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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아(大雅)문왕편(文王篇)에 나오는 말이다. 많은 복은 하늘이 주어서가 아니라 자기가 구해서 라는 것이 ‘자구다복’이다. 다시 말하면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天助自助)’는 말이다. 이 말은 공손추 상(上)에 인용됨으로써 널리 알려지게 됐다. 맹자는 노력에 따라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강조하고 모든 화와 복이 다 자기 스스로 구해야 한다는 것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어질면 영화가 오고 얼질지 못하면 욕이 온다.’ 지금 욕된 것을 싫어하면서 어질지 못한 생활을 하는 것은 마치 축축한 것을 싫어하면서 낮은 땅에 살고 있는 것과 같다. 욕된 것을 싫어하면 덕을 소중히 알고 선비를 높이 받드는 길 밖에 없다. 어진 사람이 높은 지위에 있고 능력 있는 사람이 일을 맡아 여가를 헛되이 하지 말고 열심히 정치와 법령을 바르게 하는데 힘을 기울이면 아무리 큰 나라라 할지라도 이쪽을 업신여기지 못한다. 지금 나라가 평화로우면, 마음껏 즐기며 게으름을 피우고 거만을 부린다. 이것은 스스로 화를 부르는 것이다. 화와 복은 스스로 구하지 않는 것이 없다. 에 말하기를 ‘길이 명(天命)에 맞게 하기를 생각하는 것이 스스로 많은 복을 구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구하라, 그러면 얻으리다’고 한 예수의 말씀도 노력하면 하늘은 그 노력한 대가를 주신다는 뜻일 것이다. 게으름을 피우고 가만히 앉아있어도 기도만 하면 된다는 뜻은 정녕 아닐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2.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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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사정의 악화로 우리사회에 이혼 및 별거하는 부부가 많아지고 급속한 가정해체 현상이 만연돼가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소한 부부싸움이 난폭한 가정 폭력으로 이어지고 급기야는 자살이란 엄청난 일도 저지르게 한다. 날이 갈수록 가정폭력이 흉포화돼 가고 있고 가정 구성원인 자녀들의 교육정서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하는 것을 보면서도 피해자나 주변 이웃들은 이를 방관하고 있는 것이다. 가정폭력의 가해자는 대부분이 남편들로서 폭력성이 되풀이 되고 심지어는 자녀들까지도 폭력으로 학대하는 상습 범죄로 발전되고 있다는데 깊은 우려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2011년 한국여성의 전화 기관에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서울지역에서 접수된 가정폭력 상담 830건을 분석한 바 정서적 폭력이 47.7%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고 신체폭력 37.4%, 경제적 폭력 8.8%, 성적폭력 6.1%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가해자와 피해자 관계를 살펴보게 되면 남편에 의한 아내폭력이 86.2%로 가장 많았고 피해자들의 결혼유지 기간이 73.1%나 되며 그중 20년 이상인 경우도 33.7%에 달하고 있다. 그리고 가해자의 90%가 가정 폭력범죄 전과가 있는 평범한 가장들로서 가정에서는 가족들을 두려움과 공포에 떨게 하는 두 얼굴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정폭력의 피해자나 우리 주변의 이웃들은 어떻게 대처해 왔는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가정폭력을 단순한 가정 내의 부부싸움으로만 생각한 나머지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왔고 이웃들도 남의 집안일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무관심으로 신고를 기피하고 방치함으로써 사회적인 병폐를 낳게 했다고 생각한다. 가정폭력은 엄연한 범죄행위다. 이러한 범죄행위를 예방하고 평온한 가정생활을 영위시키기 위해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특례법을 제정한 뒤 상담소 및 보호시설까지 설치하는 등 가정폭력범죄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고 본다. 가정폭력행위에 대한 신고도 피해자로 국한된 것이 아니라 피해자는 물론 누구든지 신고를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칼럼
남도일보
2012.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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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혁 이건 아니다 싶다. 총선 끝난 지 보름 만에 안면을 확 바꾼 정치인들의 모습에 분노가 치민다. 국민을 위해 살겠다며, 민생을 위하겠다며 목청을 높이던 그들은 자기 밥그릇 챙기는데만 열심이다. 몸싸움 방지법 처리를 놓고 여야가 오기를 부리는 바람에 국회에서 민생법안 600여개가 처리되질 못했다. 그러던지 말든지 상당수 국회의원 나리들은 지금 외국에서 연수를 즐기고 계신다. 선거 뒤끝의 노곤한 몸을 국민의 혈세를 들여 잘 풀고 계신다. 높으신 분들이 굴비두름 신세로 전락할 처지에 놓인 것은 한편으로는 통쾌하면서도 씁쓸하다. 파이시티로부터 뇌물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구속됐고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도 곧 법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 같다. 막대한 로비자금 살포 내역이 적혀있는 메모장에는 ‘만사형통’ 이상득 의원의 이름도 보인다. 왕성한 소화력으로 몇 억 원씩을 순식간에 드시다 배탈 난 셈이니, 간편식 콩밥 드시면서 치료 받는 게 마땅하다. 국세청에서 의사 분들 비밀금고를 뒤지니 수 십 억, 100억 원이 넘는 뭉칫돈이 쏟아져 나왔다. 웬만한 서민들의 이삿짐에 해당될 정도의 5만원권 다발에 입이 절로 벌어진다. 거액의 성형시술을 하면서 세금내지 않기 위해 현금으로 받아 모아둔 돈이라 한다. 성형의 달인답게 돈 처리도 달인이다. 그 분들도 콩밥 드시러 간다. 몇 년 계시다 보면 몸에 밴 돈독이 잘 빠질 것이다. 돈 비만치료 받아야할 분들, 어찌 그 분들 뿐이겠는가. 주변에 가득하다. 너도 나도 대권행렬에 뛰어들고 있다. 어물전이 복잡하다. 제법 싱싱한 고기도 있으나 태반은 꼴뚜기에 망둥이다. 아무리 제 잘난 맛에 산다지만 저리도 자기 깜냥을 모를까 싶다. 존재감 과시일까? 아니면 과대망상일까? 둘 다 해당되는 듯싶다. 저렇게 현실 감각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있었으니 이 나라가 제대로 돌아갔을 리 만무다. 이 대열에 뜬금없이 박준영 전남도지사도 끼어들 모양새다. 먼 소리여? 다들 멀뚱한 모습이다. 지난 달에는 장만채 전남도교육감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청렴을 앞세운 장 교육감의 이중성에 모두들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진보교육감에 대한 검찰의 먼지털이식 표적수사’라 반발하고 있다. 또 다른 쪽은 “잘못된 일이니 처벌받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이 와중에 도교육청은 석방요청탄원서 서명운동을 벌였다. 어쩌라고? 우리 아이들을 비리혐의 교육감에게 맡겨두라고? 후안무치도 이 정도면 올림픽 금메달감이다. 최근에는 광주시 공무원과 교수 몇 분, 업자들이 ‘짜고 치는 고스톱’판을 벌이다 망신살을 당했다. 광주시 총인저감시설 비리 이야기다. 수천 만 원대 뇌물을 받아 챙긴 공무원도 대단하지만 교수님들은 ‘타짜’ 수준이다. 돈 받은 대가로 특 피, 쌍 피 몇 장씩을 업자 손에 돌려주니 특정업자만 쓰리고를 연발한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업자는 공사를 수주해 신나고 교수는 눈먼 돈이 들어오니 즐겁다. 학문적 양심? 그게 돈 되냐? 곡학(曲學) 교수들이 돈세며 내뱉는 소리다. 이런저런 용역보고서를 작성하는 이들, 공부 좀 한 사람들 인만큼 결과를 비틀어내는 것도 비상하다. 광주 도심 한복판에 20층 짜리 백화점 건물이 들어서도 ‘차 막힐 염려가 없다’는 보고서가 착착 나온다. 돈 넣으면 물건 나오는, 자판기나 다름없다. 제2순환도로 건설 검토 단계에서도 “차들이 많이 오 갈 테니 걱정 놓으시라”고 딱 부러지게 말씀해주신 분들도 자칭 타칭 전문가들이다. 결과는? 광주시민들만 바가지를 뒤집어썼다. 제2순환도로를 만든 맥쿼리사는 당초 예상보다 통행량이 적어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라며 계약대로 돈 내놓으라고 으름장을 부렸다. 지난 10년 동안 물어준 보전금이 1천8억원이다. 앞으로 4천800여억원을 더 내놓아야 한다. 머시라고라우? 보고서 만든 전문가, 그 보고서 믿고 일 벌린 공무원들한테 자자손손 그 돈 갚아내라고 악다구니를 쓰고 싶다. 신상 털기 잘하는 네티즌 사이버수사대, 좋은 일 안하고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칼럼
최혁
2012.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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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교육청이 초·중학생 수학 여행비를 지원하면서 지원 금액 범위 내에서 여행코스를 선정토록 한 사실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시교육청은 ‘보편적 교육복지’ 차원에서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2학년 학생에게 1인당 각각 10만원과 15만원의 수학 여행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원 대상 학생수가 4만3천700여명에 달해 소요 예산이 55억원이나 들어간다. 지나친 복지확대라는 지적도 있지만 일부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배려한 지원이라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한 정책이다. 학생들이 국가예산 지원을 받아 2~3일 동안 즐겁게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은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학생들에게 나라의 존재의미를 느끼게 하고 한편으로는 나라사랑 동기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일부 학교와 학부모들은 “교육청지원 금액 한도 내에서 여행코스를 선택하려다보니 판에 박힌 코스밖에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추가 경비를 부담하더라도 더 나은 곳으로 수학여행을 가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제안이다. 몇 만 원을 더 부담할 경우 제주도 같은 곳을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매력적인 일임에 틀림이 없다. 그렇지만 학생들의 수학여행은 시교육청의 지원 범위 내에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수학여행의 취지는 학생들이 조상의 숨결과 문화가 스며있는 곳곳의 명승지와 유적지를 돌아보며 나라사랑 정신과 호연지기를 높이는데 있다. 어떤 곳을 여행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도록 프로그램과 진행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차만 타고 돌아다니는 수학여행은 시간·경제적으로 낭비일 뿐이다. 일부 학부모들의 ‘추가 부담 후 수학여행지 업그레이드’ 주장은 자녀들을 더 좋은 곳에 보내는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편으로는 수익을 올리려는 수학여행 대행업체들의 입김도 일부 작용하고 있다. 학부모들의 추가부담을 허용할 경우 시간이 흐를수록 수학여행이 고급화돼 추가부담액이 크게 늘 우려가 있다. 수학여행경비 지원 정책의 취지가 왜곡되는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수학여행 후보지와 관련된 논란을 계속하기 보다는 수학여행 프로그램을 더 알차게 꾸미는 것이 중요할 듯싶다. 견문을 키워 학생들의 비전과 나라사랑 정신을 키워 주는 방향에서 수학여행을 실시해야 한다. 주어진 범위 내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여행지를 검토·선택토록 하고 각종 내부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겠다는 생각이다.
사설
남도일보
2012.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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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곡우(穀雨)를 지나 입하(立夏)를 영접하고 있다. 몇차례 봄비가 내리고 산야에는 파란싹이 앞다퉈 돋아나고 있다. 바야흐로 농사철이 시작되고 있다. 농업인구가 노령화되고 이제는 농업기계 없이는 영농할 수 없는 세상인 것 같다. 벼농사의 경우 일부 산간지역을 제외하면 경운, 정지 이앙 방제 및 수확작업 등은 완전 기계화에 가까워 91.5% 정도로 기계화율이 높다. 이렇듯 농업기계가 많이 보급됨에 따라 영농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농업인의 경각심 고취 및 교육 홍보를 강화해 사고를 사전에 방지함으로써 농업인의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겠다. 농업기계 교통사고 발생건수를 살펴보면(출처,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 2010년도 전국 23개 시·군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경운기가 235건(68.9%), 트랙터가 94건(27.6%)으로 전체 농업기계 교통사고의 96.5%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농업기계 운전자 연령대를 보면, 70세이상이 126건(37%), 60대가 94건(27.6%)으로 농촌인구가 노령화됨에 따라 노령운전자의 사고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월별 농업기계 교통사고 분포를 보면 이동이 빈번한 영농철에 교통사고가 많고, 특히 모내기철인 5월에 14.7%, 수확철인 10월에 19.9%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시간대별 농업기계 교통사고 분포는 농작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오후 5시에서 9시 사이에 전체 교통사고의 33.6%가 발생하고 있다. 농업기계의 교통사고 발생원인으로 전방주시 태만(방심, 딴생각, 졸음운전 등)과 심리적 요인에 의한 판단 잘못, 기계의 조작잘못, 심신 건강상태 불량(음주 등)의 인적인 요인(93%)과 인적+환경적요인(4.5%), 인적+기계적요인(0.3%)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농촌진흥기관에서는 오지중심의 농업기계 순회수리 및 안전사용법, 도로 교통법규 등을 홍보, 교육하고 있다. 주요 추진방향은 모든 농업기계 교육 및 농업인 대상의 교육과정에 안전사고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기술향상, 제도개선, 교육홍보 강화 등 다양한 안전대책 시행으로 안전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농업기계 안전운전 지침 및 사고 예방 자료를 활용한 교육 및 안전운행 홍보 활동 및 주행형 농업기계의 안전표시판 부착이행 계도, 교통사고 줄이기 운동과 병행실시 및 인근 경찰관서와 협조해 도로 교통법규 교육도 강화해야 하겠다. 농업기계 안전운전지침 이행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평소 안전의식을 가지고 일상점검과 적정한 조작 및 주변 환경을 배려하고, 농업기계 운전자 및 고용주는 농작업 안전에 관한 교육, 홍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 도로법규 등 관계 법령을 숙지하는 등 안전의식을 높여야 하겠으며, 약물 복용자, 병, 부상, 과로 등 정상적인 작업이 곤란한 자나 음주자는 운전을 제한해야 할 것이다. 경운기, 트랙터 등 도로주행 농업기계는 등화 장치를 부착해 방어운전이 필요하고 교통법규를 철저히 지켜야 하겠다. 특히 해질녘이나 이른 아침, 야간에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데 도로를 주행하는 농업기계는 방향지시등, 점멸등, 차폭등과 같은 등화장치와 반사판은 도로 주행시 상대차량 운전자에게 보다 나은 정보 제공으로 안전사고 예방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금년에는 농업기계로 인한 안전사고가 한건도 발생되지 않기를 기원하며 농업인의 건강과 잘 사는 농촌을 기대해 본다.
칼럼
남도일보
2012.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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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재 백낙청 선생이 「2013년 체제 만들기」 라는 책을 펴낸 후 ‘2013년 체제’라는 어휘가 정권교체를 고대하는 야권의 유행어가 되다시피 했다. 이를테면 구체제에서 2013년 체제로의 쇄신을 정권교체의 슬로건으로 삼겠다는 취지에서다. 2013년 체제와 정권교체를 동의어화 하고자 하는 야권의 의지는 일면 명분을 지니고 있긴 하다. 수구 세력들이 분단체제에 뿌리를 두고 있는 만큼, 평화체제로 상징화된 2013체제는 중도 좌파를 표방한 야권이 정치적 슬로건으로 삼기에 안성맞춤의 깃발이 되는 셈이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이 같은 체제논리를 지켜보면서 필자는 문득 광주도 뭔가 변화를 위한 상징적 시대지표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변화의 전환기적 기점은 어느 곳일까? 그렇게 생각이 이어져 주변의 몇 몇 분들에게 의견을 구했더니 그들 모두가 한결같이 2014년을 꼽았다. 광주가 아시아문화중심 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문화전당이 개관되는 2014년이 기점이 돼야 한다는 얘기였다. 필자 또한 내심 2014년에 느낌이 꽂혀 있었기에 흔쾌히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백낙청 선생의 논리에 얼추 비춰 봐도 2014년은 광주에 있어서 의미 있는 변곡점이라 여겨볼 수 있다. 1953년 체제가 87년 6월 항쟁 이전까지를 지배해 온 시대논리라는 백낙청 식 프레임 설정을 차용해보면, 2014년은 광주 도시공동체 성장에 관련된 새로운 아젠다의 부상 혹은 활성화 시기라 설정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2014년 이전의 광주 시민사회가 80년 5월체제의 토양위에서 성장한 것이라면, 2014년 이후의 광주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지향하는 글로벌 문화도시 체제가 작동돼야 한다는 논리다. 이 논리에 공감할 수 있다면, 몇 가지 질문이 바로 숨 가쁘게 뒤따를 수밖에 없다. 광주의 2014년 체제만들기는 순항하고 있는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라는 세계성은 시민사회 내부에서 확보돼가고 있는가? 문화도시로 줄기차게 비상할 수 있는 지속성장의 에너지는 빈틈없이 비축되고 있는가? 지역 커뮤니티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의 중요한 동반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인가? 지자체의 행정 시스템은 문화도시에 걸맞게 쇄신되고 있는 것인가? 아쉽지만 필자는 이 질문들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기가 쉽지 않은 게 광주의 현실이라고 본다. 그 까닭은 크게 두 가지 맥락에서 성찰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우선 80년 5월 체제에 정체돼있다는 점이다. 80년 5월 체제는 민주· 인권· 평화의 도시라는 혁혁한 도시 브랜드를 성취해냈지만,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이라는 사회적 가치통합의 장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두 번째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과 지역 커뮤니티와의 괴리감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의 핵심 인프라인 아시아문화전당 개관이 2014년으로 바짝 다가섰지만 광주의 시민사회는 전당과 자신과의 관계 혹은 문화도시 시민으로서의 존재감을 충분히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문화도시 조성사업을 국책사업이라는 예산구조 속에서만 규정하고 지역커뮤니티와의 소통에 소홀한 정부 부처의 인식 부재, 그리고 이를 중요한 정책과제로 적극 수용하지 못한 관련 지자체들의 책임이라 볼 수 있다. 굳이 체제라는 무거운 어휘를 빌려 오지 않더라도 광주의 2014년은 이처럼 막중하다. 정부가 문화전당이라는 인프라를 구축해주면 이를 수익모델로 삼으면 된다는 발상은 지나치게 안일하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전당의 개관이 단순한 인프라 신설이 아닌, 도시성장의 패러다임 변화와 직결돼있기 때문이다. 늦었지만 지역사회는 2014년을 겨냥한 구체적 실천 궤적을 그려가야 한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따른 11만명 고용창출과 8조6천억원의 생산유발 효과는 그냥 주어지는 게 아니다. 그 분석결과는 도시 마케팅의 기대치가 충분히 반영됐을 때, 그리고 지속성장의 틀이 꾸준히 유지됐을 때야 가능한 일이다. 지금으로선 송유관이 연결되지 않은 그저 먼 곳의 유전일 뿐이다. 이런 의미에서 광주는 지금 참으로 할 일이 많아 보인다. 지난 세기말에 새로운 시대를 대비하는 ‘밀레니엄 위원회’가 지구촌에 유행했듯이, ‘2014년 위원회’와 같은 민관 협치 기구가 광주에서도 작동돼야 하지 않는가 싶은 심정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2.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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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광우병 발생 사실과 관련, 우리 정부의 대응이 너무도 무기력하다. 국민들의 생명과 자존심이 걸린 문제인데도 미국의 눈치를 살피기에 급급해 하는 모습이다. 전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는 사안인데도 미국 측의 발표와 조치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당연히 ‘검역주권’을 발동시켜 미국 측으로부터 보다 정확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이끌어내는 당당한 정부의 모습이 아쉽다. 국민들의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농림수산식품부는 뒤늦게서야 이번 주에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 캘리포니아 현지에 파견해 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또 현행 3%인 미국산 쇠고기 검역 비율을 30%로 올린 데 앞으로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러나 검역강화보다는 수입 즉각 중단이 국민건강보호와 국민감정 고려에 더 부합되는 조치인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 2008년 정부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되면 즉각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당시 수입위생 조건을 재개정하면서 ‘건강 및 안전상의 위험으로부터 한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 수입중단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조치를 가진다’는 부칙을 추가하고 이를 “수입중단을 명문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광우병이 재발됐음에도 정부는 이번에 수입중단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대신 정부는 미국 측의 “문제의 젖소는 소비자용으로 도축된 적이 없으며 우유는 광우병을 옮기지 않기 때문에 사람에게 위험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을 앵무새처럼 국민들에게 알리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 고위관리들도 “ 우리나라에 수입되고 있는 쇠고기는 30개월 미만의 것이나 이번 광우병 젖소의 연령은 10년 7개월이어서 광우병과의 연관성은 상당히 낮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 정부의 분석과 입장이 백번 옳다하더라도 ‘수입위생조건’이 미흡한 것은 사실이다. 미국에서의 광우병 발생 사실은 우리 정부가 미국에 ‘수입 위생조건 개정’을 압박할 수 있는 사안인데도 “이번 사태를 가지고 개정 논의를 한다는 것은 절적치 못하다”고 미리 선을 긋고 나선 것은 우리 정부의 ‘굴신’이라고 지적할 수 있다. 이 정도에 불과한 협상력과 인식을 지녔기에 미국과의 각종 협상에서 불리한 입장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협정안 개정에 있어 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했으면 한다. 한·미 FTA 발효 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무역 분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통상마찰을 우려해 국익과 국민건강을 소홀히 취급하는, 나약한 주권국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사설
남도일보
2012.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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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고장에 가서는 그 고장 풍속에 따르는 것이 ‘입향순속’이다. ‘눈치가 빨라야 절에 가서도 새우젓을 얻어 먹는다’는 말이 있지만 그런 눈치 빠른 처세술은 ‘입향순속’과는 반대되는 방향이다. 설사 잘못된 풍속을 시정할 경우라도 함께 그 속에 들어가 따라한 뒤라야만 서서히 그것을 고쳐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세상을 둥글게 살아가려는 사람이나 세상을 올바로 이끌어 보겠다는 지도자나 ‘입향순속’의 교훈이 필요할 것 같다. 제속편(齊俗篇)에는 ‘그 나라에 들어가는 사람은 그 고장의 풍속을 따른다’고 했는데 이와 같은 말이 외편(外篇)산목(山木)에도 나와 있다. 즉 ‘그 풍속에 들어가서는 그 풍속에 따른다’고 했다. 결국 자연에 내맡긴 순리로운 생활을 하는 것이 현명하게 사는 길이란 뜻이다. 서양 격언에도 ‘로마에 가서는 로마법을 따르라’고 한 말이 있다. 생활을 통해서 얻은 같은 세계관, 같은 인생관일 수 있을 것 같다. ‘입향순속’은 위에 말한 와의 말이 합쳐져 생겨난 말로 지금은 널리 쓰여지고 있다. 어떤 단체나 직장이나 다 그 나름대로의 전통이나 관습 같은 것이 있기 마련이다. 새로 부인한 중역이나 다른데서 전입해 온 사원은 일단 선임자에게 그런 것들을 묻거나 듣고 보고 하며 보조를 맞춰나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개선과 시정은 그 다음의 일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2.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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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연평균 427건의 산불이 발생, 1천173㏊의 산림이 소실됐으며, 시기별로 봄철(3~4월) 산불이 발생건수로 53%(227건), 발생면적으로는 1천40㏊(89%)로 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산불의 원인으로는 입산자 실화가 매년 179건(42%)으로 가장 많았고, 논·밭두렁을 소각하다 산불로 번진 경우가 매년 117건(28%)으로 사소한 부주의로 귀중한 산림자원을 잃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봄철 산불예방을 위해 등산로 입구와 주요 도로변 등에 산불조심 홍보물 게첨과 진화차량 전광판, 무인방송기기를 통해 계도활동 등 등산객이 많이 왕래하는 장소에서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매년 청풍동 등 7개지역 3천57㏊를 인화물질 소지금지구역으로 지정, 인화물질을 소지하고 입산할시 산림보호법 제57조2항에 의거해 3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한편, 논·밭두렁 소각행위가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본격적인 영농철이 되기전 공무원 입회하에 마을주민과 산불진화대원을 중심으로 마을별 논·밭두렁 공동소각 실시와 위험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등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광주 북구도 자칫 잘못하면 산불로 이어질 사건들이 여러차례 있었다. 농민들이 산 밑에서 고추대 등 농산 부산물을 소각하다 산불로 번질 뻔한 위험한 상황이 있었으나 감시요원과 농민들의 신속한 대응으로 단 한건의 산불도 일어나지 않았다. 산불이 발생되었을 때는 지체없이 시·군·구청, 119 및 112로 신고해야 한다. 초기의 작은 산불을 진화하고자 할 경우 나뭇가지를 사용해 두드리거나 외투를 벗어 덮어서 진화하는 방법이 있다. 또한 산불은 바람이 부는 곳으로 확산되므로 풍향을 고려해 불의 진행 경로를 신속하게 벗어나야 한다. 미처 벗어나지 못하고 불길에 휩싸이게 되면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주위를 확인해 타버린 지역, 저지대, 수풀이 적은 지역, 도로, 바위 뒤 등으로 대피해야 한다.
칼럼
남도일보
2012.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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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수백년 사용했던 북경(北京)을 ‘베이징’, 상해(上海)를 ‘상하이’, 서안(西安)을 ‘시안’, 계림(桂林)을 ‘구이린’,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의 태산(泰山)을 ‘타이산’, 항주의 유명한 호수이며 정철선생의 관동별곡에도 나오는 서호(西湖)를 ‘시후’로 부르고 있다. 어린이들도 잘 알고 있는 중국 무술의 본산지 소림사(少林寺)를 ‘사오린스’, 황하 문명으로 유명한 황하(黃河)를 ‘황허강’, 홍콩과 마카오 사이에 흐르는 주강(珠江)은 ‘주장강’으로 ‘강’이 없는 이름은 강을 더 붙여 쓰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하고 있다. 중국 최고의 신문 인민일보(人民日報)를 ‘런민르바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환추스바오’로 읽고, 북경의 수도공항을 ‘서우두공항’이라 한다. 특이한 것은 대만은 ‘타이완’으로 부르면서, 중국은 왜 ‘쭝궈’로 부르지 않는가. 중국의 천안문(天安門)은 듣기만 해도 알 수 있는데, ‘톈안먼’으로 읽고 있다. 그런데 자금성(紫禁城)을 ‘쯔진청’, 만리장성(萬里長城)을 ‘완리창청’, 이화원을 ‘이허유안’, 상해의 동방명주탑은 ‘뚱팡밍주타’로 읽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 민족이 많이 살고 있고, 우리 땅이라고 말하는 간도지방의 연변(延邊)이나 연변대학(延邊大學), 연길(延吉), 용정(龍井), 도문(圖們)이라 많이 써 있는데도 ‘옌볜, 옌볜대학, 옌지, 룽징, 투먼’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고구려의 수도인 환인(桓仁)을 ‘환런’, 광개토대왕비와 고구려 유적이 많은 집안(集安)을 ‘지안’으로 부르고 있다면 우리는 무언가 착각 속에 빠져 있다. 중국동포들은 “한국은 참으로 괴상한 나라라며, 우리를 이민족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불만이 대단하다. 중국인들은 의연하여 한국의 지명이나 인명을 모조리 중국식으로 부른다. 광주(光州)를 ‘꽝저우’, 부산(釜山)을 ‘푸산’, 대구(大邱)를 ‘따치우’, 대전(大田)은 ‘따톈’으로 발음한다. 모택동(毛澤東)은 우리말이지만, ‘마오쩌둥’은 중국말이다. 등소평(鄧小平)은 우리말이지만 ‘덩샤오핑’은 중국말이다. 호금도(胡錦濤)는 ‘후진타오’, 이것은 중국말 중에 북경의 보통화이지만, 그 발음도 우리 음으로 적기에는 불편하다. 한국인들이 삼국지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곳에 나오는 지명들은 무려 2천년 동안 갈고 다듬어 완전히 우리말로 바꾸었다. 현지 발음은 그 말을 써야 하는 사람이 배워서 그 나라 사람과 얘기할 때 쓰면 된다. 우리끼리 말하는데 굳이 들으면 잊어버리고, 들으면 잊어버리고 하는 것을 억지로 발음해 내면 우월감을 느끼고 그렇지 못하면 열등감을 느끼고 하는 본말이 전도된 괴이한 짓을 할 필요가 없다. 옛날 우리나라 역관들이 중국어를 못했던 게 아니다. 중국어, 거란어, 만주어, 몽골어, 일본어 다 기가 막히게 잘했다. 설령 말은 못해도 사신끼리 만나면 한문 필담으로 동양 삼국은 얼마든지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중국인들은 우리 대통령 이름을 중국음으로 읽는다. 이명박(李明博) 대통령을 ‘리밍보’로 읽는다. 머지않아 공자(孔子)를 ‘쿵즈’, 유비(劉備)를 ‘리우베이’로, 제갈량(諸葛亮)을 ‘주거량’으로 읽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공자(孔子), 맹자(孟子), 증자(曾子)의 후손이라면 조상의 성(姓)과 같이 ‘공씨(孔氏), 맹씨(孟氏), 증씨(曾氏)’로 불러야 옳다. 그런데 공씨는 ‘쿵씨’, 맹씨는 ‘멍씨’, 증씨는 ‘쩡씨’로 표기하고 있다. 예(禮)를 중히 여기는 유가(儒家) 입장에서 보면 한집안의 조상과 자손을 이처럼 다른 성으로 표기하는 것은 이만저만 실례가 아닐 것이다. 이태리의 로마(Roma)를 미국 사람은 로움(Rome)이라고 한다. 이태리 사람도 영어로 말할 때는 로마라 하지 않고 로움이라고 한다. 여기에 대해 시비를 거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중국어 배운 사람도 들으면 잊어 먹을 수밖에 없다. 현재 두루 쓰이는 중국 지명을 아무 노력도 없이 잘 알고 있다. 중국원음으로 읽는다 하더라도 중국 원음과 정확하지 않을 바엔 우리 음으로 읽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2.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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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제2순환도로 3-1구간(효덕IC~풍암택지)과 4구간(마륵동~신가택지) 통행료가 다음 달부터 오른다. 금액으로 보면 몇 백 원에 불과하지만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불쾌하기 짝이 없다. 시의 잘못된 예측행정과 운영회사 측의 왜곡된 수익구조 때문에 발생한 요금인상 책임을 시민들에게 떠안긴 처사이기 때문이다. 광주 제2순환도로는‘세금 먹는 하마’다. 시의 재정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시는 지난 2000년 제2순환도로(1구간)를 개통하면서 맥쿼리 한국인프라투융자 회사 측과 손실보전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에 따라 시가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지급한 총 보전금은 1천8억원에 달한다. 2002년 62억원이었던 보전금은 지난해 164억원으로 까지 늘어났다. 더 큰 문제는 시가 2028년까지 추가로 물어야 할 이자 부담액이 4천880억원이나 된다는 사실이다. 약정 수익기간인 28년 동안 물어줘야하는 보전금은 모두 7천600억원이다. 이는 교통량 예측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시와 대우건설컨소시엄, 교통개발연구원 등이 제시한 교통량보다 실제 교통량은 40~50%대에 그치고 있다. 그런데도 시를 비롯해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시는 제2순환도로 매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 또한 광주시민들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손실보전금이 심각한 재정악화 요인이 되자 지난해 6월 ‘제2순환도로 문제해결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자본구조 원상회복과 재협상을 요구한 상태지만 광주순환도로(주)는 행정소송으로 맞서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시가 광주순환도로(주)가 재정악화를 이유로 제출한 제2순환도로 통행료 조정안을 일부 받아들인 것은 화가 치미는 일이다. 계약상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겠지만 시의 주먹구구식 민자 유치와 교통량 수요예측이 불러온 비극이랄 수 있다.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엉터리 교통량 조사를 벌인 용역기관과 책임 있는 관계공무원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고픈 심정이다. 더욱 기가 막히는 일은 제2순환도로에 대한 시설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통행료만 오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는 하이패스 설치 예산이 400억원이나 돼 제2순환도로 측과 방안을 협의 중에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시민들은 무기력한 시나 돈벌이에만 급급해하는 민간회사 모두에게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시민을 봉으로 여기는 이 같은 일이 언제나 끝날지 답답할 뿐이다.
사설
남도일보
2012.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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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립개신고(粒粒皆辛苦)’라고 한다. 우리들이 먹는 쌀 하나하나가 모두 피와 땀으로 이룩된 것이라는 말이다. 입립은 한알한알 이란 뜻이다. 신고는 맵고 쓰다는 말인데 힘들고 어려운 것을 말한다. 우리말의 ‘피땀’이란 말이 적합할 것 같다. 전집(前集)에 있는 이신(李神)의 오언고풍(五言古風) 민농(憫農)에 있는 글귀다. 벼를 호미질 하여 해가 낮이 되니 땀이 벼 밑의 흙으로 방울져 떨어진다. 뉘 알리요, 상위의 밥이 알알이 다 피땀인 것을 ‘민농’은 농부를 딱하게 생각한다는 뜻도 되고 농사일이 힘든 것을 민망하게 여긴다는 뜻도 된다. 미국 같은 대규모의 기업농을 하는 경우는 이 말이 적용되지 않을지 모르지만, 삼복더위에 벼 포기를 헤치며 머리를 들이밀고 화끈 치미는 지열과 내리쬐는 폭염에 숨이 콱콱 막히는 가운데 흙을 파 뒤집고 엎어 온통 피부와 눈을 찔러가며 비 오듯 하는 땀을 주체 못하는 농부들의 고생을 생각하면 정말 쌀 한 톨이 금쪽보다도 더 귀하게 보이고, 가만히 앉아 얻어먹고 있는 신세가 죄스럽기만 하다.
칼럼
남도일보
2012.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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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낙후된 도로교통체계는 사회적으로 많은 손실을 발생시키고 있다. 교통사고로 인해 매년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교통혼잡비용 1년치로만 지하철 노선 몇 개를 지을 수 있을 정도이다. 이러한 사회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 정부와 경찰은 지난 2009년부터 도로운영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교통운영체계 선진화 방안’을 마련,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교통운영체계 선진화의 대표적인 것으로 ‘비보호좌회전’을 꼽을 수 있다. 이는 교차로에서 남북직진, 동서좌회전, 동서직진, 남북좌회전의 4현시 체제를 사용하던 것을 남북직진(좌회전 포함)과 동서직진(좌회전 포함)의 2현시 체제로 사용하게 된다. 이로써 신호대기시간이 짧아지고 대기시간이 짧아짐에 따라 ‘교차로 꼬리물기’나 교차로 앞에서 ‘과속’을 하는 부작용이 사라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안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러한 좋은 제도를 도입한지 2년이 넘어가지만 생각보다 비보호좌회전의 정확한 통행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비보호좌회전은 원래 녹색신호에서만 맞은편에 오는 직진 차량을 피해서 좌회전을 하는 것인데, 아무 때나 적당히 좌회전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는 앞에서 차가 오지 않는 적색신호에 좌회전을 해도 되는 것으로 아는 사람들조차 있다. 비보호좌회전은 적색신호시 좌회전하다가 사고가 나게되면 11대 중대법규인 ‘신호위반’으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의 예외규정이 적용된다. 쉽게 말하면 비보호좌회전 위반으로 교통사고가 발생한다면 피해자와 합의를 하거나 종합보험 가입유무에 상관없이 형사처벌된다는 말이다. 죄를 알면서 처벌 받아도 가슴 아픈 것인데 하물며 몰라서 처벌된다면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경찰과 정부는 앞서 말했듯 여러 순기능을 가진 도로교통체계를 도입했다면, 현재 도입 2년을 넘어가는 시점에서의 할 일은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한 노력의 하나로 경찰관서의 캠페인이나 현수막 제작으로 적극적인 홍보를 해야하며, 두 번째로 국가적으로 텔레비전 공익광고나 온라인 포털사이트 광고 등을 이용해 전국민이 비보호좌회전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 수 있도록 하는 홍보가 절실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국민 스스로 새로 바뀐 제도에 대해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먼저 관심을 가지고, 또 알려고 노력하는 마음가짐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2.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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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섭 지난 4월 23일에 한 권의 책을 선정해 도민이 책을 읽고 토론하며 다양한 독후활동을 통해 전남도민 책 읽는 문화 확산 및 독서 생활화 유도를 위한 ‘전남도민, 한 책 읽기’ 운동의 일환으로 ‘2012 올해의 책’ 선포식이 전남도립도서관에서 거행됐다. 올해의 책으로 ‘마당을 나온 암탉’, ‘완득이’, ‘엄마를 부탁해’, ‘김대중 자서전’이 선정됐으며, 초청작가 한승원의 특강이 있었다. 특히 박준영 도지사의 도민께 드리는 글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글 읽는 소리, 다듬이 소리, 아기 울음소리’라는 말과 지식기반사회에서 필요한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가장 큰 기반은 독서라는 말에 크게 공감했다. 전남도민이 웅장하고 아름다운 도립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시공을 초월한 훌륭한 인물들과의 만남을 통해 진정한 스승을 찾는 ‘만남의 장’, 스승과의 만남을 통해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특히 자기만의 재능을 발견하는 ‘발견의 장’, 그리고 발견한 재능을 스승의 가르침과 도우심으로 갈고 닦아 그 분야의 일인자가 되도록 연습하는 ‘훈련의 장’을 통해 스승보다 더 훌륭한 인물이 되기를 바란다. 도립도서관이 우리민족의 역사 바로 세우기와 찬란한 문화를 되살려 발전시키는 ‘문화 창달의 기능’, 문제의 해답이 무엇인지의 ‘know-how’ 보다는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의 ‘know-where’에 대한 지식을 제공하는 ‘정보제공의 기능’, 도민 모두가 한 권의 책이라도 읽을 수 있도록 돕는 ‘봉사실천의 기능’을 제대로 실천하기를 바란다. 아무쪼록 전남도민이 도서관에서 꿈을 찾고, 도서관에서 꿈을 키우고, 도서관에서 꿈을 꽃 피우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최근에 ‘고전을 무기로 나를 찾고, 세상 밖으로 행군하라!’며 이지성 작가가 그의 저서 ‘고전혁명’에서 말하고 있다. 작가는 ‘당신의 생각이 곧 당신의 미래다’ 또는 ‘누군가에게 질문을 던지면 답을 얻는 데 그치지만, 고전에 길을 물으면 답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인생은 큰 만남 하나로 바뀔 수 있다’고 하면서, 사람이란 사람과 책과 자연과 대화하면서 자신의 지평을 넓혀왔다고 했다. 가장 쉽게 나를 혁명하는 방법은 고전에서 나를 찾는 것이고, 나를 찾게 되면 우리를 알게 되고, 우리를 알게 되면 세상을 보게 된다고 했다. 이처럼 나의 변화는 세상을 바꾸는 커다란 힘이 될 수 있다. 요즈음 공동체 안에 팽배한 소통부재의 해결책은 구성원이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꿈을 품을 때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지금이야 말로 전남도민이 선정 도서를 함께 읽으면서 현실에 관심을 가지고 현실을 아파하며 현실을 바꾸기 위한 방법을 찾는 앎의 변화를 만들고, 작가와의 만남과 독서토론 등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생각을 나눔으로 생활의 변화를 만들고,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오래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처럼 공동체 구성원의 이야기를 여유를 가지고 들어주는 관계의 변화를 만들 때이다. ‘지도자는 독서하는 사람이다(Leaders are Readers)’고 한다. 왜냐하면 ‘사람이 책을 만들고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수많은 지도자들이 끊임없는 책읽기를 통해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한다. 훌륭한 지도자들은 책읽기를 즐겼던 사람들이다. 그러면 무엇을 어떻게 읽은 것인가?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성경을 비롯한 고전 읽기, 21세기는 스토리(Story)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이야기산업시대라고 하듯이 이야기의 보고인 역사(History) 읽기, 땅을 깊이 파려면 넓게 파야 하듯이 매일 신문을 통해 세상 읽기,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기업들의 고객 만족을 넘어 고객 감동을 일으킬 고객의 마음 읽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이다. 전남도가 환경을 원망하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정체돼 변질되기 보다는 매일 책 읽기를 통해 생각을 바꾸어 변화를 주도하는 공동체가 되길 바란다.
칼럼
남도일보
2012.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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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내 곳곳의 주요 간선도로와 주택가 이면도로가 누더기 상태여서 운전자들의 불편이 크다. 동구를 제외한 광주광역시 4개 구청이 하수관거정비 사업을 펼치면서 파헤쳐 놓은 도로들이 제대로 복구되지 않아 요철이 심한 상태로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가 끝났음에도 사업자들이 포장을 하지 않고 방사포 등으로 덮어만 놓아 운행하는 차량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릴 정도다. 특히 남구 동아여고에서 제석초등학교로 이어지는 200여 m 도로와 남부경찰서 인근의 도로는 만신창이 상태여서 운전자들뿐만 아니라 보행자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이 도로는 최근에 포장공사를 마친 상태였으나 하수관거 정비사업으로 다시 뜯긴 곳이기도 하다. 방림동 그린산부인과 일대의 이면도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움푹 패이고 웅덩이 진 곳이 많아 차량통행에 지장이 크다. 주월동 일대도 사정이 마찬가지다. 조건국 내과 후면 도로와 대광여고 인근 주택가 도로들이 만신창이 상태로 방치돼 있다. 도로상태가 워낙 험악해 야간에 길을 가던 행인들이 발을 헛딛거나 넘어질 위험이 높다. 비가 오는 날이면 흙탕물이 튀어 행인들이 봉변을 당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몇 개월 동안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광주시와 각 자치구가 행정감독을 게을리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사업자들의 형식적인 복구와 조치를 눈감아주고 있을 뿐 시민의 입장에서 행정을 펼치지 않고 있다. 시민들이 겪을 고통과 불편을 감안한 도로 보수 유지행정이 아쉽다. 시와 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현장행정을 펼치겠다고 외쳐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누더기 도로 상태가 몇 달 동안 계속되고 있음에도 그 어떤 곳에서도 이런저런 이유로 공사를 했고 언제까지 말끔하게 노면복구와 포장을 하겠다는 안내문을 찾기 힘들다. 시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언제 복구되려나하면서 불편을 참아내고 있다. 시와 구청이 강조하는 주민편의 위주의 행정은 실종상태다. 각 구청은 하수관거정비 사업이 주민들의 편의를 위한 공사이니 ‘그 정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고 여길지 모른다. 그러나 ‘그 정도’가 행정의 무관심과 방치 때문에 장기화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매일 각 구청장들이나 구청 직원들이 그 누더기 도로를 오갔을 텐데도 복구조치가 시급히 이뤄지지 않는 것은 시정돼야 한다. 제 아무리 선의를 지닌 사업이더라도 그에 따른 불편함과 부작용이 강요돼서는 곤란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2.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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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을 막론하고 ‘청렴(integrity)’은 공직자가 갖추어야 할 것으로 가장 중요한 덕목의 하나로 활용하고 있다. 다만, 이 덕목이 의미하는 바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이 덕목이 적용되는 관료의 위상과 역할, 기대의 변화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그 의미도 변화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청렴성이 개인 수준에서의 도덕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 현대적 의미에서의 청렴성은 개인수준과 더불어 조직과 법적 수준을 포괄하는 넓은 의미에서 활용되고 있다. 따라서 개인 자율적인 윤리 수준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법적 강제성과 사회적 의무의 수준까지 확장된 개념으로써 활용되고 있다. 현대적 의미에서 청렴성을 ‘공직자에게 부여된 사회적 기대와 법적 의무의 준수를 위하여 공정하고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하며 국민에 대한 적극적 봉사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청렴이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생활을 하는 가운데 어느 쪽에도 치우지지 않는 것을 말하며 이것을 공정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남녀, 종교, 인종, 민족, 직업, 그리고 개인적인 친분에 따라 차별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대우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무조건 똑같이 대우하는 것만이 공정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노력과 능력에 따라 분배하는 것도 공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친구 관계나 이해관계가 공정함보다 더 중시되면 부정부패와 연결되므로 공정은 청렴한 생활의 기본 덕목이라 할 수 있다. 우리 공직자 내 생활에서 항상 강조하며 행하기 쉬운 듯한 청렴(淸廉)은 사전에서는 “마음이 고결하고 재물 욕심이 없음”이라고 정의한다. 우리가 공직생활을 하는 이사회의 기본이 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직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용어다. 청렴은 좋은 말이다. 공직자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은 청렴하다는 소릴 듣고 싶어 한다. 극소수의 부패한 공직자 때문에 보통의 청렴한 공직자들에게 청렴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대다수의 청렴한 공직자들이 모멸감이 느껴지게 된다. 특히 공직자에겐 법보다 더 중요한 도덕이 있다. 이 세상에 모든 것들을 법규로 규정할 수는 없다. 미처 법규로 규정하지 못했어도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그야말로 상식적인 도덕이 있다. 법에 어긋나지 않더라도 공직자가 도덕적이지 못하면 지탄을 받는데 그러한 장면은 인사청문회에서 종종 본다. 공직자는 솔선해서 도덕적인 활동을 해야 한다. 존경심은 도덕성에서 나오는 것이다. 자녀들이 존경하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한 일은 없다. 대부분의 보통 공직자는 정당한 봉급으로 살아가는 청렴한 사람들이다. 부당한 경제 활동을 하는 공직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극소수의 부패한 공직자 때문에 보통의 청렴한 공직자들에게 청렴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대다수의 청렴한 공직자들이 모멸감이 느껴지게 된다. 정당한 경제활동은 공직자에게도 꼭 필요한 것이다. 청렴은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다. 청렴의 참뜻을 정확히 알고 공직자들에게 청렴을 강조해야 하며 또한 우리 공직자는 청렴은 당당한 자신과의 약속임을 가슴속 깊이 되새기며 매순간을 보람되며 알차게 보내기를 바란다.
칼럼
남도일보
2012.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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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궁핍한 곳에서 아름답게 꽃핀다. 궁핍할 때 위대한 교육자가 탄생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위대한 스승을 만나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해방과 더불어 가난한 한국교육은 매우 순수하고 이상주의적이었다. 가난한 집 어린이를 위한 관심은 높았고 그 이상은 가난의 절정인 전쟁 시기에 이어졌다. 요즘 교육사 연구자라면 몰라도 일반적으로 18, 9세기를 산 옛날의 스위스 교육가요 교육사상가인 페스탈로치를 상기하는 것은 최근 한국교육을 생각하는데 답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공자를 배우면서 온고지신을 되새기듯 시대착오적인 감이 없지 않지만 개중에는 반로반학 (半勞半學)의 땀 흘리는 일과 공부를 같이 시키는 노작교육 (勞作敎育)을 주장한 페스탈로치를 상기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한국에 새교육의 쓰나미가 밀어닥친 것은 전쟁을 겪고 나서다. 그 이전은 일본에서 교육받은 사람들이 교육계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에 교육은 미국식도 아니고 일본식도 아니고 혼란스러웠다. 그러다가 새교육 바람이 불었는데 그 바람은 미국에서 불어왔고 사실상 새교육은 미국교육방식을 말한 것이었다. 해방 후 모색의 단계를 거치면서 전쟁을 만났고 전쟁을 통해 미국의 영향이 강화되면서 교육 방식에 직접적이고 강력한 영향을 받게 되었다. 최초로 민주교육이란 개념을 익히고 개성 교육이란 말이 나왔고 전인교육이라는 말이 등장했고 자유, 또 창의 교육이라는 말, 그리고 머리만 키우지 말고 어렸을 적부터 일로 땀을 흘리게 하면서 공부시켜라는 페스탈로치의 노작 교육에 귀를 기울였다. 전쟁 시기 나는 고향 초등학교 교원이었다. 원래 가난한 나라가 전쟁을 겪고 있으니 그 궁핍생활은 지금 아무리 사실대로 말해도 공감을 얻기 어렵다. 그러는 가운데 새교육이 주창되었고 새교육은 주로 일본책을 통해 공부한 연구자들이 그대로 직수입한 새로운 시대의 교육 이론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한 새교육 이론은 탁상공론성이 강하고 교육 현장은 또 따로 놀았다고 말해야 정직한 고백일 것이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고아의 아버지요 노작교육의 창시자라는 페스탈로치에 대해서 듣게 되었다. 반노 반학의 노작교육은 어린이에게 공부도 시키고 땀을 흘리는 일을 같이 시켜라는 교유 이론으로 평소 아이들을 꽃밭이 아닌 개똥밭에서 놀게 하고 잡초같이 강하게 키워야 한다는 나의 생각과 상통했다. 오랜만에 페스탈로치의 노작 교육이 생각나는 일이 생겼다. 부득이 집에서 노역을 해야 했기 때문에 손에 익지 않은 일을 하면서 어렸을 적에 노작교육을 받았더라면, 그리고 평소에 일을 일상화 했더라면 이렇게 힘들지 않을 것인데 싶은 것이다. 집 뜰 한 가운데 50년 된 은행나무가 서 있는 바람에 집안에 햇빛이 들지 않는다. 하늘도 가렸다. 노인이 햇빛과 멀면 치매가 온다는 말에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사람 뿐 아니다. 그늘에 가려서 수선화도 작약도 백일홍도 피지 않는다. 그래서 전지 업소와 접촉해 절지 작업을 하게 되었는데 20m가 넘는 큰 나무라 작업은 한나절 동네 구경거리였다. 잘라낸 가지가 뜰에 산같이 쌓였는데 가지 치우는 데만 30만원이 든다는 말을 듣고 나는 겁 없이 직접 치우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그 일은 여든을 넘긴 노인이 할 일이 아니었다. ‘선비가 패는 장작은 때기가 좋다’ 라는 말이 생각났다. 도끼질이 서툴기 때문에 장작이 파나서 일군이 팬 장작보다 불이 잘 붙을 것이다. 말하자면 나도 선비인데 그러나 내가 하는 작업은 볼품도 없고 쓸모도 없고 힘만 들었다. 쉬엄쉬엄해도 밤낮 3일이 걸린 작업은 허리를 어긋내고 팔다리를 마비시켰다. 수시로 현기증이 났다. 밤에 스스로 끙끙 앓는 소리를 들었다. 위선적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러나 기이하게도 그 위선에 감미로움이 있었다. 마친 다음 한밤중에도 뜰에 나가 하늘에 별을 보니 새삼스럽게 흐뭇하고 기특한 자기가 대견스럽고 노동은 독서나 글 쓰는 일, 또 산행보다 훨씬 큰 기쁨을 준다고 생각했다.
칼럼
남도일보
2012.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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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총선에서 민심을 하늘처럼 떠받들겠다며 외쳐대던 정치권이 불과 2주 만에 국민을 무시하고 민생을 외면하는 ‘오만한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국회운영에 관한 개정안에 합의하지 못했다. 이 바람에 국회본회의가 취소되면서 의약품 편의점 판매허용과 경찰 112 위치추적 관련 법안 등 60여개의 민생법안처리도 무산됐다. 국가안보에 대한 위기감이 높지만 여야는 18대 국회에서 군 상부지휘구조 개편 등을 담은 국방개혁 관련 5개 법안도 처리하지 못했다. 국방위원회의 정족수가 미달했기 때문이다. 민생법안과 국방개혁 관련 법안이 여야 정당의 힘겨루기와 정파적 계산 때문에 내팽개쳐지는 것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돌변한 정치인들에게 또 뒤통수를 맞았다는 생각뿐이다. 새누리당은 서민정당이 되겠다는 각종 공약을 내세워 지난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민주통합당도 마찬가지다. 국민을 섬기는 정당이 되겠다고 헤아릴 수없이 약속했다. 그런데 지금 정치권의 태도는 정파적 이익고수가 우선이다. 국가 안위와 국민 복지는 뒷전이다. 이런 정당들에게 지지를 보냈던 사실이 억울할 뿐이다. 여야 정치인 다수가 대선에 나서겠다고 설치는 모습이 꼴불견으로 비친다. 국회폭력사태 방지를 위해 여야가 오랫동안 협상을 벌인 몸싸움 방지법은 당초 새누리당이 더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원내 제1당이 되면서 입장을 바꿨다. 의석수가 달라졌다고 여야합의를 뒤집은 것이다. 민주통합당도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어떻게든 정치력을 발휘해 몸싸움 방지법과는 별개로 각종 민생법안들을 처리했어야 한다. 국민을 볼모로 삼아 ‘치킨 게임’을 벌이는 여야의 모습이 환멸감을 불러일으킨다. 몸싸움 방지법은 정당간의 이해와 찬반입장이 충돌할 때 협상과 조율을 통해 국회를 원만하게 운영하겠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럼에도 전혀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여야 정치인들의 모습을 볼 때 관련법안이 마련되더라도 과연 효율적으로 국회를 운영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울 뿐이다. 여야 양당은 몸싸움 방지법 문제가 합의되면 즉시 본회의 일정을 잡는다는 입장이다. 우리는 여야가 다음 달까지인 18대 국회에서 민생법안을 비롯한 6천여 개 법안들을 처리할 것을 촉구한다. 뽑아주면 민주당의 거수기로 전락하는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들의 분발도 요청된다. 민생을 살피고 국민을 무섭게 여기는 의원들이 되기를 기대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2.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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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폭십한’은 하루동안 양지가 따뜻하게 났다가 열흘이나 계속 날씨가 차갑다는 말이다. 아무리 잘 나는 씨앗이라도 날씨가 이런 상태로 라면 제대로 싹이 터서 자랄 수가 없는 것을 뜻한다. 고자상(告子上)에 있는 맹자의 말이다. 맹자는 제선왕이 그의 타고난 어진 성품과 총명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잠시 희망이 엿보이다가는 다시 제자리걸음을 치는 것이 안타까워 이런 말을 하게 된다. ‘왕의 지혜롭지 못한 것을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 없다. 아무리 세상에 쉽게 자라는 물건이 있다 하더라도 하루 따뜻하고 열흘 동안 추우면 능히 자라는 물건이 없다. 내가 왕을 만나는 일이 드문데다가 내가 물러나면 차게 하는 사람들이 모여들게 되니 비록 싹이 있은들 대가 어떻게 자라게 할 수 있겠는가?’ 즉 ‘일일폭지 십일한지(一日曝之 十日寒之)’란 말이 약해져서 ‘일폭십한’이 된 것이다. 착한 말을 해주는 사람은 적고 아첨과 유혹을 일삼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으면 본바탕이 현명하고 선량한 사람도 어리석은 짓과 악한 일을 자연히 하게 된다는 뜻으로 쓰인다.
칼럼
남도일보
2012.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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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은 일교차가 크고 건조한 날씨로 인해 크고 작은 화재 및 각종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시기다. 이런 화재와 사고들로 인해 큰 피해들이 발생함에도 우리 사회에는 ‘설마 나에게, 설마 내 가족에게’ 라고 생각하는 안전 불감증이 팽배하다. 화재, 구조, 구급 출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한 출동이다. 이는 각종 현장에 빠른 시간내에 도착해야 빠른 진화, 혹은 신속한 구조, 응급처치 등을 통해 재산 및 인명피해를 최소한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 신속히 도착하라는 무전 소리가 들리지만 길을 양보하지 않는 차량이 한 둘이 아니기 때문에 소방차를 운전하는 소방관도 속수무책이다. 어느 설문조사에서 소방관의 64%가 “소방차 출동 시, 일반 차량들이 비켜주지 않는다”라고 응답했을 정도로 우리나라 운전자들의 긴급 차량에 대한 양보 의식은 심각하게 부족한 실정이다. 그렇다면 소방차가 왜 현장에 빨리 도착해야 할까? 화재 발생시 5분 이내의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하고 응급 환자 이송시 4~6분이 골든타임(Golden Time)으로 이 시간에 신속하게 환자 이송이 이뤄져야 환자의 소생률이 높아진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방차가 빨리 현장에 도착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정작 자신이 운전할 땐 소방차가 뒤따르면 자기 자신이 더 급하다고 생각하고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으로 길을 비켜주지 않거나 오히려 자신이 먼저 가려고 속력을 낸다. 이로 인해 소방대원들은 이런 차량들을 피해서 위험을 감수하고 중앙선을 넘기도 하며 곡예운전을 하기도 한다. 소방통로 확보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캠페인 및 홍보를 하고 있지만 긴급출동을 하는 소방차량에 대한 시민들의 양보의 의식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화재 및 응급상황은 내가족 내이웃에게 일어날 수 있는 급박한 상황이다. 시민들의 긴급차량 출동시 좌우로 피양해 긴급차량에 출동로 양보가 필요하다. 출동로시 2차선이하 경우 우측서행 또는 일시정시, 3차선이상인 경우 2차선을 비우고 서행해 긴급차량에 출동로를 양보해야 한다. 소방통로는 도로위의 모세의 기적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양보의 미덕이라기 보다는 ‘우리의 의무’로 내가족, 내이웃을 지킬 수 있는 ‘생명의 길’이라는 걸 명심하길 바란다.
칼럼
남도일보
2012.04.2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