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취임한 신임 김문홍 목포해양경찰서장의 행보가 자못 현란하다.
취임 바로 다음날인 4일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불법조업 중국어선을 단속하는 함정을 찾아가 6일까지 2박3일동안 현장지도를 다녀온데 이어 7일에는 목포시 대반동 어민상을 참배했다. 8일에는 소년소녀가장 불우시설 등을 방문했다.
업무파악이나 유관기관인사 등 신임기관장의 기본적인 부임지 적응과정을 뒤로 한 김 서장의 이같은 파격 동선은 일견 신선함을 느낄 수도 있으나 좀 더 들여다보면 우려할만한 점도 있다.
신임 기관장의 부임지 업무파악은 직원과의 신뢰형성과 조직 장악·관할지 특성이해 등 효과적인 직무수행을 위해 가장 먼저해야할 업무이며 외부기관인사는 유사시 유관기관과의 협조체제유지를 위한 필수적 절차다.
김 서장은 자신이 함장 시절 이룬 '크리스마스기적'이라 불리는 인명구조 전력이 자랑스럽고 이같은 축적된 함정근무 경험을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을 것이며 총경승진 후 첫 서장부임인 만큼 의욕이 넘쳐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에는 먼저해야할 일과 나중에 해도 될 일·급한 일과 천천히 해도 될 일이 있다.
해경직원들이면 누구나 함정근무를 해야 하고 각 함정에는 평생을 바다를 지켜온 수많은 경험을 가진 기라성 같은 함장들이며 직원들이 있다.
이들에게 새삼스럽게 함정근무 경험을 지도하는 것은 나중으로 미뤄도 된다.
신임서장이 우선해야 할 일은 조직의 안정과 함께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시키는 것이다.
함정 근무자들의 발을 씻겨주면서 언론의 조명을 받는 등의 모습은 자칫 화려한 이벤트성 행사로 비칠 우려가 있다.
목포해양경찰서장은 800여명 직원들은 물론 수십만 바다가족의 치안과 생계 등을 관할하는 무거운 직책을 수행해야 한다.
부디 진중한 모습으로 임기동안 부하들에 존경받고 바다가족들의 사랑을 받는 서장으로 남아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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