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3기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광주시가 국내 전기전자 계측기 분야의 독보적인 이지디지털(대표이사 이영남)의 본사를 광주로 이전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지디지털은 지난 88년 창립 이래 전기전자 계측기 사업을 핵심사업으로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지난 2001년 ‘산업협력대상 기업협력부문 산업자원부장관상’을 수상했으며, 산업자원부 우수기술연구소로 지정되는 등 다양한 계측장비를 개발·생산하는 벤처기업이다.
특히 LG정밀(주)(現 LG이노텍)의 계측기 사업부를 인수하는 등 세계 3대 계측기 업체로의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술·제조·마케팅의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기존 전자 분야 외에 통신 분야에도 새로운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유망 중소기업이다.
지난 12일 1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이달부터 본격적인 시험가동에 들어간 하남산단 이지디지털 사무실에서 이영남 대표이사를 만났다.
이 사장은 이날 직원들과 무등산 등반을 위해 광주를 찾았다. 현재 광주사무소는 70명의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조만간 본사 이전과 함께 삼성전자 납품 성수기에 접어드는 내년 1월께에는 직원이 12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연관 협력업체를 감안하면 이지디지털의 고용인력은 약 170∼180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지디지털이 광주와 인연을 맺은 것은 1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우캐리어에 부품을 납품하면서 하남산단에 광주지사 사무실을 마련한 이후이다. 10여년전 맺은 광주와의 인연으로 조만간 현재 부천에 있는 본사까지 이전하게 된다.
“이제는 광주사람”이라는 이 사장은 본사 이전과 관련, “기업을 하기 위해 광주로 본사를 이전시키는 것”이라고 간단하게 말했다. 이 사장은 경제인 단체와 정부의 정책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03년부터 올초까지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으로 일했다. 다양한 사회활동은 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자신의 기업에 온 정력을 쏟을 수 없는 한계도 드러냈다.
이 사장은 “정부의 정책에 관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토대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기업인으로서 세계시장과 경쟁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사장이 본사의 광주 이전을 결심한 계기는 삼성전자 백색가전 이전과 광주의 광산업 정책을 염두에 둔 결정이었다. 이지디지털은 삼성전자 협력업체이지만 자체 브랜드로 계측기를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협력업체로서 직원들의 교육과 물류비 절감의 효과를 내다본 것이다. 반면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백색가전에 도전하고 있는 중국에 맞서 삼성의 단순한 협력업체가 아닌 공동 연구를 통해 고기능 제품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의욕도 내재돼 있다. 또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광주시의 광산업과 접목, LCD·LED시장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이 사장은 “광주의 광산업 인프라는 그 어느곳보다 잘 조성돼 있으며 지금은 두드러지지 않지만 5년 후면 광주시의 정책이 잘됐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면서 “첨단단지에 조성중인 LED단지를 분양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이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 여건을 지니고 있는 광주 진출을 결정한 또다른 이면에는 현재 활동중인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활동도 한 몫했다.
이지디지털은 지방대학 인력을 채용했지만 이들은 적응을 하지 못한채 그만두곤 했다. 지역의 우수 인재들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도 광주 이전의 한 원인이 됐다. 또 학교의 실습기자재로 사용되는 계측기를 공급하고 있지만 유독 광주·전남지역만 외국업체에 밀려 있는 것도 감안됐다. 여기에다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도전을 좋아하는 이 사장의 캐릭터가 작용했다.
“어렵기 때문에 사업을 한다”는 이 사장은 광주지역에 기여하는 기업인으로 기억되길 바라고 있다. 이 사장은 “그동안 정부 정책자문 과정에서 광주시의 시정을 이해하고 대변하려 했다”면서 “향후에도 도움이 되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끝으로 “기업인은 기업에 충실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기업은 나혼자 하는 것이 아니며 기업운영을 잘해 지역에 공헌하는 기업인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박상수 기자 pss@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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