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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사업들이 좌초되거나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준영 지사의 정치력 부재와 도 간부들의 추진력 부족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이 같은 아쉬움은 삼성그룹이 전북 새만금지역에 7조6천억원을 투자해 그린에너지 종합산업단지를 조성키로 했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더욱 커져가고 있다. 도민들은 도가 지난 2006년부터 그린 에너지 산업분야 육성에 상당히 많은 공을 들여 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도는 ‘신(新)전남발전 10대 핵심산업’으로 신재생에너지 육성을 선정한 뒤 남악 선시티 및 서남해안 풍력단지 조성 등을 추진해 왔다. 또 ‘5GW풍력프로젝트’를 수립, 전남을 세계 주요 풍력산업 허브로 키워간다는 야심찬 전망을 내놓았다. 도는 이를 위해 그동안 국내 37개 기업 및 금융권과 투자협약을 맺는 등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는 전북도에 그린에너지 육성산업의 주도권을 빼앗기고 말았다. 전남도가 멈칫하고 있는 사이 전북도는 삼성과 정부를 상대로 끈질기게 투자유치노력을 기울이고 설득했기 때문이다. 전남의 그린 에너지 육성사업은 사실상 좌초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 결과는 비단 전남도만의 잘못이 아니다. 광주와 전남을 텃밭으로 하고 있는 민주당에도 큰 책임이 있다. 전남 지역 국회의원들은 입만 벌리면 지역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외치지만 사실 그들이 해낸 것은 별로 없다. 국회의원 배지를 달면 예우차원에서 배려해주는 예산배정을 침소봉대해 언론에 알리는 일에만 열중이다. 물론 일부 의원들은 열심히 정부부처를 쫓아다니며 예산확보와 정책추진을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렇질 않은 것이 문제다. 어떻게 보면 도는 게으르고 무신경한 이 지역 국회의원들을 성가시게 재촉해 정부부처와 기업들에 내몰아야할 의무가 있다. 도의 정치력 부재를 탓하는 것은 이런 노력들을 게을리 했다는 것이다. 도가 지식경제부 출신을 경제부지사로 영입하고 녹색에너지담당관실과 신성장동력과에 힘을 실어주었음에도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인선과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북이 삼성전자 전략기획실전력팀장과 삼성코닝 정밀유리 기획혁신본부장을 역임한 김재명씨를 정무부지사로 영입해 성과를 일궈낸 것과 대조적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 사례다.
사설
남도일보
2011.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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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5일은 어린이 날이다. 대한민국의 어린이날은 어린이의 존엄과 복지를 위해 1923년 소파 방정환 선생에 의해 제정된 것으로 아동권리 에 있어서 의미있는 날이다. 이후 1957년 어린이 헌장 제정선포, 1961년 아동복리법제정, 아동권리에 관한 협약 비준 등 아동권리 실현을 위해 그동안 우리나라도 법적·제도적 기반 확보에 노력해왔다. 하지만 그동안 많은 세월과 학계의 노력에도 과연 우리 어린이들이 현재 안전한 환경에서 미래의 꿈나무로 자라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졌는지 어린이날을 맞아 몇 가지 깊은 관심을 갖고 생각해 볼 일이다. 첫째, 요즘 심심치 않게 보도되는 어린이 성폭력, 학대사건 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아이들의 귀가 시간이 되면 아이들을 데리러 학교로, 학원으로 달려가야 하는 부모들의 마음은 불안하기만 하다. 2001년 2,105건이던 학대아동보호 건수가 2009년 5,685건으로 무려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만 보더라도 우리나라 아동보호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 아동학대·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곳곳에 CCTV를 설치하고 아동안전지킴이, 지역사회안전지도, 학교보안 등 많은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CCTV를 촘촘히 설치하고 학교 보안을 강화하더라도 모든 곳을 감시할 수 없듯이 법과 제도만으로는 우리의 어린이들을 보호할 수 없다.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는 어른들의 애정과 관심으로 채워야 한다. 내 아이만 지키겠다는 편협한 사고도 버려야 한다. 주변에 평소에 멍이 자주있는 아동이 없는지, 학교, 어린이집 주변에서 신체적 학대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없는지,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아야 한다. 두 번째로 생각해볼 문제는 광복 이래 산업화와 급성장을 추구, 개인주의, 자기중심 사회로 전환되면서 사회소외계층이 생겨났고 이들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은 곧 가정이나 사회에서 소외받는 아동발생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사회소외계층을 돌아보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우리 아이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지름길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동보호에 대한 책임강화이다. 심각한 폭력, 학대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분노 또는 안타까움으로 가해자의 처벌강화에 목소리를 높이지만 이는 사후약방문 같은 대처에 불과하다. 처벌강화만으로는 범죄를 예방할 수 없다. 미국이나 선진국에서는 13세까지는 부모가 아동을 보호하지 않으면 처벌을 받도록 되어 있어 우리나라 보다 어린이 유괴, 성폭력이 적게 일어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이 제도를 도입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유치원, 학교, 지역사회에서 교사, 경찰, 주민 모두가 아동보호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파수꾼이 되어야 한다. 아동범죄에 대한 책임은 가해자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보호자와 지역사회에 있다는 책임 의식이 필요하다. 전남도도 아동보호를 위해 관심을 가지고 대응하고 있다. 조손가정, 한부모, 다문화가정, 가정 위탁아동을 대상으로 학습지원, 상담사업, 멘티·멘토 사업과 방과후 돌봄사업으로 아동가정방문 지원 등 취약계층 아동 1,000여명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12,000여명의 아동을 방과 후에 보호하고 있다. 또한 아동폭력과 학대로부터 보호하고자 도내의 아동보호전문기관들과도 협조지원체제를 유지, 차별받지 않을 아동의 권리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부분에 있어서 도민 모두의 세심한 관심과 사랑이 더욱 필요하다.
칼럼
남도일보
2011.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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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푸른 하늘을 보면서 근대적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높고 푸르고 이상적이고 설레기 때문이다. 사람으로 하여금 한없이 희망을 갖게 하고 살아가는 의지를 확인케 하고 하늘을 보면서 저 하늘이면 우리를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공감과 교감을, 소통을 느낀다. 그래서 우리는 5월에 어린이날을 두고 어버이날을 두고 스승의 날을 두고 가정의 달로 부르면서 사랑스럽고 아늑하고 다정한 마을을 강조한다. 낙관적이고 희망을 가지고 살면 반드시 행복해 진다는 꿈을 갖게 하는 달이 5월이다. 5월은 가난도 참을 만하고 5월은 슬픔도 감미롭다. 내일을 믿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월에 내리는 비를 사랑한다. 꽃보다 더 아름다운 신록을 더 푸르게 하고 푸른 하늘을 더 높게 하기 때문이다. 근대적이라 함은 오늘 많이 시대착오적이지만 회고할만한 가치이다. 서양사상에서 그것은 인간중심적 개념을 의미한다. 인간중심이란 신 중심에 대한 반대개념이었다. 그것은 인간의 신으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하였다. 그러나 동양의 우리들은 사상적으로 서양적 신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된지 얼마 되지 않는다. 우리가 신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사실은 서양의 근대화 이후로 이미 신이 관대해진 뒤였다. 사실상 우리는 신이 얼마나 위대한지 신이 그 위대함으로 인간을 얼마나 속박했는지 잘 모른다. 서양이 순서를 두고, 즉 역사적 과정을 통하여 발전시켜 온 인간중심적 근대화를 과정에 대한 훈련기간이 없이 결과적인 것을 함께 들여오다 보니 신이 얼마나 무서운지 인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 몰랐다. 서양의 신에 대한 유산한 개념으로 동양에는 하늘이 있었다. 동양의 우리들은 하늘을 절대시하였다. 하늘을 의인화하여 하늘은 모든 것은 다 알고 있고 모든 것을 다 통제한 위대한 존재로 인식하였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였고, 사람이 사람의 도리를 다하고 하늘이 뜻을 기다리라 하였고, 천명이라 하여 하늘에 목숨을 맡겼다. 그러나 동양의 하늘은 독제적인 것이 아니었다. 하늘은 온화하였고 독점적인 것이 아니었고 위압적인 것이 아니었다. 동양인은 하늘로부터 해방을 생각하거나 탈출을 생각한 적이 없고 하늘을 원망하였지만은 그러나 하늘을 미워한 적은 없었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과 같다’는 말의 하늘을 서양적 신으로 대치하여 ‘스승의 은혜는 신과 같다’고 우리는 말하지 않는다. 그만큼 동양의 하늘은 서양의 신보다 인간적이다. 오늘 내가 5월을 근대적인 것으로 느끼는 것은 오월을 인간적인 것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희망 때문이다. 이제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존재하는 신도 미소지을 것만 같은 5월, 하늘은 한없이 높고 푸르고 땅은 신록이 꽃보다 아름답고 그 사이 인간은 자기에 대한 자부심과 믿음으로 끝없이 하늘과 친하고 싶다. 인간은 서로 사랑하며 미움도 없고 살상도 없고 인간이 사는 세상에 지진도 없고 쓰나미도 없고 원자로 폭발도 없고 미국의 토이네이도도 없고 오사마 빈 라덴의 죽음도 없고 리비아의 참상도 시리아의 살상도 없고 소말리아의 해적도 없고 한반도의 남북 간 미움도 대결도 없는 오월에는 다만 인간의 평화에 대한 기도만 있고 그 기도를 동양의 하늘과 서양의 신이 같이 경청하는 달이기를 바라는 것이다. 여기서 나는 스스로 헛소리를 느낀다. 나는 지금 헛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과 너무 멀고 현실과 너무 먼 비현실적 공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현실 속에서 지구는 죽어가고 있고 사람간의 미움은 더욱 넓어지고 있고 인간 상호간의 살생은 더욱 악랄하다. 현실 속에 신은 이미 죽고 현실 속에 하늘은 이미 의지를 상실하였다. 인간에게 현실은 절망적인 것이 사실이다. 이 절망적 상황에서 누가 무엇이 인간을 지구를 구해줄 것인가. 이런 상황 속에서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서 인간은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 이 절망적 시대에 인간의 실존을 5월의 높고 푸른 하늘에서 보고 싶다는 작은 희망과 절규를 누가 헛소리라 말하는가.
칼럼
남도일보
2011.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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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값이 폭락하고 있다. 배추농가들은 배추 값보다 출하비용이 더 들어갈 상황이 되자 애써 키운 배추를 갈아엎고 있다. 배추 값 폭락은 최근 들어 배추 물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중국에서 들여와 보관하고 있던 수입배추 물량을 계속 방출하고 있는데다 값 폭등이후 일반 농가들도 너도나도 배추농사에 매달린 탓에 출하량이 급증한 것이다. 배추 값 폭락은 정부의 잘못된 농산물 수급정책에 상당부분 원인이 있다. 농산물유통공사는 물가안정을 위해 지난달의 경우 매일 100여t의 배추를 가락시장에 출하했다. 유통공사의 수입배추 대량방출이 배추 값 폭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더 큰 문제는 배추 값이 폭락하고 있지만 보관상의 어려움 때문에 출하를 중단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결국 이런 정책상의 잘못이 농민피해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연초 배추 값이 폭등하자 다른 작목을 심지 않고 배추를 심은 것도 가격폭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농정당국의 안일함과 주먹구구식 수급조절 정책이 화를 키운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의 말을 들으면 손해를 본다는 농민들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특정작물의 값이 뛰면 해당 작목의 재배 면적이 크게 늘어나는 수급조절능력 부재가 농산물 가격파동을 부채질하고 있다. 전남 해남·무안의 경우 월동배추 농사가 끝나면 대부분 감자를 심었지만 올해는 봄배추를 정식하는 농가가 많았다. 농정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 특정작목의 집중재배와 출하를 방지해야 하지만 이런 예방농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는 배추 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형 유통업체에 배추 구매를 요청하는 한편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소비운동을 추진하고 나섰다. 타 지자체에 비해 발 빠른 대처이고 신속한 행정조치지만 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행정이다. 물론 중앙 정부의 책임이 크지만 지역 자치단체들 역시 농정을 소홀히 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는 없다. 해마다 되풀이 되는 농산물 값 폭등과 폭락에 농민들의 시름이 깊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도 속이 상하다. 밭떼기 중간상인들의 개입과 재배면적 조절의 어려움 등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가 아니지만 몇 달 사이에 반복되는 폭등과 폭락에 어이가 없다. 농정당국은 더 이상 말로만 원활한 농산물 수급정책을 외쳐서는 안된다. 언제까지 이런 농산물 가격 급락과 작물을 갈아엎는 사태가 계속될지 답답할 뿐이다.
사설
남도일보
2011.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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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또 나라를 사랑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애국자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국민은 대부분 애국자라고 본다. 우리 국민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나 행동이 다른 나라 국민들에 비해 훨씬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IMF 때 금 모으기를 하는 우리 국민을 보지 않았는가, 월드컵 축구에서 국가대표팀을 이렇게 열렬히 응원하는 국민을 보았는가? 이처럼 대부분의 우리 국민이 애국자이지만 그 중에서도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모든 납세자들이 가장 큰 애국자라고 본다. 필자는 세무공무원으로 납세자들께 항상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 우리 사회의 투명성이 높아짐에 따라 납세자의 세금 신고 성실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등 성실 납세 수준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아직도 탈세를 하는 납세자가 있어 국세청에서 강력히 대처하고 있지만 이와 같이 성실 납세 수준이 지속적으로 향상되는 것은 신용카드, 현금영수증 등 각종 제도의 발달에 기인한 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납세자들께서 이제는 버는 만큼 세금을 내야겠다는 마음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국민 설문 조사에 따르면 성실납세 의식 확립을 위해서는 성실 납세자에 대한 사회적 우대 분위기 조성이 가장 필요하다고 한다. 설문조사 결과이기도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이에 공감하리라 본다. 국세청에서는 탈세에 대하여 엄정하고 강력히 대처하는 한편 성실 납세자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매년 모범 납세자를 선정하여 공항 출입국 전용 심사대를 이용할 수 있게 하였으며 대출금리 우대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특히 모범납세자 선정 시 중소기업과 지방 기업을 우대하고 있다. 기업과 세무 문제를 사전에 투명하게 협의하고 성실납세 약정 이행시 세무조사 제외 등 혜택을 부여하는 ‘수평적 성실납세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세금포인트 상위자 등에 대하여는 납세담보 면제, 민원 증명 택배 서비스 등을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성실 납세자가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참된 애국자라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다양하고 실질적인 성실 납세자 우대 혜택을 시행할 계획이다. 모범납세자의 명예와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도록 성실 신고 인증마크를 제작하여 사업장 현관에 부착할 수 있도록 하고, 대출·입찰 등 사업 활동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사회적 공헌이 큰 모범납세자를 올해의 모범납세자로 선정하여 영예롭게 예우하고 세무조사를 통해 성실성이 검증된 중소 사업자에 대해서는 5년간 세무조사 선정 제외 등 우대 혜택을 부여할 계획이다. 규모를 떠나서 사업을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수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어려운 여건 아래서도 기업을 성실히 경영하여 일자리를 만들고 성실하게 납세하는 기업인들이 참된 애국자로서 우리 사회에서 더욱 더 존경받고 사랑받기를 기대한다.
칼럼
남도일보
2011.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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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가 광주광역시 서구 쌍촌동에 있는 운천(雲泉)저수지 옆의 건물로 사옥을 옮겼다. 내려다보이는 저수지의 풍경이 아름답다. 생태공원으로 조성된 탓에 철따라 피어나는 꽃들이 보기에 좋다. 봄이면 벚꽃이, 여름이면 홍련이, 가을에는 홍엽(紅葉)이, 겨울이면 설화(雪花)가 가득하니 정취가 제법이다. 물가를 감싸 안고 있는 1천여m의 산책로는 마음을 달래주는 길이기도 하다. 연꽃 모양의 전망 테크에서는 물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저수지 가운데로 갸웃 고개를 내밀고 있는 정자는 절로 한시(漢詩) 한 대목을 떠올리게 한다. 여름밤이면 음악에 맞춰 분수에서는 여러 가지의 형태로 물을 뿜어내니 이 또한 장관이다. 물과 숲과 꽃, 음악, 그리고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의 웃음이 가득하니 가히 신명승지(新名勝地)라 할 만 하다. 조금 과장하면 예전에 들렀던 중국 항주(杭州)의 서호(西湖)보다 더 낫다는 생각이다. 크기야 비견할 수 없지만 아기자기한 맛은 운천이 서호보다 좋은 듯싶다. 서호가 서시(西施)를 기리는 호수라면 운천은 광주에 사는 가인(佳人)들의 호수다. 저수지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여러 가지 생각이 스친다. 상무대 육군보병학교에서 교육을 받던 청년시절, 운천저수지를 참 많이도 지나쳤다. 지금의 금호지구에는 백일사격장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주로 사격훈련을 했다. 화순에서 유격훈련을 마치고 상무대로 행군해올 때, 마중 나온 군악대가 서있던 곳도 저수지 앞길이었다. 30여 년전, 아내와 데이트를 즐겼던 곳도 운천저수지 뒤쪽의 논두렁이었다. 화정동에서 넘어오는 잿등 야산 뒤쪽으로는 논과 밭뿐이었는데 그 곳에는 물레방아가 있었다. 꿈 많던 소녀였던 아내는 물레방아 옆에 머물며 들꽃으로 반지 만들기를 즐겨했다. 꽃반지 낀 손을 잡고 논두렁과 밭두렁을 걷다보면 도착한 곳이 운천저수지 주변이었다. 예전의 운천저수지 주변은 다소 황량했다. 손님을 기다리던 보트 몇 척만 놓여 있었을 뿐 이렇다 할 시설이 없었다. 건너편 상무대 위병소 앞쪽으로 식당과 상점, 군복맞춤 가게, 허름한 여인숙 몇 곳이 있었을 뿐이다. 그러던 곳이 지금은 광주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 됐고 저수지 또한 가장 아름다운 곳 중의 하나로 바뀌었으니 세월의 힘이 크다. 바뀐 저수지 풍경 중의 하나는 범선카페가 들어섰다는 것이다. 이 카페는 몇 년 전부터 주 메뉴를 전복요리로 바꿨는데 제법 많은 사람들이 출입한다. 휘영청 보름달 뜬 밤에 한번 가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다. 먼발치에 있는 상무지구의 네온불빛이 이화(梨花)를 대신할 터이니 월백(月白)아래 삼경(三更)의 낙락(樂樂)을 즐기는 데는 부족함이 없을 듯싶다. 남도일보의 사옥 형태 역시 배(舟) 모양이다. 듣기로는 이 건물을 지었던 이가 풍수지리에 맞췄다고 한다. 수세(水勢)에 응해 배 형상으로 건물을 지었다. 네모반듯하게 건물을 짓지 않고 한껏 모양새를 내 선수(船首)라 할 만한 베란다를 각 층마다 내 놓았다. 한 눈에 보아도 출항을 앞둔 배 모습이다. 오는 10일이면 창사 14주년을 맞는 남도일보가 제 자리를 찾아 온 것 같다고 말하면 지나친 아전인수(我田引水)일까? 13년 동안 격랑의 바다를 항해하다 잠시 닻을 내리고 있었지만 이곳에서 다시 출항준비를 하고 있다고 여기고 싶다. 선원격인 기자들이나 선장격인 경영진들이나 모두 호흡을 다시 가다듬고 저 거친 세상으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항해여건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거대자본을 앞세운 중앙언론의 시장지배와 실시간 소통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의 발달로 지역 언론의 입지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광고시장의 한계로 경영난 역시 여전하다. 이러다보니 항해를 앞두고 있지만 배에 실은 물과 식량은 그리 넉넉하지 않다. 그러나 돛을 올리고 있는 우리 선원들의 팔뚝에는 힘이 넘쳐나고, 서로를 아끼고 돕는 마음은 깊다. 노도(怒濤)와 강풍(强風)을 함께 이겨낸 동료애, 그리고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감은 소중한 자산이다. 운천저수지 곁에 새로 둥지를 튼 남도일보가 세상이라는 바다로 성공적으로 출항하기를 기원해본다.
칼럼
최혁
2011.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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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입주자 상당수가 엉터리 시공과 하자보수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하자점검업체는 시공사와 결탁해 잘못된 시공이나 하지 않은 공사를 의도적으로 누락시키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재산권 보호를 위한 주민들의 철저한 공사점검과 아파트 관리소장의 세심한 관심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국아파트연합회(전아연) 광주지부는 최근 ‘시설물 장수화·하자·부실공사 방지를 위한 워크숍 및 월례회의’를 열고 입주민들의 적극적인 의지와 관리소장의 전문성 향상을 통해 아파트 오·미시공 문제와 하자보수비용 절감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광주지역을 비롯한 아파트 입주민들 상당수가 균열과 누수, 물방울 맺힘(결로), 마감재 불량, 과다한 층간 소음 등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파트 건설업체들이 공사하청을 주면서 몇 단계에 걸친 재하청 공사가 이뤄져 이 과정에서 고질적인 부실공사와 미시공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부조리는 결국 입주민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시공사가 입주민들과 하자보수를 합의하더라도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일부 하자점검업체는 저가수주를 한 후 시공사와 한통속이 돼 하자공사비를 계상하는 경우가 많다. 진단비용 과다청구, 주요 하자공사 누락, 시공사의 입장에서 부실공사 실시 등 입주민들을 2번 울리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철저한 주의와 사후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입주자들은 하자가 발견될 경우 재시공 요구는 물론이고 손해배상 청구를 실시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도면과 시방서를 검토해 감춰져 있는 하자를 발견해 재산권을 보호하는 지혜가 요청된다. 현행 법상 오시공·미시공·설계변경과 같은 부실시공은 사용검사일 이후 10년 안에 청구하면 하자보증금과 관계없이 시공사에서 보수해주거나 손해배상금을 지급토록 돼 있다. 마감재 불량·누수·탈락, 외부 화강석 변색 등의 사용검사 후 하자는 하자보증금으로 수리가 가능하다. 또 국토해양부에 설치돼 있는 ‘공동주택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입주민 스스로 시설물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하자·부실공사를 추방하는 노력과 함께 입주자들의 보호를 위해 갖가지 불합리한 제도도 개선될 필요가 크다.
사설
남도일보
2011.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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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고향에 갔습니다. 그렇게 멀지도 않은 거리에 고향을 두고도 자주 찾지 못하다가 찾은 고향길이었습니다. 아이들과 의논한 끝에 이번만큼은 버스를 타고 다녀오기로 하고 간단한 차림으로 나섰습니다. 늘상 승용차로만 다니다가 오랜만에 버스를 타는 기분은 홀가분하면서도 여유가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출발 때에도 승차객이 적어 저마다 한켠씩 의자를 차지하고 앉았습니다. 간혹 가다가 버스가 서기도 했습니다마는 오르고 내리는 사람은 그다지 없었습니다. 옛날 같으면 어디 이렇게 여유로운 버스 여행을 생각이나 했을까마는 자가용시대가 오고 보니 새삼 그 붐비던 지난날이 떠올라서 나는 아빠로서 그 시절의 복잡했던 생활을 이야기 하느라 입술이 말랐지만 아이들은 그저 시큰둥이었습니다. 복잡한 지난날을 이야기해서 무슨 소용이냐는 식이지만 이것이 바로 세대차이라는 걸 느끼기도 했습니다. 내려서 시골길 털털거리는 군내버스도 타보고 짧은 거리지만 논두렁을 걸어서 촉촉한 풀길도 걸어보았습니다. 그동안 승용차로만 다녔던 탓으로 이런 아름다움은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에게도 공감이 갔던지 웃으며 장난치며 좁았지만 함께하는 모습이 정말 좋다고 몇 번이고 되뇌이며 말했습니다. 흙먼지가 묻어서 옷이 더러워지고 신발이 불편했으나 돌아오는 길은 넉넉한 여유였습니다. 운전에 신경 쓸 일도 없으며 안전벨트니 신호등이니 음주운전이니 다 털어 버리고 버스기사님의 안전운행에만 마음을 기대고 가던 고향길, 돌아오던 고향길 정말 잘했구나 싶었습니다. 누구한테라도 이 여유로움을 권해보고 싶습니다. 버스 창가에 기대고 눈도 부쳐보고 긴 하품도 해보고 못했던 생각도 해보니 깊은 생각에 젖어 철학적 생각도 넘쳐나니 그 여유로움을 다른 사람에게도 권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되면 우선 내가 여유로와 지고 내 가족과 함께 그 여유로움을 펼치기도 하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니 다소나마 교통난에도 도움을 주지 않을까요? 나 하나쯤이야 내 차 한 대쯤이야 하는 생각이 모여지면 고속도로가 막히고, 막히면 급해지고 급해지면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승용차가 아니면 절대 안된다던 아이들이 이 다음에도 그렇게 하자고 할 정도였으니 오늘의 고향길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었습니다. 생전 빈손으로 다니던 나들이길이었는데도 고향에서 싸준 상추며 시금치 고사리며 여러 가지 푸성귀들을 조그만 비닐봉지에 싸서 들고 아옹다옹거리는 다 성장해버린 아들과 딸들을 앞세우고 아내와 걷던 자운영 활짝 핀 논두렁을 빠져나오니 젊은날이 회상되기도 했습니다. 정말 바쁜 일상 속에서 승용차로만 다니면 이런 맛을 느낄 수가 없으니 고향길, 처가길, 친척길을 갈 때에도 조금 불편을 감내하고 대중교통으로 여유롭게 즐기는 생활문화를 이룩해보면 어떨까요? 그렇게 해보도록 하는 마음의 준비에서 제 작은 나들이 이야기를 들려 드렸습니다. 우리 함께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칼럼
남도일보
2011.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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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부터 4일까지 소방방재청 주관으로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 전국 400개 기관이 참여하는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이 실시된다. 훈련 첫 날인 2일에는 강력태풍 내습에 따른 극한기상 재해 대응훈련이, 2일차에는 대테러·화재 등 인적재난 대응훈련이, 3일차에는 지진, 해일에 대응하는 국민대피훈련이 진행된다. 이번 훈련은 풍수해 뿐만 아니라 지진·해일 등 대규모 자연재해에 따른 대피훈련과 인명구조, 구호, 응급복구활동 등이 실전처럼 펼쳐진다. 특히 광주광역시 서구청이 2일 오전 유덕동 동남아파트 주변에서 실시하는 주택침수대응 대규모 현장훈련에는 서부소방서, 서부경찰서, 한전, 503여단 등 12개 유관기관과 주민 등 400여명이 참여한다. 서구청은 대규모 침수사태 발생상황을 가정해 소방차와 구급 구조차, 전기·가스·통신복구차, 이동급수차, 청소차, 방역차 등 15종의 차량과 장비를 동원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훈련에는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위급상황에 대처하는 행동요령을 경험해본다는 점에서 훈련효과가 아주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방사선 물질 방호 및 대응훈련이 마련되지 않은 것은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국내 원자력발전시설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원전시설에 둘러싸여 있는 한반도는 원전 사고 시 대규모 인명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방사선 물질 노출 시의 대피·행동요령이나 방독면· 방호복 착용, 음식물 관리 등 원전사고에 대비한 훈련이 절실하다. 특히 중국의 경우 동남부 해안에 밀집돼 현재 가동되고 있는 13기의 원전과 쓰촨성 등 내륙지역에 건설되고 있는 27기 원전의 경우 방선선 누출 사고 시 한반도는 12~48시간 내에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 지진 등의 자연재해로 중국 내륙에 위치한 원전시설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한반도 전역이 방사선 물질로 뒤덮이게 된다. 이런 상황은 결코 가정이 아니다. 지진이라는 천재(天災)와 원전 부실관리라는 인재(人災)가 맞물릴 경우 중국원전 사고는 국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앞으로 정부와 지자체는 원전사고에 대비한 방호복 보급과 비치에 더욱 많은 행정력을 쏟아야 한다. 이번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에 많은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또한 앞으로는 원전사고에 대비한 훈련도 보강돼 우리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훈련이 되기를 기대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1.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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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란 개혁해 가는 좋지만, 지나친 개혁은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이다. 요즈음 언론을 보면 광주광역시교육청의 일방통행식 보도가 자주 눈에 띄고 있고, 교육감 모교에 몰아주기 예산을 편성해 불필요한 잡음이 많이 일고 있다. 광주교총은 시교육청이 교육감 모교에 시설예산을 과다하게 배정한 것과 관련,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할 뜻을 밝혔다. 보도자료를 통해 “광주시내 40여개 사립고 지원에는 상대적으로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교육감이 모교인 광주고에 17억2천여만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배정한 것은 교육수장으로서 공사를 구분하지 못한 일이다”고 비판했는데 이것은 누가 보더라도 잘못된 일이라 말할 수 있다. 교육청은 최근 추가경정예산에 12개 공립고교 교육환경개선시설비로 모두 45억7천여만원을 편성, 시의회에 제출했다. 시설예산 가운데 교육감의 모교인 광주고에 기숙사 리모델링비 12억원을 비롯해 주차장 지붕, 테니스장 펜스, 냉·난방시설, 화장실 보수 등 7건에 모두 17억2천여만원을 배정했는데 이는 전체 시설예산액의 37.5%이다. 나머지 11개 학교는 평균 2억5천여만원으로 6배가 넘는 금액이다. 특히 광주고의 기숙사는 사용 중인 기숙사가 아니고 수년간 방치된 기숙사로 무려 12억여원을 편성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것은 교육감 취임 전 자율형 사립고 3개교에 편성된 기숙사 공사비 삭감을 요구했던 것과 비교되며, 결국 전임 교육감이 책정한 기숙사 공사비 전액이 삭감되었다는 것이다. 광주고 예산 지원규모는 사립 28개교의 평균 편성액 1억6천여만원 보다 10배 가량 많으며 이는 교육감이 취임 전인 지난해 8월 자율형 사립고에 편성된 기숙사 공사비 전액 삭감을 요구했던 것과도 형평성에 맞지 않다. 시교육청은 해명자료를 내고 세부적인 내역까지는 잘 모를 것이라고 답변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교육감은 모교 예산 편성과 관련해 시의회 추경예산서 제출 전에 사전 인지하지 않았다며 미안함과 안타까움으로 대시민 사과문까지 발표했는데도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아 유감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은 크게 잘못된 일이다. 전교조 평교사 출신들이 요직에 임명돼 장학관과 장학사들이 입안하는 각종 시책이나 아이디어에 대해 거부하는 상황이라고 이구동성(異口同聲)이다. 학교 현장에서 간부교사 경험을 해보지 않았던 인사들이 광주시교육청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교육계는 물론 일반인 시민들도 안팎에서 달갑지 않은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새 지도부가 자율을 내세우면서도 특정 사안에 대해 일정한 방향과 기준을 정해놓고 일선 학교를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 모습이 자주 보이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이 ‘평등교육의 정신에 위배된다’며 자사고의 입시전형안에 대한 공문을 전달하지도, 의견을 수렴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교육과학부에 지난해와 같은 방안을 보고한 것이 대표적인 예로,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 문제가 지적되자 차후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했으나 이 같은 수렴 절차는 차후에도 없었다고 한 것도 잘못이다. 장휘국 교육감은 취임 초 ‘광주교육혁신추진단’이라는 임시 기구를 만들어 주요 정책을 입안했다. ‘옥상옥(屋上屋)’이라 비판받았던 추진단에 소속되었던 전교조 출신 교사들을 시교육청 정책기획담당관, 학교혁신지원팀, 정책기획팀, 정책홍보팀, 민주평화인권센터 등에 전면 배치했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반면 장 교육감은 현 교육감체제에 비판적인 교총의 회장을 “평교사로 복귀하라”고 조치한 바 있다. 전임 교육감 체제에서 주로 일한 교육행정 공무원들도 한직(閑職)으로 밀려난 것도 문제일 것이다. 요즘 장 교육감과 그를 중심으로 전교조 출신 평교사들이 정책 입안과 결정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은 교육계 인사들에겐 상식에 속한다. 이들의 일방통행식 행정에 교육청 공무원들이나 일선 학교장들이 끙끙 앓고 있다는 것은 옳지 않다. 교육은 하루아침에 개혁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미래 세계를 보아가면서 개혁해 가는 것이 좋다. 교육이란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야기 속에서 배울 수 있는 것처럼 흐름이 있어야 한다.
칼럼
남도일보
2011.05.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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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선이 한나라당의 패배로 끝났다. 최대 격전지였던 분당 을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강재섭 전 한나라당대표를 큰 표 차이로 눌렀다. 강원도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 최문순 후보가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에게 완벽한 역전승을 거뒀다. 김해 을의 경우 김태호 후보가 승리했지만 이는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라기보다는 김 당선자에 대한 동정론에 힘입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전남 순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야권단일화 후보로 출마한 민노당 김선동 후보가 당선됐다. 외형적으로는 민주당이 2곳에서, 한나라당과 민노당이 각각 1곳에서 승리를 했지만 내용적으로는 한나라당의 참패다. 이번 선거결과에서 드러난 민심은 무서울 정도다. 이명박 정권의 실정에 대해 중산층마저도 등을 돌렸고 반 한나라당 정서가 전국적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선거 후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충격에 빠져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재·보선 패배와 관련해 “이번 선거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무겁고 무섭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정부 여당이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지만 뒤늦은 후회와 각성이라는 지적이 높다. 반면에 민주당은 기세가 올랐다. 그렇지만 이번 민주당의 승리는 민주당이 잘해서라기보다는 구태에 물든 한나라당과 민심을 외면한 MB정권의 국정운영 때문이다. 유권자들의 역 선택과 비판적 지지 때문에 가능했다. 민주당은 이런 유권자들의 뜻을 잘 헤아려야 한다. 사실 민주당이 순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후보를 내지 않고 야권연대 차원에서 민노당 후보를 내세운 것은 밑바닥 민심과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대선에서의 야권 연대 가능성을 높게 해준 결과가 나왔지만 텃밭 유권자들을 경시한 측면이 컸었다. 전남 화순군수 재선거에서는 민주당 홍이식 후보가 당선됐지만 이 역시 민주당에 대한 선택은 아니다. 지난 10여년동안 계속된 무소속 후보들간의 다툼과 대립에 염증을 느낀 주민들의 반발과 변화욕구가 밑바닥에 깔려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유권자들의 냉정한 심판에 대오 각성해야 한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응징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깨달아야한다. 서민들의 삶을 제대로 보살피지 않은 정당과 정권에는 국민들이 언제든지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들을 우선으로 하는 정치권의 변화가 절실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1.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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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 대행, 벌초해드립니다.’ 이 같은 플래카드는 추석이 임박할 때마다 국도변에 널린다. 워낙 바삐 돌아가는 세상인지라, 조상님의 산소를 직접 벌초하지 못하는 사람을 상대로 벌이는 장사이다. 의뢰자는 벌초를 해서 좋고, 대행자는 그 대가를 받아서 좋다. ‘거래의 이익’(gains from trade)이 발생하기에 가을철 시장인 ‘벌초시장’이 형성된다.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제사상 차림’마저도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이 됐다. 제사상 차림 대행서비스의 시장도 커지는지, 인터넷 상에 그런 사이트가 많다. 이제는 자기 집이 아니라 서비스업체가 제공하는 장소에 마련한 제사상 앞에서 제사를 모시기도 한다고 한다. ‘벌초시장’과 ‘제사상 차림 시장’의 발달은 일상생활이 얼마나 바쁜가를 보여주는 현상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벌초를 하고 제사를 모시는 정성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일은 못된다. 먼 훗날에는 그런 모습조차도 보기 힘들지 모르니까.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좋은 아버지’ 교육을 받아야 하는가. ‘혼인’이 무엇인지를 돈을 내고 배워야 하는가. 예절교육을 딱히 시간을 내서 전문 강사에게 배워야 하는가. 고도로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발달하면서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해결되어야 할 일들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으로 바뀌었다. 시장이 가정까지 장악한 꼴이다. 시장화의 과잉이다. 마침내 시장은 종교의 영역까지 포획했다. 며칠 전에 신문에서 봤다. 일부에서 일어나는 일로 치부되길 바랄 뿐이다. 교회를 사고파는 시장이 형성됐고, 일반 상가의 거래에서 보이는 권리금이 교회의 매매과정에서도 존재한다고 한다. 인터넷 검색창에 ‘교회매매’를 입력하니까, 관련된 카페와 사이트가 나왔다. 거래 시에 신자 한 명이 100만 원의 가치를 갖는다고 한다. 신자가 100명이면, 환산 가치는 1억 원이다. 목회자의 눈에 신자는 인간이기보다는 그저 돈 덩어리로 비칠지 모르겠다. 시장경쟁의 논리가 체질로 굳어지면서 보통사람의 사고와 존재의 양식은 시장중심으로, 돈 위주로 바뀌어왔다. 종교마저도 자본주의의 틀에 갇히게 됐다. 한쪽에서는 비우라고 가르치면서도 다른 쪽에서는 꽉꽉 채우느라 정신이 없다. 함께 어깨동무하면서 연대하자고 해야 할 종교에서 몸집 불리기 경쟁이 치열하다. 결국 교회의 독과점화가 진행되는지 모를 일이다. 작은 교회에서는 신자가 줄어드나 대형교회에서는 늘어난다. 교회 건물은 더 크게, 동양에서 최대로, 아니 세계에서 최대로 크게 지어야 한다. 그 커진 몸집을 유지하려니까 영혼은 별 볼일 없고 돈이 전부로 보이게 마련이다. 지난 2월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전날 영업시간 마감 이후에 거액 예금이 특혜로 인출되고, 영업정지 관련 핵심정보가 이미 새나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의 관계자의 도덕적 기강이 얼마나 형편없는지를 잘 보여준다. 힘센 자의 돈에는 눈이 달렸는지 자유를 찾아 날아갔다. 한 푼 두 푼 모아 저축했던 대다수 서민의 돈은 묶였다. 그들의 피맺힌 절규에 가까운 시위를 텔레비전에서 봤다.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이 없다. 이러한 어불성설이 횡행하는 바를 모르지 않으나, 최근에 더 심해졌음을 느낀다. 힘이 세다함은 무슨 뜻인가. 저축은행의 특혜인출예금 사건이 보여주듯이, 파울플레이를 드러내놓고 해도 떳떳하다는 뜻이다. 아무런 양심의 가책은 느끼지 않아도 된다. 파울(foul)은 반칙이다. 경기 규칙에 위반되는 행위이다. 사회적으로 필요해서 만들어진 경기규칙을 깡그리 무시해버려도 별 탈이 없는 사회가 우리 사회이다. 가정과 정신세계의 영역까지 시장으로 끌어들일 정도로, 우리나라는 첨단을 걷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국가가 되었다. 그에 따른 폐해를 줄이려면, 독일처럼 시장경제를 사회적으로 유도해야 한다. 주요 선진국 중에서 경제가 탄탄해 보이는 독일은 ‘사회적 시장경제’를 표방해왔다. 지배세력은 자신의 기득권 보전 차원에서라도 ‘사회적’이라는 경기규칙을 지켜야 한다. 현 지배집단에서 그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4·27 재보궐선거에서 견제세력이 승리해서 다행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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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기관은 신용이 생명이다. 그런데도 일부 저축은행이 영업정지 전 상당수 고객들에게 불법인출을 해준 사실은 충격이다. 윤리의식이나 직업의식을 찾아볼 수 없다. 보해·부산저축은행 등 일부 저축은행이 임직원의 친·인척들과 VIP고객들에게 영업정지 하루 전 무더기로 돈을 빼준 것은 우리 사회의 탈법과 편법,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저축은행 부실과 불법인출 사태를 조사 중인 검찰은 현재 7개 저축은행에서 영업정지 전날 인출된 금액이 모두 1천77억원에 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보해저축은행에서도 영업정지 전날인 지난 2월 18일 영업시간 외에 310건에 23억1천여만원이, 이틀전인 17일에는 273건, 23억5천여만원이 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지검 특수부는 이 중 상당액이 보해저축은행 임직원들이 친·인척들이나 지인들에게 영업정지 사실을 미리 알려줌에 따라 인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검찰의 수사로 범죄사실여부가 밝혀지겠지만 만약 이 같은 불법인출 의혹이 사실이라면 보해저축은행은 더 이상 은행으로서 존재할 가치가 없다. 이 같은 불법인출사태는 7개 저축은행에서 발생해 1천77억원이 인출된 만큼 전국적인 상황이다. 국민들은 도대체 이같은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었는지 어리둥절하고 기가막힐 뿐이다. 해당 저축은행은 물론이고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금융감독원에도 원성과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금감원 직원들이 뇌물을 받고 저축은행의 부실대출에 대해 눈을 감아준 것은 말 그대로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다. 광주지법 영장전담 곽민섭 판사는 27일 보해저축은행에 대한 검사과정에서 4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금융감독원 부국장급 정모씨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이 불법인출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동안 안이하게 대처해온 것도 문제이다. 두 기관은 이명박 대통령이 이 문제를 언급하고 나서야 부랴부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서고 불법인출 예금 환수조치를 검토하는 등 뒷북을 치고 있다.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 금감원에 대한 개혁이 시도됐지만 내부의 반발에 따라 무산된 것이 결국 이 같은 사태를 초래했다. 저축은행의 불법인출사태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와 함께 금감원에 대한 환부도려내기 작업이 절실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1.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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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결에 천둥소리를 듣고 눈을 떴다. 깊은 밤 창밖에 비가 내리고 있다. 비는 봄비 같지 않고 제법 굵은 소리를 내면서 뜰에 지고 있다. 4월이 아직 남아 있는데 무슨 여름 같은 천둥일거나…. 세상이 어지러운데 천둥이라도 울려야지 제격이지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차라 잠결에 만난 천둥은 이상하게 감미롭다. 쾌감과 같은 것이다. 아니라도 현실과 관계가 없는 먼 나라에서 생긴 일을 상상하거나, 어느 먼 옛날의 큰 사건을 즐기는 마음과 같은, 아니면 어떤 격정의 사건을 다룬 문학 작품을 읽는 즐거움 같은 것이 있다. 그것은 아마 무엇인가 사건을 앞두고 있는 사람의 마음에 신호일수도 있을 것이다. 무의식 속에서 천둥과 벼락을 동반한 폭풍우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람에 따라서는 일을 저질러 놓고 속마음으로는 그 일 앞에 나서기가 겁난다. 남이 보면 이해할 수 없는 모순이지만 그에게는 현실적 고민이다. 내가 그렇다. 사실은 모레면 4월 30일이 되고 그날 나는 무등산 서석대 100회 등정을 위하여 사람들을 초대해놓고 있다. 혼자 산행하면서도 고산고수(苦山苦水)로 형편없이 무너지는 자기 모습이 남 앞에 노출되는 그날이 오고 있는 것이다. 계획을 발설 해놓고 정작 그날이 다가오니 마음의 부담이 생기고 있다. 그러는 가운데 어떤 벗은 현수막을 준비하겠다고 나섰고 남도일보는 취재기자를, 또 다른 사람은 기념타월을, 가족은 그 답으로 동행에게 점심을 대접할 계획이다. 그날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으니 천둥이라도 울면 얼마나 신날까. 이 노인의 흥분된 분위기에 동행이 많기를 바란다. 지금 무등산 서석대는 아직 겨울이 남아 있다. 차갑기가 영하이고 바람은 매섭다. 서석대는 산 아래에서 생각한 날씨가 아니었다. 주말인데도 사람은 귀하고 더러 만나는 산 사람들도 거길 벗어나기가 바쁘다. 주변에 봄기운은 아직 감지할 수 없다. 꽃이 피면 무등산 팔경이라는 철쭉의 장관도 그 절경에 이르기까지는 아직 가늠할 수 없는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주상절리 암석들도 그 검은 회색으로 보아 아직 봄은 멀다. 선바위 틈으로 화사하게 진달래가 피기 까지는 보름은 더 기다려야 할 것이다. 산 아래 멀리서 아스라하게 들리는 춘정의 봄 꿩 소리로 보아 분명 봄은 오고 있지만 그러나 그 소리가 서석대에 오르기까지는 더 가픈 숨을 몰아쉬어야할 것이다. 다시 비 줄기가 굵어진다 싶더니 이윽고 천둥이 울었다. 천둥은 원시인들에게 계시였다. 때로는 공포를 가져왔고 때로는 영감을 주었다. 인류학에 의하면 천둥은 그들에게 신호이었다. 천둥에 따라 그들은 행동하였고 천둥에 따라 그들은 행동을 멈추었다. 그들은 행동을 위하여 천둥을 기다렸고 기다리던 천둥이 울지 않으면 오히려 재앙이었다. 천둥은 언제나 벼락을 동반한다. T. S. 엘리어트의 황무지에 나오는 힌두교 우파니샤드에 의하면 신과 사람과 동물이 언쟁하다가 하나님에게 가서 정답을 물었을 때 하나님은 세 번 벼락을 쳤다. 그 벼락 소리를 신은 베풀어라는 말로, 사람은 순종하라는 말로 들었고 동물은 욕심을 버려라는 말로 알아들었다. 천둥은 나에게 그 동물이 인식한 욕심을 버려라고 말한 것 같다.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이 딸들로부터 버림을 받고 미쳐서 황야를 헤맬 때 천둥은 매우 멋지게 울렸다. 그 시원한 느낌 속에 인간은 하나의 자연이다. 근원적이기 때문이다. 19세기 러시아 오스트로후스키의 희곡 ‘천둥’에서도 천둥은 매우 효과적이다. 어느 천둥치는 날 부정한 여자 카데리나는 고민하다가 자기의 부정을 고백한다. 그리고 정부까지도 자기를 버리자 자살한다. 이 일은 사회의 냉담과 무지, 탐욕, 위선, 압박에 대한 한 여인의 항의였고 인간적 권리의 주장으로 해석되었다. 극적 천둥이 아니고 다른 방법으로는 그 충격을 표현할 수 없었을 것이다. 천둥은 암흑 속에 비친 한줄기 햇빛과 같은 것이다. 나도 시집 ‘산하山下’에서 몇 번이고 천둥을 울렸지만 그 천둥은 멀리 퍼지지 못하고 다만 자기 속에서 울었다.
칼럼
남도일보
2011.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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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조성사업이 드디어 본격화됐다.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는 한국전력 등 15개 이전대상 기관 중 11곳이 부지매입과 청사 설계발주를 마친 가운데 25일 ‘우정사업정보센터’ 기공식이 열렸다.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사업은 나주시 금천·산포면 일대 732만7천㎡에 2만가구, 5만여명이 생활하는 자족형 독립신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곳에는 한국전력공사 등 15개 공공기관이 이전하게 된다. 이전 대상기관은 한국전력공사, 한전KPS㈜, 전력거래소, 한전KDN㈜ 등 전력산업 기관 4곳과 우정사업정보센터, 한국인터넷진흥원, 전파연구소, 한국전파진흥원 등 정보통신 관련 기관 4곳 등이다. 또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연수원 등 농업기반 관련기관 3곳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콘텐츠진흥원, 농수산물유통공사,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등 기타 기관 4곳 등이 수도권에서 옮겨 온다. 현재까지 15곳 중 11곳이 부지매입이나 청사설계를 완료했다. 청사신축비만 1조원을 넘으려 이전인원도 6천700여명에 달해 상당수의 주민유입이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나주혁신도시가 성공적으로 조성되기 위해서는 교육, 주거, 문화환경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와 인프라 구축이 요청되고 있다. 이전대상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자녀교육환경이 마련되지 않거나 수도권 수준의 문화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을 경우 자칫하면 껍데기 뿐인 도시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정부는 이전기관과 연계된 민간투자 유치 및 산학연 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혁신도시가 지역 성장거점으로 발전토록 한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 이런 구상에 따라 혁신도시가 차질없이 조성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예산과 행정지원이 차질없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의 지속적이고 과감한 투자와 관심없이는 혁신도시 조성사업은 난관에 부딪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정부의 예산지원과 지방자치단체와 이전대상기관과의 업무협조 체계도 더욱 강화돼야만 한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공동혁신도시 조성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광역행정협의체제를 더욱 긴밀히 유지해야 한다. 이전대상기관들을 상대로 한 여론수렴과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상시적인 대화통로 마련에도 신경을 써야만 한다. 무엇보다 교통난을 고려한 주요 간선도로와 주차면적 확보도 유념해 살기좋고 편안한 혁신도시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1.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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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을,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홀로 되신 어머니는 점점 웃음을 잃어가고 계신다. 자식들이 찾아와 함께 있을 때면 간간히 미소를 띠어주시지만, 저켠으로 시선을 돌릴 때면 어느사이 굳어있는 얼굴이다. 물끄러미 먼 곳을 쳐다보는 듯한 어머니의 시선은 곧 아버지의 영정위에 머물곤 한다. 그곳이 제자리인양 어머니의 시선은 움직이질 않는다. 그럴 때면 어머니는 매우 행복한 모습이다. 살아계신 이를 대하듯 “훈이 아버지~”를 나직이 부르시곤 한다. “느그 아버지 보고싶다. 저리 허망하게 가실줄 누가알았것냐?” 어느 사이 두뺨에는 그리움 가득한 눈물이 흘러내린다. 그런 어머니를 바라보는 자식들의 눈에도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영정 곁에 항상 철따라 피어나는 꽃들과 흰국화를 소담하게 두신다. 꽃들이 조금이라도 시든 모양새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아가, 꽃사러 가자. 예쁜 꽃사와야 겠다” 자식들이 일어서기도 전에 총총 걸음으로 앞장서 현관문을 열고 나가신다. 사랑하는 남편에게 바치는 꽃이기에 야박하게 값을 깎거나 부족하게 사는 일은 결코 하지 않으신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먼저 떠나 보내신 게 당신의 잘못인양 느끼신다. 자식들이 보기에는 평생 하늘처럼 아버지를 모셨건만 정작 당신은 아쉬움뿐인 모양이다. 곁에 있기에는 너무 부족한 여자였는데도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는 말씀만 되풀이 한다. “느그 아버지는 많이 배운 사람이고 나는 못 배운 사람이다. 그런데 50여년을 함께 살면서 단 한번도 그런 차이를 말하거나 핀잔을 준 일이 없었다” 실제 생전의 아버지는 항상 어머니를 칭찬하셨다. “당신 음식이 제일 맛있오” “당신 마음이 세상에서 제일 부드럽소” “당신이 아니었으면 내가 어떻게 이리 행복하게 살겠오” 그런 말씀으로 어머니를 감싸안으셨다. 짧은 일본어로 전화를 받아 건네줄 때면 “당신 일본말 솜씨가 외교관 저리가라할 정도요”라고 등을 토닥거려 주시면서 가볍게 안아주시곤 했다.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진심으로 존경했다. 아버지의 뜻이 서면 어떤 경우든 뒤를 따랐다. 어쩔때는 여자로서의 자존심이나 아내로서의 당연한 권리까지도 기꺼이 접으시곤 했다. 언젠가 아버지의 해외출장 가방을 챙겨주면서 “젊은 여자들 상대하기에는 이제 당신 나이가 많으니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라고 웃으며 말을 건네는 어머니의 모습에 자식들은 충격을 받기도 했다. 자식들은 오랫동안 그런 어머니가 이해가 되질 않았다. 형이 한번은 어머니께 여쭤보았다. “어머니, 여자로서 어떻게 그렇게 하실 수 있었어요?” 어머니는 다소 민망한 표정을 지으셨다. 그런 다음 이렇게 말씀하셨다. “느그 아버지, 여자들이 많이 따르는 사람인데 막은다고 될일이냐? 어차피 하실일이면 마음 편하게 하시라고 그런거다. 나라고 속이 편했것냐?” 어머니는 허리디스크가 심해 거동이 불편하신 상태다. 두어시간 차를 타면 이틀정도 끙끙앓으실 정도다. 그런데도 2주일 정도가 지나면 “느그 아버지 외로우시겠다. 아버지 보러 가자”라며 자식들을 앞장세워 영암 선산으로 향하신다. 언제 준비를 하셨는지 생전의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음식들이 두손 가득 들려져 있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묘 앞에 서면 자신이 표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랑과 예의를 갖춘다. 천천히, 그리고 깊숙히, 머리를 숙이는 어머니의 모습. “찬데 계신데 나만 따뜻한 데서 지내 미안해요.” 그런뒤면 한참동안을 아버지 묘소를 물끄러미 바라보신다. 대하지 못했던 동안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말들을 주고받으시는 모습이다. 가끔은 아버지 묘소 곁에 한참을 누워 있다 오시기도 한다. 어머니는 또 파킨스병을 앓고 계신다. 사랑하는 남편에 대한 추억과 자식들에 대한 기억이 차츰 없어지는 것에 대해 걱정이 많으신 눈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진행을 더디게 하는 치료제 반알을 복용하셨는데 어느 사이 한알 반을 드시고 계신다. 어머니 스스로 의사를 찾아가 복용량을 늘리셨다고 한다. 그런데도 최근 들어 말투가 매우 어눌해지셨다. 걸음걸이도 부자연스럽고 등도 많이 구부정해지셨다. 어머니의 그런 모습에 자식들은 속이 타들어간다. 1주일 뒤면 어머니의 생신이다. 아버지 없이 첫번째 맞는 어머니 생신이다. 자식들은 어머니를 모시고 경치 좋은 섬으로 여행을 가겠다며 부산을 떨지만 어머니는 겉으로만 맞장구를 치시는 눈치다. 새삼 아버지의 자리가 아쉽다. 어머니를 지켜왔던 것은 아버지의 사랑이었음을 절감한다. 생신날 모시고 갈 곳은 섬이 아니라 아버지 묘소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곳에서 어머니 손을 잡고 아버지 묘소 곁에 오래오래 누워있다 오는 것이 최고의 효도인듯 싶다.
칼럼
최혁
2011.04.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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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화순군수 재선거가 내일 치러진다. 4·27 재·보선은 전국 38개 선거구에서 실시된다. 이번 선거는 지방선거이면서도 대선과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정국주도 성격이 짙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책 대결은 실종되고 인신비방과 폭로가 난무하고 있다. 후보자와 지지자들 간의 감정싸움이 격해지면서 갈등구조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 선거운동기간 막바지에 터진 강원도에서의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 측 불법선거운동 혐의와 이재오 특임장관실의 선거개입 논란은 이번 선거가 불법·금권·관권선거로 얼룩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전남지역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각종 탈법과 편법이 난무하고 있다. 재·보선과 관련해 22건의 불법행위가 고발 또는 적발된 상태다. 화순군수 재선거는 민주당 홍이식 후보와 무소속 임호경 후보가 선거운동기간 내내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상호비방과 공격이 도를 넘으면서 전국 재·보궐 선거구 중 유일하게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과열 혼탁선거구로 지정된 상태다. 타 선거구에 비해 5배가 넘는 선거 단속요원이 투입되고 있을 정도로 진흙탕 싸움이 치열하다. 순천지역도 색깔론과 인신공격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선거운동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의 텃밭이지만 야권연대라는 정략적 선택에 의해 후보를 내지 않아 민주당 출신 후보 6명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주민들 간의 갈등이 깊어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 정치권의 정략에 의해 지역민심이 상처를 입고, 이 상처와 반목이 선거과정에서 더 깊어지고 있다. 이번 선거운동 과정을 지켜보면서 여전한 하향식 후보공천과 후진적인 선거운동 과정에 대해 깊은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는 누군가를 지역의 일꾼으로 뽑아야 하는 만큼 최선이 아닌 차선의 인물에 대해서라도 투표권을 행사해야만 한다. 정당보다는 인물을, 화려한 경력보다는 인물 됨됨이에 더 가치를 두고 투표해야 한다.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운동과정에서 드러난 각 정당의 부도덕함과 눈 가리고 아웅식의 해명, 물타기에 대해 소중한 한 표를 통해 엄중히 심판해야 한다.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하는 일방적인 공천, 구색 맞추기용 여론조사,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식의 무차별 금품살포와 인신공격에 대한 유권자들의 냉정한 판단과 현명한 선택이 요청된다.
사설
남도일보
2011.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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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이런 말이 아니더라도 교육문제는 이미 지역의 가장 중요한 문제이며 주민들의 관심이 가장 큰 분야이다. 과거에는 교육문제 만큼은 교육기관만의 전유물인 것으로 여겨져 자치단체에서는 다소 소홀하게 여긴 점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교육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지역의 발전과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우리 전남은 도시권보다 나은 교육환경 개선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희망을 키우는 인재육성이 지역의 현실에서 가장 중요하고 절박한 과제로 인식하면서, 기업과 사람이 돌아오는 행복한 농어촌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한 교육지원시책을 타 지역에 비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먼저, 정부의 농산어촌 우수고 육성사업과 연계해 2005년부터 2010년까지 1군 1우수고로 지정된 17개군 17개 고등학교에 1교당 3년간 1억 5천만원을 지원해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교육여건 개선과 교육과정 특성화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 지역의 명문고로 육성토록 했다. 둘째, 정부에서 ‘다양하고 좋은 학교 더 만들기’ 일환으로 2008년부터 기숙형고교 기숙사 건립이 추진됨에 따라 우리도는 벽식구조인 기숙사의 특성을 감안, 도내 23개 고등학교의 기숙사 건립시 내외부 마감재를 편백 등 친환경 자재를 사용토록 도비 81억원을 지원해 우리도만의 차별화된 친환경기숙사로 건립함으로써 아토피, 천식 등 환경성 질병으로부터 학생들의 건강을 보하고 쾌적한 학습 생활환경을 조성함으로써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만족도를 높였다. 셋째, 사교육비 부담 비중이 높은 영어교육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통해 지역간 계층간 소득격차로 인한 도·농간 교육격차를 완화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가고 있다. 2007년부터 매년 여름방학 기간 중 우리도와 교육교류협약을 체결한 미국 포틀랜드주립대학교와 미주리주립대학교 출신 원어민강사를 초청해 도내 초·중학생 1,560명과 20일간 숙식을 함께하는 원어민 영어체험캠프를 운영하고 있으며, 금년에는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출신 원어민강사를 추가로 선발하고 참가학생도 2,016명으로 늘려 더 많은 학생들이 영어체험캠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또한, 2008년부터 영어체험캠프에 참가한 성적우수 및 저소득층학생을 선발해 겨울방학 기간 중 포틀랜드주립대학교와 미주리주립대학교에서 해외어학연수 실시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원어민강사가 없는 농어촌 및 도서벽지학교에 매년 1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명의 원어민강사를 선발 배치, 학생들이 정규 수업시간에 효과적인 영어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넷째, 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의지와 능력에 따라 누구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금년말까지 전남인재육성장학기금을 500억원으로 확대 조성하고, 매년 1,200명의 학생들에게 12억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2009년부터 전국 최초로 지역 대학생들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학자금 대출이자의 3%까지 지원하고 있다. 다섯째, 서울에 유학 중인 지역 출신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의 숙식 편의 제공을 위한 남도학숙과 광주에 유학 중인 지역 출신 대학생들을 위한 전남학숙을 운영해 월 11만~14만원만 부담하면 숙식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으며, 남도학숙과 전남학숙이 지역인재양성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여섯째, 성장기 학생들의 건전한 심신발달을 도모하고 학부모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2007년부터 전국 최초로 학교급식 친환경 식재료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금년부터 읍·면지역 초·중학교 무상급식 지원을 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는 도시 동지역 초·중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 지원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도내 초등학교 영어체험교실 설치,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공립대안학교 설립 등 도교육청과 다양한 교육지원시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우리도의 금년 교육지원 예산은 367억원으로 일반회계예산의 약 1%에 달하며, 이는 타 시도 0.5% 정도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우리도가 재정사정은 매우 어렵지만 교육에 많은 예산을 지원하는 이유는 교육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사실을 굳게 믿기 때문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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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보건의의 숫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전남도내 낙도·오지지역의 의료공백이 심각해지고 있다. 이는 의·치학 전문대학원 도입으로 군대에 가는 공중보건의가 크게 감소하고 있는데다 갈수록 의대 여학생이 늘면서 공중보건의 대상 인력도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낙도나 오지 주민들의 건강검진과 치료에 상당한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공중보건의 부족사태는 전남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다. 전국적으로 500여명의 공중보건의가 감소하면서 곳곳에서 공중보건의 충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치과대학의 경우 치의학전문대학원이 도입되면서 병역을 마친 남학생들이 많아 공보의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 상태로라면 공보의 정상 수급이 2050년이 돼서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남지역의 경우 200여명이 넘는 공중보건의가 한꺼번에 교체되면서 인계·인수로 인한 의료공백도 상당한 실정이다. 전남도내 근무 공공보건의 수는 의과 428명, 치과 97명, 한의과 187명 등 712명으로, 이 중 286명이 4~5월 사이 3년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할 예정이다. 도는 지난 20일부터 신규 공중보건의사 273명을 234개 보건기관과 병원선 등 85개 기관에 배치했다. 공중보건의 수가 크게 줄면서 공중보건의가 근무하는 일부 병원의 응급실이나 일부 지역 보건소 치과 등의 의료 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전남의 경우 수도권과 먼 곳이어서 공중보건의들이 근무를 꺼리고 있으며 주말이면 일찍 자리를 비우는 일도 비일비재해 양질의 의료활동이 제공되지 않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공보의의 수급정책은 물론이고 배치를 개선해야한다는 지적이 높다. 일부 지역의 경우 공보의들이 오지나 섬지역이 아닌 수익을 내고 있는 보건단체와 대형 병원 등에 집중 배치되고 있어 공중보건의 배치의 근본 취지에 벗어나고 있다. 이런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이 많은 시 단위 민간병원에는 공중보건의 배치를 제외시켜야 한다. 도는 시 단위 민간병원의 공중보건의 배치를 제외시키고 치과의 경우도 이동치과병원 차량을 확대하거나 보건지소를 통합해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는 임시처방에 불과하다. 도는 순회진료방문 확대와 대형병원의 무료진료 서비스 유도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 주민들에 대한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1.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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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벽이 엷어지고 국가간 경쟁에서 도시 간 경쟁체제로 변하면서 도시의 국제화가 지역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지역의 국제화를 평가하는 지표로 공항·항만 등 교류기반, 출입국자 수, 국제회의 개최 건수, 관광호텔 수, 외국인 기업 수 등이 흔히 활용된다. 그러나 이러한 물리적, 경제적 지표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지역이 얼마나 국제적 규범을 일상의 생활속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준수하느냐가 지역의 국제화 정도를 가늠하는 핵심적인 지표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훌륭한 국제공항과 호텔이 존재하더라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규범상 이질감을 느끼고 이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한다면 국제화된 도시라 할 수 없을 것이다. 필자는 2년 동안 미국에서 유학을 한 경험이 있다. 당시에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는지가 큰 관심사여서 학교에 갔다 오면 오늘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고 무엇을 했는지 묻곤 하였다. 아이가 오늘은 도어홀더(Door holder, 문잡이)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점심식사를 위해 카페테리아로 이동할 때 친구들을 위해서 문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는 것이 매너차원이 아니라 의무처럼 여겨지는데 이러한 것들이 어렸을 때부터의 교육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재채기를 할 때면 우리처럼 손으로 입을 막지 않고 소매로 입을 가린다. 손을 통해 감기 등이 전염되는 것을 고려할 때 참 위생적이고 합리적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공원이나 길거리에서 눈이 마주치면 비록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가벼운 미소를 보내거나 간단한 인사말 정도는 나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우리와 달리 식사 중에 코를 푸는 행동에 대해서는 아주 관대하다. 평소에 고상한 여성 목사님이 식사를 하면서 전혀 거리낌 없이 코를 푸는 모습에 순간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이처럼 나라마다 문화와 관습이 다른 상황에서 특정 국가의 문화나 관습을 일반적인 국제규범이라고 정의할 수 없지만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준다든지, 재채기를 할 때 손이 아닌 소매로 가린다거나, 낯선 사람일지라도 미소를 보이는 것은 많은 국가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국제규범이라 할만 하겠다. 우리시는 금년 10월에 UEA(도시환경협약) 광주정상회의, 2013년에는 외국인만 1만 명이 참여하는 JCI 아시아태평양대회, 2014년에는 수소에너지 대회 등 대규모 국제행사를 개최하면서 국제도시로 발 빠르게 변모해가고 있다. 광주가 진정한 국제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시민 모두가 국제사회에서 공통적으로 통용되는 규범들을 습득하고 생활속에서 실천해감으로써 광주를 찾는 외국인들이 정서적으로 동질감과 편한 함을 느낄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칼럼
남도일보
2011.04.2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