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시장에‘도사’가 출현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키보드 입력 실수 등으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낮은 가격에 나온 매도주문의 70∼80% 이상을 싹쓸이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30대 초반의 남자(광주시 거주) 투자자가 나타났다.
지난 18일 제 3시장에서는 최근 3천원대에서 거래되던 씨네티아정보 주식 9천주를 주당 300원에 팔자는 비정상적인 저가주문이 나왔다.
키보드 입력과정에서 실수로 0을 하나 빠뜨린 듯한 이 ‘눈 먼 주문’은 순식간에 한 사람의 계좌로 빨려 들어갔다는 것.
정상적이라면 2천700만원을 줘야 살 수 있는 주식을 10분의 1인 270만원에 매수, 무려 2천430만원의 차익을 올린 것이다.
그 행운의 주인공은 대신증권 운암동지점(광주시 북구 운암동)에 위탁계좌를 두고 있는 68년생 남자로 알려졌다.
그는 이번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제 3시장에서 나왔던 비정상적인 저가 매도주문의 70∼80%를 매수해 간 것으로 코스닥증권시장은 파악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싹쓸이’가 가능할까.
코스닥시장 관계자들은 2가지의 방법으로 추정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선 비정상적인 저가 매도주문이 나오는 즉시 재빨리 매수주문을 넣는 방법이다.
그러나 제 3시장 투자자가 한두명도 아닌데 혼자서 이런 주문을 독식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나머지 방법은 비정상적인 매도 주문 유형을 파악하고 미리 주문을 깔아놓는 것.
하지만 이것도 제 3시장의 매매체결방식이 호가와 주문량이 똑같아야 체결되는 상대매매인 점을 감안하면 정말 ‘도사’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대신증권 운암동지점 관계자도 “이 남자는 사이버트레이딩 시스템을 이용해 거래를 하며 객장에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면서 “비법을 물어보면 호가를 보는 즉시 주문을 낸다고 하는데 솔직히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또 이 관계자는 “제 3시장이 가격제한 폭이 없어 저가매수 프로그램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로 추측될 뿐이다”말했다.
코스닥증권시장은 이 남자가 가져가지 않은 나머지 20% 가량의 비정상적 저가주문은 대부분 대신증권 제주지점의 또 다른 개인투자자가 매수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한편 제3시장 지정기업의 절반이 3시장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부분(44.2%) 증자제한 규정으로 코스닥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지만, 등록요건만 충족되면 곧바로 코스닥행을 할 계획(49.3%)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20일 코스닥증권시장이 3시장 지정기업 74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시장의 향후 전망에 대해 21.6%가 ‘매우 부정적’이라고 답했으며, 28.4%가 ‘부정적’이라고 말해 전체의 50.0%에 달하는 47개사가 3시장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에 ‘매우 긍정적’이라는 답변은 8.1%에 불과했다.
제 3시장 진입후 긍정적인 면을 묻는 질문에 대해 67.6%가 ‘있다’고 답했으나, 32.4%는 ‘없다’고 응답했다.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답한 기업 가운데는 기업경영의 투명성 제고가 33.8%로 가장 많았고, 기업의 대외신인도 향상이 27.0%로 그 다음을 이었다.
부정적인 면으로는 62.2%가 주가하락을 꼽았다.
지정기업들은 주가하락에 따른 주주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제도개선을 원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79.7%가 상대매매에서 경쟁매매로 매매방식의 변경을 원하고 있으며, 양도소득세 폐지를 원하는 기업도 76.1%나 됐다.
또 거래방식은 당일재매매(데이트레이딩)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85.1%로 압도적이었고, 가격제한폭 설정에 대해서는 43.2%가 10∼20%의 제한폭을 두기를 희망했다.
이밖에 제 3시장에 우량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 55.9%가 코스닥등록 예비군제도(코스닥등록을 위해 일정기간 3시장을 경유토록 의무화) 도입을 원했으며, 33.8%가 세제혜택 부여를 꼽았다.
3시장 지정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43.2%가 ‘주주의 환금성을 위해서’라고 답했고, ‘코스닥진출의 전 단계’라고 답한 기업도 20.3%였다./김용석 기자 yongsuk@k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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