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물 삼계탕·유자광어 인기몰이 한창
싱싱한 횟감에 폭격맞은 술값도 독특
금호고 동문 공동

광주시 서구 쌍촌동 호남대 앞 ‘상무회 수산’

기상청 예보에 의하면 오늘이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고 한다. 마음이 풍족하고 가슴이 따뜻해서 일까. 생각만큼 큰 추위로 기억되지는 않는다.
첫눈이 내리면 충장로 앞 우체국에서 만나기로 했던 나의 친구들은 지금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친구 녀석들과의 만남을 기약하며 오늘 같이 기분 좋은 날이면 싱싱한 횟감에 소주 한잔이 제격일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서구 쌍촌동에 위치한 ‘상무회 수산’(대표 오형렬·이학성)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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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십시오. 예약 하셨습니까.” 한복을 정갈하게 차려입은 이학성 대표가 방긋 웃으며 손님을 맞이한다. 연이어 이 사장이 “우리의 것은 소중한 것이기에 다소 불편하더라도 한복을 즐겨 입는다”고 덧붙여 말했다.
호남대 앞 골목길에 아담하게 자리 잡은 ‘상무회 수산’. 안으로 들어가니 이른 시간부터 자리를 잡고 술잔을 기울이는 직장인들로 가게가 들썩이고 있다.
자리를 잡고 주문을 하기 위해 메뉴판에 시선을 돌렸다. ‘저희 업소는 양식고기뿐만 아니라 청정해역인 나로도 앞 바다에서 포획한 싱싱한 자연산 고기를 직접 조달해 취급하고 있다’는 안내 문구가 보였다.
또 미리 예약을 하면 별도로 준비된 푸짐한 밑반찬과 싱싱한 활어회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고 가게를 홍보하고 있었다.
처음 방문하는 곳이라 넌지시 말을 던지니 이학성 사장이 다른 테이블에서 손님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는 오형렬 사장을 호출했다.
공동 대표 시스템으로 가게가 운영되고 있는 것. 이 대표와 오 대표는 광주 금호고 8회 동창생. 동창생 인연이 수십년째 이어져와 지금까지도 공동사업을 펼치고 있단다.
특히 오 대표는 회사에 근무하면서 퇴근하면 매일같이 가게에 들른다. 오 대표의 말에 의하면 싼 가격에 서민들에게 질 좋은 회를 마음껏 제공하고 싶은 마음에 가게에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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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있던 이 사장이 “서민들 사이에서 돈이 유통되지 않아 마음도 뒤숭숭할 텐데 술값과 회 가격까지 비싸게 받는다면 서민들의 삶의 낙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며 “서민들과 직장인들의 사랑방으로 이보다 더 좋은 장소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메뉴판에 적혀있는 술값이 다른 가게의 반 정도로 싸다. 소주 한병에 1천500원, 맥주는 2천원이다. 각박한 세상에 인심도 풍부한 가게 주인장을 만나 간만에 기뻤다.
활어회 메뉴도 ‘진·선·미’로 나뉘어져 있다. 독특할세. ‘미’를 주문하니 왕새우, 떡 약밥, 삼합, 해물모듬, 해물삼계탕, 조개구이, 장어구이, 알밥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먹거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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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해물 삼계탕’. 광주시내 많은 횟집을 다녀봤지만 해물 삼계탕은 이곳이 처음이다. 이 사장이 특별 고안해 상품화에 성공한 것이다. 국물이 어찌나 시원하고 좋던지 한 눈에 반해버리고 말았다.
활어회 모둠도 푸짐하다. 유자를 먹인 광어, 참돔회, 도다리 등이 상에 올랐다. 유자 광어는 일반 배합사료(흔히 EP 사료라 함)를 사용하지 않고, 유자가루와 잡어를 갈아 만든 사료를 적절히 배합해 먹였기에 회에서 유자 향이 물씬 베어 나온다. 그래서 젊은 연인들이 특히 좋아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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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가게는 겨울철 손님들을 위해 군고구마를 제공하고 있다. 가게 안에 마련된 난로의 용도가 바로 그것. 손님들이 직접 고른 고구마를 난로 위에 얹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반드시 지켜야할 철칙이 있다. 군고구마를 먼저 먹은 손님들은 다음 손님들을 위해 고구마를 난로에 얹혀 놓고 가게를 나가야 한다.
이 얼마나 아름답고 훈훈한 정경인가. 이외에도 가게는 맥반석 계란도 제공하고 있으며, 예약을 미리한 손님들에게는 특별 음식도 준비돼 있다. (문의=062-371-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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