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교]시한폭탄

‘폭탄’이라는 무시무시한 무기가 있다. 일반적으로 이 용어를 쓰는 무기로는 핵폭탄이나 수소폭탄, 시한폭탄 정도를 들 수 있다. 핵폭탄은 말 그대로 플로토늄이나 우라늄 등을 사용해서 만든 폭탄이다. 원자탄과 플로토늄탄 등이 여기에 속한다. 반대로 수소폭탄은 핵이 융합 될때 생기는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기에 핵폭탄은 아니다. 그리고 시한폭탄이란 게 있는데, 이것은 정해진 시간이 되면 터지는 폭탄을 말한다. 즉 설치자가 몇 시간, 몇 분, 혹은 몇 초 뒤에 터지도록 설정해 두는 것이다. 특히 이 폭탄은 특수부대 요원이나 테러리스트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 달 28일, 프랑스에서 20년 넘게 째깍거리던 ‘시한폭탄’이 폭발했다. 프랑스 클리시부아라는 빈민도시에서 두 명의 청소년이 경찰의 추격을 피하다 감전사 한 것이 도화선이 된 것이다. 이번 소요사태는 세브랑을 비롯해 올네수부아, 봉디 등 파리 교외 9개 도시를 거쳐 8일 현재 프랑스 전역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 날까지 불에 탄 차량은 4천30여대, 체포된 사람만도 1천여 명에 달한다. 시한폭탄의 위력은 대단했다.
프랑스 빈민도시의 소요 사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예고 된 시한폭탄’이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프랑스는 부자의 나라와 빈민의 나라,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이번 빈민지역 소요 사태의 원인은 다문화주의 미명아래 이슬람 이민자를 위한 통합정책 실패와 청년실업 문제에서 비롯됐다. 이슬람 이민 1세대의 불평등은 자식들까지 대물림 돼 ‘2류 시민’으로 취급 당했다. 그것이 화근이다.
프랑스 사태,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현실을 들여다 보자. 400만명이 넘는 신용불량자와 200만이 넘는 청년 실업자, 노동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비정규직 근로자…. 이 모두가 우리 사회가 품고 있는‘시한폭탄’이 아닌가.
김선기 논설위원 kims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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