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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등 정치권이 ‘부실 저축은행 피해자 지원 특별조치법안’을 마련했다. 이 법안의 내용은 2008년 9월 이후 영업 정지된 18개 저축은행 예금주에게 현행 예금보호한도인 5천만 원을 초과하는 예금과 후순위채권 피해액의 55%가량을 보전한다는 것이다. 6천만 원을 예금했다면 초과분 1천만 원 중에서 550만원을 보전하겠다는 것이다. 이 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오는 16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여야 합의로 마련된 법안이어서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법안은 예금자보호법 근간을 위협하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때문에 비롯된 것이다. 주민들의 표를 의식해 의원들 스스로가 법과 원칙을 무시한 것이어서 앞으로 금융시장의 질서를 무너뜨릴 우려가 크다. 의원들은 “선의의 피해를 입은 예금주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보해저축은행을 비롯 18개 저축은행에 예금됐던 5천만원 이상 중 55%의 금액이 보전된다. 또 부실 판매로 인정되는 후순위채 투자금 55%도 보전대상이다. 예보기금에서 빠져나갈 보전금은 모두 1천25억원으로 추정된다. 정치권은 8만200여명에 달하는 5천만원 초과 예금자와 후순위채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오는 총선을 겨냥한 정치권의 선심법안이라는 것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 피해자가 많은 부산·경남지역의 유권자들을 의식해 새누리당이 총대를 매고 계산속이 맞아떨어진 민주통합당이 이에 가세한 모양새다. 표를 위해 금융질서의 근간을 내팽개친 것이다. 피땀 흘려 모은 돈을 하루아침에 날려버린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선의의 목적을 지니고 있지만 이 법안은 위헌소지와 함께 형평성 문제가 크다. 은행 예금자와 보험 가입자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적립해놓은 돈을 국민 동의 없이 저축은행 피해자에게 주겠다는 발상이어서 매우 위험스럽다. 저축은행 피해는 정부의 부실관리·감독과 금감위 등 정부기관 감독을 소홀히 한 국회 정무위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 그럼에도 피해액을 국민들의 돈으로 보전해주도록 하고 자신들은 주민들로부터 칭송만 받겠다는 여야 정치인들의 저급한 포퓰리즘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피해자들을 돕고 싶은 진심에서 법안을 마련했다면 재원은 자신들의 세비와 기부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정치개혁을 외치면서도 필요하면 야합을 서슴지 않는 정치권의 행태가 개탄스러울 뿐이다.
사설
남도일보
2012.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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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학교폭력에 대해 범정부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하고 있다. 또한 중·고의 졸업식 시즌에 맞추어 경찰력이 집중적으로 배치되어 이른바 졸업식 후 밀가루 세례나 옷 벗기기 등 과도한 졸업 뒤풀이를 단속하고 있다. 폭력적인 졸업식 문화를 방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경찰에 둘러싸인 졸업식을 보고 있으면서, 학창시절 추억을 되새기고 서로의 졸업을 축하하는 졸업식에 과연 경찰력이 배치되어야 하는 의문이 생기면서 경찰의 정체성 정립문제와도 직면이 되는 것 같다. 경찰의 정체성 정립과 관련, 경찰은 무엇인가. 그리고 경찰은 언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의 논의가 대두된다. 경찰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보호, 사회공공의 질서유지를 경찰관직무집행법 제1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다. 안전과 인권의 수호자로서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는 경찰이 언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범죄의 척결자에서 문제의 해결사로 역할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다시 말해 범죄 위주의 형사법적 사고에서 행정법적 사고로 전환을 하는 것이다. 범죄는 법률로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남의 물건을 훔치는 행위, 학교폭력의 가해자, 기망행위로 돈을 가지는 행위, 주취자의 폭력행위, 스토커 등등…. 위해의 정형적·반복적 발생행위를 법률에 명시해놓고 그에 의해서 처벌되고있다. 그렇지만 처벌규정이 없다고 즉 범죄가 아니다고 경찰이 방치 또는 소극적 대처한다면 국민의 불안·불만을 야기할 수 있다. 물론 형사법도 중요하고 나라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데, 도로를 만들면 아스팔트를 깔고 중앙선을 긋는 것을 형사법에 비유할 수 있으나, 도로에 횡단보도를 만들고 제한속도를 규정하고 교통상황에 따라 신호등을 점멸신호로 바꾸고 하는 탄력적 작용이 행정법적인 사고인 것이다. 형사법의 본질이 과거를 지향하고 법리적으로 유죄와 무죄 둘 뿐이나, 행정은 법을 집행하면서 거기에 달려 있는 재량이 있는 것이다. 재량에 의해서 문제의 해결을 유도하는 것이다. 경찰권이 언제 발동을 해야 하는가의 문제에 있어서도 과거에의 범죄의 예방과 진압에서 벗어나 위험의 방지와 제거, 위험의 사전 배려단계에서의 경찰권 발동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위험의 사전 배려란, 현대 위험사회에서 다발하는 비정형적, 비일상적 위험에 대한 효율적 대처를 위해 생겨난 개념인데 예를 들어 성폭력·조직폭력사범 등 주요 형사우범자의 신변관리,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홍보 및 교육활동,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가·피해자 상담 및 홍보활동 등이 될 수 있다. 위에 말한 것처럼 졸업식 현장에 경찰력이 배치되는 것도 이러한 위험의 사전 배려에 대처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하나 경찰의 정체성과 관련, 업무영역에서 회복적 사법의 실현을 들 수 있다. 회복적 사법이란 범죄로 인해 영향을 받은 자들에게 문제 해결의 열쇠를 맡기고 사법절차를 치유와 변화의 과정이 될 수 있도록 변모시킴으로써 장래의 범죄를 예방 감소시키려는 사법의 철학인데 문제의 해결은 국가의 대표자에서 당사자로(피해자, 가족, 친구)로 변화하는 것이다. 일례로 경찰청에서는 연중 2회로 ‘학교폭력 자진신고 및 피해신고 기간’을 운영하는데, 자진 신고한 학교폭력 가해학생을 불입건요건을 충족시킨다면, 선도조건부 불입건 결정을 하는 사례를 들 수 있다. 과거의 경찰은 국민을 억압하는 상징이었을지 모르겠지만, 이제 경찰은 참 많이도 변했다. 거리에서 경찰을 만나면 국민들은 불안함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편안함을 느끼고 안심하게 된다. 경찰이 그동안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경찰이 되고자 노력을 해 왔는데 진정한 국민의 경찰로 국민의 신뢰을 받아가면서, 자부심을 갖고 신명나게 일하는 경찰의 완성을 기대해본다.
칼럼
남도일보
2012.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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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석 2012학년도 대학입시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왔다. 일부 대학에서는 추가모집을 한다고 해도 지원자가 없다. 입시창구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이다. 한편 대학입시에 성공하지 못해서 분노하는 학부모도 보인다. 얼마 전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물기 젖은 목소리는 알코올 기를 풍겼다. 친구의 하소연이 이어졌다. 친구의 막내는 금년 대학입시에서 수시든 정시든 아무 대학교에도 합격하지 못했다. 중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할 만큼 공부를 열심히 한 아이였다. 주위에서는 특목고에 진학시키라고 권했지만, 친구는 아이와 좀 더 가까이 지내고 싶어서 아이를 일반고에 보냈었다. 아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영어, 수학, 사회는 1등급이었는데, 평소 잘하던 국어가 3등급인 바람에 입시전략을 짜는 게 어려워서 입시컨설팅까지 받았다. 안타깝게도 대학입시의 여신은 웃음을 보내지 않았다. 친구는 노여워했다. 현행 대학입시는 로또입시냐, 도대체 진검승부를 허용하지 않아. 베이비부머인 내가 대학에 진학할 때는 대학별 본고사로 판가름 냈잖아. 대학이 전기와 후기로 나뉘었으니까, 두 번은 제대로 겨뤘지. 폐해가 많았다고 해도 본고사로 결판을 냈던 그 때의 제도가 더 좋았던 게 아니야. 친구에게 공감을 표시하면서 조금 진정하라고 했다. 지나치게 노하면 간에 해로우니까. 대박이 난 수험생이야 만족할지 모르나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된다. ‘로또입시’라는 말이 문제를 이해하는 실마리이다. 경우의 수가 워낙 많은 로또에서 당첨될 확률은 매우 낮다. 대학입학 요강은 전문가가 아니면 이해하기 어렵다. 계열별로, 전공학과별로 적용되는 조건이 조금씩 다르다. 수험생이 여러 대학의 다종다양한 조건을 조합해서 자신에게 유리한 전략을 세우고 실행해본다는 점은 좋게 보이나, 대학합격의 여부가 주사위던지기놀이처럼 확률적으로 우연히 결정된다는 측면은 문제로서 지적될 만하다. 진검승부가 아니라 우연적 요소의 작용이 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낙방한 사람은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분기탱천한다. 심지어 합격자도 만족을 못한다. 그래선지, 옆에서 보기에 괜찮은 대학교임에도 불구하고 학과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멍하게 지내는 대학생이 적지 않다고 한다. 금년 12월 대선에서 후보들이 어떤 입시제도를 들이밀지 모르겠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제도가 바뀌었다. 입시제도는 어느 하나로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그동안 시행되어온 입시제도를 모으면 가칭 ‘대학입시제도 박물관’을 세워도 그 내용물이 다 채워질 듯하다. 통시적으로 대학입시제도는 선진국 흉내를 낸다면서 변태를 거듭했기에 각 세대에게 일관된 신호를 보내지 못했다. 횡단면으로 보면, 선택의 기회를 많이 부여한다는 미명하에 경우의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복권입시가 됐다. 이처럼 불확실한 확률적 입시세계를 살아 온 각 세대에서 자신이 진학한 대학에 만족하는 사람은 신이 내린 자식이라고 봐도 잘못은 아닐 게다. 친구에게 말해줬다. 아이를 부드럽게 대하라. 아이가 존재함에 대하여 감사해라. 하루 한 가지씩 아이를 칭찬해라. 아이가 3고(먹고 자고 싸고)를 잘하게 살펴라. 아이에게 걸었던 희망이 실망으로 바뀌었겠지만 아직 절망의 상황은 아니다. 실망, 곧 잃어버린 바람은 되돌아올 가능성이 큰 바람이다. 절망은 아무런 바람도 없는 상태이다. 고독하니까 절망한다기보다는, 절망하니까 고독하다. 누구는 고독이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 했지만, 더 들여다보면 절망은 죽음의 뿌리이다. 2012년 대학입시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어도,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뛰어든 취업 전선에서 삶이 팍팍할지라도, 실망은 할지언정 절망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실망은 어떻게 보면 머리를 비우는 행위이다. 내용물이 꽉 찬 컵은 컵이 아니다. 뭔가를 담는 쓰임이 다했기 때문이다. 빈 컵이야말로 진정 컵이다. 허용(虛用), 빔은 곧 쓰임이다. 무용(無用), 즉 없음조차도 쓰임이다. 전국을 싸돌아다니든, 무등산 자락을 뒤지든, 입시와 무관한 책에 빠지든지 하면서 허무의 지혜를 터득하려고 노력하면 어떨까….
칼럼
남도일보
2012.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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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피해학생 보호와 가해학생 조치 강화에 초점이 모아졌다. 지금까지는 학교폭력 피해자가 이중 삼중의 피해를 입은 경우가 많았다. 폭행을 한 학생은 가벼운 징계를 받은 뒤 피해학생을 더욱 괴롭혔다. 피해학생은 이를 견디다 못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풀이 됐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피해학생은 경찰의 보호조치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가해학생은 학교장이 재량으로 출석정지조치를 내려 피해학생과 격리된다. 필요한 경우 경찰은 가해학생을 감독한다. 피해자의 보호와 가해자의 격리가 법적장치로 마련된 것은 매우 적절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문제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 같은 조치들이 이뤄지느냐는 것이다. 학교와 교사의 권한이 커진 것도 시선을 끈다. 교사들은 학생생활기록부에 폭력징계 여부를 기록할 수 있다. 입학사정관제 선발 시 인성평가 항목도 신설됐다. 학교폭력에 가담한 학생들은 대입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의도다. 가해학생에게 주어졌던 연간 30일의 출석정지 일수도 제한이 없어졌다. 심각한 폭력을 휘두른 학생은 유급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같은 조치들이 신속하고 엄정하게 집행된다면 학교폭력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정부가 내놓은 대책들이 ‘징계’에 치중돼 있다는 것이다. 학교폭력을 사전에 예방할 선제적 예방조치들이 너무도 미흡하다. 인성교육을 포함한 전인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지 않은 채 외견상의 문제만 뜯어고치겠다는 단견적인 조치가 상당수다. 학교폭력은 제대로 된 가정교육을 받지 못하고 학교수업에 뒤쳐진 학생들의 우월감 표출에서 비롯되고 있다. 대입위주의 교과에 흥미를 갖지 못한 문제 학생들은 폭력을 통해 좌절감을 해소하고 존재감을 과시한다. 이런 학생들이 자신의 현재 모습을 되돌아보는 한편 미래에 대한 꿈을 지닐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근본적인 학교폭력 치유대책이다. 광주와 전남을 비롯, 서울 등지에서 시행 또는 시행예정인 학생인권조례와 정부대책의 상충성도 앞으로 풀어 가야할 과제다. 심각하지는 않지만 문제발생의 불씨를 안고 있는 사소한 폭력을 학교규칙으로 처벌하려해도 학생인권조례는 체벌과 처벌을 금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폭력을 수반하지 않은 교묘한 협박과 언어폭력이 교실을 휘저을 수 있다. 폭력학생은 단호히 처벌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문제 학생을 사전에 계도하고 언어폭력 등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2.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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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 “저 ~, 저 ~ ” “뭐 좀 여쭤보려고 전화 드렸습니다. 실은 제가 퇴직이 얼마 남지 않아 평소 꿈꾸어 오던 과일농장을 조성하고자 하는데 무슨 과일나무를 선택해 심어야 할지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자 전화를 했습니다.” “네에~, 혹시! 농사 경험이 있으십니까?” 오늘도 어김없이 퇴직 후에 자연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과일농장 조성이라는 소박한 꿈(?)을 안고 전화기를 들거나 직접 사무실을 찾아오시는 분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요즈음 생활의 풍요와 의술의 발달에 따라 시골 노인당에 가면 65세 노인이 어린애 취급을 당하며 물 주전자와 술 심부름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어린애 취급받기는 싫고 또 재직 중 쌓인 노폐물을 배출하고자 은퇴 후 많은 일 가운데 과일농장 운영 꿈을 꾸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과일농장을 꿈꾸는 대다수의 은퇴예정이신 분들의 머릿속 그림은 배꽃이, 복숭아꽃이, 매실꽃이 피는 봄날의 화사함을 그린다. 그리고, 쭈~ 욱 시간이 어느 사이 흘러~ 흘러~ 풍요로운 수확의 계절 가을이 되었다. 빨갛고 노란 맛있는 사과와 배, 감의 수확 철이 되면 가족과 나누어 먹을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그리고 또 옛 직장 동료들과도 한 바구니씩 나누어 먹으며, 판매도 해 용돈도 만들어 일거양득의 기회가 오겠구나 하는 행복한 상상 속에 “멋지다!, 멋져!” 하는 자화자찬을 하면서…. 그러나 상담 후 포기하거나 대폭 수정하는 퇴직자들이 대다수 이다. 왜 포기하는 분들이 많이 생길까 하는 안타까움에 그 이유를 소개함으로써 농장조성에 꿈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 아래에 제시된 어려운 점에 대해 극복 가능하신 분들께서 도전하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직접 선친 때부터 과일농장을 운영해 왔고 연구직에서 과일나무에 대해 20년이 넘는 세월 연구하며 함께 한 경험을 바탕으로 몇가지 조언을 드리고자 한다. 초보자가 알아야 할 과일농장 운영의 어려운 점 몇 가지를 소개한다. 첫번째가 연중 많은 시간의 일을 해낼 수 있는 의지이다. 과일나무는 연중 작업을 하여야 하는데(겨울전정, 거름주기, 열매솎기, 봉지씌우기, 여름가지치기, 풀베기, 병충해 방제, 물주기, 수확, 포장 등) 이 일을 내가 해낼 수 있으려는가 하는 판단이 필요하다. 두번째는 과일 생산의 목적이 가족용이냐, 농가 소득이냐 여부다. 만약 소득을 목적으로 한다면 최소 7천~1만㎡ 이상은 되어야 (1만㎡ 조성비용은 배 1천364만원·단감 1천175만원·참다래 2천656만원) 투자되는 비용대비 소득을 올릴 수 있다. 자신이 없을 경우 몇그루 정도만 심었으면 한다. 따라서 목적을 확실하게 설정 후 선택해야 한다. 세번째는 과종 선택과 재배 기술에 대한 기술 습득 방안이다. FTA가 체결되면서 부족한 과일이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과잉되는 단계이므로 처음부터 새로운 작목을 모험적으로 선택 하는 것보다는 인근에서 재배하는 과종을 선택하는 것이 재배기술 습득기회와 자재 구입, 판매처 확보 등에 유리하다. 그러면서 차별화된 과일을 생산한다. 네번째는 과일 농장은 다른 작목보다 첫 수확을 하는 기간이 최소 3~4년이 더 소요되므로 그 기간을 기다릴 수 있는 인내가 필요하다. 자연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머릿속에 새기며 위에 열거한 몇가지 어려운 점을 잘 판단해 농장을 조성한다면 성공해 내손으로 가꾸는 맛있는 제철 과일을 수확하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끝으로 상품투자의 귀재라는 짐로저스가 “땅에 투자하려면 농작물을 키울 수 있는 땅에 투자해야 하며, 다음 30년은 농부와 광부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한 조언을 되새겨 본다.
칼럼
남도일보
2012.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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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가르친 사상은 반민족적이라는 일반적 인식의 시기가 있었다. 해방공간이다. 1945년 해방이 가져온 사회적 분위기는 그 반면인 서양에 대한 큰 동경으로 바뀌었다. 그 바로 앞 시기, 미·영과 전쟁하고 있던 일제의 미·영에 대한 악선전에 길들여진 우리들은 미·영은 그들이 말한 대로 ‘귀축(鬼畜)’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러던 일반적 인식이 해방과 더불어 갑작스럽게 역전 되었고 그 변화에 우리들은 큰 호기심이 있었다. 선대는 중국에 대한 그리고 직전의 세대는 일본에 대한 의식에 이은 새로운 서향(西向)의 시대가 시작되고 있었다. 중국과 일본에 대한 뿌리 깊은 우리들의 열등의식은 중국과 일본 대신 민주주의가 상징하는 서양의 말로 갈아 탄 것이다. 그때 우리 문화에 대한 인식은 젊은이들에게 매력이 없었다. 캠브리지에서 공부하던 1990년 여름 영국 궁정 윈저를 관광하고 그 이웃 이튼스쿨을 방문할 때도 나의 마음속에는 서양에 대한 의식의 잔재가 남아 있었다. 중학교 때 국어 선생이 이튼스쿨에는 웰링턴 장군이 앉은 책상이 있는데 그때 그가 한 낙서가 지금도 그대로 보관되고 있다는 말이 나를 유혹했다. 그리고 학교 앞 서점에서 그림엽서를 사서 그길로 집 아이들에게 보내면서 나의 감동을 전달했다. 일찍이 나는 나의 아이들에게 은연 중 희망은 외국에 있다는 나의 선입관을 심고 있었던 것이다. 그 가운데 특히 영국이 좋았는데 그 영국 사람들의 중심이 잡힌 자녀교육에 대해서도 나는 분명한 신뢰감이 있었다. 그 가정교육을 상징하는 것 가운데 현관에 결려 있는 모순적 개념인 매가 있다. 나의 견문 가운데 영국 명문가정의 일반적 현상이라 들은 ‘현관에 걸린 매’는 자리가 크다. 내가 들은 대로라면 이 매는 현실이 아니라 이념이었다. 아이들을 때리기 위하여 걸어놓은 게 아니라 중심을 상징하기 위하여 걸어놓은 것이다. 그래서 그 매는 대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기 마련이다. 별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가풍에도 할아버지의 매가 있었다. 나도 그 문화를 모방하고 싶었는데 젊은 가족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신세대 부모들은 그 문화를 이해하지 않았다. 나는 고집하지 못했지만 마음속에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매는 아이들에게 중심을 가르칠 수 있고 젊은 부모나 할아버지인 나 자신의 수양을 위해서도 은연 중 지침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1970년대 유기춘 문교부 장관이 매스컴에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 그의 ‘매도 교육이다’는 말 때문이다. 학도호국단을 재건했고, 대학 교수 계약 제도를 만들어 시행하고 대통령 앞에서 가신을 상징한 일본 어귀인 ‘둔마’ (주군에게 스스로 미련한 말이라는 아부의 뜻)라는 그의 말 때문에 ‘둔마장관’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사람이다. ‘매도 교육’이라는 말은 일본식 교육의 잔재로 매도되고 있었던 시기라 당연히 반시대적 발상이라고 비판되었다. 사실상 일본 교육은 매의 폭력적 교육이었다. 일제는 학생들 간에 행해진 폭력을 묵인하였고 학생 간 위계질서는 그런 폭력에 의하여 유지되었다. 그러나 예쁜 자식은 고생을 시켜야 한다든지 매로 가르친다는 문화는 뿌리가 동양적 문화이다. 옛날 인사말 가운데 ‘앞으로 많이 편달해 주십시오’가 일반적인 시대가 있었다. 매로 때려서 가르쳐 달라는 것이다. 김황식 국무총리가 최근 학교폭력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발표했다. 학교 폭력의 우려스러운 현실을 정부차원에서 타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표현이다. 그러나 날마다 매스컴을 통해 배우고 게임에서 배우고 폭력적인 사회에서 배우고 자본주의에서 배운 학생들을 어른들의 그 일상적 현상이 바뀌지 않는 실정에서 학교폭력만 분리해서 다룰 수 있을까 의문이다. 조치에 가정교육방법도 제시해야했다. ‘예쁜 자식일수록 개똥밭에 눕혀야한다’는 우리속담을 인식시켜야 한다. 천하게 키워야 강해진다는 것이다. ‘매를 맞고 자란 아이들이 약하지 않다’는 주장은 꼭 아니지만 현관에 걸려있는 매의 상징적인 효과는 분명 있다고 말하고 싶다.
칼럼
남도일보
2012.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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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의 4·11 총선 후보자 결정이 ‘개혁공천’과 어긋난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통합당은 현장투표와 모바일투표를 결합한 국민경선제를 도입키로 했으나 이는 조직 동원력이 우세한 현역의원에 유리한 방법이다. 따라서 조직력이 약하고 지명도가 낮은 정치신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이 정치개혁을 표방하면서도 현역 및 기성정치인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국민경선제를 실시키로 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 같은 국민경선제에 따라 지역구 후보가 결정될 경우 당이 표방하고 있는 대대적인 ‘호남물갈이’는 구호에 그칠 공산이 높다. 조직력을 앞세운 현역의원들이 지역구 후보로 결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현역의원들의 경우 지방선거 공천권을 거머쥐고 있기 때문에 이를 의식한 지방의회 의원들의 조직적인 개입은 선거인단 구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신인들은 불리한 판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금품살포나 차기 지방선거 공천권을 남발할 수밖에 없어 전체적인 선거분위기가 금권· 타락선거로 흐를 우려가 높다. 특히 도시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령층이 많은 농촌지역의 경우 조직 동원을 통한 민심왜곡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농촌지역은 50대 이상 연령층이 많기에 모바일 투표가 사실상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런 실정을 감안하지 않은 채 마련된 민주통합당의 후보자 결정방식은 재고돼야 한다. 무늬만 국민경선제이지 내용은 조직 동원싸움이어서이다. 민주통합당이 공천권을 지역유권자에게 돌려주겠다고 도입한 모바일 투표는 현행법상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으로는 모바일투표 참여 신청자들의 주거지를 확인할 수 없기에 대리투표가 가능하다. 새누리당과의 합의를 통해 모바일투표 관련법을 제정하더라도 대리투표 가능성은 여전하다. 대리투표가 공천후보자 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서는 최소한 지역유권자의 10%이상이 모바일 투표에 참여해야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경우 청년층의 표심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투표가 휴대폰 조작에 서투른 장년·노년층의 표심을 사장시키는 부작용을 낳는 것이다. 민주통합당은 유권자들의 표심이 적절히 반영될 수 있도록 국민경선제를 보완해야 한다. 현역의원에 유리하고 농촌지역과 고령층의 표심이 왜곡되는 현행 방식은 문제가 많다.
사설
남도일보
2012.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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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혁 #1. 28년간 장애인 동생을 보살피던 형이 동생을 끌어안고 13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다. 형제는 모두 숨졌다. 지난 1일 서울 송파구에서 일어난 일이다. 올해 45세였던 신푸르름씨는 정신장애를 앓던 동생 명균씨와 함께 죽기 전에 “더 이상 동생을 돌보기 힘들다. 미안하다”라는 유서를 남겼다. 생활고 때문에 동생과 함께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음을 밝힌 것이다. 푸르름씨 부모는 동생 명균씨가 여섯 살 때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친척들은 명균씨를 장애인 시설로 보내자고 했지만 푸르름씨는 “절대 그럴 수 없다”고 이를 막았다. 그 뒤로 동생을 돌보는 것은 푸르름씨 몫이었다. 공사장 인부로 일하면서 동생을 보살폈다. 그러나 일자리가 끊기면서 먹고 사는 일이 힘들게 됐다. 고민하던 그는 결국 동생과 이 세상을 하직하기로 모진 마음을 먹게 됐다. #2. 어린이 집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정부가 0~2세 어린이 보육비를 전액지원하겠다고 발표하자 아이를 가진 주부들이 너도나도 어린이 집에 보육가입신청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원해주는 어린이집 보육료는 월 28만6천원에서 39만4천원 사이다. 정부는 관련예산 1조9천80억 원을 책정해둔 상태다. 정부발표 이후 살림하며 아이를 키우던 전업주부 상당수는 ‘공짜 보육’의 혜택에 빠질세라 앞 다퉈 어린이집을 찾고 있다. 이런 탓에 아이가 있는 맞벌이 부부는 정작 순서에서 밀리고 있다. #3. ‘샤넬 No.5’는 세계인이 즐겨 찾는 향수다. 1924년 파리의 고급 의상점 샤넬에서 발매된 후 향수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샤넬은 조향사(調香師) 에르네스트 보가 개발한 24개의 향수 중 5번째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하면서 상품명을 샤넬 No.5로 지었다. 에르네스토는 북유럽의 백야(白夜)의 환상적인 이미지를 재현한 것이라 설명했다. 그렇지만 샤넬은 이 향수에 ‘여성해방’의 의미를 부여했다. 이는 샤넬의 우울했던 성장기와 깊은 관련이 있다. 어머니가 결핵으로 죽은 뒤 오바진(Aubazine) 수도원에 맡겨진 샤넬은 반항아가 됐다. 화류계를 거쳐 의상실 주인이 된 샤넬은 세상에 대한 증오와 반항심을 ‘유니섹스 룩’으로 승화시켰다. 샤넬은 당시 가부장적 사회 분위기에서 억압받던 여성들이 의상과 향수를 통해 그들의 욕망을 분출할 수 있도록 도왔다. 형제의 투신자살은 ‘보편적 복지확대’가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된 가운데 일어난 음울한 사건이다. 여야가 앞 다퉈 내놓고 있는 복지확대 정책의 당위성을 입증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가 지닌 복지의 틀이 얼마나 허술하고 전시 행정적인지를 보여준 비극이기도 하다. 가난에 시달리다 결국 죽음을 선택한 푸르름씨에게 무상급식과 같은 ‘복지논쟁’은 배부른 자들의 말장난에 불과했을 것이다. 부의 독과점 문제가 사회이슈가 되고 있다. 모두들 재벌의 탐욕스러움에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제빵과 요식업에 까지 진출한 대기업의 몰염치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재벌세 도입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런데 ‘있는 자들의 탐욕’은 딱히 재벌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먹고 살만 하면서도 정부가 주는 공돈을 받아보겠다며 아이 손을 잡고 어린이집을 찾는 행렬에 암담함을 느낀다. 인간미가 느껴지는, 사람 냄새가 풍겨지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샤넬의 고백에 따르면 오바진 수도원의 분위기는 음습했고 수녀들은 편협했다. 그래서 샤넬은 공중에 흩뿌려지는 ‘가상의 꽃다발’격인 샤넬 No.5에 강한 애착심을 보였는지도 모른다. 결국 샤넬의 소망은 이뤄졌다. 샤넬 No.5는 세상을 화사하고 밝게 바꾼 ‘행복의 대명사’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푸르름씨는 이 세상의 불공정함에 온몸으로 저항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형제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문제는 이제 남은 자의 몫이다. ‘올바른 복지’를 이끌어낼 것인지 ‘부조리한 복지’를 만들어낼 것인지, 모두들 고민해야 한다. 나보다 더 어려운 이를 돌보지 않으면 이 세상에는 ‘사람 사는 향기’가 돌 수가 없다. 형제의 죽음을 통해 이 사회가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모두가 ‘사람 향수’가 됐으면 좋겠다.
칼럼
최혁
2012.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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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거주 노인들 상당수가 자녀로부터 학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로 안타깝고 개탄스러운 일이다.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해 접수된 노인 학대 사례는 모두 260건에 달하고 있다. 학대 유형으로는 언어 폭력 등 정신적인 학대가 105건, 신체학대 67건, 무관심 등 방임 61건, 경제적 지원 중단 17건 등이었다. 학대행위자는 아들과 딸, 며느리 등 가까운 가족이 대부분이며 딸보다는 아들이 부모를 학대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았다. 그러나 자녀로부터 학대를 당했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여기고 주위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한 부모들이 감추는 경우도 적지 않아 실제로는 더 많은 학대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자녀들의 부모학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고령층 인구증가에 원인이 있지만 가족에 대한 가치관 붕괴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노인들에 대한 학대증가는 가정 붕괴의 가장 심각한 현상이라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부모에 대한 부양과 존중은 그 어떤 경우에도 지켜져야 할 최우선 가치다. 우리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 가치는 효(孝)와 예(禮)다. 효는 어른에 대한 공경심을, 예는 청소년들이 갖춰야할 기본소양이라 일컬을 수 있다. 그런데 최근의 세태를 보면 어르신에 대한 공경과 청소년들의 예의바름은 거의 붕괴상태다. 각종 노인복지 시설이 늘어난 것은 바람직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자녀들이 마땅히 해야 할 부모에 대한 보살핌이 그만큼 약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청소년 폭력도 따지고 보면 가정교육의 실종과 깊은 관련이 있다. 노인 학대와 같은 사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정·학교교육을 회복해야 한다. 인생의 가치와 기쁨을 경쟁에서 승리하는 데서 찾지 않고 가족 및 주변사람과 잘 어울리면서 어려운 이들을 보살피는데서 찾도록 하는 사회적 분위기 마련이 절실하다. 노인복지 문제는 결국 청소년들에 대한 효 교육과 맞물려 있는 사안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노인복지 문제는 청소년들에 대한 효 교육을 강화시키는데서 그 해결점을 찾아가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노인복지 문제에 대한 지자체와 사회봉사단체들의 더 깊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노인복지예산은 결코 소모성 지출이 아니다. 우리 사회를 건강하고 튼튼하게 지탱해주는 필수예산이다. 노인보호전문기관을 중심으로 노인 도우미를 크게 늘려 외로운 처지에 놓인 어르신들을 자주 들여다보고 보살펴주는 노력이 요청된다.
사설
남도일보
2012.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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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올 겨울에는 작년에 비해 눈이 별로 오지 않는 것 같다”라고 얘기한 것이 무색하게도 지난 주 3일, 이번 주 3일 눈 예보가 있었다. 다행히 지난주에는 3일 중 단 하루만 눈이 내렸고 그 양도 아주 적었다. 하지만 이번 주에는 눈이 얼마나 올 지 또 걱정이다. 자치단체에서는 제설작업 뿐만 아니라 제설장비 및 제설자재 확충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눈이 오면 자치구별 도로 제설 상태와 제설자제 확보량에 대해 비교하고 평가하는 신문기사가 연일 보도되고, 주민들은 ‘○구에서는 제설작업이 잘 되어 있었는데, 구간 경계가 바뀌면서 ○구에서는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빙판 길이었다’는 민원을 제기하는 등 언제부턴가 제설작업이 자치구의 역량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이에, 충분한 제설자재 확보는 물론, 제설장비의 현대화 및 장비 확충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타 자치단체의 제설 우수사례를 비교분석, 신속하고 효율적인 제설작업 실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자치단체의 노력과 더불어 시민의식의 변화도 요구된다. 폭설시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시민으로서의 상식이지만 적지 않은 시민이 굳이 승용차 출·퇴근을 고집하다시피 한 것이 그렇고, 눈길과 빙판길을 감당하지 못해 도로에 차를 방치하거나 불법 주·정차로 인해 제설작업마저 방해하는 것도 그렇다. 또한 ‘건축물 관리자의 제설 및 제빙 책임에 관한 조례’ 일명 ‘내집앞 눈치우기’는 자기 집(점포) 앞 눈은 스스로 치워야 하는 의무를 명시하고 있지만 이를 이행하는 시민이 많지 않다는 것도 되돌아봐야 할 자화상의 일면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이나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내 집 앞 눈을 치우지 않으면 과중한 과태료를 물리고 있다. 실제로 미국 뉴욕이 50~100달러, 캐나다 토론토 105달러, 독일은 전역에서 500유로 이상을 물리고 있다. 중국 베이징은 500~1,000위안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보행안전을 위한 공공의 책무라는 점에서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내 집 앞에 쌓인 눈 치우기를 생활문화로 정착해야 한다. 지난 연말 전국적으로 연이어 많은 눈이 내렸으나 이면도로의 경우 눈을 제때 치우지 않는 바람에 골목길이 빙판으로 변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면도로와 주택가에 쌓인 눈은 내집 앞 제설이 법적인 문제이기에 앞서 남을 배려하는 시민의 마음이 먼저라고 생각된다. 겨울철 폭설과 잔설, 결빙으로 인한 불편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설해대책에는 자치단체의 노력과 더불어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의식의 변화도 함께 요구된다.
칼럼
남도일보
2012.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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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난 1월 한 달 무던히도 들었던 덕담이다. 신정에 들었던 소리를 구정에도 다시 듣게 되니 새해 복 주는 하느님도 겹치기 출연에 피곤했을 법하다. 그래도 다행스런 것은 백번을 들어도 기분 좋은 덕담이라는 점이다. 하긴 2월의 초입에 또 새해타령을 하는 필자의 얘기 또한 지겹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도 사람들은 늘 ‘새로움’이란 어휘에 매혹 당하며 세상을 살아간다. 좀 비극적으로 보자면 인생이란 결국 죽음으로 한걸음씩 다가가는 여행길이지만, 사람들은 ‘새해맞이’라는 시간의 변화에 찬란한 의미를 두고 맹렬하게 매달린다. 희망, 가슴 설렘, 행운 등등의 장밋빛 언어들을 동원하면서 까지…. 그 까닭은 무엇일까? 내일은 뭔가 오늘과 다르리라는, 호모사피엔스의 ‘꿈꾸는 속성’ 때문일 것이다. 인간 실존의 그 속성이 문명과 역사를 만들어 왔고, 진화의 시계를 움직이는 불변의 동력으로 작동해 온 셈이다. 늘 그래왔듯, 올 해의 화두 또한 변화와 쇄신임은 물론이다. 지자체, 정치권, 기업, 공기관 어느 한곳 가릴 것 없이 그것을 슬로건으로 삼지 않는 곳이 없다. 그처럼 변화와 쇄신이 시대의 키워드가 될 때마다 필자는 자연스럽게 광주라는 지역사회의 낡은 것과 새로운 것에 대해 고민해보곤 한다. 더러는 혼란스러움을 느끼며 격동의 현대사를 거슬러 오르며 광주는 늘 자타가 인정하는 시대정신의 활화산으로 일컬어져 왔다. 광주학생운동과 5·18과 같은 전환기적 사건의 주역이 되면서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의 모체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민주정치 1번지라는 호칭은 여전히 광주만이 누릴 수 있는 고유명사가 돼 있는 게 사실이다. 역사 진화의 기병지적 역할을 공인받은 것이다. 그렇다면 광주의 사회구조 혹은 그 작동방식은 정치적 선진지라는 일컬음에 걸맞게 혁신적인가? 개방과 다양성, 그리고 민주적 소통의 원칙은 잘 지켜지고 있는 것인가? 지역의 토호나 오랜 기득권을 유지하며 고착된 지방권력이 혹여 시민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지는 않는 것인가? 학맥과 혈맥, 지역연고 등에 얽힌 구시대의 관계망이 새로운 공동체 가치의 창출을 억누르고 있지는 않는 것인가? 자유분방하고 창의적인 젊은이들의 정신이 아무런 장애 없이 활발하게 개진될 수 있는 곳인가? 필자 개인의 의견인지는 모르지만, 진화의 상징인 이 같은 질문들에 대해 온전히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기가 쉽지 않은 게 광주의 현실이다. 이 때문에 광주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는 사람들은 광주라는 지역사회의 속내는 실상 그 어느 도시보다 더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광주정신’ 으로 상징화된 민주· 평화· 인권의 정신이 국내는 물론이요 범 아시아적 가치로 확장되고 있는 추세의 뒤란에 도사린 그 보수성에 생각이 미칠 때마다 필자는 베를린과 파리라는 두 도시의 관계를 문득 떠올려보곤 한다. 베를린은 서구사회에 풍미한 전위적 사상의 발흥지와 같은 역할을 했던 도시다. 실존철학, 마르크시즘, 바우하우스운동 등 당대의 아방가르드로 불리던 정치경제· 예술사조가 모두 베를린을 발신지로 삼는다. 그러나 이러한 사조들이 활발하게 꽃피운 곳은 정작 베를린이 아닌, 파리에서였다. 베를린에서 만들어진 종자가 파리라는 옥토에 이식돼 무성하게 번성한 것이다. 이를테면 사상의 출신성분을 가리지 않는, 유연하고 개방적인 파리의 자유정신이 만들어 낸 성취라 분석해볼 수 있을 것이다. 정치적 선진성이 사회 선진화의 동력으로 치환되지 못하는 구조는 내부 모순을 양산할 수밖에 없다. 때로는 그 허울의 그늘 속에서 치명적인 병폐가 독버섯처럼 자라기도 한다. 영화 ‘도가니’로 드러난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과 같은 것이 전형적인 사례다. 민주·인권·평화의 가치를 브랜드로 삼은 도시에서 장애 소녀들을 먹이삼은 그렇듯 추악한 범죄가 오래도록 묻혀 지고, 방관되고, 외면 받았다는 사실은 광주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곰곰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어디 그 일 뿐이겠는가. 한국 민주주의의 메카처럼 대접받는 광주의 이름값이 허장성세의 수사로 전락하는 낡은 구시대의 폐습과 징후들이 도처에 도사려있는 게 사실이다. 자타가 인정하는 차별화된 자신의 가치와 장점을 자기성장의 자양분으로 육화시키지 못하는 삶은 정체된 채 겉돌게 마련이다. 사회라는 유기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5월의 도시 광주가 그 속살 또한 5월처럼 푸릇한가?” 라고 되묻는 성찰이 광주공동체의 시대적 화두가 돼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칼럼
남도일보
2012.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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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이 대대적인 호남권 현역의원 물갈이를 ‘개혁 공천’의 시발점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 등 지도부는 당의 지지세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호남물갈이가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아래 이와 관련된 메시지를 다양한 방법으로 표출시키고 있다. 임종석 사무총장이 “호남민심은 새로운 호남을 원한다”며 “(국민들은 호남물갈이를) 호남홀대나 불이익이 아니라 새로운 호남을 위한 것이라 평가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당 지도부의 의중을 담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지난 3일 민주통합당이 발표한 공심위원 구성은 구 민주당 출신이 대부분인 호남권 현역의원들에게 상당히 불리하게 짜여 진 측면이 크다. 민주통합당이 확정한 공심위원들은 내·외부 인사 각 7명씩 14명으로 구성됐으나 이 중 광주·전남의 여론과 현역의원 입장을 반영할 수 있는 인사는 우윤근 의원 1명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친노계로 분류되는 인사 상당수가 공심위에 참여한 상태여서 중량감 있는 구 민주계 현역의원들은 ‘개혁공천’의 압력에 밀려 공천경쟁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 주민들은 호남권 현역의원들에 대한 공천물갈이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찬성하고 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의정활동과 주민의사를 무시하는 지방선거 공천으로 물의를 빚은 의원들을 퇴장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민주통합당이 친노 인사들을 전진 배치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개혁공천’을 앞세우는 모습에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민주통합당은 광주 모 지역구의 경우 광주광역시장직에 야심을 지닌 모 의원을 비례대표로 보내고 시민단체 출신을 전략 공천하는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은 개혁공천을 명분으로 해 한명숙 대표 주변 인물들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시켜주는 일이다. 이 경우 빛바랜 공천개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 공심위가 밝힌 ‘당선가능성 보다는 당 정체성에 부합되는 개혁성 있는 인물 공천’ 기준은 지역주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오만한 자세다. 자신들이 판단해 공천을 하면 결국 지역주민들이 지지해줄 것이라는 구시대적 유습을 떨쳐버리지 못한 태도다. 광주·전남 지역구에 대한 여성들의 전략공천 확대검토도 같은 맥락이다. 민주통합당은 당권강화와 지지세력 확산의 수단으로 공심위를 운용해서는 안 된다. 여론을 중시하는 공천심사가 이뤄져야 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2.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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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상해박람회는 너무 잘 만들어졌으며, 많은 사람들이 관람하는 바람에 사람에 치여 구경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중국관이나 사우디아라비아관은 5시간 이상 줄서서 기다려야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중국관에 들어가면 송나라시대 청명상하도(淸明上河圖)를 아주 크게 만들어 마치 宋나라시대 시장을 걸어 다니는 것 같아 탄복을 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여수세계박람회는 우리 지역 사람만 겨우 알고 있을 뿐, 타 지역에서는 거의 여수박람회가 있는지 조차 모르는 상태다. 상해는 특급호텔이나 일급호텔이 많이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공항이 2곳이나 있으며, 고속철도가 거미줄처럼 이어지고 있다. 상해는 많은 사람이 몰려들어도 호텔에서 재울 수 있었지만, 여수에는 호텔이 부족해 부산에 있는 호텔을 이용하게 된다. 고속철도는 서울∼여수간 운행되고 있지만, 광양∼일본간 카페리는 중단되었으며, 여수공항의 국제선이 취항이 자유롭지 못하다. 광주공항에서도 국제선 취항해야 하는데 불가능하며, 여수·순천·광양 시내의 도로표지판도 외국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글과 漢字, 英語 표지판이 부족한 상태이다. 세계박람회는 ‘기술올림픽’이라 불릴 정도로 올림픽이나 월드컵 못지않게 영향력이 큰 국제행사다. 이제 모든 중심에 정부 차원에서 서둘러야 하며,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세계박람회가 국익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해양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전남도와 여수시 등 지역에서도 이번 세계박람회 개최로 남해안시대 중심도시와 지역발전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93일간 개최될 여수세계박람회는 총 2조1천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여수세계박람회 개최로 추산되는 경제효과만 12조 2천억원에 이르고 7만9천명에 달하는 고용효과가 예상될 만큼 어마어마한 규모의 국제행사다. 참가국도 106개국으로 초과 달성했으며, 9개 국제기구, 7개 기업이 참가를 확정해 성공개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하지만 부족한 숙박시설과 해외홍보, 입장권 예매 등 성공박람회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여수세계박람회의 예상 관람객이 1천82만명, 하루 평균 2만여명, 주말에는 최대 32만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하루 평균 3만5천738실, 성수기에는 10만200여 실의 숙박수요가 예상되지만 현재 여수시의 수용능력은 5천694실로 고작 36%에 그치는 등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조직위원회의 외국인 관람객 유치 목표는 55만명이다. 수요예측 조사결과 48만9천명이 찾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일본 아이찌 박람회나 상해박람회에 비해 못 미치는 수치다. 또 여수세계박람회의 낮은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것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위해 여수시는 부족한 숙박시설을 대체할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민간아파트 중에서 분양이 안된 아파트 300세대를 활용할 계획이다. 또 비용이 저렴한 체험형 숙박시설로 신월지구 청소년 텐트촌 400면, 농어촌 민박 972실 등을 마련 중이다. 이밖에 종교시설인 흥국사와 향일암 등 두 곳에 템플스테이 25실과 교회 수련원 및 강당 등 261실 확보를 추진 중이다. 시는 대체숙박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는 한편 부족한 숙박시설에 대해서는 2시간 권역 내의 숙박시설 정보를 관람객들에게 제공해 숙박 편의를 도모할 계획이다. 며칠 전 중국의 여행사 대표들이 나를 만나러 왔다. 중국에서 김해공항을 거쳐 여수박람회를 보고 호텔이 부족, 다시 부산을 거쳐 서울로 올라가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기에 여수∼광주는 1시간 거리에 불과하고 광주에 좋은 호텔이 많이 있으니 광주에서 숙박하도록 권하고, 광주의 호텔들을 구경시켜 주었다. 중국 여행사들이 걱정하는 것은 여행객은 얼마든지 모집할 수 있지만, 호텔이 문제이기 때문에 여행객 모집에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여행사에서 모집되는 여행객은 템플스테이나 민박은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외국인 유치를 위해서는 호텔에 대한 준비가 철저히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칼럼
남도일보
2012.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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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후보자들의 상호비방과 각종 선거법 위반행위가 크게 늘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이번 주 내로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을 완료하고 다음 주부터 후보자 심사에 착수하는 등 공천심사 및 경선 일정이 윤곽을 드러내자 경쟁후보에게 흠집을 내기위한 각 후보들의 폭로·비방전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광주·전남지역의 경우 민주통합당의 공천을 받는 것이 당선에 유리한 현실상 각 후보들은 민주당 공심에 유리한 여론조성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인지도가 낮은 예비후보들은 당 지도부나 지역구민들에게 단 기간 내에 자신을 알리는 것이 한계가 있다는 판단아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현역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네거티브 선거전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번 주부터 다음 주까지 2주 동안은 공심위의 현역의원 물갈이 공천 대상이 확정되는 까닭에 현역의원들에 대한 예비후보들의 날선 공격이 수위를 더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대한 비방과 부정적 여론 확산을 위한 향응제공 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런 네거티브 선거 분위기는 앞으로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예비후보자들은 현역 의원들에 대한 물갈이 여론이 그 어느 때보다 높고 공심위 역시 공천 개혁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큰 폭의 물갈이를 단행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자신의 출마 지역구 현역의원들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확산시키는데 모든 힘을 쏟아 붓고 있다. 이와 함께 다른 예비후보들에 대해서도 무차별적인 폭로·비방전을 동시에 벌이고 있다. 민주당 공심위는 당선 가능성과 정체성, 도덕성, 당 기여도, 의정활동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공천심사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천경쟁의 과열과 혼탁을 막기 위해서는 네거티브 선거 전략만을 구사하는 예비후보에 대해서는 공천심사 제외라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크다. 그래야 여론전에 휘말리지 않고 공천심사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광주·전남 현역 의원들에 대한 물갈이 여론이 높지만 일부는 활발한 의정활동과 성실함으로 주민들의 재출마 여론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현역의원들에 대한 공천심사가 신중하게 실시돼야 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현지 사정에 어두운 공심위 위원들이 주민들의 여론과 동떨어진 후보자를 공천하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신뢰성 있는 ‘민심 모니터링 시스템’을 한시적으로라도 가동시켜야 한다. 옥석을 가려내는 공심위원들의 지혜가 요청된다.
사설
남도일보
2012.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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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섭 제자들이 결혼식 주례를 부탁할 때마다 나는 자주 이런 말을 인용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이다. 이 관계를 가장 잘 맺는 방법은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한다는 가장 좋은 표현은 시간을 주는 것이다. 사랑하기에 가장 좋은 때는 바로 지금이다. 한 평생 첫 사랑의 마음으로 사랑하며 살기를 바란다. 사랑이란 영어로 LOVE 이다. L은 Listening으로 듣기이다. ‘말하기를 더디하고 듣기를 속히 하라’는 말이 있다. 상대방의 말을 들으려고 노력할 때 사랑은 커지므로, 마음을 활짝 열고 들으려고 노력하기 바란다. 이 세상에서 바꿀 수 없는 것 두 가지가 있는데, 나의 과거와 상대방이다. 상대방을 바꾸려고 하지 말고 내 자신을 바꾸면 나의 과거에 대한 시각도 바뀌고 상대방도 바뀐다. O는 Overlooking으로 눈을 감아주는 것이다. 사랑은 허다한 허물을 덮어주는 것이다. 신혼부부는 다른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서로 다른 점이 갈등의 요인이 될 수 있지만, 다른 것이 틀린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사랑하면 모든 것이 아름답게만 보인다. V는 Valuing으로 가치를 인정해 주는 것이다. 즉 가치창조를 말한다. 사랑하면 사랑하는 사람이 소중해지며 가치가 점점 더 높아지는 것이다. 무슨 일이 생기면 먼저 ‘무엇을 할 것인가?’ 또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보다는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생각하며 행동하기 바란다. ‘널뛰기 원리’처럼 상대방을 높여 주면 자동적으로 내가 높이 올라간다. 부부가 서로의 장점을 발굴해 그 분야의 최고의 전문가가 되도록 격려해 주기 바란다. E는 Expressing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사랑은 상대방에게 표현될 때까지는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말 뿐만 아니라 행동으로도 표현되어야 한다. 언어에는 힘이 있기 때문에 사랑의 언어를 사용하며, 상대방의 사랑의 탱크를 가득 채워주기 바란다. 인생에서 사랑이 중요하듯이, 지금은 내 고장 더 나아가 우리나라에 대한 바른 사랑이 필요한 때이다. 남도의 중심지 광주(GWANGJU) 사랑이 곧 나라를 구하는 길이다. 광주가 교육중심지로서 아는 것이 힘이 되는 세상 지식이 아니라 아는 것이 사랑이 되는 지성, 인성, 감성, 영성을 균형 있게 갖춘 글로벌 인재를 양성해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를 갖춘 도시, 청정 실버산업의 중심지로서 남도의 이야기가 있는 관광명소, 장수의 비결인 느림의 미학과 건강음식이 어우러진 웰빙(Well-being)의 도시, 대한민국의 문화수도로서 창의 산업의 극치인 예향(藝鄕), 나라의 위기 때마다 의를 위해 분연히 일어난 작은 영웅들이 많은 의향(義鄕), 인간성 회복을 통해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현재를 넘어 미래로 연결하는 아시아 문화중심(Asia Culture Center) 도시가 되길 바란다. 또 동방예의지국의 중심지로서 범죄가 없고 불평이 없는(No Crime and No Complaint) 일등 도시와 일등 시민(No. 1 City and No. 1 Citizen)의 도시, 디자인과 광산업 중심의 친환경 녹색(Green Technology) 도시, 문화, 관광, 의료 및 식품 등의 미래 산업 일자리 창출 전략중심(Job Creation Strategy) 도시, 그리고 최첨단 기술 실현 도시(Ubiquitous City)가 되길 바란다. 지금은 한국을 구하는 길(SAVE KOREA)을 걸어갈 때이다. 빌 게이츠와 같은 슈퍼스타(Superstar) 한 사람이 필요하다. 글로벌 전문가 양성이 중요하다. 최첨단 기술(Advanced Technology)이 국가의 운명을 바꾼다. IT, BT, NT, CT 분야의 최첨단 기술을 갖춘 기술입국 한국이 되어야 한다. 지금은 질량경영(Volume Management)이 아니라 가치경영(Value Management)의 시대로서 고부가가치 경영전략이 중요하다. 관광분야의 무역수지를 역전시킬 의료관광 등 수출제일주의 전략(Export First Policy)이 필요하다. 지식기반사회(Knowledge-Based Society)에선 평생교육이 중요하며, 광주와 전남을 평생교육의 중심지로 책 읽는 도시로 전환할 때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2.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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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세 부풀리기가 체육계를 비롯한 사회 각 분야로 확대되고 있어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가입회원이 1천800만명에 달하는 국민생활체육회장 선거와 관련해 한나라당 유정복 의원의 ‘사전 담합선거 운동 의혹’이 불거지면서 체육단체의 정치적 중립유지가 공명선거를 위한 또 다른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국민생활체육회는 현 이강두 회장의 임기가 이달 말에 끝남에 따라 신임 회장 선출이 예정된 상태다. 이 과정에서 신임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한나라당 유정복 의원과 유 의원을 지지하는 지석모 한나라당 군포예비후보가 경기단체 사무처장 15명과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이 모임의 성격을 놓고 정치권에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생활체육회는 예산 전액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단체다. 올해 예산이 582억 원에 달한다. 정부 예산을 지원받는 만큼 정치적 중립성이 유지돼야 한다. 그러나 회원 수가 많고 예산지원과 관련해 회장이 발휘할 수 있는 권한이 큰 만큼 정치적 영향력도 상당하다. 이런 점 때문에 정치권 인사들이 회장직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평소 개인적인 체육활동이나 체육사업 지원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던 정치권 인사들이 난데없이 각종 체육회장 선거에 나서는 것은 정치적 필요성 때문이다. 각 체육회 역시 정치적으로 중량감이 큰 인사가 회장으로 취임할 경우 예산확보나 각종 행사추진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내심 이들을 반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국민생활체육회장 선거에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 이는 유정복 의원을 비롯해 유준상 대한롤러경기연맹회장, 홍기주 사단법인 한국생활체육진흥원 이사장 등이다. 모두들 정치권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유정복 의원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다. 유준상 전 의원은 4선 의원으로 한나라당 상임고문을 역임했다. 홍기주 이사장은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며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에 개입했던 인물이다. 이들 중 유준상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한나라당 당적포기를 선언했다. 당적포기의 이유에 대해 그는 현역 정치인들의 정치적 목적에 따른 스포츠단체의 사조직화가 궁극적으로 생활체육의 저변 확대와 발전에 도움 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역설적으로 정치권의 체육단체 정치세력화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체육단체의 정치적 중립 확보를 위한 국민들의 감시와 정치권의 자제가 절실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2.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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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30일자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다보스 포럼을 특집하면서 ‘어떻게 자본주의를 살릴 것인가’라는 제목의 지상 토론을 게재했다. 재미있는 것은 그 기사를 상징하는 그림으로 커다란 황소를 헬리콥터가 공중 수송하는 모습을 실었다. 안간힘을 쓰지만 황소가 너무 커서 헬리콥터는 뜻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다른 면에 그 황소는 창을 맞은 상처투성이다. 투우장에서 투우사의 창을 맞아 황소는 쓰러지기 직전의 모습이다. 오늘 자본주의의 위기를 상징하는 이미지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수상 등 세계 정상들을 포함 100여 개국 2천600명이 모인 제4회 다보스 포럼은 사실상 경제적 위기감만 남기고 별로 성과없이 폐막됐다. 다보스 포럼 창시자 크라우스 슈왑은 기조연설에서 “자본주의는 낙오자를 껴안지 못했다. 우리는 죄를 지었다”고 말했다. 타임지가 동원한 학자 가운데 하버드 경제학자인 케네스 로고프 교수가 들어 있다. 포럼 참가자이기도 한 그는 국내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도 응해 나름대로의 처방을 내놓았는데 “지금 상태로 가다가는 자본주의 체제는 언젠가 폭발할 것”이라며 “불필요한 재정 지출을 줄이고, 건강보험제도를 효율적으로 개혁하고 금융업계를 제대로 규제한다면 자본주의체제는 어느 정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소위 ‘경제 4.0방식’을 암시했다. 이는 경제에 대한 실제적 국가 관리를 의미한다. 그러나 그는 유럽식 자본주의의 특징인 ‘적은 근로시간, 긴 휴가, 그리고 균등한 분배’는 지속 불가능한 것이란 점을 강조하고 국민의 3분의 2가 아직 18세기적인 불평등 상태로 사는 중국식 방식도 모범 답이 아니라고 말함으로써 경제적 위기 극복에 대한 미국의 리더십에 미련을 남겼다. 다보스 포럼의 우울한 폐막을 같이한 무렵인 지난달 28일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제18차 아프리카 연합 정상회의는 다보스 포럼과는 대조적인 행사였다. ‘아프리카 지역 내 무역촉진’을 주제로 하루 전에 완성한 아프리카 연합 AU 새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대회에 모인 아프리카 정상들을 포함한 수천 명의 참석자들은 축제분위기였다. 아프리카 연합은 이 지역 54개국이 가입해있는 아프리카 최대의 국제기구다. 이 국제기구를 위해 중국은 건설비 2억 달러 전액을 부담, 최고 높이 99.9m 20층의 국제컨벤션센터를 지어주었다. 이는 중국, 아프리카 국가 상호 협력증진방안의 일환으로 2000년 창설한 아프리카 중국 포럼의 소산이었다. 중국은 이 포럼을 통해 아프리카에 대한 원조규모 확대, 채무면제, 인력교육, 의료지원 등을 수행하고 있다. 아프리카에 대한 중국의 지원에 대해 배가 아픈 것은 미국이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지난 해 6월, 아프리카 순방 당시 중국을 겨냥해 “아프리카 국가들은 중국의 신 식민주의를 경계해야한다”고 말했다. 1985년 내가 아프리카 세라레온 수도 프리타운에 갔다 오는 길, 비행기 안에 동승한 몇 사람의 중국인들이 있었다. 그들은 아프리카 원조의 일환으로 세라레온 정부청사를 짓기 위해 파견된 근로자들이었다. 그 때 중국은 남을 원조할 처지가 아니었다. 오늘 한국의 입장에서 중국의 패권주의에 대한 경계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낙오자에 대한 중국의 배려가 미국식 실용주의적 원조와는 그 방식이 대조적이라는 것에 주목하고 싶은 것이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내세운 동반 성장에 대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한말이 생각났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공산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자본주의 국가에서 쓰는 말인지 잘 모르겠다.” 며칠 전 민주통합당이 재벌개혁안을 발표했다. 재계에서는 ‘총선·대선을 위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까지도 성장 대신 복지와 일자리창출 정책을 앞으로 내세우는 오늘의 상황에서 한국 재벌들이 시대적 진실에 눈을 감을 수는 없다.
칼럼
남도일보
2012.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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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 선거구 획정과 관련한 민주통합당의 이중성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담양·곡성·구례를 포함한 경북 상주와 영천, 경남 남해·하동 등 4곳의 지역구 의석수를 줄인다는 당론을 가지고 한나라당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담양·곡성·구례 지역구를 없애겠다는 민주통합당의 당론에 대해 지난달 28일 광주를 방문한 손학규 전 대표는 “현역이 없는 농촌선거구라고 해서 마음대로 해서는 안된다”며 “사리에 맞지 않는 일이고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민주통합당 임종석 사무총장 역시 “농촌지역인 담양·곡성·구례 선거구 폐지는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히고 있다. 당 지도부가 담양·곡성·구례 지역구 폐지를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의원들은 지역구 유지의 당위성을 거듭 밝히고 있다. 그렇지만 당지도부의 명쾌한 답변이나 당론 번복으로 이어지지 않아 주민들은 민주통합당의 소통과 정책결정의 합리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담양·곡성·구례지역구 폐지 당론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은 한나라당 강세인 경북 상주와 영천, 경남 남해·하동 지역구를 폐지시키기 위해서 민주통합당 지지 강세지역인 담양·곡성·구례를 협상의 제물로 내놓아야하기 때문이다. 또 한나라당 안인 경기 파주(분구), 강원 원주(분구), 세종시(신설) 3곳에 용인 기흥(분구)를 포함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담양·곡성·구례 지역구 폐지를 내세우고 있는 측면도 크다. 도시 선거구를 살리기 위해 농촌선거구를 빼앗는 정치폭력을 휘두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민주당의 자세는 정치적 정략을 위해 지역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하는 것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들 역시 자신의 지역구와 이해관계가 없다고 해서 모른 체 하는 모습도 볼썽 사납다. 선거구 획정협상에서 드러난 민주통합당의 밀실야합과 ‘꼼수’에 많은 지역민들이 실망하고 있다.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민주통합당이 협상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담양·곡성·구례 지역구 폐지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 민주통합당은 소통과 국민봉사를 내세우고 있으면서도 정치적 이해타산을 위해 지역주민들을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오만하고 독선적인 태도를 버려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광주·전남 유권자들이 냉정한 심판을 내릴 것이다.
사설
남도일보
2012.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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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혁 봉이 김선달은 조선시대 야담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실존인물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꾀 많은 위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야담 속의 그는 기지를 발휘해 많은 세도가와 양반들을 골탕 먹이고 있다. 그렇지만 치기를 자랑하느라 여염집 아녀자와 상인들을 놀려먹은 경우도 많이 있어 ‘개념 있는’ 인물은 아니었던 듯싶다. 김선달의 별호가 ‘봉이’가 된 것은 그가 닭을 ‘봉(鳳)’ 이라 우기고 억지로 낭패를 당한 뒤 이득을 본 것 때문이다. 하루는 김선달이 닭 전에 갔다가 유독 몸집이 크고 벼슬이 붉은 닭을 보았다. 짐짓 모자란 체 하며 “그게 봉이 맞느냐” 고 자꾸 묻자 닭 장수는 비싼 값에 그 닭을 팔았다. 김선달은 이 닭을 봉이라며 원님에게 갖다 바쳤다. 화가 난 원님은 자신을 능멸한다며 김선달의 볼기를 치도록 했다. 김선달은 닭장수에게 속았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원님이 닭장수를 붙잡아 캐물었으나 김선달의 말이 사실이었다. 결국 김선달은 닭장수로부터 닭 값과 볼기 값으로 많은 돈을 변상 받을 수 있었다. 이 김선달이 저지른 희대의 사기극이 ‘대동강 물 판매사건’이다. 졸부 허풍선에게 대동강 물을 넘긴다는 계약서를 써주고 황소 60마리에 해당하는 큰돈을 받았던 것이다. 그는 대동강 물을 팔면서 이런 계약서를 허풍선에게 넘겼다. ‘상기 대동강 물을 소유자와 정식 합의하에 넘김을 증명함과 동시에 천하에 밝히는 바이다’ 김선달의 대담한 사기행각도 웃음을 짓게 만들지만 거기에 넘어간 허풍선이의 모자란 생각에 절로 혀가 차진다. 나라가 보증선 것도 아니고 관리가 아닌데도 어찌 그리 철석같이 믿었을까? 그런데 정부 관리들이 나서‘현대판 봉이 김선달들’을 자처하며 ‘통큰 사기’를 친 것이 말썽이 되고 있다. CNK 인터네셔널 회사는 지난 2010년 카메룬에 있는 다이아몬드 광산개발권을 따냈다고 밝혔다. 추정매장량은 4억2천만 캐럿이나 됐다. 실로 엄청난 양이었다. 믿기 어려운 사실이었지만 이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외교통상부였다. 김은석 외교통상부 에너지자원대사는 두 차례의 보도 자료를 통해 CNK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을 대내외에 널리 알렸다. 추정매장량 보도 자료는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었다. 유엔개발계획(UNDP) 자료인 것처럼 각색됐다. 정부발표 이후 CNK 주가는 폭등했다. CNK 주식을 미리 사들인 김 대사의 동생들과 비서 등은 수 억 원대의 차익을 남겼다. 현재까지 카메룬 다이아몬드 허위보도자료 배포사건의 주역은 단연 오덕균 CNK 대표와 김은석 대사이다. 그러나 조연급이 휘황찬란하다. 김 대사가 보도 자료를 배포하게 된 배경의 인물로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과 조중표 전 국무총리실장 등이 지목되고 있다. 당사자들은 펄쩍 뛰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시선은 따갑기 짝이 없다. 외교통상부와 국무총리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보증을 선 것이나 다름없는 ‘카메룬 광산권개발권 획득’으로 가장 큰 이익을 본 이는 CNK이다.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허위보도 자료를 철썩 같이 믿고 주식매입에 나섰다가 주식급락 후 손해를 본 일반 투자가들이다. 실제 매장량이 발표보다 17분의 1에 불과한 광산을 가지고 정부가 앞장 서 호들갑을 떨다 국제적인 망신을 샀으니 국민들도 큰 피해자들이다. 그런데 감사원은 5개월동안 조사한 뒤 이번 사안을 김 대사의 개인잘못으로 일단락시켰다. 그 이상의 ‘몸통’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감사 자료는 검찰에 수사 자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검찰이 이를 속 시원히 밝혀줄 것이라 믿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이를 두고 후세사람들은 어떤 평가를 내릴까? 아마도 이럴 듯싶다. “있지도 않은 아프리카의 다이아몬드를 놓고 정부 관계자들이 뻥튀기를 해 친한 사람의 기업을 키워주었다. 이 뻥튀기로 높은 사람 주위사람들이 재산을 늘렸다. 그런데도 감사원은 몸통을 밝혀내는데 실패했다. 김선달은 졸부를 상대로 사기를 쳤지만 카메룬 사건에서는 고위공무원들이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사기를 쳤다. 고위직 공무원과 정권실세가 끼여 있으면 처벌받지 않을 가능성이 크니 앞으로 참조하시라…”
칼럼
최혁
2012.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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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한 전남~제주해저터널 건설과 저가항공사 설립 등이 사업 검토 초기단계에서부터 난관에 부딪치고 있다. 전남~제주터널은 총연장 167㎞의 고속철도를 해저와 지상에 건설하는 것으로 국토서남권 개발은 물론 무안공항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전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저가항공사 설립은 무안공항의 만성 적자를 해소키 위한 것이다. 그러나 1월 말 발표예정이었던 전남~제주해저터널 건설 타당성 조사용역 결과는 다음 달 중순으로 연기됐다. 이번을 포함, 발표가 3번째 연기되자 용역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경제성과 기술적 타당성 부분에서 상당한 부담이 있어 장기검토 국가과제로 머물고 말 것이라는 추측이 높다. 전남~제주해저터널 건설은 사업기간 11년, 사업비가 14조6천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토목공사이다. 정부의 전폭적인 사업비 지원과 건설업체들의 시공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런 점 때문에 국토해양부는 매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남도는 “기술에 대한 검증 때문에 용역결과가 연기되는 듯싶다”고 밝히지만 사실 재정적인 부분이 가장 큰 관건이다. 전남~제주 해저터널은 건설이 이뤄질 경우 73㎞라는 세계에서 가장 긴 해저터널 구간(보길도∼추자도∼제주도)이라는 유명세와 함께 용이해진 제주도와의 접근성 때문에 단기간 내에 서남해안 일대 개발은 물론 무안공항 활성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렇지만 건설이 유보될 경우 무안공항 침체는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 전남도는 무안공항 활성화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저가항공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역시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도는 한서대에 저비용 항공사 설립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맡겨 지난해 말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이 용역결과 역시 다음 달 중순으로 연기된 상태다. 이는 경제성과 수익성 부분에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으로 추측되고 있다. 또한 무안공항 활성화를 위한 호남고속철의(KTX) 무안공항 경유, J프로젝트 본격추진 등 여러 가지 국책사업들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무안공항 활성화를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KTX 무안공항 경유가 꼭 이뤄져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전남~제주해저터널 건설도 추진돼야 한다. 그렇지만 도가 저가항공사 설립 및 운영주체로 나서는 것은 신중히 결정해야할 문제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도의 재정난을 부채질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설
남도일보
2012.02.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