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교] 세레나데

가을의 두께가 점점 더해진다. 달 밝은 밤, 연인의 창가에서 소야곡을 부르기에 좋은 계절이다. 이를 ‘세레나데(serenade)’라고 하던가. ‘맑게 갠’뜻의 이 말은 이탈리아어 ‘sereno’에서 나왔다. 16세기 이후 ‘저녁 때’를 가리키는 이탈리아어 ‘sera’와도 관계가 깊다. 이와 대비되는 음악은 오바드(aubade=아침음악)다.
흔히 세레나데를 세 종류로 나뉘고 있다. 첫 째는 밤에 연인의 창가에서 부르는 노래란 뜻으로,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나 슈베르트의 ‘세레나데’가 대표 곡이다. 둘 째, 고전파 시대에 많이 쓰인 다악장의 기악 앙상블로도 불린다. 모차르트의 ‘하프너 세레나데’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가 유명하다. 끝으로 귀족의 생일축하 등에 쓰여진 18세기 오페라풍의 작품을 일컫기도 한다. 여기엔 세레나타(serenata)라는 이탈리아어가 사용된다.
얼마 전, 세레나데와 관련한 외신이 타전돼 눈길을 끌었다. 수컷 생쥐가 암컷에게 구애를 할 때 ‘노래’를 부른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고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미 워싱턴대 팀 홀리 박사 연구팀은 암컷 생쥐의 오줌에 들어있는 성(性) 페로몬(체외 분비성 물질) 냄새를 맡으면 수컷이 노래처럼 들리는 독특한 소리를 낸다는 점을 밝혀냈다.
지금까지 이같은 사실이 밝혀지지 않은 것은 수컷 생쥐가 사람 귀에 들리지 않는 고음파로 노래를 부르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연구팀은 수컷 생쥐의 뇌가 암컷의 성 페로몬에 어떻게 반응하는 지 연구하다가 우연히 이들의 노래를 발견, 녹음한 뒤 사람이 들을 수 있도록 주파대를 4옥타브 낮췄다. 그 결과 노래처럼 규칙적인 박자와 뚜렷한 음절이 확인된 것이다.
낭만이 쌓여 가는 이 계절, 우리도 누군가를 위해 아름다운 세레나데를 준비해 보면 어떨까.
김선기 논설위원 kimsg@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