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연합】중국의 가장 중요한 정치행사들중 하나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간중 열리는 중국 총리의 내외신 기자회견은 1년에 한차례씩만 열리는 아주 귀중한 회견이다.
폐쇄사회인 중국에서 열리는 이 회견에서 중국 총리는 각종 의문과 문제점들에 대해 약간은 솔직하고 공개적이고 개방적으로 답변해 국내외 언론과 많은 나라들이 매년 이 회견을 주목하고 있다.
15일 폐막식날 열린 주룽지 총리의 회견도 미국의 CNN이 생중계한 것은 물론 중국 전 지역에 생방송으로 전해졌다.
이 귀중한 회견의 첫 질문자는 중국 언론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 신화통신이 차지했다.
중국에서는 기자회견시 신화통신이 가장 먼저 질문을 하도록 반드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나 대체로 먼저 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등 서방에서도 자국의 통신사 기자에게 질문의 우선권을 주거나 통신사 기자가 오지 않으면 회견 시간을 약간 늦추기도 한다.
이날 신화통신 여기자는 미국이 서부개척에 100년 이상 걸렸다면서 장쩌민 당총서기의 경제사상으로 부각되고 있는 중국의 서부대개발 전략과 향후 추진방향에 대해 물었다.
주룽지 총리의 답변도 상세하고 길어 신화통신의 질문에 많은 비중을 두는 모습이 역력했다.
주 총리는 서부대개발은 장기적으로는 1-2 세대 또는 여러 세대에 걸쳐 진행돼야 하며 “중앙정부가 이제부터 많은 돈을 서부로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말하고 산업기반시설, 은행, 보험, 증권 등 분야에서 외국기업들이 적극 서부대개발에 참가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동부에서와 같은 우대정책들이 서부에서 실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민대회당내의 기자회견장은 이날 완전히 만원이었으며 한국특파원들은 남북한관계를 물어보려고 했으나 많은 기자들이 계속 손을 들어 결국 기회를 갖지 못했다.
주 총리는 3년전 총리 취임 직후 열린 전인대 기자회견에서 달변과 풍부한 농담과 자심감에 넘치는 제스처로 기자들을 완전히 사로잡았는데 이날도 자신만만하고풍부한 동작과 표정을 보여가며 회견에 응했다.
그는 계속 잘 답변해나가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미국 관계를 집중적으로 질문받자 가장 민감한 문제임을 의식해 미-중관계에 대해 더 이상 답변하지 않겠다며 “미안하다”는 말을 빠뜨리지 않았다.
고추가 많이 생산되고 매운 것을 좋아하는 후난성 출신의 총리답게 그는 열정적이기도 한데 갑자기 고양된 어조로 영어를 구사하며 미국이 중국을 위협하지 말고 “태평양 사이의 위협을 대회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분명한 성격을 보여주듯 “조국의 주권과 영토를 수호하기 위해 중국인들은 피를 흘리고 생명을 희생할 준비가 돼있다”고까지 말했다.
지금까지 대만에 대한 위협은 자주 있어왔으나 총리가 이렇게 노골적이고 직설적으로 발언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는 중국이 항공기, 미사일, 군함수가 약간 적기때문에 대만을 감히 침공하지못할 것이라고 일부 인사들이 추정하지만 “그같은 계산이 맞다면 히틀러가 전세계를정복했을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공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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