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do you thing of your new school?”
“It looks very nice.”
“Good. Switch!”
지난 15일 오후 광주 남구 봉선중학교 1학년 7반의 원어민 영어수업시간. 교육부가 새학기부터 초등학교 3,4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중심으로 권장하고 있는 ‘영어로 하는 영어수업’이 비교적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학생들은 원어민 교사 마크 포브스(Marc Forbes)씨의 지시에 따라 옆자리에 앉은 동료와 영어로 대화를 주고 받았다.
학생들이 가끔 교사의 지시를 잘 알아듣지 못해 수업이 주춤거리기도 하고, 급한 마음에 우리말로 대답을 하는 학생도 있어 교실안이 갑자기 웃음바다로 변하긴 했지만 한국인 영어교사가 공조해 어려움을 풀어갔다.
미국인 교사 마크씨는 큼직한 몸짓을 곁들이며 학생들에게 단문형 질문을 반복했고, 곧잘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학생들은 이수현 교사가 개별지도로 이해를 도왔다.
이 학교는 1학년 7개반 전체가 1주일에 한시간씩 원어민 영어수업을 하고 있으며 나머지 2시간은 한국인 교사가 수업을 맡고 있다.
그러나 한국인 영어교사들은 영어로 하는 수업에 대해 “시도는 해보지만 자신은 없다”며 “원어민 교사와 함께 수업하면서 학생뿐 아니라 교사인 우리도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을 익히고 있는 셈”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래도 이 학교의 사정은 나은 편이다.
현재 광주시내에서 원어민 교사가 배치된 학교는 초등학교의 경우 무등·서일·봉선·송정중앙초교 등 4개 학교에 불과하고, 중학교는 충장·무등·우산·봉선·금호·광산중 등 6곳이다.
고등학교는 상무·광주·진흥·살레시오여고·대광여고 등 5곳.
원어민 교사가 배치되지 않은 초·중학교의 영어수업은 말그대로 ‘영어 반 우리말 반’의 형태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원중의 한 영어교사는 “몇년 전부터 초등학교의 영어수업이 시작돼 학생들의 수준이 높아진 반면 교사들은 간단한 회화를 벗어나 수업중 돌발상황에 대처할 외국어 실력이 부족하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최근 광주시교육청이 광주지역 초·중학교 영어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의 경우 영어교사 2천129명의 7.2%인 154명만이 ‘영어수업’이 가능하다고 답했으며, 중학교는 전체 영어교사 735명 중 13.8%인 102명이 영어수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전남도의 경우도 중학교 전체 영어교사 501명 중 4.1%인 21명만이 영어수업을 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원어민 교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현재 15명의 외국인 교사를 2개 학교씩 묶어 순회수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원어민 교사와 초등학교 영어전담교사를 늘리고, 중·장기적으로는 교사들에 대한 연수기회를 대폭 늘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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