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이 바뀌어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작심하고 잘해 보려는 의지와 열의가 넘친다. 이른바 전문가 집단이 각 분야에서 개혁해야 할 과제들을 선정해서 의욕적으로 나선다. 그리고 새로운 추진 주체가 제시한 비전과 정책을 보며 다수의 국민은 큰 기대와 함께 그 귀추에 주목한다.하지만 그 추진과정에서 곧바로 극심한 갈등과 의견 대립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분명히 옳은 것처럼 보이는 일도 수많은 논란에 휩싸이고 담론이 넘쳐나기 시작하면 곧 혼탁한 논리의 수렁 속에 빠지고 만다. 그러다 보면 정부 입장에서는 이런저런 정치적 입장을 고려
[화요세평]기초학력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최영태(전 전남대 인문대학장) 지난 9월 7일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2020년 우리나라 성인 가운데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읽기, 쓰기, 셈하기가 어려운 비문해 성인은 4.5%(약 20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고 발표했다. 성인 인구의 약 4.5%가 현대판 문맹자라는 의미이다.기본적인 문해 능력 부족자는 성인에게서만 발견되는 게 아니다. 초·중·고등학교 재학생 중에서도 기본적인 문해 능력 부족자가 많이 존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하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
‘화룡점정(畵龍點睛)’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용을 그리고 나서 눈동자를 그려 넣는다는 뜻으로 무슨 일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을 완성시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대도시 내 거점 간을 이동하는 광역교통에도 화룡점정에 해당하는 부분이 있다. 환승센터와 같은 환승시설을 체계적으로 갖추어 환승불편을 해소하는 것이 그것이다.정부는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다양한 광역교통 인프라를 확충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GTX-A, B, C, 신안산선 건설 등을 통해 수도권 주민들의 출퇴근 시간을 30분 이내로 단축하여 주요 거점 간
광주·전남 산업재해 예방 대책 수립, 준비하는가형광석(목포과학대 교수) 지난 7월 4일 이후 거의 매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누리집의 ‘자료마당’에 들어간다. 를 확인한다. 속보가 올라오지 않는 날은 드물다.속보를 일주일(일~토) 단위로 8월 21일까지 7번 정리해봤다. 그 중 작업현장에서 목숨을 빼앗긴 노동자가 10명 미만인 일주일은 두 번뿐이었다. 7월 첫 번째 주와 세 번째 주는 각각 12명, 11명이, 8월 들어 3주 동안 각각 13명, 10명, 10명이 작업현장에서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다. 또한, 7월 23일
예고편도 없이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중단됐다. NH농협은행이 그 시작으로 금융당국은 신용대출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제한하는 지침을 제2금융권에도 전달하여 대출중단의 파도를 높이 세울 모양이다. 갑작스러운 대출중단에 시장은 쇼크 상태이다. 가을 이사철을 맞아 대출을 고려하여 이사를 계획하고 있던 예정자들은 눈앞이 캄캄해 졌다. 가계부채의 확산세가 지속되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증가율을 연간 6% 이내로 가이드하고 은행권 등에서 즉각 대응에 나선 것이다.사실 정부가 27차례의 부동산 대책으로 덧대기를 해도 올라가는 부동산 가격을
우리는 지금 현존하는 문명이 위기에 직면한 대전환의 시대를 겪고 있다. 제조업에서 4차산업으로 산업구조가 급속하게 진화하고 있으며, 거기에 코로나 팬데믹이 변화를 촉발하여 기존의 시스템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이에 적응하지 못한 많은 시민들은 일상과 생업에 대한 불안으로 가슴 졸이고 있다.더 근본적으로는 지구를 멸망케 하고 인류를 죽음으로 몰고 갈 위력을 가진 심각한 기후재앙, 자원고갈, 빈부격차가 코앞의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 모든 위험이 서로 맞물려 위기가 시한폭탄처럼 다가오는 문명의 대전환 시대인 것이다.이런 위기를 현명하게
특별자치단체, 도시간 협력의 새로운 모델? 조진상 (동신대 교수·전국지방분권협의회 공동의장) 1990년대 초반 독일에서 유학하던 시절이었다. 1960년대 초 루르공업지대 탄광도시인 보훔시에 대학교가 새로 설립되었다. 매머드 캠퍼스 건물의 4분의 1 가량이 준공이후 30여년동안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상태로 비어 있었다. 이 건물들을 업무단지로 전환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었다. 인근의 여러 도시들이 재원을 분담했다. 신기하게 느껴졌다. 재원분담 이유를 알아 봤다. 업무단지는 보훔에 있는 대학교에 조성되지만 기업이 입주하면 다른 도시 주민...
교권(敎權)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현장의 교사들이 하루하루 견디기가 어렵다고 한다. 학생들을 어디까지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불안하고 자신감마저 없어진다고 한다. 교직 경력의 많고 적음을 떠나 한목소리다. 지난해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광주지역 교사의 절반 이상은 교권이 잘 보호되고 있지 않다고 응답하였다.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어쩌다가 교육 현장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교육이 있어야 할 곳에서 교육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며칠 전에 한 후배를 만났다. 수업 시간의 내용이 문제가 되어 지금
국가교육위원회법 통과와 ‘광주교육회의’ 최영태(전 전남대 인문대학장·교무처장)지난 7월 1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교육위원회법’이 통과되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었지만, 교육계가 오랫동안 요구했던 기구이기도 했다. 이 기구는 국가 백년대계라고 하는 교육정책이 정권에 따라 춤을 추거나 좌충우돌하는 것을 막고, 좀 더 미래지향적이고 중립적인 방향에서 교육정책을 입안, 집행하기 위해 책무를 갖고 있다. 국가교육위원회법 통과를 적극 환영한다. 국가교육위원회법은 부칙을 통해 법의 시행시기를 법 공포 후 1년 뒤로 했다...
2100년은 아직 멀고 먼 장래인가? 그 무렵에 이 글을 쓰는 나는 없다. 아마도 베이비부머(1955~1974년생; 매년 90만 명 이상 출생)는 거의 다 하늘로 이사했을 거다. 베이비부머는 그 내부가 비록 다양할지라도 현실의 변화를 반기기 어려운 연령대에 진입했다. 속내는 ‘합리적 보수’로 불리기를 바라리라.자칭 ‘합리적 보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머릿속을 어떤 쟁점이 지배할까? 잘 모르겠으나 ‘(급격한) 인구 감소’는 아니다. 그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하는 정치 지도자가 다수는 아니다. 2020년 정기국회 국정감사 때 인구 감소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의 남도일보 화요세평 젊은 당대표에 불어오는 새바람 김용훈(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국민의힘에서 새로 선출된 당대표가 정당의 피를 젊게 만들고 있다. 30대 당대표의 선출 소식은 젊은 2030세대를 움직였다. 지난 2주 동안 국민의힘에 입당한 신규당원의 38%가 30대 이하라고 국민의힘이 밝혔다. 이준석 당대표 출마와 당선으로 이후 젊은이들의 입당이 늘고 있다. 젊은 당대표의 활동 모습은 젊은층에게 이제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대상이 생긴 냥 젊은이들을 정치에 주목하게 만들었다. 전통적인 보수당에서 젊은
최형천 ㈜KFC 대표이사의 남도일보 화요세평 생활ESG행동에 함께 합시다 최형천(㈜KFC 대표이사·경영학 박사) 지난달 31일 폐막한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는 비록 시민들의 관심은 적었지만 의미 있는 ‘서울선언문’을 채택하였다. 참가국 대표들은 ‘기후위기를 환경문제를 넘어서 경제·사회·안보·인권과 연관된 포괄적이며 시급한 국제적인 위협으로 보고, 정부·기업·시민사회가 함께 공동해결책을 모색하여야 한다.’고 합의하였다. 특히 선언문에는 기업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활동과 시민사회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광주 주택 과잉공급 우려...‘산정 공공택지지구’ 재고해야 조 진 상 (동신대 도시계획학과 교수) 정부와 LH가 광산구 산정지구 168만㎡ 부지에 1만 3천세대의 주택을 지을 목적으로 공공택지지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큰 규모의 주택단지를 새로 만들어야 할 필요성과 공감대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산정지구’는 뜻밖이요 의외다. 그렇쟎아도 광주는 수요에 비해 주택공급이 과도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참이다. 여기에 ‘산정지구’가 논란을 키우고 있다. 1960년 광주시 인구는 31만명에 불과했다. 30년만인 1990년에 111만명으로
학교 너머 학교를 기대하며 김 홍 식(전 광주서부교육장) 무등산 원효계곡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담양의 너른 들녘을 향해 북진하다가 그 방향을 서쪽으로 바꾸고, 두 개의 다리가 있어서 ‘쌍교(雙橋)’라는 지명이 더욱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이곳 가까이에 의미 있는 학교 하나가 새롭게 문을 열었으니 S고등학교다. 이 학교가 들어선 곳은 원래 봉산남초등학교였다. 언제부터인지 학생수가 점점 줄어듦에 따라 양지분교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다가 몇 년 전에는 아예 학교 문을 닫고 수년 동안 비어 있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전라남도교육청이 지자체와 협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의 남도일보 화요세평 ‘광주’는 시대정신을 알리는 하나의 추상명사 최영태(전남대 명예교수·광주시 시민권익위원장) 1980년 5월 27일 새벽 도청을 지키다 산화한 윤상원 열사는 “시민들의 저항을 완성시키기 위해서라도 누군가가 이곳에 남아 도청을 사수하다 죽어야 합니다”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며 목숨을 던졌다. 5·18 묘역에 계신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는 이런 5·18 광주에 대해 1994년 출간한 그의 저서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에서 ‘광주는 남한의 한 지방의 지도에 표시된 작은 도시명으로서의 고유명
형광석 목포과학대 교수의 남도일보 화요세평 산화 40주년 김태훈 열사와 화순전남대학교병원 형광석(목포과학대학교 교수·전남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선임위원) 1970년대 후반 대학에 입학한 내게 으로 많은 울림을 주셨던 조지훈 선생은 꽃지는 소리에 절규하셨다.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ㆍㆍㆍ/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시 제목은 “낙화”이나 꽃이 떨어지는 화락을 형상화한 내용이다. 꽃이 져도 5월은 잊은 적 없다. 올해는 5·18광주민중항쟁 41주년이다. 동시에 김태훈 열사의 산화 40주년이다. 김 열사는 195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의 남도일보 화요세평 내로남불의 논리가 적용되는 한 변화는 없다 김용훈(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임기 1년여를 남기고 불명예스러운 퇴출로 빈 두 도시의 시장의 자리를 채우기 위해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굳이 투표를 거치지 않아도 누구의 손이 들어질지 예측할 수 있는 투표였다. 여당의 휘몰이에 지친 국민들은 여지없이 국민의힘 당의 손을 들어 주었다. 선거일에 임박하도록 후보단일화로 설왕설래 했고 급하게 시작한 선거운동으로 잠시 선거 특유의 활기가 넘치나 했지만 후보자의 공약이 들리기보다 상대 후보의 비방과 모략
부동산과 공동체의 행복최형천(㈜KFC 대표이사·경영학 박사)근 20년 전 얘기인데 한 후배의 딸이 소위 손꼽히는 서울의 여자대학에 입학했다는 소식을 듣고 축하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깜짝 놀랄만한 소리를 들었다. 그렇게 가고 싶어 했던 대학에 입학하고 난 후 딸이 부모에게 던진 말은 이랬다. “엄마 아빠는 지금까지 강남에 아파트 하나 못 사고 뭘 했어요?”였다. 사연인 즉 막상 대학엘 가보니 절반에 가까운 동기들이 강남에 거주했고 그들과의 격차는 확연했으며 갑자기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그 후배 부부는 지방 명문고를 졸업...
자치분권 2.0시대, 풀뿌리 주민자치·주민주권 실현 어떻게? 조진상(동신대 교수·전국지방분권협의회 공동의장) 지난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통령소속 자치발전위원회와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 주관의 큰 토론회가 열렸다. 주제는 ‘자치분권 2.0시대 어떻게 맞을 것인가?’였다. 지방자치부활 30주년 및 자치분권위원회 출범 3주년을 기념하는 토론회이기도 했다. 지방신문협의회가 함께 마련한 자리여서 그런 지 지역언론들의 열띤 취재열기가 느껴졌다. 필자는 전국지방분권협의회 의장 자격으로 지정토론에 참여했다. 스모그 얘기로 토톤을 시
그루터기처럼 김홍식(전 광주서부교육장) 평생 키워온 몸통을 누군가에게 통째로 내어주고 그 이상 낮아질 수 없는 가장 가난한 높이로 나이테의 숨결을 전해주고 있는 그루터기를 만나면 쉽게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한다. 숱한 세월의 흔적을 애써 읽으려고 하지 않더라도 그 자체가 하나의 감동이고 사랑이기 때문이다. 다 주고도 아직 남은 사랑이 미련으로 남았는지 오가는 사람들에게 마음 편히 한숨 돌리게 하는 쉼터를 하나도 아낌없이 그리고 부담 없이 제공한다. 이름도 그렇지만 그루터기를 꼭 닮은 마을 축제가 있다. 10년 전에 시작한 ‘그루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