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AP 연합】 대만 총통선거 기간중 고조됐던 중국과 대만간의 설전와중에서 가장 심기가 불편했던 집단 중의 하나가 대만 군이었다.
총통선거가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천수이볜후보의 승리로 끝남에 따라 대만 군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이 천 후보의 당선시 전쟁발발 가능성을 위협해 왔을 뿐 아니라 ‘하나의 중국’ 정책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천 당선자의 거듭된 입장 표명이 양안의 긴장은 물론 무력 분쟁까지 몰고 올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군은 그러나 19일 차기 총통에 대한 충성을 천명했고 천 당선자 역시 국방장관,군참모총장, 안보 당국자로 이어지는 현재의 군, 안보 라인을 유지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탕 야오밍 군사령관은 이미 TV 방송을 통해 “군은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천 당선자에게 충성을 다짐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양안의 무력분쟁을 초래할 가능성이 가장 많다고 볼 수 있는 천 후보의 당선에도 불구하고 군에는 몇몇 중간 간부가 퇴역하거나 사임하는 외에 별다른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초의 정권 교체기에 군이 이처럼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는 지난 49년 국민당 정부 수립 이후 지난 87년까지 계엄령이 계속됐던 대만에서 또하나의 민주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군은 사실 국민당 및 정치와 밀접하게 관련됐던 과거를 가지고 있다. 군은 민주화와 함께 현재 정치색이 많이 탈색됐으나 당초 장제스전총통에 의해 조직됐으며 장 전총통과 국민당에 충성하도록 훈련받아왔다.
장징궈 전 총통 사후 대만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총통직에 오른 리덩후이 현 총통은 이 때문에 초기에 군반란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군 출신을 행정원장에 임명하는 등 군 포용 정책을 통해 군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천 당선자도 일단은 리 총통의 이같은 전철을 밟으면서 군 친화노선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만 군은 천 당선자가 중국의 불안을 불식시키고 중국과의 불필요한 대결을 자제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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