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화면 국민연금공단 순천지사장>

올해를 마지막으로 국민연금공단을 떠난다. 강산은 두번 변했지만, 국민연금은 세번 변했고, 이제 네번째 변화를 맞고 있다.

지난 1995년 농어촌지역 주민, 1999년 도시지역 주민, 2003년부터 2006년 근로자 1인 사업장까지 그 적용대상을 확대한 것이 세 번의 변화였고, 이번 지난 1일부터 ‘두루누리 사회보험’이라는 새로운 지원사업의 시작이 바로 네 번째의 변화이다.

‘두루누리 사회보험’은 국민연금이나 고용보험을 가입하지 않고 있는 소규모사업장의 사용자와 근로자에 대한 사회보험료의 일부를 국가가 지원해 줌으로써 가입을 유도해 사회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저임금 근로자를 구제하고자 하는 제도이다.

그동안 정부는 이러한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여러 차례의 당정협의와 전문가 및 현장의 의견수렴을 거쳐 드디어 지난해 말 관련법령을 개정, 결실을 보게 됐으며, 전국 16개 지자체별로 우리공단의 시범사업을 거쳐 이번 지난 1일부터 본격적으로 본 사업에 착수하게 된 것이다.

‘두루누리 사회보험’은 근로자중 월 보수가 125만원 미만이면 사용자와 근로자 부담 국민연금, 고용보험료의 1/2에서 1/3까지 지원받게 된다.

한편 ‘두루누리 사회보험’은 이미 국민연금이나 고용보험을 가입하고 있는 사업장의 근로자 중에서 125만원미만의 근로자에게도 지원혜택이 주어진다. 다만, 3개월 연속 근로자가 10명이상이 되거나 근로자의 급여가 137만 5천원이상으로 오르면 지원혜택이 중단된다.

일부에서는 사회보험료 지원으로 정부의 간섭과 제재가 따를 것이라는 우려를 하기도 하나,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본인 운영 사업장의 근로자를 사회보험에 가입해 줌으로써 장기근로를 유도해 사업운영의 안정을 도모하고, 사회적으로는 일자리 창출이라는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협력자에게 정부가 고마워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국민연금 직원으로서 살아온 대부분의 세월은 국민들의 원망이 전부였던 것 같다. 특히 2004년도 인터넷 안티사태의 여파는 대단했으며, 수급자 300만명 시대가 된 지금도 일부 남아 있다.

1995년도 농어촌지역 확대시 정부를 믿을 수 없다며 마을이장이 앞장서서 전 주민을 가입하지 못하도록 한 그 마을은 10년뒤 연금을 못하게 한 원수라 해 이장이 야반도주했다는 얘기는 전설같지만 사실이고, 1999년 도시지역 확대시 어차피 버릴 돈이니 가장 적은 돈을 적선하듯 넣었던 사람들이 이제와서는 더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며 돈다발을 준비해 오는 상황은 그 당시 너무 힘들어 도대체 누구를 위해 우리가 이래야 되는지 자괴감이 들었던 걸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이제 연금공단을 떠나게 되지만, 아직은 일할 수 있으니, 구직활동을 할 것이고, 그러면 고용보험에서 실업급여를 받을 것이다.

매월 월급날에 받았던 봉급은 이제 중단되겠지만, 국민연금이라는 또다른 월급을 받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고마운 사회보험의 혜택인가.

‘두루누리 사회보험’은 국민연금과 고용보험료 지원으로 대한민국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두루두루 사회보험 혜택을 누리시라는 뜻에서 탄생한 사업명이다. 국민 모두가 나처럼 은퇴 후에도 사회보험 혜택을 두루두루 누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한민국의 소규모사업장 사용자들의 관심과 동참을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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