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현장]“‘똘아이’가 많습니다”

“5·18유공자 신청자 중에 ‘똘아이(?)’가 많습니다.”
5·18유공자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데 비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동철씨(48)의 사연이 알려진 뒤 광주시 관광체육국 5·18선양과의 한 직원이 기자에게 던진 말이다.
‘똘아이’란 말은 최신판 국어사전 어디를 찾아봐도 없는 단어지만 신종 유행어로 ‘어딘가 부족하고 나사가 빠진 듯한 사람’을 지칭할 때 쓰는 속어다.
이 직원의 말은 보상금을 노리고 5·18유공자 신청을 하는 모리배가 많다는 뜻일 게다.
광주시청 홈페이지에 따르면 선양과는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및 복지’ ‘5·18광주민주화운동 정신계승 및 선양사업’등을 하는 곳이다.
그렇다면 광주시 선양과 직원의 ‘똘아이’발언에 담긴 ‘5·18정신계승 및 선양사업’의 현주소는 무엇인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가령 1만명의 5·18유공자 신청자 중 1만명 모두가 선양과에서 표현한 ‘똘아이’라고 하더라도 만약에 있을 단 1명의 피해자를 위해서라도 이들 1만명을 ‘똘아이’라고 표현해서는 안된다.
적어도 선양과가 단 1명의 피해자라도 억울함이 없도록 다독이고, 마지막 1명의 피해자라도 찾아나서겠다는 기본적인 마인드가 있다면 말이다.
만약 자신들이 치부해 버린 ‘똘아이’ 중에 진짜 피해자가 있다면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노동철씨는 평생을 5·18유공자임을 주장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선양과는 만약 노동철씨가 진짜 피해자가 아니었더라도 어떻게 고인을 빗대 ‘신청자 중에 똘아이가 많다’고 표현할 수 있는지에 대해 뼈아프게 반성해 볼 일이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