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없고 땀 많이 흘릴 경우 ‘생맥산’ 최고
기운 북돋울 땐 ‘황기차’ 배탈에는 ‘매실

여름철 한방차

견딜만 하던 여름 날씨가 장마가 끝나면서 갑자기 후텁지근해지고 푹푹 찌기 시작한다. 쨍쨍 도는 햇볕도 만만치 않고 갈증이 쉽게 찾아온다.
날씨가 더워지면 사람들은 대개 시원한 곳과 찬 음식을 찾곤 한다.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렇다고 찬 것을 너무 많이 먹다간 설사나 배탈을 면치 못한다. 또 에어컨을 씽씽 돌리며 서늘한 인공 바람 아래 너무 오래 있다가 냉방병에 걸리기도 한다.
여름은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체액과 양기가 소모되기 쉬워 체력의 한계를 느끼게 된다.
무더위와 냉방병을 물리치는 데 도움이 되는 여름철 한방차에 대해 김성훈한의원 김성훈 원장과 함께 알아봤다.
우리 몸은 스스로 바깥 기온과 조화가 이뤄지도록 조절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외부가 더우면 우리 몸의 내부는 차갑게 만들어지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이미 차가워진 몸속에 찬 음식이 들어가면 탈이 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 때는 더울수록 차가워진 내부를 따뜻하게 달래줄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이열치열’이 바로 여기서 나온 여름철 건강비법이다. 차가운 속을 따뜻하게 해줄 음식 중에서도 한방차를 끓여두고 수시로 복용하면 좋다.

◇더위 많이 타면 ‘생맥산’ 도움

추천할 만한 한방차의 대표로는 ‘생맥산’을 들 수 있다.
생맥산은 세 가지 한약재로 된 처방으로 인삼, 오미자, 맥문동이 1:1:2의 비율로 구성돼 있다.
생맥산 음료를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물 2ℓ에 인삼 10g, 맥문동 20g을 넣고 약한 불로 물이 1ℓ로 줄어들 때까지 끓여 식힌 후 깨끗이 씻은 오미자 10g을 넣어 10시간 정도 우려서 마시면 맛이 좋다. 한 번 만들 때 충분히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고 수시로 마시면 편리하다. 인삼은 원기를 북돋아 체력을 증강시키고, 맥문동은 몸속의 진액을 생기게 하고, 오미자는 기운을 수렴해 땀을 그치게 한다. 생맥산을 차로 해서 마시면 입맛이 없고 더위를 많이 타서 땀을 잘 흘리는 사람에게는 갈증을 해소해 주는 좋은 음료가 된다.
기본적인 생맥산차 외에도 여름에 냉방병과 불면증 등을 겪는 이는 대추차, 황기차, 향유차 등이 도움이 된다.

◇오미자차

단맛,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 등 5가지 맛이 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오미자차는 뇌파를 자극하는 성분이 있어 여름철 피로를 느낄 때 마셔주면 좋다. 오미자는 5가지 맛 중에서도 특히 신맛이 강한 편인데, 신맛을 내는 성분은 땀을 조절하고 더위를 식혀주는 효과가 있다. 시중에 판매하는 오미자를 잘 씻어 물기를 빼고 찬물에 담가 우려내면 된다. 갈증을 해소하고 두뇌 활동을 활발히 해 땀이 많은 사람과 수험생의 여름철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기차

황기는 땀이 나는 것을 막아주고 기운을 북돋아준다. 특별히 보약을 먹지 않아도 야윈 사람은 살을 찌게 하고 허약한 사람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기차는 황기를 물에 넣고 오랜 시간 달인 다음 체에 걸러 황기는 버리고 달인 물을 꿀에 섞어 차게 보관했다가 마신다. 수시로 마시는 차보단 보양식에 가깝지만 식은땀을 많이 흘렸을 때 먹으면 땀이 걷힌다.

◇매실차

매실차는 내장의 열을 다스리는 효과가 있다. 특히 여름철 음식을 잘못 먹어 식중독, 배탈이 났을 때 매실은 해독 작용을 한다. 또 매실의 신맛은 갈증을 해소하는데도 효과적이다. 매실과 설탕을 1:1로 재운 후 숙성시킨 매실 엑기스를 물에 타 마시면 된다.

◇대추차

여름철 열대야로 고생할 때 시원하게 마시면 잠이 드는 데 효과가 있다. 대추는 신경을 안정시키는 작용을 하며 대추의 달콤한 맛이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 효과가 있다. 대추는 당도가 높아 쉽게 변질되기 때문에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다.

◇향유차

냉방병에 걸렸다면 향유차를 권한다. 향유는 여름철에 더위 먹은 증상이나 토사곽란이 있을 때,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져 냉방병 증상이 나타났을 때 좋다. 위와 장을 따뜻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 찬 것을 먹고 탈이 났을 때도 도움이 된다. 향유 20g을 물 1ℓ에 넣고 끓인 뒤 수시로 마시면 된다.
이밖에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보리차나 결명자차, 옥수수차도 여름에 마시면 좋다. 보리차는 열을 내리고 이뇨작용을 도와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이를 꾸준히 마셔주면 위장장애에서 오는 소화불량, 식욕부진, 헛배가 부른 데에도 효과가 있다. 다만 체질상 속이 차가운 사람은 보리차로 하여금 췌장과 위장의 기능이 떨어지므로 장기복용은 자제하도록 한다.
결명자차도 보리차만큼 일상음료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위가 안 좋아 소화를 잘 못 시키는 사람에게 좋다. 더불어 시력을 증진시키고 변비에도 효과적이지만 변이 무르고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은 많이 먹으면 안 된다. 자칫 결명자차가 몸의 기운이 떨어뜨려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옥수수차는 차가워진 속을 편하게 하고 위장을 도와 소화를 촉진해주고 둥글레차는 소화 장애 및 간 기능 장애에도 효능이 뛰어나다. 특히 옥수수의 뿌리와 잎으로 달인 차는 소변이 나오지 않을 때나 신장병이 있을 때 마셔주면 좋다.
더위를 쫓기 위한 청량음료나 아이스크림은 일시적인 갈증만 해결해줄 뿐이다. 음료 안에 들어있는 과도한 당분과 각종 합성첨가물 때문에 피로가 더욱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탄산음료는 한 캔만 마셔도 하루 권장 당분 섭취량을 훌쩍 넘긴다고 한다. 이런 음료보다는 미네랄이 들어 있는 생수가 훨씬 좋은 음료수다. 여기에 갈증 해소도 돕고 여름철에 부족한 기운을 보충할 수 있는 한방차를 만들어 수시로 마신다면 무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나는 지혜가 될 것이다.
김성훈 원장은 “습관처럼 마시던 차에는 이처럼 우리 몸에 이로운 작용을 하는 것들이 많다”며 “덥다고 차가운 물만 들이키는 것보다는 따뜻한 한방차를 마시는 것이 여름철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도움말> 김성훈한의원 원장 한의학박사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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