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전남 관광발전을 위한 작은 제언-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정희전 기획조사실장

얼마전 집안 어른을 모시고 전라남도의 북쪽 끝인 백양사로부터 남쪽 끝인 보길도까지 여행을 다녀왔다.
이곳 지방근무중 틈틈히 다녀본 데에서 가장 좋은 곳만 골라 코스와 숙박시설, 음식점 등을 정했다.
역시 반응은 매우 좋았고, 이에 나도 고무되어 전라남도 홍보대사처럼 지역의 특성, 역사 등을 열심히 설명했다.
특히 손님들은 다도해를 바라보며 “바다에 떠있는 산맥 같다. 캐나다의 천섬(Thousand Islands) 보다 훨씬 낫다” 등의 감탄을 연발했다.
그러나 여행중 몇 가지 아쉬운 점들도 있었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전남 관광 발전을 위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강점은 생략하고 느낀 소회를 중심으로 몇 가지 고언을 해보고자 한다.
첫째는, 교통질서이다.
전남 여행의 묘미 중 하나는 한가로움에 있다.
햇살 가득한 논밭을 바라보며 한가로운 도로를 달리다 보면 어느덧 남도의 정취에 빠져든다.
그러나 과속 차량이 많고, 심지어는 정지신호 앞에 대기하고 있는 내 차 옆을 시속 80㎞ 이상으로 무단 질주하는 차량도 있었다.
그 이후로는 한가로운 운전을 하기에는 주위 차량이 무서워지고 긴장감이 커졌다.
더욱이 광주에 들어와서는 헬멧 없이 남녀가 동승하여 달리는 오토바이가 많아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했다.
제주도 도로 역시 한가하긴 마찬가지이나 곳곳에 감시 카메라와 교통순경이 있어 관광객들의 ‘허’자 차량들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처음에는 짜증스럽기도 하였으나 조금 지나자 오히려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며 안전한 드라이브를 할 수 있어 좋았다.
당국에서는 여러 가지 인적·물적 제약이 있겠지만, 쾌적하고 안전한 여행분위기 조성을 위해 기초교통질서 확립에 더욱 노력했으면 좋겠다.
둘째는, 관광정보 및 지역 축제의 문제이다.
단풍이 유명하고 더구나 기관 홈페이지를 통해 단풍 축제소식까지 있어 기대에 부풀어 찾아갔지만, 극히 일부만 단풍이 든 상태였다.
많은 군 직원들이 열심히 자원 봉사하는 모습이 고마웠으나 아쉬움을 달랠 수는 없었다.
기후변화는 정말 예측하기 힘들지만 해당 지역기관들은 “11월말에나 오라고 할 것이지”하며 돌아가는 어느 관광객의 푸념을 잊지 말고 단풍시기 등 주요 관광정보를 솔직하고 신속하게 업데이트하는 서비스 정신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역 축제를 위해 길가에 죽 늘어선 임시 상점, 노래자랑 등의 행사가 분위기를 고취하고 지역소득 증대에도 보탬이 되는 줄은 알지만, 단풍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데 과연 시너지 효과가 있는지 먼저 관광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없나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셋째로 올바른 역사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이다.
나는 보길도를 무척 좋아한다.
특히, 세연정(洗然亭) 앞 멋지게 휘어진 해송을 보면서 고산(孤山)의 어부사시사 한 구절을 암송하면 그야말로 400년 전으로 되돌아가는 느낌을 갖는다.
그런데 고산이 당파싸움 가득한 중앙무대를 버리고 스스로 고향근처에서 은거하였던 보길도가 상당수 관광객들에겐 ‘윤선도 유배지’로 잘못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많은 관광객들은 ‘귀양와서 할 것 다하고 신선놀음 했네’ 라는 비아냥을 하곤 한다.
이러한 오해는 고산선생 뿐 아니라 문화유적의 품격을 떨어뜨릴 수 있다. 물론 관광안내 등에 윤선도와 보길도의 내력에 대해 간단히 기록되어 있으나, 관계당국은 보다 적극적으로 이러한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관광안내 자료등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유서 깊은 문화역사를 가진 전남이 관광객의 최대만족을 위해 세심한 곳까지 신경을 써서 ‘국내 답사 1번지’ 외에 ‘국내 관광 1번지’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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