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팬들은 영화‘거짓말’을 볼 수 있을까?
영상물 등급위원회와 제작자 사이에 등급판정 보류결정을 놓고 뜨거운 시비가 일고 있다.
등급위원회측은 지난 9일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에 대해 3개월간의 등급보류 판정을 내렸고 이에맞서 장감독은 지난 17일 영화평론가를 대상으로 시사회를 갖고 등급판정보류에 대해 강도높게 비난하고 나섰다.
예술에 있어서 마땅히 보장돼야 할 ‘표현의 자유‘ 를 넘어 외설이냐, 아니면 주인공의 성관계는 현실속에서 능히 있을 수 있는 인간의 고민에 대한 탈출을 시도한 예술영화냐’를 놓고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장정일의 판금 소설 ‘나에게 거짓말을 해 봐‘ 를 원작으로 38살의 조각가와 18살의 여고 3년생과의 변태적 애정행각을 적나라하게 그린‘거짓말’은 간간히 주인공 여고생이 교복차림으로 등장하고 변태적 성행위가 영화의 70%를 차지하며 극히 일부분인 짧은 대사들은 거의가 ‘막가는 대사’로 이루져 있다.
그러나 ‘거짓말’을 본 평론가들은 영화출연 경험이 없는 두 주인공의 리얼한 연기에 찬사를 보냈고 실제 조각가인 이상현과 패션모델 출신인 김태연의 캐스팅은 신선하다는 평과 함께 등급보류 판정에 대해 두가지 문제점를 제시했다.
첫째, 등급외 전용극장이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등급외 판정은 국내에서의 상영기회를 완전히 박탈당한 것. 즉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이라는 점이다.
또 다른 문제는 지극히 추상적이며 자의적인 해석이 강한 ‘영화진흥법’의 문제를 들고 있다.
문제된 조항은 영화진흥법 제21조 4항 제2호의 ‘폭력·음란 등의 과도한 묘사로 미풍양속을 해치거나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할 소지가 있을 우려가 있을 때’보류판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이렇듯 국내에서는 심의 보류판정을 놓고 찬·반양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 1일부터 열흘간 열리는 베니스 국제영화제의 한국영화 출품작 4편중 ‘거짓말’이 포함돼 있어 어쩌면 국외에서 ‘거짓말’을 보는 것이 더 쉬울듯 싶다./안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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