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21세기를 앞두고 지역발전의 비전과 정체성을 정립하는 통합이미지사업을 착수했다. 시는 기존의 도시성격인 예향과 의향의 이미지를 살리면서 다음 세기의 핵심분야로 떠오른 첨단지식산업과 문화관광사업을 연계, 지역이미지를 도출할 계획이다.
광주시는 지역통합이미지사업인 TCI(Total City Identity)를 각계 전문가의 의견과 실무진의 의견을 토대로 오는 2001년까지 추진한다. CI사업을 확대 개편한 TCI사업은 올해부터 2001년까지 확정하는데 1단계는 계획의 수립과 함께 CI를 개발하고 2~3단계는 적용과 검토 그리고 확산과 발전의 수순을 밟는다.
특히 TCI사업은 관련사업과 도시의 이미지까지 연계할 수 있도록 CI디자인 개발은 물론 문화상품 개발, 도시환경디자인 개발도 한꺼번에 꾀한다. 이는 광주의 통합 이미지에서부터 문화·관광사업 및 특색있는 도시 미관을 포함한 도시환경디자인의 토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는 이를위해 일본 나고야, 히로시마 서울 등지의 TCI 및 CI도입의 성패도 면밀히 따져 볼 계획이다.
TCI사업은 광주시의 정체성을 정립하고 도시경영전략을 쇄신한다는 점에서 서둘 필요가 있는 사업이다. 사실 부서별 또는 구청별로 무질서하게 추진하는 지역발전계획을 통합해서 추진하는 것은 백번 잘한 일이다. 또한 새로운 세기를 앞둔 시점에서 광주의 미래상을 종합적으로 새롭게 제시하려는 시도 또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광주시의 TCI사업은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기존의 용역사업과의 중복과 혼선이다. 그동안 시는 지하철 정거장 미관조성 공사를 위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광주의 상징 이미지 및 색채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아울러 광주의 장기발전계획과 관광종합개발계획도 용역을 의뢰하고 있어 자칫 혼선과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
더구나 미래의 주력산업이라는 첨단산업은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고 있는 것은 TCI사업의 결정적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시민들은 광주시가 자주 거론하고 있는 광(光)산업이 무엇인지 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이 인식하지 못한 산업을 도시의 CI로 내놓는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따라서 광주시는 TCI사업에 앞서 시민들이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는 홍보부터 해야 한다. 광주의 문화는 어떤 분야가 다른 도시에 비해 앞서고, 시민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지금처럼 당국따로 시민따로 가다보면 종국에는 엄청난 손실만 나오게 마련이다.
과대한 포장은 속빈강정이다. 남이 하니까 나도 하자는 식의 행정은 그럴싸하게 보이지만 신기루나 마찬가지임을 인식하고 내실을 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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