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심근경색증

최근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씨가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갑자기 사망해 많은 사람들에게 슬픔을 안겼다.
조씨는 중년의 나이에도 불구, 대한해협 횡단을 준비하는 등 최근까지 왕성한 활동을 해온 터라 급성 심근경색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줬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누구에게나 예고없이 심각한 상황으로 다가올 수 있다.
지난 2001년엔 미국 보스턴 세인트 엘리자베스병원의 제프리 이스너 박사가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사망했다.
그는 허혈성 동맥질환 유전자 치료의 세계적 권위자로 자신의 전공분야인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사망해 충격적이었다.
조씨의 사망을 계기로 관심이 늘고 있는 급성 심근경색증에 대해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안영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심근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혀 심근세포가 죽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심근경색증은 대부분의 경우 관상동맥에 있는 동맥경화반의 파열과, 이어 생긴 혈전으로 인해 혈관이 완전히 막혀 발생하게 된다.
의료 전문가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람의 시신을 부검하면 80% 정도가 관상동맥에 광범위한 동맥경화반이 형성돼 있다고 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성인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러한 급성 심근경색증을 가져올 수 있는 동맥경화반이라는 시한폭탄을 갖고 있는 셈이다.
관상동맥이 서서히 막히게 되면 우리 몸에서는 여러가지 방어기전이 생기게 된다.
특히 관상동맥이 서서히 완전히 폐쇄되게 되면 측부혈관이 발달해 막힌 관상동맥 아래 부분으로 다른 곳에서 혈류가 공급되기 때문에 아주 위험한 상황이 발생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급성 심근경색증의 경우에는 아주 심하지 않은 동맥경화반의 파열과 급성 혈전폐쇄에 의해 나타나기 때문에 우리 몸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방어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 결국 심실빈맥, 심실세동 등 심각한 부정맥이 발생해 사망에 이르게 되는 무서운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급성 심근경색은 심장근육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혈전(피떡)으로 막혀, 심장근육이 괴사돼 발생하는 병으로 사망률이 30%에 이르며 특히 심근경색이 나타난 후 30∼40%는 1시간 이내 사망한다.
이러한 심근경색은 구토와 호흡곤란, 쇼크와 가슴부위의 통증을 호소하게 되며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된다면 심근경색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처럼 급성 심근경색증은 심한 합병증과 높은 사망률을 보이므로 최대한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급성 심근경색증에 의한 흉통은 완전 폐쇄되지 않는 관상동맥의 협착에 의한 협심증의 경우에 비해 훨씬 정도가 심하며 지속시간이 길어 30분∼1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증상이 안정시에도 나타나며, 발한이나 구역질 등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창백해지며, 일부에서는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바로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아야 하며, 특히 평소 협심증을 앓고 있거나 여러 동맥경화증 위험인자(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흡연 등)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환자의 15~20%에서는 통증없이 발생되는 경우도 있으며 주로 고령, 당뇨인 경우가 많다.
급성 심근경색증의 가장 중요한 치료는 완전히 막힌 관상동맥을 뚫어주는 것이다. 가장 위험한 시기가 발병 첫 48시간 동안이기 때문에 위급 환자는 즉시 심장 중환자실에 입원해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안영근 교수는 “현대의학이 많이 발전했지만 급성 심근경색증의 원인이 되는 이미 생긴 동맥경화증을 정상으로 되돌리기는 힘들다”며 “평소 육식을 삼가고 야채와 과일 등을 많이 섭취하는 등 예방책이 최선이다”고 조언했다.

<도움말>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안영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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