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교]판도라 상자

그리스 로마신화 가운데 ‘판도라’라는 미모의 여인이 등장한다. 이 여인은 제우스가 불을 몰래 훔쳐 인간에게 가져다 준 프로메테우스를 벌하기 위해 만들었다. 제우스가 이 여인을 만들자 여러 신들은 그녀에게 매우 독특하고 다양한 선물을 주었다. 제우스는 여러 신들로부터 선물을 받은 그녀에게 ‘모두의 선물을 받은 자’란 뜻의 ‘판도라(Pandora)’란 이름을 지어주었다. 제우스도 판도라에게 조그만 상자 하나를 건네주며 절대로 열어보지 말 것을 당부했다. 거듭 다짐을 받은 제우스는 판도라를 프로메테우스의 동생 에피메테우스에게 데려다 주었다.
일찍이 프로메테우스가 형벌(불을 훔친 죄)을 받으러 코카서스 산으로 끌려가면서 동생 에피메테우스에게 “제우스가 주는 선물을 절대 받지 말라”고 경고를 했다. 하지만 에피메테우스는 판도라의 아름다운 자태에 넋이 빠져 그녀를 아내로 삼아 지상에서 살게 되었다.
아무 걱정없이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날 판도라는 제우스가 절대로 열지 말라던 상자가 생각났다. 그녀는 상자 안에 들어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을 하면 할수록 더욱더 궁금했다. 호기심을 견디다 못한 판도라는 그 상자를 살짝 열어 보았다. 뚜껑을 여는 순간, 온갖 재앙과 질병이 쏟아져 사방팔방으로 흩어졌다. 깜짝 놀란 판도라는 재빨리 상자 뚜껑을 닫았지만 이미 상자 속에 들어있던 것은 다 날아가고, 단 하나 ‘희망’만이 남게 되었다. 이것이 흔히 우리가 말하는 ‘판도라의 상자’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제2의 ‘안기부 X파일’이 무려 274개나 발견돼 온 나라가 들썩들썩하다. 많은 사람들은 ‘안기부 X파일’을 ‘판도라의 상자’로 비유하고 있다. 만약 이 상자가 열리게 되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대한민국의 검찰이 이‘판도라의 상자’를 열 수 있을지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김선기 논설위원 kims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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