 일품이다. 주인장이 적극 추천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또 이곳은 ‘참게메기매운탕’의 국물 맛을 제대로 우려내기 위해 배추 시래기를 사용한다. 무 시래기를 사용하면 쫄깃한 맛이 있기는 하나 육수 맛이 제대로 우러나지 않아 배추 시래기만을 고집하고 있다. 참고로 이곳 가게는 점심시간에 자리를 찾기 힘들다. 점심시간 이전에 사전 예약이 모두 끝나기 때문. 점심시간에 방문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예약을 해야 기다리는 등의 불편함을 덜 수 있다. 또 식사가 끝나면 집에서 직접 만든 수정과가 후식으로 제공된다. ‘참게메기매운탕’은 값은 크기에 따라 2만원, 2만 5천원, 3만원을 받고 있다. #그림3왼쪽# (문의=062-381-2322)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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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나오는 한 대목. 소설 속 무대로 등장한 봉평의 메밀을 이제 광주에서도 직접 만나 볼 수 있다. 그곳은 바로 ‘청산리 면옥’(대표 차동욱). #그림1중앙# 옛부터 강원도에서는 손님이 찾아오면 맷돌에 메밀을 갈아 가루를 내어 반죽한 후 국수틀에 눌러서 별다른 양념 없이 손님에게 대접했다. 시원한 김칫국물에 메밀국수를 말아먹는 막국수가 바로 그것. 주로 간식이나 긴 겨울밤의 야식으로만 먹던 막국수가 이제는 입맛을 찾아주는 별미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남구 봉선동에 위치한 ‘청산리 면옥’. 차 대표는 강원도 출신. 그래서 막국수에 대해 더욱 많은 애착을 갖고 있다. 혼자서 맛있는 막국수를 먹기에 너무나 아까운 나머지 주인장은 본격적으로 광주에 봉평 메밀 막국수를 소개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오늘의 주재료인 메밀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고 넘어가는 게 순서일 듯. #그림2중앙# 건조한 땅에서도 싹이 잘 트고 좋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적응하는 힘이 강한 메밀은 서늘하고 알맞게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 잘 자란다. 메밀의 종류에는 이른 씨뿌림(早播)에 적응하는 여름메밀, 늦은 씨뿌림(晩播)에 적응하는 가을메밀, 그리고 그 중간 성질을 가진 중간형으로 구별된다. 메밀은 단백질 함량이 높고 비타민 B1·B2, 니코틴산 등을 함유해 영양가가 높고, 특히 섬유소 함량이 높고 루틴이 들어 있어서 구충제나 혈압강하제로 쓰이기도 한다. 메밀의 약효는 한의학 고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일찍이 이제마 선생이 창안한 사상체질 의학에서는 메밀이 태양인 체질에 좋은 한약으로 분류하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메밀이 비위장의 습기와 열기를 없애주며 소화가 잘되게 하는 효능이 있어 1년 동안 쌓인 체기가 있어도 메밀을 먹으면 체기가 내려간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림3중앙# 이외에도 메밀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고 기억력을 좋게 하여 각종 성인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 또 여성의 대하증 또는 몸에 열이 많아 머리에 부스럼이 계속 생기거나 피부에 종기가 생기는 경우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봉평산 메밀 막국수 탐색에 나서보자. 막국수의 ‘막’은 ‘국수를 막 뽑아서 지금 바로 만든’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 땅, 우리 먹거리를 살려 ‘진짜 웰빙’을 보여주겠다는 주인장 차동욱씨의 마음이 고스란히 배인 음식에는 강원도 봉평의 메밀 맛이 그대로 전해진다. 메밀이 주된 재료인 만큼 이 집의 인기 메뉴는 봉평산 메밀 막국수와 메밀 묵사발, 돼지 양념갈비. 제조과정부터 재료까지 웰빙인 메밀 막국수의 면발은 손수 반죽하고 직접 뽑아내 메밀의 부드러움을 살렸고 매번 새로 담는 각종 김치는 신선함이 살아있었다. 국수의 맛은 뭐니 뭐니 해도 국물. 이 집은 육수는 고기를 사용해 만든게 아니라 오로지 과일과 야채로만 국물을 우려낸 것으로 ‘웰빙 보양식’ 육수로 깔끔함과 상큼한 맛이 일품이다. 뜨거운 물에 삶아서 냉수에 잘 헹궈진 사리가 김치, 깨, 김가루, 오이 채 등의 갖은 양념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뤄 이내 상에 오른다. 육수 또한 시원하게 잘 빼네 맛을 더한다. #그림4중앙# 주인장은 “좋은 음식을 찾는 직장인과 까탈스런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비결이 여기에 있는 듯하다”고 한다. 메밀 막국수는 어떤가? 나오는 순간부터 침이 고이는 막국수를 젓가락으로 살살 저어 입에 넣으면 아무런 여과 없이 시원함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담백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다음은 메밀 묵사발. 두툼하게 잘린 묵이 미식가를 유혹한다. 메밀묵 녀석들은 밀도 높게 잘 녹아있어 젓가락의 갖은 압박에도 불구하고 메밀묵 그 형태를 변함없이 유지한다. 메밀 묵사발의 육수는 메밀 막국수의 육수 맛과는 사뭇 다르다. 미묘한 차이가 있는데 이를 어찌 표현해야 할지 막막하다. 일단 궁금하면 먹어보는 게 상책. 40년 경력 주방장의 말을 빌리자면 “다 조리 과정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비법은 알려주지도 않아 약간 섭섭하긴 했지만 맛이 좋으니 넘어가는 수밖에. 젓가락이 손을 향한 곳은 돼지 양념갈비. 참숯과 구리 석쇠를 이용해 갈비가 타지 않고 골고루 익도록 신경을 썼다. 양념도 잘 재워 맛이 고소하고 씹히는 맛도 일품이다. ‘돼지 양념갈비야 그 맛이 다 그렇지 뭐’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 소스에 갖은 재료를 넣고 쌈을 해서 먹어보면 천하일미 임을 반드시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곳에 오면 먼저 돼지 양념갈비를 먹고 메밀 막국수 내지 메밀 묵사발을 먹는 방법을 추천한다. 시원하고 깔끔하게 뒷마무리를 하면 더 좋을 듯 싶다. 참고로 ‘청산리 면옥’은 강원도 봉평 농협이 100% 인증하는 국산 메밀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믿고 먹을 수 있다. (문의=062-652-9252) 사진/신광호 기자 s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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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기자 psyche@진
2007.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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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는 사시사철 때를 구분하지 않고 인기다. 특히 요즘 건강에 관심이 부쩍 높아진 시기에 장어만큼 웰빙음식으로 선호되는 음식은 없다. 잘 구어진 장어를 상추에 싼 뒤 고추와 마늘을 곁들여 한입에 쏙 넣으면 이보다 더 좋은 보양식은 없을 것. 장어는 보양과 함께 다이어트 효과도 있어 여성들 사이에서도 최고 인기를 끌고 있다. 광주시 북구 운암 우체국 뒤편에 자리한 ‘송강 바다장어‘ 전문점(대표 백차영)에서 싱싱한 장어를 만나보자. #그림1중앙# 아나고라고 불리는 바다장어(붕장어)는 우리나라보다 일본에서 등 푸른 생선과 함께 최고로 선호하는 수산물이다. 일본 현지에서는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허리띠 풀고 먹을 수 없는 고단백 음식이다. 예로부터 자양강장에 좋은 스테미너 음식으로 알려진 장어는 여성들의 피부미용과 어린아이의 허약체질 개선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A, 비타민 E가 일반식품에 비해 월등히 많고 오메가3지방산산이 풍부해 건강식으로도 으뜸이다. 그래서 흔히들 스테미너에는 장어가 ‘짱’이라는 말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스테미너 음식으로 복날 삼계탕이나 보신탕을 먹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의 복날에 해당하는 토양일에 장어를 즐겨먹고 있다고 한다. 바다장어는 민물장어와 달리 양식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바다장어 요리라면 모두 자연산이다. 바다장어가 많이 잡히는 통영이나 여수 등 남해안에는 바다장어 전문점이 많다. 하지만 광주는 드문 편. 이 집은 매일 통영에서 직송해 온 싱싱한 바다장어를 공급받아 사용한다. 음식 맛을 돋우는 것은 물론 24시간 내내 바다에서 직접 뽑아 올린 정수된 해수를 사용한다. 살아있는 장어의 고소하고 담백한 참맛을 느끼는 데 해수의 역할은 더없이 중요하다. #그림2중앙# 특히 ‘송강 바다장어’는 살아서 펄떡이는 장어를 소금으로 간을 맞춘 뒤 참숯에 노릿하게 구워 먹는 맛이나 고추장 양념을 발라 구워 먹는 양념구이의 참맛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바다장어 소금구이와 양념구이 그리고 도시 사람들에게는 낯선 자연산 바다장어탕 등 메뉴가 다양하다. 장어요리 중 가장 익숙한 것은 장어구이. 수족관에서 힘차게 활보하는 통영산 장어가 오늘의 희생양이 됐다. 녀석의 헌신으로 오늘 몸보신 튼실하게 할 것 같은 좋은 느낌이다. 식탁에 녀석들이 올랐다. 상에 오른 장어살을 젓가락으로 살짝 건드려 보면 근육이 꿈틀댄다. 그만큼 신선하다는 증거. 살점 통통해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쫀득하면서도 부드러운 것이 바다장어 구이 맛이라고 할까. 참숯에 굽는데 민물 장어와 달리 3분 정도만 구워도 다 익는다. 소금 간을 한 소금구이는 깔끔하고 고소하다. 익은 장어 한 점을 집어 파절이와 함께 먹었다. 산뜻한 맛이 강렬하게 전해졌다. #그림3중앙# 안주인 백차영씨는 “장어 맛을 안다는 사람은 대부분 소금구이를 좋아하고 처음 먹는 사람들은 양념구이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이어서 양념구이가 등장했다. 이번에도 녀석들이 꿈틀거린다. 역시 힘의 상징인 장어. 살을 도려내도 그리고 그 위에 양념을 해도 녀석들의 반항은 끝이 없다. 화기를 품은 참숯에 양념이 스민 장어들이 쫘악 자세를 잡았다. 어느새 스르륵 익어갔다. 빨간 색깔의 양념이 맛깔스럽게 보인다. 양념구이 장어는 인상과 달리 맵지 않고 매콤한 맛을 냈다. 뼈를 발라내지 않은 꼬리를 먼저 먹으려고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한단다. ‘송강 바다장어’에서는 독특한 맛의 장어탕까지 맛볼 수 있다. 장어탕을 먹어 본 사람 중에는 왠지 기름지고 느끼한 탕이었다는 기억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바다장어로 제대로 끓인 장어탕은 오히려 담백하면서도 개운하다. 장어를 비롯해 숙주나물과 쑥갓, 고추, 후추, 대파 등 여러 가지 재료를 넣어 장시간 삶아내야 진한 장어탕이 완성된다. 한 숟갈 국물을 떠 마시면 진국의 풍미가 그대로 느껴진다. 밥 한 그릇을 넣고 말아 먹으면 왜 겨울철 보양식이라고 하는지 수긍이 간다. 허해진 몸을 추스리기 위한 점심 식사메뉴로도 그만이다. 일단 진한 국물의 유혹에 빠지면 십중팔구 1주일 안에 다시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일단 음식을 주문하면 가리비, 황게, 쭈꾸미, 오징어 야채전, 비뚤이 고동, 모시조개 국물이 기본으로 나온다. 또 식탁에 오르는 반찬들도 모두 국내산으로 제공하고 있다. 백 대표는 “요즘 식당에 수입산 음식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는데 비록 가격 면에서 다소 비싸지만 농·어민을 보호하고 손님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국산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소하고 부드러운 장어와 고추장 양념의 진한 맛이 참숯의 향기에 어우러져 입에서 살살 녹는 별미를 맛 볼 수 있는 ‘송강 바다장어’. 이곳에서는 1인분 기준으로 소금구이 1만1천원, 양념구이 1만2천원, 장어탕은 6천원으로 제공하고 있다. 음식 수준과 양에 비해 가격대가 부담스럽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풍성하게 먹을 수 있다. (문의=062-523-2226) 사진/신광호 기자 s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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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기자 psyche@
2007.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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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꼬막정식. 데친 참꼬막에서부터 꽃게탕, 꼬막전, 꼬막회무침 등의 요리가 코스로 제공된다. 2.3. 회무침 비빔밥. 갖은 재료가 섞인 비빔밥에 꼬막회무침을 넣은 뒤 골고루 잘 비벼 먹으면 된다. 4. 꼬막의 코 사이로 젓가락을 쑥 넣은 뒤 적당한 힘조절로 비틀면 살이 나온다. 5. 벌교 참꼬막 원조 ‘제일회관’. 입소문타고 인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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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7.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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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꼬막은 꼬막의 본고장 전라도에서도 남해안 일부 지역에서만 주로 먹었고 내륙 쪽으로는 명절 때나 잔칫날에 주로 내놓은 음식이었다. 참꼬막의 맛이 널리 퍼지기 않은 이유 중 하나가 새꼬막 때문이기도 한데 새꼬막은 양식이 가능한데다 서남해안에 걸쳐 나기 때문이다. 참꼬막의 참맛을 아는 전문 맛객들은 그래서 참꼬막만 찾는다고 한다. 벌교에서 이름난 참꼬막 요리 원조집 ‘제일회관’(대표 신영철·정금자)을 찾았다. 꼬막은 한마디로 ‘저평가 우량주’인 것 같다. 뛰어난 맛에 비해 가격이 싸다는 이야기다. 꼬막 마니아나 맛을 찾는 블로거들에 의해 그 참맛을 아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동안 철저히 숨겨져 있던 맛이 참꼬막이다. 벌교 참꼬막을 쳐주는 건 맛도 있지만 뻘이 거의 들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굳이 해감(물속에서 흙과 유기물이 썩어 생기는 냄새나는 찌꺼기)할 필요도 없다. 찬물에 잘 씻기만 하면 된다. 꼬막은 크게 참꼬막, 새꼬막(여기서는 똥고막이라고도 부름)으로 나눈다. 새꼬막은 양식이 되기 때문에 값이 싸다. 껍질의 색이 엷고 골도 좁고 꼬막 주변에 솜털이 잘게 나 있다. 참꼬막은 새꼬막에 비해 알이 굵고 주름도 깊지만 솜털이 없는 게 특징이다. 그래서 꼬막 중의 왕꼬막이 바로 참꼬막이다. 새꼬막은 뻘에 종표를 뿌려 배로 긁어 올려 잡는 반면 참꼬막은 아낙네들의 뻘배질을 통해 이동하면서 캐내게 된다. 그래서 참꼬막에는 벌교 아낙네들의 허리 아파 울부짖는 고통의 소리가 담겨 있다. 벌교는 최근 참꼬막의 본산으로 입소문이 돌면서 벌교 안에 여러 꼬막집이 생겼다. 그중에서도 벌교 참꼬막의 원조는 ‘제일회관’. 벌교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정평이 나있는 상태다. 벌교 우체국 앞을 지나다 보니 가까운 곳에 ‘제일회관’ 문패가 시야에 들어왔다. 가게에 들어서니 겨울 꼬막 제철을 맞아 손님들이 바글바글 하다. 입소문 타고 관광버스를 대절해 단체손님으로 찾아오는가 하면 가족 단위 여행객이나 등산객들이 일부러 이곳까지 찾아와 참꼬막의 진수를 맛보고 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참 줄을 서 기다린 끝에 한 자리를 차지했다. 주문을 하기 전에 주인장으로부터 이 지역 꼬막에 대한 짤막한 설명을 들었다. 청정해역 여자만 일대에서 생산되는 참꼬막은 다른 지역 뻘에서 생산되는 꼬막과는 달리 깊고 차진 진흙뻘에서 잡히기 때문에 그만큼 맛이 쫄깃거리고 알알하다고 한다. 자자. 이제 더 이상 벌교 참꼬막에 관한 설명은 의미가 없을 듯. 일단 먹어보고 판단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맛객은 제일회관의 제일가는 맛 ‘꼬막 정식’을 주문했다. 상다리 부러지도록 많은 음식이 한상 가득 점령했다. 일단 푸짐하게 한 접시 가득 올라온 벌교 참꼬막. 아무 양념도 하지 않은 채 어떠한 맛을 내기 위해 첨가물을 넣지 않은 채 그냥 물에 데치기만 했다. 살짝 틈을 보인 참꼬막을 손으로 집어 힘차게 벌렸다. 참꼬막의 송글송글한 알들이 한쪽으로 밀리고 양쪽으로 꼬막의 진한 육즙이 적당히 나눠졌다. 찐한 국물 맛을 보기 위해 참꼬막을 찾는 이들도 있다. 호흡을 가다듬고 ‘쪽~~’ 한 방울도 남김없이 마셨다. ‘캬’. 감탄사는 절로 새어 나온다. 알알이 꽉찬 살들이 크고 굵직하다. 입안에서 여러 차례 씹으면 처음에는 짭조름한 맛을 음미하게 되고, 시간이 약간 지나면 담백하면서도 다소 단 맛을 느낄 수 있다. “아가씨·아줌마. 참꼬막 맛나다고 손톱으로 그냥 까다간 흠집 생긴께 조심하쇼”. 주인장의 말이다. 식욕이 앞서다 보면 손톱이 깨지는 경우도 있는 법. 그래서 이쯤에서 힘들이지 않고 꼬막을 까는 노하우를 전수하겠다. 꼬막을 정면에서 보면 뾰족한 쪽에 힘줄이 있다. 지렛대 원리를 이용해 아래 둥근 부분에 젓가락을 살포시 집어넣고 벌려주면 손톱 상할 리 없고 애써 힘쓸 필요도 없이 자연스레 꼬막이 까진다. 이때 힘조절이 중요하다. 너무 세게 힘이 들어가면 꼬막 껍질만 부서져 꼬막도 마음의 상처를 입고 까는 이도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다. 그래서 적당히 힘조절을 해야 한다. 특히 꼬막을 깠을 때 살점이 한쪽 껍데기로 붙어야지 살점이 찢어지면 그 맛은 반감이 되니 조심히 까야 한다. 잠시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진 것 같다. 다시 자세를 가다듬고 가득 차려진 식탁을 보았다. 20가지 반찬을 보니 침이 꿀꺽. 삶은 참꼬막을 비롯해 꼬막전, 꼬막 회무침, 꽃게탕 등 즐비하다. 노르스름하게 익은 꼬막전을 입에 넣었다. 고소하고 알싸한 맛이 입안에 가득이다. 정말 부드러웠다. 맛은 한마디로 요즘 젊은 세대 내에서 많이 쓰는 ‘짱’ 이었다. 인심 좋은 사장님에게 조금만 더 달라고 애교 한번 날려주면 기분 좋게 한 접시 내오기도 한다. 안주인장도 바로 옆에 있으니 너무 강한 애교는 오히려 역효과. 금술 좋은 부부사이에 금이 갈리도 만무하지만 안주인장에게 되레 혼날지도 모르니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하길. 또 꽃게 한 마리가 가운데 떨석 자리하고 있는 꽃게탕. 너무 편안한 자세로 있기에 ‘요런 괘씸한 녀석을 봤나’라는 생각이 들어 녀석을 잠시 해부해 국물과 함께 맛을 봤다. 가득찬 꽃게 살과 개운한 국물 맛이 사람 넋을 홀랑 빼내가는 듯 한 느낌이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회무침 비빔밥. 원래 인심 좋은 집이라 꼬막을 많이 넣어 준다. 여기에 갖은 재료를 마구 넣어 공기 한 그릇 추가해 마구 비벼 먹으면 그 맛이 최고. 구렁이 담 넘어 가듯 조용하니 숟가락이 입속으로 향하게 돼 있다. 음식을 다 먹고 나면 후식으로 유자차가 제공된다. 큰 통에 가득 담겨있으니 진하게 먹고 싶다면 마음껏 컵에 담아가면 된다. 벌교 ‘제일회관’은 참꼬막 데친 것에서부터 시작해 꼬막 전, 꼬막회무침, 회무침 비빔밥까지 나오는 꼬막정식 요리를 1인당 1만5천원에 팔고 있다. 또 가게 주인장이 직접 만든 ‘아구사리 잡젓’ ‘유자차’도 구입할 수 있어 음식 맛도 보고 구입도 할 수 있다. 주말에 ‘제일회관’을 찾을 경우 예약은 필수. 찾는 이들이 많아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밖에서 줄을 서 기다려야 한다. 꼬막에 한창 살이 오르는 요즘 벌교 갯벌에서 뻘배질을 하는 아낙네들을 풍경도 관광객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문의=061-857-1672) 박정태 기자 psy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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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광호 기자 sgh@
2007.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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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 서편제 소리, 옹기 등 삼다(三多)의 고장 보성. 이곳의 자랑은 드라마·TV 광고 배경으로 각광받은 회천 회령의 드넓은 녹차 밭과 율포 앞바다 녹차탕, 소리꾼 조상현을 배출한 고장답게 보성 소리축제, 미력 옹기마을에 그치지 않는다. 보성 사람치고 보성한우와 녹돈의 자랑을 빼놓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제암산 철쭉의 아름다움, 백제고찰 대원사의 은은한 풍경과 티베트 불교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고장 보성으로 맛집 탐방을 나섰다. 보성강을 끼고 흐르는 작은 지류들은 겨울 햇살에 반사돼 눈부시게 아름답고 배고픈 객들을 태운 자동차는 헐레벌떡 보성 군청 앞에 다다랐다. 멀지 않은 곳에 보성녹차음식점 ‘영동회관’(대표 최순덕)의 문패가 시야에 들어왔다. 최순덕 대표는 “보성에 왔으믄 여기저기 볼거리도 많은께 구경도 많이하고 맛난 것도 많이 먹어봐야지라”며 “우리 집은 보성녹돈과 한우로 만든 음식이 자랑거린께 한번 드셔보쇼”라 권한다. #그림1중앙#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에 주방에서 기본 밑반찬이 나왔다. 녹돈 고장답게 돼지껍질 편육에 새우, 브로콜리, 한우의 허파로 만든 전, 선짓국물이 함께 나왔다. 가장 먼저 돼지껍질 편육에 젓가락을 가져다 옮겼다. 편육 제일 끝부분 껍질을 씹는 게 상당히 재미나다. 붉게 잘 익은 새우의 껍질을 발라내 장에 찍어 목구멍에 넣으니 그 맛 또한 일품이다. “광주에서 소문듣고 보성까지 달려온 보람이 있겠구나”는 생각이 번쩍 스치고 지나갔다. 잠시 후 주방에 들어간 안주인이 선홍빛 가득한 쇠고기 꽃살과 갖은 양념에 계란을 얹은 환상의 육회, 입 안 가득 군침 돌게 하는 녹돈 생삼겹을 한상 가득 내왔다. “아따 뭐가 이리 많다요”라고 묻자 “원래 보성이 인물 좋고 인심 좋기로 유명한 동네 아니요”라고 되받는다. 새빨간 살코기에 마블이 그림처럼 퍼진 최고급 쇠고기 꽃살이 먼저 상에 올랐다. “보성 한우와 녹돈이 어째서 그리 유명하다요”라고 묻자 최 대표는 “보성 한우는 불포화 지방산과 토코페롤, 필수아미노산 함유량이 높은 고품질 기능성 한우라서 육질이 부드럽고 맛과 향이 뛰어나다”며 “녹차의 카테킨 성분의 산화작용에 의해 살코기가 암적색을 나타내는 것이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꽃살 요리는 굽는 시간도 적절히 조절해야한다. 붉은 핏기가 조금 남아 있을 때 먹어야 제 맛. 바싹 구우면 그 맛을 음미할 수 없게 된다. 쌈배추에 녹차고추, 마늘, 쌈장을 가득 넣고 마블이 선명한 꽃살을 얹어 부지런히 입을 놀렸다.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그대로 전달된다. 신선한 꽃살 본연의 맛을 보고자 한다면 야채 없이 그냥 먹어도 맛이 일품이다. 최 대표가 보성 음식을 그토록 자랑하는 이유를 새삼 깨닫게 됐다. #그림2중앙# 살짝 익힌 꽃살 요리에 이어 이제 육류의 살아있는 싱싱한 맛을 느낄 차례. 잘게 잘린 생고기 위에 예쁘게 널린 깨, 그 위에 갖은 양념과 노란빛의 계란이 입맛을 달군다. 기름기 없는 소의 우둔살을 얇게 저민 다음 가늘게 채를 썰었다. 마늘은 껍질을 까서 얄팍하게 저민 후 간장에 파·마늘 다진 것과 깨소금·참기름·설탕을 섞어 양념장을 만들었다. 높이 쌓아 올려진 육회 꼭대기엔 계란 노른자 하나. 골고루 잘 섞은 후 육회를 그냥 음미하거나 함께 나온 배추속과 함께 쌈 해 먹으면 그 맛이 한층 배가 된다. 소고기육회 마블링이 살아있어 구수한 맛을 느낄 수 있고 부드러운 육질 때문에 씹는 맛도 일품이다. 곁들여 나온 배로 입안을 달래면 시원함을 맛볼 수 있어 일석이조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번에는 녹차의 고장 보성 녹차를 먹고 자란 보성녹돈 생삼겹살을 먹을 차례. 보성녹돈은 최남단의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청정지역 보성의 따뜻한 해풍과 순한 햇살을 받고 자란 녹차를 사료에 혼합해 키운 돼지로 녹차성분이 돼지고기 특유의 노린내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녹돈은 저콜레스테롤 돈육으로 녹차의 카테킨, 프로보노이드 성분 등의 효능에 의해 인체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기능성 돼지고기다. 생삼겹을 직접 손으로 썰어 손님상에 올리는 이곳은 일반돼지보다 냄새가 나지 않고 기름기가 적어 껍질째 먹어도 비계가 쫀득쫀득하다. 그래서인지 녹돈에 입맛이 길들여지면 다른 돼지고기 생삼겹은 잘 먹지 못한다고 한다. 얼리지 않아 살아 숨 쉬는 듯 한 신선도를 자랑하는 생삼겹은 담백한 살코기와 층층이 어우러진 쫀득하고 고소한 지방이 환상의 조화를 이뤘다. 버섯, 감자, 양파 등과 함께 불판에 잘 데우면 기름기가 쫙 빠지면서 한결 더 연한 육질을 맛볼 수 있다. 상추와 함께 한입 가득 싸서 먹으면 아삭하게 씹히는 야채와 지방층 부분의 씹히는 맛이 뛰어나 쫄깃쫄깃한 육질의 맛이 입을 즐겁게 해준다. 보성녹차음식점 ‘영동회관’에서는 이외에도 육회비빔밥과 안창살·갈비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또한 최 대표는 예전에 한정식 전문점을 운영해 경력이 있어 전화로 미리 예약을 하면 멋진 한정식 요리도 맛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가게를 찾는 이들을 내 가족처럼 여기고 최고 품질의 재료를 사용하고 있는 ‘영동회관’이 보성의 최고 맛집임이 틀림없다.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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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시내 곳곳에 vips를 비롯한 아웃백, TGIF 등 서구형 패밀리 레스토랑이 등장해 가족들과 연인들의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그만큼 음식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알려주는 면. 패밀리 레스토랑은 미국의 외식산업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생성된 레스토랑으로 국내에는 80년대 중반부터 들어오기 시작해 오늘날 거대 음식산업의 한 파트로 자리 매김하였다. 최근 서구형 패밀리 레스토랑과 가격 차별화 전략을 통해 가족과 연인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는 ‘자연예찬 황산벌‘(대표 박홍열)을 찾았다. #그림1중앙# 동구 불로동에 위치한 ‘자연예찬 황산벌’. 실내 인테리어에 고급 장식재를 사용해 아늑함과 편안함이 느껴지고, 150여 평 규모의 앞뜰에는 천연 잔디를 깔아 말 그대로 자연을 느끼면서 식사를 할 수 있게 꾸며 놨다. 광주 도심에 천연잔디를 넓게 깔아 손님을 맞이하는 가게는 이곳 ‘황산벌’ 한 곳 뿐. 입구에 들어서면 좌우로 초록빛 잔디가 평화롭게 자리하고 있고, 푸른빛 잔디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하얀 테이블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본격적으로 ‘황산벌’ 음식 맛 탐방을 위해 항해에 나섰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면 고풍스런 분위기를 채 느끼기도 전에 깔끔한 정복 차림의 직원들이 정중하게 손님을 안내한다. 숯불 등갈비 전문점 ‘황산벌‘ 박홍열 대표는 가게를 찾은 손님들에게 갖은 소스에 초벌·재벌 과정을 거쳐 만든 ‘등갈비구이’와 화끈하고 매콤한 뒷맛이 일품인 ‘화끈한 매운 등갈비찜’, 감칠 맛나는 향이 끝내주는 ‘데리야끼 삼겹구이’요리를 추천한다. #그림2중앙# 새콤·달콤·매콤 소스에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인 등갈비구이 요리. 부드러운 육질에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인기 외식 메뉴다. ‘황산벌’ 일등 요리사가 일러준 바에 따르면 일단 암퇘지의 육질 좋은 등갈비를 준비한 후 핏물을 제거해 청주, 소금, 후춧가루로 밑간을 한 다음 약한 불에서 걸쭉해질 때까지 조리한다. 그 다음 밑간 해 둔 등갈비의 기름기를 제거하고 칼집을 낸 뒤 숯불에 익힌 등갈비가 황금빛이 돌기 시작하면 고기에 소스를 고르게 바르고 10분간 재벌에 들어가면 요리가 완성된다고 한다. 먹음직스런 등갈비 요리 주변에 당근, 고추, 피망, 파프리카가 예쁘게 장식돼 식욕을 더 자극한다. 두말할 필요 없이 바로 젓가락을 집어 등갈비구이 요리 맛을 음미했다. 달짝지근하고 고소한 맛이 최고다. 먹어도 먹어도 물리지 않는 맛이 사람 속을 애태운다. 음식 맛 품평은 한마디로 ‘음매 좋은 거’. 숯불에 구은 등갈비에 이어 등갈비찜 요리가 나왔다. 가게 메뉴판에는 ‘화끈한 매운 등갈비찜’이라 소개돼 있다. 첫 맛부터 확 달아오르는 그런 자극적인 매운 맛이 아니라 먹으면 먹을수록 속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드는 그런 요리다. 살점이 풍부해 입안 가득 꽉 차는 느낌이다. 뼈에 묻은 소스까지 ‘쫙~쫙’ 빨아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양념소스가 알싸하게 톡 쏘는 맛이 있어 사람 애간장을 은근히 태운다. ‘황산벌’을 찾는 연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데리야끼 삼겹구이’다. ‘데리야끼’는 ‘데리’가 양념이고 ‘야끼’가 구이라는 뜻. 간장에 와인, 흑설탕, 사과, 배, 키위, 파인애플 등의 과일이 들어가고 양파, 대파, 마늘, 생강 등 갖은 양념이 조화를 이뤄 ‘데리야끼 소스’를 만들어낸다. ‘데리야끼 삼겹구이’ 요리를 처음 접하는 사람은 육질모양이 장어구이와 비슷해 자칫 장어요리냐고 묻는 해프닝도 있단다. 육질이 그만큼 튼튼하고 쫄깃하며, 여기에 ‘데리야끼 소스’의 독특한 향이 있어 연인들 사이에서 최고 각광받은 상품으로 혜성같이 등장했다. #그림3중앙# 군침을 슬슬 넘기며 드디어 맛에 도전. 삼겹살 특유의 느끼한 맛이 없고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어서 ‘밤손님이 새색시 업고 도망가도 새신랑은 모를 정도로 깊은 맛’이 살아 숨 쉰다. 박 대표는 “저희 가게는 질 좋은 재료를 사용해 손님들에게 최고의 맛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기존 고급 패밀리 레스토랑 음식과 견줘도 음식 맛의 차이를 못 느낄 정도로 훌륭하고 가격도 훨씬 저렴하다”며 ‘황산벌’ 자랑을 늘여 놓았다. ‘황산벌’에서 식사를 한 손님에게는 부대찌개 요리가 서비스로 제공된다. 전날 과음하신 분들에게는 숙취해소로 등갈비찌개를 권한다. 또한 ‘황산벌’은 프로젝트 빔이 3개 설치되어 있어 중앙 대형 스크린과 좌우 대형 벽걸이형 TV를 통해 최신 영화와 음악 방송을 즐길 수 있다. 또 놀이방에서 놀고 있는 자녀들의 모습이 화면을 통해 송출돼 아이들 걱정 없이 식사를 맘껏 즐길 수 있다. 저렴한 가격에 황홀한 맛까지 매력 만점인 ‘황산벌’에서 등갈비 요리의 진수를 맛보세요. (문의=062-224-0019)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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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브샤브는 팔팔 끓는 국물에 아주 얇게 썬 고기를 살짝 익혀 새콤한 소스에 찍어 먹는 요리. 본래 ‘살짝 살짝’ 또는 ‘찰랑찰랑’이란 뜻의 일본어에서 온 말이다. 칭기즈칸이 몽고군을 이끌고 유럽과 아시아를 누비던 시절, 군인들이 철모에 물을 담아 끓여 진군 중에 잡은 동물의 고기를 익혀 먹은 데에서 유래 #그림1중앙# 된 것으로 요리로 정착시킨 것은 일본 사람들이다. 요리 이름도 ‘흔들다’는 의미의 일본말 ‘샤브샤브’라 붙였다. 우리나라 전통 요리법에도 샤브샤브와 같은 형태의 음식이 있다. ‘토렴’은 밥이나 국수에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가 따라내는 것을 여러 번 반복하여 데우는 방법이다. 삼국시대 전쟁터에서 철로된 투구에 물을 끓여 야채와 고기를 익혀 먹거나 데워 먹은 데서 비롯되었다. 고려시대 몽고군이 이 토렴법을 배워 ‘칭기즈칸’ 요리로 발전시켰고, 칭기즈칸의 대륙정벌 정책에 의해 유럽까지 영토를 넓힌 몽고군이 스위스에 전통 요리 ‘퐁듀’를 남겼다고 한다. 또 임진왜란 때 일본에 건너간 이 토렴법은 오늘날의 ‘샤브샤브’ 요리를 만들어 냈다고 전한다. 버섯매운탕 칼국수의 대명사로 불리는 ‘최다연 등촌 얼큰 칼국수’(대표 최다연)는 버섯, 미나리 등 여러 싱싱한 야채를 골라내 시원하고 개운한 매운탕 칼국수 육수에 샤브샤브를 가미함으로써 ‘한 끼니 때운다’는 개념의 칼국수를 외식의 개념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새로운 개념의 퓨전 칼국수 전문 음식점이다. 매서운 칼바람으로 인해 따뜻한 국물이 절로 생각나는 계절이다. 풍암지구 금당산 자락에는 엊그제 내린 눈꽃송이가 푸른 소나무에 군데군데 얹혀 있다. 자동차는 연신 아파트를 굽이굽이 돌아 서창 농협 뒤에 다다랐다. 뒷골목에 접어드니 많은 무리의 사람들이 연이어 가게에 들어선다. 고개 들어 바라보니 ‘최다연 등촌 얼큰 칼국수’ 간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올 커니! 여기까지 온 김에 이집 음식 솜씨 맛 좀 봐야겠구나.” 오늘 메뉴는 칼국수다. “그대 가게의 맛의 비법을 밝히겠노라”는 다짐이 앞선다. 가게에 들어서니 옹기종기 모여 앉은 사람들로 인해 맛집은 인산인해 상태. 입소문 타고 저 멀리 오치동과 우산동에서 왔다는 손님들도 있다. 20개 테이블 80여 좌석이 꽉 들어차 입추에 여지가 없다. 이곳 대표 메뉴는 ‘쇠고기 샤브샤브’와 ‘버섯 얼큰 칼국수’. 주방에서 한 그릇씩 담아 내오는 것이 아니라 테이블 위에서 바로 끓여 먹을 수 있어 직접 요리를 해 먹는 재미가 남다르다. 우선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까맣고 우묵한 법랑 냄비 안에는 느타리버섯, 미나리, 양파, 붉은 고추 등이 가득 담겨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을 돋운다. 푸짐하게 담긴 냄비가 화로에 올라 내용물이 끓기 시작하면 젓가락으로 얇게 잘린 쇠고기를 집어 끓고 있는 육수에 넣어 가볍게 한두 번 흔들어 적당히 익힌다. 쇠고기에 버섯과 미나리를 먼저 건져 쇠고기 샤브샤브 소스에 콕 찍어 먹는다. 맛의 평가는 한마디로 ‘따봉’. 쇠고기 샤브샤브 소스는 이 집의 자랑거리. 간장에 갖은 양념을 섞어 만든 액상 스프에 와사비의 절묘한 조화가 환상적인 맛을 만들어 낸다. 17년 동안 가게를 운영해 온 최 사장만이 만들 수 있는 비법이란다. 부드럽게 씹히는 버섯 맛은 둘이 먹다 하나가 없어져도 모를 정도로 그 맛이 일품. #그림2중앙# 국물 또한 진한 맛이 우러나 사람들 뇌리에 각인시킨다. 얼큰하고 진한 국물을 만들기 위해 최씨는 4개월간 전국에 이름난 칼국수 집을 방문해 직접 맛을 음미해 보고 그를 비교, 평가했다. 최씨가 내린 결론은 바로 전라도식 육수가 승부의 관건. 주인장은 전라도식 육수를 빼내기 위해 핏기를 제거한 후 소뼈를 장장 6시간 동안 우려내야 제대로 된 육수가 나온다고 했다. 시원한 맛이 끝내준다. 최 대표는 “중국 장수촌 사람들도 고기를 국물에 삶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기왕에 먹을 고기라면 국물에 익혀 먹는 등촌의 샤브샤브를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 쇠고기 샤브샤브를 다 먹고 나면 이제 그 국물에 칼국수 사리를 넣어 삶는다. 유난히 쫄깃하고 부드럽게 씹히는 면발은 배부른 줄 모르고 계속 입맛을 당긴다. 일반 칼국수 면발은 빨리 퍼져서 젓가락을 가져다 대면 뚝 끊어지지만 이곳 면발은 쫀득쫀득해 끊어지지 않는 특징이 있다. ‘S’ 업체와 독점 공급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면발이다. 얼큰하고 진한 육수에 칼국수 면발이 환상적으로 녹아들면 그 위에 쇠고기 샤브샤브 소스를 살짝 덧씌우는 것도 포인트. 각자 개성에 따라 그 맛을 즐기면 그만이다. 칼국수를 다 먹고 나면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코스가 기다리고 있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수저를 놓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은 바로 계란과 각종 야채로 버물린 볶음밥. 안 먹으면 후회한다고 주인장은 설명한다. 얼큰한 국물에 얼얼해진 속을 달래주는 듯하다. ‘최다연 등촌 얼큰 칼국수’는 어린이를 위한 메뉴로 해물 바지락 칼국수도 준비돼 있다. 마치 바다에 온 느낌이랄까. 또한 점심에 면 종류가 꺼려진다면 알 요리 시리즈로 아쉬움을 대신 할 수 있다. 이곳은 쇠고기 샤브샤브 2인분 이상 주문시 버섯모듬세트 한 접시 무료 제공 혹은 쇠고기 샤브샤브 1인분을 추가로 제공한다. 주인장의 넉넉한 인심 또한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예약 전화는 062-655-7555.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7.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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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족발은 퇴근길 소주 한잔과 곁들이기 좋은 음식이다. 콜라겐 엘라스틴 등 수유(授乳)에 좋은 성분이 많아 산모에게는 물론 열손실이 많은 겨울철에 수험생 간식으로 인기가 높다. 광주시 일곡동 한국아파트 상가내에 자리잡은 ‘일곡 왕족발·보쌈’(대표 강정숙). 삼호축산에서 도축된 돼지 족을 매일 공수받아 사용한다. 족발 맛은 역시 재료이고, 그 다음으로는 삶고 맛을 내는 기술이다. #그림1중앙# 인심 좋기로 소문난 부부가 운영하는 ‘일곡동 왕족발·보쌈’. 인심만큼이나 맛과 서비스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생강, 마늘, 양파 등 기본 재료와 ‘밝힐 수 없는’ 몇가지를 재료를 넣고 간장으로 간을 맞춘 국물에 당일 아침 ‘삼호축산’(광주시 양산동 위치)에서 갖 잡은 돼지 족을 2~3시간 동안 끓여 부드러움과 향미를 일궈내고 있다. 어릴 적 기억에 족발은 시골 5일장이나 시내 커다란 재래 시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찜통에 돼지 족을 넣어 장시간 삶아낸 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를 때 양념장에 콕 찍어 먹던 기억이 새롬새롬. 시장통 나들이 가면 대소쿠리에 가득 담아놓은 족발 먹는 재미가 제법 솔솔했다. 족발은 단백질 보충음식으로 딱이다. 시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음식이 외식 붐을 타고 어엿한 음식 대접을 받게 됐는데… 그 쫄깃한 특유의 맛으로 족발은 외식 아이템의 주요 부분으로 대접받고 있다. 특히 구워 먹는 고기가 비만을 불러오는 포화지방산 덩어리인데다 각종 발암물질을 포함한다고 해서 족발이 어엿한 웰빙 음식 대열에 들었다. ‘일곡동 왕족발·보쌈’ 가게는 철저하게 국내산 돼지 족을 사용한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돼지 족이 전부 국산은 아니기 때문. 중국산, 캐나다산, 미국산 등 족발계도 이미 다국적 군(?)들이 국내시장을 많이 잠식해 가고 있는 상태. 족발은 국산을 써야 제 맛이 난다. #그림2중앙# 주재료에서부터 주인장의 정성이 이리 깊으니 그 맛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겠다. 이 집은 족발을 조금씩 자주 삶아낸다. 차갑게 식은 기름기가 위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부드러움을 잃지 않은 상태에서 삶아내는게 요리의 포인트. 부드럽고 촉촉한 맛이 살아 있다. 껍질의 감촉은 질기지 않으면서도 씹히는 맛이 좋다. 살점 부분도 퍽퍽하지 않아 부드럽게 넘어간다. 감칠맛이 좋은 족발이다. ‘일곡 왕족발·보쌈’ 집은 하루에 팔 분량을 오전에 준비해두고 적당히 식으면 저녁 시간에 맞춰 판매한다. 그날 주문량을 다 팔면 사실상 영업은 쫑. 선한 주인의 표정도 이 동네의 서글서글한 맛을 떠올리게 한다. 다음 상은 보쌈 차례. 족발이 쫄깃쫄깃하고 구수한 맛이 있다면 보쌈은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우면서 고소한 맛이 특징. 보쌈에 보쌈김치가 빠지면 앙꼬없는 진빵인 셈. 보쌈은 돼지고기의 최고급 부위인 삼겹살과 전지살, 한경살을 골고루 섞어 손님상에 낸다. 보쌈김치에 들어가는 고춧가루는 시골 처가에서 재배한 태양초를 직접 빻아 쓴다. 배추 한포기에 무, 배, 미나리, 실파, 표고버섯, 굴, 잣, 고춧가루, 소금, 설탕, 새우젓, 마늘, 생강 등 다양한 식재가 들어가 그 맛을 최촉한다. 빨간 김치의 윤기가 더욱 군침을 돌게 했다. #그림3중앙# 상에 차려진 온갖 재료들을 상추 위에 얹어 입 속 깊은 곳으로 밀어 너었다. 고기는 퍽퍽하면 참 먹기 싫어지는 법인데 그런 느낌이 전혀 없고 부드럽고 고소한 맛에 목넘김이 너무 좋았다. 이 고기땜시 소주가 그냥 넘어가더구만요. 이곳 왕족발과 보쌈의 맛은 이미 동네 터줏대감들로부터 인정을 받은 상태다. 초저녁부터 가게를 방문한 동네 아저씨가 “이 집은 주인장 부부가 부지런해가꼬 다른 집 음식 맛하고 확실하게 달라블어. 요리하는 거슬 내가 봤는디 재료라는 재료는 몽땅 싸그리 집어 너어븐께 육수도 다른 집허고 달라블고 족발이나 보쌈 맛도 겁나게 차이나블제”라고 한다. 갖가지 딸려 나오는 음식도 맛이 좋다. 너무 많이 먹어서 속이 불편하다 싶으면 시원한 오이 냉채에 비빔메밀 국수 한 그릇 먹으면 포만감이 개운하게 사라진다. 맛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가 없으니 직접 시켜서 먹어보시길 권한다. 여기서 잠깐. ‘일곡 왕족발·보쌈’은 주일 날 가게 문을 열지 않는다. 그리고 방문해서 포장해 가면 1천원 할인해 준다. (문의=062-575-8586, 8598)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6.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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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영토와 넓은 영해에서 다양한 산물과 풍부한 해산물을 얻을 수 있어, 이들 산해진품을 이용한 요리가 청요리 또는 중화요리이다. 불로장수를 목표로 중화요리를 꾸준히 다듬고 연구·개발되어 세계적인 요리로까지 발전했다. 전가복(대표 홍영표)는 말 그대로 온가족이 한데 모여 즐겁게 먹을 수 있는 풍부한 요리를 말한다. #그림1중앙# 화려한 외관만큼 내부도 정갈했다. 깔끔한 차림의 종업원들이 역시 친절했고 미소 머금은 얼굴에 웃음끼 가시지 않는다. ‘니하오마’라 인사하자 ‘쎄쎄’라 답하고 겸연쩍어 곧바로 식탁으로 향했다. 정통 광동요리전문점 ‘전가복’은 중국 현지 및 한국 최고의 주방장을 초빙하여 고객들에게 정통요리의 참맛을 선보이고 있다. 주재료는 전복, 송이, 왕새우. 여기에 해삼, 소라, 오징어, 해파리, 낙지, 피조개 등의 해물과 야채를 잘 볶아서 최고의 해물요리를 제공한다. 중국요리는 지역적에 따라 북경요리·남경요리·상해요리·광동요리·사천요리로 분류한다. 그중 북경식은 육류를 중심으로 강한 화력을 이용해 조리하는 튀김요리와 볶음 요리가 특징이다. 광동식은 풍부한 해산물을 재료로 자연의 맛을 잘 살려 담백한 맛이 특징, 재료를 지나치게 익히지 않고 간을 싱겁게 하여 기름도 적게 넣는게 포인트다. #그림2중앙# 메니저에게 오늘 가장 물좋은 요리가 뭐냐고 묻자 “저희 전가복(가게명)에 왔으니 ‘전가복(요리명)’ 요리를 맛보길 권한다”며 이어 “오늘 가장 싱싱한 재료는 대하와 자연송이, 관자가 신선하니 이 요리를 내 오겠다” 한다. 요리를 주문하자 가장 먼저 게살스프가 나왔다. 중국 요리 고유의 끈적이는 육수에 순살이 들었다. 누군가 ‘니들이 게맛을 알어’라고 지청구를 했음을 아는지라 게맛살을 우선 떠 맛을 봤다. 부드러우면서 찰진 살맛이 전해졌다. 게맛살을 온기로 떠 받친 스프는 제몫을 다했다. 이윽고 돌림판에 메인요리 ‘전가복’이 올려졌다. 끊임없는 음식들이 마구마구 들이댄다. 돌림판에 오른 음식은 총 3가지. 메인 ‘전가복’ 요리를 비롯 ‘크림소스 대하’ 요리, ‘자연송이관자철판볶음’ 요리가 상을 가득 메웠다. 밑반찬으로는 쨔사이(중국 장아찌)와 고추기름소스, 크림대하소스 등이 올려졌다. 요리를 먹기 전에 쟈스민 차로 입안을 개운하게 행군 다음 본격적으로 음식 맛 품평회 레이스에 돌입했다. 손살같이 젓가락이 향한 곳은 전가복 요리. 갖은 해산물이 풍부하여 어떤 것부터 먼저 손을 대야할 지 잠시 고민한 끝에 고추기름소스에 요것 저것 곁들여 맛봤다. 담백하고 개운한 맛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오도록 씹히는 해삼과 사각 소리를 귓전에 전하는 새우, 여기에 야릇한 향을 남몰래 뿌리는 소스까지. #그림3중앙# 당근으로 새모양을 낸 조각품에 해물과 야채를 결대로 썰어내는 주방의 ‘칼반장’의 솜씨 또한 시각적으로 더 맛을 돋운다. 잠시 쟈스민 차로 입안을 달랜 후 자연스레 손움직이 ‘크림소스 대하’로 향한다. 여기서 잠깐. 쟈스민 차는 무한 리필 되니 시식 도중 부담없이 마시는게 좋다. 왜냐면 입안이 개운해져 다른 요리의 맛을 음미하기에 딱이니깐. 꼭 기억하세요. 정통 광동요리전문 ‘전가복’을 찾는 젊은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는 바로 ‘크림소스 대하’ 요리이다. 크림소스에 싱싱한 대하 한 마리 건져다가 레몬즙을 짜내 한입 ‘쏘~옥’ 넣으면 상큼한 향과 맛이 온 몸에 퍼진다. ‘중국요리는 느끼하다’는 고정관념을 깨시라. 상큼한 맛에 젊은 친구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요리다. ‘크림소스 대하’ 요리는 남길 게 없다. 대하 머리도 빠짐없이 먹어보길 적극 추천한다. 속살에 소스가 곁들여져 그 맛이 일품. 마지막으로 나온 요리는 ‘자연송이관자철판볶음’ 요리다. 끈쩍끈쩍한 액체 소스가 찰지게 녹아 있어 송이와 관자를 젓가락으로 동시에 집기에 상당히 애를 먹었다. 미끈미끈한 액상 소스에 싱싱한 야채. 말 그대로 ‘입에 녹는다’는 표현에 제격일 듯. 마지막으로 후식. 고구마 맛탕과 과일이 나온다. 추억의 고구마 맛탕. 옛 기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했고 맛도 고소하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과일로 마무리. 모든 요리들의 반항은 끝났다. 딱딱한 껍질을 입고 있는 대하들의 헌신적인 희생, 신선함을 유지한 많은 해산물과 야채들에게 오늘의 만찬의 영광을 돌린다. 정통 광동요리전문점 ‘전가복’은 점심·저녁 정식 스페셜 메뉴, 정통 중국 상요리 및 주방장 특선 요리, 코스 요리 등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다. 또한 비즈니스 자리를 위한 메뉴도 따로 마련되어 있으니 사업상 장소 선택이 망설여질 때 과감히 이곳에 들르시라. ‘전가복’은 대형주차장 및 대중홀, 8개의 대·중·소 룸을 갖추고 있으며 정원과 전망이 좋은 테라스도 갖추고 있다. 단체모임시 일주일 전에 미리 예약하면 원하는 장소와 그 날에 맞춘 싱싱한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문의=062-233-2337~8)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6.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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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등급 장흥한우, 후회 없는 선택’. 남구 백운동 고가도로 옆 한우전문점 ‘정남진 장흥한우’(대표 정순자). 장흥한우협회와 생산자 연합회가 직접공급하고 장흥군이 품질을 보증한 1등급 한우의 맛은 역시 남달랐다. 꽃등심 서너 점을 집어 목에 넣으니 그 맛은 바로 ‘찰지다’. 감탄사 연발. 올레인산이 월등히 많아 한우만의 고유한 풍미가 있다. 올레인산은 지방에서 얻어지는 불포화지방산으로 특이한 냄새와 맛이 있는 천연 소포제이다. 또한 고기의 맛을 좋게 하는 황을 함유한 아미노산이 많고,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수입 쇠고기보다 약 50% 높고 포화지방산은 낮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예로부터 한우는 피로, 초조감, 부종, 저혈압, 빈혈 등의 현상이 나타날 때 쇠고기 한우를 즐겨 먹였고, 아이의 성장·발육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가 있어 질병이나 감염에 대해 저항력을 증진시킨다. #그림1중앙# 장흥군·장흥한우협회 공식 브랜드 ‘정남진 장흥한우’. 매일 장흥군에서 1등급 한우만을 떼어와 손님들에게 신선한 고기를 제공한다. 붉은 색감의 입맛을 자극하는 꽃등심과 망설임없이 요리조리 뻗은 ‘마블’ 자국이 선명한 생고기가 식탁위에 오른다. 이른 아침 신선한 공기를 맞으며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생살들. 보고 있자니 입맛 돌고 지나치자니 후회가 남을 법 하다. 꽃등심 익히는 시간이 너무나 길게 느껴진다. 빨리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앞서 군침만 ‘꿀꺽~~’. 꽃등심 조각을 잘 달궈진 불판에 살짝 옮겨 담는다. 꽃등심 요리의 핵심은 굽는 실력에 달렸다. 여러 번 뒤집어선 살코기 참맛을 느끼기 어렵다. 드디어 시식의 시간이 돌아왔다. 기름양념에 쌈을 했다. 상추에 배추속과 된장을 콕 찍어 쌈을 샀다. ‘싸악~ 싸악~’ 씹히는 야채에 이어 소리 소문 없이 보드라운 꽃등심 조각들이 목으로 넘어갔다. 다음에는 신선한 맛이 나는 파저리를 꽃등심 위에 얹어 올리고 양배추와 소스를 더하니 싱그런 맛이 더했다. 예상대로 맛은 한마디로 “찰지구나”. 그나저나 이 집 생고기 600g이 2만 5천원이라네. 누가 믿겠는가. 행여 “에이, 그 집 진짜 한우는 아니겠지”라고 묻는다면 “장흥군과 장흥한우협회가 보증하는 진짜 한우다”고 말하겠네. ‘정남진 장흥한우’는 최상품만(A++등급)을 고집한다. 가격에 연연하지 않고 오직 질 좋은 우리 한우를 상에 올릴 생각만 한단다. 생고기는 알려진 대로 호남지방에서 유독 인기가 많다. 입맛에 관한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것이기에 일찍이 생고기의 ‘진미’를 헤아렸을 것이다. 일단 생고기는 육회로 먹어도 제 맛이오 구잇감으로 살짝 익혀서 먹어도 그 맛을 잃지 않는다. 한마디로 기호에 따라 생고기 몇 점 입에 넣고 자연스럽게 혀를 돌려주기만 하면 된다. 잘근잘근 씹었다. 참기름 소금장에 찍어 먹는게 포인트. 고소한 맛이 그대로 전달된다. 요 맛은 온갖 미사어구 가져다 붙인데도 부족할 판. “흐미 좋은거~. 바로 이 맛이제!”. #그림2중앙# 가게 내 육류 구입코너 마련 ‘정남진 장흥한우’에는 생고기와 육회, 꽃등심 구이 등 다양한 요리들이 있다. 서울이나 다른 지역에서 오는 이들에게 남도의 진가를 보여주는데 안성맞춤인 한우촌 VIP 스페셜 공간이다. 또한 이 가게는 식사로 생고기 비빔밥을 비롯해 곰탕 등 다양한 식단이 포진. 부담 없는 가격에 최고의 맛으로 연중 내내 비상영업 중이다. 또한 가게 내에는 식당을 찾는 손님들이 쉽게 꽃등심과 생고기를 구입할 수 있게 10여 평 규모의 육류 구입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값은 직접 확인하시길. 정말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말뿐. 단 이 집은 최상급 고기를 싸게 공급하는 대신에 야채 값은 별도로 받고 있다. ‘왜 야채값을 받지’. 이유는 다른 가게에 비해 한우값이 저렴하기 때문. 그램(g)과 값을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한편 ‘정남진 장흥한우’는 500평 대지에 승용차 80여대가 동시 주차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예약하면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해결된다. (문의=062-674-8383)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6.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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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전이 흑산도로 유배돼 15년간 지내면서 근해에 있는 물고기와 해산물 등 155종을 채집해 기록으로 남긴 책자가 자산어보이다. 이 책에 보면 간재미라는 어류는 따로 표기되어 있지 않지만 단지 가오리를 여러 가지로 분류해 놨는데 그중에서 수분, 속명은 간잠(間簪)이라고 한 것이 유래되어 간재미로 변화한 듯하다. #그림1중앙# 남구 봉선동 광주은행 뒤편에 자리 잡은 ‘서천 간제미회’(대표 박정란). 간제미 맛이 최고라 소문이 자자하던데. 옷자락 휘날리며 발품을 팔아 가게에 들어섰다. 초저녁 이른 시간인데 벌써부터 이집 단골 터줏대감들이 가게 곳곳에 자리를 꿰차고 있다. 음~! 한발 늦었군. 주문이 밀려 주인장 정신없고. 밀린 주문 다 받고서야 새로온 손님을 반가이 맞이한다. “뭐 드실라우?” “이집 황가오리회가 죽인다고 하던데 그것부터 줘 보쇼” “쪼까 기다려야한디”. ‘아싸 가오리’의 유래는 어디서 출발한 것일까. 인터넷에 ‘아싸 가오리’를 입력하니 재미난 자료가 눈에 띈다. 상당히 야한 이야기라서 중간 겁나게 생략하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거친 풍랑과 싸우며 고기잡이를 평생 업으로 삼았던 한 늙은 어부의 슬픈 사랑얘기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다수설이다. 그밖에 소장학파가 제기하는 가설로는 어려서부터 연모해 오던 주인집 아씨가 시집을 간 후 소박을 맞아 다시 돌아오기에 마당쇠 혼자 좋아라 하여 “아씨가 (돌아)오리~”라고 흥얼거린데서 비롯되었다는 의견이 있으나 소수설에 불과할 뿐이다. #그림2중앙# “많이 기다렸지라. 황가오리도 맛나게 잡는 방법이 있어서 시간이 쪼매 흘렀소, 이해하쇼”. “아따 고놈 색깔 한번 참으로 곱다”. 젓가락을 들고 맛을 보려는 순간 아짐이 또 한소리 한다. “아따 촌스럽게 그렇게 먹으면 쓰것소. 우리 집에 오믄 일단 황가오리 한 점 올리고 그 위에다가 양념된장 바르고 묵은 김치를 감싸서 먹어야 한당께”. 주인장 말대로 해서 한입 넣었다. 그 맛이 쫄깃쫄깃하고 담백하고 입에 짝짝 달라붙으니 둘이 먹다 누가 죽어도 모를 맛이다. “여보 주인장, 탁배기 없소?” #그림3중앙# 간제미는 연골어류로 뼈째 먹을 수 있고 암컷이 맛이 좋다. 수컷은 배지느러미 밑에 막대기 모양의 두 개의 교미기가 있어 스태미나가 뛰어나다고 하는데 남성들에게 더 없는 기쁜 소식 아닐까? 간제미 요리 전문점 ‘서천 간제미회’에 손님이 넘쳐나는데 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일단 가오리도 황가오리, 흑가오리 기타 등등 나뉘는데 그중 황가오리를 재료로 쓴다. 육질이 좋고 맛이 독특한 게 황가오리의 장점. 진도 근해에서 잡힌 싱싱한 것들을 직접 공수 받아서 쓴다. 가오리뿐 이겠는가. 이집 겨울철 메뉴인 과메기도 인기 만점. 과메기 주산지는 포항 구룡포 일대. 과메기는 날짜가 바뀌면 고유의 맛이 사라지기 때문에 필요시 포항에 주문해서 받아서 쓴다. 또한 석곡에서 키운 흑돼지, 시골집 주암에서 직접 만든 된장에 유기농 야채을 섞어 먹는 쌈도 빠지지 않는다. 특히 이집 양념된장과 묵은 김치의 조합은 최고 인기. 갖은 재료를 넣은 양념된장의 조리비법은 알려주지 않는다. 마늘, 고추, 된장, 참기름 등 몇 가지 재료만 일러주는 수준이다. #그림4중앙# 주인장이 일장연설을 늘어놓는다. “어떤 메뉴를 선택하든지간에 일단 소스는 양념된장소스, 기름소스, 과메기 양념장 이렇게 3가지가 나오요. 이중 각자 취향에 맞게 선택해서 먹으면 되요. 황가오리 먹는 법은 서두에 설명했고 이제 과메기와 간제미 회·찜을 맛나게 먹는 법을 갈케 줄란께 잘 들으쇼”. 경상도 사람들이 즐겨 먹는 요리가 과메기 요리이다. 일단 과메기를 시키면 고추, 당근, 완도산 물미역, 득량만 해풍을 맞고 자란 쪽파, 석곡에서 키운 흑돼지 등등 여러 가지 재료가 나온다. 과메기 한 점에 과메기 전용 양념장 그리고 여러 야채들을 쌈해서 먹는 방법을 강력 추천한다. 간제미 회·찜은 새콤달콤하게 미나리, 깻잎, 양파 등을 곁들여서 먹으면 입에서 살살 녹는다. 이 방법도 강추(강력추천)다. 간제미를 먹을 줄 아는 사람들은 탕을 즐겨먹는다. 간제미를 토막 내 신김치와 함께 넣고 푹 끓여낸 국물 맛이 얼큰하면서도 시원하다. 특히 여느 매운탕에서는 찾을 수 없는 개운한 뒷맛이 숙취해소에도 그만이라는 게 주당들의 자랑이다. ‘서천 간제미회’ 집은 겨울철 홍어탕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홍어 보리애국을 서비스로 내어준다. 주인장 인심 또한 넉넉하니 여기보다 더 맛난 집이 또 어디 있으리오. 사진/신광호 기자 sgh@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6.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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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깊은 감칠맛은 사람의 손맛이 결정한다. 제 아무리 맛난 재료로 갖가지 양념을 해도 음식을 다루는 사람의 손맛이 없으면 그 재료가 갖고 있는 저마다의 독특한 맛을 낼 수가 없다. 진미를 맛보세 진미를…통돼지 바비큐 전문 ‘천연동굴’ (대표 조성욱) 백아산은 지금도 붉은 단풍이 한창이다. 2억 년 전에 생성된 석회암 동굴이 있고 석회석암 산봉우리는 마치 흰 거위가 옹기종기 앉아 있는 듯하다. 그리하여 붙여진 이름이 백아산이 아니던가. 굽이진 산기슭을 따라 자동차가 신나게 달린다. 백아산 휴양림 방향으로 접어든 자동차는 잠시 휴식이라도 원하는 듯 조그만 다리 위를 지나자 멈춰 서버리고 만다. 녀석도 나처럼 꽤나 배를 주렸나 보다. #그림1중앙# 육질 단단하고 쫄깃한 맛 일품 화순군 북면 백아산 자락에 위치한 음식점 ‘천연동굴’. 흑돼지 바비큐 요리로 정평이 난 곳이다. 주인장은 매일같이 흑돼지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백아산 자락을 오른다. 흑돼지와 오랜 기간 동고동락한 세월을 세상도 알아준 것일까. 백아산을 찾는 단체 등산객들이 등산을 마치고 잊지 않고 들르는 곳이 바로 이곳이란다. ‘천연동굴’에서 통돼지 바비큐를 맛보려면 장시간의 인내가 필요하다. 그래서 주인장은 적어도 하루 전이나 식사하기 4시간 전에 예약을 해야만 약속된 시간에 통돼지 바비큐를 맛볼 수 있다고 한다. 백아산 인근 농장에서 맘껏 뛰놀던 놈들이 식탁에 올랐다. 어림잡아 80~90근은 넉넉히 나가는 녀석들. 마이다스의 손을 가진 조 대표가 장장 4시간 동안 심혈을 기울인다. 참숯 향 물씬 나는 통돼지 바비큐 완성. 2~3년 묵은 김치에 부추무침을 살짝 얹어 무공해 야채에 쌈해서 한입 털어 넣는다. 쫄깃쫄깃한 육질이 전혀 느끼하지 않다. 환상적인 맛의 조화. 심봉사가 눈을 번쩍 뜰 정도로 감질나다. 껍질을 싫어하는 분이 있다면 걱정 마시라. 행여나 껍질을 싫어한다면 주인장에게 말하면 근심 해결. 친절한 성욱씨! 살코기와 껍질을 정성껏 구분해서 직접 나눠주기도 한단다. 통돼지 바비큐 요리에 살코기만 나오느냐. 천만에 말씀이올시다. 희생된 녀석들의 장기들은 고스란히 다른 요리로 재탄생한다. 비린 내 전혀 없다. 왜냐고 묻는다면 그건 바로 참숯의 향이 육질에 묻어나기 때문. #그림2중앙# 무공해 채소 밑반찬에 시원한 매운탕 밑반찬도 푸짐하다. 산채나물, 토란대와 고사리, 호박고지, 시금치, 부추무침뿐만 아니라 이집의 자랑인 물천어(일명 물고기 찜)도 함께 나온다. 거기에다가 옛 전통방식으로 메주콩을 발효시켜 직접 만든 된장을 비롯해 백아산에서 재배한 배추, 상추, 쑥갓, 무우청 등이 제공되니 손님은 오로지 젓가락만 분주하게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훌륭한 밑반찬에 매운탕(메기, 쏘가리, 빠가사리)를 맛보면 더욱 좋을시고. 국물이 끝내줘요. 이보다 더 시원할 수는 없다. 주인장 조성욱씨가 뽐냈다. “모두 백아산 자락에서 나고 자란 것들 입니다. 무공해 식품들이니 안심하고 맛있게 드십시오. 그리고 소문 좀 내 주시고요”라고. 두말할 필요도 없이 바로 “네”. 백아산 산기슭에 위치한 ‘천연동굴’은 통돼지 바비큐 외에도 보양식 촌닭과 흑염소, 송어회, 닭볶음탕 요리를 내놓는다. ‘천연동굴’을 찾아가는 방법은 2가지. 먼저 고속도로를 타고 오는 길이라면 호남고속도로 옥과IC→곡성군 오산면→북면 원리→수리입구→천연동굴(백아산 자연휴양림 가기 전)로 진입하면 된다. 두 번째는 화순군을 지나서 새로 뚫린 도로를 타고 이정표에서 동복 방향으로 진행→한국석탄공사 앞→ 북면 원리→수리입구→천연동굴에 도착할 수 있다. #그림3중앙# 부대시설로 방갈로, 천연잔디 족구장, 노래방, 물놀이장을 갖추고 있어 가족 및 단체 나들이객들에게 손색이 없는 곳이다. 숙박요금은 7~8인 기준으로 5만원. 성수기·비성수기 구분 없이 무조건이다. 봉고차도 운행하고 있다. (예약문의=061-374-7373, 018-248-5215)
맛집 멋집
박정태 기자 psyche@
2006.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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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뒤로 한 찰나에 겨울이 성큼 다가섰다. 스산한 바람에 옷깃 여미고 움츠러든 몸은 본능적으로 따뜻한 온기를 찾아 떠난다. 방관은 금물이라. 후각을 파고드는 녀석의 집요함에 이끌려 식당에 들어섰는데…. 광주 최초 육전 전문점 ‘대광’ (대표 이향숙). 24년간 쇠고기 육전(肉煎)에 열정을 쏟아온 집이다. 가게에 들어서면 말끔한 정장 차림의 종업원이 살갑게 손님을 맞는다. 함박웃음을 짓는 이 대표. 식당을 찾은 손님들에게 혹시나 부족함이 없지 않을까 되레 걱정이 앞선다. #그림1오른쪽# 육전은 명절 때 제삿상에 많이 오르는 음식이다. 허나 두툼한 육전은 저리가라. 음식 맛과 재료의 질을 최고로 생각하는 게 ‘대광’의 철칙. 이집 최고의 음식은 단연 쇠고기 육전. 최상위 등급(A+) 쇠고기를 사용, 아주 얇게 썰어내어 실핏줄이 눈에 선명하다. 입바람으로 살짝 ‘후∼∼’ 불면 뒤집힐까 걱정된다. 얇게 잘린 쇠고기 조각은 찹쌀가루에 잠시 몸을 맡긴 후 계란을 풀어헤친 그릇에 풍덩. 불판에 오른 후 붉은 빛깔의 쇠고기가 노란 빛깔로 변모를 시도한다. 쇠고기 육전 완성. 시식만을 남겨둔 차례. 육전이 처음이라 조바심이 앞선다면 잠시 접어둬도 좋다. 이곳에서 추천하는 방식에 따라 맛을 음미하면 만사 오케이. 이 대표는 육전에 잡곡소스를 살짝 얹혀서 파절이를 곁들이는 방식을 적극 추천한다. 웰빙이라 해 쌈싸먹는 게 유행이긴 하지만 이 가게에서만큼은 이 방식을 따르면 후회 없을 듯. 한입 쏙 넣으면 육전은 가히 환상적으로 녹아든다. ‘이를 어쩌나’. 신선이 이 맛을 본다면 식탐이 날 정도로 최고다. 여기에 숨겨진 비밀병기 ‘잡곡소스’의 힘 또한 대단하다. 8가지 잡곡 재료가 한데 어울려 육전의 맛을 돋우는데 헌신적으로 봉사한다. 잡곡소스 제조방법은 ‘1급 기밀’이란다. 다른 가게에서도 ‘대광’의 잡곡소스를 모방해 선보인 적 있지만 이곳 소스의 맛을 따라오긴 역부족. 독특한 소스 맛으로 인해 오랜 기간 기억에 남을 법하다. 겨울철 키조개전·굴전 인기 ‘대광’은 사시사철 음식으로 육전과 산낙지전, 여름철 맛전, 겨울철 키조개전과 굴전을 전문으로 한다. 키조개는 장흥 앞바다, 굴은 득량만과 고흥 청정해역에서 채취한 싱싱한 해산물을 매일 공수 받아 사용한다. 바다의 짠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해산물에 첨가물을 절대 넣지 않는 게 자랑거리. 이 대표가 추천하는 겨울철 메뉴는 키조개전과 굴전. 키조개는 단백질이 많고 필수 아미노산과 철분이 많아 동맥경화와 빈혈 예방에 좋고, 굴은 각종 비타민과 칼슘 및 유기물질이 많아 콜레스테롤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각종 해산물 전은 군더더기 하나 없이 맛이 상큼하다. 바다의 맛을 제대로 발산해 다시 찾는 이들이 많다. 뚝배기 밥으로 깔끔한 뒷마무리 #그림2중앙# 구미가 더 당긴다면 뚝배기 한공기 추가. 하얀 쌀밥위에 은행과 차조, 흑미가 예쁘게 장식된 뚝배기에 8가지 밑반찬, 그리고 빈 그릇이 함께 나온다. ‘뚝배기가 겁나 뜨거우니 조심하라’는 종업원의 따뜻한 배려. 새로 나온 그릇에 뚝배기 안 내용물을 옮겨 담고 빈 뚝배기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자연스레 숭늉이 만들어진다. 밑반찬에도 주인장의 정성이 가득하다. 집에서 직접 만든 토하젓은 이미 음식매니아들에게 정평이 나 있다. 영양을 고려한 밑반찬이 한상을 가득 채운다. 마무리는 숭늉으로 깔끔하게 정리. 구수한 맛에 옛 생각 아련하니 더욱 좋다. (예약문의=062-223-3598, 062-223-1685) 사진/신광호 기자 sgh@ #그림3중앙# #그림4중앙# #그림5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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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기자 psyche@
2006.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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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은 바닷가. 갯벌의 넓이는 헤아릴 수 없다. 가리비는 자꾸 등이 간지럽다. 파도가 가만 두질 않는다. 따개비들이 가리비 등에 올라앉았다. 너나할 것 없이 둥지를 틀었다. 따개비들은 저마다 크고 작다. 제일 큰 녀석이 바깥 세상으로 나온 것을 알았는지 고개를 내밀었다. 화들짝, 얼른 고개를 숙였다. 손을 갖다댔더니 전혀 기색이 없다. 홍합 역시 예외가 아니다. 다양한 해초가 더덕더덕 붙어 제법 바닷이야기를 들려줄수 있을 정도다. 양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자연, 바다만이 알고 바다가 키웠다. 맛이야 봐야 되겠고. 광주 일곡지구 일신중 인근 해물요리전문점 ‘연’(대표 이수화). #그림1중앙# 최근 문을 열었다. 스킨스쿠버를 직업삼아 재미삼아 바다를 끼고 사는 바깥양반, 홍성현씨의 도움이 제법 크다. 서남해 어지간한 물길과 바닷속은 훤하게 꾀고 있다. ‘주말여행’뒤엔 내로라할만한 홍합과 가리비, 전복 따위를 ‘연’에서 만날 수 있다. 간혹 손님이 밀리면 ‘내 차지’가 사라질때도 있지만. 기다리다 보면 좋은 날 온다. ‘연’의 대표 메뉴는 ‘해신탕’. 오골계에다 20여가지의 한약재, 살아있는 해물을 넣어 만든 가족보양식이다. 우선 육수. 큰통에 물을 붓고 인삼과 황기, 당귀, 더덕, 느릅나무, 녹각, 표고버섯, 감초 따위를 넣고 두시간동안 푹 고를 낸다. 식힌 뒤에 오골계를 넣고 마늘과 대추, 잣, 삼, 황기, 당귀, 여기에 나쁜 기운과 향을 없애는 월계수잎을 띄운다. 이어 생생하게 살아있는 전복과 소라, 가리비, 백합, 낙지를 넣고 입맛대로 끓이면 된다. 그새 가지와 고사리, 호박무침, 멸치, 쪽파무침, 양파절임, 열무물김치, 생지와 묵은지, 버섯볶음 따위의 밑반찬들이 한자리씩 꿰찼다. #그림2중앙# 살짝 익은 전복을 오돌오돌 씹었다. 언제 먹어도 후회없는 선택이다. 살짝 소금에 찍어 맛보면 ‘선수’. ‘연’이수화 대표가 막 잡아온 가리비의 속살을 내놓는다. 제집인양 가리비속에서 놀던 게가 요리조리 방향 감각을 잃고 헤맨다. 짐짓 모른 채 냉큼 먹었다. 짭쪼름한 기운이 한꺼번에 입안으로 몰려들었다. 씹을수록 고소해졌다. 이같은 행운은 흔하지 않다는 게 집주인의 귀띔. 직접 주문제작한 큰 도가니에서 오골계와 한약재, 해물이 잘도 끓었다. 국자로 국물을 떴다. 뜨끈하면서도 한약 특유의 향과 해물의 신선함이 어우러졌다. 전날 숙취에도 그만이고 오늘밤 자양강장제로도 손색이 없다. 잘 익은 오골계를 뜯고, 인삼을 먹은 뒤 다시 한번 국물 한그릇. 식사는 전복내장을 넣고 끓인 죽. 은근한 맛에 사금한 묵은지를 쫘악 찢어 맛보면 더 이상 설명 불허. 4인분을 시켜 다섯명이 거뜬히 먹고도 남을 양이다. #그림3중앙# ‘연’은 해물탕 역시 다시마와 새우의 넣어 끓인 육수를 사용해 직장인들의 입맛을 꽉 잡고 있다. 대만족이라는 평가. ‘연’은 점심특선으로 전복죽과 연포탕, 낙지볶음, 해물탕을 준비했다.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데가 없다. 후회없는 선택,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예약 문의=062-571-9998)
맛집 멋집
이보람 기자 white4@
2006.10.3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