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전직 대통령들이여, 지방으로 가라

<형광석 교수·목포과학대학 사회복지학과>

얼마 전 정부는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에 대해 크나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공공기관이 광역 시·도 차원에서 갈 곳이 정해졌다.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공공기관이 구체적으로 입지할 장소, 즉 혁신도시의 입지가 정해질 예정이라 한다. 각 기초자치단체에서 자기 지역으로 혁신도시를 유치하려하기 때문에 지역의 주체들 간에 많은 갈등과 대립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지방이 발전할 절호의 계기를 놓칠 리 없기 때문에 대승적 차원에서 원만히 잘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들이 잘 알고 있듯이 지금 우리나라는 국가균형발전이니 지방분권이니 하면서 지방 살리기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너무도 잘 알겠지만 왜 그럴까. 지금과 같이 수많은 사람들이 서울로, 수도권으로 계속 집중한다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서울공화국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서울이 아니면, 수도권이 아니면 사람 살 곳이 못된 곳 인양, 수도권으로 집중하고 있다. 수도권의 아파트 값이 오른다해 또 일부에서는 수도권 인근에 강남을 대체할 미니 신도시의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수도권에 가면 일등국민이 되고, 지방에 살면 2등 국민이 되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국민은 거주하는 곳에 따라 두 국민으로 나누어지는 것은 아닌 지 크게 걱정된다. 이른바 국민의 양극화를 심히 우려할 상황이다.
전직 대통령들치고 국가균형발전, 지역발전, 중소기업육성 등을 부르짖지 않은 사람은 없다. 당신들께서 선거철 선거공약으로나 현직에 있을 때나 국민통합을 운위하고 지방 살리기를 위해 많이 걱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지방은 당신들이 태어나서 자란 곳이기도 한다. 지방은 당신들이 대통령 지위에 오르도록 얼마나 많은 자원과 인재를 대주었는가. 또 지방에 당신들을 사모하고 사숙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제 지방을 살리기 위해,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국민의 통합을 위해 전직 대통령들이 크게 기여할 때라 생각된다. 고향인 지방으로 내려와 거주하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지방의 부흥에 큰 기여가 될 것이다. 조선시대의 선비들은 서울에서 벼슬을 하다가 고향으로 내려와 후학들을 가르치면서 여생을 보냈다. 그래서 지방은 중앙에 인재를 공급하는 저수지가 될 수 있었다. 아주 가까운 예로 미국의 전 대통령 카터는 퇴임 후에 자기가 나고 자라면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과 함께 뛰고 놀던 조지아주 농장에서 거주하면서 세계평화를 위해 크나큰 업적을 남기고 있다. 카터는 현직에 있을 때보다 퇴임 후가 더 돋보이는 지도자로 기억되고 있다.
전직 대통령들이 지방에 거주하게 된다면, 그 효과는 첫째, 당장 지방에 직접적인 일자리가 10여개 정도가 만들어질 것이다. 파생된 일자리까지 하면 더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 질 것이다.
둘째, 전직 대통령들이 거주하는 지방은 세계적인 명소가 될 것이다. 당신들을 사모하고 사숙하는 수많은 국내 및 외국 인사가 오고 갈 것이다. 프랑스의 드골 대통령은 죽어서도 시골 고향에 묻힘으로써 그 조그만 시골이 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셋째, 지방 사람들의 자긍심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다. 대통령을 배출한 곳, 퇴임 후에 그 대통령이 거주하는 곳이라는 지역민의 자부심과 애향심은 상당할 것이다. 넷째, 전직 대통령들이 지방에서 거주하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실천한다면, 우리 사회의 수많은 지도자들이 은퇴 후에 고향으로 돌아가서 거주하는 전통이 만들어질 것이다. 그 효과를 종합하면, 지방은 살만한 곳이 되고 활력을 되찾을 것이다.
전직 대통령들의 지방 거주는 국가균형발전의, 지방분권의, 지방살리기의 횃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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