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연합】오부치 게이조 총리의 갑작스런 입원으로 일본 정국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오부치 총리가 뇌경색으로 입원, 집중치료실(ICU)에서 치료를 받고있어 조속한 공무 복귀가 힘들 것으로 보임에 따라 3일 아오키 미키오 관방장관을 총리임시대리로 지명했다.
아오키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부치 총리의 검사 결과와 총리임시대리 취임을 밝히면서 전날 문병시 오부치 총리로부터 우스산 화산 대응 등을 한시라도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에 검사 결과에 따라 임시대리의 취임을 지시받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날 낮 아오키 총리 임시대리 주재로 임시각의를 열고 임시대리 체제하에서 결속해 국정을 차질없이 수행해 나갈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오부치 총리의 입원이 장기화될 경우 그의 진퇴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현 정기국회가 2개월 이상 남아 있고 7월의 오키나와 G-8(주요 8개국) 정상회의와 중의원 해산.총선 실시 등의 중요 일정을 앞두고 있어 임시대리 체제로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민당내에서는 후계 총리를 옹립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당내 각파에서도 잇따라 간부회의를 개최하는 등 향후 당내 역학 구도 변화 등을 염두해둔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제1야당인 민주당 등 야권에서도 오부치 총리의 사임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상정,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당내 총리 후계자로는 오키나와 정상회의 등을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는 국제적인 인물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고노 요헤이 외상과 모리 요시로 간사장, 미야자와 기이치 대장상 등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후계자 선임 등 향후 정국의 추이는 오부치 총리의 입원이 장기화 될 경우를 상정한 것으로, 그가 어느정도 입원하게 될 지가 최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오부치 총리가 2∼3주 이내의 단기 입원으로 업무에 복귀할 수 있을 때에는 현 임시대리 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22일 미야자키에서 개최되는 남태평양 제국회의(SPF) 참석 여부가 하나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3개월 이상의 장기 입원을 요할 경우에는 국내 최대 초점인 중의원 해산이나 오키나와 정상회의 등 외교 일정에 중대한 차질을 가져오기 때문에 후계총리가 의외로 신속히 결정될 공산이 크다.
현재 준텐도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는 오부치 총리의 병세에 대해서는 아오키 장관이 3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공식적으로 ‘뇌경색’으로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상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아오키 장관이 전날 저녁 문병시 오부치 총리의 의식이 뚜렷했고 평소처럼 대화를 나눴으나 이후 병세가 급변, 집중 치료실로 옮겼다고 밝힌 점으로 미뤄 예사롭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또한 뇌질환의 경우 쉽게 완쾌되기 힘들고 후유증도 우려된다는 점에서 오부치총리의 입원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돼 오부치 총리의 중도 사임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