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발전소를 가동하면 반드시 핵폐기물이 나오게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핵발전소를 가동한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핵폐기물 처분장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안면도! 굴업도!
적어도 이 두 지역은 한국내에서 핵폐기물 처분장 건설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 주는 역사적 현장이다.
그간 잠잠하던 핵폐기물 처분장 건설에 대한 논의가 다시 시작되었다.
임해지역 시·군 행정 자치단체를 한 곳에 모아놓고 핵폐기물 처분장 유치에 대한 설명회가 열렸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지방 자치단체장이 공약사항으로 발표해 놓은 곳도 있다. 또 일부 주민들이 유치를 희망하며 지방의회 의원들의 노력을 독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핵폐기물 처분장은 분명 아무데나 건설할 수 있는 것이 못된다.
그런데도 산업자원부와 한국전력은 남한 임해지역 시·군 전지역을 대상으로 유치신청 설명회를 개최했다. 우선 보기에는 무척 민주적인 절차인 것같지만 상당히 기만적인 내용이라 생각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 산업자원부와 한국전력이 밟고 있는 절차는 그 어떤 지역이건 지역내의 분열을 조장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지금 산업자원부와 한국전력이 밟고 있는 유치 설명회에는 여러가지로 생각할 점이 많다고 보여진다.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일본에서 반핵 아시아 포럼이 열렸다. 그곳에서 일본 로까쇼뮤라 핵폐기물 처분장이 있는 아오모리현의 한 여의사를 만난 적이 있다.
그 여의사는 나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핵폐기물 처분장이 지역에 들어오면 지역은 분열되고 핵산업과 관련된 경제 외에는 지역경제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핵산업과 지역 경제와의 관계는 마치 마약에 중독된 사람처럼 자생적인 지역경제 육성이나 활성화는 기대할 수 없고 그 지역은 핵산업 기지로 변해 버린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핵 위험이 노출되어 있어도 모든 생존권이 핵산업에 이미 종속된 관계로 문제 제기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작년 9월 일본 도까이무라 임계사고는 굉장한 방사능 누출 사고였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 처럼 너무나 평온했다. 그 이유는 내 남편과 내 자식이 핵 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더 이상의 핵발전소 건설은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피폐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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