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한국인상 수상한 명기환 시인

평생 섬과 바다 그리며 작품활동
故서정주 시인 '섬 대통령' 호칭
소아마비 딛고 남도문단 거목 우뚝

최근 제5회 도전한국인상(교육문학)을 수상한 목포 문인협회 명기환(69세)시인을 지난 3일 바다가 보이는 목포시 하당 평화광장의 한 찻집에서 만났다.

명시인은 자리에 않자마자 자신의 묘비명을 들려준다며 특유의 컬컬한 목소리로 거침없이 유언시를 읊어나갔다.

자신을 소개해보라는 요청에 “고등학교시절부터 목포를 주름잡던 한 문학소년이 6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거목으로 우뚝섰다”며 천연덕스럽게 말한 뒤 큰소리로 웃는다.

그리고는 “시는 즉석에서 우러나와야 한다”고 정색을 한다.

평소 무대뽀 기질의 종잡을 수 없는 활달하고 직선적인 그의 언행은 문단에 널리 알려져 있다.

미당 서정주가 '섬 대통령'이라 부른 시인, 평생을 섬과 바다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것은 그가 겪은 아픈 기억과 무관하지 않다.

23세 때인 1963년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아 선주로 있던 목포 해남간 여객선 연호가 항해 중 허사도 앞바다에서 돌풍을 만나 침몰해 156명이 사망하고 1명이 생존한 참혹한 사고 때문이다.

이후 그는 바다와 섬을 찾아 진혼가를 부르며 바다에서 죽기로 작정했다

명시인은 목포를 지키는 몇 안되는 남도문단의 거목이다.

소아마비의 불편한 몸 때문에 초등학교시절부터 책방에 쭈그리고 않아 책을 읽었던 그는 자신이 타고난 시의 마술사가 아니라 아픔을 딛고 일어선 의지의 작가, 인간승리의 작가라고 명명했다.

명시인은 해남 화원면에서 출생해 광주서중을 나와 목포상고를 다니면서 목포와 인연이 된 후 동국대와 경희대 교육대학원을 다닌 시기를 제외하고는 줄곳 목포에서 활동했다.

그의 탁월한 문학적 재능은 목포상고시절 학교신문 편집국장을 지내면서 목포시내 고등학교연합동인회 회장을 맡아 활동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명시인은 1963년 대학 재학 중 ‘출항시화전을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뽀엠 강(江) 시화전’‘숲 속의 정자 시화전’ 가을음악실 시화전’ 등을 개최하는 등 수많은 작품을 신문 잡지에 발표하면서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명시인은 가장 애착이 가는 시를 꼽아달라고 하자 ‘목포에 오면’을 들며 한 구절을 낭송했다

"목포에 오면 휘파람이라도 불자/ 호남선 종착역 표지판 앞에 선/ 눈물/ 목포의 눈물을/ 사랑으로 휘파람이라도 불자"

한편 도전한국인상은 도전한국인 운동본부(본부장 조영관)가 남다른 도전정신으로 두드러진 성과를 낸 한국인들을 분야별로 발굴 시상하고 있으며 박원순 서울시장 홍수환 한국권투위원회회장 김용진 아프리카 사랑재단본부장 지갑종 유엔참전국협회 회장 등 각계인사들이 수상했다
목포/김정길기자 kj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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