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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AI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이번 설 연휴를 국가재난기간으로 선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전남 담양군은 최근 정부에 공문을 보내 “귀성·성묘객의 대이동으로 구제역 바이러스의 전파 및 유입이 우려된다”면서 “설 연휴 기간을 ‘국가재난기간’으로 선포해 국민들이 이동을 자제하도록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유동인구와 출입차량의 수를 대폭 줄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들은 설 연휴를 전후로 해 최고 9일 동안 업무를 쉬기로 해 유동인구가 그 어느 때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자치단체와 축산 농가들만이 귀성자제를 호소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큰 실효가 없다. 국가차원의 대책마련과 대국민 호소가 절실하다. 정부는 이번 설 연휴를 국가재난기간으로 선포해야할 필요성이 크다. 현재 구제역은 남쪽으로 남하하는 추세이다. 따라서 1천여만 명에 달하는 설 귀향객들 중 상당수가 구제역 미발생지역인 호남과 제주·경남 등지를 찾아올 경우 구제역 발생 가능성은 매우 높아지게 된다. 수도권에서 유입되는 차량수도 크게 늘어 구제역 차단방역에 구멍이 뚫릴 가능성이 높다. 전남지역에서 고병원성 AI가 급속히 확산된 것도 최초 발생 농장에 대한 차량출입통제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고병원성 AI는 지난 5일 영암의 한 오리농장에서 처음 발생했다. 그러나 초기차단방역을 소홀히 해 이 농장의 사료운반 차량이 다녀간 농장 10여 곳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다. 현재 고병원성 AI의 정확한 감염경로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발생원인은 철새분변으로, 감염확산은 출입 차량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초기 차단방역에 실패한 결과 전남지역에서는 300만 마리의 오리와 닭이 무더기로 매몰 처분되는 사상 최대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 중 오리는 223만 마리로 오리축산업은 거의 붕괴 직전이다. 전문가들은 축사 안팎에 대한 소독과 차량과 출입자에 대한 통제 등 방역수칙 준수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각종 모임이나 행사 참석 자제 등 주민들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만큼 국가적 차원에서 이번 설 연휴를 국가재난기간으로 정하고 유동인구를 대폭적으로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위기에 빠진 축산업과 농촌을 구해낼 수 있다.
사설
남도일보
2011.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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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속담에 ‘As the best wine doth make the sharpest vinegar, so the deepest love turned to the deadliest.’ (최고의 와인이 강한 식초로 바뀌듯이 아무리 깊은 사랑일지라도 서로가 틀어졌을 때는 무서운 증오로 바뀌는 법이다) 라고 했다. 인간사 살아가다보면 숱한 일들에 휘말리게 된다. 특히 요즘의 세태가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로 모든 일이 좌우 되다보니까 당선된 사람과 당선되지 않은 사람 간에, 또한 지지해준 사람과 상대편을 지지해준 사람끼리 선거 때의 앙금으로 불협화음을 낳게 되고 그것이 화합과 평화를 공존해야하는 사회에 역행을 가져옴이 분명하다. 그러나 광주예술계는 정말 위대했다고 감히 생각한다. 지난 14일 광주지역 문화예술계의 최고의 관심사였던 광주예총회장선거가 있었다. 물론 필자인 본인도 제7대 회장에 이어 제8대 회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선거기간동안 상호 비방하지 않고 정말 깨끗하게 정책대결로 일관해 온 상대 후보님께도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또한 선거를 종료하고 단 한 가지 잡음이나 후유증 없이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 상호진영의 지지자님들께도 아름다운 모습에 경의를 표한다. 이번 선거를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선거현장에서 대의원분들을 많이 만나 뵙고 우리 예총의 현주소가 어디인가를 알게 되었으며 여러분의 애정 어린 충고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난 2007년 제7대 회장에 취임하면서 광주예총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에 대한 중추적인 기관으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출발을 했으며, 2008 유네스코 동아시아 어린이 공연예술제 개최, 2008 광주아시아공연예술제 개최, 광주예총 후원조직 광주예총특별위원회 창립, 6대광역시 및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예술교류전 일반편성, 광주지역 최초 제27차 예총전국대표자대회 개최, 제1회 광주예총아트페스티벌 개최, 광주예총사업비 증액, 광주광역시 일반예산편성 및 신규사업시행 등의 실적과 성과를 올렸다. 이는 물론 역대 예총회장님, 산하협회 회장님, 임원, 그리고 대의원 여러분께서 함께 하셨기 때문에 가능하였음을 깊이 인지한다. 그동안 광주예총이 광주예술발전의 초석을 구축했다고 하면 이제는 광주예총이 더욱 성숙된 모습으로 변모해야 하는 중차대한 기로에 서있음을 그 누구보다도 통감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예술인들이 제8대 광주예총 회장단에 대한 거는 기대는 더욱 클 것이기 때문에 모든 사업과 업무추진에 비장한 각오로 임할 것이다. 지난 1월초에 출범했던 광주문화재단이 창립되면서 광주예총의 위상이 약화될 것이라는 일각의 추측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고 각자 독자성과 나름의 역할이 있는 만큼 대립관계 보다는 상호보완적 관계를 맺고 경우에 따라 상부상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문화중심도시에 위상에 걸맞는 인력양성 및 인적 네트워크를 갖추도록 노력할 것이며 예총 특별위원회를 더욱 활성화하여 메세나 역할에 만전을 기하고 시민예술대학 또한 학점은행제를 도입하는 등 상설화 시킬 계획이다. 그 외에도 예술 꿈나무 육성을 위한 청소년 공연예술단 창단, 지역 예술단체와의 교류를 통한 예술시장 확대 추진 및 광주예총 아트페스티벌(Art Festival)을 광주의 대표 축제로 만들 계획들을 성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다. 거듭 바라옵건데 우리 광주예술인들이 슬기롭게 하나로 뭉쳐 화합하고 더욱 풍요롭고 아름다운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를 만드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을 기대해본다.
칼럼
남도일보
2011.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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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로 구제역이 발생한지 50일이 됐다. 지난해 11월 23일 경북 안동 지역 돼지 농장에서 첫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된 후 전국 50개 시·군에서 118건이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았다. 167만 마리가 살처분됐지만 구제역이 급속도로 확산되자 정부는 지난 13일 호남과 제주·경남에서도 소·돼지에 구제역 백신을 접종키로 하는 결정을 내렸다. 정부가 ‘구제역 미발생 지역에 대한 백신접종’이라는 최후카드를 사용키로 한 것은 ‘호남·경남이 뚫리면 한국 축산업은 끝’이라는 위기감 때문이다. 지난 10일 박준영 전남지사가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면 사실상 구제역 청정지역 프리미엄이 박탈되기 때문에 구제역 백신접종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정부의 방침을 받아들인 것은 그만큼 상황이 긴박하다는 의미다. 전남지역 축산농가들은 정부의 백신접종 결정에 매우 허탈해 하는 모습이다. ‘구제역 청정지역’이라는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전남도 등 행정기관과 함께 모든 노력을 다 기울였지만 수포로 돌아간데 대해 몹시 안타까워하고 있다. 순한한우, 녹색한우, 영암 매력한우, 함평천지한우 등 명품한우 브랜드가 입을 타격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백신만으로는 절대로 구제역을 근절할 수 없다는 점이다.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구제역을 막기 위한 것인데 백신을 놓았다고 방역을 소홀히 할 경우 구제역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백신접종과 함께 차단방역이 매우 중요하다. 수도권 지역 귀성객들이 몰려오는 설을 전후로 해 전남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할 우려가 큰만큼 방역당국의 철저한 대비가 절실하다. 구제역은 사람이 옮기는 가축병이라 유동인구가 많은 설은 전남지역 구제역 발생여부에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축산업·방역 종사자에 대한 철저한 방역이 요청되고 있다. 농민은 물론, 방역관계자·수의사·축산중개인·사료차량 운전자 등 소·돼지와 접촉하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방역과 이들의 자발적인 활동제한 등의 협조가 절실하다. 현실적으로 매우 힘든 일이지만 이번 설에는 가족과 친지들에게 고향방문을 자제토록 권유하는 것도 구제역 확산을 막는 길이다. 전남지역의 구제역 발생을 막을 수 있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힘을 모아야 한다. 백신접종 가축에 대한 이동제한과 축산업 종사자들의 철저한 차단방역, 국민들의 협조가 있어야 구제역을 막아낼 수 있다.
사설
남도일보
2011.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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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외국인 입국자는 11.9% 증가해 사상 최대인 877만을 기록했으며, 내국인 출국자는 1천281만명을 기록했다. 입국한 외국인은 일본 300만명(38.6%), 중국 172만명(22.2%), 미국 69만명(8.9%), 대만 44만명(5.6%) 등의 순이었다. 특히 작년부터 중국인 비자발급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한국에 온 중국인이 전년보다 42.2% 증가했다. 올해 입국할 외국인 관광객 예정자는 일본 320만명, 중국 220만명, 미국 70만명, 대만 50만명, 홍콩 30만명 등 1천만명 가량이다. 수도권이나 영남권, 충청권, 그리고 제주도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고,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를 위해 인천시의 경우 의료관광재단을 설립 중이다. 광주·전남은 어떤가, 친·인척 방문, 자치단체간 방문을 제외하고 보면 불과 2만명 선에 불과하다. 광주를 직접 방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을 방문하는데 곁들여 오는 것에 불과하다. 한류열풍으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좋지만, 정작 광주·전남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지도와 이미지를 높여야 한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관광상품을 홍보하고 팸투어를 실시해야 하며, 중국의 관리들과 접촉해 의도적으로 광주·전남으로 관광객을 보내 주도록 부탁해야 한다. 그 동안 특급호텔이 없었던 관계로 애로가 많았지만, 상무지구에 홀리데이인호텔이 들어서게 되어 관광객 유치에 무리가 없을 것이다. 관광산업과 더불어 산업시찰, 의료관광도 연결해야 하며, 면세점이나 쇼핑센터 등이 있어야 한다. 광주향교, 나주향교, 왕인박사 유적지나 강항 선생 유적지, 제갈공명 무후사, 주자선생의 주자묘, 최부 선생 유적지, 정율성 선생 생가, 낙안읍성, 송광사, 대흥사 등은 인본인과 중국인들에게 보여 줄만한 곳이지만, 그들이 즐길 수 있는 관광지를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 광주광역시가 외국에서 관광객 유치를 위해 홍보할 경우 광주만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전남까지 홍보한다. 광주와 전남이 동시에 설명해야 하는데 행정구역 분리로 따로 홍보하는 것이 문제점이다. 일본의 규슈지방은 후쿠오카, 오이타, 구마모토, 사가, 나가사키, 미야자기, 가고시마 7개 현(縣)을 하나의 주(州)로 만들려고 한다. 지역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관광산업으로 묶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규슈관광본부(九州觀光本部)’가 설립됐다. 여행지로서의 규슈를 아름답게 하는 전략으로 관광지 수용체제 만들기이다. 일본내 대도시권에서 규슈로 사람을 불러들이는 내국인 유치와 한국, 중국, 동아시아에서 규슈로 사람을 불러들이는 외국인 유치 등을 진행시키는 체제이다. 우리나라는 한국관광공사에서 관광사업을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있지만, 광주·전남에 대해서 홍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다른 지역들은 경기관광공사, 인천관광공사 등을 발족해 착실히 관광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 달부터 광주∼일본 시모노세키까지 여객선이 취항한다. 옛날에도 여수∼후쿠오카간이 취항되었지만 실패했다. 당시는 일주일에 겨우 2회 운항했지만, 이번에는 3회 운항하게 되어 어느 정도 편리하게 되었다. 이 기회를 이용해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해야 할 것이다. 일본이나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한자(漢字) 표지판이 필수적이다. 한자문화권 관광객들은 거리에 한자표기가 없음을 무척 불편해 하고 있다. 한자표기는 중국의 간체자(簡體字)가 아닌 정자로 표기해야 한다. 흔히 관광객 유치는 광주지역 여행사에서 하는 줄로 알고 있다. 광주공항의 국제선 유치를 하자고 하면, 여행사에서 돈을 벌기 위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은 서울업체 아니면 불가능하다. 그 이유는 서울은 전국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권의 외국인 유치는 관광산업은 물론 의료관광, 산업시찰, 유학생유치, 투자유치 등을 체계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관광객 유치 전담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칼럼
남도일보
2011.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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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문화재단이 13일 창립축하 공연과 전시를 시작으로 공식 출범했다. 광주문화재단은 광주의 문화행정을 전문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관이다. 각종 문화예술·공연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한다. 또 각종 공연일정 조정, 예술인력 양성, 국제교류 행사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하고 수행한다. 국악단·국극단·교향악단·합창단·무용단 등 6개 시립예술단체 운영도 책임진다. 광주문화재단은 강운태 시장이 광주지역문화발전과 시민들이 쉽게 즐기고 참여하는 생활문화를 확대시키기 위해 문화예술진흥위원회와 공연예술재단을 통합해 만든 단체이다. 노성대 전 MBC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됐으며 신망 있는 지역 원로들이 이사진으로 구성됐다. 그런 만큼 광주문화재단 발족에 거는 시민들의 기대는 매우 크다. 전문가들은 광주문화재단의 역할에 대해 나름대로의 조언을 내놓고 있다. 어떤 이는 지역의 창조와 발전을 위한 재단이 돼야하며 이를 위해서는 개혁적이고 대안적인 정책과 사업들을 펼쳐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다른 이는 지역문화 예술계와 소통구조를 확보해 지역민의 문화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체제와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시민들의 문화주권을 보호하고 지역문화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문화민주주의 지렛대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들도 많다. 예술인들만의 문화가 아닌 시민들의 문화가 펼쳐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광주문화재단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과 관련해 각종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담당해 광주의 문화를 세계 속에 널리 알리는데 있다. 광주문화재단 박선정 사무처장이 재단의 미션에 대해 “광주를 아시아 문화교류의 도시, 아시아평화예술의 도시, 미래형문화경제도시로 조성하는 것”이라 밝힌 것은 매우 올바른 방향설정으로 보인다. 시민중심의 문화상품을 만들어 이를 지역브랜드로 승화시키면 문화가 광주경제의 한축을 담당할 수 있다는 그의 견해는 매우 타당하고 미래지향적이다. 선재규 문화관광실장 등 전문가들이 5·18 민주화 운동을 매개로 한 행사들을 한데 묶어 민주·인권·평화도시를 지향하는 광주의 이미지를 생산해 내려하는 것도 의미가 깊다. 광주시민의 꿈을 담고 있으면서도 지구촌 사람들에게 깊은 감명을 줄 수 기획과 문화행사들이 광주문화재단을 통해 많이 선보여지기를 기대해 본다.
사설
남도일보
2011.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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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에 ‘충격적인 소식’이 일본으로부터 전해졌다. ‘일본이 군사협력을 포함한 한국과의 포괄적 협력 강화를 담은 새로운 공동선언이 올 봄 발표하는 방향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기타자와 도시미 일본 방위상이 한국을 방문, ‘국방교류협정’과 ‘상호군수지원협정’을 논의한다는 뉴스도 뒤따랐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포괄적 군사협력이 아니라 기초적인 협력”이라며 의미를 축소할 뿐 군사협력 논의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전시가 아니 평시의 군사협력이며 무기를 제외한 정보와 군수물자 교류 수준의 협력인 만큼 국가안보에 이익이 된다는 투다. 협력 수준과 규모가 어떤 형태이든 상관없이 한국과 일본의 군사협력 논의는 동아시아 안보질서에 새로운 변화가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한미동맹과 한일동맹처럼 미국을 매개로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삼각동맹체제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일본이 중국 견제를 위해 아시아 방위의 중심역할을 담당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고 여기에 미국의 암묵적 지원이 작용하다고 할 수 있다. 어떻든 한일군사협력 논의가 시작된 시점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공교롭게도 2012년은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권력이양 혹은 권력교체가 집중되어 있는 시점이다. 의원내각제를 시행하는 일본을 제외한 남·북한, 미국, 중국, 러시아까지 모든 나라의 권력재편이 예정되어 있다. 한반도 주변국들의 다발적인 권력재편은 곧 한반도 불안정성 확대를 의미한다. 특히 북한의 정권이양 과정은 큰 불안 요인이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고농축 우라늄(HEB) 원심분리기 공개도 권력이양기의 돌출변수였다. 문제는 이 두 사건이 동북아 세력재편을 재촉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충돌이라는 신냉전 대결구도 재편을 촉진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까지 개입되면서 대결구도는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이 높음은 자명한 이치다. 결코 한반도의 안정성 확보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장기적으로 남북통일의 문제에도 도움이 될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세력균형과 동맹의 정치는 외교와 정치전략 차원에서 기획되고 준비되어야 한다. 과연 이 시점에서 한일군사협력이 정치·외교 전략적으로 타당한 방법일까. 세력재편과 동맹외교의 대전제는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 유지, 그리고 남북통일이다. 여기에다가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군사적 야심을 억제해야 한다.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경계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결코 한반도가 국가적 이해가 충돌하는 패권다툼의 전장(戰場)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같은 명분만 앞세우기에는 우리의 국가적 현실이 간단하지 않다. 그럴수록 실리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우리는 군사·정치적으로 미국, 경제적으로 중국의 영향권 아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수준이 아무리 느슨한 단계이라고 하더라도 한일의 군사적 협력은 경제적 의존성이 큰 중국과의 관계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없다. 그것은 단지 경제적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일군사협력이 북핵 위협에 대한 억지력을 개발하고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인 중국과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지도 면밀히 따져야 한다. 북한을 지속적인 적대적 동맹관계의 틀, 즉 중국과 북한의 동맹관계를 유지하게 만들 요인으로 작용할 게 자명하다. 한·미·일 동맹관계 강화를 통한 북한과 중국압박은 결국 북한과 중국의 반발을 자초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잘못하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게 될지도 모른다. 작금의 상황은 100년 전 한반도 상황을 되짚어보게 한다. 한반도 주변 열강의 패권다툼은 10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똑같은 대본에 같은 배우가 배역만 바꿔서 ‘연극’을 공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욱일승천하던 일본의 역할을 중국이, 쇠락하면서도 기득권을 놓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는 청의 역할을 일본이, 경찰국가의 역할은 영국을 대신해서 미국이 담당하고 있는 형국이다. 러시아는 여전히 청과 일본의 충돌 속에서 자기 국가이익 추구에 혈안이 되어 있다. 100년 전 조선왕조가 동학농민군을 토벌하기 위해 일본군을 끌어들였다가 나라를 송두리째 빼앗겼던 역사를 망각해서는 안 된다.
칼럼
남도일보
2011.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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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한해는 필자에겐 매우 특별한 해였다. 8급부터 공직생활을 시작해 2급 공무원을 거쳐 고위공무원에 오른 33년 3개월의 공직생활을 마감하면서 민주당 광주광역시 서구청장 후보 경선에 참여한 정치경험을 한 색다른 한해였기 때문이다. 선거가 끝나고 일상의 삶으로 돌아오면서, 요즘 내 손에서 떠나지 않은 책이 있다. 전혜성씨가 쓴 ‘가치있게 나이드는 법’이다. 그 책에 나온 이야기를 잠시 소개하면 청춘이 가는 것을, 나이드는 것을, 늙는 것을 사람들은 서러워한다. 하지만 지나간 세월을 돌이킬 수 없는 것처럼 가는 세월을 붙잡을 수도 없다. 나이가 드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가치있게 나이드는 것이야말로 시간적 존재로 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것이다.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용퇴를 결정하고 일반인으로 돌아온 지금, 나에게 가치있게 나이드는 방법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됐다.‘가치있게 나이드는 법’의 저자 전혜성은 “가치있는 삶을 산다는 것은 나의 재능으로 누군가를 좋게 만드는 일이다. 나만을 위해 사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한평생 자신의 재능만을 뽐내며 살다 간 사람의 삶은 그다지 가치있다고 평가받기 힘들다. 재능은 나를 위해서 아니라 남을 위해, 모두를 위해 쓰라고 신으로부터 받은 선물이다. 가수는 노래로, 화가는 그림으로, 학자는 학문적 성과로 자신이 받은 재능을 세상으로 돌려주어야 한다. 그렇게 했을 때 그 재능은 비로소 빛이 나며 재능을 가진 사람은 그만큼 가치 있는 삶을 살게 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다수가 공감하리라고 믿는다. 인생의 절반이 넘는 시간을 공직생활로 보낸 필자로선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아마도 공직경험을 살릴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며, 이 일이 남은 인생을 가장 가치있게 나이드는 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광주광역시 관광운수과에서 근무하면서 시민의 발을 알게 되었고, 상수도 계장을 거치면서 시민의 식수원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폐기물관리과장을 지내면서 광주시의 쓰레기 문제를 느끼게 되었다. 3조원이 넘는 광주시 예산을 책임지는 예산담당관과 기획조정실장을 거치면서 시민들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체득하게 되었다. 이러한 33년의 공직생활을 기반으로 광주시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봉사할 수 있는 길이 최소한의 도리라는 것도 느꼈다. 요사이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서 녹색성장은 ‘에너지·환경관련 기술과 산업 등에서 미래 유망품목과 신기술을 개발하고 기존 산업과 융합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과 일자리를 얻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저탄소 녹색성장’의 10대 정책 중의 하나로 ‘국토와 도시, 건축 및 교통까지 개조’가 있으며 이의 세부전략으로 그린 홈, 그린 빌딩 확대로 인해 저탄소 녹색도시 조성을 힘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저탄소 녹색성장’에 발맞추어 친환경 건축 및 설계에 대한 평가와 함께 저탄소 녹색도시 조성, 저탄소 녹색성장에 맞는 도시정책 제안 등을 서둘러야 한다. 또 도시계획 및 도시운영상의 정책제안을 통해 도시의 올바른 미래상을 제시하고 원활한 도시운영을 제안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기틀을 기반으로 해 환경포럼 등의 공동학술 연구모임을 통해 실질적인 시민의 삶에 반영될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도시정책 연구분야를 기반으로 해 33년간의 공직생활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펼치면서 광주시민들의 행복을 위해 다시 한번 뛸 것을 거듭 다짐해 본다. 공직에서 물러나 일반인으로 돌아와 생활하고 있으나 나의 삶이 지속되는 한 광주시와 시민을 위해 할 일은 남아 있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그 첫 번째 시작으로 남도일보의 ‘남도시론’을 통해 미천한 필자의 생각과 광주 발전 방안 등에 대해 알리고 시민과 소통할 것을 약속드린다.
칼럼
남도일보
2011.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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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피해가 급속히 늘고 있다. 12일 현재 전남도내 고병원성 AI 확진 농가는 12곳으로 매몰처분 대상인 닭과 오리는 모두 270여만 마리에 달하고 있다. 11일 하루에만 나주 남평과 세지, 영암 도포와 신북의 6농가가 AI양성반응을 보였으며 화순과 순천지역에서도 의심신고가 접수된 상태다. 고병원성 AI 농가가 늘어날 경우 발생농장 반경 3km 이내에서 사육중인 닭과 오리는 모두 매몰 처리할 수밖에 없어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나주와 영암지역의 경우 이미 72만 마리가 매몰 처분됐으며 앞으로 200여만 마리가 추가로 매몰 처분될 예정이다. 고병원성 AI 피해가 이처럼 급속히 늘어난 것은 바이러스를 옮기는 매개체가 조류라는,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크다. 그러나 방역당국이 초기대응을 너무 안일하게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심신고 접수단계에서부터 해당 농가에 대한 차량 출입 통제를 철저히 실시하고 철새도래지에 대한 항공방역을 실시했더라면 피해규모를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철새도래지 항공방제는 11일을 시작으로 5일 동안 영암호, 순천·고흥·강진만 등 14개소에서 실시될 예정이다. 그러나 AI 확산 초기 시점에 실시됐으면 더욱 큰 효과를 냈을 것으로 보인다. 또 구제역의 방역활동과 병행해 AI초기 단계에 자치단체들이 경찰과 군 병력을 적극적으로 요청해 방역초소를 늘려 차량통제에 나섰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크다. AI 확산이 예상됐었고 구제역의 전남지역 유입이 최대의 관건이었던 만큼 지자체들은 어떻게든 방역인력 확보에 필사의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그런데도 지자체들은 인력이 부족하다는 말만 앞세울 뿐 경찰이나 군과 경찰에 인력지원을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노력을 게을리 했다. AI 확정 농가에 대한 행정기관의 늑장대응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남지역 첫 AI 발생지인 영암 시종 농장의 경우 매몰처분까지 무려 10일이나 걸렸다. 이 와중에 주변 6곳의 농장에서 AI가 발생, 피해가 커졌다는 주장도 있다. AI 발생 초기 전방위적인 초기대응과 적극적인 방제가 이뤄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초기에 군·경이 포함된 방역인력 투입과 철새도래지에 대한 항공방제, 신속한 매몰처분 등이 이뤄졌으면 피해가 크게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아쉬움이 크다.
사설
남도일보
2011.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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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의 대설이 내린 뒤 강추위가 계속되니까 온산에 눈이 쌓인 지금 무등산은 설국(雪國)이다. 그 아름다움을 어찌 알았는지 지난 주말 증심사 쪽으로 전국 각지에서 한 100대쯤 되는 관광버스가 모여 무슨 정치 행사를 연상시켰다. 원효사 쪽의 교통 정체는 더 심하였다. 보통 때 같으면 아침 9시에도 주차장은 넉넉하다. 그러나 그날은 같은 시간에 차를 댈 곳이 없었다. 길가에 두 줄로 정체는 충장사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 사람들이 다 어디에 숨어버렸는지 산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다는 느낌이 없었다. 무등산은 큰 산이 아니다. 횡단하는데 6시간이면 충분하다. 그렇게 작은 산이지만 산은 그 많은 사람들을 고루고루 구석구석으로 배치하였다. 새삼스럽게 무등산이 깊다는 생각을 하였다. 일제 말 학교는 방학이 없었다. 여름에는 근로동원이었고 겨울에는 보충수업을 하거나 별 할 일도 없이 학생들을 등교시켰다. 1944년 중학교 일학년이었던 우리는 대개 13살이었는데 다음 1월이든가 한 겨울에 전교생이 무등산 산행을 한 적이 있다. 대설이 내린 뒤였다. 전교생이라야 한 500명의 학생이었는데 누문동에서 눈에 덮인 장불재까지 한 줄로 된 그 500명의 긴 행렬은 지금 70년의 길고 먼 시간 속에서 한편으로는 춥고 배고픈 기억으로, 또 한편으로는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무등산은 시골 우리 집에서 남쪽으로 그 정상만 멀리 자색으로 보인 산이다. 그 동경의 산이 꿈꾸던 소년을 폭력으로 맞았다. 그러나 그 폭력은 나에게 눈에 대한 따뜻한 느낌으로 이어졌다. 그 60년 뒤 나는 ‘눈이 내리면 산에 간다’ 는 제목의 에세이집을 냈다. 책을 낼 무렵 눈이 내린 날 무등산은 사람이 드물었다. 아침 아홉시에 바람재를 목표로 덕산계곡에 들어서면 나 말고는 별로 사람이 없었다. 혼자 깊은 눈을 스키를 밀듯 걸어가는 맛은 환상적이다. 내가 남긴 발자국은 사람이 남긴 자국이 아니라 무엇인가 큰 산짐승의 발자국의 느낌을 주었다. 산에서 자기가 짐승이 된다고 느낀 것은 예술이다. 조금도 헤맴이 없는 다만 한 줄의 깊은 자국은 하나의 창조적 설치미술이었다. 깊은 눈 속에 혼자서 발자국을 남기면서 걷는 것은 하이데카의 존재론 속 화자가 된다. 그 에세이는 눈이 깊은 바람재로, 바람재에서 중머리재로, 그리고 새인봉 절벽 위에 선 환상적인 경험을 적은 것이다. 사람들이 이제 눈 속에 산행의 멋과 맛을 알아버린 것이다. 폭설이라고 매스컴이 엄살을 피우는 눈이 내린 날 아침 아홉시 덕산계곡의 길은 이제 신작로다. 그리고 눈이 쌓인 산길을 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전후좌우가 없다. 자기의 발자국이 들어설 여지가 없게 만든다. 눈은 이미 남들이 다 밟아버렸다. 혼자서 올라갈 때 눈 속의 산길에는 아이젠이 필요 없었다. 쌓인 눈이 흙처럼 받쳐 주었다. 그러나 요즘 산은 미끄러워 올라갈 때도 아이젠을 차야한다. 환상적인 시간이 있었는데 그는 옛 추억이 되어 버렸다. 눈길에서 이제 남과 공존의 즐거움을 찾을 수밖에 없다. 그것도 하루 내 텔레비전에 눈을 박아놓은 또 하나의 나보다야 1차원의 원시는 아니어도 자연이 없지 않다. 이런 날 서석대로 가는데 옛길은 피해야 한다. 부러진 나무 가지도 넘어야하고 더구나 옛길은 초보 산행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팍팍하다. 그래서 전망이 좋은 관리도로를 택하게 되는데 거기선 무등산의 설국을 한눈에 볼 수도 있고 길목 얼음벽도 만난다. 그러나 지난 주말 얼음벽에 아직 고드름이 열리지 않았다. 날이 너무 추웠기 때문이다. 날씨는 변덕스러워야 자연이다. 가령 춥다가 갑자기 봄날처럼 따뜻한 가하면 그러다가 갑자기 추우면 녹다만 물이 고드름이 되어 큰 바위에 수도 없이 장관을 이룬다. 그러나 아직 그 추위 가지고는 성이 덜 찬 탓인지 날마다 추위의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한 영하 30℃쯤이면 속이 풀릴 것인가. 걱정할 일이 아니었다. 그날 서석대 추위는 내가 그리는 온도 영하 30℃였으니까….
칼럼
남도일보
2011.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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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진도군 조도면 일대 35개소 2천927만㎡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에서 해제돼 지역 개발의 전기가 마련됐다. 또 임회면 팽목리(팽목항) 주변 37만8천30㎡와 남동리 70만2천571㎡ 등 2개 육상지역도 국립공원에서 풀려나 각종 개발행위도 훨씬 수월하게 이뤄지게 된다. 이번에 국립공원에서 해제된 지역은 주민 20가구 이상이 사는 35개 마을이다. 전체적으로는 1천967가구에 2천329명이 살고 있다. 지난 1981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 지역은 자연경관이 아름다우나 국립공원 지정에 따른 각종 규제로 섬 개발에 제약이 많았었다. 조도는 새들이 바다에 내려앉은 모습이라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여귀산에 올라보면 154개의 섬이 올망졸망 바다에 떠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는데 매우 아름답다. 고운 모래톱이 펼쳐진 신전해수욕장과 게구멍으로 유명한 간이해수욕장, 돈대산과 하조도 등대 등 아름다운 곳이 많아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천혜의 경관과 함께 멸치, 미역, 톳, 대파, 무, 쑥 등 여러 가지 특산품이 생산되고 있는 조도는 현지에서 먹거리를 사고 즐길 수 있는 체험관광의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도로와 편의시설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질 경우 국내 최고의 해안관광지로 성장이 가능하다. 진도군은 동서남해안발전종합계획에 포함돼 있는 조도면 어류포·명지·활목지구에 마리나 리조트와 콘도미니엄 등 가족 중심의 해상관광휴양지를 개발할 계획이다. 또 도리산에 해안관광 일주도로와 전망대를 설치, 다도해 관광의 중심지로 만들어간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남동리에는 전원마을을 조성하고 전남대학교 국악과 진도캠퍼스를 유치해 남도 국악의 고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반환경을 조성해 간다는 중장기 계획도 마련한 상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들에게 개발이익과 관광수익이 제도적으로 돌아가는 수익구조를 확보하는 것이다. 조도개발이 이미 수많은 땅을 확보한 일부 재벌급 리조트회사의 배만 불리는 관광개발 사업이 돼서는 곤란하다. 또 최고급형 휴양지로서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저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국민관광지 시설을 확보하는 방안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도로망 확충 등에 엄청난 국가예산이 투입된 만큼 국민 모두가 부담 없이 이용하는 관광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1.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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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은 천심이라 했다. 민심을 얻으면 세상을 얻는다. 반대로 민심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역사가 보여준 진실이다. 권력자들은 그래서 민심을 얻는 일에 목을 맨다. 국민들의 환심을 사기위한 정치 쇼가 넘쳐나는 이유다. 희생양은 그래서 생겨난다. 국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줘,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그 누군가의 피가 필요한 것이 정치의 세계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은 민심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번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는 민심무시의 결정판이다. 언론들은 이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에 대해 ‘도덕성·자질·여론을 무시한 마이웨이 인사’라고 지적하고 있다. ‘끝이 없는 측근·회전문·보은인사’라는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너무도 세상 민심을 모른 인사에 친MB 언론들조차도 혀를 차는 형세다.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조조 이야기다. 17만 군대를 이끌고 원술을 정벌하러 갔다가 군량미가 떨어졌다. 조조는 군량을 담당하던 왕후에게 병사들의 식량을 줄여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왕후는 식량 지급 때 사용하던 큰되를 작은되로 바꾸었다. 병사들의 불만이 높아졌다. 허기진 병사들은 싸우려고 하지 않았다. 당황한 조조는 병사들의 마음을 돌려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왕후에게 모든 잘못을 덮어 씌었다. 군량미를 빼돌렸다는 죄목을 들어 그의 목을 치고, 병사들의 동요를 막았다. 왕후 역시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가족들을 잘 보살펴 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바쳤다. 후세사람들은 조조를 간악하다고 평하면서 이 일과 그가 저질렀던 여백사 가족 살인 등 몇가지 일을 예로 들곤 한다. 그러나 조조는 민심을 두려워 했던 군주였다. 하지만 MB정권은 민심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일단 충성을 맹세한 사람들은 그 무슨 잘못을 해도 끝까지 안고 간다. 민심보다는 충성심이 더 중요한 듯싶다. 지금 우리의 상황은 식량이 떨어진 조조의 군영과 비슷하다. 하루가 다르게 뛰는 물가에 서민들의 한숨은 갈수록 깊어져 가고 있다. 전국을 휩쓴 구제역으로 축산농가는 절망에 빠져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오리· 닭 농장이 거덜이 난 상태다. 생계가 막막해진 국민들의 울음과 탄식이 넘쳐난다. 그런데 이 와중에 청와대는 ‘한달에 1억원의 봉급을 받은 것이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고 감싸고 나섰다. 국민들은 사는 것이 너무 힘들어 죽겠다고 아우성인데 “당신들은 배고플지 모르지만 (권력있는)우리는 마음껏 먹는 것이 정당하다고 본다”며 두둔하고 나섰으니 민심이 요동칠 수밖에 없다. 오죽했으면 한나라당 지도부가 반기를 들고 나섰을까? MB의 밀어붙이기식 인사로 몇번이나 홍역을 치른 한나라당 입장에서 보면 정동기 사태는 내년 총선을 망칠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나라당의 반기는 MB에 등 돌린 민심이 총선에서 부메랑이 돼 자신들을 겨냥할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이다. 친정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 인사가 오히려 레임덕을 자초한 꼴이 됐다. 청와대를 짓밟고서라도 살아야겠다는 여권의 움직임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결국 정동기씨는 자진사퇴할 것이다. 그러나 사퇴에도 불구하고 민심이 돌아설 여지는 별로 없다. 몇 번 되풀이된 회전문 인사에 국민들이 이골이 났기 때문이다. 국민은 MB정권이 민심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정동기 인사파문으로 전국이 시끄럽던 지난 10일, 정부는 슬그머니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을 일본 오사카 총영사에 내정했다. ‘용산참사’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김 전 청장을 다시 불러들인 것을 보고 “아무리 오기인사라지만 이런 상황에서 해도 너무 한다”며 혀를 찬 이들이 많다. MB정부에는 희생양이 없다. 국민을 무시하니까 희생양을 잡을 생각도, 희생양이 될 생각도 없다. 문제가 생기면 저만큼 물러나 있다가 다시 불러들이면 되고, 모르는 척 다시 자리에 앉는 일이 되풀이된다. 정치 쇼라도 좋으니 민심을 무서워하는 척, 달래주는 척이라도 흉내를 내야한다고 생각하는 인물들이 MB정권에는 정말 아무도 없을까?
칼럼
최혁
2011.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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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이 국가의 재앙이 되고 있다. 국내 축산산업이 붕괴직전에 이르렀고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다.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적으로 80여건에 달하는 지역문화축제와 행사가 취소되다보니 주민들의 피해도 상당한 수준이다. 축산농가들의 직접적인 피해를 포함해 유·무형의 피해액이 몇 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구제역발생 이후 지난주까지 살처분된 소·돼지는 모두 128만 마리이다. 국내 축산농가에서 기르고 있는 1천320만 마리의 소·돼지 중 10분의 1에 달한다. 피해를 본 축산 농가는 몇 년 동안 축산업을 중단해야 하고 의욕을 상실하기 때문에 축산업이 존폐위기에 놓여 있다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식당들도 갑작스런 구제역 파동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들고 있다. 전남의 경우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 지역 축산농들은 불안과 공포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전남지역에서는 3만4천 농가가 한·육우 44만 마리와 양돈 3만1천 마리를 키우고 있다. 전국 생산량의 16.7%에 달하고 있다. 국내 최대 육류 공급지인 전남이 구제역에 무너질 경우 국내 육류산업이 와해될 가능성이 크다. 구제역의 피해가 이렇듯 갈수록 커져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대책은 없다. 그러나 박준영 전남지사가 10일 ‘축산농가에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밝힌 것처럼 “장기적으로는 기존 관행축산에서 탈피해 동물복지 차원에서 가축들이 면역력을 가질 수 있도록 친환경 축산정책을 적극 추진”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구제역을 이겨내는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구제역이 전남지역에 유입되지 않게끔 각종 방역활동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수밖에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구제역에 대비한 축산 환경 및 정책마련을 위해 정부와 전남도가 노력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구제역 피해가 조 단위로 발생되는 현실이고 보면 몇 천 억원을 들여서라도 친환경적인 축산환경을 갖춰 나가는 일에 힘을 모아야 한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 때문에 발생한 소모비용이 1조320억원에 달한다. 국내 축산농가들이 벌어들이는 한해 수입 7조원의 15% 정도가 살처분 보상금과 방역장비동원, 백신접종비 등으로 들어가 버린 것이다. 정부와 전남도는 지금부터라도 친환경 축산 정책을 수립하고 확대시키는데 모든 행정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사설
남도일보
2011.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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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동안 방송활동을 한 필자는 지금도 거울 앞에서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안녕하세요?”라는 인사 연습이다. 밝고 생기를 주는 인사를 위해 나의 얼굴 표정과 목소리를 점검한다. 아나운서 수습시절에는 하루에도 수백 번 인사연습을 했다. 시그널음악이 나오고 가장 먼저 시작하는 것은 청취자에 대한 인사이기 때문이다. 인사말을 성공적으로 하면 방송은 별 무리 없이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다. 그만큼 상대방과 나의 관계를 부드럽게 시작해주는 것은 바로 인사이기 때문이다. 며칠 전 서울에서 택시를 타게 되었다. “안녕하세요?(경쾌한 목소리로) 기사님! 광화문까지 데려다 주시겠어요?” “네~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기사님은 아주 친절하셨다. 차에서 내릴 때도 추운데 감기 조심하라는 당부까지 해주셨다. 동행한 서울 친구는 나의 옆구리를 치면서 차를 탈 때마다 그렇게 인사를 하느냐며 편의점에서 직원에게 인사했던 기억도 끄집어냈다. 자신은 어색하니까 그냥 그렇게 무덤덤하게 넘어간다고 했다. 가게에 들어가 점원이 인사해도 대꾸도 하지 않은 채 물건사기에 바빴으며 버스에 오를 때도 기사님의 “어서 오세요”라는 인사에 아무런 응답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단지 쑥스러워서,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도 그렇게 된 것 같다며 오히려 매번 인사하는 나를 특이하게 보는 듯 했다. 시트콤이나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면, 웃음 포인트에 반드시 가짜 웃음소리가 끼어있다. 그 웃음소리가 가짜인 줄 알면서도 남들의 웃는 모습을 보고 따라 웃는 자기 자신을 발견한 적이 있을 것이다. 또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가장 많이 선호하고 구입한 제품을 따라서 구매하게 된다. 이는 로버트 치알디니가 설명한 ‘사회성의 법칙’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서로 주고받은 인사가 없고 설령 있다 하더라도 형식에 불과한 건조한 울타리에서는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바쁘고 불편하다는 핑계로 자신의 감정을 숨기기 위해 감정전달력이 약한 말을 골라서 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말을 줄이는 대신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옮겨와 숭늉 찾는 격으로 심한 글을 사용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트위팅에서 작은 언쟁으로 우울에 빠지거나 법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생겨나고 모 감독의 영화상영을 계기로 양편으로 갈린 의견 충돌이 몇 명의 유명인을 더욱 불편한 세상을 살게 만들어 놓았다. 트위터의 말은 짧고 오해는 심하다. 글 몇 자 툭 던지고 사라지고 대화가 아닌 일방적이다. 이는 숨겨진 노력이나 과정에 대한 구차한 설명 없이 대부분 결과를 이야기하기에 누군가를 평가하는 말에는 좀 더 신중해야 한다. 자율이 깨진 자유 속에 수많은 정체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도 쉽게 표현하고 또 이전에 좋지 않았던 기억들을 너무 긴 시간동안 간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언쟁하는 것을 보면 이전 상황을 자꾸 끌어 들여 발전 없이 무한 반복 이전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언어생활에 공존의 거리를 어느 정도 만들고 그 틀 안에서 좀 더 가슴으로 말했으면 한다. 언어는 마술을 넘어선다. 마술이 과학의 원리를 숨겨서 보여주듯 언어는 인간 이성의 원리를 품고 있으면서 여러 가지 환상적인 결과를 보여준다. 이성이 지배하여 생각하며 내 뱉는 말 한마디로 평화롭게 만들 수도 있고 때로는 비이성적인 언어로 현실의 세계를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만들 수도 있다. 말이 나가는 순간 마술은 시작되고 그로 인한 사회적 결과는 마술을 훨씬 넘어선다. 같은 표현이어도 상대를 배려하는 표현이 더 많아지면 그나마 예상치 못한 불편한 상황에 빠지는 경우가 많이 줄 것이다. 바로 언어의 스킨십이 필요하다. 부드러운 말하기와 칭찬이 곁들어진 말하기로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열게 하자. 네 마리 말을 끄는 수레도 혀의 빠름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섣불리 오해하거나 평가하지 말고 상대를 배려하는 진정한 마음으로 말을 건네 보자.
칼럼
남도일보
2011.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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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검찰퇴직후에 받았다는 전관예우성 월급액수가 서민들의 가슴을 찢고 있다. 정 후보자는 지난 2007년 검찰에서 퇴직한 뒤 3일 만에 법무법인 바른으로 자리를 옮겨 7개월동안 대표 변호사로 근무했다. 이 기간동안 정 후보자가 받은 금액은 모두 6억5천343만원으로 한달에 약 1억원씩을 번 셈이다. ‘7개월 7억원’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당들은 정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전관예우라는 악습을 통해 재산을 축적했고, 사기업의 이익을 위해 일하던 사람을 공직기강을 감독하는 감사원의 수장으로 임명하는 것이 올바르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들도 정 후보에 대해 감사원장직을 더럽히지 말고 스스로 떠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법무법인에서 정당하게 받은 급여이며 세금도 모두 납부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들도 내부청문회등을 통해 “투명하게 처리된 만큼 정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잘 설명하면 납득이 될 것”이라고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국민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는 것이다. 사실 국민들의 마음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가 아니다. 처참하고 참담하다. 우선 매달 200만원씩을 4년정도 모아야 손에 쥘 수 있는 1억원이라는 거액을 단 한달 봉급으로 벌어들인데 대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말이 좋아 전관예우지 얼굴값이다. 사적으로 일을 잘 처리해준다는 것에 다름아니다. 1억원이라는 봉급은 수임사건을 잘 처리하거나 법무법인의 지명도를 높이기위한 ‘그들끼리의 보험’성격이 짙다. 그들은 대가성이 없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법무법인이 변호사에게 한달에 1억원이라는 봉급을 주면서 아무런 이익을 기대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다. 공직경력을 이용해 퇴임후 10억, 20억원을 단 몇년 사이에 벌어들이는 일이 아무렇지 않다면 이 사회와 나라에는 희망이 없다. 더구나 정 후보자는 민정수석 출신으로 민간인 불법사찰문제에 있어서도 자유롭지 않은 상태다. 안팎으로 문제가 많은 인물이 독립성과 공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감사원장에 내정된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MB정권은 서민들의 참담한 마음을 잘 헤아려야 한다. 하자가 많지만 정권에 충성을 다할 것이라는 생각에 수준이하의 인물들을 감싸고 도는 사이 민심은 더욱 더 멀어질 것이다.
사설
남도일보
2011.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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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에서 인천국제공항간 공항철도 개통되었다. 서울 사람들은 물론이려니와 경부고속철도를 이용한 대전과 대구, 울산, 부산 지역민들은 편리하게 되었다. 용산역이 종착역인 호남선 이용자들은 상대적으로 더 한층 소외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수도권 사람들은 1등 국민이요, 충청도와 경상도는 2등 국민이며, 전라도 사람들은 3등 국민이 된 셈이다. 그렇지 않아도 전라도에서 산다는 것부터 서러운데 현대 생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인 항공이나 철도까지 차별을 받는다는 것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용산역에서 내려 인천공항의 연결철도를 타기 위해서는 다시 지하철을 이용하던가 아니면 버스를 타던가 택시를 타야 한다. 이런 것에 불만을 터뜨리면 별 것이 아닌 것을 가지고 불평한다고 한다. 실제적으로 지하철을 타고 용산역에서 서울역은 10분 정도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내려서 표를 구입하고 기다렸다가 탑승하여 서울역에 도착하면 불편한 것을 제외하더라도 40분 정도 걸리게 된다. 광주공항에서 국제선이 취항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30분이면 무안공항에 도착할 수 있는데, 왜 불평하는가”와 같은 말을 하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무안공항에 가기 위해 집에서 터미널까지 걸리는 시간과 버스표를 구입하여 버스에 타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을 포함하면 2시간 정도 걸리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서울역∼인천공항이 개통됨에 따라 경부선 이용객들의 인천공항 접근성이 편리해졌다. 특히 서울역에 도심공항터미널이 설치돼 단순한 티켓팅 뿐만 아니라 항공사를 비롯해 출입국관리사무소, 세관 등 관련 기관이 상주함으로써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다. 서울역에서 직통열차를 탑승하면 인천공항으로 가서 바로 항공기에 탑승할 수 있어 공항에서의 승객 대기 시간도 대폭 줄이는 편의가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이 때문에 호남선 이용자들은 경부선 이용자들에 비해 상대적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인천공항만 키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홍콩이나 싱가포르, 두바이 등 도시국가에서나 하는 것과 같은 오직 수도권을 위해 하나만 만들면서 세계 제일이라고 한다. 공항은 그 나라의 기술력과 서비스, 문화 수준이 응축된 최일선의 관문이다. 인천공항이 세계 최고로 꼽히는 것만으로 한국의 대외 이미지와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인천공항의 경쟁력은 출입국 심사에 소요되는 시간이 출국 16분, 입국 13분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며, 수화물을 찾는 시간도 가장 짧다. 일본 나리타공항이나 중국 포동공항에서 환승할 때는 승객들이 직접 수화물을 찾아 환승하여 비행기에 다시 맡겨야 하지만 인천공항에선 자동 처리된다. 정보기술을 활용해 출입국 심사와 세관검색 등 서비스를 꾸준히 개선해온 결과다. 공항에서 주요 도시와 호텔로 연결되는 교통편도 어느 공항보다 잘 갖춰져 있다. 전통의 영국 히드로공항이나 싱가포르 창이공항도 최근 방문해 인천공항 시설과 운영기법을 둘러보았다. 개항 이후 세계 각국의 공항 당국자, 정부 관계자, 항공업자 등 4천500여명이 배우고 간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일본 동경의 나리타공항, 중국 상해의 포동공항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나리타공항 이외에도 하네다공항, 오사카의 간사이공항, 이따미공항, 나고야, 후쿠오, 삿포로, 니이카타공항 등이 즐비하게 있다. 중국은 상해의 포동공항과 홍교공항, 북경의 수도공항과 남원공항, 천진, 청도, 대련, 심양, 광저우, 홍콩, 마카오공항 등 인천공항에 준하는 공항이 수없이 많다. 국민은 누구나 편리한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 경부선을 이용한 사람만 편리하고 호남선을 이용한 사람이 불이익이 있다면 시정해야 할 것이다. 정치인들도 이것을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호남고속철도의 용산역은 서울역으로 옮겨야 한다. 경부선은 호남선의 4배정도 많이 운행되고 있다. 그러나 서울역은 호남선과 경부선이 동시에 운행하고, 경부선의 1/2 정도를 용산역으로 대체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래야 세상이 공평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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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비상이 걸렸다. 국제유가가 뛰면서 휘발유를 비롯한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시외·고속버스, 전기, 도로통행료 등 공공요금은 물론이고 대학등록금과 학원비도 큰 폭의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설탕 음료수 과자 등도 값이 껑충 뛸 전망이다. 빠듯한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더욱 팍팍해질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역의 휘발유 값은 리터당 2천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경유는 1천700원대 선이고 LPG는 1천50원대 선이다. 휘발유 값이 크게 뛰면서 서민들의 차량유지 부담 또한 가중되고 있다. 등유 값 인상으로 난방비 지출 폭 또한 커졌다. 실내등유와 보일러 등유가격은 리터당 240~250원으로 동절기 가격 중 최고치이다. 또 원당과 밀 등 각종 수입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당면과 설탕, 분유, 음료수 가격이 10~17% 까지 뛰었다. 두부 값과 면류는 최고 27%까지 올랐고 폭설·한파로 농산물 값도 폭등한 상태다. 시금치 1㎏이 평균 2천800원 선이고 양배추 값도 포기당 5천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3천원이나 뛰었다. 설상가상으로 어획량 감소로 고등어 등 일부 수산물 가격도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2배가량 높아졌다. 고등어는 중간크기가 5천원을 호가하고 있다. 갈치는 제주산이 4만원에 달해 값을 물어보기가 겁날 정도다. 물류비 인상으로 인해 다른 생선들의 값도 10%정도 뛰었다. 따라서 일반 음식점 가격도 들먹이고 있다. 이에 따라 서민들의 마음이 더욱 스산해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얄팍해진 지갑인데 각종 공공요금은 줄줄이 인상되고 있으니 답답할 뿐이다. 한달 앞으로 다가온 설이 전혀 반갑지 않다. 구제역의 영향으로 육류와 굴비 값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다른 선물 세트와 차례상 물가도 지난해보다 20%가량 높아진다고 하니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고 있다. 정부는 6일 13개 관계부처가 물가관련 긴급회의를 가졌다. 오는 13일에는 종합물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미 고삐가 풀린 상태여서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이 얼마나 실효를 볼지 의문시된다. 무엇보다 업계의 자제가 절실하다. 외부요인이 생길 때면 가격을 인상하기보다는 원가절감과 경영의 합리화를 통해 서민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는 자세가 요청된다. 광주광역시와 전남도 역시 꼼꼼한 행정지도를 통해 가격인상 품목의 수를 줄이는데 노력해 주기를 당부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1.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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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오락과 건강증진의 수단으로써 스포츠에 대한 관심 증가, 주5일 근무제의 실시, 스포츠시장의 국제화, 그리고 스포츠와 관련된 직·간접적 소비증대로 문화, 관광 등과의 연계를 통해 스포츠산업은 급격하게 성장·발전하고 있다. 즉, 스포츠산업은 사회·문화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경제·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거대한 시너지(Synergy)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21세기 지식기반 산업이자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더불어 스포츠산업은 대중의 건강, 복지의 수단으로 활용됨과 동시에 국가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스포츠산업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스포츠 활동에 대한 편협한 시각, 소규모의 스포츠시장, 장기적인 안목보다는 단기적인 수익 추구, 국제적인 경쟁력 미약 등으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으나, 그 중에서 스포츠산업 분야에서 핵심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전문적인 인적자원의 부족을 우선 꼽지 않을 수 없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나날이 확장되고 있는 스포츠산업을 중·장기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기반을 확립하고, 스포츠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하여 스포츠산업 분야에 필요한 양질의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 현재 스포츠산업 인력이 양성되고 있는 국내의 기관들을 살펴보면, 몇몇 대학의 학부와 대학원 과정에서 스포츠산업·경영 관련 교육과정이 개설·운영되고 있으며, 체육과학연구원 주도로 스포츠마케터과정, 스포츠시설업 경영관리자과정, 공공체육시설관리자 전문과정, 전문스포츠마케터과정의 해외연수프로그램, 스포츠산업 아카데미 등의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에 있고, 민간교육기관인 SBS 스포츠에이젼시 과정, KBS N방송예술원 스포츠학부 등에서 스포츠산업 관련 전문 과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정도이다. 그러나 현재의 스포츠산업 인력양성 프로그램은 수요자(스포츠산업 현장) 위주라기보다는 공급자(대학, 연수기관 등) 위주의 교육과정으로 스포츠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정규 대학이나 대학원 과정은 기존의 교육구조만을 유지하며 실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실무교육을 외면하고 있고, 대부분의 연수기관들은 단기간의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급변하는 스포츠산업 환경과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인력수급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 최근 들어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스포츠산업에 대한 관심의 증가와 함께 이 분야에서 종사하고자 하는 인력은 넘쳐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스포츠산업의 본질과 현장의 역동성, 그리고 지식기반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즉, 스포츠산업 현장에 종사하고자 희망하는 사람은 많으나 실제 스포츠산업 현장에서는 마땅히 쓸 사람을 찾지 못하고 있는 인력수급의 불일치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전문 인력육성의 그 실효성에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21세기 저탄소 녹생성장이라는 화두에 걸맞은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스포츠산업의 중·장기적인 발전과 국제적인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핵심전략의 일환으로써 스포츠산업 전문 인력의 체계적인 육성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요구되는 상황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1.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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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대한민국 정부는 자리매김 주제가 분명하지 않다. 그래도 이글의 독자만큼은 그렇지 않으리라 믿는다. 가래떡은 가는 원통형으로 길게 뽑아 일정한 길이로 자른 흰떡이다. ‘2011’에서 ‘11’은 가래떡 두 줄을 나란하게 놓은 모습을 닮았다. ‘11’은 기둥이 두 개 선 모양과 같다. 금년을 ‘가래떡 해’로 제안하고 싶다. 첫째, 가래떡은 유착을 싫어한다. 파르테논신전(Parthenon)은 그 기둥의 간격이 일정하기 때문에 아름답다. 그 사이로 바람이 소통하기에 오랫동안 아름다움을 잃지 않았다. 가래떡도 바람이 통하게끔 일정한 간격으로 놓여야 그 속성이 유지된다. 분리된 피부나 막 등이 염증 때문에 서로 들러붙어 유착(癒着)되듯이, 가래떡도 뒤엉키게 놓으면 착 달라붙어버린다. 정경유착(政經癒着)도 권언유착(權言癒着)도 정치, 경제, 권력자, 언론이 서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사회적 병리현상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연말 12월 31일에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을 각각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와 연합뉴스에 허용하기로 결정한 이후에, 곳곳에서 권언유착을 매우 걱정하는 목소리가 부쩍 많아졌다. 5개사의 이름 첫 글자의 조합인 ‘조중동 매연’과 권력자가 유착하여 조만간 강한 지진을 일으킬 모양이다. 큰창자든 작은창자든 유착이 심한데, 수술하지 않은 채 내버려두고 외려 더 조장하면 어떻게 되는가. 둘째, 가래떡은 쌀로 만든 떡이다. 쌀 소비가 워낙 안 돼서 싸디싼 쌀값이 더 떨어진다니, 벼농사 짓는 농민이 어찌 살겠는가. 농촌 생태계도, 농민도, 농업도 살리기 위해서 떡국이라도 즐겨 먹자. 쌀이 남아돌고 묵은쌀을 처분하느라 골치를 썩인다니까, 우리나라가 식량을 자급자족한다고 착각하는지 모르겠다. 가끔, 곡물을 수출입하는 다국적 기업인 곡물메이저가 몇몇이 담합해서 밀과 밀가루를 몇 달 며칠을 매점매석해버리는 상황을 상상해본다. 곡물수입은 제대로 안 되고, 재고는 바닥나고, 밀가루 값은 천정을 뚫고, 자칫 빵과 식량이 부족해서 굶어죽는 사람이 나올지 모른다. 쌀 소비는 도시민과 농민이 상득(相得)하는 길이다. 도시민이 우리 땅에서 생산된 쌀을 소비하면, 판로가 확보됨으로써 생산자인 농민은 벼농사의 기반을 유지·재생산하기 때문이다. 현 정부의 신성불가침 영역인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농사지을 땅을 잃어버린 농민들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주는 일이 쌀 소비의 촉진일지 모르겠다. 셋째, 떡은 예전부터 먹어온 음식이다. 아무리 못 살아도 제사와 설에 떡은 빠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하루 생활 중에서 ‘떡’은 한 번도 말하지 않지만 ‘빵’은 자주 말한다. 혀도 입술도 떡보다는 빵에 길들여졌다. 우리 전통문화의 산물인 떡이라는 단어가 일상 언어에서조차 사라져간다. 이처럼 전통문화를 홀대하고 잊어버리는 국민은 개개인이 기억상실증 환자인 셈이다. 넷째, 상업성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가래떡은 지켜내야 한다. 긴 막대 모양의 과자에 초콜릿을 입힌 ‘빼빼로’는 원래 어느 회사에서 만든 과자의 이름인데, 이제 막대모양의 과자를 부르는 보통명사가 되었다. 11월 11일을 ‘빼빼로 데이’라 하면서 소비를 얼마나 부추겨대는지 눈꼴사나울 지경이다. ‘빼빼로 데이’는 에 대한민국의 독특한 기념일로 소개될 만큼 매년 치르는 푸닥거리가 되었다. 푸닥거리할 바에야, 11월 11일을 ‘가래떡 날’로 정해서 가래떡을 차려 놓고 부정이나 살이 쑥쑥 풀어지도록, 내년 일이 가래떡처럼 미끈하게 풀리도록 굿판을 벌이면 어떨까 싶다. 2011년 11월 11일은 ‘1’이 여섯 번 겹치는 날이다. ‘1’을 뉘여서 여섯 번 차곡차곡 놓으면, 그 모습은 주역(周易)의 중천건(重天乾) 괘(卦)를 닮은 형상이다. 하늘[ ≡ : 乾]이 거듭된 모양이다. 이는 그때쯤 되면 2012년 12월 대통령 선거의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대충돌이 일어난다는 암시로 보인다. 11년 11월 11일, ‘가래떡 해 가래떡 날’에 가래떡을 세워서 파르테논신전이 만들어지게끔 준비하면 어떨까.
칼럼
남도일보
2011.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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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공항의 국내선 운항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광주공항과의 통합을 통해 국제공항으로서의 기능을 살리려 했던 무안공항은 당분간 개점휴업이나 다름없는 공항운영이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4일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광주·무안공항통합 등 2015년까지의 국내 공항개발과 투자에 대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정부는 이번 안을 통해 광주공항을 무안공항으로 통합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지만 추진시점과 전제조건을 애매모호하게 표현해 그 해석을 놓고 지자체간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국토해양부는 광주·무안공항 통폐합 기본 방향을 밝혔지만 추진 시점과 전제를 광주광역시·전남도의 합의와 호남고속철 개통시기 이후로 제시했다. 광주시는 이에 따라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KTX 운행 이후 시점에서의 광주· 무안공항 통폐합 재논의’가 관철된 것으로 보고 한숨을 돌리는 눈치다. 이에 반해 전남도는 정부정책에 변함이 없다는 것을 재확인 했을 뿐 무안공항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정부 투자계획이 누락됐다는 점에서 실망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 또 국토부가 지자체간 합의를 공항이전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움에 따라 향후 2~3년 동안 광주시와 지리한 공방을 벌여야 한다는 점에도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국토부의 이번 계획안 확정은 광주공항이 당분간 존속된다는 점에서 다행이지만 무안공항에 대한 신규투자 계획이 전혀 없어 한편으로는 정부가 지자체에 부담을 떠넘겨 버렸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정부가 수요예측을 통해 양 지자체를 압박만 할뿐 무안공항의 활성화를 위한 투자는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광주시와 전남도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공항 통폐합에 합의해줄 것을 희망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양 지자체가 양보를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광주시의 입장에서는 아무런 대책없이 130여만 명이 이용하는 광주공항을 폐쇄한다는 것은 지역발전의 논리상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자체간의 합의가 사실상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우선 무안공항에 대한 신규투자를 확대해야만 한다. 이용객이 없으니 투자를 할 수 없다는 말은 당초 정부가 발표했던 무안공항육성방안과도 거리가 멀다. 무안공항을 서남권 거점공항으로 육성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절실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1.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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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전국적으로 ‘대설’이 내렸다. 그 ‘대설’을 신문마다 ‘폭설’이라고 표현하였다. 나는 ‘폭설’이란 말에 사실은 다소 거부감을 갖고 있다. ‘폭우’ 또는 ‘폭풍우’라는 말에는 익숙하지만 ‘폭설’이란 말에 나는 얼마동안 익숙하지 않았다. ‘대설’은 눈이 많이 내리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요즘 ‘대설’이라고 말하지 않고 특히 매스컴은 ‘폭설’이라고 말한 것이 일반적이다. ‘대설’과 ‘폭설’의 차이는 무엇인가. 그것은 눈을 보는 인식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짐작된다. 원래 ‘대설’은 큰 눈과 별반 다른 느낌이 없다. ‘폭설’에 대한 원래의 우리말은 무엇이었을까. 잘 생각나지 않는다. 그것은 사람들이 그 말을 만들어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언어는 사람들의 생활을 반영한다. 아무리 철자법을 강조하여도 ‘볼’을 ‘뽈’이라고 말하고 ‘공’을 ‘꽁’이라고 말하고 ‘버스’를 ‘뻐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같은 사물을 된 소리로 표현하는 까닭은 좀체 바로잡아지지 않는다. 가령 시골할머니는 버스라거나 볼이라고 말하지 않고 뻐스라고 발음하고 뽈이라고 발언한다. 그것은 할머니의 새로운 사물에 대한 적응인 것으로 생각하는데 왜 할머니들은 같은 사물을 표현하는데 강하게 발음하는 것일까. 아마 그것은 그 사물에 대한 할머니의 충격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골할머니처럼 하나의 사물에 대한 인식에 정직하거나 솔직한 사람은 직감적으로 표현하고 문화에 세련되었거나 훈련된 사람은 부드럽게 표현한 것이 문화현상이리라. 눈이 많이 내려도 시골 사람들은 원래 큰 눈이라거나 대설이라고 말하지 폭설이라고 표현하지 않았다. 발이 빠지게 눈이 내리고 논 두렁과 길이 때로 또랑(도랑)과 길이 구분되지 않을 만큼 큰 눈이 내려도 그들은 큰 눈 또는 유식하게 말하여 대설이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시골에 살아도 그들은 이제 대설이란 말을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 대설이 폭설이 되어 버렸다. 그것은 큰 눈이 자연 현상을 넘어 사람들의 생활을 위협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도로에서 큰 눈으로 길이 막히면 폭설이고 큰 눈으로 시골 축사가 무너지면 폭설이고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면 대설이 아니라 폭설이다. 근대화 이후 인간이 자기중심이 되기 시작하면서 인간 중심으로 사물을 판단하기 시작하고 이해관계로 사물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사물에 대한 언어감각이 달라졌다. 그래서 자연현상으로서의 대설이 인간 생활에 해를 입히는 쪽에서 느끼는 감각인 폭설이 되어 버렸다. 이것은 결코 인간을 위하여 행복한 변화가 아니다. 인간이 자연과의 공존을 버리고 그를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인간의 불행은 시작되었다. 나의 생각으로는 큰 눈이 큰 눈이거나 대설로 남아 있어야 했다. 앞으로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 변화 때문에 대설을 폭설 가지고는 만족하지 못하고 ‘폭폭설’ 쯤으로 느낌을 표현하는 날이 올 것이다. 연말 무등산에 내린 것은 폭설이 아니라 대설이었다. 소나무가 부러지고 길이 막혀도 무등산에서 우리가 느끼는 것은 자연이지, 자연 현상에 대한 거부감이 아니었다. 그 대설 속에 맞는 새해 아침 산의 추위는 체감온도 영하 20℃였다. 그 대설과 영하 20℃에서 산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은 아무도 추위에 웅크리지 않았다. 오히려 훈훈한 느낌을 나누었다. 왜 영하 20℃가 훈훈하였을까. 그것은 새해 아침이고 새해 아침에 사람들이 희망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희망은 따뜻하다. 희망의 온도는 언제나 고온이다. 새해 아침 무등산 일출을 보기 위하여 새벽부터 산에 오른 사람들은 물론 대개 젊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나 같이 늦게 그 대열에 합류한 늙은 사람도 그 추위가 추위가 아니고 그 큰 눈이 폭설이 아니라 대설의 느낌으로 가슴이 훈훈한 까닭은 나의 가슴이 새해의 희망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 아침에 온 누리에 평화가 깃들고 나라나 가정이 편안한 한해가 되기를 바라는 희망이 나에게 영하 20℃의 추위를 훈훈한 기운으로, 그리고 발이 빠지는 폭설을 즐거운 대설로 만들어 주었다.
칼럼
남도일보
2011.01.06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