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경찰은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5대폭력 척결 추진활동을 실시 중이다. 그러나 주취폭력은 계속되고 있다.
112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하는 지구대, 파출소 외근 경찰관들은 주취폭력자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되어 언어폭력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이고 갑작스런 공격에 폭행을 당하거나 주취상태에서 자해를 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이렇게 외근 경찰관들은 주취폭력자들과 매일 밤 전쟁아닌 전쟁을 치르는 가운데 일선 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이 근무 중에 폭행당한 사건의 가해자들을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경찰관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누구를 고소하거나 직접 소송을 청구하는 일에는 아주 소극적인 사람들이다.
이런 현장 경찰관들의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가 생각하는 이유는 한 가지 밖에 없다. 현장 경찰관이나 경찰 지휘부, 그리고 선량한 국민 모두가 더 이상은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술에 취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게 용서되는 사회 분위기로는 우리 모두가 불행해지기 때문이다.
술에 취해서 아무 이유도 없이 지구대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폭력적이기도 하지만, 아주 상습적이다. 실컷 주사를 부리고, 속이 뻥 뚫렸다 싶어야 돌아간다. 이렇게 허비되는 시간은 밤새도록 계속된다. 경찰 본연의 임무는 늘 뒷전일 수밖에 없다. 혼자 비틀거리다 넘어져 다치지 않도록 해야 하고, 그들의 기습 공격에도 대비해야 한다.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은 끝없이 이어진다. 이러니 주취자로 인한 경찰관의 스트레스는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지구대 경찰관은 365일 주·야간 구분 없이 근무하다 보니 내근 부서 경찰관보다 더 건강이 나쁘다. 현대사회에서 병의 근원은 스트레스에서 시작한다고 한다. 지구대 경찰관의 스트레스의 근원은 주취자로부터 시작해서 끝날 정도로 업무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
어두컴컴한 밤길을 순찰해야 할 경찰이 술에 취한 취객의 샌드백 신세가 되어야 하는 현실은 우리의 밤거리를 더욱 위험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지구대 경찰관들의 손해배상 청구는 자신의 건강과 어쩔 수 없이 늦게 귀가해야만 하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더욱 필요한 일인 것이다.
자신의 인권이나 안전도 지켜내지 못하는 경찰을 국민은 더 이상 바라지 않는다. 경찰관의 인권이 바로 설때 국민의 인권과 안전도 지켜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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