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차기 전남도지사를 노리는 후보들이 서서히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아직 외부로 드러날만한 구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정중동’ 움직임은 활발해지고 있다.
일부는 경쟁 상대로 여겨지는 입지자들의 동향파악에 나서는가 하면 조직을 추스리고 비밀캠프를 마련하는 등 내부적으로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민주당 공천=당선’이라는 공식이 전남도지사 선거에서 만큼은 지켜질 것으로 예상돼 민주당내 후보 공천방식이 어떻게 결정되느냐가 최대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김중권 대표의 발언처럼 ‘지역 대의원들의 복수 후보 선출, 중앙당 공천’이 확정될 경우 결국 중앙당의 의지에 따라 공천자가 결정될 것이다.
또 지역 대의원수를 대폭 증원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선거전략과 관련해서는 ‘낙후된 지역발전방안’과 ‘도청이전사업’이 주요 이슈가 될 것이다.
낙후된 지역발전방안의 경우 입지자들 모두가 각자의 비전을 제시할 것이므로 별다른 문제가 없으나 시·도통합과 맞물려 있는 도청이전사업은 서로간에 치고받은 ‘논쟁거리’로 등장할 것이다.
다만 최근 통추위의 움직임과 관련, 허경만 지사가 ‘예정대로 추진’을 강력하게 표명한 것이 도민들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내년 선거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은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출마예상자들은 허경만 현 지사, 박태영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전 산자부 장관), 김영진·김옥두·천용택 의원,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 등이다.
허 지사의 아성에 박 이사장을 비롯한 나머지 후보들이 도전하는 형세를 보이고 있으며 민주당의 광역단체장 공천자 결정방식과 정권재창출 등과 맞물린 현 정부의 의중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3선에 도전하는 허 지사가 가장 강력한 주자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5선의 국회의원에 재선의 도지사를 역임하면서 정치력과 행정력을 발휘, SOC 확충등 지역발전에 역대 어느 지사보다도 커다란 공헌을 했다는 것이 허 지사측 주장이다.
또 도정의 2대 프로젝트인 ‘도청이전사업’과 ‘세계박람회 여수유치’가 차질없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어떤 후보와 맞붙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거론되는 입지자들이 선거일이 임박해지면서 점차 출마의사를 포기할 것이고 이에따라 지난 98년 재선때처럼 허 지사가 단독출마하는 상황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내에서 ‘경영마인드’를 지닌 최고의 경제통으로 인정받는 박 전 산자부 장관은 지난 15대 공천 탈락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김대중 대통령 당선에 헌신을 다했으며, 특히 97년 대선 기간에는 당의 경제통으로서 중앙당 금융특별위원회 위원장과 73개 특별위원회 협의회의 상근부의장으로 각 직능단체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책임을 맡아 정권창출의 일등공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이사장은 산자부 장관시절 전남지역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했고, 이제 그 결실을 맺을 때라며 전남지사의 최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부산·대구지역의 섬유산업 발전계획에 맞서 광주지역에 첨단산업(현재 광산업)을 유치했으며, 보성·해남 등 전남지역 핵발전소 후보지 해제에도 적극 나섰다고 자평한다.
또 전남대 조선대 동신대를 비롯한 광주·전남지역의 주요 대학에 연구개발자금을 수억원씩 지원했고, 대불산업단지 및 평동산단의 기업유치를 통해 지역경제 활상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박 전 장관은 이러한 노력의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공업과 더불어 낙후된 지역의 농업도 농업문제가 아닌 산업의 한축으로 균형 발전시켜야 된다고 보고, 전남의 총체적 발전을 위한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전남지사가 돼야한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김영진 의원은 “도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겸허히 귀기울이면서 좀더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 의원은 또 “일부 도민들은 농도인 전남은 농업을 잘아는 사람, 발로 뛰면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지사가 돼야 한다는 점에 수긍하고 있다”며 “본인을 도지사 후보로 추대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현재까지 지역에서 조직을 가동하거나 사무실을 운영하지는 않고 있다.
지금은 농어민을 대변하고 의원 선교활동에 주력하면서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문제 등 민족문제 해결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김 의원은 활동에 비해 도민들이 더 많은 지원과 격려를 보내줘 몸둘바를 모르겠다고 언급, 자신에 대한 도민들의 지지가 상당함을 내비췄다.
김 의원은 “광주시장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대의원 증원에 대해 광주시지부가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남지사 문제도 도지부가 이같은 방향으로 풀어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동교동계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김옥두 전 사무총장, 천용택 도지부장이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동교동계 일각에서는 내년 대선을 대비해 전남지역 민심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지사 후보가 동교동계내에서 나와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동교동계를 이끌고 있는 한화갑·김옥두 의원이 대상에 오르내리고 있으나 한 의원은 최고위원으로 호남과 당을 이끌고 나가야 하는 실정.
이같은 상황에서 동교동계 후보로는 김 전 총장이 가장 적임자라는 주장이 있다.
김 전 총장은 “나는 대통령의 뜻에 따라 모든 것을 결정할 것”이라면서 “진정으로 나라를 위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살펴 이에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총장은 또 “일부 전남지사 출마 후보들이 나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로는 지방선거 출마와 관련, 뚜렷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고 동교동계내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아직까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전 총장은 “일부 동교동계와 전남도의 공무원들 사이에서 지사 후보로 내 이름이 거명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여 출마 가능성에 여운을 남겼다.
일부 동교동계 측근들과 도지부 간부들이 천 도지부장에게 도지사 출마를 적극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동교동계에서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김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는 천 도지부장에 대한 동교동계의 전격적인 후보 추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동교동계의 한 측근은 “2002년 정권 재창출을 위해 김대중 대통령과 당이 선택한 후보가 지난 대선에서 김 대통령에 육박하는 도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동교동계의 직계나 동교동계가 공감하는 인물이 도지사가 돼야 할 것”이라며 “현재 동교동계로부터 폭넓은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중 천 도지부장이 가장 훌륭한 카드”라고 설명했다.
천 도지부장의 경우 국민의 정부를 탄생시킨 주역중 한사람으로 김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점이 큰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향후 전남지사 후보 경선에서 천 지부장이 다크호스로 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하면서 “청와대나 당의 관계자들이 천 도지부장의 상품 가치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는 점을 예의 주시해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 도지부장은 이에대해 “정치는 결국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으로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면서 “현재로는 전남지사에 입후보할 생각이 없다”고 출마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 전 농림부 장관은 민선 초대때 DJ의 낙점을 받고도 허 지사에게 패배한 쓰라린 기억을 갖고 있으며, 이후 명예회복 차원에서 당지도부에 재공천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도’인 전남에는 자신과 같은 농업전문가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그동안 허 지사에 맞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거론됐던 최인기 전 행자부 장관은 최근 광주시장 쪽으로 많이 기울어진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최창봉 기자 ccb@kjtimes.co.kr 서울//장여진 기자 jyj@k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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