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연합】중국은 이번 대만 총통 선거 결과에 대해 당혹감과 충격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만에 대한 갖은 위협과 전쟁 불사 발언에도 불구하고 대만독립 지지파로 분류될 수 있는 야당인 민진당 천 수이볜(陳水扁) 후보가 여당 후보를 누르고 새 총통에 당선되었으니 중국당국으로서는 속이 아주 답답한 셈이다.
이때문에 뒤늦게 18일 자정 가까이에나 나온 관영 신화통신의 선거 최종 결과에대한 보도도 천 후보가 총통에 당선됐다는 표현을 일체 쓰지 않고 3명의 유력 후보들의 득표율만 간단히 전하는데 그쳤다. 기사 전체 길이가 4줄에 불과했다.
대만의 민주화 문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었다. 이때문에 중국은 현재 누구에게도 시원하게 말도 못 하고 속을 앓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중국인들도 중국 언론 매체들이 선거 결과를 너무나 소홀히 보도해 대만에서 50년만에 처음으로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비중 있고 폭 넓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지금까지 일관되게 대만 총통선거는 ‘지방선거’라고 여러차례 강조해 왔다. 중국의 일부분인 대만이라는 지방에서 벌어지는 선거라는 뜻으로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총통선거후 공동성명을 통한 첫 공식반응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당과 정부의 공동성명은 “대만지구의 지도자 선거와 그 결과가 대만이 중국 영토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바꿀 수가 없다”면서 천 수이볜 당선자에 대해 “우리는 그의 말과 행동을 관찰하고 그가 양안관계를 이끄는 방향을 눈을 비비며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성명은 대만에 대한 무력 위협은 가하지 않아 천 당선자와의 대화 가능성은아직 남겨두고 있다.
성명은 그러나 “평화통일은 1개 중국원칙이 전제조건이다”면서 “어떠한 형식의 대만 독립도 모두 절대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혀 천 수이볜 당선자를 비롯한 민진당에 경고를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 수이볜 당선자는 당선 첫날부터 중국이 바라는 방향과 다른 곳으로 나아갔다. 천 당선자는 당선 기자회견에서 대만을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하에 홍콩과 마카오 방식으로 중국에 통일시키는 일국양제(一國兩制) 방식을 거부하고 대만이라는 나라를 확고하게 지키겠다고 천명했다. 그 이유는 “국민 대다수가일국양제를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천 당선자는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가장 집요하게 요구해왔고 공동성명에서도 밝힌 중국과 대만이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거부했기 때문에 중국측이 그와 당장협상에 나서기는 어렵게 됐다.
이번 대만 선거 결과는 양안관계 이외에 대만의 민주화 더 넓게는 아시아의 민주화와 관련해 국제사회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선거 결과에 대한 공식반응이나 보도를 통해볼 때 대만의 민주화문제에 대해서는 어떠한 관심도 없다.
중국내의 민주화 요구를 촉발할 대만의 민주화에 관심이 있을 리가 없으며 하루라도 빨리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이루겠다는 것이 중국의 대만정책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중국공산당과 정부는 천 당선자의 말과 행동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가 일국양제를 거부한 것이 가장 우선적인 논란거리로 될 가능성이 있으나 중국이 초반부터 시비를 걸지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그에 대한 관찰이 끝나면 어떠한 방식으로 천당선자를 다룰지 국제사회의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