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후 자택 칩거와 ‘잠행’을 거듭해온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가 19일 6일만에 처음으로 당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명예총재는 이날 낮 시내 63빌딩 한 음식점에서 당선자 대회를 겸해 열린 이한동 총재 초청 당선자 오찬 모임에 참석했다.
김 명예총재의 당선자 대회 참석은 총선 참패에 따른 ‘실의’를 접고 당 재건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졌다.
김 명예총재는 오찬장에 입장, 수십명의 보도진을 보고 “의원들보다 기자들이 많네”라며 여유를 부린뒤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오찬사를 했다.
그는 “비록 당세가 대단히 약화됐지만 우리가 잘 분별해서 총재 중심으로 굳게 단결하면 앞날의 정치에 유용하게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며 재기를 향한 강한 의욕을 보였다.
특히 그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다져지고 맺어진 인연을, 동지애를 소중하게 간직하자”, “순탄치 않을 정치를 한덩어리가 돼 열어나가자”며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이한동 총재도 “우리 17명이 손을 들지 않으면 어떤 법안, 의안도 결정할 수 없을 것”이라며 ‘캐스팅 보트’ 역할을 강조한뒤 “명예총재를 중심으로 굳게 굳게 결속하고 단합해 미래를 열어나가자”고 말했다.
김 명예총재는 6일간의 ‘장고’ 끝에 일단 민주당과의 공조복원보다는 ‘선(先)홀로서기-후(後) 진로모색’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JP의 정국구상은 그가 17일 밤 김대중 대통령의 공조복원 요청 메시지를 갖고 청구동을 찾은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냉담’한 반응을 보인데서도 엿볼 수 있다.
그는 18일 낮 당직자들에게 한 실장과의 면담 내용을 설명하면서 “우리당의 의지를 얘기했지만 그 얘기를 하면 (청와대쪽과) 원수가 되기 때문에 안하겠다”며 민주당과의 공조복원에 쉽게 응하지 않을 뜻을 내비쳤다.
대신 그는 민주당과 한나라당 어느쪽도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한 정치지형을 최대한 활용해 자민련의 활로를 연 뒤 공조복원 등 남은 문제를 풀어나가는 수순을 밟아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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