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이 추진해온 초·중·고교 도서실 정보화 사업이 완료됨에 따라 광주시내 모든 중·고교에 전문사서직이 배치되고 있으나, 초등학교에는 단 1명의 전문사서직도 배치되지 않는 등 초등생 독서지도교육이 겉돌고 있다.
특히 광주시내 초등학교 도서관의 도서보유량이 중·고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시교육청 특수시책 중 하나인 ‘독서의 생활화’가 구호뿐인 정책이라는 비난마저 일고 있다.
9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번달부터 전문사서직이 배치되지 않은 시내 중·고교에 전담 사서직 57명을 특별채용키로 해 사립학교를 포함한 시내 128개 중·고교 도서관에 사서직 배치를 완료할 계획으로 사서교사 지원비 등 9억6천여만원의 예산을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다.
이에 반해 학교 독서교육사업비에서 사서교사 채용에 따른 예산을 단 한푼도 책정받지 못한 광주시내 115개 초등학교에는 1명의 전문사서직도 채용할 수 없어 초등학생에 대한 전문적인 독서지도는 요원한 상태다.
이에대해 한 초등학교 교사는 “국고지원이 전무한 상태에서 시교육청이 자체 예산을 책정해 우선 중·고교에 전문사서직을 배치, 학교 독서교육의 질을 높여간다는 극정적인 취지는 이해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올바른 독서습관과 안목을 길러줘야 한다는 점에서 초등학교 사서전담 교사 채용은 절실한 문제다”고 말했다.
사서직 배치뿐 아니라 외적인 독서환경도 중·고교와 비교할 때 초등학교가 훨씬 열악하다.
시교육청이 최근 실시한 ‘학생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학생 1인당 도서 보유량이 중학교 학생수 5만8천여명에 64만6천여권으로 평균 11권으로 나타났으며, 고등학교의 경우 학생수 7만여명에 71만6천여권으로 10권으로 집계됐다.
반면 초등학교는 학생수 12만8천여명에 82만4천여권으로 평균 6.4권에 불과했다.
열람좌석 점유율도 고등학교가 16%로 가장 높았으며, 중학교 11%·초등학교 5%로 나타나 극심한 대조를 보였다.
반면 초등학생의 경우 중·고생에 비해 독서에 대한 흥미와 관심도 및 책을 접하는 기회가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시교육청 지정 독서교육 시범학교인 삼각초등학교가 지난해 발표한 ‘도서실의 정보센터화를 통한 자기 주도적 학습력 향상’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월 5회 이상 도서실을 이용한 학생이 87.4%로 나타났으며 10회 이상도 40%대에 이르는 등 초등생들의 도서관 이용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마찬가지로 시교육청 독서시범학교로 지정된 광주 신광중의 ‘학교 도서실 운영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85% 이상의 학생이 ‘독서교육 기회가 있을 때에만 책을 읽는다’고 답해 계획적인 독서습관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광주 염주초교 최모 교사는 “체계적인 독서습관과 독서력 신장은 초등학교 때부터 길러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초등학교의 경우에도 보다 전문적인 독서교육을 위한 전문사서직 배치가 무엇보다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시교육청 초등교육과 관계자는 “광주시내 초등학교의 교과전담교사 법정인원만해도 528명에 달하는데도 이번 교원인사에서 법정인원의 35% 수준인 188명이 채용되는 등 교사 정원이 부족한 상태여서 사서교사 채용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며 “교육부로부터 사서교사 정원 자체가 배정돼 있지 않아 현실적으로 전문사서직 배치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옥현 기자 hyunko@k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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