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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아라 힘이여. 솟지않는다면 솟게해주마. 생김새와 성분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힘센 장어 한마리’. 광주 용봉지구 ‘용봉바다장어’(대표 신현식). 주변이 온갖 식당들로 가득차 언뜻 찾기가 어렵다. 요즘 만만치 않은 중국발 ‘장어’의 공세에 밀려 본의아니게 입장이 말이 아니다. 허나 용봉바다장어의 원재료는 통영 앞바다 순 국산 바다장어. 두말하면 숨가쁘고 세말하면 ‘왕짜증’이다. 바다장어와 뭍장어는 생김새부터 확연히 차이가 난다. 뭍장어는 몸전체가 회색빛과 검정색이다. 반면 바다장어는 뭍장어보다 색감이 덜하고 몸통 전체에 길게 점점이 줄무늬가 있다. 또 상대적으로 날카롭고 양식보다 입주위 상처가 조금씩 있는게 특징이다. ‘숯불양념구이’를 주문했다. 화기를 품은 숯불이 다가왔다. 양념이 스민 장어들이 쫘악 자세를 잡았다. 어느새 스스스스 익어갔다. 숯의 뜨거운 ‘숨’이 들어가는 모양이다. 짜작짜작 익어가는 속도가 제법 붙었다. 코로도 냄새가 스몄다. 주인장이 가위를 들었다. 슴벅슴벅 잘랐다. 두툼한 살점이 보였다. 매운 내음이 후욱 끼쳤다. 그릴로 구울 정도로 지방이 많은 뭍장어와 달리 바다장어는 직접 구이가 가능하다. 기름이 튀지않는다. 함께 나온 양념들이 간단치 않다. 파절이와 묵은지, 겉절이, 야채쌈. #그림1중앙# 파절이는 양배추와 부추를 썬 뒤 고추냉이소스를 뿌렸다. 소스는 간장에다 배, 당기, 감초 따위를 함께 넣은 뒤 2시간 정도 센불에서 고아 만들었다. 쓰억쓰억 씹히는 양배추와 시큼한 소스가 어울렸다. 익은 장어 한점을 집어 파절이와 함께 먹었다. 산뜻한 맛이 났다. 두어차례 살점이 많는 부위를 골라 연이어 먹었다. 초장에 찍어가며 먹었다. 두번째는 묵은지와의 결합. ‘용봉바다장어’신현식 대표의 어머니 김종순씨가 텃밭에서 기른 배추로 담갔다. ‘속 깊은 맛’으로 살점을 둘러싼뒤 한입에 먹었다. 부드러우면서 사금한 맛, 이어 따뜻한 장어 살점. 분명 손이 몇차례 더 갈 심산이다. 다음은 겉절이 된장으로 무쳤다. 매콤한 맛이 강했다. 계모임으로 들이닥친 ‘아줌마’부대가 들어서면 가장 먼저 동이 난다. 안주인 진선애가 얼핏 뾰로통한 표정을 지으며 귀띔했다. 파절이만 씹고 있어도, 묵은지만 젓가락으로 집어도, 겉절이만 입에 넣어도 입안이 즐겁다. 이번엔 양념돌판주물럭을 맛볼 차례. 여수나 광양 사는 이들이 구이를 즐겨 먹는다면 해남 영암 등지에서는 주물럭으로 맛본다. 매실원액을 기초로 양념을 만들어 뿌렸다. 짜글짜글 익어가고 색감보다 맵지않아 아이들이나 여성들이 특히 좋아한다. 반주를 찾는다면 장어 쓸개를 탄 소주가 있다. 음주는 금물이지만 맛뵈기로는 괜찮을 듯. #그림2중앙# 식사로는 장어탕. 육수는 장어뼈와 대가리, 한약재를 24시간 고았다. 여기에 숙주 따위를 넣고 다시 끓였다. 보양식이다. 뚝뚝 썰어 넣은 장어살점이 제법 크다. 잇 사이에서 쯔억쯔억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용봉바다장어’는 1인분 기준 양념구이와 소금구이, 장어양념주물럭돌판볶음이 각각 1만원, 장어탕은 7천원이다. 장어전골은 큰것과 중간 것이 각각 4만원, 3만원이며 여름철 ‘깃발 날렸던’ 하모샤브샤브사시미는 큰것과 중간 것이 각각 5만원, 3만5천원이다.
맛집 멋집
우성진 기자 usc@namdonews.com
2005.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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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정’의 오리수육. 보쌈김치의 색감이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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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5.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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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듯 음식 명가(名家) 또한 이와 다를바 없다. 광주의 내로라하는 맛집 중에 둘째 가라하면 서럽다. 자긍심을 넘어 자존심을 지켜오고 있다. 개점이래 시민들의 두터운 사랑과 관심을 맛과 영양으로 보답하고 있다. 가을의 소슬바람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가족 외식과 단체 모임도 거뜬하게 치를 정도로 널찍하고 품이 넉넉하다. 광주 월드컵경기장 건너편 건강식 오리전문점 ‘상무정’(대표 정정자). 오리고기는 불포화지방산이기 때문에 고혈압이나 심장병 예방에도 효과가 높다. 무기질 함량도 닭고기의 두배. 또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공급하는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성장기 어린이나 임산부, 노약자에 이롭다. 특히 뇌졸중 및 성인병 방지와 함께 감기에도 효험이 있다. 또 알칼리성 식품으로 몸의 산성화를 막아주는 역할 이외에 노화방지와 피부에 활력을 주는 스테미너 식품이다. #그림1중앙# ‘상무정’의 대표메뉴인 ‘오리바켄’. 정통 독일식이다. 우리 입맛에도 어울린다. 13년째 주방을 ‘꽉 잡고 있는’곽영성 프로의 솜씨가 배어있기 때문이다. 설명이 이어지겠지만 곽 프로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익힌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오리고기의 선택에서부터 식탁에 오르기 직전까지 모든 과정을 입체적으로 살핀다. 특히 소스를 차악차악 만드는 모습에 이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프로의 감’은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천부적인 끼와 과학이 어울렸음을 눈으로 확인할수 있다. 원재료는 생후 40~42일쯤 된 주원산 생오리다. 이를 통째로 삶는다. 된장 약간에 생강과 마늘, 양파 따위를 넣고 1시간정도 센불로 익힌다. 이를 다시 식힌 다음 이 과정에서 생긴 오리기름을 받아 프라이팬에서 튀긴다. 이어 뼈를 발라낸 다음, 오리살점에 튀김옷을 입힌다. 튀김옷은 밀가루 반죽. 반죽의 숙성도에 맛이 달라지는 만큼 곽 프로의 손끝과 혀끝이 동원된다. ‘OK’사인이 나면 다시 튀겨내고 소스가 끼얹어지길 기다린다. #그림2중앙# 소스는 사과를 통째로 끓여 만든 것에 마늘과 생강, 양파를 갈아 만들었다.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이다. 입안에 들어온 오리바켄 첫 맛은 소스의 진한 향. 이어 파삭파삭 파사삭, 튀김의 맛. 끝은 온기를 품은 두툼한 속살의 부드러움. 어린이나 맛을 아는 부모님들이 거리낌없이 좋아할 만하다. ‘상무정’또다른 진미는 한방식 ‘오향 보쌈’. 황기와 당귀, 구기자, 팔각향, 감초를 넣었다. 이들이 오리살점에 배어들었으니 오죽하랴. 여기에 붉은 색감을 완연지 선보인 보쌈김치. 매일 담근다. 우선 수육 한점을 씹었다. 진중한 맛이다. 여기에 보쌈김치를 쌌다. 어금니 사이에 넣고 맛 봤다. 달착지근한 김치가 아삭 씹히고 어디선가 레몬향이 번졌다. 매콤했으나 맵지 않다. 반찬을 책임지고 있는 박순애 씨가 올인한 맛이다. 원래 상품인 맛있는 배추에다 양념과 함께 정성을 들였다. 곽프로와 함께 ‘상무정’의 쌍두마차인 셈. 식사로는 ‘영양솥밥’. ‘상무정’정정자 대표가 직접 주문제작한 무쇠솥에다 밥을 지었다. 밤과 대추, 표고버섯, 인삼, 조, 은행, 당근, 완두, 잣, 깨 따위를 듬뿍 넣었다. 식사가 다소 늦게 나올수 있다. 손님의 주문과 동시에 밥을 짓기때문에 이해해야 할 부분. 대신 맛과 영양에서 여는 식당에 비길바가 아니다. 민물새우로 담근 토하젓과 파 따위를 숭숭 썰어 간을 낸 간장 종지가 함께 나왔다. 토하젓은 조금 짤수 있어 뜨거운 솥밥에 숟가락 끝으로 ‘쬐끔’만 떠야 한다. 비볐다. 무쇠솥 안벽에 밥알이 닿았다. 짜자작, 소리가 경쾌하다. 고소한 냄새가 번졌다. 한 입했다. 간장 종지에 있는 양념을 반숟갈 정도 더 비볐다. 달콤한 맛이 알알이 씹히는 과립형 조, 은행 따위와 궁합을 이뤘다. 된장국물은 시원한 기운을 보탰다. ‘어디 가서 오늘 점심을 자랑해야 겠는데, 거 참’ ‘상무정’오리바켄은 2인분 기준 1만5천원, 오향보쌈은 2인분 기준 2만원, 영양솥밥은 6천원이다. 이밖에 한층 맛을 올린 엔테가스와 오리연훈제, 오리버섯전골, 독일식 탕수육인 슈샤워도 준비돼 있다. 주차도 편하다. (예약 문의, 062-376-5252, 5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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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namdonews.com
2005.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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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수육 거무튀튀한 껍질에 속살이 튼실한 수육. 부드러우면서 끈적이는 게 마니아들의 호기심을 잠재우기에 충분하다. 우성진 기자 usc@namdnews.com
맛집 멋집
남도일보
2005.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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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 팍팍하면 입이라도 즐거워야 살맛 난다. 도심을 벗어났다. 그리 멀리 갈것도 없다. 광주 운암동과 동림동, 비하를 지나면 장성이다. 첫 들머리가 남면. 읍소재지를 지나 1분여를 가면 만나는 ‘다래원’(대표 이병태). 차로 가다보면 왼쪽이다. 간판이 눈에 잘 띄지는 않으므로 서행 운전을 해야 한다. 토종 흑염소탕과 수육 전문점이다. 사시사철 맛을 따라다니는 이들이 때마다 섭렵하는 곳이다. 우선 수육을 맛보는게 순서다. 들깻가루를 넣고 비벼 먹는 초장과 고추를 찍어 먹는 된장. 양파에 묻혀 먹는 춘장. 썬 고추와 함께한 젓갈, 이렇게 네가지 소스가 기본이다. 메밀무침나물과 배추, 깍두기김치가 밑반찬을 거들었다. 수육이 선을 뵀다. 가벼움을 못이겨 허공으로 오르는 두어가닥의 연기. 이것이 코로 흘러 들어와 독특한 맛을 예고했다. 윤기는 차르륵 흘렀다. 거무튀튀한 껍질과 폭실하게 보이는 속살. 알맞게 익힌 부추까지 함께 했다. 구색이 멋졌다. #그림1중앙# 겉이 제법 거무스레하면서도 두툼한 살점을 집었다. 웬걸. 젓가락이 무거웠다. 맛이 들었단 얘기일터. 그렇다면 인정사정 볼것없다. 입안에 있던 혀가 일순 긴장했다. 쯔억쯔억 씹었다. 혀와 그것간의 차이가 얇았다. 혀에 스민 그것이 혼란케 했다. 부지런한 놀림에 수육의 미묘한 질감이 어느덧 세상사 잊게했다. 오직 맛에만 생각을 집중했다. 수육 마니아들이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두말없이 치켜들어도 무방한 맛이었다. 토종 흑염소만의 고유한 육질의 끈적임. 약간의 지방층이 있는 겉살과 중간살, 속살이 조화를 이뤘다. 10년 넘게 ‘칼’을 잡은 주인 이병태씨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여겨졌다. 결대로 하면서도 맛을 해하지 않는 솜씨였다. 들깻가루를 비빈 초장에 한 점을 찍었다. 들깻가루의 부드러움과 초장의 매콤한 기운이 얹어져 수육맛은 완벽에 이르렀다. 이어 데친 부추를 양껏 집어 씹었다. 초장에도 먹었다. 부추로 살점을 감싸 다시 찍어 먹기를 반복했다. 싸악싸악 씹히는 부추와 그 사이로 끈적이는 수육. 양파를 된장에 찍었다가 춘장에 찍었다가 마음내킨대로 했다. 양파는 콧속을 헤집으며 또다른 즐거움을 줬다. #그림2중앙# 다음은 흑염소탕. 육수가 관건이다. ‘다래원’은 흑염소뼈를 3~4시간 동안 은근한 불로 고아낸다. 여기에 다시 고깃살을 넣고 토란대와 부추, 깻잎, 대추, 들깻가루, 고추, 대파 따위를 숭숭 썰어 넣었다. 매콤한 맛을 내기위해 다진 고추 양념을 넣었다. 국물을 떴다. 뜨겁다. 담백했다. 이어 개운했다. 두어번 더 떴다. 뜨거웠는지 입에서 바람소리가 났다. 탕속 고깃살을 집었다. 맛을 봤더니 속살이었다. 짜압짜압 입을 오물거리며 씹었다. 뚝배기속 탕이 시원했다. 속풀이 추천감이라도 해도 손색이 없다. 떠먹을수록 상쾌해졌다. 정원을 타고 넘은 가을바람이 하얀 ‘설화’를 타고넘어 방까지 들어 왔다. 바닥에 가라앉은 고깃살과 부춧잎을 남김없이 먹었다. 후식으로 나온 매실차는 맛이 진했다. 안주인 백윤순씨는 “순창 농장에서 방목해 키운 토종 흑염소만으로 음식을 하고 있다”면서 “가을철 보양식으로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래원’흑염소탕은 9천원이며 수육은 큰것부터 작은 것까지 각각 4만원, 3만원, 2만원이다. (예약 문의, 061-392-3211, 010-3161-7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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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namdnews.com
2005.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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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보나마나다. 여름 한때 ‘대복삼계탕’집은 닭이 동이 난다. 주인 내외는 눈코뜰새 없다. 한철 벌어 1년을 먹고살 정도라니 대충 짐작할만하다. 그래서 가을은 한결 여유롭다. ‘대복삼계탕’은 대표 메뉴답게 맛이 남다르다. 한마디로 뼛속까지 뜨끈뜨끈한 기운이 들어 있어 버릴것이 없다. 육수는 양파와 인삼, 한방약재 따위를 넣고 1시간 정도 끓였다. 여기에 찹쌀과 대추, 인삼, 황기, 생강, 양파, 마늘, 오가피, 허깨나무, 삼피, 당귀, 황률(밤) 따위를 넣는다. 진한 국물맛만이 아니다. 어느새 담백한 기운이 입안을 감돈다. 인삼주를 두어잔 걸치면 스르륵 녹았던 뱃속이 싸르륵 해진다. 주인 조성술씨 역시 하루 두끼는 무조건 삼계탕으로 보신을 한다. 내 아들이 외지에서 식당밥을 먹고 있는데 가장 좋은 재료로 할수 있다면 가장 나은 맛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모임만 있으면 ‘대복삼계탕’을 찾는다는 회사원 황성봉씨. “맛이 달라요. 국물을 떠먹을수록 속이 시원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어느 메뉴에 밥을 비벼도 색다른 맛이 난다니까요. 어째, 괜찮죠.” ‘대복삼계탕’은 1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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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namdonews.com
2005.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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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구름에 실려가다 푸른 물감에 손이라도 적셔 봤으면. 무등산 서석대, 입석대가 지척이다. 가을이 온듯 안온듯 하더니 기어코 왔다. 엊그제는 여름날이 무색할 만큼 옷깃에 땀이 찼지만 하릴없다. 올 여름엔 몸짱은 아니더라도 지난해 입었던 옷이라도 입을 요량이었으나 이마저나 한낱 꿈. 어쩌랴. 발길 머문곳이 또 광주 용봉지구‘대복삼계탕’(대표 조성술). 짜박짜박 익는 소리가 그리워 오리주물럭을 시켰다. ‘대복삼계탕’생오리는 매일 아침 명보식품으로부터 공급받는다. 밑반찬은 짭쪼름한 맛이 나는 묵은지와 파지 따위다. 여기에 들깻가루가 함께 나온다. 그사이 주인 조씨는 생오리의 결을 따라 포를 뜨고 큰 그릇에 육수를 붓는다. 육수는 들깻물이다. 생들깻가루를 갈아 채에 받쳐 나온 것이다. 들깨는 안주인 유금숙씨의 ‘시숙님’이 장성 동화면 월산 만화마을에서 직접 기른 것이다. 물론 찬거리인 배추와 무, 고추, 마늘에다 삼계탕에 들어가는 찹쌀까지 재배한다. 그래서 좀 남는다고 유씨는 말했다. 들깻물에 생오리살과 당근, 마늘, 양파, 팽이버섯, 미나리 따위를 넣은 뒤 고추씨와 고추장, 고춧가루, 후춧가루, 참기름을 더 두르면 대체로 맛내기는 들어간 셈이다. 육수가 부족하다 싶으면 들깻물을 더 넣으면 된다. 자글자글 익어가도록 내버려두다 5분여가 지나면서 국자로 살~살~ 섞어줘야 한다. 손이 남으면 초장에다 들깻가루를 먹을만치 넣고 젓가락으로 저어 소스를 만들면 된다. 나중에 알 일이지만 뜨거운 생오릿살과 미나리를 찍어먹는데 그만이다. 짜박짜박 소리가 경쾌했다. 익었다. 살점을 집었다. 김이 피어올랐다. 뜨겁다는 신호일 것. 호옥 호옥 불었다. 입에 넣었다. 뜨거웠지만 고소했다. 두어점 더 집어 초장에 찍었다. 매콤한 맛이 어우러졌다. 이번엔 미나리 차례. 먹을수록 독특한 맛과 알칼리성 식품이라는 강점으로 인기가 있는 미나리다.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이 심할때 약재로 쓰일 정도로 이점이 많다. 여기에 이뇨작용과 부기를 빼주고, 강장 및 해독효과까지 있다니 좋은 야채렸다. 역시 뜨겁다. 생오릿살을 끓이면서 나온 기름에다 급한 마음까지 곁들여 더 느낌이 클 것이다. 익힌 미나리를 양껏 집어 소스에 찍어 먹었다. 드디어 땀이 났다. 초장에 버무린 들깻가루에서 기분좋은 향이 났다. 샤브샤브처럼 육수 양이 많아 미나리를 꾸준히 넣어 먹을수 있다. 식사가 시작됐다. 건더기를 집어낸 다음 남은 육수에 밥과 고추장을 넣었다. 여기에 참기름을 보란듯이 차악 뿌렸다. 향긋한 냄새가 나면서 5분여정도 비볐다. 한숟갈 떴더니 혓바닥에 온통 고소한 맛이 번졌다. 두그릇을 비우고서야 숟가락을 놨다. ‘대복삼계탕’옻계탕은 1만2천원, 오리탕은 1마리 기준 3만원, 반마리는 2만원이다. 오리주물럭은 3인분에 3만2천원, 오리로스 역시 같은 값이다. 혹 오리찜을 먹고 싶으면 1시간전에 예약하면 도착 즉시 맛볼수 있다. (예약 문의, 528-0069, 011-612-8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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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namdonews.com
2005.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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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해물샤브샤브 식탁위에 오른 해물샤브샤브 재료들. 키조개와 참조개, 가리비, 그린홍합, 모시조개, 살조개, 소라, 대하 따위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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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5.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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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풍암지구에 웬 바닷가? 시원한 갯바람을 맞으며 갯벌에서 자란 패류들과 해물들이 꽉 들어찼다. 10년 노하우의 김원대 사장과 20년 주방장 공력을 뽐내는 장기곤씨의 합작품이 해물샤브샤브 전문점‘해오름’의 주메뉴다. 밑반찬은 열무물김치와 배추김치, 찰밥이다. 급할때 요기에 적당하다. 샤브샤브 전문점이라 육수를 물었다. 물론 신선한 재료가 으뜸이라 선택에 한치의 물러섬이 없다. 현지 조달이다. 육수는 우선 사골과 한약재인 당귀와 황기 따위를 썼다. 여기에 꽃게와 다시마, 새우, 북어포, 표고버섯을 넣고 30분 이상 끓였다. 냄새가 향긋하다. 불판을 올리고 서서히 데웠다. 그새 일식에 쓰이는 ‘가쓰오부시’로 맛을 낸 상추쌈밥이 나왔다. 상추속에 참깨 따위로 간을 맞춘 밥이 알맞게 들었다. 다섯손가락을 모두 써 집었다. 상추가 먼저 사금거렸다. 약간 식은 밥에 든 가쓰오부시가 맛을 더했다. 여기에 참깨까지. 저절로 손이 갔다. 이번엔 된장을 약간 찍어 상추쌈밥에 올렸다. 맛이 진해졌다. 따뜻해져 가는 국물을 살짝 떠 마셨더니 벌써부터 넉넉해진다. 육수가 제법 끓었다. 본격 레이스. 경주가 아니지만 어쨌든 시작됐다. 쇠고기를 10여초 넣다 빼 먹었다. 소스는 해물과 육고기의 조화를 위해 맞춤식으로 만들었다. 해물은 시원하게, 육고기 소스는 담백하게 했다. 어른들은 그냥 찍어 먹으면 되고, 아이들은 주방에 주문하면 약하게 만들어준다. 조개를 넣을 차례. 싱싱함이 묻어났다. 키조개부터 넣었다. 다음으로 참조개, 가리비, 그린홍합, 모시조개, 살조개, 소라, 대하 순이다. 이어 속을 알차게 만들어 넣어준 유부맛쌈까지. 조개들은 익어가면서 냄새를 풍기지 않았다. 유일하게 갯내음만 났다. 패류는 바닥 깊숙히 넣고 대하는 금세 빨갛게 제몸을 붉혔다. 키조개는 역시 부드러웠다. 조금만 힘을 줘도 쓰억 씹혔다. 날씬한 가리비는 체중을 불려 뚱뚱해졌다. 속이 뜨거워 아이들은 잘라서 줘야 한다. 어른은 그냥 먹고. 뉴질랜드산 그린홍합은 비싼만큼 제값을 한다. 맛이 옹골찼다. 겨울엔 낙지, 여름과 춘추가절엔 문어가 들어간다. 빨리 익어 가위로 재빨리 먹기좋게 나눴다. 초장소스가 제격이다. 미끌거리므로 입을 앙다물고 어금니 사이에서 오드득오드득 씹어야 한다. 매콤한 국물을 원하면 다진 양념을 넣으면 된다. 중간중간 상추쌈밥에, 마음이 가는 조갯살을 골라 얹어 먹어도 별미다. 찬밥이라 조금 먹먹할수 있으니 국물을 떠먹어도 좋다. 시간이 지나면서 간이 진해질만하면 다시 육수를 넣으면 된다. 쌈을 위해 청경채와 부추, 새송이, 배추가 나온다. 유부맛쌈은 잘라서 먹으면 된다. 일일이 속을 만들어 배가 부를 정도다. 해물을 맛본뒤에는 쌀국수나 면 가운데 하나를 고른다. 면은 역시 쩝쩝쩝쩝 소리를 내 먹는 것이 제대로 된 방법이다. ‘해오름’김대표는 “손님들이 마음껏 해물을 드시고 맛을 느끼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말했다. ‘해오름’해물샤브샤브 큰 것은 5만5천원, 중간 것은 3만5천원이며, 육고기샤브샤브 큰 것은 4만원, 중간 것은 2만5천원이다. 이밖에 아구찜, 대구뽈찜, 우럭회무침, 바지락회무침, 간제미회무침, 해물칼국수가 있다. 또 공기청정기를 설치한 어린이 놀이방이 있어 가족들이 마음 편하게 식사를 하거나 모임을 할수 있다. (예약 문의, 682-0023, 019-624-6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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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namdonews.com
2005.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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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돔 붉은 돔의 색감. 씹을수록 찰진 맛은 입안을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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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5.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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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oo도 준치’. 그럼 일본에선. ‘빗맞아도 도미’다. 그가운데 붉은돔은 최고로 친다. 횟감으로나 탕으로나 맛과 영양, 색감에서 단연 선두다. 간혹 심술을 부리긴 하지만 살갗에 닿는 바람이 서늘해져 찾아갔다. 광주시 북구 용봉지구 하이마트 뒤 ‘섬!! 완도’(대표 최광옥). 여느 횟집과 다르다. 은은한 붉은 기운을 드러내는 붉은돔회가 먼저 나왔다. 본론으로 바로 들어간 셈. 횟감살속 미세한 신경까지 보이는 투명함이란, 바로 신선도. 한점을 집어 씹었다. 찰졌다. 꽉찬 느낌. 힘이 느껴지기에 대응했다. 나도 힘을 줬다. 자존심대결. 소스는 고추냉이에 간장을 넣은뒤 고추장과 된장을 비볐다. 물론 횟감 본연의 맛을 즐기는 이들은 오로지 고추냉이소스에만 찍어 먹는다. 사진에 보듯 등살과 앞배, 뒷배, 꼬리부분 등을 골고루 집었다. 많이 먹어도 맛이 일정했다. 입안을 감돌았다. 먹는 도중 밑반찬이 등장했다. 전복과 참치, 키조개, 멍게, 소라 따위였다. 전복은 기름장에 찍어야 제맛이다. 으득으득 씹어야 맛이 우러난다. 어느새 대중화된 참치는 기름에 한번 찍은뒤 김으로 싸서 먹었다. 파삭한 김과 참기름, 이어 살얼음을 씹은 듯 다가온 냉기. 쌈은 함께나온 상추와 깻잎으로 다채롭게 섞어 먹으면 된다. ‘섬!!완도’가 내놓는 횟감은 모두 완도에서 난다. 완도 사우도가 고향인 최대표가 하루가 멀다하고 직접 운전, 가져온다. 그밖의 해물은 고흥 녹동이나 강진 마량이 원산지다. 파도를 품고 바다에 기대어 살아온 최대표는 눈길 한번으로 고기의 선도(鮮度)를 알아낼수 있을 정도로 전문가다. 그래서 실은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고깃값이 올라도 눈과 손이 자꾸만 최상품으로만 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숙명이려니 생각한다. 횟감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하자 ‘섬!!완도’만의 생선지리가 코앞에 나타났다. 무와 자연산 생선뼈만으로 3시간 이상 큰 솥에서 팔팔 끓였다. 뿌연 색이 진국임을 짐작케했다. 역시 완도산 미역이 함께 나왔다. 입맛을 다셨다. 국물을 떴다. 차악 감겼다. 쩌업 쩝. 떠먹을수록 고소한 맛이 우러나는게 ‘행복에 이르는 작은 기쁨’이었다. 국물을 그릇에 따로 떴다. 횟감으로 나왔던 것 곳곳에 숨어있던 살점들이 뜨거운 화기에 견디지 못하고 흩날렸다. 살랑. 살짝 살을 건졌다. 제법이었다. 겨울엔 수제비를 넣고 먹으면 또다른 즐거움을 준다고 주인이 말했다. 미역을 넣엇다. 부드러워졌다. 싸득싸득 씹혔다. 자세를 푼 미역으로 농협쌀 풍광수토로 지은 밥을 감쌌다. 다시 국물을 떴다. 뜨거웠다. 시원했다. 뜨거운데 시원하다니 알수없는 노릇이긴 하다. 3년 묵은지로 밥을 쌌다. 이어 열무물김치를 젓가락으로 집었다. 양념이 듬뿍 들었다. 들고 마셨다. 칼칼한 맛이 맛이 제대로 들었다. 그냥 솜씨가 아니다. 속이 너무 깊어 낯가림마저 있는‘섬!!완도’안주인 이경희씨는 “최고의 재료만으로 손님들을 맞고 있다”면서 얼굴을 붉혔다. ‘섬!!완도’는 회, 생선매운탕과 지리, 회정식, 생선초밥, 전복죽이 있다. 점심특선인 조기백반이 인기가 높다. 특히 일일이 손으로 쌀을 갈아 만든 어죽은 맛이 일품이나 시간품이 많이 들어 예약을 해야한다. (예약 문의, 515-8050, 511-8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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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namdonews.com
2005.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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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우리밀 우리빵’ ‘우리밀 우리빵’의 빵들. 아래로부터 보성녹차빵, 카레빵, 목화빵, 팥 앙금이 들어간 앙금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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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5.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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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림동 사람들이 즐거움에 빠져있다. 캠페인 따위를 통해서만 듣던 우리밀로 만든 우리빵을 매일 즐길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문을 열었다. 광주시 북구 동림주공 3단지 입구에 있는 ‘우리밀 우리빵’(대표 김대현). 광주·전남에서 유일하다. 갓구운 빵 내음이 길손을 붙든다. 들고 나는 것이 예사롭지 않다. 아이가 엄마를 붙들고, 엄마는 아이 핑계를 댄다. 그래서 ‘푸른마을’은 빵굽는 마을이다. 우리밀로 빵을 굽는 것은 어렵다. 반죽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농협이 생산하는 우리밀 백밀가루가 향상된 제분능력에 따라 예전보다 조금 수월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수입밀보다 어렵다. 김 대표의 고민과 노력이 빛을 발했다. 일급 빵굽는 실력을 밑천삼아 도전했다. 흔히 끈적끈적한 ‘찰기’성분인 글루텐이 수입밀보다 부족한 우리밀가루를 다양한 방법으로 반죽했다. 실패를 거듭했다. 발효과정에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 공력이 통했을까. 적정온도와 첨가물에 대한 노하우가 쌓였다. ‘우리밀 우리빵’집을 냈다. 동림동 주민들이 많이 찾아 일단 안심이다. ‘우리밀 우리빵’은 오전과 오후 하루 두차례 빵을 굽는다. 종류는 50여가지. 우리밀을 재료로 하는 덕에 이름도 정겹다. 쑥빵과 앙금빵, 목화빵, 보성녹차빵, 담양댓잎카스테라, 해남고구마카스테라, 통밀건강빵, 야채빵, 옥수수카스테라, 찹쌀바게트 따위다. 보성녹차빵은 100% 보성녹차가루와 우리밀가루를 버무렸다. 담양댓잎카스테라는 댓잎을 직접 사와 가루로 낸 뒤 구웠다. 풋풋한 맛이 난다. 통밀건강빵은 달지 않다. 찹쌀바게트는 찹쌀의 특성이 충분히 묻어난다. 쫄깃쫄깃하다. 어른이나 아이 할 것없이 즐겨찾는다. 해남고구마카스테라 역시 ‘장인’(匠人)의 손길이 닿았다. 맛 좋기로 이름난 해남 고구마를 직접 가져와 찐뒤 굽는다. 품이 많이 들어간다. 모든 재료를 일일이 삶고, 찌고, 굽는다. 시간과의 절묘한 배합에 심혈을 기울인다. 단맛은 적고 담백한 맛이 더 진하다. 손길이 더 갈수록 맛이 들어감을 김 대표도 느낀다. 이같은 정성이 어느새 푸른마을 사람들에게 전달됐다. 우리밀 우리빵은 방부제가 전혀 들어있지 않다. 늦가을에 파종해 늦봄에 수확하는 순수 국산밀이다. 보리처럼 겨울에 싹이 트고 봄철에 자라므로 병충해가 적다. 농약을 전혀 뿌리지 않는 작물이다. 우리밀은 섬유질 성분과 비타민 E가 수입밀 보다 5배나 많다. 아이들의 성장발달과 성인병 예방에 탁월하다. 면역기능과 항산화기능은 두배나 높다. 먹어도 탈이 나지 않는다. 수입밀로 만든 빵에는 파리가 왠만하면 가지 않지만 우리밀우리빵은 금세 파리가 앉는다. 농약성분이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특성때문에 우리밀우리빵은 바로 먹어야 한다. 혹 먹고 남을 땐 냉동보관하고, 먹을 땐 30분정도 미리 꺼내 둔뒤 먹으면 된다. ‘우리밀 우리빵’ 김 대표는 “우리 아이들이 좋은 먹거리로 항상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이 제일 앞선다”면서 “이를 위해 국산 햇밀만을 재료로 쓴다”고 말했다. (문의, 062-514-7198, 011-625-7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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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namdonews.com
2005.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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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오미자차 만들기 수험생을 둔 학부모에게 희소식. 땀 많은 이들에게, 평소 기력이 없어 맘 고생하는 이들 모두에게 반가운 얘기. 오미자차 만들기. 먼저 국산 오미자를 산다. 생수를 끓였다가 완전히 식힌다. 담는 그릇이 옹기면 더욱 좋다. 오미자와 물의 비율을 1대5로 한 다음 실온에서 하루정도 담가두면 된다. 하룻새 오미자의 성분이 우러나오면 채로 걸러 알맹이는 재활용을 하든지 뜻대로 하고, 오미자차 물에는 꿀을 약간 타서 달콤한 맛을 낸다. 이를 페트병이나 유리병에 나눠 냉장고에 넣어 뒀다가 그때그때 마시면 된다. 원하는 바 대로 잣이나 대추, 얼음 따위를 넣고 마셔도 좋다. 주의할 것은 급한 마음에 팔팔 끓인 물에 오미자를 넣으면 쓴맛이 나고 실제 맛도 떨어진다. 서두를 일이 아니다. 이상은 ‘보리와 이삭’정은영 대표의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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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namdonews.com
2005.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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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와 이삭’의 단술. 하늘마저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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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5.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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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저멀리 간다. 쏜살같다. 하수상한 세월. 너무나 빨라 이를 따르지 못하는게 인간들. 차라리 이럴바에는 좀 늦게 가봄직도. 서두름은 늦음만 못할것이라는 확신없는 소신. 여름을 비껴 이젠 가을. 후두둑 후두둑. 소리도 제법 거센 빗줄기. 더위를 데리고 저만치 간다. 삼라만상의 열매맺기가 한창일때 이를 시샘이라도 하듯 힘자랑. 전통 찻집 ‘보리와 이삭’(대표 정은영)을 들어보셨나요. 웬만한 이들은 안다는데 못난 나그네는 이제야 찾아 들었다. 길가에 있고 가사문학관에 있다. ‘보리’는 불가(佛家)에서 ‘깨달음’, ‘이삭’은 기독교에서 ‘기쁨’을 뜻한다. ‘보리’는 그냥 보리이며 ‘이삭’은 그냥 이삭이다. 뿌리이며 열매이다. 앞선 보리는 나그네이며 뒤의 이삭은 찻집 주인이다. 이처럼 보리와 이삭은 명사이자 대명사, 시니피에와 시니피앙이다. 의미를 부여하면 내면화를 거쳐 표현에 이른다. 주인에게 보리와 이삭은 자유와 인권이며, 청빈이다. 나그네에게 그것은 사랑과 영혼이며 다가섬이다. #그림1중앙# 쑥차와 백초차, 고욤뽕잎차, 금국화차, 접골목차, 흰민들레나 찔레, 머루 따위로 만든 산야초차, 꽃잎홍차, 참모과차, 오미자차, 청매실차, 솔바람차, 대추차, 댓잎차, 황차, 녹차.‘보리와 이삭’의 차들이다. 다섯가지의 맛을 낸다는 오미자차. 자줏빛. 형언할수 없는 색감. 자연이 우려냈다. 손을 댄 사람은 기껏해야 소품(小品). 초록빛 고구맛순과의 대비가 영락없이 보리와 이삭이다. 다완에 담긴 오미자차. 아까워 나무숟가락으로 두어번 떠 먹었다. 바닥은 짙고 하늘과 맞닿은 쪽은 무색이다. 잣과 대추, 여기에 얼음을 동동 띄웠다. 조심스레 후룩 마셨다. 시원함이 먼저 왔고 시큰한 맛이 뒤를 이었다. 다완의 투박함이 아마추어를 연상케 했다. 순수에 대한 열정. 차 한잔의 은근한 위력. 어느새 시인. ‘보리와 이삭’의 전통차는 모두 국산이다. 오미자차 역시 마찬가지. 다섯가지 맛을 모두 느낀다는 것은 불가능. 다만 기력돋우기에 더할나위없고 졸음 예방, 간기능 회복, 여기에 ‘리필’까지. 다음 요즘 맛보기 힘든 단술을 맛봤다. 발효식품이다. 소화가 썩 잘된다. 누룩과 보리밥을 1대1 비율로 만들었다. 왜 나이든 이들이 어머니 손맛이라 하지않고 꼭 할머니 손맛이라 했는지 이해가 되진 않지만 아무튼 사큼한 맛이다. 먹을 때와 달리 먹고난뒤 입안은 예상외로 깔끔하다. 접골목차는 나뭇가지가 뼈 모양을 닮았다해서 이름 붙여졌다. 아니나다를까 실제 뼈에도 좋다. 특히 여성들의 어혈에 효험이 있다. ‘보리와 이삭’은 공연장이다. 매월 셋째주 일요일 마당에서 작은 음악회를 연다. 이달과 한가위가 있는 9월만 넷째주 일요일에 갖는다. 이달에는 강녕탈춤의 권위자와 함께 연희를 벌인다. 보은(報恩)의 뜻으로 가래떡이 무료로 제공된다. (문의, 061-381-9333, 011-9665-8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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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namdonews.com
2005.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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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담양 추월산 수정횟집 메기매운탕 수정횟집의 메기매운탕은 얼큰함에도 시원한 맛이 더해졌다. 끓이기전 모습으로 들어간 재료들을 한눈에 알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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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5.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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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읍에서 10여분이 지났다. 추월산 터널을 막 벗어났다. 짙푸른색이 아예 지칠 정도로 꽉찬 추월산이 눈 앞을 가로 막았다. 가끔 지나치는 가든이나 식당, 인간들의 손길을 아직은 거부할수 있다는 듯한 태세다. 산세를 감고돌았다. 담양호의 가장자리를 끼고 이어지는 길. 어느새 오른어깨와 맞닿아 있는 담양호 상류. 힐끗 바라만봐도 찰랑찰랑댔다. 소슬바람에 하늘거렸다. 추월산 관광안내소에 다다랐다. 추월산 보리암으로 향하는 길에 ‘수정횟집’(대표 김막례). 슈퍼마켓을 겸하고 있다. 한번 들른 이들은 때를 놓치지 않고 봄 가을 매운탕, 한겨울 빙어회나 무침을 맛보러 꼭 온다. 맛보기에 관한한 일언거사(一言居士)들이다. 평상에 걸터앉았다. 대나무로 짰다. 엉덩이가 절로 시원하다. 쯔쯔쯔쯔. 매미들의 아우성이 귓전을 때렸다. 아직 등산철이 아니어서 그런지 매미들이 제세상인양 제멋대로다. 초가을 들머리의 전령사다. #그림1중앙# 때가 때인지라 메기매운탕이 좋을성 싶어 시켰다. 밑반찬이 나왔다. 막 볶아 온기가 가득한 묵은지와 열무지, 도토리묵, 깻잎, 깍두기, 배추김치, 콩자반, 메밀나물 따위가 올랐다. 쪽파와 홍고추를 쑥쑥 썰어 올리고 간장을 흩뿌린 도토리묵은 약간의 간기에 담백함이 묻어났다. 묵은지는 짜지않고 입맛을 서서히 끌어올리는 역할을 맡았나보다. 10여분 기다렸다. 그새 주인 김막례씨가 뜰채로 활어통에 있는 덩치 큰 메기 두마리를 건져 올렸다. 작은 놈은 성이 차지않는다. ‘수정횟집’메기탕은 건고추와 들깻가루를 우선 갈아서 넣어 맛을 낸 다음 풋고추와 피망, 팽이버섯, 죽순, 깻잎, 시래기, 새우를 넣는다. 여기에 다진양념과 후추를 뿌리고 팔팔 끓인다. 시래기는 삶아서 얼린 다음 다시 끓여 쫄깃쫄깃한 맛이 나며 새우는 시원한 매운탕의 맛을 내는데 빠져서는 안될 일등공신이다. 민물어탕의 맛을 끓일수록 진한 맛이 우려나기 때문에 충분히 불을 높였다. 큰 뚝배기가 바글바글 소리를 내면서 가을 초입 분위기가 났다. 바람을 등졌으되 담양호에서 보리암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탓에 상쾌함이 다가왔다. 국자를 찾았다. 매운탕을 두어번 뒤집었다. 다른 그릇에 펐다. 제법 큰놈이라 건더기가 많았다. 살점을 중심으로 뜬다음 시래기를 찾아 국물을 두어번 펐다. 주인 김막례씨. “보기 좋은 것이 먹기도 좋다는데 맛은 괜찮을 것이요”. 잘 익은 살점을 숟가락으로 겨눈뒤 먹었다. 이어 국물. 매운탕이 매콤한 맛이 우선이라지만 ‘너무 시원했다’. 새우가 한몫을 단단히 한 모양이다. 국물만 몇차례 떠먹다 밥한술을 보탰다. 담양 대나무쌀로 지었다. 국물을 또 떠 먹었다. 성급하게 먹을려다 데일뻔 했다. 함께 오른 새우 두세마리가 씹혔다. 짭짭. 이번에 죽순을 건져 먹었다. 쑥쑥 씹혔다. 귓속이 울렸다. 매운탕을 맛보는 한가지 방법. 입안에 밥을 가득 넣고 국물을 두어번 연속으로 떠 먹는 것이다. 그럼 이때 ‘지들이 알아서’ 어울린다. 바지런을 떨면서 혀에 감긴다. 여기에 두어번 다시 국물을 뜨면 더 즐거워진다. 매운 맛보다 매콤한 맛과 동시에 시원한 맛이 들어찬다. 정신없이 먹다보면 어느새 땀이 인중에 맺혔다가 흐른다. 조금 정신이 들면 시래기나 갖은 야채들을 차례로 섭렵하는게 순서. 이때쯤 되면 ‘필’이 온다. 밥 한그릇으로는 성이 차질 않는다. 두 그릇이 기본. ‘수정횟집’은 가물치와 향어, 송어를 회나 찜으로 내놓으며 단체 주문 예약이 있을 경우 흑염소나 돼지 따위를 마리째로 제공한다. 식당에 들를 경우 주차비는 무료다. (예약 문의, 061-383-3116, 019-601-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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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namdonews.com
2005.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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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예원’생고기 ‘예원’이 내놓은 생고기. 고기는 농협에서 매일 아침 떼어 온다. 붉은 색감이 입맛을 자극한다. 예상대로 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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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5.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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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고기의 진수를 느껴보세요’. 광주공원 향교옆 육류전문점 ‘예원’(預園·대표 박상길). 붉디붉은 색감이 오감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매일 아침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공급받아 품질과 보건위생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림2중앙# 윤기는 자륵 흘렀다. 그럼 맛은. 두어점을 집어 씹었다. 찰졌다. 기름장에 마늘을 다져 넣어 비빈 양념이 일품이다. 여름 끝물에 기력이 소진한 이들에게 적당한 메뉴다. 8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입지를 둔 이들도 눈길을 주는 음식이다. 인간사 부대낌이 극에 달했을 때, 힘을 받으려는 이들 또한 즐길 정도로 스테미너에 효과가 있다. ‘고길 먹어야 힘을 쓰지’라고 말씀하시던 옛 어른들의 권고가 허투루한 게 아니다. 생고기는 알려진 대로 호남지방에서만 유독 인기가 많다. 입맛에 관한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것이기에 일찌기 생고기의 ‘진미’(眞味)를 헤아렸을 것이다. 열두어점을 기름양념장에 찍어먹다가 쌈을 했다. 상추에 배추속과 깻잎, 겨잣닢 등을 번갈아 올린다음 생고기를 쌌다. 된장을 콕 찍었다. 싸악싸악 씹히는 야채에 이어 소리소문없이 생고기가 목으로 넘어갔다. 다음 신선한 맛이 나는 파저리를 집었다. 양배추와 적상추 따위를 채 썬 다음 ‘예원’소스로 싱그런 맛을 더했다. 이어 묵은지 쌈과 물 백김치쌈. 야채쌈에다 간헐적으로 끼어든 묵은지 쌈과 물 백김치 쌈은 약간의 매운 기운과 간기로 무장했다. 배추쌈은 소리가 경쾌했다. 상추야 흔하지만 배추쌈은 으싹으싹 씹혀 기분을 맑게 했다. 살랑거리던 차장밖 댓잎이 가을을 부르는 듯 대차게 흔들렸다. ‘예원돼지고기세트’는 초가을 부터 찾는 인기품목이다. 목살과 생삼겹살, 항정살, 가브리살을 한꺼번에 맛볼수 있다. 구이다. 우선 불판 가장자리에 은박지 종지에 마늘을 넣고 참기름을 차악 뿌렸다. 익숙한 손놀림을 자랑하는 종업원. 친절한 미소가 보기 좋다. 목살과 생삼겹살, 가브리살과 항정살을 차례로 세팅을 하고 양파와 새송이로 안정감을 줬다. 항정살은 길쭉하게 썰어 고기맛을 잃지않게 했다. 돼지고깃살중 마니아들이 가장 즐겨 찾는 부위다. 가브리살과 비교하면 쫄깃쫄깃한 맛이 더 있다. 가브리살은 부드럽다. 쌈은 성향대로 고기를 선택하고 참기름을 머금은 마늘을 두어점 올리면 제대로 맛볼수 있다. 어린아이나 초보는 코에 확 풍기는 매운 맛이 자칫 부담갈수 있으므로 충분히 익힌다음 먹어야 한다. 역시 묵은지나 물 백김치, 익은 새송이 버섯으로 쌈을 해도 별미다. #그림1중앙# 식사로는 생고기비빔밥. 돌밥이 나왔다. 고사리와 무생채, 부추, 숙주나물, 김가루 따위가 어울렸다. 우선 젓가락으로 알맞게 섞은다음 밥을 퍼 넣는다. 동시에 준비된 뜨거운 물을 돌솥에 부어넣었다. 누룽지를 맛볼 요량이다. 밥을 비비다 따로 나온 생고기를 어루만지듯 넣으면서 살짜기 비빈다. 생야채와 생고기가 제대로 섞이도록 시간을 좀 배려해야 한다. 한숟갈 듬뿍 떠 입에 넣었다. 생고기의 진한 맛과 야채의 신선한 맛, 고추장이 제몫을 다했다. 국물은 시래기된장국. 담백한 맛이다. 불려놨던 누룽지를 손댔다. 뜨거운 숭늉은 후욱 불어가며 먹었다. 누룽지만큼 물맛도 고소했다. ‘예원’박상길 대표는 “매일 새벽 장을 봐 온다”면서 “뭐니뭐니해도 재료가 좋아야 음식맛이 좋다”고 경영철학을 밝혔다. ‘예원’은 50인이상 단체손님도 많이 찾는다. 돌잔치나 회갑연, 상견례 등이 가능한 크고 작은 연회장이 마련돼 있다. 또 점심특선으로 생선매운탕과 쌈밥정식, 불고기뚝배기정식도 가능하다. (예약 문의, 652-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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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namdonews.com
2005.08.12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