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엔 유례없는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시원한 바닷가나 계곡을 찾아 무더위를 식혔다. 과거 어느 해 보다도 많은 피서객들이 경향 각지에서 찾아와 가족단위 또는 친구들끼리 피서를 즐겼다.
유감스럽게도 피서객들이 돌아가고 난 해수욕장에는 빈 술병과 음식물 찌꺼기 등 쓰레기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고령화로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한 농어촌 주민들이 일삼아 수일간 수거하고 처리해야 할 적잖은 양이다. 전국의 유명 해수욕장이나 명산 계곡 등 어디를 가도 똑같이 목격되는 우리 피서문화의 단면이다. 우리의 기초질서가 어느 수준인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본디 피서(避暑)란 여름철에 시원한 곳을 찾아 더위를 피한다는 뜻으로 잠시 쉬면서 그동안의 스트레스도 풀고 내일을 위한 재충전의 의미도 갖고 있다. 그런데 모처럼 휴가로 찾은 바닷가가 쓰레기와 악취로 진동하고 음주소란 등 질서가 문란하다면 얼마나 큰 실망을 안고 돌아가겠는가!
질서는 간섭같이 보이지만 사실 우리 모두를 위해서 참 편한 것이다. ‘나하나 쯤이야’ 하는 생각은 이제 버릴 때가 되었다. 흔히들 국격이니 선진국을 운운하지만, 강한 나라는 올림픽의 메달 갯수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올림픽 금메달보다도 더 시급한 것은 우리 모두의 성숙한 시민의식이다. ‘내가 찾아와 즐기고 간 자리는 원래대로 깨끗이 해놓고 가야 한다’는 의식이 절실하다. 매년 피서철이면 기초질서를 지키고 자연을 보호하자고 홍보하지만 일부 피서객들에게는 메아리처럼 들릴 뿐이다. 경찰에서도 행락지 주취폭력 근절, 교통질서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자발적인 시민의식이 아쉬운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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