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 젊은층과 여성층을 대상으로 폭넓게 퍼져가던 베트남의 ‘한국 신드롬’이 강한 저항을 받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부터 전국적으로 한국 드라마를 통한 ‘한국 신드롬’이 기승을 부리자 이를 완화하기 위해 TV의 한국드라마 방영을 규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규제 움직임이 보이면서 2월까지만 해도 6-7편에 이르던 한국드라마 방영이 3월들어 갑자기 전국규모 방송에서는 자취를 감췄다.
98년 ‘마지막 승부’가 방영되면서 불기 시작한 한국 드라마 붐이 고조되면서 지난 2월까지만 해도 ‘마음이 고와야지’ ‘그대 그리고 나’ ‘걸어서 하늘까지’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등 전국적으로 평균 6-7개 편이 방영됐었다.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얻자 LG, 삼성 등 대기업의 현지 지사가 드라마 판매에 나섰고 일부 교민과 베트남인들까지 가세해 한국드라마 수입붐이 일기도 했으며 이 과정에서 과당경쟁으로 물의가 빚어지기도했다.
이러한 한국 드라마 붐은 저녁시간 베트남 젊은층과 여성층을 사로잡아 시중에는 한국드라마의 주인공들을 본뜬 ‘한국패션’이 유행하는가 하면 ‘한국 화장법’ 까지 등장하고 한국과 관련된 액세서리나 판촉물들이 불티나듯 팔렸다.
‘한국신드롬’의 열기가 높아지자 베트남 정부는 지나치게 사치하고 불륜 등을 소재로 한 한국드라마가 베트남인들의 생활에 나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이를 중국이나 일본 드라마로 교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지나치게 강한 한국문화의 영입을 베트남 정부가 우려하는 것 같다”고 말하고 “우리 기업들도 돈벌이를 위한 무작정한 드라마 수입보다는 베트남에 한국의 좋은 이미지를 심을 수 있는 작품을 엄선해서 수입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베트남방송(V-TV)의 한 관계자도 “상당히 미묘한 문제가 있다, 한국드라마가 인기는 있으나 나쁜 점도 있다”고 말해 자제를 하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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