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열풍과 더불어 올레길이 국내 도보여행의 대명사로 통할 정도로 올레길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메마른 사회생활에서 그것도 콘크리트 건물에서 생활하다 보면 누구나 가족과 또는 연인과 함께 호젓한 흙길로 된 올레길을 걷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최근 제주에서 40대 여성 관광객이 올레길 탐방 중 발생한 참혹하고 안타까운 죽음을 두고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다행히 범인은 검거되었지만 무고한 국민을 그것도 연약한 한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했다는 사실은 국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다.
문제는 평소 운치와 치유와 사색의 길로는 최고라는 올레길, 둘레길이 오솔길이 많은 지형 특성상 범죄와 무관하지 않고 이런 형편은 제주뿐만 아니라 대구 팔공산, 지리산 등 전국 유명 국립공원에는 특색을 살린 길이 조성되어 있어 ‘제2의 제주 올레길 사건’이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점이다. 광주·전남지역의 경우만 보더라도 총 47곳의 걷는길이 조성되어 있다고 하니 가히 남의 일로만 여길 것은 아닌 것 같다.
필자도 가족과 함께 제주를 비롯한 몇몇 올레길을 걸어본 적이 있는데 범죄학적 관점에서 주변을 살펴보면 범죄에 취약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소나무 등 울창하게 자란 나무들이 자리한 숲은 햇빛이 들어오지 않아 새벽시간이나 초저녁에는 어두침침할뿐만 아니라 꼬불꼬불한 작은 산길을 올라가다보면 탐방객을 만나기가 쉽지 않고 더욱이 위치표시나 안전시설이 구비되어 있지 않아 범죄가 발생해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전국의 올레길 대부분이 풍광을 고려하다보니 인적이 드문 산길이나 바닷길 주변에 설치되어 있지만 대도시에 그 흔한 폐쇄회로 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아 최소한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이다. 더욱이 핸드폰 조차 연결이 어려운 곳도 있어 문제다. 그나마 바다 주변 올레길은 시야가 개방되어 있어 그나마 나은 실정이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올레길 코스는 범죄의 은폐물로서는 최적지라 할 것이다.
만약 이렇듯 사람들의 왕래가 뜸한 외진 곳을 올레길을 선호하는 여성 관광객들이 많은 현실에서 올레길을 걷다가 길을 잃거나 신변에 위협을 받는 상황에 맞닥뜨리면 주변에 구조를 요청하기도 마땅찮을 수밖에 없어 탐방객들의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다. 경찰에서도 범죄취약지인 피서철 관광지 올레길에 대한 순찰강도를 높이고는 있지만 무엇보다 외진 올레길, 둘레길 탐방에 앞서 혼자 걷는 것을 자제하고 주변 동반자와 함께 걷거나 사전에 충분한 코스 확인, 저녁시간대 방문자제 등 스스로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지자체에서도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한 구난장치 설치 및 CCTV설치 등 올레길 탐방객이 안전하게 여행할수 있도록 안전강화를 위한 모든 대책을 서둘러 강구해 주민들의 불안감 해소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