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반공사 해남군지부가 제때 물공급을 하지 않아 벼가 말라죽는 등의 피해가 발생해,올 벼농사를 망쳤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10일 한모씨(76·해남군 화산면) 등 간척지인 해남 고천암 일대에서 벼농사를 짓는 농민들에 따르면 올초 직파로 볍씨를 뿌린 후 벼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논에서 일시로 물을 뺀후 다음날 농업기반공사 해남군지부 영곡양수장 소속 물감독(물 관리인)에게 논에 물을 공급해달라고 요청했지만 3일이 지나도록 물을 공급해주지 않았다는 것.
특히 한씨 등은 물감독에게 통사정해 3일후 1천500여평의 논에 물을 넣었지만 염도가 높은 탓에 벼가 대부분 말라죽어 하는수 없이 해남군 산이면에서 모를 사다 다시 심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가뭄이 극심한데다 논물마저 부족해 한씨 등 일부 농가의 논에 심어진 벼잎이 빨갛게 말라죽는 등 곳곳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게다가 이 지역 농업인들은 해남지역의 저수량이 54%로 전남도내 평균저수율에도 크게 못미칠 만큼 가뭄이 극심한데도 농업기반공사 영곡양수장측은 애타는 농업인들의 목소리에도 아랑곳 없이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고천암 일대의 논 곳곳에 벼가 죽고, 볏잎이 빨갛게 말라가고 있지만 영곡양수장 직원들은 군지부에 이같은 피해 사실 조차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함께 이 지역농업인들은 고천암일대 농로가 포장되지 않아 비가 조금만 내려도 농로가 질퍽거려 경운기 등 농기계운행이 힘든데다 농약살포마저 어려워 농사를 포기할 지경에 놓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따라 농업인들은 “농로 포장은 몰라도 자갈만이라도 뿌려주도록 수차례 요구했지만 예산상의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농업인들은 “농업기반공사가 관심만 갖고 물을 제때 공급해 줬더라면 별 피해가 없었을텐데도 그렇지 못해 올 농사를 망쳤다”며 “누구를 위한 농업기반공사인지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이에대해 농업기반공사 해남군지부 관계자는 “고천암일대 농업인들로부터 민원이 공식적으로 접수되지 않아 피해사례가 전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해남/황재하 기자 hjh@k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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