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교]竹竹 데이

‘데이(Day) 마케팅’이 점입가경이다. 요즘에는 심지어 ‘브래지어 데이’까지 등장한 모양이다. 엊그제 지났지만 ‘11월 8일’을 ‘브래지어 데이’라고 일컫는다. ‘11’자는 브래지어 끈을, ‘8’자는 옆으로 누인 브래지어 컵을 각각 형상화한 것이다.
오늘이 ‘11월 11일’, 일명 ‘빼빼로 데이’다. 사실 ‘빼빼로’는 모 회사의 과자 이름이다. 부산·경남지역 여고생들이 11월 11일 친구들에게 이 과자를 주면서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라고 기원한 데에서 유래됐다. 제과회사가 누리는 홍보효과는 엄청나다. 당장 11월은 다른 달 보다 70% 정도 매출이 늘기도 하지만, 그 보다 제품명이 일반명사처럼 통용되는 경제적 효과는 계산이 어려울 정도다.
‘11월 11일’은 ‘젓가락 데이’라는 또 다른 애칭이 있다.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호아빈’이 11월 11일을 ‘젓가락 데이’라고 명명, ‘가장 젓가락질을 잘 할 것 같은 사람은 황우석 교수’라는 설문조사까지 내놓았다. 기업의 최고 목적은 이윤 추구다. 이런 점에서 기 업들이 자사의 흥망이 걸려 있는 마케팅 전략에 사활을 거는 건 당연하다. 자치단체들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행정 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곳도 많다.
일례로, 담양군은 고유 브랜드인 ‘대나무’를 이용해 ‘11월 11일’을 ‘죽죽(竹竹) 드림 데이(Dream Day)’로 지정했다. 숫자 ‘1’이 네 번 겹친 ‘11월 11일’을, 하늘 향해 곧게 뻗은 대나무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라는 설명이 그럴 듯 하다.
담양군은 ‘죽죽 드림 데이’를 맞아 죽녹원에서 대입 수험생과 학부모를 위해 ‘운수대통’을 기원하는‘소망등 달기’행사를 준비했다.‘잘 찍고, 콕 집어라’는 의미에서 대나무로 만든 젓가락과 포크, 도끼를 선물로 준비했다는 담양군수의 말이 더 재밌다.
김선기 논설위원 kims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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