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책임있고 진지한 비판 아쉽다. 광주시 문화정책관 송상락

얼마 전 광주시의 문화마인드 부족을 탓하는 글을 접한 적이 있다. 광주국제영화제의 부실한 운영, 시립미술관과 영상복합문화관 건립, 영상위원회 문제 등을 지적하며 문화에 대한 박시장의 무관심을 질타하는 내용이었다.
시정의 모든 일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시장의 숙명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정책에 대한 비판은 사실을 바탕으로 이뤄질 때 생산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위의 지적들은 사실을 외면한 비판이라는 생각이다.
일부에서는 광주영화제를 시에서 직접 개최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민간단체에서 시작했고 행사개최도 책임지고 있다. 다만 시에서는 영상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광주국제영화제를 5대축제의 하나로 키워나가고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열악한 재정여건 속에서도 국비와 시비 11억5천만원이라는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할 뿐만 아니라 부족한 사업비 보전을 위해 박시장은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영화제에 대한 지원협조를 각계에 요청하고 있다.
또한, 시장이 영화제 행사에 참석하는 외에도 조직위의 요청에 따라 시공무원을 사무국에 파견하고 시에서는 영화제를 홍보하는 작업과 함께 티켓판매 캠페인을 펴기도 한다. 이러한 적극적 지원 때문에 영화제를 마치 시에서 주최하는 행사로 오해를 하게 하지 않았나 싶다.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조직위원장을 비롯, 사무국과 집행위원회 구성원이 거의 민간으로 구성돼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있으며, 시에서는 지원은 하고 있지만 간섭은 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도 영화제의 부실운영과 내부 갈등 문제까지 시의 책임을 묻는 다면 시에서 직접 모든 일을 처리하란 말인지 묻고 싶다.
시립미술관 문제도 그렇다. 당초 미술관을 도심에 건립하기 위해 동구청장과 미술인들에게 부지 마련을 누차 의뢰해 왔지만 적지를 찾지 못해 국비를 반납할 지경까지 이르렀다가 막판에 미술계의 양해를 얻어 가까스로 중외공원에 건립하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시는 첨예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원만한 합의를 얻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데도 이런 노력을 오히려 지역민심의 갈등만 조장했다는 식으로 매도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
영상위원회 지원문제를 박시장의 무관심 탓으로 돌리는 것도 전후사정을 가리지 않은 비판이다. 시에서도 영화, 드라마 등의 로케이션 촬영을 유치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이미지 제고를 위해 이러한 일을 할 수 있는 민간차원의 영상위원회 활동에 대하여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광주국제영화제가 민간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창설되고 시가 지원을 했던 것처럼, 영상위원회도 뜻있는 관계자들이 자발적으로 설립한 바 있으므로 자생적 노력을 전제로 시에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영화산업이 붐을 이루면서 각 지자체에서 충분한 검토와 준비 없이 졸속으로 영화제작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서 주민혈세를 낭비한 사례들이 비일비재하다. 우후죽순으로 제작되는 영상물의 수준과 시장성을 점검하고 지역이미지와 관광산업에 미치는 연관효과 등을 면밀히 분석하여 지원하기 위해서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광주시는 지금 문화수도 건설이라는 유사 이래 최대의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온 결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비롯한 각종 문화시설이 하나하나 구축되고 있다. 광주시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들의 애정 어린 관심과 동참이 절실하다. 사실을 정확히 알려줌으로써 모처럼 일고 있는 시민적 관심과 화합분위기를 고양시키는 일이 문화발전에 기여하는 일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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