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현장] 무성의한 남구청장

“청장의 기본업무가 너무나 많아서…”
“이 문제도 문화사업추진단장이 답변할 수 있도록…”
“왜 제가 그 이야기를 해야 됩니까?”
지난 20일 오후 광주 남구의회 본회의장에서는 구정질문을 하는 유순남 의원과 답변하는 황일봉 구청장간에 한바탕 설전이 오갔다.
이날 황 구청장은 남구청의 최대 실책으로 꼽히는 드라마세트장과 관련, 송곳 질문을 하는 의원에 대해 무성의한 회피성 대답으로 일관했다.
결국 사회를 맡은 의장이 “서로 조금씩 흥분을 가라앉히고 성실히 답변해 주라”고 제지할 정도로 볼썽 사나운 장면을 연출했다.
22일에도 유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최고 결정권자인 청장이 책임지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답변이 어려운 질문은 실·국장에게 떠넘긴다”고 황 청장을 압박했다. 드라마세트장은 이번 구정질문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지만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했는지 황 구청장은 남구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수장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질 못했다.
이번 구정질문을 앞두고 남구청 직원들은 구 행정의 실정이 알려지고 기사화될 것을 염려, 의원들에게 난처한 질문을 자제해줄 것을 수차례 요구했다. 급기야 의원들의 자료요청까지도 이런저런 핑계로 미루며 사실상 거부했다.
구정질문은 집행부 업무 전반에 대한 질문을 통해 집행부를 견제하고 지역 주민의 의견을 대변하는 의원들의 고유 권한이다.
그러나 남구청은 의원들의 구정질문을 위한 자료요청에 성실히 임할 의무는 뒤로한 채 치부가리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연출했다.
회기 마지막날 사회를 맡은 전봉식 부의장은 “시끄러운 조직이 더 성공한다”는 말로 애써 본회의 파국을 수습하려 했지만 “시끄러운 남구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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